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피난소용 필수 구호품이 일본 각지에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카이트로프 거대지진은 앞으로 30년 이내 8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거대지진 발생 시 피난자가 최대 123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내각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지진의 피해가 예상되는 지자체(139개)의 비축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60%에 달하는 지자체가 주요 8개 품목 중 최소 1개 품목을 전혀 비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은 식료품, 담요, 영유아용 분유(분말·액상), 아동용 기저귀, 성인용 기저귀, 휴대용·간이 화장실, 화장지, 생리용품 등 8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은 일본 정부가 '생존과 생활환경 유지를 위한 필수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사 결과 57개 지자체는 8개 품목을 모두 갖췄지만, 82개 지자체(전체의 약 60%)는 최소 1개 품목을 비축하지 않은 상태였다. 비축률이 가장 낮았던 품목은 유아용 분유로 43개 지자체가 제로(0)였다. 유통기한이 짧아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화장지는 41개 지자체, 아동용 기저귀는 37개, 성인용 기저귀는 35개 지자체에서 각각 비축하지 않았다. 재해 발생 후 구호품이 도착하기 전까지 기준은 통상 3일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식료품의 경우 즉석밥, 빵, 주먹밥 등 주식류 13개 항목을 포함해 3일치(총 9식)를 비축한 지자체는 30곳에 불과했다. 1인당 0.54롤로 산정된 화장지의 필요량을 충족한 지자체는 23곳에 그쳤다. 아동용·성인용 기저귀도 과반수 지자체에서 부족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해 11월 시정연설에서 피난소 위생 및 생활환경의 국제 기준인 '스피어 기준'을 모든 피난소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단수 상황에서도 실내 사용이 가능한 조립식 간이화장실은 50명당 1개가 필요하지만 기준을 충족한 지자체는 전체의 약 40%(50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피난자 1인당 담요 1장과 침대 1개 확보도 스피어 기준에 포함되나 81개 지자체는 담요조차 1인당 1장 확보에 미치지 못했고, 대부분 지역에서 골판지 침대나 간이 침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과 보관 장소 부족이라는 이중 과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정부 교부금으로 필요량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이를 저장할 공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사카모토 마유미 효고현립대 교수는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면 구호품이 3일 안에 도착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지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민간단체와 물자를 융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국회에서 지자체의 비축 상황 공개를 의무화하는 '재해대책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5-06 13:09:00[파이낸셜뉴스] 산림조합중앙회는 지난 3월 발생한 경북·경남·울산 대형산불 피해 8개 시·군 임가 및 주민에게 800박스의 구호품을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구호품은 산림청으로부터 보조받은 ‘임산물 유통자금 지원사업’의 사업비 중 1억 5000만 원을 긴급 지원자금으로 확보하고, 농번기 현지 사정을 고려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임산물 즉석 제품(밥류·반찬류)으로 구성했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이와 병행, 피해지역 임가 지원을 위해 임산물 전문 쇼핑몰 '푸른장터'와 산림조합 임산물 직매장을 통해 피해지역에서 생산되는 임산물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할인행사는 국가 임산물 브랜드 '숲푸드'를 알리며 임산물 소비의 일상화 및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피해지역 임가의 빠른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이벤트다. 품목별 최대 30%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은 "임산물의 소비 촉진과 임가소득을 지원해 산불피해지역의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4-24 11:20:27포스코그룹 종합물류회사 포스코플로우와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이 9일 글로벌 구호품 운송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3년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2023년 처음 튀르키예 강진 발생으로 국제 구호물품 운송 후원을 시작으로 월드비전과 MOU를 맺었으며 현지 사업을 위해 확보한 물품의 운송 전반을 담당한다. 이번 업무협약식에 참여한 포스코플로우 경영기획실 김재만 실장은 "포스코그룹은 긴급구호물품이 필요한 재난 지역의 빠른 복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인도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포스코플로우가 앞으로도 물류 사업의 역량을 힘껏 발휘해 가장 잘하는 운송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 선한 물류의 가치를 지속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4-10 18:10:45[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 종합물류회사 포스코플로우와 국제구호개발 NGO월드비전이 9일 글로벌 구호품 운송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3년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2023년 처음 튀르키예 강진 발생으로 국제 구호물품 운송 후원을 시작으로 월드비전과 MOU를 맺었으며 현지 사업을 위해 확보한 물품의 운송 전반을 담당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긴급한 현장 물품 운송 지원은 물론, 분쟁지역의 난민들을 돕기 위해 IHC 물류창고에 식량부터 생필품까지 의식주를 ‘글로벌 물류창고 구호품 운송 지원’ 에 포함한다. 이를 통해 긴급 물품 후원은 최대 60일에서 최소 7일까지 단축될 수 있다. 포스코플로우는 미얀마를 비롯 캄보디아, 잠비아 등 극빈 지역을 대상으로 해상운송 뿐 아니라 내륙 운송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전 구간의 운송을 지원하며 이는 약 10억원 상당의 구호 물품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업무 협약식에 참여한 포스코플로우 경영기획실 김재만 실장은 “포스코그룹은 긴급구호물품이 필요한 재난 지역의 빠른 복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인도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포스코플로우가 앞으로도 물류 사업의 역량을 힘껏 발휘해 가장 잘 하는 운송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 선한 물류의 가치를 지속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4-10 10:52:28[파이낸셜뉴스] "쓰레기로 버리는 그런 것들을 보내줬어요.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해요."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구호품으로 쓸 수 없는 물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착불로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최근 청송 국민체육센터로 기부 물품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재민에게 당장 필요한 옷부터 김치와 휴지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하지만 차마 사용하기 힘든 물품들도 많았다. 옷들은 낡아 해지거나 보풀이 펴 있고, 이불은 먼지가 가득 묻어있었다. 국자는 까만 기름때로 가득하고, 프라이팬은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도 없다. 이재민들은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 우리가 뭐 거지도 아니고..."라며 씁쓸해했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 이후 청송군으로 모인 구호품 가운데 지금까지 못 쓰고 버려진 양만 무려 11톤, 처리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가운데 청송군의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리는 그런 것들을 보내줬다.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한다. 전부 다 착불로 보내 착불비가 우리 기관에서 70만원 넘는 돈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9년 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에도 기부된 헌 옷 53톤 가운데 30톤이 버려지기도 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4-09 08:38:28[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해 마련된 각종 구호품을 챙겨가는 '얌체족'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연합뉴스는 참사 11일째인 무안국제공항 청사 1∼2층 대합실 상황을 전했다. 유가족의 대기 공간인 무안공항 대합실에는 먹거리, 위생용품 등 각종 물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부스가 다수 운영 중이다. 이번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로 인해 유가족이 대합실을 비우면서 규모는 줄었지만, 각 부스는 공항에 머무는 지원 인력과 향후 돌아올 유가족을 돕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스 운영 단체들은 유가족, 지원 인력 등의 불편함이 없도록 각종 물품을 조건 없이 내어주고 있는데, 이를 악용해 물품을 챙겨가는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무안공항까지 찾아온 추모객이 합동분향소를 참배한 뒤 컵라면, 음료수, 물티슈, 화장지, 세면도구, 보건용 마스크 양말, 속옷, 수건 등 생필품을 쓸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원봉사자는 "아직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구호품 제공 부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일이기는 하다“라며 "구호품이 엉뚱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상주하는 단체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1-08 13:57:08지난해 3월 튀르키예 데린제항에 지진 피해 이재민 지원용 특수차량을 실은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센추리호'가 당도했다. 이동식 세탁차와 하루 300인분까지 만들 수 있는 급식차들은 곧바로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 투입됐다. 최대 규모 7.8의 강진으로, 사상자 약 20만명(사망자 약 6만명), 이재민 2300만명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은 아비규환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진 발생 직후, 구호품 무상 구호 시스템을 가동했다. 지진 피해 이재민 지원은 신속성이 관건이다. 군사작전을 전개하듯 일사분란하게 현대글로비스의 육·해상 물류 시스템이 총가동됐다. 인천 물류창고로 몰려든 구호품 약 200t을 부산항으로 보내는 임무도 맡았다. 의류, 위생용품 등 각종 구호품들은 부산항을 통해 튀르키예 최대항 메르신까지 보내졌다.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린 긴급 구호활동이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재난에 '무상 운송 시스템' 가동 현대글로비스가 구호품 운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강원도 강릉 및 , 경북 지역에 발생한 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을 위해 긴급 구호품을 무상운송했다. 산불 피해 발생 당시 강릉지역에는 약 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임시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2022년 3월 강원도와 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 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총 15차례에 걸쳐 긴급 구호품 5만2000여 점, 총 120여t 가량을 운송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북 포항 등의 이재민들에게 생필품과 응급 구호 키트, 대피소 칸막이 등을 무상으로 전달했다. 당시 힌남노로 인해 포항지역에는 도로 및 하천 피해 668건, 주택파손 및 침수 1만1900건, 차량침수 1500건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상태였다. 2021년에는 경남, 경북, 광주, 전남, 충남 등 전국 수해 피해지역 이재민들에게 약 200t 분량의 긴급 구호물품 약 1만2000개를 전달했다. 구호품을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 전용 차량을 구호단체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던 2020년 2월부터는 전국 각지에 마스크, 손소독제, 물티슈 등으로 이뤄진 위생용품 키트와 즉석밥, 생수 등의 식료품 키트, 종합비타민, 피로회복제 등을 무상으로 운송했다. 당시 구호품은 도움이 필요한 자가격리자 및 의료진들에게 2~3월 2개월 간 200여회에 걸쳐 전달됐다. 세계적 권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글로벌 최고 등급을 연이어 수상하고 있는 배경엔 재난구호지원시스템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21년 국내 물류기업 중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DJSI 월드를 획득한 이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편입되는 성과를 얻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의 DJSI 월드 지수 편입은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글로벌 상위 10%에 해당한다는 뜻"이라며 "주력사업인 물류업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맞춤형 사회 공헌 및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송보국' 예비 해운인 양성 해운업 예비인재 양성사업 또한 물류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린 활동 중 하나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운업 인재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산학 장학제도를 신설했다. 수송보국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해운물류 미래 인재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운 인력의 산실인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에서 매년 12명을 선발, 등록금과 함께 연 2회 학습지원금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한국선원통계연보 기준에 따르면 60세 이상인 선원의 비율이 전체의 59.6%로 나타나 해운현장의 고령화,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장학제도를 통해 국내 해양 전문 교육기관의 인재양성에 도움이 되고, 해운업계에 우수인력 유입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해당 장학제도의 효과가 입증되면 해외 해양계 대학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우수인력 유입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안전한 물류환경을 위한 조성 사업 역시 병행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트럭 운전원들이 하루에도 여러차례 안전모를 쓰고 벗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안전모의 무게감 등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의견을 청취했다. 2022년 초 그 즉시, 경량 안전모 개발에 착수,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안전인증을 받았다. 이렇게 배포된 안전모는 약 1500개다. 새로 지급한 안전모의 무게는 250g다. 기존의 산업용 안전모 대비 부피는 16%, 무게는 14% 줄여 착용시 불편함을 줄였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경량 안전모를 통해 화물차 운전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해당 안전모를 타 분야의 화물차 운전원들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물류 현장에서의 각종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작업자들에게 졸음방지 패치, 차량용 방향제, 차량 사이드 미러 방수필름 등 안전키트와 휴대용 소화기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안전운전키트의 사용 만족도는 2022년 대비 0.3% 증가한 93.0%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응답은 2022년 대비 0.2% 증가한 93.2%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는 화물차 방문 빈도가 높은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휴식용 테이블, 정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졸음쉼터 개선사업도 펼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26 18:26:29[파이낸셜뉴스]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극악무도한 살상행위였다. 하마스의 불법적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해를 넘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마스는 이 전쟁에서 가장 큰 비난의 대상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모두가 문제없다고 치부할 수 없는 일들이 지속 이어지고 있다. 도를 넘어선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킨 사건이 최근 다시 발생했다. 2024년 2월 29일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면서 사망자 112명을 포함하여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자지구는 현재 최악의 인권상황에 놓여있는 상태다. 3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가자주민이 사망한 끔찍한 수치뿐 아니라 살아 있는 주민도 최악의 환경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피난민은 230만 명에 달하며 대부분이 식량, 식수 등 기본적인 물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최악의 인권상황에서 구호트럭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행동에 대해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아날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군 발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민간인이 표적이 되어버린 상황에 깊은 분노를 표명했다. 정의의 전쟁원칙(Just War principles) 측면에서 보면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가 제고의 여지 없는 원칙 위반자다. 이런 측면에서 전쟁 초기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는 정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쟁 수행과정에서 공격 강도나 민간인 피해 상황을 고려하면 비례성과 구분성의 원칙 위배에서 이스라엘도 자유롭지 못하다. 즉 이스라엘도 정의의 전쟁원칙 위반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규칙기반 질서를 지키려는 유사입장국에 서 있던 이스라엘이 이러한 전쟁원칙 위반자가 되어 버린 상황은 국제안보 차원에서도 심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쟁원칙 위반의 악순환을 끊고 최소한의 인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정전협상이든 종전협상이든 하루속히 진행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협상을 독려하는 데 가장 중요한 행위자인 미국의 입장이 모호하다. 아니 모호함을 넘어 유엔 안보리 기능 약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024년 2월 20일 유엔 안보리에는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알제리 발의로 표결에 부쳐졌다. 이 결의안에는 13개 이사국이 찬성했고 영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에는 유일하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휴전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은 결의안이 기존 협상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당장 코앞의 휴전협상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치부할 수 없다. 신냉전의 국제정치속에서 전 세계가 양분화되는 가운데 진영대결이 심화되는 양상에서 자유주의적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신냉전 구도를 완화하는데 노력해야하는 미국이 되레 이러한 구도를 심화시키는 전략적 함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미국의 기권으로 가자인권 상황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도외시한 것처럼 비추어지면 중국, 북한 등 인권유린국에 대한 비판도 그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 나아가 북한이 핵도발에 나서고 중국, 러시아는 이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두둔하더라도 이들 국가를 비판할 수 있는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 당장은 중동전장만 보더라도 미국이 이스라엘은 두둔하고 중국, 러시아 등은 하마스를 두둔하는 것처럼 잘못된 양분화된 프레임을 조성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가장 확실한 유사입장국이다. 그렇더라도 외교적 자율성은 잘 지켜져야 한다. 국제적 안정, 국익, 번영, 인권 등 제 요소를 모두 고려하되 한국의 독자적 자율성에 따라 외교적 결정이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외교적 자율성 측면에서 냉철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한국의 GPS 외교가 신냉전 구도 완화라는 궁극적 지향점이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GPS 외교가 좀 더 가시화될 수 있도록 한국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가자지구 인권상황이 하루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에 나서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함께 활동하는 미국 및 일본과 강도 높은 소통과 조율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08 14:13:26[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가자 지구에 몰린 민간인에게 발생한 참사에 대해 "항공을 통한 구호품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그들(민간인들이) 도움을 받으려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가 보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에게 발포해 최소 1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요르단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함께 항공으로 우크라이나에 구호품을 뿌리는 일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자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무고한 생명과 어린이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풀기자단은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를 '우크라이나'로 잘못 말했으며 이후 이를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역시 가자 지구에 대한 항공 지원을 지지하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 물품 투하가 수일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물품에 대해서는 "첫 지원 물품은 전투식량(MRE)과 같은 식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통해 가자지구의 휴전 협상 타결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그는 다음달 10일께 시작하는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까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아직 목적지(협상 타결)까지 더 가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에 벌어진 구호트럭 참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앞서 "이번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인질 석방 협상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3-02 10:48:31[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한 구호품이 반입됐다. 21일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이날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구호품이 라파검문소를 통해 반입됐다. 그간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및 보복 공습으로 고립됐고 구호품 반입 필요성이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AFP통신은 이날 오전 10시 14분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이집트 국경 라파검문소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라파검문소는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이번 개방은 전쟁 발발 2주만에 처음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계기로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 물품을 1차로 가자지구에 반입하는 데 조건부로 합의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3-10-21 16:3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