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까지 다 참견을 하니 너무 어렵다. 저희는 좀 빼달라. 영업정지든, 벌금 1000만원이든 알아서 할 테니 제발 좀…." 충남 예산군 '60년 전통 소머리국밥' 사장 A씨는 애원했다. "최근 위생법이 강화됐다. 가게 한 곳이라도 위생에 관해 문제가 생겨 공론화되면 입장이 정말 난처해진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강경했다. 이 설전과 속사정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조회수 331만회를 넘겼다. 이곳 상인 중에는 6·25전쟁 때부터 노점에서 국밥을 팔아온 노포도 있다. 그럼에도 충남 예산군은 지난 2017년 이들을 설득해 점포를 한데 모아 '국밥거리'를 조성했다. 홍보를 위해 유명 연예인 백종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백종원은 자신이 직접 관리한다고 대중이 오해할 것을 염려해 극구 사양했다. 그러나 결국 지자체의 연이은 부탁과 '고향 발전'이라는 명분에 이름을 빌려줬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지역축제가 열려 손님이 몰리자 일부 상인들이 국밥에 찬물을 부었다. 국밥 한 그릇으로 두 그릇을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매출은 확 늘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이미지는 순식간에 '반토막' 났다. 결국 백종원 국밥거리에서 '백종원' 세 글자가 떨어졌다. 국밥집 사장의 위생관념을 바로 세워야 할 책임은 관료에게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나서야 할 일이다. 교육으로 어렵다면 단속해야 한다. 만약 인력부족으로 단속이 어렵다면 이는 지킬 수 없는 규정이다. 다른 영업장에서도 일상처럼 일어나는 문제라면 허울뿐인 규제다. 백종원에게는 단속할 권한이 없다. 이름을 빌려줬으니 책임지라고? 그가 거리에서 이름을, 가게에서 사진을 떼낸 이유다. 백종원은 1명이지만 전국의 전통시장은 1300여곳에 달한다. 희망은 있다. 선거철이면 지역을 전국 제일의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국회의원님, 시장님, 군수님, 구청장님들이 수천명에 달하니까. 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첫 번째 요구는 위생과 가격이다. 다행히 외식솔루션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과 관료도 챙길 수 있는 영역이다. 백종원의 '예산시장' 프로젝트 효과로 올해 1~4월 예산을 찾은 관광객은 전년 대비 42% 늘었다. 박문수 생활경제부 mj@fnnews.com
2023-05-14 19:36:40[파이낸셜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 거리'로 불리던 충남 예산의 국밥거리에서 '백종원'이라는 이름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백대표는 3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에서 "난감한 소식을 전하게 됐다. 군과 협의했다"며 예산 국밥거리를 포기하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저도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됐다. 몇 년에 걸쳐 노력도 하고 많은 비용을 쏟았지만 (국밥집 사장님들이) 굉장히 불편하셨던 것 같다"며 "더 도와드린다고 했다가 화병 나실 것 같다. 저도 마음을 많이 다쳤다"라고 밝혔다. 백대표는 지난달 7일 예산군청에서 예산군수와 시장 주변 숙박업소, 국밥거리 내 식당 사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백대표는 "사장님들 가게 중 한곳에도 위생 문제가 생기거나 기사화되면 예산에서 공론화돼서 난처할 것"이라며 "이전엔 별것 아니었던 게 큰일이 될 수 있다"이라고 이전보다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한 상인은 "시장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인데 사소한 거 다 참견하면서 사람을 어렵게 하니까 너무 어렵다"며 "저희는 빼달라"고 말했다. 이에 백대표는 "걱정돼 그러는 것"이라며 "최근에 위생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지만, 상인은 "영업 정지 1년 당하던 1000만원을 물던지 해도 내가 그렇게 할 테니까 제 장사는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백종원의 말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백대표는 "심지어 어떤 (간담회에) 참석 안 한 가게들은 SOS를 요청해서 도와드렸는데 잘되니까 간섭하지 말라고 이러시더라"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백대표는 "국밥 거리에 사연이 많다"며 국밥거리 탄생 비화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예산에서 자체적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중 하나가 임시 천막에서 국밥 장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막상 해놓고 보니 군에서 마케팅 요소가 필요했고, 마침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설탕 많이 쓰는 놈으로 알려질 때라 (당시 군수가) 국밥거리에 백종원을 붙이겠다고 하더라. 나는 사람들이 내가 직접 관여한다고 생각할까 봐 극구 만류했지만, 결국 군수님이"라고 설명했다. 위생 논란이 불거졌던 2017년 지역 축제도 언급했다. 백종원은 "지역 신문에 기사까지 났고, 손님들도 불만이 많았고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책임이 내게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밥거리 사장님들을 데리고 더본 코리아 견학도 시키고, 위생과 안전 교육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밥거리가 위생 부분, 가성비 부분에서 전국에서 손꼽는 명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백종원의 진심에도 국밥거리 사장님들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백종원이 솔루션을 주기 위해 방문한 한 국밥집은 "당일에 삶은 고기만 팔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다음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국밥집 사장은 "고깃집이 문을 열지 않았다", "어제 손님이 많아서 더 삶아 남았다" 등 며칠째 핑계만 댔다. 그러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더본코리아 책임자가 방문하자 부담감을 호소하며 눈물을 보이다 이야기가 중단됐다. 결국 백대표는 "난감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군과 협의했고 백종원 이름을 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몇 년에 걸쳐 노력하고 큰 비용을 쏟았지만 (사장님들이) 불편했던 것 같다"며 "더 도와드린다고 했다가 잘못하면 화병 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국밥거리 사장님들을 응원했다. 그는 "이름은 내리지만 예산 주민분들도 많이 이용하면서 좋은 말도 조언해줬으면 한다"며 "열심히 하는 집도 많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4-04 10:08:28【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2021년 남도음식거리 조성사업 대상지로 담양 창평국밥거리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담양 창평국밥거리는 70여년 전통을 이어온 시장의 역사성과 창평 슬로시티, 소쇄원 등 담양의 대표 관광지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남도는 올해부터 2년간 10억원을 지원해 거리 상징물 설치, 음식점 간판 정비, 보행로와 주차장 확보 등 관광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주변 환경개선도 추진한다. 담양군은 남도음식거리 조성을 통해 현재 코로나로 경기 침체를 겪는 원도심 거리 일대의 경제 회복과 상권 활성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016년부터 남도음식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해 순천, 광양, 곡성,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완도, 신안 등 9개소를 완료했다. 목포, 해남, 무안, 영광, 장성 등 5개소는 올해 사업을 마무리해 관광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곽준길 전남도 식품의약과장은 "남도음식거리 조성사업이 마중물이 돼 새로운 음식 관광지로 자리매김토록 함으로써 남도음식을 계승 발전시키고 지역 경기도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1-05-18 11:15:32[파이낸셜뉴스] 국밥 브랜드 육수당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배달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21일 밝혔다. 육수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거리 두기 2단계와 2.5단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달 24일부터 현재까지 배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거리 두기 격상 이전과 비교해 약 200% 배달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 중 육수당의 주요 메뉴인 서울식국밥, 수육국밥, 순대국밥, 육개장, 소양곰탕, 굴국밥 등 국밥 메뉴들이 전체 배달 매출의 약 77%를 점유해 국밥에 대한 배달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수당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이상이 진행되면서 보다 다양한 메뉴를 배달로 즐겨 먹는 고객들이 늘어나 국밥 메뉴에 대한 배달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육수당은 전국 60여개의 매장에서 배달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육수당 관계자는 "매장에서 먹어야 한다는 국밥의 인식이 코로나19이후 배달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육수당은 배달 및 포장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배달에 특화된 샵인샵 매장, 배달 전문 매장 등의 오픈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0-12-21 09:42:32[파이낸셜뉴스] 국밥 브랜드 육수당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이후 배달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18일 밝혔다. 육수당에 따르면 거리두기 2단계와 2.5단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11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배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거리 두기 격상 이전과 비교해 배달 매출이 약 2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중 서울식국밥, 수육국밥, 순대국밥, 육개장, 소양곰탕, 굴국밥 등 국밥 메뉴들이 전체 배달 매출의 약 77%를 점유해 국밥에 대한 배달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수당 관계자는 "매장에서 먹어야 한다는 국밥의 인식이 코로나19이후 배달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육수당은 배달 및 포장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배달에 특화된 샵인샵 매장, 배달 전문 매장 등의 오픈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0-12-18 14:59:30[파이낸셜뉴스] 광복 80주년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과 음식문화를 결합한 행사 '코리아 메모리얼 푸드 페스타'가 오는 13~15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보훈부는 행사 기간 다양한 먹거리 부스와 푸드트럭,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배화학당 후신 배화여자대학교 조리학과 학생 4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6·25전쟁 22개 참전국의 음식과 하남시 특산품 부추 등을 활용한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음식을 포함해 총 140여 종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 11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국내 유명 요리연구가들이 참여하며 13일 개막식 식전 행사로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김미령·조광효 셰프가 독립유공자들에게 바치고 싶은 음식을 주제로 요리 대결을 한다. 승자는 현장에서 추첨으로 선발된 국민 시식단에 의해 가려진다. 개막 행사 이후 최현석 셰프는 일제강점기 프랑스에서 외교 활동을 전개한 서영해 선생(1995년 애국장)이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진 해산물 스튜와 밀빵을 재해석한 요리를 만든다. 정호영 셰프는 오건해 선생(2017년 애족장)이 집에서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두부를 활용해 만들었다는 납작두부볶음을 선보인다. 이어 가수 경서와 전유진의 개막 축하 무대와 함께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드론쇼가 펼쳐진다. 드론쇼는 김구(1962년 대한민국장)·윤봉길(1962년 대한민국장)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요리사로 바뀌며 음식을 만들거나, 음식을 시식하는 모습 등을 1000여 대의 드론이 연출한다. 14일에는 안유성 명장이 평양냉면과 '5·18민주화운동 주먹밥'을, 정지선 셰프가 김구 선생, 지복영 지사(1990년 애국장)가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진 '쭝쯔'와 '총유병'을 요리하며 시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이원일 셰프가 김구 선생의 어머니인 곽낙원 여사(1992년 애국장)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을 위해 쓰레기장에서 모든 채소로 우거짓국을 끓여 먹던 사연을 전하며 '우거지 장터국밥'을 요리한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코리아 메모리얼 푸드 페스타’는 보훈과 음식문화를 접목한 보훈문화축제”라며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 다채로운 음식을 통해 '일상 속 보훈'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11 09:39:0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관광 자원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색을 살린 맛집과 특색 있는 전통음식을 앞세워 지난 2016년부터 명품화를 추진한 '남도음식거리'가 모두 21곳에 달한다고 5일 밝혔다. 지역별로 △목포 평화광장 맛의 거리 △여수 해양공원 삼합거리 △순천 웃장국밥 △광양 불고기, 섬진강망덕포구 횟집거리 △담양 창평국밥 △곡성 압록 참게·은어 △고흥 녹동장어 △보성 벌교 꼬막 △장흥 바지락·키조개 △강진 병영 돼지불고기, 마량 미항횟집거리 △해남 닭코스 △무안 뻘낙지 △영광 법성포 굴비 △장성 장어 △완도 전복 △신안 섬뻘낙지 △나주 영산포 홍어거리 △함평천지 맛거리 △진도서촌 간재미거리 등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23년 19번째로 선정된 나주 영산포 홍어거리가 조성을 마무리해 운영에 들어가면서 5일 전남도와 나주시 관계자, 도의원, 시의원, 홍어연합회,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00년 전통 숙성 홍어의 본고장 영산포 홍어거리 축하행사를 개최했다. 영산포 홍어거리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스토리를 반영해 누구나 다시 찾고 싶은 창의적인 거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해 20번째, 21번째로 선정된 함평천지 맛거리와 진도서촌 간재미거리는 현재 조성 중이다. '남도음식거리'로 선정된 곳에는 조성 사업 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음식거리 상징물, 편의시설, 간판 개선, 보행로 정비, 쉼터, 주차장 확보 등 미식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한 곳당 10억원(도비 5억원·시군비 5억원)을 들여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또 '남도음식거리'로 지정된 곳과 음식점은 남도음식명가 누리집과 언론 등에 다양한 홍보도 이뤄지고 있다.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남도음식거리 브랜드화를 위해 1시군 1음식거리를 조성해 지역 특산물과 문화를 연계해 깨끗하고 특색 있게 남도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리겠다"면서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어려운 자영업자를 살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남도음식거리'로 조성되지 않은 구례, 화순, 영암 등 3곳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서면 심사와 현장 평가를 통해 2곳을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남도음식거리'로 지정된 21곳을 대상으로 관광객 유치와 생활인구가 유입을 위해 시·군별 축제와 연계한 '남도음식거리 방문의 달' 운영을 확대하고, 레시피 개발과 위생·친절서비스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6-05 14:43:02【예산·서산(충남)=정순민 기자】"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낭만에 대하여' 중) 최백호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기차를 탄다. 예산, 서산, 홍성 등 충남 주요 도시 7곳으로 떠나는 '충남 레트로 낭만열차'다. 이 열차는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충남문화관광재단과 한국관광공사, 코레일이 함께 내놓은 당일 또는 1박2일 여행상품으로 올해 말까지 총 8회 운행된다. 이달 17일과 30일, 내달 14일 등 상반기 일정은 확정됐지만 하반기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지난달 말 첫 운행을 시작한 '레트로 낭만열차'를 타고 충남 예산과 서산을 다녀왔다.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와 예산시장 지난달 23일 오전 7시13분, '레트로 낭만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했다. 아침 일찍부터 기차역으로 나온 여행객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열차 안은 묘한 설렘으로 술렁였다. 1970~8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한 이번 열차의 하이라이트는 운행 도중 펼쳐지는 통기타 공연과 아코디언 연주다. 기타를 둘러메고 나타난 가수 '미스터갓'은 '여행을 떠나요' 등 신나는 옛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고, '요들누나' 강동혜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요들송 메들리를 불러 여행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수원·평택·천안역을 지나며 남하하던 기차가 도착한 첫 방문지는 충남 예산. 역 앞에 대기하고 있던 시티투어 버스는 탑승객을 10분 거리에 있는 예당호 출렁다리로 안내했다. 지난 2019년 개통한 출렁다리는 둘레 40㎞의 예당호를 상징하는 총 402m 길이의 구조물로, 64m 높이의 주탑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케이블이 마치 하늘을 나는 거대한 황새처럼 날렵해 보였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 예당호 조각공원에 다다르면 호수 주변 1.32㎞를 20여분간 운행하는 예당호 모노레일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낭만열차 탑승객들의 다음 행선지는 요리전문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개발에 참여해 유명해진 예산시장과 사과 와이너리 은성농원. 1926년부터 100년 가까이 예산군민들과 함께해온 예산시장은 지난 2018년 예산 출신인 백 대표가 옛 시설물을 재활용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현대화하는 재생사업을 펼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예산시장은 오일장이 열리는 매달 5일과 10일에 더 큰 장이 서는데, 백술상회·선봉국수·고려떡집·사과당·낙원약과 같은 가게들이 특히 인기가 많다. 또 예산시장 바로 옆에 조성된 국밥거리에선 돼지국밥이나 소머리국밥으로 출출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예산 대표 농산물인 사과를 이용해 사과술(칼바도스)을 만드는 은성농원도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명소다. 2만여평 사과밭에 6000여그루의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이곳에는 유럽 스타일의 농장 와이너리가 있어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이 가능하고, 사과파이 만들기, 사과잼 만들기 같은 체험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사과술은 예산이 고향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호를 따 '추사'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서산, 유기방가옥·간월도·해미읍성 이튿날엔 서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노란 수선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유기방 가옥과 바닷물의 움직임에 따라 섬이 됐다가 뭍이 되는 해양 관광지 간월도,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왔을 때 방문했던 해미읍성 등이다. 유기방 가옥은 일제강점기 지어진 양반 가옥으로 향토사적·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지난 2005년 충남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의 주인공은 해마다 봄이면 2만여평 너른 꽃밭을 가득 채우는 노란 수선화다. 지난달 말 이곳을 찾았을 때만 해도 수선화가 여전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지만 5월 중순을 향해 가는 지금 쯤이면 꽃들이 다 지고 없을 듯하다. 하지만 여기선 봄꽃 감상 외에도 전통 한옥 체험을 비롯해 다도 및 한지 공예 체험, 민화 그리기 체험 등을 할 수 있어 가족·연인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볼 수 있다. 간월도는 하루에 두 번 만조 때 섬이 되고 간조 땐 뭍이 되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이다. 이 작은 섬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절집이 하나 있는데, 무학이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라고도 하고, 밀물이 들어오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같다 하여 '연화대'라고도 부른다. 또 이곳은 안면도 방포항, 서천 마량포구,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과 함께 서해 낙조 명소로도 유명해 '해변의 낭만'을 즐기기에 좋다. 해미읍성도 꼭 둘러봐야 할 서산의 핫플이다.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읍성으로 꼽히는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때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성곽 대부분이 유실돼 폐성됐다가 지난 1973년 복원됐다. 동·서·남측에 자리한 3대문과 동헌, 망루, 객사 등은 모두 이때 새로 지어진 것들이다. 해미읍성은 조선 말 천주교도들의 순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천주교 박해 당시 관아가 있던 곳으로 충청도 각 지역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잡혀와 죽임을 당했으며, 특히 1866년 병인박해 땐 1000여명이 이곳으로 끌려와 모진 고문 끝에 처형됐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곳을 찾아 "우리 모두는 한 아버지께로부터 태어났기에 서로 형제자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5-08 18:16:15【예산·서산(충남)=정순민 기자】"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낭만에 대하여' 중) 최백호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기차를 탄다. 예산, 서산, 홍성 등 충남 주요 도시 7곳으로 떠나는 '충남 레트로 낭만열차'다. 이 열차는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충남문화관광재단과 한국관광공사, 코레일이 함께 내놓은 당일 또는 1박2일 여행상품으로 올해 말까지 총 8회 운행된다. 이달 17일과 30일, 내달 14일 등 상반기 일정은 확정됐지만 하반기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지난달 말 첫 운행을 시작한 '레트로 낭만열차'를 타고 충남 예산과 서산을 다녀왔다.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와 예산시장 지난달 23일 오전 7시13분, '레트로 낭만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했다. 아침 일찍부터 기차역으로 나온 여행객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열차 안은 묘한 설렘으로 술렁였다. 1970~8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한 이번 열차의 하이라이트는 운행 도중 펼쳐지는 통기타 공연과 아코디언 연주다. 기타를 둘러메고 나타난 가수 '미스터갓'은 '여행을 떠나요' 등 신나는 옛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고, '요들누나' 강동혜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요들송 메들리를 불러 여행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수원·평택·천안역을 지나며 남하하던 기차가 도착한 첫 방문지는 충남 예산. 역 앞에 대기하고 있던 시티투어 버스는 탑승객을 10분 거리에 있는 예당호 출렁다리로 안내했다. 지난 2019년 개통한 출렁다리는 둘레 40㎞의 예당호를 상징하는 총 402m 길이의 구조물로, 64m 높이의 주탑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케이블이 마치 하늘을 나는 거대한 황새처럼 날렵해 보였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 예당호 조각공원에 다다르면 호수 주변 1.32㎞를 20여분간 운행하는 예당호 모노레일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낭만열차 탑승객들의 다음 행선지는 요리전문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개발에 참여해 유명해진 예산시장과 사과 와이너리 은성농원. 1926년부터 100년 가까이 예산군민들과 함께해온 예산시장은 지난 2018년 예산 출신인 백 대표가 옛 시설물을 재활용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현대화하는 재생사업을 펼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예산시장은 오일장이 열리는 매달 5일과 10일에 더 큰 장이 서는데, 백술상회·선봉국수·고려떡집·사과당·낙원약과 같은 가게들이 특히 인기가 많다. 또 예산시장 바로 옆에 조성된 국밥거리에선 돼지국밥이나 소머리국밥으로 출출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예산 대표 농산물인 사과를 이용해 사과술(칼바도스)을 만드는 은성농원도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명소다. 2만여평 사과밭에 6000여그루의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이곳에는 유럽 스타일의 농장 와이너리가 있어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이 가능하고, 사과파이 만들기, 사과잼 만들기 같은 체험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사과술은 예산이 고향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호를 따 '추사'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서산, 유기방가옥·간월도·해미읍성 이튿날엔 서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다. 노란 수선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유기방 가옥과 바닷물의 움직임에 따라 섬이 됐다가 뭍이 되는 해양 관광지 간월도,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왔을 때 방문했던 해미읍성 등이다. 유기방 가옥은 일제강점기 지어진 양반 가옥으로 향토사적·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지난 2005년 충남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의 주인공은 해마다 봄이면 2만여평 너른 꽃밭을 가득 채우는 노란 수선화다. 지난달 말 이곳을 찾았을 때만 해도 수선화가 여전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지만 5월 중순을 향해 가는 지금 쯤이면 꽃들이 다 지고 없을 듯하다. 하지만 여기선 봄꽃 감상 외에도 전통 한옥 체험을 비롯해 다도 및 한지 공예 체험, 민화 그리기 체험 등을 할 수 있어 가족·연인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볼 수 있다. 간월도는 하루에 두 번 만조 때 섬이 되고 간조 땐 뭍이 되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곳이다. 이 작은 섬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절집이 하나 있는데, 무학이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라고도 하고, 밀물이 들어오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같다 하여 '연화대'라고도 부른다. 또 이곳은 안면도 방포항, 서천 마량포구,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과 함께 서해 낙조 명소로도 유명해 '해변의 낭만'을 즐기기에 좋다. 해미읍성도 꼭 둘러봐야 할 서산의 핫플이다.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읍성으로 꼽히는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때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성곽 대부분이 유실돼 폐성됐다가 지난 1973년 복원됐다. 동·서·남측에 자리한 3대문과 동헌, 망루, 객사 등은 모두 이때 새로 지어진 것들이다. 해미읍성은 조선 말 천주교도들의 순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천주교 박해 당시 관아가 있던 곳으로 충청도 각 지역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잡혀와 죽임을 당했으며, 특히 1866년 병인박해 땐 1000여명이 이곳으로 끌려와 모진 고문 끝에 처형됐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곳을 찾아 "우리 모두는 한 아버지께로부터 태어났기에 서로 형제자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5-07 13:27:31【파이낸셜뉴스 광주=장충식 기자】경기도 광주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5월 8일까지 광주의 주요 관광지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는 '광주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시티투어는 광주의 대표 관광 명소인 화담숲, 곤지암 소머리국밥 거리, 그리고 광주왕실도자페스티벌이 열리는 곤지암도자공원을 하루에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특히 광주왕실도자페스티벌 기간인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시티투어 참가자에게는 도자 제품 10%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다양한 현장 이벤트 및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투어는 서울 잠실역 4번 출구에서 출발하며 전문 인솔자와 관광 안내사가 동행해 광주의 매력적인 역사와 문화, 자연을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성인 2만3000원, 미취학 아동 2만원으로, 왕복 버스 탑승, 화담숲 및 경기도자박물관 입장료, 곤지암 소머리국밥 점심 식사 등 모든 경비가 포함돼 있어 가성비 높은 여행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예약은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에서 '광주시티투어' 검색을 통해 간편하게 가능하다. 방세환 시장은 "이번 시티투어를 통해 광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광주의 맛과 멋,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과 축제를 함께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4-24 10:2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