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은 오는 12월 18~2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작은 창극 시리즈'를 공연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작은 창극 시리즈'는 지난 2022년 '작창가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옹처'와 '덴동어미 화전가'를 정규 공연으로 확장해 소개하는 자리다. 두 작품 모두 첫 공개 당시 전통적 요소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연회 당시 30분 분량으로 풀어낸 이야기를 60분으로 늘려 더욱 완성된 형태의 창극으로 선보인다. 이철희 연출의 '옹처'는 유실된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옹고집타령'을 흥미롭게 비튼 작품이다. 원작은 학대사가 볏짚으로 만든 가짜 옹고집을 매개 삼아 심술궂은 진짜 옹고집을 개과천선 시킨다는 권선징악의 주제를 담고 있다. '옹처'는 원작의 큰 줄기는 따르되, 옹고집의 아내 '옹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오늘날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로 각색했다. 서정완 연출의 '덴동어미 화전가'는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조선시대 내방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인생의 갖은 풍파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덴동어미'가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은 여러 사람과의 일들을 들려주는 작품이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미래의 창극을 이끌어 갈 신진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로운 소재와 다양한 형식을 추구하는 중편 규모의 창극을 꾸준히 제작해 창극 저변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25 11:09:27[파이낸셜뉴스] 웅진식품 블렌딩티 브랜드 '티즐'이 국립창극단 '만신 : 페이퍼 샤먼' 공연 협찬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만신 : 페이퍼 샤먼'은 오는 3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하는 창극 공연으로 음악감독 겸 연출가로 활동하는 박칼린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 고유의 무속 문화를 중심으로 수천 년 전부터 전세계에 존재해 온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웅진식품은 26일 '만신 : 페이퍼 샤먼' 첫 공연 관람객을 대상으로 티즐 500mL 1병을 제공한다. 웅진식품 티즐 브랜드 매니저는 "국립극장과 좋은 인연으로 손 잡고 다양한 공연 관람객들에게 티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국립극장 공연에 더욱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6-26 14:50:53[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을 이끌어갈 새로운 예술감독에 유은선(61)과 김종덕(56)씨가 각각 임명됐다. 국립중앙극장(이하 국립극장)은 12일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선발된 전속 단체 두 신임 감독의 임기는 오늘(12일)부터 2026년 4월 11일까지 3년이라고 밝혔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재)국악방송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세종문화회관 전문위원, 국악 작곡가, 공연 평론가 등으로 활동하며 전통예술 분야 전문가로서 역량을 쌓아왔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은 세종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천안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 (사)대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전국무용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다.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은 “역량 있는 전문가들을 국립극장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임명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이 새롭게 변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2 14:12:07[파이낸셜뉴스] 뮤지컬의 장르의 정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19세기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로 대표되는 대사, 노래, 춤이 결합된 공연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이 결합된 연극이나 이야기가 결합된 무용 공연도 뮤지컬에 포함할 것인지, 서양의 음악이 아닌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한 공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의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 자리에서 뮤지컬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것을 굳이 서양의 기준에 맞춰보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에게도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된 창극이라는 멋진 공연장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얼마전 국립창극단이 창극 ‘정년이’를 무대에 올렸다. 국립창극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극단체로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창극의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이다. 전통의 판소리 다섯마당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창작 창극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소재의 창극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나 이번에는 여성국극을 다룬 웹툰 ‘정년이’를 창극으로 무대화하여 젊은 세대들에게도 주목을 받았으며, 개막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한때 낡은 전통처럼 취급받았던 판소리와 창극이 웹툰이라는 콘텐츠와 결합하여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으며 창극의 관객층을 점점 더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멍석을 한 장 깔아놓고 박자를 넣어주는 고수와 함께 모든 역할을 혼자 연기하며 이야기를 펼쳐낸다. 오로지 소리꾼의 소리 하나만으로 공간을 만들고 시간을 보여주며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반면에 창극은 분창을 통해 여러 소리꾼들이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고, 여기에 국악관현악의 반주가 들어가며, 무대장치를 통해 스펙타클을 만들며, 의상·분장을 통해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점점 전통 판소리 다섯 마당을 분창을 통해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한국적인 음악극의 공연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뮤지컬과 비교해본다면 뮤지컬이 보드빌이나 벌레스크 등의 쇼에서부터 시작되어 쇼뮤지컬(Show-Musicla)이 드라마 중심의 북뮤지컬(Book-Musical)로 발전된 것과 달리 판소리는 처음부터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서 소리를 활용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우리는 아무래도 쇼(Show)보다는 이야기(Story)를 더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보인다. 음악에 있어서도 여러 소리의 기법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창극의 음악은 멜로디와 화음을 기본으로 하는 뮤지컬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창극은 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서 현재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인들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창극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를 소리에 담아낸 감동적인 공연예술장르로서의 ‘창극’의 매력에 한껏 빠지게 될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7 12:02:24[파이낸셜뉴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을 오는 10월 4일부터 12일까지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인도·중국 등 동양의 여러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 창극으로, ‘소원나무’로 향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다. 참신한 미학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가 배요섭이 연출을, 소리꾼이자 배우, 인디밴드 리더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이자람이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2021년 초연 후 약 1년 반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은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소원나무’를 찾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가난한 소녀와 진정한 가족을 찾고 싶은 소년, 깨달음을 위해 고행하는 순례자, 꽃을 피우고픈 사슴나무 등이 하나둘씩 여정에 동참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품은 소원나무를 마주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면 우리는 만족할 것인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좋고 나쁜 건 다 네 마음에서 생겨난거라 그저 바라만 보라”라는 대사처럼 결국 좋고 나쁜 것은 마음에서 생겨난 분별심이니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초연 당시 “창작 창극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재공연을 위해 다시 모인 제작진은 세밀한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완성할 계획이다. 국립창극단 서정금·민은경·이소연·최호성·조유아·유태평양·왕윤정·김수인·김우정 9명의 소리꾼은 때로는 해설자로, 때로는 배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어간다. 더욱 탄탄해진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은 원형의 무대와 객석 사이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관객을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로 초대한다. 8명의 연주자들 역시 단순한 반주 역할을 넘어 무대 가까이에서 관객을 만나고, 배우와 함께 강약을 조절하며 공연을 풀어간다. 한편 공연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되어 있다. 10월 4일에는 제작진이, 7일과 9일에는 출연 배우가 무대에 올라 제작 과정에서의 다양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공연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9-19 10:35:385월 첫 주, 완연한 봄빛과 함께 찾아온 사랑가가 국립극장에 울려퍼진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창극 '춘향'을 재공연한다. 2년 전인 2020년 달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정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초연 당시 판소리에 조예가 깊은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을 맡아 '창이 중심이 되는 창극'을 구현해내며 음악적 섬세함이 뛰어난 판소리 '춘향가'의 매력을 현대적 음악 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창극 '춘향'의 진가는 '사랑가'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대목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넓히면서 이번 공연에는 사또 '신연맞이' 장면을 비롯해 극중 캐릭터의 소리를 추가하고 작품을 더욱 밀도있게 다듬어 선보인다. 창극 '춘향'의 주인공 춘향과 몽룡 역에는 국립창극단을 대표하는 두 커플이 더블캐스팅됐다. 매 작품마다 주역으로 활약하는 이소연과 김준수, 그리고 지난해 입단한 신예 김우정과 김수인이 싱그럽고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각기 다른 매력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5-02 14:07:02[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이 신작 '리어' 개막을 앞두고 단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공연 개막일을 연기했다. 국립극장은 14일 "국립창극단 '리어'의 일부 출연진이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관련기관으로부터 자가 격리 통보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공연 일부 회차 공연이 취소됐다. '리어'를 기다려주신 많은 관객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한 말씀 전해드린다"고 밝혔다. 취소된 일정은 당초 개막일이었던 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총 4회차 공연이다. '리어'는 출연진의 격리 해제 시점에 따라 오는 22일에 개막해 27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취소 공연의 예매 티켓은 각 예매처를 통해 순차적으로 취소 및 환불 처리된다. 전액 환불되며, 결제 수단에 따라 최대 5~7일 소요될 예정이다. '리어'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이다. 국립창극단 간판 스타인 소리꾼 김준수가 주인공을 맡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3-14 17:41:36[파이낸셜뉴스] 국립극장이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을 온라인 상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4월 공연을 잠정 연기한 국립극장이 3월 25일부터 2주 동안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 전막 영상을 온라인 상영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립극장이 공연 실황 전막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립창극단 ‘패왕별희’를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 채널 및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인다. 국립창극단 ‘패왕별희’(연출 우싱궈, 극본·안무 린슈웨이, 작창·음악감독 이자람, 작곡 이자람·손다혜)는 2019년 4월 국립극장 초연 반년 만에 예술의전당에서 다시 공연될 정도로 관객과 평단의 즉각적이고도 뜨거운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영상은 2019년 11월 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 실황으로 국문·영문 자막이 제공된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비록 온라인이지만 어쩌면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에서 대표작을 선보이게 됐다. 이번 온라인 상영이 코로나19로 무거워진 국민들의 일상에 작은 즐거움과 위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4월 중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사업을 통해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 전막 영상을 추가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3-25 15:54:26“우리는 마음 놓고 믿는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 새로 합류한 유태평양에 대한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의 신뢰는 두터워보였다. 유수정 예술감독의 눈에 유태평양은 우리 국악을 짊어질 미래의 명창이나 다름없었다. 듬직한 후배이기도 하다. 1987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유수정 예술감독은 스승 안숙선 명창에 이어 22년 만에 ‘실기인’ 출신국립창극단 예술감독에 오른 주인공이다. ■ 유수정 예술감독, 고선웅 연출의 더블 캐스팅 제안에 "유태평양 추천" 2014년 초연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국립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창극계 스테디셀러’다.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창작한 최초의 19금 창극으로, ‘차범석희곡상’(뮤지컬 극본 부문)을 수상했다. 극본·연출의 고선웅은 외설로 치부되던 ‘변강쇠타령’을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변신시켰다. 원전의 해학을 살리고, 템포감 있는 구성과 재기발랄한 말맛을 더해 관객의 웃음보를 쥐락펴락한다. 프랑스 파리도 진출했다. 6년째 접어든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주역의 등장이다. 초연부터 5년간 호흡을 맞춰온 옹녀 역 이소연과 변강쇠 역 최호성 외에, 유태평양이 새로운 변강쇠로 등판한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고선웅 연출이 6회째를 맞아 더블 캐스팅을 하자고 했을 때 단연코 유태평양을 추천했다”고 털어놓았다. “옹녀 역할의 김주리는 전력이 화려하고 나이가 어린데도 소리가 짱짱하다. 다만 무대 경험이 많지 않아 물건으로 만들어서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면, 유태평양은 마음 놓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평양은 “2016년 입단해서 ‘옹녀’를 그 해에만 4번이나 봤다”며 “19금 소재 농담이 저속하지 않고, 곱씹을수록 다른 해석이 가능해 볼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부담이 되면서도 감사했다. 큰 역할을 줘서 큰 공부가 되고 있다. 초연 때부터 했던 배우들과 비교해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그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제가 풀어야 할 숙제다.” ■ 어릴 때 알아본 판소리 신동 유태평양 "20-30년 뒤 세계 누비는 명창 되길" 유태평양은 판소리꾼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이미지와 달랐다. ‘힙한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KBS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하며 더 유명해진 그는 6세에 ‘흥보가’를 완창하며 판소리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가 흥미롭다. 판소리의 매력에 빠진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10대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학했다. 대학에서는 클래식 음악과 지휘를 공부했다.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국악에 더 애착이 생겼다는 그는 2016년,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입단 후 ‘오르페오전’ ‘심청가’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타고난 끼와 실력을 인정받았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어린 시절 유태평양을 기억했다. 그는 “유태평양이 9살 때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에서 흥부 역을 했는데, 그때 제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서 제비 역할로 참여했다”며 “당시 유태평양이 대성할 같다고 입을 모았는데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창극단에 들어왔는데, 너무 잘 성장했더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최근 ‘심청가’ 무대에 함께 올랐는데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 목에 힘이 없는데, 유태평양이 너무 거침없이 하는 것을 보고 울컥울컥했다. 이렇게 실력 있는 단원이 창극단에 있으니 우리 창극단이 오랫동안 지속되겠다는 생각에 든든했다.” 아버지인 가야금 명인 유대봉 선생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리를 배운 유수정 예술감독은 전통국악인의 처우나 위상이 보다 탄탄해지길 바랐다. 이 때문에 후배 유태평양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을 반겼다. “1960-70년대에는 국악이 하대를 당했다. 제가 소리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국악인의 길이 징글징글하다며 싫어하셨다. 유태평양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생각도 못했다. 우리 세대에서는 오로지 판소리 하나만 죽기 살기로 팠다. 미련한 사람이 판소리한다고 했다”고 아련히 회고했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저는 단원들이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것을 적극 권한다. 국립창극단 홍보도 되고, 개인의 인지도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다만 본질은 잃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리는 계속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50~60세가 됐을 때, 유태평양 명창이 되길 바란다. 안숙선 스승처럼 세계 곳곳에서 판소리 완창을 하길 바란다”고 바랐다. 유태평양 역시 “맞는 말씀”이라고 수긍했다. “제 분분은 전통이고, 앞으로 계속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뿌리를 찾아서 오지 않을까 싶다.” 국립창극단 단원으로서 더 다양한 활동도 다짐했다. 유태평양은 “밴드활동이나 창작 등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지만 동시에 국립창극단 단원으로서, 창극을 더 공부해 다양한 창극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유수정 예술감독 "임기 중 창극의 본질 소리에 보다 집중" 유수정 예술감독은 임기 중 “창극의 본질인 소리에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숙선 명창께서 이 시대 관객과 호흡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원형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하셨다. 저 역시 공감하며 그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수궁가는 해학적이라 ‘변강쇠 점 찍고 옹녀’처럼 좀 현대적으로 풀어보려고 연출 선생님을 찾고 있다. 반면 춘향전은 전통 그대로 가려고 김명곤 연출을 택했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취임 전 초연 때부터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대방여장승 역할을 맡아왔다. 극중 변강쇠를 노리감으로 삼는 그의 능청스런 모습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다. 한편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오는 8월 30일(금)~9월 8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8-26 18:20:46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수정)이 오는 6월 5일(수)부터 16일(일)까지 창극 ‘심청가’를 달오름 무대에 올린다. 손진책이 연출하고 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은 창극 ‘심청가’는 2018년 초연된 후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입소문으로 매진 행렬이 이어진 화제작이다. 한국식 연극이 무엇인지 고민해온 연출가 손진책은 판소리 자체가 창극이 되는 것을 꿈꿨다. 무대와 소품 등 다른 요소를 최소화하고 라이브 연주도 전통 국악기로만 구성하는 등 오직 소리에 집중하며 ‘창극의 뿌리인 판소리의 본질을 충실하게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창극 ‘심청가’에는 대명창 안숙선, 국립창극단 신임 예술감독 유수정이 도창으로 함께 나선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창인 안숙선과 유수정은 도창으로서 번갈아가며 묵직하고 깊은 소리를 들려줄 계획이다. 특히 유수정 예술감독은 지난 4월에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직접 무대에 올라 예술감독이자 귀감이 되는 선배로서 이번 공연의 성공을 선두에서 이끈다. 소리와 함께 창극 ‘심청가’의 백미로 꼽는 것은 의상이다. 영화 ‘해어화’ ‘조선마술사’, 연극 ‘햄릿’, 오페라 ‘동백꽃아가씨’,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관능적인 한복으로 주목받은 디자이너 김영진이 맡았다. 그는 이번 공연의 한복 의상 원단을 전통 색에서 찾았다. 황후 심청 의상에는 물꾸리생초, 남성 소리꾼의 의상에는 영조대왕의 도포에서 착안한 은조사를 썼다. 악사 의상은 백자 색감으로 구현했다. 초연과 마찬가지로, 국립창극단 민은경과 이소연이 각각 ‘어린심청’과 ‘황후심청’을 나누어 연기한다. 김금미는 ‘뺑덕’, 유태평양은 ‘심봉사’, 김미진은 ‘곽씨부인’ 역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 측은 “판소리는 약 3백 년간 내려온 한국의 문화유산”이라며 “한국인으로 태어나 우리의 것을 한번은 제대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창극 ‘심청가’ 보기를 권한다. 창극 ‘심청가’는 좋은 소리와 장면만 선택해 2시간 30분으로 압축,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5-20 16: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