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만든다. 의원들이 '문자폭탄'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당 내 소통 체계가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일종 요건이 충족되면 당 지도부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당원과 지도부 간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당원들이 당 지도부와 소통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당원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그것이 당 운영에 부분적으로나마 도입됐으면 하는 열망도 확인했다"며 '당원 청원 온란인 플랫폼'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일이지만 당원 여러분의 의견이 당에 전달되는 통로를 보장함으로써 '문자폭탄'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당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당원 청원 온라인 플랫폼은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했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기본 모델이다. 당원이 청원 플랫폼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면 지도부 회의 등에 보고하고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지도부가 답변하는 식이다. 신현영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답변 기준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몇 만명 이상의 청원 동의를 받으면 지도부에 보고되고, 또 몇 만명 이상 동의에 대해서는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됐던 청와대 국민청원 플랫폼은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각 부처 장관 등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30일 이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지난 5월 9일 이후 문을 닫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7-08 17:40:07[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사라졌다. 지난 2017년 8월19일 운영이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이후 지난 2월말까지 111만건의 청원이 올라왔고 5억명 이상이 방문했다. 이중 정부가 답을 반드시 해야 하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286건이다. 오늘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게시판은 사라진 상태다. 대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홈페이지와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 홈페이지는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그동안 방문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라는 공지글을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개설됐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청원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음주운전·심신미약 범죄·성범죄 처벌 강화, 어린이 안전권·동물권 강화 논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가장 많은 동의를 청원은 지난 2020년 4월 17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다. 이 청원에는 271만5626명이 동의했다. 여성·청소년·아동 성 착취 동영상이 텔레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제작·유통된다는 일명 'n번방 사건' 관련 국민청원은 여러 건 게시되며 이후 성폭력처벌법·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을 포함한 'n번방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데 기여했다. 음주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끝내 숨진 고 윤창호씨의 사연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으로 공론화됐다. 이후 음주운전 가중처벌 기준과 음주 수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개정 특가법·도로교통법)'이 제정됐다. 당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지난달 9일을 조기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내부회의에서 퇴임시까지 운영하라고 지시하면서 운영 종료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민청원의 마지막 답변자로 글을 적었다. 그는 "국민이 어디든 호소할 곳이 있다는 것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청원게시판을 평가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5-09 23:12:15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서 비밀 게시판을 만들고 여성들의 사진을 사전 동의 없이 올리면서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13일 10만명을 돌파했다. ‘남초 커뮤니티 음지에서 벌어지는 제2의 소라넷 성범죄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자는 “최근 여러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하거나 인증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비밀게시판을 만들어놓고 그 곳에서 일반인들의 평범한 sns 일상사진들을 당사자 동의 없이 퍼날라 게시하며 노골적으로 성착취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며 “게시판에 올라오는 자료들은 셀럽부터 시작해 쇼핑몰의 속옷후기 인증사진, 여중생, 여고생 같은 미성년자들의 노출사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며 공통점은 당사자의 동의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주로 일반인 여성의 인스타(그램)를 관음한 뒤 당사자 허락 없이 노출사진을 퍼나르는데 이 과정에서 ‘이 여자가 뭐하는 여자냐’, ‘SNS 주소는 어디냐’ 등의 질답이 오가며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자행되는 등 2차 범죄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라며 “이들 게시판은 조회수가 수백~수천에서 수만까지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게시판들이라 피해 수위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은 정부 당국이 이토록 잔인한 성범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시판을 그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제하고 수사기관은 하루 빨리 가해자들을 수사해 엄벌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를 비롯해 여성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커뮤니티는 에펨코리아, 와이고수, 인벤 등 일부 남초 커뮤니티다. 에펨코리아 ‘수용소 갤러리’라는 이름의 게시판에는 성인물 배우, 온라인 쇼핑몰 모델 사진은 물론 개인 SNS에 올라온 일반인 사진이나 영상 캡쳐 등도 당사자 허락 없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여성 네티즌들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트위터에서는 ‘#제2의_소라넷’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해당 청원은 정식 등록되기 전임에도 10만명 이상이 사전동의한 상태다. 1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해당 청원에 동의한 사람 수는 12만명에 육박한다.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해당 게시판은 합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논란 확산 방지 차원에서 게시판을 폐쇄했다. 운영진은 “해당 게시판은 2010년도부터 있었는데 이미 불법이었다면 여러 차례 문제가 되고 진작에 폐쇄됐을 것”이라며 “사이트 운영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법 운영 중이지만 해당 게시판을 폐쇄 조치한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2021-01-13 10:28:36[파이낸셜뉴스] 새해 첫 월요일부터 청와대국민청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선처를 베풀어달라는 내용 등 국민들이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내용이 올라와 있어서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글은 지난 1일 게시됐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선처를 베풀어달라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이 부회장이 이제는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를 언급하며 "마스크 원재료가 부족할 때에도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삼성이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 "마스크 제조사들이 신속히 많은 수량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게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청원게시글도 게재돼 있다.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에 대한 청원 찬성이 5만명을 넘어섰다. 이 청원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사면론을 제기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1-04 08:16:30[파이낸셜뉴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정치판'이 되면서 정작 들려야 할 시민들의 낮은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국민청원 도입 당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 청원추천 1위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 청와대 국민청원의 역할은 위 두 단어로 압축된다. 신문고와 청원권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은 신문고 역할을 통한 청원권 보장보다는 시사 논쟁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행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치문제, 사법부 판단에 대한 청원 글이 다수 올라온다. 우선 정치적으로 화제가 된 사안에 대한 글이 높은 추천수를 기록하고 있다. '커밍아웃검사 사표 수리 요구' 청원은 18일 기준 44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청원 추천수 1위를 기록했다. '정경심 교수 무죄 주장' 청원에는 8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치개혁'으로 분류되는 글의 청원 참여도가 높다. 사법부 담당 사안이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원이 몰리는 문제도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3권(입법, 행정, 사법) 만능창구'처럼 쓰이는 것. 청원답변 190호 글인 "'국민 민폐' 전OO 재수감을 촉구합니다" 청원이 대표적이다. 청원인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재수감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보석 취소나 인신 구금은 사법부의 권한"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이 제한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 큰 소리에 묻히는 낮은 목소리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약자들의 호소마저 묻힐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권/성평등 카테고리의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바로 잡아주세요' 청원이 있다. 지난 5일 청원인은 본인을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20대 지체장애인 회사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두 차례나 콜택시를 2~3시간 기다렸다는 점,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저상버스 배차간격이 너무 크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모니터링 △교통약자 콜택시, 저상버스 확충을 요구하며 "제발 정부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청원에는 193명이 참여해 정치이슈 관련 청원에 비해 참여인원이 현저히 낮다. 다음달 5일까지 20만명 이상의 참여를 받지 못할경우 청와대 답변을 들을 수 없다. 오는 29일 마감되는 '어느 마루시공자의 호소' 청원도 이와 비슷한 사례다. 이 청원인은 마루시공자의 불안정한 고용상황,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공비 등을 알리며 정부의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청원 역시 430여명이 참여해 답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 국민청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대학 법대 교수는 "A라는 청원이 올라오면, 'not A'라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세력 과시'의 양상을 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20만명 이상의 청원참여를 받아야만 답변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장애인이나 천막농성 노동자 등 약자의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1-18 15:24:33청와대는 사전동의 절차를 도입하고 삼권분립에 따른 일부 청원의 답변 한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등 개편된 국민청원을 오는 31일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국민청원 시즌2'로 명명된 새로운 국민청원제도는 '100인 사전동의' 절차를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청원을 올리면 모두 공개되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청원인에게 사전동의 링크가 부여되며, 이를 통해 100명의 사전동의를 받아야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개된다. 중복·비방·욕설 등 부적절한 청원의 노출을 줄이고 국민의 목소리를 효율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절차다. 청원 답변 및 게시판 운영 원칙에 대해 사례별 FAQ를 통해 상세히 설명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입법부·사법부의 고유 권한과 관련된 청원, 지방자치단체 고유 업무에 해당하는 내용, 허위사실로 밝혀진 청원, 차별 및 비하 등 위헌적 요소가 포함된 청원에는 답변이 어려울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중복 게시, 욕설 및 비속어 사용, 폭력·선정·혐오 표현, 개인정보나 허위사실, 명예훼손 내용에 대해서는 삭제 또는 일부 내용이 숨김처리 될 수 있다'고 밝혀온 가운데 각 요건 별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100명 사전동의를 거쳐 게시판에 공개된 이후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기존 처럼 각 부처·기관의 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한다. 청와대는 '국민청원 시즌2' 공개에 앞서 지난 1월 8~18일 온라인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총 7만7321명의 국민이 설문에 참여했다. '답변기준으로 20만 명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적정하다'는 의견이 51%로 '낮춰야한다'(34.7%), '높여야한다'(14.3%)보다 많았다. 사전동의 절차 도입에 대해서도 63.2%가 찬성해 반대 36.8%보다 우세했다. 게시자 스스로 올린 청원을 삭제하거나 동의를 철회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56.1%로 찬성 43.9%보다 많아 개편에 반영되지 않았다. 실명제와 도입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63.3%로 '불필요하다'는 의견(36.7%)보다 높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전동의 절차 도입으로 욕설, 비방 등 부적절한 청원의 노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실명제 도입은 유보했다"며 "'국민청원 시즌2'를 운영하면서 추가 개선 방향에 대해 계속 살피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2년 인터넷의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국민청원 개편 적용을 위해 오는 31일 오전 2시부터 오전 5시까지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이 중단되며, 같은 날 오전 5시부터 '국민청원 시즌2'를 이용할 수 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19-03-29 17:25:15문재인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청와대 대나무숲(개인의 소소한 비밀 이야기 공유 게시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초 취지에는 맞지 않는 황당한 청원부터 차마 입에 올리기에도 거북한 용어까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들의 불만을 배설하는 곳에 불과하다는 강한 비판도 나왔다.■쏟아지는 황당 청원 및 용어까지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게시판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남자들의 성기를 없애주세요'라는 글이였다. '여성들은 없는데 남성들은 있으니 남녀평등에 위배된다' '남성들이 틈만 나면 성폭행을 하니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게시판 관리자는 서둘러 '성기'라는 표현을 '**'으로 수정했지만 이 황당한 국민청원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펴져나갔고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다. 이날 기준 해당 청원에는 1700명에 가까운 이들이 이 게시글에 동의했다.이 밖에도 특정 게임의 캐릭터를 없애 달라, 특정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을 해체시켜 달라는 등의 청원들도 올라와 게시판 방문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황당한 청원을 작성한 사람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청원도 등장했다.일각에서는 청원 게시판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당한 청원을 통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일례로 정부의 'https' 차단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 청원은 2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답변을 내놨지만 많은 이들이 '수박 겉핥기식 답변'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한 네티즌은 "국민청원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국민들의 의문과 분노를 일차적으로 배설시켜 일이 더 커지지 않게 땜질하는 느낌"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작은 목소리에 귀 열어야"전문가들은 소통의 장으로서 기능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의 순기능은 분명하지만,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황당 청원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임운택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 경로가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과정에서 사적이거나 황당한 내용까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는데 이는 공론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필수불가결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결국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은 소통의 장일 뿐, 문제 해결을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삼는다면 굉장히 위험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19-03-05 16:43:56청와대는 30일 '국민 청원'과 관련해 청원 게시판이 '국민의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활발한 소통을 강조했다. 국민 청원 책임자인 청와대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무분별한 국민청원 등 일부 부작용에 대해 "(청원 게시판이)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놀이터로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비서관은 "장난스럽고 비현실적인 제안도 이 공간에서는 가능하고, 국민들이 분노를 털어놓을 곳도 필요하다"며 "또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 과정에서 공감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청원 게시판을 만든 배경에 대해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으로 시작했다"며 "이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고 설명했다. 정 비서관은 다만 "특정인에 대한 사형 청원은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욕설, 비방,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선정적인 내용과 청소년에게 유해가 될 내용은 삭제할 수 있음을 공지하고 있다"며 "모든 제도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순기능이 크다고 보고 있고, 세심하게 대응하면서 가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청원에 대한 답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원 애프터스비스(AS)' 코너를 만들어 각 부처가 어떤 단계를 거쳐 청원을 실행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통해 점검할 계획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8-05-30 17:17:14[파이낸셜뉴스]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서 누수를 고치던 남성 직원을 마주친 뒤 불만을 품고 인터넷 카페에 악의적인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40대 여성 경찰 공무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경찰관인 A씨는 "B 수영장 직원이 작업을 핑계 삼아 탈의실에 무단침입해 여성 회원들의 알몸을 훔쳐봤다" "성범죄의 고의를 가지고 여성 회원들의 알몸을 수시로 훔쳐봤고 항의하는 나에게 윽박질렀다" 등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터넷 지역사회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185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21년 9월 2일 몸을 씻은 뒤 나체로 탈의실에 들어섰다가 고장 난 스프링클러를 수리하던 C씨(남·69)와 마주쳤다. 깜짝 놀란 A씨는 수영장 측에 항의했고, 수영장 측은 “전기반장인 C씨가 여자 미화원 2명의 통제 아래 누수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실수가 있었다”며 A씨에게 사과했다. 이후 A씨는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고 C씨가 알몸을 훔쳐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알몸으로 여자 회원들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 두눈 치켜뜨고 7분간 작업을 함에는 충분히 성범죄의 고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작업을 핑계 삼아 무단침입한 그분이 상습적인 성범죄자는 아닐까라는 생각은 왜 하지 않나”라고 썼다. A씨는 이같은 글을 네이버 리뷰와 블로그, 지역 맘카페, 부동산 카페, 수영 카페 등에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영장 폐쇄를 청원하는 글을 썼다. 이어 C씨와 두 미화원을 상대로는 성폭력처벌법(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 및 방조 혐의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측은 같은 달 C씨 등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에도 A씨는 반복해서 글을 올렸다. 두 달간 A씨가 올린 글은 185회에 달했다. 이에 수영장 측은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C씨가 고의적으로 알몸을 본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A씨가 허위 게시물을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가 사다리에 올라 천장 수리를 하는 모습을 보았으므로 나체를 훔쳐보기 위해 탈의실에 들어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A씨가 경찰관으로서 이같은 잘못을 정당하게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도 형사 고소를 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은 "피고인은 경찰 공무원이므로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으면 그 이후에는 자신이 게시한 글들이 허위사실일 수 있다고 확실히 인식하였을 것”이라며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A씨는 유죄를 확정받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8 10:19:34"2021년 대출 중단 사태의 악몽이 떠오른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은행권에서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중단이란 초유의 대책까지 나오자 2021년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가계부채 저승사자'로 불린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은 2021년 9월 당시 취임사에서 '가계부채'라는 단어만 다섯 차례 언급했다. 고 위원장 취임 직전인 2021년 7월 가계대출은 15조3000억원 늘어나면서 역대급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증가율 역시 10%대를 뛰어넘으면서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도 집값 상승과 추가 상승에 대한 공포심리가 가계부채 급증을 이끌었다. 2021년 당시 수도권 집값은 10.6%, 수도권 전셋값은 8.7% 상승했다. 정부가 2020년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임대차2법 시행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폭등하고, 이는 늦기 전에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패닉바잉'으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2021년 4월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매수심리를 꺾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해 8월 가계대출이 1700조원을 넘어서자 시중은행 사이에서 주택담보대출 전면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전세자금대출과 담보대출, 집단대출 한도 축소까지 벌어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실수요자들의 불만 글이 폭주했다. 지금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9조6259억원 폭증했다. '영끌·빚투'가 극성이던 2021년 4월(9조2266억원) 수준을 넘어서는 역대 기록이다. 은행들의 잇단 가계대출 조이기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추가 규제 예고에도 주택 매수를 위해 지방은행과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 부동산 상승장은 다주택자가 아닌 무주택 실수요자와 1주택 갈아타기 수요자라는 점에서 이자부담 증가와 상대적 박탈감 등 부작용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인위적 대출규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얘기한다. 2021년 당시 집값이 꺾이는 변곡점이 된 주요 요인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아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심리 하락이었다. sjmary@fnnews.com
2024-09-02 19: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