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대 삼면을 활용한 미니멀한 무대. 머리와 허리를 숙인 무용수들이 마치 땅속 씨앗처럼 웅크리고 있다. 세상이 멈춘 듯한 미세한 정지. 그러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싹을 띄우듯 움직인다. 사위는 동트기 전 새벽처럼 여전히 어둡고, 무용수의 움직임이 뒤편 산 위로 일렁일렁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현대무용 대표주자 김재덕과 한국무용 대가 국수호가 장르와 세대를 초월해 한 무대서 만났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의 ‘국수호·김재덕의 사계’ 공연을 통해서다. 지난 10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초연의 막을 올린 이 공연은 김재덕의 프롤로그로 시작을 열었다. 국수호와 김재덕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계절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의 움직임을 무용으로 풀어냈다. 서로 창작을 보완하며 대본, 연출, 음악 등 전 과정을 함께 구상했다. 그렇게 김재덕은 봄과 여름, 국수호는 가을과 겨울의 안무를 맡았다. 이번 공연은 영상 등 미디어 장치를 최대한 배제했다. 무용수의 의상 역시 흰색 등 단색으로 색을 자제했다. 국수호가 연출한 가을과 겨울로 가면 한복에 은은한 색이 더해진다. 가을과 겨울은 봄과 여름에 비해 한국적 색채가 짙고 음악 역시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가을의 정령과 함께 풍성함을 노래하며 삶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남녀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작품 전체의 미니멀한 기조는 유지된다. 부채춤을 추는 무용수의 춤사위는 한국무용이라기보다 한국적 현대무용처럼 보인다. 이어 소매 부분에 길고 검은 천이 달린 남자 무용수들의 몸동작에선 한국화를 그리는 붓이 연상되는데, 이 역시 현대적 세련미를 선사한다. 계절의 변화가 형형색색 색채로 표현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몸의 움직임만으론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엔 다소 지루하다는 인상을 준다. 두 안무가의 색깔이 나뉜다는 점에서 '같은 주제를 자신만의 색채로 풀어낸' 더블빌 공연이라는 느낌도 든다. 국수호는 앞서 “춤이 고여 있지 않길 바라며, 더 젊어지고 싶어서 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재덕은 “이번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밸런스”라며 “현대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 서사와 추상, 유형과 무형 등 국수호 선생님과 저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11월 3일까지 세종M씨어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1-01 11:25:58세종문화회관 서울시무용단은 가을 시즌을 맞아 '국수호·김재덕의 사계' 공연을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전통 한국춤의 대가 국수호와 현대무용가 김재덕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번 작품은 계절을 소재로 인간과 자연의 움직임을 무용으로 풀어낸다. 세대와 장르, 안무 스타일이 뚜렷하게 다른 국수호와 김재덕은 서로의 창작을 보완하며 대본, 연출, 음악 등 전 과정을 함께 구상한 협업 공연을 완성했다. 김재덕은 봄과 여름, 국수호는 가을과 겨울의 안무를 맡아 각각의 계절을 표현함으로써 시간의 영원성과 반복되는 순환의 의미를 담아냈다. 동양철학의 근본 원리인 '무형에서 유형', '양에서 음'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원리를 바탕으로, "사계의 시간은 자연이자 인간의 몸”이라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이번 공연은 영상 등 미디어 장치를 최대한 배제해 신체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3면을 활용한 미니멀한 무대 미장센으로 여백의 미를 극대화했다. 무대 디자인은 연극,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박동우가, 의상은 홍콩 출신 패션디자이너 영친이 맡았다. 음악은 서울시무용단 '일무'에 참여해 주목받은 안무가 김재덕이 맡았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번 '국수호·김재덕의 사계'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무대"라며 "국내외 최고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만큼 한국 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02 10:12:26"이야기가 숨쉬는 우리 춤.. 기록 아닌 역사로 남고 싶다" 춤에 이야기를 입히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 현재의 관객과 호흡하고 싶어 단순한 전수 아닌 '창작' 이어가 1990년대부터 130개국 돌며 공연 서울올림픽 개막공연 안무 맡기도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한국 춤 정상까지 올랐었지만 명무라는 말은 관객이 붙여주는 것 이성·지성·감성 공존하는 작품 좇아 장독대도 안만들고 장맛 알리겠나 전통 담을 '전용무대' 늘어나야 평생을 한국춤 보전과 창작에 바친 한국무용가 국수호는 "창작자로서 사회에 필요한 춤을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삼았다"면서 "무용수로서는 나이 일흔에 명무(名舞)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 전통춤을 보전하는 대가들은 많다. 고된 수련으로 춤을 체화해 무형문화재가 된 명무들이다. 이들을 통해 우리 춤의 원형이 이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크다. 국수호(67)도 이 가운데 하나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인 그는 '승무 귀신'으로 통한다. 하지만 무형문화재라는 그릇은 그를 담아내기엔 너무 작다. 그는 이수한 전통 춤을 다시 후대에 가르치는 전수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통이 동 시대의 관객과 호흡할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 창작자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의 몸짓을 세계에 알린 선구자다.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아시아는 물론 유럽, 중동 등 130개국을 돌며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의 춤을 공연했다. 지난 3일 서울 대치동 국수호디딤무용단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전통 춤을 추는 무용가들은 많다. 국수호의 차별성은. ▲예부터 흘러 내려온 춤들을 배우긴 했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한국의 춤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를 생각한다. 현재 보전되고 있는 춤들은 대부분 조선 왕조부터 내려온 기방의 춤을 무대화한 것들이다. 삼국시대와 그 이전 찬란했던 우리의 춤을 현대로 불러들이려고 했다. 30년 전부터 몰두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과거 우리 전통 춤의 기록을 찾아내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춤의 유산으로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이다. 내가 창작한 백제의 춤이 수백년 후에 보존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면 무형문화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어릴 적부터 그런 꿈을 꾸었나. ▲무용을 배우긴 했지만 평생 하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직업 무용수가 되고부터는 한국 최고의 무용가를 꿈꿨다. 다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춤의 형식을 이루고 싶었다. 사회에 묻어가는 무용가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국수호가 춤을 추게 된 건 "지금 생각해 보니 운명"이었다. 춤에 뜻이 있어 시작한 게 아니라 자연히 익히게 됐다. 고향인 전북 완주군 비봉면에서 마을 굿을 전담하던 무당 전주댁의 몸짓이 눈에 깊이 박혔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두세살 때였어요. 갑동이로 불리던 아저씨가 장구와 꽹과리를 치고, 전주댁이 방방 뛰면 방고래가 푹 꺼질 정도였어요. 자연스럽게 내 삶에 춤이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타고난 끼도 있었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하고서는 응원단장으로 사람들 앞에 섰고 누가 아리랑, 도라지타령이라도 부르면 덩실덩실 춤을 췄다. 어른들은 물론 동년배들에게도 인기 최고였다. 중학교 3년 동안은 밴드에서 큰북을 쳤다. 서양음악의 박자와 리듬, 기보법을 깨우쳤고 관객이 있는 공연 무대를 처음 경험하게 됐다. 전주 토지개량조합장이셨던 아버지의 권유로 농고에 진학하고서도 전통예술과의 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농악반에서 장구를 배웠는데 "얻어 맞아가며" 모질게 배웠다.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나가 수차례 입상도 했다. ―언제 정식으로 춤을 추겠다고 결심했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측량회사에 취직하라는데 그때 처음으로 무용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열여섯살 때 (전라삼현승무 명인) 정형인 선생께 승무, 검무, 남무를 배웠다. 이걸 기반으로 서라벌예대 무용과 시험을 봤는데 덜컥 붙었다. ―천재였나. ▲어느 정도 기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집중력과 집념이 더 컸다. 어쩌다보니 춤의 세계로 흘러왔지만 적당히 하지는 않았다. '적당히'가 없는 성격이기도 하다. 북이든 장구든 시작하면 뿌리를 뽑았다. ―당시 사회 분위기에 남자가 춤을 춘다니, 집안의 반대는 없었나. ▲못 말리는 아들이었다. 오히려 부모님이 내 뜻을 따라주셨다. 금전적 지원을 해주신 건 아니다. 대학 때부터는 스스로 벌어서 먹고 장학금 받으며 공부했다. 한국무용가인 박금슬 선생님 무용연구소 방바닥에서 먹고 자며 바라 승무를 배웠다. 서라벌예대를 졸업한 직후 입대해서도 국악대로 활동하며 장구를 쳤다. 제대한 이듬해 1973년 국립무용단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해 특채로 뽑혔다. 남자 직업무용수 1호였다. 전문 무용수가 됐지만 배움이 덜했다고 생각했다. 김천흥, 한영숙, 은방초 등 국립무용단 지도위원이던 당대 최고 무용가들에게 사사하면서 중앙대 연극영화과 3학년으로 편입해 연극 이론을 배웠다. 이후 민속학으로 같은 대학에서 석사과정도 밟았다. 27세에 서울예대 교수직에 올랐고 중앙대에서 26년간 가르쳤다.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스승은. ▲국립무용단 단원 시절 단장이셨던 송범 선생님이 제일 큰 스승이다. 무대에 맞는 춤의 형식을 가르쳐 주셨다. 춤의 뼈대는 박금슬 선생님, 살은 이매방·정형인 선생님이 붙여주셨다. 하나의 이론, 한 분의 스승으로는 나만의 또 다른 무언가를 성립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 연극과 민속학을 배웠나. ▲모두 무용을 위해서였다. 송범 선생님이 국립무용단장으로 있을 당시 무용에 극을 도입했다. 사실 무용이라는 게 말 없는 연기 아닌가. 무용극의 시대가 올 거라고 봤다. 민속학을 한 것은 한국 민속예술의 무궁무진한 소재들이 곧 춤의 소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 춤의 샘이 마르지 않는 원동력이다. 국수호는 한국 무용극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무용단원 당시 무용극 '왕자호동' '원효대사' 등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고 1980년대부터는 직접 무용극을 만들며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무용뿐만 아니라 마당극, 창극부터 연극, 뮤지컬, 오페라까지 모든 공연예술 장르를 불문했다. 1987년 디딤무용단을 창단하고부터 매년 정기공연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춤'의 날개를 활짝 폈다. 이듬해는 88 서울올림픽 개막 공연의 안무를 맡으며 무용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달렸다. "88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풍족해졌어요. 최정상이었죠. 5형제의 장남이었는데 동생들 다 장가 보내고 자립하게 해줬어요. 나라의 발전과 함께 춤이 쓰이는 데도 많아지던 때였는데 실력도 쌓인 참이었어요.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죠." 그의 인생이 상승곡선만 그린 것은 아니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립무용단장직에서 내려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한국 춤의 대표주자로서 그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은 없었다. 2002년 월드컵 개막식 총괄안무를 맡으며 재기했다. 그는 "끊임없이 계발했더니 기회가 왔고 그걸 잡았다"고 회고했다. ―정상에 있던 기분은. ▲더 올라갈 자리가 없다고 느꼈을 때 잘 늙을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작자로서 사회에 필요한 춤을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삼았다. 무용수로서는 일흔에 명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년 남았다. 이미 명무 아닌가. ▲그걸 왜 나에게 묻나. 명무의 호칭은 보는 사람들이 붙여주는 거다.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있는 춤만 추지 않고 창작을 계속하는 이유다. ―창작의 철학이 있나. ▲이성, 지성, 감성이 공존하는 춤을 만들려고 한다. 감성만 있는 춤은 보고 즐기는 데서 끝난다. 시대를 반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역사에 기록되지는 못한다. 한국인의 유전자(DNA)가 샘솟는 무대를 보여주려고 한다.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50년간 전 세계를 돌며 모은 자료가 트럭 10대 분량이다. 창작의 인문학적 토대다. 또 역사의 현장에 직접 가서 세월의 흔적과 감성을 저장한다. 한 번만 가지 않는다. 일본에 있는 미마지의 토무대는 수도 없이 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속의 미마지를 전부 느껴봐야 했다. 미마지(味摩之)는 서기 612년 백제 무왕의 명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무용가다. 아스카(飛鳥) 지역 사쿠라이(櫻井) 언덕에 토무대(土舞臺)를 만들어 놓고 일본 귀족 자제들에게 춤과 기악을 가르쳤다. 일본 역사서 '일본서기'와 '교훈초'에도 기록이 남아있다. 국수호는 40년간 일본을 오가며 한·일 춤문화의 원형을 탐구해온 끝에 일본의 궁중무용 부가쿠(舞樂)가 미마지의 춤에서 발전했다는 결론에 닿았다.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그 춤을 '미마지 무악'으로 재현해 지난 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렸다. 찬란했던 우리 춤의 과거가 현재로 되살아났다. 이미 그는 '고구려' '그 새벽의 땅'(백제) '천마총의 비밀'(신라) '가야'와 같은 역사 춤극으로 삼국시대 춤을 재현했다. 지난 5월 고조선 건국 이전 단군신화를 바탕으로 한 '신시'는 그 완결판이었다. 국수호는 한국 춤의 미래도 제시한다. 지난해에 춤 인생 50년을 돌아보며 선보인 '춤의 귀환'이 대표적이다. 핵심은 '한국 춤 전용무대'였다. 무대 디자이너인 박동우 중앙대 교수와 함께 일본 가부키와 노, 분락구, 중국의 경극 무대 등 각국의 춤 전용 무대를 찾아다니며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우리나라만 춤 무대가 없어요. 서양식 프로시니엄 스테이지(액자무대)만 있을 뿐이죠. 발레나 현대무용과는 움직임의 방법 자체가 다른데 같은 무대에 오른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가족이 함께 지낼 집이 필요한 것과 같아요. 춤의 집이 없다면 우리 춤은 흩어져버리고 말아요." 춤뿐만 아니라 그는 "10년 내에 창 전용극장, 악 전용극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전통을 담을 집도 만들어놓지 않고서 어떻게 우리 것의 세계화를 꿈꾸겠습니까. 장독대도 안 만들고 세계에 장맛을 알린다는 것과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있어 춤이 무엇인지 물었다. 우문이었다. "그게 질문입니까. 허허. 인생이지 뭐."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67세 △전북 전주 △서라벌예대 무용과 △중앙대 연극영화학 학사 △중앙대 대학원 민속학 석사 △1973년 국립무용단 남자 직업무용수 1호로 입단 △중앙대 무용학과 교수 △국수호 디딤무용단 창단 △88서울올림픽 개막식 안무 총괄 △88서울예술단(현 서울예술단) 예술총감독 △국제극예술협회 무용분과위원회 이사,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국립무용단장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안무 총괄 △1989년 국무총리상 올림픽 참가 문화예술인 △1998년 대통령 표창 △2002년 한국춤평론가회 춤비평가상 특별상 △2010년 대한민국무용대상 전국부문 대통령상
2015-08-09 17:14:45국수호 미마지(味摩之)는 일본에 춤과 기악을 전한 백제의 무용가다. 일본 역사서 '일본서기'와 '교훈초'에 기록이 남아있다. 중국 오나라에서 배운 춤을 서기 612년 백제 무왕의 명으로 일본의 귀족 자제들에게 가르쳤다.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무용계의 거장 국수호와 사쿠라마 우진이 당대의 그 춤을 한국과 일본에서 재현한다. 오는 8월 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한일 춤문화 1400년간의 인연'을 주제로 한 한일 무대교류전이다. 사쿠라마 우진 안무가 국수호는 미마지가 일본에 전한 기악을 모티브로 창작한 '미마지 무악'을 선보인다. 국수호는 지난 40년간 일본을 오가며 한일 춤문화의 원형을 탐구해왔다. 일본의 궁중무용 부가쿠(舞樂))가 미마지의 춤에서 발전했다는 확신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고 이번에 초연한다. '가루다'의 탈과 춤을 복원한 것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가루다는 인도 신화에 나오는 커다란 상상의 새다. 이를 표현한 춤이 중국,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으나 한국에서만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에 사쿠라마 우진이 미마지의 후원자였던 쇼토쿠 태자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노 이즈츠 사쿠라마는 일본 중요무형문화재인 전통가면극 노(能) 보유자다. 이 무대에서 노의 명작으로 꼽히는 '이즈츠(井筒)'를 공연한다. 헤이안 시대 시인이자 왕족의 귀공자였던 아리와라노 나리히라를 주인공으로 그린 사랑 이야기다. 이 작품에는 국수호가 미마지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오는 11월 12일에는 이와 동일한 프로그램의 공연이 사쿠라마 우진의 연출로 일본 국립노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노극장은 노의 배우들만 공연할 수 있는 곳이지만 사쿠라마 우진의 설득으로 특별히 성사됐다. 3만~5만원. (02)2263-4680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7-27 11:13:20전통춤꾼 국수호(66·사진)의 50년 춤인생이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하면서 본격 춤무대에 등장한 그는 전통 문화유산의 근원을 캐며 고대문화를 토대로 한 창작물을 주로 작업해왔다. 오랜 세월 그와 함께 무대를 꾸며온 지인들이 50년 춤판에 총출동한다. 연출은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음악은 박범훈 작곡가(전 중앙대 총장), 의상은 이상봉 디자이너, 무대는 박동우 디자이너가 맡는다. 중국, 일본 등 각국 무용전용극장을 참고로 한 우리식 극장 세트가 설치될 무대도 눈여겨볼 대목. 그의 대표작인 입춤, 장한가, 고독, 남무, 기악천무, 남도살풀이 등을 직접 무대에서 선보인다. 공연은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10만원. (02)2263-4680 최진숙 기자
2014-03-03 18:08:31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개관 5주년을 맞아 국수호의 춤극 ‘명성황후’를 21일부터 22일까지 극장 용에서 선보인다. 춤극 ‘명성황후’는 국수호가 자신의 춤 인생 30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작품으로 1994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해 그해 ‘무용예술제’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는 국수호(고종), 정혜진(민비), 정재만(대원군), 디딤무용단 출연한다. 역사적 인물을 부각하여 무대화 시키기에 어려운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 연극이 가진 서술성을 흡수하면서 총체적인 극장예술로 무대를 꾸민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2010-05-16 16:56:12비련의 주인공인 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올가을 무용가의 대세다. 창작발레 ‘왕자 호동’(18∼22일·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어 이번에는 전통 춤극 ‘낙랑공주’(24∼28일·서울 필동 서울남산국악당)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이 제작한 ‘왕자 호동’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서양의 예술장르가 결합된 형태라면 ‘낙랑공주’는 한국 무용과 음악 그리고 창(唱)이 함께 하는 전통 춤극이다. 서울남산국악당 개관 2주년 기념작으로 기획된 이번 작품에는 한국무용가 국수호(연출·안무)와 ‘열하일기만보’ 같은 작품을 쓴 극작가 배삼식(대본), 국립창극단 음악감독인 이용탁(작곡) 등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국립창극단 소속의 박애리와 남상일이 창을 맡고 전문무용수 구자은·박수정(낙랑공주 역), 송설·표상만(호동왕자 역) 등이 주요 배역에 캐스팅됐다. 고구려 등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 온 안무가 국수호는 “이번 작품은 기존 무용극의 구성요소인 음악과 무용에 우리의 소리인 창을 더해 새로운 춤극 양식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만∼4만원. (02)399-1114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2009-11-19 16:28:30비련의 주인공인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가 올 가을 무용가의 대세다. 창작 발레 ‘왕자 호동’(18∼22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어 이번에는 전통 춤극 ‘낙랑공주’(24∼28일·서울남산국악당)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이 제작한 ‘왕자 호동’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서양의 예술장르가 결합된 형태라면 ‘낙랑공주’는 한국 무용과 음악 그리고 창(唱)이 함께 하는 전통 춤극이다. 서울남산국악당 개관 2주년 기념작으로 기획된 이번 작품에는 한국무용가 국수호(연출·안무)와 ‘열하일기만보’ 같은 작품을 쓴 극작가 배삼식(대본), 국립창극단 음악감독인 이용탁(작곡) 등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국립창극단 소속의 박애리와 남상일이 창을 맡고 전문 무용수 구자은·박수정(낙랑공주 역), 송설·표상만(호동왕자 역) 등이 주요 배역에 캐스팅됐다. 고구려 등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온 안무가 국수호는 “이번 작품은 기존 무용극의 구성 요소인 음악과 무용에 우리의 소리인 창을 더해 새로운 춤극 양식을 만들어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만∼4만원. (02)399-1114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2009-11-19 10:20:47고구려 역사 압축한 춤극 고구려춤의 원형 복원에 큰 의미 ■국수호 작, 총안무의 춤극 ‘舞天’ 지난 3일(화), 5일(목), 7일 3일간 용산 국립박물관 용극장에서 디딤무용단의 『무천』 추석 특별공연이 3회에 걸쳐 공연되었다. 한국 대표 안무가 국수호의 춤극 『무천』은 ‘몸으로 100년 전 춤 무덤을 열듯’ 넓은 홀을 완전히 장악하며 고구려인의 숨결을 몽땅 토해놓았다. 지난 6월 국립극장의 공연에다가 삼족오에 대한 예례를 추가하고 출연진과 의상의 변형을 가져오는 등 느낌으로 와 닿는 『무천』 은 여전히 찬란한 고구려 향을 내뿜고 있었다. 10장으로 구성된 국수호의 『무천』은 방대한 고구려 역사를 한편으로 축약·축조한 춤극이다. 각 장에는 하나 혹은 두 서너 개의 개별 춤이 들어 있다. 이 작품은 이전의 서책이나 장르에서 다루었던 피상적 방식을 훨씬 뛰어넘는 고구려 연구열을 보여준다. 고구려 춤 원형을 찾아 중국과 북한 고분의 현지답사를 감행한 『무천』은 국수호의 드라마트루기 속에 성벽을 쌓듯 견고하게 완성되었다. 숨이 가쁠 정도로 박진감 있게 미학적으로 다가오는 『무천』 의 미장센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고 화려했고 재미있었다. 북한 문헌 등을 바탕으로 재현된 국수호의 창작 춤은 방대한 스케일로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과 찬란한 당시의 문화 수준을 가늠케 할 만큼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채택되어야 하는 작품이었다. 국수호가 장고 끝에 내보낸 메시지는 ‘보고 말하라’였다. 우리 역사 속의 고구려를 장엄하게 집대성한 이 작품은 우리 문화 상품의 세계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이었다. 작은 공간에 담긴 고구려는 공간을 뛰어넘고,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와 대화하고 드넓은 영토에서 한 몸이 되어 사냥을 하고 춤을 추고 있었다. 각 장에 담긴 춤은 개별 작품으로도 충분한 독립성을 유지한 작품이었다. 이 개별은 유기적인 조합(sets)을 이루고 있었다. 분석과 해석을 위한 구별된 춤들은 나름대로 도도한 사적 묘미와 극적 구성을 소지하여 고구려 춤의 원형질을 파악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고구려 혼을 ?h는 작업은 『서무(序舞)』, 『무용총(舞踊塚-고구려의 혼』, 『부활-아! 고구려』(국가적 의식무), 『소서노(召西奴)의 춤』, 『사신무(四神舞)(청룡, 백호, 주작, 현무』, 『비조(飛鳥)의 춤(연희적 의식무)』, 『요령고무(腰鈴鼓舞, 무속무)』, 『황조가(黃鳥歌, 시가무), 『조의선인의 춤-고구려의 화랑춤』, 『비천무(飛天舞, 불교무)』, 『기악천무(伎樂天舞)-요고』(불교무), 『맞두드리 북춤(민속적 춤)』, 『요동천하의 남무(男舞), 여무(女舞)』, 『학탄신의 춤(신화적 춤)』, 『동맹제(同盟祭)-용호상박』으로 연결된다. 어둠을 가로질러 빛나는 선(善)으로 다가오는 동방의 불빛, 그 빛을 만드는 국수호, 그의 존재적 가치에 버금가는 『무천』은 상찬 받아 마땅하다. 그가 ‘무천’이라는 공간 위에 써내려간 고구려 혼들은 목멱산을 넘어 전국에 빛이 되어 흩뿌려졌다. 이미 한류의 전형으로 고대 중국에 전파되었던 고구려 춤이 복원된 것은 경하할 만하다. 불사조인 태양새, 벼슬달린 삼족오를 닮은 국수호. 그가 긴 동면을 털고 삼족오처럼 다시 나타나 남산을 비상하는 의식은 다친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서려는 확고한 의지에서이다. 국수호는 동과 서를 오가며, 굵직한 질곡의 역사를 치유해내며, 호쾌한 고대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들추어내어 완벽한 클래식으로 만들어 버린다. 음양의 이치와 시대의 영웅들과 민초들…. 그의 두뇌와 손을 거치면 모두가 평범을 뛰어 넘었다. 『무천』은 고정레퍼토리로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다. 앞으로도 진성성이 묻어나는 예술작품을 양산하는 안무가 국수호가 되었으면 한다. /장석용 문화비평가
2006-10-17 14:38:34국립극장은 인사이트모션과 기획공연으로 제작한 '마당놀이 모듬전'을 오는 29일부터 2025년 1월 30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마당놀이 모듬전'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기념 무대다. 마당놀이 대표작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어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마당놀이 신화를 일궈온 제작진이 의기투합한다. 또 '마당놀이 스타 3인방'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이 특별 출연해 원조 마당놀이의 흥겨운 매력을 선사한다. 아울러 민은경·이소연·김준수·유태평양·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스타 배우들과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도 출연해 신구 세대가 어우러지는 신선한 조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조명디자이너 김창기, 의상디자이너 김영진, 소품디자이너 김상희 등 걸출한 디자이너들도 합세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잔치판을 완성한다. 부채꼴 형태로 설치된 기존 하늘극장 객석에 가설 객석을 더해 관객이 무대를 완전히 감싸도록 했다. 무대 상부에는 지름 19m 천으로 만든 거대한 연꽃 모양 차일(천막)을 설치해 전통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차일을 둘러싼 64개의 청사초롱으로 연말연시의 정취를 돋운다. 무대 바닥 일부에는 LED 패널을 설치해 다양한 이야기 속 시공간의 변화를 영상으로 표현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인다. 공동주최사인 인사이트모션의 김지욱 대표는 "국립극장 대표공연인 마당놀이 제작에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협업 이상의 가치와 상생의 의미가 담긴 뜻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마당놀이 모듬전' 2차 티켓 오픈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자세한 정보는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7 07: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