[파이낸셜뉴스] 국내구호단체가 뺑소니 혐의로 입건 된 가수 김호중의 팬클럽 기부금을 전액 반환했다. 국내구호단체 희망조약돌은 16일 "법률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 수령은 매우 곤혹스럽다"라며 "사회적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감안해 이번 기부금은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호중 팬클럽은 해당 단체에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기부금 50만원을 전달했다. 이 기부는 K-POP 팬덤 기반 플랫폼 '포도알'에서 김씨가 '2024년 4월 트롯 스타덤' 1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며 이뤄졌다. 당시 팬클럽측은 "김호중의 투표 1위를 축하하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학대피해 아동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가수 김호중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국내 학대피해 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희망조약돌 측은 “비록 기부자가 본인이 아닌 팬클럽 차원의 기부일지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기부금 수령에 대한 현재 상황이 매우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이 ‘음주운전 뺑소니 및 운전자 바꿔치기’와 같은 매우 엄중하고 무거운 사안으로 사회적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임을 감안했을 때 이번 기부금은 해당 팬덤에게는 죄송하지만 정중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며 해당 기부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16 18:06:44[파이낸셜뉴스] 지난 12월 3일 오후 한 남성이 검은 봉투가 든 종이 가방을 들고 전북 부안군청을 찾아왔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남성은 “‘김달봉’씨가 보내서 왔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가방을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종이 가방 안에는 1만원과 5만원권 지폐 다발이 가득했다. 모두 1억2000만원이었다. 전국 자선·모금 단체 사이에 ‘김달봉’은 유명 인물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기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기부계의 홍길동’이다.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쓰는 이 독지가는 2016년 5000만원 기탁을 시작으로 매년 이웃돕기 성금을 남몰래 보내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말에도 ‘김달봉’은 부안군청을 통해 각각 1억2000만원을 기부했다. 2021년 12월에는 전북 사랑의열매 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5800만원 상당의 코로나 마스크를 소외 계층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이 ‘김달봉’씨가 2016년부터 전북 사랑의열매 모금회와 부안군청에 기부한 총액은 6억9800만원이다. 김달봉씨는 1억원 이상을 일시에 기부해 전북 사랑의 열매 전북 69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전북에서는 두 번 째 익명 회원이다. 11일 류하일 전북 사랑의열매 모금사업팀 대리는 “김달봉은 가명”이라며 “본인이 익명 보장을 강력하게 요구해 가명으로 회원 등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모금회 사무실로 두 번 왔는데 봉투만 놓고, 본인에 대해 말도 안하고 사진 찍는 것도 다 거절해 사진 한장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김달봉’도 있다. 2016년 말 인천 3개구의 공동모금회에도 ‘김달봉’씨가 나타나 각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여서 전주의 ‘김달봉’씨와는 다른 인물이다. 그가 기부 대상으로 원한 사람들은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 소녀 가장”이었다. 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몇 년째 연말이면 1억원씩 기부하는 또 다른 ‘김달봉’씨도 있다. 그는 아예 전화로만 연락을 해와 나이가 얼마인지 알 수도 없다.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사랑의연탄)’에 2017~2020년 겨울 5000만~1억원씩 후원한 ‘김달봉’씨도 있다. 그도 역시 나이와 신분을 알지 못하게 철저히 익명으로 기부했다. 지금까지 각 자선·모금 단체에 ‘김달봉’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기부금은 확인된 것만 20억원이 넘는다.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김달봉씨가 개인인지, 단체인지, 여러 명인지 우리도 알 수 없다”며 “확실한 것은 김달봉이라는 이름이 ‘기부 천사의 대명사’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달봉씨를 찬바람이 불면 나타나는 '기부천사'로 부르고 있다"며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누군가를 끊임없이 돕고 싶어 하는 '마음' 자체가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1-12-09 19:3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