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와 신자들이 26일 종교와 인종, 정치를 초월해 세계평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국제종교연합이 세계 유일한 유엔군 묘지가 조성돼 있는 유엔기념공원에서 '종교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국제종교연합은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유엔군 묘지에 참배행사도 가졌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 목사(평화교회), 김계춘 신부(천주교 부산교구), 신요안 신부(안락성당),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 등 공동회장과 정근 운영위원장(장로) 등 임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 유엔기념공원 참배 행사'를 갖고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렸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종교평화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종교와 국가를 초월한 단체인 만큼 불교-기독교-천주교를 대표한 성직자들이 차례로 낭독함으로써, 종교가 앞장서서 평화를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가장 먼저 종교평화선언문을 낭독한 국제종교연합 고문 김계춘 신부는 "평화를 사랑하고 종교의 벽을 넘어서 온 세상을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종교인들이 앞장서 나가야 한다"며 "모든 인류는 서로간의 미움과 원망이 커져가 전쟁이 일어나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협하고 파괴함에 따라 우리의 소망을 담아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사랑으로써 우리 모두가 행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사장 정여 스님(범어사 금정총림 방장)은 "우주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우리 모두 하나의 소우주이기에 모두가 평화라는 하나의 뜻으로 힘을 모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사람의 인성을 고귀하게 하고, 온 세상을 평화로 물들여 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같이 서로가 공존하고 상생하여 지구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인류는 물론 자연과의 공생을 제언했다. 기독교를 대표한 국제종교연합 임영문 공동회장은 "종교 간의 벽을 넘어서 각 종교 간의 의식과 가르침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 온 세상을 사랑과 평화로 물들여 나가야 한다"고 호소하고 "모든 영혼은 아름다움으로써 존중받아야 하고, 작은 공동체로부터 시작해 인성을 회복하고, 국가와 세계로 번져 우리에 아름답고 고귀한 영혼의 빛이 성장해 널리 퍼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국제종교연합 공동회장인 정오스님(범어사 주지)과 신요안 신부, 정근 운영위원장도 종교평화선언문을 통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의 인격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었을 때 평화는 항상 그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이다.(정오스님)", "지구촌의 아픔과 슬픔을 돌보아 주는 아름다운 정신이 세상을 아름답고 향기 나는 세상이 되고 사람들의 영혼을 정화시킨다.(신요안 신부)", "나와 이웃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전부가 그물망처럼 연결된 것이며, 나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는 것이다. 나와 이웃, 나와 사회, 나와 국가, 나와 우주, 나와 자연, 종교와 종교, 모든 종교도 함께 사랑으로 공존해 나가는 것이다.(정근 운영위원장)"라고 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유엔기념공원에서 세계평화를 호소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내에서 △추모관 영상 시청 △주 묘역 헌화 및 참배, 추도사 등을 한데 이어 유엔기념공원 측의 협조로 해설사와 함께 유엔기념공원의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고 한국전쟁에 얽힌 숨은 사연들을 듣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에는 미국, 영국, 튀르키예 등 전투병을 파병한 16개국과 의료지원에 나선 6개 나라를 합쳐 모두 22개국에서 4만여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지도상에서조차 금방 찾기 힘들었을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산화했다. 부산 남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에는 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희생한 11개국 젊은이 2300명이 잠들어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6-26 14:00:25[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수년째 진행되고,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세계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와 신자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국제종교협회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26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세계평화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국제종교연합(이사장 정여·범어사 방장스님)은 16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병원 15층 ON홀에서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상임회장인 김계춘 신부, 임영문 목사(전국기독교총연합 회장), 신요안 신부(안락성당 주임신부), 정근 운영위원장(누가교회 장로) 등 임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월 정기이사회를 갖고, 이같이 의결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이사회에서 유엔기념공원 참배, 중국 및 러시아 의료봉사 실시계획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했다. 정여 이사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묘하지만 변화가 예상되는데, 미국 내 갈등 고조와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으로 세계평화가 다시 위기에 내몰렸다”며 “앞으로 세 종교 지도자들의 연대모임인 국제종교연합에서 평화의 물꼬를 터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독교 측 임영문 상임회장과 정근 운영위원장은 오는 26일 시행하기로 한 유엔기념공원 참배행사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에 대한 헌화와 추모를 한 다음, 유엔군위령탑 앞에서 ‘영령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게 세계인들이 서로 사랑과 자비로 소통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다함께 평화를 위해 나가자’는 ‘세계평화선언문’을 발표할 것을 제안했고, 참석자 모두 박수로 지지를 표시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나라와 나라, 계층과 계층끼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성직자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세상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만들자’는 목표로 지난해 12월 결성된 ‘국제종교연합’은 매달 정기이사회를 갖고 마약, 자살 등 국내 현안은 물론 세계 곳곳 분쟁지역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종교연합’은 지난 4월 4∼10일 규모 7을 넘는 대지진으로 큰 인명피해를 입은 미얀마에 정근 운영위원장과 임영문 상임회장 등으로 구조팀을 꾸려 현지서 긴급 의료지원활동을 펼쳤다. 또 같은 달 정여 이사장 등 국제종교연합과 ‘세상을향기롭게’는 수년간 지속해오고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돕기 활동의 하나로 자전거 300대를 기증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처럼 해외 인도주주의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오는 9월 17∼24일 중국 옌지와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일원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와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봉사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국제종교연합은 중국·러시아 의료봉사 기간 중 백두산을 등정해 한반도는 물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국제종교연합 정여 이사장은 “세상이 갈수록 혼미해지고, 전통적인 가치관들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사람들은 종교에서 답을 구해야 한다”면서, “종교 지도자들 역시 사람이나 나라끼리 갈등조정에 보탬이 되게 제 역할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6-16 15:26:42[파이낸셜뉴스]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들이 종교를 초월해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결성한 ‘국제종교연합’이 20일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해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마약퇴치’를 선언했다. 이 단체는 최근 ‘학교현장에서 마약류 제로운동’을 펼치고 있는 부산교육청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국제종교연합(이사장 정여·금정총림 범어사 방장스님)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시교육청에서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 목사(전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신요안 신부(안락성당 주임신부),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스님) 등 상임회장과 정근 운영위원장(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 등 국제종교연합 임원들과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약퇴치 선언문’을 낭독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탐욕과 집착, 호기심에서 비롯된 오늘날 마약문제는 단순한 우리사회의 문제를 넘어 인간의 신체는 물론 영혼까지 병들게 함으로써 사람의 평화와 자유를 앗아간다”고 엄중 경고했다. 국제종교연합은 또 “불교에서 말하는 탐진치(貪嗔癡)의 어둠,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경계하는 유혹과 죄악은 모두 인간의 영적 타락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사람들이 마약의 유혹을 넘어, 영적인 해탈과 자유를 추구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제종교연합은 마약 퇴치는 물론 중독자 치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문에서 국제종교연합은 “사랑과 자비, 용서를 통해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함으로써 다시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마약 근절을 위한 교육·예방·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마약퇴치 선포식’에서 불교-기독교-천주교를 대표하는 상임회장단이 차례로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마약 없는 세상, 탐욕과 집착에서 자유로운 세상, 영혼이 맑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종교계는 물론 다함께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행사 직후 ‘마약퇴치 선언문’을 최윤홍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에게 전달하고, 앞으로 부산교육청의 청소년 마약 퇴치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은 2025년 새 학기에 대비해, 마약류 등 유해약물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의 마약류 ZERO’ 캠페인을 적극 벌이고 있다 2024년 부산시교육청이 부산 초·중·고 학생 7만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유해약물 오남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약류 등 유해약물을 경험한 학생은 0.09%(66명)로, 2022년 0.49%, 2023년 0.43%로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올 한해를 학교 마약류 퇴치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인식하고, 보다 강력하고 촘촘한 예방 및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2-20 15:59:03[파이낸셜뉴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국가 간, 계층 간, 사회구성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불교, 기독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세상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만들자’는 목표로 부산에서 ‘국제종교연합’을 결성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종교연합은 30일 오후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철준 부산시자치경찰위원장, 박수용 부산새마을금고연합회장, 이준호 부산시의원 등 내빈과 협회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범어사 방장 정여 스님을 초대이사장으로 선출했다. 또 각 종교를 대표해 기독교 임영문 목사(전국기독교총연합 회장), 불교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 천주교 신요안 신부(안락성당)를 공동 상임회장으로 추대했다. 상임고문으로는 천주교 김계춘 신부(95)를 모셨다. 초대이사장 정여 스님과 함께 이번 종교간 화합모임을 주도한 온병원그룹 회장 정근 장로(누가교회)가 운영위원장 겸 사무총장을 맡아 조직 운영의 실무를 총괄하게 된다. 초대이사장 정여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회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요즘 어느 때보다 화합의 가치가 중요하다”며, “예수의 사랑과 부처의 자비 정신이 ‘함께’ 종교의 벽을 넘어 온 세상 곳곳에 스며들어 다툼과 시비를 벗어버리고, 행복과 평화로 가득 채워 나가길 모든 종교인이 한마음으로 나서자는 게 국제종교연합의 설립 취지”라고 강조했다. 창립총회에서 정여 스님과 김계춘 신부 등 초대임원 6명은 종교평화선언문 낭독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하는데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종교평화선언문을 통해 △종교의 벽을 넘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종교인들이 앞장서겠다(김계춘 신부) △강물의 이름은 달라도 함께 바다에 흘러 들어가면 한 바다가 되는 것처럼 모두 국제종교연합 안에서 한 가족이 되자(정여 스님)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온 세상을 사랑과 평화로 물들여 나가자(임영문 목사)고 제안했다. 또 △평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의 교량 역할을 한다(정오 스님) △지구촌의 아픔과 슬픔을 돌보아주는 선한 정신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신요안 신부)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나와 이웃, 나와 사회, 나와 국가, 나와 우주, 나와 자연, 종교와 종교 등이 함께 공존해나가는 세상을 만들자(정근 장로)고 다짐했다. 참석자 120명은 “국제종교연합은 유엔 이념에 따라 세계 각국이 종교간 연합과 바른 세계관을 통해 건강한 지구, 평화, 인간의 존엄성, 평등의 가치로 국제사회 간 교류나 종교평화를 통해 인간성 회복과 평화를 모색하는 국제연합체”임을 강조하며 단체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축사를 통해, “전쟁종식 등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사랑과 자비로 국민들이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데 국제종교연합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국제종교연합은 내년 1월 중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2025년 주요사업으로는 △전쟁지역 긴급 지원사업 △국제의료봉사 △재난지역 지원사업 △사회적 약자 지원사업 △문화행사 및 종교평화 세미나 개최 등이다. 특히 국제종교연합은 내년 9월 추석 연휴를 이용해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함께 정여 이사장을 단장으로 10일 가량 케냐 등 아프리카 빈민지역을 방문, 의료봉사와 각종 구호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 인도 아삼의 빈민촌도 방문해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재난과 갈등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사랑과 자비 활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세계 유일하게 분단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 DMZ에서 남북한 주민들이 물물교환을 할 수 있는 평화의 장터 개설도 모색키로 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2-30 16:14:48【뉴델리(인도)·하노이(베트남)=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김준석 기자】인도 정부가 지난 4월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무장 테러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POK)의 테러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 작전, 이른바 '신두르 작전'을 강행했다. 인도 외무부는 파키스탄 정부가 영토 내에서 활동 중인 테러 조직들을 단속하거나 해체에 소극적인 점을 이번 공습의 이유로 들었다. 이날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은 지난달 22일 파할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이후 파키스탄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힌두교 순례객을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하며 인도 전역이 충격에 빠진 바 있다. 미스리 장관은 "팔할감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레지스턴스 프론트(TRF)'는 '라슈카르-에-타이바(Lashkar-e-Taiba)'와 직접 연계돼 있으며, 파키스탄과의 연결고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파할감 테러의 배후에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무장세력이 있음을 주장했다. 라슈카르-에-타이바는 1990년대 초 파키스탄에서 결성된 이슬람 무장조직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의 분리 독립과 이슬람권 통일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166명 사망)를 일으킨 조직으로도 악명이 높으며, 미국과 UN(국제연합)은 이 단체를 국제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인도는 이 조직이 TRF 등의 위장 조직을 통해 현재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활동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스리 장관은 "TRF는 파키스탄 기반 테러 조직들의 위장 조직으로, 인도는 이미 2023년 12월과 2024년 5월, 11월에 유엔 안보리 산하 1267 제재위원회에 관련 정보를 공식 제출한 바 있다"며 "심지어 최근 유엔 안보리 성명에서 TRF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려는 파키스탄의 외교적 압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 정보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테러의 목적은 인도 내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는 데 있었으며, 파할감 이후 추가 테러 시도가 포착되자 인도 정부는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미스리 장관은 "파키스탄은 자신들의 영토 내에서 활동 중인 테러 조직들을 단속하거나 해체할 아무런 실질적 조치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인과 반박만 반복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억제력과 예방적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군은 이번 공습은 라슈카르-에-타이바, 자이쉬-에-모하메드(Jaish-e-Mohammed), 히즈불 무자히딘(Hizbul Mujahideen) 등 인도에 적대적인 무장 조직들의 주요 거점 9곳을 겨냥해 이뤄졌으며, 작전 전후로 고위급 안보회의와 정보기관의 분석 작업이 다수 진행됐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이번 작전은 단순한 보복이 아닌, 테러리즘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며, 피해를 막기 위한 정당한 방어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과 아자드 잠무카슈미르 전역에 걸친 인도의 이유 없는 공습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기 위해 인도 대리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의 명백한 공격 행위는 파키스탄의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으로, 이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 국가 간 관계를 규율하는 확립된 규범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파키스탄은 인도의 적대적 행동에 대한 근거 없는 정당화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무모한 행동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인도 측에 강력히 경고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2025-05-07 16:03:32[파이낸셜뉴스] 정부는 14일 유엔(UN·국제연합)과 함께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들을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임의구금실무그룹(WGAD)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억류가 임의구금에 해당하므로 즉시 석방하고 배상 등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채택했다. 김정욱 선교사의 경우 2013년 10월 체포돼 올해로 12년째 구금된 상태이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명의 성명서를 내고 북한에 무조건적 석방을 거듭 요구했다. 김인애 부대변인 대독 성명은 “이번 유엔 실무그룹의 의견서 채택은 북한이 이들을 억류한 것이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행위라는 것을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북한의 불법적인 행위를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하며, 우리 국민들을 즉각 무조건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선교사들의 즉각적인 송환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북한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미국 등 주요 국가와 국제사회, 종교계, 주요 기구·단체들과 협력해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박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3-14 13:15:48[파이낸셜뉴스] 부산 지역 종교계가 마약퇴치 운동에 발벗고 나선다. 마약중독이 청년들의 미래를 망가뜨린다고 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부산교육청에 마약퇴치를 위한 공동 캠페인도 제안하기로 했다. 불교·기독교·천주교 성직자들이 ‘종교적인 이념과 신념을 초월해 인류 평화공존의 시대정신을 바르게 실천하는데 앞장서자’는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종교연합은 17일 오전 부산 금정구 범어사 선문화교육관에서 2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스님인 정여 이사장을 비롯해, 임영문(전국기독교총연합 회장·부산평화교회 담임목사)·신요안(안락성당 주임신부)·정오 상임회장(범어사 주지스님), 정근 운영위원장(장로·온병원그룹 원장) 등 30여명의 임원이 참석했다. 정여 이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마약퇴치 운동’을 심의안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지금 심각한 마약중독 피해로 주요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며 “우리 미래세대인 젊은이들이 상당수 마약중독에 노출돼 있어, 종교계가 이들을 구제하려면 서둘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3년 마약류 범죄 백서의 각종 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사범은 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마약중독자의 규모는 마약 사범 통계로 잡히는 인원보다 많게는 30배 가까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오고 있다. 국제종교연합 상임회장을 맡고 있는 임영문 목사는 “마약은 한번 손을 대면 반드시 패가망신의 길에 이르게 된다”고 마약중독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신요안 신부와 정오 스님도 “다음 세대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종교계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범시민운동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안과의사이기도 한 기독교장로 정근 운영위원장은 “동성애 못지않게 마약은 청년들의 삶을 갉아먹는 심각한 사회 이슈”라면서 “특히 최근엔 인터넷 직구 등 구입 경로가 다양해지고, 피로회복제 형태로 다양한 유사마약까지 나돌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료계는 물론 교육계도 종교계의 마약퇴치 캠페인에 동참시켜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종교연합은 이날 정여 이사장이 제안한 ‘마약퇴치 운동’을 올해 이 단체의 핵심 과제로 삼기로 의결했다. 또 국제종교연합은 오는 20일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해 ‘마약퇴치 운동’ 관련 종교계의 성명서를 전달하고 교육계의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국제종교연합은 올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오는 4월 4∼8일 캄보디아 자전거 300대 지원, 세계적인 차 생산지역인 인도 아삼지역 청소년 후원 등을 통해 민간단체로서 캄보디아와 인도와의 선린우호에 앞장서기로 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2-17 16:24:54[파이낸셜뉴스] '백골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보수단체가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제2의 건국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반으로 미국과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국회 해산 운동, 조기 대선 및 총선을 공동 주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 단체의 성명이 나오고 하루 뒤인 10일 서울경찰청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재 대상 난동 사전 모의와 관련해 112에 신고된 15건과 경찰이 자체 확인한 5건 등 2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부지법 이후 난동, 테러 등과 관련된 제보들이 접수되고 있는 만큼 해당 내용을 포함해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단장 "불법 탄핵으로 정권 찬탈하려는 쿠데타" 주장 성명은 반공청년단(백골단) 김정현 단장과 집행부의 이름으로 9일 백서스정책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백서스연구소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정책 이슈를 분석 연구하는 곳으로 김 단장이 해당 연구소장으로 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헌재는 반역적 모험을 벌이고 있다. 윤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탄핵하려는 그들의 의도는 명백하다"며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을 찬탈하려는 쿠데타의 꿈"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을 부정하는 반미주의자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앉히려는 이 시도는 우리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에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헌재의 탄핵 인용 자체를 '불법'이라 본 이들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하원 의장, 연방 정부의 주요 인사들에게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한미 연합 사령부가 무정부 상태인 한국의 안정과 선거 공정성 회복을 위해 임시국민정부와 공동으로 조기 대선과 총선을 주관할 것을 요청할 것이다. 사실상 제2의 건국전쟁"이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기반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안정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라며 "미 군정과 임시국민정부는 법과 질서를 재확립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재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은 영웅들의 피로 건국된 나라" 강조 백골단이라 자칭하는 이들 단체가 제2의 건국전쟁까지 불사하겠다고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6·25전쟁 때 국군과 미군의 전사자와 부상자 수를 열거한 뒤 대한민국을 한미 양국 순교자들의 피로 세워진 나라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한·미·일 삼각동맹을 반대하고 우리나라를 해방시켜준 미군을 점령군으로 매도하는 자",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 바친 전쟁 영웅들을 서슴없이 욕보이는 자"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또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저주하는 좌익 세력, 해방군을 점령군이라 규정하는 이재명의 반국가적 내란 행위에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도 침묵하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은 좌편향돼 있어 탄핵 심판의 공정성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들의 주장에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최소한의 상식도 없다.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의 핵심 문제는 이념이나 종교가 아니라 지적 무능"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10 13:29:55#유엔과 대한민국 "유엔은 인간을 천국으로 이끌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인류를 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창설된 것이다."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 건물 내부에 새겨진 다그 함마슐드 제2대 사무총장의 말이다. 최근 뉴욕 방문 중 인연이 닿아 총회장 등 유엔 본부 내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함마슐드라는 익숙한 이름 앞에 발길이 멎었고, 그가 남긴 발언도 인상에 남았다. 조금 '연식이 있는' 우리 세대는 함마슐드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그의 고국인 스웨덴식 발음 다그 함마르셸드(Dag Hammarskjold)가 맞다고 한다. 1953년부터 1961년까지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그는 유엔을 논쟁과 토론의 장에서 평화를 위한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변화시킨 주인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10월 24일 창설된 유엔(국제연합)이 '인류를 지옥에서 구한' 가장 극적인 실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1948년 12월 12일 파리 총회에서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인정한 것도, 1950년 안전보장이사회의 한국전 참전 결정을 한 것도 유엔이었다. 그에 앞서 1948년 5월 10일 총선거로 제헌의원 선출, 5월 31일 제헌의회 개원, 7월 17일 제헌헌법 제정·공포,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 감시하에 이루어진 바 있다. 신생 대한민국이 탄생하고, 생명이 스러지지 않고, 튼튼한 골격을 갖추기까지 유엔의 도움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유엔의 한국전쟁 참전 결정 북한에 의한 남한 침공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1950년 6월 25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문 제82호를 채택하였다. 북한의 남침을 규탄하고 적대행위의 중지와 38도선 이북으로의 철군을 요구한 결의안이다. 27일 유엔은 제2차 안보리를 소집하여 결의문 제83호를 채택하여 유엔 헌장에 따른 집단안보 발동을 결정하였다. 유엔의 6·25전쟁 개입은 유엔 창설 이래 집단안보제도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당시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화민국(대만), 소련이 상임이사국이었고 이들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상임이사국 하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보리 결의는 불가능하다. 유엔의 한국전 참전 결의가 채택된 27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는 없었다. 소련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소련의 불참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신속한 참전 결정, 인천상륙작전 등과 함께 한국전쟁을 둘러싼 미스터리이며 기적의 하나라는 얘기도 있다. #병 주고 약 준 소련 1948년 1월 서울에 도착한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남북한 총선거 실시를 위해 북한을 점령하고 있던 소련 측에 방북의사를 전달했지만 소련은 1월 22일 그로미코 유엔 대표를 통해 협조 거부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위원단의 접근이 가능한' 남한만의 총선거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 '이승만의 야욕'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북한에는 1946년 2월 9일 소련의 통제하에 '북조선림(임)시인민위원회'가 설립되어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1948년 9월 9일 북한 정권이 공식 출범하고 북조선인민위원회를 계승한 것은 남북분단의 책임을 8월 15일 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에 돌리려는 기만책이었다. 대한민국 승인을 결의한 1948년 12월 파리 총회에서 소련의 극렬한 반대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소련의 이러한 태도가 여전했고, 김일성의 남침 배후에 스탈린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1950년 6월 27일 안보리 불참은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고 이세기 전 국토통일원(통일부)장관은 '6·25 전쟁과 중국: 스탈린의 마오쩌둥 제압전략'(2015·나남)에서 당시 소련은 치밀한 계산하에 안보리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에 중국과 미국의 참전을 유도해 힘을 빼고, 중국을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에 의존하도록 만들려는 계산이었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유엔 안보리 결정에 의하여 총 67개국이 직간접적인 도움을 통해 한반도의 공산화를 저지하고 대한민국이 지옥에 떨어지는 걸 막는 데 성공하였다. 미국·영국·캐나다·터키 등 군사를 파병한 16개 국가, 과테말라·대만·독일 등 물자를 지원한 40개 국가,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 등 의료 및 복구사업에 도움을 준 11개 국가가 그들이다. 남북한 총선거를 방해함으로써 남북 분단에 큰 역할을 한 소련이 결과적으로는 김일성의 한반도 적화통일 야욕을 저지한 유엔군 파병에 기여한 셈이다. 안보리 불참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로서는 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국제연합일(國際聯合日, United Nations Day) 또는 유엔의 날 대한민국 정부는 전쟁 중인 1950년 9월 18일 국제연합이 창설된 10월 24일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1950년 전쟁 과정에서 유엔과 유엔군의 지원으로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국제연합일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한 시점은 한국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된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인천 상륙 작전이 있은 지 불과 3일 뒤의 일이다. 1973년 3월 30일부터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면서 국제연합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유엔군 참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로도 국제연합일은 중요한 국가기념일의 하나로 여겨지면서 1975년까지 법정공휴일로 지켜졌다. 1976년 북한이 국제연합 산하 기구에 공식 가입하게 되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항의로 공휴일 지정을 철폐하였다. 현재 공휴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국가기념일로 존속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직접 기념사를 낭독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외무부 산하 한국유엔협회가 기념 리셉션을 개최하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이와 같이 국제연합일은 대한민국에서 그 위상이 가장 극적으로 변한 국가기념일이다. 사람들이 이름과 날짜를 기억하는 다른 폐지된 공휴일들과 달리 존재 자체도, 날짜도 아는 이가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등에서 일부 인용) #유엔묘지 혹은 유엔기념공원 부산광역시 남구 유엔평화로93. 대연4동 779번지. 과거 '유엔묘지'로 알려졌던, 재한유엔기념공원(공원)이 위치한 곳이다. 1980년대 초 부산 근무 시절 무심히 지나치기만 하던 장소를 찾아 가자니 진작 관심을 갖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졌다. 공교롭게 5월에 이어 다시 방문한 지난 6일에도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공원은 외국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의 유해가 묻힌 세계 유일의 묘지라고 한다. 2023년 현재 전사자의 배우자를 포함한 2320구가 안장되어 있다. 정문을 지나 묘원 입구로 들어서기 전 벽면에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전사자들의 사진이 참배객을 맞는다. 사진 속 파릇한 젊은이들의 모습은 날씨 탓에 더욱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먼 땅에 와서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바친 그들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추모관, 상징구역, 추모명비, 무명용사의 길, 위령탑과 묘역을 둘러보던 중 평소 우리의 안보와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타일랜드(태국), 콜롬비아 등의 참전비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태국 참전비에는 "(우리) 함께 미래를 향하여(TOGETHER TO THE FUTURE)"라는 글이, 콜롬비아 참전비에는 "자유를 위한 콜롬비아인의 죽음은 그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구절이 새겨져 있다. 자유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그들 덕분에 우리를 포함한 인류가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빗속에 묘역을 참배하는 외국인들이 있어 말을 걸어보았다. 파트마(Fatma)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튀르키예, 루퍼트 깁슨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영국 관광객이었다. 파트마는 튀르키예 국민들이 한국을 방문할 경우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must visit)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참전 군인들이 안장된 장소는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특별한 곳이라는 설명이었다. 다른 문헌을 통해 튀르키예인들은 종교적 이유로 망자가 사망한 곳을 신성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파트마는 영화 '아일라'를 통해 튀르키예인들은 한국과 특히 친밀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아일라는 한국전 참전 군인 슐레이만 하사(최종 계급 대령)와 한국 소녀 아일라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는 튀르키예에서 관객 528만7000여명을 동원, 공전의 히트를 친 반면 한국에서는 고작 4만3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었다. 양국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게 당연했다. 영국(89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안장자 수(462명)를 기록한 형제국 튀르키예에 미안한 마음이었다. #유엔군 참전의 날. 유엔참전용사 추모의 날 국제연합일과 별개로 우리 정부는 '유엔군 참전의 날'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2013년 '참전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을 통해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1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되었다. 특히 11월 11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18년 11월11일 오전 11시는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시각이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이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11월11일 11시 기념식을 갖는다. 캐나다 참전 용사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2007년 세계가 한국 시간 11월 11일 11시에 맞춰 부산유엔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기 시작한 후, 2020년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정부는 매년 11월 11일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올해도 11월 11일 유엔기념공원에서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 기념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최근 안보 상황과 유엔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와 북한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착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특수부대 1만2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북한은 헌법을 개정하여 남한을 적대국으로 공식화 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심상치 않은 안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파병이 유엔헌장 제51조에 입각한 자위권행사라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유엔 관련 기념일을 '잊혀진 기념일'로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이다.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국제적 활동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유엔의 한국전쟁 참전 결정을 돌아보면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든든히 할 때이다. 유엔기념공원 방문과 함께 유튜브에서 영화 아일라 시청도 권하고 싶다. dinoh7869@fnnews.com 노동일 주필
2024-10-20 19:25:05[파이낸셜뉴스] 또 다른 큰 변수가 생겼다. 일본 등 외신들이 한국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가능성을 속속 언급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놓고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공문을 보낸 걸로 확인됐다. 2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FIFA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문체부의 감사를 언급,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협회에 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면서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따라 정몽규 회장, 홍 감독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국회에 출석해 문체위 위원들에게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추궁당했고, 협회 행정 절차도 문체부의 감사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반발했고, FIFA도 이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각국 축구협회의 연합체인 FIFA는 산하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특히 중시한다.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을 뿐 아니라 아예 각 협회의 독립성을 규정하는 19조를 따로 마련해뒀다. 15조에도 '정치적 중립'을 명시하며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다시 언급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협회에 대해서는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내린다. 이와 관련 수많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해 국제대회 출전권을 회수해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했다. FIFA는 지난해 3월 이슬람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이스라엘 대표팀의 입국 문제로 정치·종교적 갈등을 빚자 아예 개최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 브라질도 지난해 말 징계 위기에 처했다가 어렵게 모면한 바 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법원이 에지나우두 호드리기스 회장을 직무에서 해임하고 30일 내로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르라고 판결하자 FIFA가 국제 대회 출전권 박탈을 언급하며 나섰다. 이후 호드리기스 회장이 올해 초 복직되면서 FIFA도 징계 위협을 거둬들였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축구계 인사들은 "이번 FIFA의 공문은 협박이다"며 "설령 월드컵에 못나가는 한이 있어도 문체부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문체부도 이번 감사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는 의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04 08: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