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드디어 무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시위가 3일째 이어지고 참여자도 더 많아지자 물대포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얀마군은 시위 진압을 위해 아직 나서지 않고 있는데 미얀마 군이 투입될 지 투입된다면 언제 투입될 지도 주목된다. 8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의 경찰은 오늘 미얀마 수도 라피도에서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시도를 했다. 군부독재 타도를 외친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무력을 사용한 것이다. 물대포를 맞은 시위대 중 일부는 충격으로 바닥에 넘어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아직 미얀마군은 나서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오늘 물대포 발사 전까지 시위대와 경찰간의 큰 충돌도 빚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반쿠테타 시위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미얀마 군부의 고민도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가 진압에 대한 두려움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시위대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동시에 더욱 대담해지고 있어서다. 미얀마군은 지난 1988년과 2007년에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었다. 한편, 지난 7일에는 온라인에서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목적으로 허공으로 공포탄을 발사하는 동영상이 돌기도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2-08 15:00:55미얀마 군부가 1일(현지시간) 쿠데타를 일으키고,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주요인사들을 구금했다. 군부는 권력이양과 함께 앞으로 1년간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10여년 간 점진적으로 민주화의 길을 걷던 미얀마가 다시 군부독재라는 암흑의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 구금된 수치 고문은 국민들을 향해 쿠데타에 적극적으로 거부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치, 국민들에 "항의하라"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이날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관련해 "군부가 국가를 독재정권으로 돌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미얀마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수치 고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오늘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말고 군부 쿠데타에 대항해 진심으로 항의하는 방법으로 대응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수치 고문은 이날 새벽 군부 쿠데타에 의해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인사들과 함께 구금됐다. 미얀마군 TV는 이날 앞서 성명을 통해 "군부는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며 "선거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들을 실행했다"고 발표했다. 쿠데타를 공식 시인한 것이다. 미얀마 국회의원들은 이날 지난해 11월 총선 이후 첫 회의를 위해 수도 네피도에 모였었다. 당시 선거에서 NLD는 476석 가운데 396석을 획득, 단독 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계속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급기야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시사했다. 군부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유권자 명부가 860만명가량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 및 현지 외교사절단의 우려 표명이 잇따르자 군부는 같은 달 30일 "헌법을 준수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날 새벽 감행된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네피도는 물론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인터넷 및 전화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LD의 묘 뉜 대변인은 이날 앞서 언론에 수치 고문과 정부 고위 인사들의 구금 사실을 알리고 "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75살의 수치 고문은 미얀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정치인이자, 수십년 간 군 통치에 반대하는 비폭력 투쟁을 주도해온 미얀마 최고 지도자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는 2015년 11월에 총선거에서 NLD는 상하원 491석 중 390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고 2016년 1월 대통령을 선출했다. 미얀마가 장장 53년만에 군부독재 체제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2008년 군부정권에서 제정된 헌법에 따라 상하원 의석의 25%가 군부에 할당되고 국방부·내무부·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부처 장관 지명권도 군부에 주어졌다. 민주화 세력이 집권했다 해도 군부 세력의 견제를 받아야 했다. 이 헌법 때문에 영국인 남편과 결혼한 수치 고문은 대통령 후보도 될 수 없었다. 헌법상 배우자 혹은 자녀 등 직계가족이 외국 국적자일 경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네피도를 방문해 "미얀마의 민주화는 진짜지만 아직 불완전하다"며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유엔·미국, 쿠데타 강력 비난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얀마의 최근 선거 결과를 번복하려 하거나 민주화 과정을 지연시키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이런 조치를 번복하지 않을 경우 책임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심각한 우려와 불안"을 표명하며 "모든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풀어주고 11월 8일 민주 선거에서 드러난 버마(미얀마의 옛 명칭)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 줄 것을 군사 지도자들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얀마 의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다른 정치 지도자들의 구금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사태가 "미얀마의 민주적 개혁에 심각한 타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도 "미얀마 군부가 다시 한번 정권을 잡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수치 고문 및 구금된 지도자들을 신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과 싱가포르 외교부는 사태 당사자 간 평화로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2-01 18:02:23[파이낸셜뉴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를 "북한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3일 양 의원은 SNS를 통해 "월북자라고 할지라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한 북한 세력과, 그 월북자를 구하기 위해 전면적 무력충돌을 불사하지 않고 뭐했느냐며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는 세력이 있다"면서 "일맥상통한 혹세무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은 국방위 비공개 보고와 정보위 간담회에서 월북 정황을 인정했음에도 믿을 수 없다고 말을 바꾸며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납북자도 아닌 월북자를 구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처음 듣는다. 월북 때문에 전쟁도 불사하라는 뜻인가"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걸핏하면 총부리부터 내밀겠다는 태도가 북한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면서 "냉전시대 군부독재 DNA가 절대불변의 야당 정체성으로 굳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의힘과 북한을 '비슷한 세력'으로 규정하며 "두 세력 모두 용남할 수 없고 배척해야할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피격은 어떤 말로도 해명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윌북자를 위해 무력 대응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북과 다름없는 대응 방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고인의 유해는 하루속히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고 진상 규명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철 지난 북풍은 미래통합당에 놓고 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0-10-03 13:36:22미얀마 총선 개표가 60%가량 진행된 가운데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의석의 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도 선거 결과에 따라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천명하는 등 50여년에 걸친 군부 독재가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12일 관영 일간 더글로벌뉴라이트오브미얀마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선출직 상하원 의석 491석 중 299석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NLD가 256석, 군부 집권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21석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NLD는 하원 179석, 상원 77석을, USDP는 하원 17석, 상원 4석을 확보했다. 나머지 의석은 군소정당들이 차지했다. 이로써 NLD는 개표 중반에 개표 완료된 의석의 85%를 얻어 압승이 기정사실화됐다. 선관위는 지방의회 투표를 합한 전체 투표의 개표율은 45.5%라고 공개했다. 지방의회에서는 NLD가 280석, USDP가 30석을 얻었다. 앞서 수지 여사는 군부 세력에 평화로운 권력 이양하기 위해 대화를 하자고 제의했으며 테인 세인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 이에 따라 세인 대통령은 물론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슈웨 만 국회의장 등 실세 4인의 회동이 개표가 완료된 다음주께 성사될 전망이다. 한편 선관위는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해 "지체없이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부정 의혹이 제기된 52개 사항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나 기자
2015-11-12 17:49:30민주통합당 추미애 최고위원은 25일 "우리 국민은 군부독재 정권의 꽃이었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군부독재 타도 움직임은 또다른 희망이다. 우리 국민도 군사정권의 유물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지금도 박 전 위원장의 독재체제 아래에 있으며, 지금 그가 걷고 있는 꽃길은 수많은 민주화 희생자들의 피로 일궈낸 핏길"이라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사죄없는 출마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추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친박계의 윤상현 의원은 완전국민경선제가 정당정치를 훼손하고 한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트로이목마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1인독재로 빠져버린 새누리당이고 박 전 위원장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개원 지연의 문제는 '국회를 안 열어도 좋다. 어떻게든 완전국민경선제를 막고 8월에 대권후보가 되는 길을 지키라'는 박 전 위원장의 고집"이라며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대권 후보에 모든 초점을 맞추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개원협상이 잘 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2012-06-25 11:44:53안내상의 친구이자 노안 배우로 유명한 우현이 교도소에 갔다 왔다고 고백했다. 31일 방송되는 KBS 2TV '승승장구'에서는 안내상의 과거 산전수전 스토리 공개와 함께 그의 죽마고우인 우현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우현은 “안내상은 교도소를 길게 한번 갔다 왔지만 나는 짧게 두 번이나 갔다 왔다”고 밝혀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우현은 “80년대 말 대통령 선거 당시 과격한 반대 시위를 하기 위해서 선거 전날 방송국을 점거하며 데모를 펼쳤다. 그때 점거한 방송국이 KBS 별관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런데 몇 년 후에 내가 그 곳에서 녹화도 하고 돈도 벌고 있더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더불어 그는 MC 김승우가 “안내상처럼 교도소에서 단식 투쟁도 벌였나?”라고 묻자 “단식 투쟁은 기본이다. 나는 창살을 붙들고 ‘군부독재 회칼로 회를 뜨자!’, ‘각목과 야구방망이로 때려 부수자!’ 같은 문구를 외쳤다”고 털어놔 또 한번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편 안내상은 배우가 되기 전 학생 운동을 한 사실과 동네 아는 형과 같이 도둑질은 물론 초등학교 3학년 때 담배까지 피웠다고 고백했다. /스타엔 황예함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starn@gmail.com 관련기사 ▶ '나가수', 편집논란 등 4가지 의혹 공식해명..“단순 실수” ▶ 김민경 "남편은 알코올중독으로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고백 ▶ 이현우, '단답 인터뷰' 반성.."겪어보니 당황스러워" ▶ 1박2일 제작진, 더 이상의 스포일러 막기 위해 '함구령'
2011-05-31 22:25:08[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10일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수사가 당까지 번지면서 수세에 몰리자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말로는 '정치 보복은 없다'고 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당 무죄, 야당 유죄의 이재명식 독재 정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야당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전직 국무위원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급기야 민주당 대표 유력 주자인 박찬대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위헌적 야당 말살법 발의까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지난 8일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윤상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건희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원희룡 전 장관과 김선교 의원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박찬대·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에서 발의한 '내란특별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별법은 내란법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을 제한하고,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차단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송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해 위헌적인 야당 말살법 발의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권의 하수인으로 출범한 특검과 절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행태는 명백한 정치보복이며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협치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군사정권이 하던 일을 답습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하던 군부독재 망령에 빙의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내란특별법'의 맞불 성격으로 '독재방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의 보은성 사면·복권 제한 △특검의 무제한 수사 금지 △임기보장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 금지 △대북 제재위반 배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차단 △진행 중인 대통령의 형사재판 속행 등이 골자다. 송 비대위원장은 "피의자인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형사 재판이 정상적으로 계속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독재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새벽 재구속된 데 대해선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다. 송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이 또 다시 구속수감되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법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5-07-10 10:02:12[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여성 신체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 여파로 국회의원 제명 청원이 9일 오후 1시 기준 43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국회의원 제명은 군부독재 시절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유일해 실현가능성은 낮다. 이 의원 제명 요구는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이 의원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여성 신체와 젓가락을 언급한 게 논란으로 번지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장남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을 순화한 후 인용해 질문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이 계속됐다. 청원인은 4일 "이준석 의원이 국회의원이 지켜야 할 헌법 제 46조 1항과 국회법 제155조 16항을 위반했다"며 "여성 신체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무책임한 태도"라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헌법 46조 1항은 국회의원의 청렴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겼을 때 국회법 155조 1항에 따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징계할 수 있다. 또 같은 법 16항은 국회의원 윤리강령이나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위반했을 때도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청원이 실제 징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헌정사에서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1979년 군부독재 시절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유일하다. 김 총재가 미국에 박정희 정권을 견제해 달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고, 이에 당시 여당이었던 공화당은 경호권을 발동해 야당 의원의 출석을 막고서 제명안을 가결했다. 김 총재는 이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라는 성명을 남겼고, 날치기 통과는 부마항쟁으로 이어졌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직전 21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징계안은 총 277건 제출됐으나, 실제 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18대와 21대 각 한 건 뿐이다. 18대 국회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에 대해 제명 징계안이 제출됐지만, 실제로는 한 단계 낮은 '30일 국회 출석정지'가 내려졌다. 21대 국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저지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징계를 요구했고, 30일 출석정지가 결정됐다. 학계에서는 이준석 의원이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 않는 이상 제명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정 지역구의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을 다른 의원들이 제명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김기석 강원대 교수는 "이 의원의 발언이 윤리적 문제는 있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면 징계하기 힘들다"라며 "국회의원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인데 여론의 흐름에 의해서 제명하는 것은 주권자 원칙에 부딪힌다"라고 지적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2025-06-09 15:38:12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기표소에 들어가 본 기억이 난다. 그때가 '투표'에 대한 내 첫 기억이다. 아마 1987년 대선 때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 동네 이곳저곳에 붙어 있던 선거 벽보가 어렴풋이 기억 난다. 또 꽤나 비밀스러웠던,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투표행위 그 자체에도 관심이 생겼다. 나도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일었다. 그 후 수년이 지나 성인이 된 뒤 처음으로 투표할 기회가 생겼다. 그때부턴 대선, 총선, 지방선거 모두 빼놓지 않고 참여했다.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투표는 개인의 정치적 가치를 실현할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다. 그런데 단 한번 지난 대선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무슨 이유였든 두고두고 후회를 했다.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는데, 권리를 주장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직접선거가 너무 당연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국내외 역사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는 1962년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다. 그전까지는 국회가 대통령을 선출했다. 당시 드골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강화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선제 개헌을 추진했다. 개헌 후 프랑스에서는 1965년 대선부터 직접선거를 실시했다. 1848년 대선 이후 117년 만이었다. 우리나라의 직접선거는 국민이 직접 쟁취한 것이다. 유신체제, 군부독재를 거친 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우리 국민은 직선제 개헌을 이뤄냈다. 1972년 이후 15년 만이었다. 직접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열망이 15년간 응축된 이유였을까. 1987년 대선 투표율은 무려 89.2%였다. 국민 10명 중 9명 가까이가 투표장에 나온 것이다. 정치는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위정자들을 향해, 국민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음을 상기시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위정자들이 국민의 목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때다. 지금은 '국민의 시간'인 대선 기간이다.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는 사전투표를 포함해 총 사흘간 투표일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중 이틀은 벌써 지났다. 나의 정치적 가치를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표출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딱 하루 남은 셈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전국부 차장
2025-06-02 18:46:44[파이낸셜뉴스] “민주주의의 미래를 여는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가실 분은 남영역 1번 출구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남영역으로 들어서는 1호선 전철에서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플랫폼에 내려 고개를 들면 방음벽 너머 검은색 벽돌 건물이 곧바로 눈에 들어온다. 바로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끌려와 고문당한 장소로 악명 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오는 6월 10일,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재탄생을 앞둔 남영동 대공분실이 아주 특별한 연극 무대로 변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소재로 2023년 초연된 연극 ‘미궁의 설계자’(연극집단 반)가 ‘관객이동형 장소특정 연극’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곳에서 상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으로 경험하는 70분간의 남영동 대공분실 추체험기 공연 시간에 맞춰 대공분실 앞 잔디마당에 모인 관객들은 삼면에서 순서대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순간, 테니스 코트가 있었던 흔적이 선연히 남아있는 잔디마당에는 3개의 시간대가 뒤섞인다. 대공분실을 설계하라는 압박을 받는 건축가의 조수 양신호(1975년), 대공분실로 끌려와 고문 피해자가 되는 대학생 송경수(1986년), 그리고 지금 현재에 서서 대공분실을 바라보는 해설사 윤미숙과 다큐멘터리 작가 권나은(2025년)의 시간이다. 30여명의 관객들은 이때부터 배우들의 안내에 따라 극장의 객석이 아닌 연극 속 실제 배경인 대공분실로 직접 걸어 들어간다. 성인 남자 5명이 달라붙어도 안 열렸다는 육중한 철문을 실제로 보고, 어디가 정문인지 알 수 없게 하려고 데려간 좁은 뒷문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른다. 그렇게 연극의 전개를 따라 조사실이 있는 5층까지 한 층 한 층 올라가면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일어난 일들을 추체험한다. 연극으로 재구성된 역사의 현장을 엿보는 심정은 생각보다 무겁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에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공간의 힘이 더해지자 좀처럼 마음을 가누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극이 진행되는 약 70여분의 시간 동안, 관객들의 표정에는 착잡함이 가득 어렸고 숨죽여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다. 건물 밖으로 빠져나온 관객들은 설계자의 이름 없이 발주자인 ‘내무부 장관 김치열’의 이름만 새겨진 초석을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미궁을 만들라고 명령한 자와 설계한 자 초석에 설계자의 이름은 없지만, 대공분실은 한국 건축계의 대부 고(故) 김수근이 설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6년 완공된 이 건물에서 김근태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이 고문당했고, 서울대생 박종철이 물고문을 받다 사망했다. 그리고 김수근은 박종철보다 7개월 먼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극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그리스 신화 속 미노스 왕의 미궁 ‘라비린토스’에 빗대고, 그 설계자인 김수근을 크레타 왕 미노스의 명령에 따라 미궁을 설계한 다이달로스에 비유한다. 그리고 ‘설계자의 의도’와 ‘외부의 압박’ 가능성을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감독인 나은의 입을 빌어 제시한다. 군부독재 시대였으니 설계과정에서 압박이 있었을 수도 있고, 건축물의 용도를 몰랐을 수도 있다는 반론이다. 실제로 대공분실을 설계한 이가 김수근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을 때 건축계 일각에서 주장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반론은 극 중에서 대공분실을 해설하는 윤미숙이 토해내는 반박에 금세 힘을 잃는다. “자신이 만든 칼로 사람을 찌를 걸 알았다면 팔지 말았어야 한다, 칼끝을 무디게라도 했어야 한다”고 소리친 미숙은 나은에게 묻는다. 왜 나선형 계단이 1층에서 바로 5층까지 이어지도록 되어있겠냐고. 어린 아이도 머리를 내밀 수 없을 만큼 좁고 긴 창문, 지그재그로 설계돼 문을 열어도 오직 벽만 보이는 조사실을 본 관객들은 미숙의 말에 침통하게 고개를 숙인다. 한 관객은 “건물을 굳이 이렇게까지 만들었어야 했나 싶었다”라는 힘겨운 소감 한 마디를 남겼다. 안경모 연출은 “피해와 가해, 설계와 흔적, 반성과 책임으로 과거를 현재화하고 현재를 미래의 디딤돌로 만들고자 했다”라며 “시대는 다르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 얽힌 사람들의 삶과 선택을 보면서, 예술과 폭력, 인권과 과거사에 대한 반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다시 태어난 대공분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시범 운영을 거쳐 6·10 민주항쟁 38주년인 다음달 10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당초 민주회운동기념사업회는 10일 있을 개관식 기념 공연으로 ‘미궁의 설계자’를 올리고자 했으나, 여러 가지 논의 끝에 결과적으로 27일부터 6월 1일까지 6일간 총 9차례 ‘미궁의 설계자@남영동’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김지은 연극집단 반 대표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업회 쪽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초연과 재연을 극장에서 올렸을 때도 (이재오) 이사장님을 비롯해 직원분들이 계속 보러 와주셨다”라며 “개관일이 결정된 뒤 제안이 왔고, 힘든 작업이지만 동시에 의미있다고 생각해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한 회차당 관람이 가능한 최대 인원은 30명 남짓이다. 인원이 적다 보니 예매는 그야말로 ‘피켓팅’이었다. 김 대표는 “예매를 못했는데 어떻게 볼 수 없겠느냐, 자리를 구할 수 없냐는 연락이 매일 온다”라며 “더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속상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어렵게 표를 구해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 중에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의 상설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 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이 대공분실의 역사를 연극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송경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송현섭도 “울음을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연기하면서도 계속 울컥울컥하더라”며 “저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 공간이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몰랐는데, 이 연극을 통해 전시보다 조금 더 친숙한 형식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오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5-29 01:3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