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고 발생 이후 손실보상에서 위험관리로 사업모델을 변경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질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재원 다변화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안정적 재원을 담당하고 정부가 리스크를 커버하거나 민간보험과 공적보험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日보다 2배 빠른 고령화 속도…유연한 사업모델 필요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봉주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스위스 통계에 따르면 보험 10대 대국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7등"이라며 "한국 보험시장이 정체이자 위기를 맞았다는 뜻으로 신성장동력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만큼 보험사업 모델이 훨씬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일본은 15년, 한국은 7년 걸렸다"며 "현재 한국의 보험사업 모델은 상당히 분절적이라는 점에서 유연한 제도와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전통적 보험업이 사고 발생 이후의 손실보상이었다면 새로운 형태의 보험은 위험관리로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과거엔 사망 위험이 높아 가족의 생계보장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수명연장과 사회보장 체계 안정화로 일상 내 다양한 리스크에 관한 보장이나 위험회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시행 16년차를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후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증진을 목적으로 2008년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노인 110만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보험수가 인상, 국민건강보험보다 빠른 급여 지출 등에 따라 2026년 적금 고갈 등 재정건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처럼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잘 만든 국가가 많지 않다"며 "다만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으려다 보니 양적 확충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비부머들이 고령화층에 편입되며 앞으로는 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민간요양보험이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송 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민간요양보험의 경우 이익 극대화를 위해 비용절감 우려에도 가격인하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보험과 민간요양보험이 조화를 이루도록 정책 계획을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재원 다변화 필요…보험사 재원 마련·정부 리스크 커버 노인돌봄 공급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재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 교수는 "돌볼 환경 조성 및 시설투자를 누가 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정부가 전부 하기에는 재정 부담이 있고, 보험사가 한다 해도 건물 설치비용 등이 상당히 높아 한계가 있다"며 "리츠와 같은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와 제휴하면 막혀 있는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법규가 상당히 모호한 상태"라며 "법 또는 규정 보완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장 확대 및 국민 우려 불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이 대해 안창국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보험사들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적보험과 민간보험이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업이 장기 산업이다 보니 현재의 변화가 나중에 미칠 영향에 대한 민감성이 크다"며 "보험사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코디네이터가 돼 관리하는 것이 장기 시계 산업 측면에서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원 다변화 이슈에 대해서는 "보험사는 안정적 재원을 만들고 정부는 리스크를 커버해 주는 식으로 연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임대시설과 요양시설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예병정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33:17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와 보험업계의 신뢰 구축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넘는다는 의미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인구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인구 변화는 보험산업의 수익성과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인구 변화가 보험산업의 새로운 발전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고령층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금융상품 접근성과 이해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며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보험산업은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고령층 소비자 보호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은 개막사에서 "인구 감소는 우리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며 "보험산업은 보험에 가입할 소비자는 줄고 기존 가입자 이탈은 늘면서 근본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의 노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은 환영사에서 "보험업계는 그동안 선진 사례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현장방문을 통해 초고령사회의 경험을 쌓아가며 준비해왔다"며 "이제는 규제 차원에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경영 차원에서 효율적 사업모형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에 보험산업이 어떤 역할을 할지를 구체화하고 힘을 모을 때"라고 조언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협회장은 "인구가 계속해 성장한다는 암묵적 가정하에 만들어진 연금, 건강보험 등 우리 경제사회의 상황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재설계하는 구체적인 준비가 시급하게 요구된다"며 "보험업계는 시대의 변화가 단순 위기요인이 아니라 고령층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협회장은 "올해 보험업계는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 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보험회사가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제공할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등 서비스 활성화 및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다각적인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33:13"노후에 적절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노후의 소비지출을 잘 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여러 준비를 해야겠지만 결국 개인이 준비에 나서야 한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승봉 한국MDRT협회 협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 1위 등의 지표가 노후 준비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협회장은 노후 준비의 핵심은 '맞춤형 보험 설계'라고 강조했다. 재무 상태와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안정적 소득을 확보해줄 보험상품이 무엇인지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표준화된 상품들이 야기할 수 있는 중복 보장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이 불필요하게 지출되거나 정작 필요한 분야의 보장이 되지 않는 등의 비효율성이 다반사로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 협회장은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보험을 활용한 효과적인 노후 대비 방법도 소개했다. 30대에 종신보험, 건강보험을 가입한 50대 부부는 남편의 퇴직을 앞두고 종신보험을 해지하고자 했다. 회사생활을 오래 해온 남편은 국민연금, 퇴직연금이 있었으나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연금이 없는 상태였다. 이 협회장은 부부가 함께 노후에 생존하다가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10년 정도 먼저 사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남편의 종신보험은 본인의 간병비 및 장례비, 그리고 남는 게 있다면 아내의 노후 생활비로 남겨둬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33:09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국내 보험산업이 고령자 요양·돌봄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갈수록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공의 자원으로는 온전한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해야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초고령사회, 보험산업의 역할'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가 보험산업 변화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늘어나는 고령층 돌봄·요양 등의 수요를 공공에서 모두 충족할 수 없는 만큼 민간 영역인 보험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인구 변화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양이나 헬스케어, 고령층 맞춤형 보험상품에서 새로운 성장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시다 시게노리 일본 간사이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는 세금 및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초고령사회에서 보험산업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재원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돌봄시장에서는 규제가 훨씬 더 강화되고 있다. 초고령사회임에도 돌봄시장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며 "규제는 결국 공급을 제약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사회적 후생 손실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보험산업의 역할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야마자키 마야 전 일본 중의원은 "일본은 2007년부터 인구가 감소하는 사회로 돌입했고,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초고령사회가 될수록 개호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의 필요성은 커진다. 한국도 비슷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8:26"고령화사회는 보험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보험산업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안창국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보험사가 단순히 금전에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국장은 고령화사회에서 보험산업이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보장 혜택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보험계약자 자산유동화 확대 △요양서비스 연계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계약자 자산유동화는 연금 전환, 중도 인출 등 생명보험금의 유동화를 통해 계약자의 사후자산을 노후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가계자산의 70~80%가 부동산으로, 이를 유동화해서 주택연금이나 노후연금으로 개발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안 국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해 보험의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한다"며 "요양서비스는 장기요양 실손보험 상품을 개발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5:59"보험은 무형의 서비스를 장기간 제공하는 신뢰 기반의 서비스 사업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평판 리스크'에 민감하다. 요양·돌봄 품질에 관심이 많은 정책 당국자라면 보험사의 평판 리스크에 대한 민감성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이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411만명인데 20년 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선다"며 "돌봄서비스가 결합된 고령자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러나 노인 요양·주거를 둘러싼 사회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송 연구위원은 "요양인력 처우개선과 서비스 양질화를 위해 요양급여 수가가 인상되면서 장기요양보험 지출이 급증하고, 소득 대비 장기요양 보험료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장기요양보험 급여를 이용하는 고령자들의 부담도 함께 증가했다"고 짚었다. 송 연구위원은 '일본 요양의 미래를 바꾼다'는 목표로 요양시설에 진입해 고령자 주거시설부터 재가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는 SOMPO홀딩스의 사례를 들며 "이익을 추구하는 것 못지않게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시장의 반응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영리법인의 투자가 요양산업 내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5:5475세 이상 후기 고령인구가 다가오는 2050년 738만명으로 늘어나 한국인의 15.7%를 차지할 전망이 나온다. 이들을 '누가 어디서 돌볼 것인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건강보험과 노인요양보험이 '미래세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과방식으로 설계된 만큼 민간 보험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로 위기를 맞은 보험업계는 실버산업을 혁신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초고령 돌봄 사회, 실버산업 활성화의 필요와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돌봄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당장 국민건강보험은 202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1년 누적준비금이 소진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두 보험 모두 지출이 증가하면 보험료를 비례로 늘리는 '부과방식'으로 설계됐다. 생산인구 감소로 보험료 상승 부담은 '폭증'할 전망이다. 초고령사회, 민간보험의 역할이 요구되는 배경이다. 당장 2022년 기준 한국의 실버타운은 39곳(884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1만6724곳, 65만명이 입주해 있다. 돌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인력과 시설 공급 확대 △소비자 선택권 강화 △지출 효율화 △재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5:49"일본과 한국 모두 급속한 고령화, 가파른 합계출산율 하락이라는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의 인구구조, 보험산업이 처한 환경을 살펴보면 한국의 보험사가 나아가야 할 길을 파악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시다 시게노리 일본 간사이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고령화와 보험: 고령친화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시다 교수는 "두 나라는 성별을 불문하고 비혼자 수가 늘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등 인구 및 고용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시다 교수에 따르면 오는 2035년이 되면 미혼 남성 비율이 일본은 29.3%, 한국이 29%로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다. 전체 임금근로자 수와 비교해 비정규직 직원 수도 한국과 일본이 2020년대에 똑같이 36%대를 기록했다. 이시다 교수는 이 같은 인구 및 고용구조 변화가 야기한 보험산업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선 비혼 인구 증가로 혼인건수가 감소하면서 보험 가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연기한다는 설명이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에 비해 직장 동료와의 유대감이 약해 보험과 관련한 충분한 정보를 직장에서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일본 생명보험문화센터가 지난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건강, 학력 등 여러 변수 가운데 생명보험 가입에는 결혼과 취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다 교수는 "기혼 남성의 42%, 비혼 남성의 35% 그리고 정규직 남성의 39%와 비정규직 남성의 40%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며 "그러나 실제 행동패턴을 보면 기혼 남성의 81%가 노후를 준비한 반면 비혼 남성은 68%만 준비했고, 정규직 남성과 비정규직 남성의 노후준비도 각각 79%, 52%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고 짚었다. 기혼 정규직의 보험 가입률이 높아지면서 잠재고객인 미혼 청년층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연령별로 일본의 연간 생명보험 가입률 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 중에서 특히 29세 미만의 청년층이 압도적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30~34세, 35~39세 등의 연령대는 모두 90%에 가까운 가입률을 나타냈으나 29세 미만은 70.2%에 그쳤다. 이에 이시다 교수는 청년층의 보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보험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비용을 낮춘 가성비 보험 △소구력을 높일 수 있는 간편보험 △투명성 높은 보험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25:40초고령사회에서 고령층 돌봄(요양)을 가정이 아닌 사회가 담당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령자 돌봄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만 제공되던 복지서비스를 중산층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요양보험' 제도를 만드는 한편 일본이 개호보험 도입 과정에서 고령층 돌봄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회사가 병원을 만들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주라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같이 전 정부 부처가 나서서 고령층 주택정책을 해결할 수 있도록 주택정책의 선택과 집중 등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돌봄 문제 인식, 주택정책도 시급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야마자키 마야 전 일본 중의원은 "일본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적인 가정 돌봄이 무너지고 고령층의 돌봄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할 것이냐가 가장 큰 정책적 과제였다"면서 "고령자 돌봄이라는 개념을 수립하면서 고령자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정책적 전환이었고,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일반적 계층을 위한 요양보험 제도를 만들면서 경제적 부담도 가벼워지고 돌봄 서비스를 확대한 전환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민간사업자가 병원을 만들 수 없었지만 개호보험에서는 민간사업자를 개호사업자로 시장을 열어줬다"면서 "그만큼 요양이 큰 사회적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개호보험은 일본의 고령자 요양 전담 사회보험으로 민간기업, 시민단체, 후생노동성이 함께 만들어 도입했다. 특히 의료진의 간병과 진료를 집에서 받는 재가서비스가 특징으로 초고령화 사회일수록 개호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고령자 주택, 집에서 살면서 케어받는 재가서비스가 큰 흐름이 되고 있다. 야마자키 전 중의원은 "일본에서도 공적 개호보험은 한도액이 정해져 있어서 그 이상은 민간 개호보험의 개인플랜으로 보완하고 있다"면서 "공적과 민간을 합해서 재가서비스가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긴급과제"라고 전했다.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층 주택정책 문제도 전 부처가 해결에 나서야 하는 정부 과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부동산학과 교수는 "돌봄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에서 주택정책을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싱가포르 주택정책은 연금과 연결된 것 외에도 고령층 친화적 시설을 짓거나 공공주택 단지에서 어떻게 하면 고령층이 접근 가능하게 할지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는 고령층 주택을 외곽이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용적률을 높여 빌딩 안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한다"면서 "한국도 3기 신도시나 서울 유휴지에 넣을 수 있는데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것인가 고민을 위해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전 부처가 합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고령사회 임베디드 수요 급증 초고령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에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을 위한 임베디드 보험(보험사가 비보험상품에 보험상품 서비스를 담아 제공하는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를테면 치매가 있는 고령층이 직접 대화보다 디지털 교류를 선호하는데, 이를 위한 임베디드 상품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리언 모나한 FCCA 공동창업자는 "영국에서도 고령층에 심각한 디지털 소외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65세 이상에서 SNS 사용량을 보면 나이든 분들도 충분히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고, 수요자가 원하면 기존 상품에 보험상품을 통합한 임베디드 수요도 굉장히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디지털 기술과 보험이 결합한 인슈어테크가 리스크 관리나 사고 예방에 장점을 보이면서 고령층의 보험수요를 증가하거나 시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모나한 공동창업자는 "영국에서 건강하게 잘 살고 목적에 맞는 삶을 살기 위한 웰스와 헬스 관점에서 다양한 솔루션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2024-11-12 18:11:55"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 보조금 제공이나 주택 다운사이징(규모 줄이기) 등의 정책을 통해 부동산 자산 유동화에 나서야 한다."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7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은 고령층의 웰빙을 넘어서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와 심각한 노인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봤다. 주택 구입비용이 소득에 비해 과다한 수준이기 때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가보유율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주택 구입 보조금을 제공하거나 다운사이징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촘촘하게 주거 지원을 하고 있다. 1인가구보다는 다인가구를 이끌어 여유주택을 시장으로 유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고령층의 경우 거주지를 큰 곳에서 작은 곳으로 옮길 때 현금을 지원해 연금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더욱 규모가 큰 주택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의 가격안정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주택정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대상을 정해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는 신혼부부, 청년층, 고령층 등 정책 대상이 너무 다양해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정책은 지금 모든 계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어느 계층을 목표로 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확실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예병정 팀장 서혜진 박소현 김동찬 박문수 김예지 이주미 김현지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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