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군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인 유튜버 이근이 자신의 채널에 비공개 해군 군사자료를 공개한 것으로 파악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이 전 대위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 비공개 군사자료가 포함된 것을 확인, 대응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고 조선비즈가 보도했다. 이 전 대위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ROKSEAL'에 '에이전트 H & 무사트 김성일. 쪽팔린 것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 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이 전 대위는 민간군사기업 무사트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김모씨가 한 발언을 반박했다. 김씨는 앞서 이 전 대위가 해외 연수를 받고 자신의 스펙을 쌓은 뒤 곧 전역해 해군 후배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이근 대위 이후로 해군 연수 교육과정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이러한 김씨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영상을 통해 반론을 냈다. 이 전 대위는 ‘美 병과교 특수전 초급과정(BUD/S) 수료율 향상 방안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 스캔본 사진을 공개하며 위탁 교육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문서에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에 초급과정 위탁 교육을 보낸 장교와 부사관들의 낮은 수료율에 대한 이유, 수료율 향상 방안이 담겨 있다. 이 전 대위는 네이비실 초급교육의 훈련내용이 담긴 문서 일부분도 공개했다. 이 자료는 지난 2020년 1월에 만들어진 문서로 해군특수전전단 작전참모실에서 작성했다. 이 전 대위는 문서번호와 문서결재라인 서명은 가림 처리했지만 내용은 전부 공개했다. 문제는 이 문서가 비공개 군사자료라는 것이다. 군에서 제작한 문서는 '국방부 군사보안업무훈령'에 따라 대외에 공개할 수 없고, 대외 공개 시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차를 지켜야 한다. 이 전 대위가 이 문서를 입수한 경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군은 문서 유출 경위를 파악해 군사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있다면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25 13:31:11군 당국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과정에서 공개된 자료들이 군사기밀 문건이란 지적이 나오자 이와 관련된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9일 "공군레이더 국산화사업 감사결과, 계룡대 근무지원단 납품비리 관련 조사본부 수사결과 등은 군의 내부문건으로 유출 경로와 유출자 등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송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 장보고함 잠수함 사업이 진행 상황 및 공군레이더 국산화사업 감사결과 △계룡대 군납비리' 수사결과 △송 후보자 해군 헌병대 음주운전 조사 기록 등 군사비밀 및 대외비에 해당되는 자료들이 언론에 유출된 바 있다. 유출된 자료들은 여당의원들을 통해 공개된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송 후보자 낙마를 목표로 의도된 유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을 보면 국방부가 평소 같으면 군사기밀이라며 한사코 내놓지 않을 자료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종의 자료 유출 홍수"라며 "국방장관 임명을 막기 위한 저항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이번 조사 범위에 송 후보자 관련 문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앞서 유출된 다른 문건들도 포함된다"며 제기된 의혹과는 거리를 뒀다. 이날 문상균 대변인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송 후보자 의혹과 관련된 자료에 군사기밀이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일부 내용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2017-06-29 14:10:06▲ 사진: 공군 홈페이지 공군 홈페이지 해킹 소식이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25일 "홈페이지에서 악성 코드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2일 새벽부터 운영을 중단하고 모병 등 대민 서비스용 임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며 "공군 홈페이지는 내부망과 분리돼 군사자료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1차 조사 결과 북한 소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편 4월에는 해군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을 건조한 한진중공업이 공격받아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hanew@fnnews.com 한은우 기자
2016-05-25 11:15:19[파이낸셜뉴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북한 국방 발전-2024 신형무기 공개자료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이 단탄두와 다탄두 두 종류의 탄두부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발사한 화성-19형을 전시회에 내놓으면서 두 종류의 탄두부 구조를 설명하는 듯한 그림 패널을 설치했다. 유 의원은 이 그림 중 하나는 탄두부에 탄두가 하나 들어간 단탄두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개의 탄두가 들어간 다탄두라고 분석했다. 화성-19형, 3단 분리...미 본토 타격 MIRV 가능성 유 의원은 또한 북한의 화성-19형 발사 당시 3단 분리를 설명한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 탄두부에 후추진체(PBC) 로켓 노즐이 식별됐다고 추정했다. 이는 화성-19형이 '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MIRV) 탑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 의원은 북한이 다탄두 추정 탄두부 이미지 패널을 공개한 것은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화성-19형 앞에 한글과 함께 영문으로 'Hwasongpo-19'라고 기재했다. 북한의 화성-19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 1만6000㎞ 전후로 다탄두 기술이 실제 작동할 경우 화성-19형을 한 번 발사해 미국의 여러 지점을 타격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 의원은 "북한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탄소섬유 등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 제작 관련 물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북한이 자체 생산하기 어려운 품목들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탄소섬유 제작 시사... 콜드 런치, 고체연료 방식 전시 북한은 이번 전시회에서 화성-19형 앞에 탄소섬유 뭉치로 보이는 물품을 유리 상자에 넣어 전시하기도 했다. 금속보다 강도가 높고 탄도미사일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탄소섬유로 화성-19형을 제작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또 조선중앙TV 보도 영상을 근거로 "화성-19형은 처음엔 12축 이동식발사대(TEL)로 설계됐으나, 11축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미사일 조립, TEL 제작 등 개발 전 과정을 현장 지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북한은 이번 전시회에서 화성-19형과 함께 ICBM 화성-18형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형 등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군사적 효용성이 큰 콜드런치 방식 발사 고체연료 미사일만 공개했다. 다만 ICBM 화성-15형, 화성-17형과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은 전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액체에서 고체 추진으로 탄도미사일 세대교체를 의미할 수 있다"라며 "고체 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감시품목을 획득해 대북제재 무력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판지 제작 자폭드론... 10종의 신형 드론 공개 북한은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한 고체연료 중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골판지로 제작된 자폭드론을 포함한 10종의 신형 드론도 공개했다. 유 의원은 "레이더 탐지 및 요격이 제한되는 초저가 골판지 자폭드론으로 (유사시) 벌떼 드론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의 장거리 체공형 자폰드론인 '하롭'과 형상이 비슷한 드론도 공개됐다. 유 의원은 로터리 엔진과 프로펠러 2개를 갖춘 이 드론에 대해 "비행거리는 1000천㎞로 예상된다"며 "장거리 공격형으로, 종심 타격용으로 개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자폭드론인 '히어로'와 형상이 유사한 드론도 식별됐다. 유 의원은 십자형 날개에 전기모터 엔진, 프로펠러 2개를 갖춘 이 드론에 대해 "비행거리 100㎞로 예상된다"며 "단거리 공격형으로, 기계화부대 공격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신형 전차, 능동방호체계, RCWS 북 먼저 전력화 가능성 북한은 이번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신형 전차도 공개했다. 유 의원은 "(이 전차에서) 이스라엘의 '트로피'와 유사한 능동방호체계(APS) 레이더가 식별됐다"면서 적의 대전차 무기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를 갖춘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신형 전차에는 대전차미사일 2발이 탑재됐고, 원격통제 무기 시스템(RCWS)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유 의원은 북한의 이번 무장장비전시회를 통해 북한군이 전차와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 재래식 전력 분야에서 한국군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능동방호체계와 RCWS를 탑재한 전차는 북한이 먼저 전력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24 16:15:4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공론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따라서다. 첫 단계로 글로벌 통일인식조사 결과를 내달 3일 발표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21일 통일 독트린 이행을 위한 사업들을 소개했다. 북한 문제가 핵·미사일 고도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심화로 한반도를 넘어 국제화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집중돼있다. 먼저 지난 8~10월 조사가 진행된 2024 글로벌 통일인식조사 결과가 내달 3일 발표된다. 통일연구원과 한국갤럽이 미국·일본·독일·베트남·폴란드·영국·프랑스·호주 등 8개국 9000명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통일과 북핵, 인권 관련 30개 문항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통일부는 “국제사회 통일 인식에 대해 실시하는 최초 여론조사로, 통일담론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단추이고 통일 독트린의 ‘국제연대와 지지 확보’를 위한 대표 사업”이라며 “통일 공공외교 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인식조사는 앞으로 매년 실시해 국내외 통일연구를 위한 데이터로는 물론, 국제사회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확보키 위한 기초로 활용된다. 북핵과 통일과 관련한 여러 세미나와 학술대회도 여럿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파격적인 북미협상 가능성이 열리는 만큼, 새로운 미 행정부에 초점을 둔 북핵 대응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26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전임 장관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외교·안보 전문가 등 100여명이 한 데 모여 ‘미 대선 이후 미북관계 전망 및 북핵문제 대응방안’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또 김 장관 자문기구이자 통일 독트린 성안 작업을 주도한 통일미래기획위원회는 해외 아웃리치에 나선다. 미국·영국·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필리핀 등을 연내 방문해 직접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관련 협력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통일미래기획위 아웃리치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21 18:16:0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힌 대규모 불법 체류자 추방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추방을 통해 주택 위기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보수 법률 단체 '사법워치'의 폼 피턴 회장의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침공을 되돌리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사적 자산을 활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고 올린 게시물에 "사실이다(TRUE)!!!"라고 답했다. 피턴의 게시물 내용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며 불법 이민자 추방을 취임 첫날 할 일로 꼽아왔었다. 이 업무를 총괄할 '국경 차르(국경문제 총괄 책임자)'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내정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트럼프 당선자 측근들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취임 첫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 장벽 건설과 이민자 구금 및 추방에 국방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 급증한 불법 이민이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강조하며,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주택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 8명 중 1명이 주택 문제로 노숙자 신세에 처해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아동시민단체 AFC(Advocates for Childre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뉴욕의 공립학교 학생 14만6000명 이상이 안정적인 거주지 없이 노숙자 쉼터 등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AFC는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들의 유입 급증을 꼽았다. 교육부 자료에선 뉴욕시의 노숙자 학생 수가 9년 연속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이용 가능한 아파트가 적고 저렴한 주택을 찾기 어려운 지속적인 주택 위기가 지속되면서 이 수치는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9 16:51:50<39> 이집트 '아스완' ①펠레·아부심벨 신전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룩소르에서 아스완까지는 250km. 차로 3시간 거리이다. 사막에 난 고속도로를 달려 한낮에 아스완에 닿았다. 아스완에서 우리는 나일강이 내려다보이는 강가의 호텔을 잡았다. 이집트에서 하루이틀 정도는 나일강이 잘 보이는 호텔에서 묵어보는 것이 나의 로망 중 하나였다. 뭐 5성급 고급호텔은 아니었지만 평소 우리로서는 아주 큰맘먹고 1박에 12만원이 넘는 돈을 썼는데 저녁때 창가에서 펼쳐진 나일강의 일몰과 야경을 보니 돈이 하나도 안 아까웠다. 다음날 아침 필레신전에 갔다. 역시 오픈시간에 맞춰 갔는데 오전 7시도 안된 아침에 벌써부터 상점들도 거의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필레신전은 배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어서 입장료 200파운드(약 8600원)외에도 뱃삯을 내야한다. 요일과 시간별로 음악과 빛으로 쇼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모양이다. 선착장 양옆에 기념품 좌판이 주르륵 벌어져있다. 구경하고 싶지만 사더라도 나올때 사야지 괜히 짐만 되어 들고 다녀야한다. 뱃값을 인당 200파운드로 부르는데 입장료와 맞먹는 값이라니 뭔가 속는 기분이어서 두세군데 물어보고 흥정을 해서 둘이 300파운드로 타기로 했다. 같이 탈 사람이 없어 손님은 우리 둘밖에 없었고 일찍 출근하시는 이집트분들이 같이 타서 좀 깎아준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며 배에 올랐다. 이집트 사람들은 어딜 가나 웃으며 환대해준다. 흥정이 끝났으니 우리도 마음 편히 웃으며 인사한다. 배를 타고 펠레신전으로 이동한다... 이른시간이라 출근하는 분들과 동승 나일강은 매우 잔잔하다. 탄이가 배에서 나일강에 손을 담그니 탄의 손이 나일 강물을 가른다. "나일강에 손을 담갔으니 다시 나일에 돌아오게 될거야." 내말에 탄이 웃는다. 잔잔하고 고요한 나일의 새벽 배타기도 참 좋았다. 15분 정도 가자 필레신전이 있는 섬이 가까이 보인다. 배에서 바라보는 필레신전의 풍경은 나일강에 떠있는 듯한 신전과 야자수 등이 어우러져 매우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선착장에 내리자 한쪽에 토기 항아리 두개가 놓여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었어서 궁금했었는데 이참에 궁금증을 풀어야겠다 싶어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맑은 물이 가득 담겨있다. 우리가 기웃대며 토기를 들여다보자 함께 배를 타고온 분이 컵을 가져와 마시라고 권해주신다. "오호, 마시는 물이었구나." 나일강물일까? 탄이도 나도 한컵 시원하게 들이켰다. "나일강물을 마셨으니 진짜로 나일로 다시 돌아오게 될거야.ㅎㅎ" 안으로 들어가보니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벌써 신전을 구경하고 있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필레신전은 원래 필레섬에 지은 신전이라서 그렇게 불려왔다. 하지만 아스완댐이 건설되면서 신전의 3분의 1이 물에 잠겨 벽화와 채색들이 씻겨내려가는 등 훼손이 심해져서 1977년에 4년에 걸쳐 유네스코 주도하에 신전을 4만 조각으로 분해해서 이곳 아길키아섬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필레신전이라고 불려진다. 카르나크에 비하면 자그마한 열주들의 상단 디자인이 다 다른 것이 특이하다. 이집트 양식과 그리스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느낌이다. 이집트 신전들 중 꽤 최근에 지어진 편이라 그런지 벽에 알파벳 문자도 자주 눈에 띄어 매우 생소했다. 클레오파트라와 시이저가 신혼여행을 왔던 곳이라니 신전 중 가장 낭만적인 곳이 아닐까 생각했다. 한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크기의 섬이었다. 다 둘러보고 배를 타러 가는데 선착장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아휴 늦었으면 매우 붐빌뻔 했겠다. 우리가 이 남쪽 끝 아스완까지 내려온 가장 큰 이유! 아부심벨을 봐야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아부심벨은 나도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이다. 30년전에는 단체여행이었어서 룩소르까지만 왔다가 여행을 마쳐야했기 때문이다. 바위절벽을 깎아 만든 대신전에 거대한 4개의 석상이 있는데 어릴적 이 신전이 아스완댐으로 인해 수몰위기에 몰리자 전세계에서 기부를 해서 돌 하나하나를 잘라 높은 지대로 옮기는 다큐멘터리를 TV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어린 마음에도 감탄과 경이에 빠져들었었는데 그 결과물을 언젠가 내 눈으로 직접 꼭 보고싶었다. 하지만 300km 떨어진 아부심벨까지 다녀오면 렌트카의 마일리지를 크게 오버하게 되어 비용부담에 고민하다가 호텔 프론트에 단체관광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행히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버스투어가 왕복에 35달러라고 해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운전하는 수고를 덜고 렌터카 추가금 생각하면 이편이 훨씬 이익이다. 깜깜한 새벽 호텔앞에서 차를 탔는데 우리를 태운 후에 시내의 숙소 서너군데를 돌아 손님을 열명가량 더 태웠다. 한참을 가다보니 해가 뜨는데 우리 말고는 다른 사람들은 다 관광에 포함된 듯한 도시락을 가져와서 먹기 시작한다. 왜 우리호텔만 돈받고 도시락도 준비를 안해줬을까 원망하다 뭐 한끼쯤.. 하고 정신승리를 해본다. 아부심벨 주차장에 내려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오른편으로 원래 신전이 있던 곳이 거대한 강에 잠긴 곳이 보인다. 차비에 입장료 275파운드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관광객인 줄 알았던 밀짚모자에 빨간티를 입은 아저씨가 앞에 나서서 설명을 시작한다. 버스투어에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나보다. 이집트 영어발음은 알아듣기가 매우 힘들어 절반이나 이해 할까말까 어렵다. 아부심벨까지 꽤나 걸어가야 하는데 언덕에다 좁은 길이라 카트가 안다녀서 아쉽고 힘들다. 아부심벨을 원래 위치에서 옮긴 이야기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다. 알고있는 내용이라 흐뭇하다. 탄이에게 신나게 아는 척을 했다. 커다란 바위산을 파서 만든 아부심벨의 위용은 멀리서도 가슴을 뛰게했다. 아부심벨 앞에서 빨간티 가이드의 설명은 꺼내든 여러 사진자료와 함께 계속되었다. 하도 어릴때 봤어서 기억이 나지 않던 부분을 들으니 놀랍고 신기했다. 아부심벨은 원래 바위절벽에 지어진 것이어서 옮기기 전 바위산과 비슷한 콘크리트 돔을 먼저 만들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위대한 파라오로 일컬어지는 람세스 2세가 카데시전투의 승리를 축하하며 지은 신전이라서 신전 내부의 벽화에서 살아있는 군사는 이집트 군, 죽거나 쓰러져있는 것은 히타이트 군사라고 한다. 긴 설명이 끝나고 드디어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아부심벨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앉은 모습을 표현한 좌상들인데 고개를 한참 쳐들고 봐야할 만큼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22미터의 석상 4개 모두 다 람세스 2세라고 한다. 대단한 자기애이다. 신전 내부에는 전투에서 적을 무찌르는 벽화가 가득 그려져 있었다. 파피루스에 많이 그려지는 유명한 전차를 탄 람세스2세 벽화를 실제로 보게되다니 정말 감개무량했다. 입구로 들어가면 이번에는 람세스2세의 서있는 석상들이 열주 앞에 줄지어 있는 높은 공간을 지나게 된다. 복식이 조금씩 다른 것이 상, 하 이집트의 고유 복장인가보다. 조금 더 들어가면 신전의 맨 안쪽에는 작은 방같은 공간이 있는데 그 유명한 '태양의 방'이다. 이 곳에는 4개의 작은 신들의 좌상이 있다. 이 방이 신비한 이유는 일년에 두번, 람세스 2세의 생일(2월 22일)과 대관식날(10월 22일) 태양빛이 안쪽방까지 들어와 신상들을 비추는데 가장 오른쪽의 어둠의 신 프타의 상에는 이날에도 빛이 닿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 기술의 정교함과 천문학적 이해가 놀라울 뿐이다. 이 특별한 두 날짜(2월 22일, 10월 22일)에는 아부심벨 신전 입장료도 약 1.5배 더 비싸진다고 한다. 대신전에서 나와 왼편으로 조금 더 가면 소신전이 있다. 대신전의 부록같은 느낌으로 크기며 규모가 작은데 사랑의 신 하토르와 람세스2세의 왕비인 네페르타리의 신전이라고 한다. 아내를 위해 신전을 지어주다니 람세스2세는 용맹하고 위대할 뿐만 아니라 사랑꾼이었나보다. 소신전 앞에도 6개의 서있는 석상들이 정면을 보고 있다. 아내사랑보다 더 큰 자기애로 6개의 석상중 4개가 람세스2세이고 나머지 2개는 네페르타리의 석상이다. 보통은 왕비의 석상은 파라오의 무릎크기로 만드는데 이곳처럼 파라오와 같은 크기로 왕비의 석상을 세워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역시 사랑꾼 맞나보다. 내부는 매우 심플하고 아부심벨과 비슷한 전투신의 벽화들이 있었다. 기둥마다 소의 귀를 가진 하토르 여신이 조각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었다. 고대하던 아부심벨을 죽기전 꼭 와보고 싶었는데 소원을 풀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우리는 일행들과 약속시간에 만나 다시 아스완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스완댐을 지나는데 길 왼쪽과 오른쪽의 강의 수위 차이가 엄청나다.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와 관광과 아스완댐의 발전으로 돈을 번다고 하던데 과연 그럴만한 굉장한 규모인것 같다. 하지만 이 댐으로 아부심벨과 필레신전, 그리고 그 외에도 수많은 고대 유적들이 제자리를 떠나 옮겨지고 일부는 수몰되어 강아래에 있다는 것은 고대 이집트 문화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애증의 댐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이로써 이집트 남쪽 끝까지 하고싶은 관광을 다 이루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_Ka18clF9bQ?si=BnRunkXjLPLkpjdO>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3 13:58:59내포는 해안에서 육지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 포구나 갯가를 말한다. '해안에서 만의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갯가'라는 뜻으로 우리말 '안개'(발음상 안깨)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특정 지역 전체를 포함한 지명으로 국내에서는 충남 북서부 지역을 이르는 내포가 거의 유일하다. 그 중심인 아산만의 삽교천 하구는 한반도 해안에서 가장 깊숙이 들어간 곳이다. 좁게는 삽교천 하구 자체가 내포였고, 유궁진(由宮津)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실제로 일반명사인 내포는 이곳 내포 외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아산만의 가장 안쪽인 공세리(貢稅里)는 이름대로 포구 공세곶(貢稅串)으로 해안에서 운반된 곡식을 저장하는 조창(漕倉)이 설치되면서 발달한 취락이다. 삽교천은 무한천과 곡교천이 합류해 경기만으로 나가는 비교적 큰 하천으로 충남과 경기를 구분하면서 동시에 유사한 지역성과 지역경제를 보여준다. 경기만과 삽교천을 중심으로 불리던 내포는 인식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서쪽 태안반도까지 포함한다. 그리하여 예산·당진·서산·홍성·태안까지 이르는, 말하자면 차령산맥의 서북쪽을 모두 아우르는 용어로 지칭된다. 자연적으로 충남은 공주와 부여, 논산을 잇는 금강문화권과 예산에서 태안에 이르는 내포문화권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흔히 예당평야로 불리는 예산과 당진을 포함하는 삽교천 하구의 평야지대는 내포평야라고도 불린다. 예당평야는 기존의 오랜 지질시대를 통해 풍화된 평탄지와 함께 하천 유역 그리고 하천과 해안 간척, 예당 및 합덕 저수지 개발 등으로 서해안에서 중요한 평야로 발전했다. 이러한 평야의 농경은 태안반도 및 경기만의 어업과 함께 지역 경제를 살찌우면서 조선시대 한양의 선비들이 귀촌하여 살고 싶어한 곳이 내포평야였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으로 역사시대에는 중국과 교역이 빈번했고, 종교적으로 조운의 안전을 비는 불교도 융성했다. 그리고 조선 말기 서양의 천주교가 전파될 때도 선구적으로 좋은 대상지였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연관된 아산 공세리 성당이 좋은 사례다. 내포는 지역적으로 비교적 뚜렷한 경계선을 가진다. 충남 중심부에서 북동·남서 방향으로 달리는 차령산맥(차령산지)은 충남을 북서, 남동으로 가른다. 차령산맥 북서부에 해당하는 지역을 크게 내포라고 불러왔다. 내포는 그 의미상 해안에 접하는 평지와 산록으로 연결된 지역이다. 특히 차령 이북의 중심에 자리 잡은 가야산지는 입지적으로 내포의 중심을 이루면서 가야산지를 둘러싼 지역을 내포라고 여긴다. 차령산지에 의한 충남의 지역성 분리는 마한과 백제 등 역사에도 반영되어 있다. 충남은 사실 서북부의 내포와 동남부의 공주·부여권으로 구분된다. 수도 한양과 호남을 연결하는 충남의 주요 육로는 천안에서 차현(車峴·차령)을 넘어 공주·이산(尼山·현재 논산시 노성면)·은진으로 이어진다. 충청도의 핵심 루트다. 상대적으로 서북의 내포 지역은 국토 주로에서 벗어나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전쟁 등의 군사 이동의 중심전선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상대적 안전이 이뤄진 곳이다. 내포 지역은 지리적인 개념은 가지고 있으나 삼국시대 이래 역사적으로 공식적 행정구역이거나 법제적 단위는 아니었다. '세종실록'에는 "내포에는 10여개 행정구역이 있는데, 홍주·결성·해미·태안·서산·면천·당진·덕산·예산·신창 등이 있다"고 했다. 18세기 '영조실록'과 '여지도서'에는 위 10현에 더해 서천·온양·평택·남포·청양·보령·비인·아산을 포함해 '내포 18읍'이라 했다. 내포 지역의 영역은 사용자에 따라서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행정구역을 놓고 보면 그리고 많은 기존 자료를 비교하면, 대체로 예산·당진·서산·홍성이 그 중심이 된다. 여기에 인근을 더 포함하면 아산·태안 등이 추가된다. 더 넓게 보는 문헌들을 보면 해안 지역의 서천과 보령을 포함하기도 한다. 사실 내포는 충남의 중심이라고 할 공주와 부여와는 거리가 있다. 역사적으로도 공주와 부여 등은 전라도와 연결되는 주된 영역이다. 말하자면 차령산지를 경계로 '내포문화권'과 '금강문화권'이 비교적 뚜렷이 인문사회적 구분이 된 것이다. 고구려와 신라에 밀려 백제 문무왕(475년) 때 도읍을 웅진으로 옮겨가고, 538년에 다시 도읍을 사비로 옮겨갈 때도 내포는 그대로 백제에 남았다. 충청과 전라 그리고 수도권 지역에서도 조금 벗어난 곳으로 한가한 지역성을 유지해 나갔던 것이다. 내포의 지역 방언도 경기와 전라도의 영향을 덜 받아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축약언어로 말(마을), 눈밥(눌은밥)이 있고 모음의 특이성으로 넘(남), 너물(나물), 같이요(같아요) 등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글문화의 하나로 시조 짓기가 있는데, 지역에 따른 시조 유형인 향제(鄕制)를 보면 한양과 경기의 경제(京制), 호남의 완제(完制), 영남의 영제(嶺制)와 비교되는 내포제(內浦制)가 있다.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 내포에서 자체적인 시조가 전승된 것을 보면, 지리적인 위치를 반영하는 문화적인 독자성을 가진 것이다. 내포의 지형은 중앙에 남북으로 가야산지가 발달하고 동쪽은 아산만으로 열려서 발달하는 개방형 내포분지 평야로 형성되어 있다. 서쪽에는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해안에 분지형 평야가 발달했다. 가야산지는 내포지역을 대략 동쪽의 내포평야와 서쪽의 태안반도로 나눈다. 지체적으로 남북 및 동북서남향 구조선에 해안 방향으로 발달한다. 이들 내포 지역은 지난 빙기에 형성된 화강암의 침식 와지와 간빙기 해진으로 충적평야가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토질은 내륙 충적분지보다 비옥해 농업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100m 내외의 낮은 구릉대도 잘 발달하고 있는데, 개간 과정에서 남은 식생지와 차후 조림지 그리고 농경지 및 촌락 공간들이 함께한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산과 들, 넓은 충적지와 하천, 저수지의 수자원, 바다와 갯벌의 여러 해산물이 집산되어 내포는 풍요의 땅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서해 해운의 이점도 함께한다. 풍요와 한양에 가까우니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한양에서 은퇴하면 더러 이곳으로 귀향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1 18:28:23내포는 해안에서 육지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간 포구나 갯가를 말한다. ‘해안에서 만의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갯가’라는 뜻으로 우리말 ‘안개’(발음상 안깨)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특정 지역 전체를 포함한 지명으로 국내에서는 충남 북서부 지역을 이르는 내포가 거의 유일하다. 그 중심인 아산만의 삽교천 하구는 한반도 해안에서 가장 깊숙이 들어간 곳이다. 좁게는 삽교천 하구 자체가 내포였고, 유궁진(由宮津)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실제로 일반명사인 내포는 이곳 내포 외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아산만의 가장 안쪽인 공세리(貢稅里)는 이름대로 포구 공세곶(貢稅串)으로 해안에서 운반된 곡식을 저장하는 조창(漕倉)이 설치되면서 발달한 취락이다. 삽교천은 무한천과 곡교천을 합류해 경기만으로 나가는 비교적 큰 하천으로 충남과 경기를 구분하면서 동시에 유사한 지역성과 지역경제를 보여준다. 경기만과 삽교천을 중심으로 불리던 내포는 인식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서쪽 태안반도까지 포함한다. 그리하여 예산, 당진, 서산, 홍성, 태안까지 이르는, 말하자면 차령산맥의 서북쪽을 모두 아우러는 용어로 지칭된다. 자연적으로 충남은 공주와 부여, 논산을 잇는 금강문화권과 예산에서 태안에 이르는 내포문화권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흔히 예당평야로 불리는 예산과 당진을 포함하는 삽교천 하구의 평야지대는 내포평야라고도 불린다. 예당평야는 기존의 오랜 지질 시대를 통해 풍화된 평탄지와 함께 하천 유역, 그리고 하천과 해안 간척, 예당 및 합덕 저수지 개발 등으로 서해안에서 중요한 평야로 발전했다. 이러한 평야의 농경은 태안반도 및 경기만의 어업과 함께 지역의 경제를 살찌우면서 조선시대 한양의 선비들이 귀촌하여 살고 싶어한 곳이 내포평야였다. 이러한 지리적인 조건으로 역사시대에는 중국과의 교역이 빈번했고, 종교적으로 조운의 안전을 비는 불교도 융성했다. 그리고 조선 말기 서양의 천주교가 전파될 때에도 선구적으로 좋은 대상지였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연관된 아산 공세리 성당이 좋은 사례다. 내포는 지역적으로 비교적 뚜렷한 경계선을 가진다. 충남 중심부에서 북동·남서 방향으로 달리는 차령산맥(차령산지)은 충남을 북서, 남동으로 가른다. 차령산맥 북서부에 해당하는 지역을 크게 내포라고 불러왔다. 내포는 그 의미상 해안에 접하는 평지와 산록으로 연결된 지역이다. 특히 차령 이북의 중심에 자리잡은 가야산지는 입지적으로 내포의 중심을 이루면서 가야산지를 둘러싼 지역을 내포라고 여긴다. 차령산지에 의한 충남의 지역성 분리는 마한과 백제 등 역사에서도 반영되어 있다. 충남은 사실 서북부의 내포와 동남부의 공주·부여권과 구분된다. 수도 한양과 호남을 연결하는 충남의 주요 육로는 천안에서 차현(車峴·차령)을 넘어, 공주, 이산(尼山·현재 논산시 노성면), 은진으로 이어진다. 충청도의 핵심 루트다. 상대적으로 서북의 내포 지역은 국토 주로에서 벗어나 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등의 군사 이동의 중심전선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상대적 안전이 이뤄진 곳이다. 내포 지역은 지리적인 개념은 가지고 있으나 삼국시대 이래 역사적으로 공식적인 행정구역이거나 법제적인 단위는 아니었다. ‘세종실록’에는 "내포에는 10여 행정구역이 있는데, 홍주, 결성, 해미, 태안, 서산, 면천, 당진, 덕산, 예산, 신창 등이 있다"고 했다. 18세기 ‘영조실록’과 ‘여지도서’에는 위 10현에 더하여 서천, 온양, 평택, 남포, 청양, 보령, 비인, 보령, 아산을 포함해 ‘내포 18읍’이라 했다. 내포 지역의 영역은 사용자에 따라서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행정구역을 놓고 보면, 그리고 많은 기존 자료를 비교하면, 대체로 예산, 당진, 서산, 홍성이 그 중심이 된다. 여기에 인근을 더 포함하면 아산, 태안 등이 추가된다. 더 넓게 보는 문헌들을 보면 해안 지역의 서천과 보령을 포함하기도 한다. 사실 내포는 충남의 중심이라고 할 공주와 부여와는 거리를 가진다. 역사적으로도 공주와 부여 등은 전라도와 연결되는 주된 영역이다. 말하자면 차령산지를 경계로 ‘내포문화권’과 ‘금강문화권’이 비교적 뚜렷이 인문사회적 구분이 된 것이다. 고구려와 신라에 밀려 백제 문무왕(475년) 때 도읍을 웅진으로 옮겨가고, 538년에 다시 도읍을 사비로 옮겨갈 때도 내포는 그대로 백제에 남았다. 충청과 전라, 그리고 수도권 지역에서도 조금 벗어난 곳으로 한가한 지역성을 유지해나갔던 것이다. 내포의 지역 방언도 경기와 전라도의 영향을 덜 받아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축약언어로 말(마을), 눈밥(눌은 밥)이 있고, 모음의 특이성으로 넘(남), 너물(나물), 같이요(같아요) 등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글문화의 하나로 시조짓기가 있는데, 지역에 따른 시조 유형인 향제(鄕制)를 보면 한양과 경기의 경제(京制), 호남의 완제(完制), 영남의 영제(嶺制)와 비교되는 내포제(內浦制)가 있다.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 내포에서 자체적인 시조가 전승된 것을 보면, 지리적인 위치를 반영하는 문화적인 독자성을 가진 것이다. 내포의 지형은 중앙에 남북으로 가야산지가 발달하고 동쪽은 아산만으로 열려서 발달하는 개방형 내포분지 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서쪽에는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해안에 분지형 평야가 발달한다. 가야산지는 내포지역을 대략 동쪽의 내포평야와 서쪽의 태안반도로 나눈다. 지체적으로 남북 및 동북서남향 구조선에 해안 방향으로 발달한다. 이들 내포 지역은 지난 빙기에 형성된 화강암의 침식 와지와 간빙기 해진으로 충적평야가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토질은 내륙 충적분지보다 비옥해 농업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100m 내외의 낮은 구릉대도 잘 발달하고 있는데, 개간 과정에서 남은 식생지와 차후 조림지, 그리고 농경지 및 촌락 공간들이 함께 한다.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산과 들, 넓은 충적지와 하천, 저수지의 수자원, 바다와 갯벌의 여러 해산물이 집산되어 내포는 풍요의 땅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서해 해운의 이점도 함께한다. 풍요와 한양에 가까우니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한양에서 은퇴하면 더러 이곳으로 귀향했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0 17:22:09[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의 교전과 포로 심문 등에 대비해 병사들에게 한국어 학습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약 2주 전 우크라이나군에 북한군을 포획하거나 심문할 때 지침이 담긴 책자가 배포됐다고 보도했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에 따르면 책자에는 "이곳에 몇 명이나 와 있느냐", "온 지 얼마나 됐느냐",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국어로 하는 방법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배포된 책자를 받은 병사가 "갑자기 (북한군 파병이) 현실로 다가왔다"라며 "우크라이나가 이제 두 개의 핵보유국과 맞서게 됐기 때문에 모두가 '미쳤다'고 반응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공유하는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작성한 문건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문건에는 '임무가 뭐야?', '무기 버려', ‘부상 있어?’, ‘배고파?’ 등의 한국어 표현과 이를 키릴 문자로 음차한 표기 등이 담겼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이 공개한 감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 30명당 통역사가 1명에 불과한 점 등 소통이 불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러시아군의 반응도 냉담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08 10: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