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결렬 위기가 중동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미국은 중동에서 비필수 인력의 철수를 공식화했고 이란은 미군의 군사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11일(현지시간)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미국시장에서 8월 인도분이 전장 대비 2.90달러(4.34%) 뛴 배럴당 69.77달러로 치솟았다. 4월 3일 이후 최고 마감가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7월 물은 3.17달러(4.88%) 급등해 배럴당 68.15달러로 마감했다. 4월 2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무역전쟁 등으로 가격이 떨어지던 유가가 이날 상승한 것은 중동의 전쟁 위기감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미국 국무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철수를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미군 가족들의 자발적인 철수를 용인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위험한 곳이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철수하라고 지시했다"며 이같은 보도를 인정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이날 "(미국과의 핵)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중동 내 모든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오만의 중재로 5번의 핵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안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가 핵심 쟁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오는 12일 이란은 미국이 제시한 중간 협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미국은 이란에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핵 비확산 조약의 서명국으로써 우라늄 농축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핵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군사적 행동보다는 협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5-06-12 14:43:06[파이낸셜뉴스]주요 7개국(G7)이 6일(현지 시간)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G7 외교부 장관들은 이날 의장국인 캐나다 외교부가 배포한 공동성명에서 "최근 대만 주변에서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비롯해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점점 빈번해지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양안간 긴장감을 높이고 있으며 국제 안보와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G7 장관은 또 "G7과 국제사회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무력이나 강압을 포함한 일방적인 행동으로 이러한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건설적인 양안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계속 지지한다"고 부연했다. 중국군은 1~2일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병력을 총동원해 대만 포위 형태의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중국 첫 국산 항모인 산둥호과 그 전단이 대만을 겨냥한 해상·육상 타격 훈련을 벌였다. 054형 호위함과 둥펑(DF)-15 탄도미사일, 윈(Y)-20 수송기, 훙(H)-6K 폭격기도 이번 훈련에 참여했다. 특히 H-6K는 잉지(YJ)-21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채 훈련에 참여해 무력을 과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4-07 06:48:4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러시아와 북한간 군사 협력 조약 체결에 대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북한은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 "우리가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오는 동안에도,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주민들의 참혹한 삶은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잇따른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윤 대통령은 "최근에는 오물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일갈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6-25 10:23:08[파이낸셜뉴스] 북한이 27일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제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야간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북한의 열병식 역시 김정은의 대내외 메시지와 북한이 공개할 신무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초저녁' 시간대에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서 군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 준비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쟁에서 승리에서 의미의 '전승절'이라고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주년(5·10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란 이유로 대대적인 경축행사를 예고해 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열병식은 모두 13차례 진행했으며 이번이 14번째다, 김정은은 12차례 참석해 5번 연설했다. 이 가운데 주간에 벌인 열병식은 8차례, 이번에도 야간에 열병식 강행한다면 6번째다. 북한이 야간을 택해 열병식을 벌이게 된 계기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조언 등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5월 11일 공개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북한의 첫 야간 열병식에 대해 "현송월 단장에게 얘기했다"며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했다"고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2018년 현송월 단장과 연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권한이 있었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극적 효과가 연출된다"며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버리면 된다"며 밤에 열병식을 하라는 조언에 대해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이 북한의 야간 열병식 개최는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지난해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 창건 90주년 열병식은 0시부터 시작했다. 올해 2월 8일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은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주석단에 자리했지만 따로 연설 없이 오후 8시30분부터 식전행사를 시작해 오후 10시부터 본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은 과거 열병식 때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무기를 공개해 온 사례에 비춰 이번 열병식도 새로 개발한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 현장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李鴻忠)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등 러시아·중국의 대표단 등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이구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은 지난 25일 오후 러시아 정부 전용기 '일류신(Il)-96'을 타고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내렸다. 리 위원 등 중국 대표단 또한 전날 오전 베이징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북한으로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김정은이 이번 열병식에서 연설에 나설 경우 한미일 등을 향한 '강 대 강' 기조를 재천명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를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설치나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최근 북한이 트집을 잡고 있는 미군 정찰기의 대북 정찰 활동 등을 겨냥한 입장을 표명할지도 주목된다. 전문가 그룹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한·미·일에 한층 더 '공세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뒤 군사행동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화된 경계·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앞서 12일 김정은의 참관 아래 고체연료 기반 신형 ICBM '화성-18형'의 2차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19일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으로, 22일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다시 24일엔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쏘는 등 이달에만 4차례 무력도발을 벌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7-27 08:45:26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추가 도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일간 북핵 공조 수위가 높아지고 한미 정상이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일본까지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등 북핵 압박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 만큼 북한의 도발 여건이 어느정도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북한 김정은이 발사체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시찰하고 어제 16일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정은이 한달여 만에 북한 매체에 등장해 정찰위성 관련 행보에 나섰다. 다만 통신은 '차후 행동계획'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립이 완료된 위성을 발사체의 최상단에 탑재하는 과정이나 메인 발사체를 최종 조립하는 과정, 발사 전까지의 각종 점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8일 김정은이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하면서 군사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엔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 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준비가 완료'됐다면서 이를 주도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사업이 '결속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기간과 전후 또는 오는 7월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전후해 정찰위성을 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에 위성발사에 실패한다면 국제적 위상이 실추될 가능성이 있어 서두르지 않고 6월 이후부터 7월 27일 전승절, 9월 9일 정권수립일, 10월 10일 당 창건일 이전까지 기술적으로나 여건·환경적으로 가장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성공에 확신이 있을 때 발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5-17 18:15:04[파이낸셜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7일 "미군과 남조선괴뢰군부의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장악하고 있다"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공해와 공역에서 주변국들의 안전에 전혀 위해가 없이 진행되는 우리의 전략무기시험에 요격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따르는 경우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15일 만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3-07 07:19:01[파이낸셜뉴스] 북한군은 5일 남측이 수십발 발사체를 동남 방향으로 쏘는 적황이 포착돼 대응 포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2월 5일 8시30~15시50분 사이에 적측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발이 동남방향으로 발사되는 적정이 제기되었다"며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인민군 전선부대들에 적정감시 및 신속반격 태세를 철저히 갖출데 대한 긴급지시를 하달하였으며 15시부터 16시까지 사이에 동,서부 전선 부대들에서 130여발의 대응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진행하도록 하였다"고 했다. 이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적의 모든 도발적인 행동들을 건건사사 계산하며 항상 견결하고 압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며 "적측은 육안 감시가 가능한 전선 근접 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측이 전선 일대에서 불필요한 긴장 격화의 불씨를 일으키지 말고 자중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적반하장식 주장을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12-05 19:04:24[파이낸셜뉴스]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통해 대중국 견제에 나선 것에 대한 반발로 중국이 1995~96년 대만위기 이후 가장 강력한 군사공세에 나섰다. 중국은 4~7일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실탄 사격'을 포함한 포위식 군사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외신에 의하면 실제로 4일 중국 군용기 22대가 중간선을 넘었다 돌아갔다. 또 이날 오후 1시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대만 북부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모두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같은 날 장거리 정밀 타격 훈련도 있었지만, 중국은 5일 발표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만(타이완) 국방부는 5일 "중국 군용기 68대와 해군 군함 13척이 대만해협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며 "이 중 일부는 중간선으로 알려진 양측의 비공식 완충 지역을 의도적으로 넘었다"고 밝혔다. 이날 대만 국방부는 성명에서 "중국군이 현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대만 수역과 영공을 침범했다"고 비난하고, 이에 "경보 방송과 전투기, 함정, 지상 미사일을 사용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중국도 대만해협에서 예고했던 군사 훈련 이틀째로 '공중 및 해상 전투 훈련을 실시했다'고 확인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NHK도 4일 중국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11발 중 5발은 일본의 EEZ (배타적경제수역) 안쪽에 떨어져 일본 정부가 중국 측에 강력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일본의 안전보장,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이 설정한 EEZ 안쪽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만해협 공세는 중국이 '회색지대전략에서→흑백지대 역학으로 공세 전환'을 현시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계돼 그 상황이 위중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중국의 공세는 전선을 일본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내재돼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현재 중국은 미국과의 힘의 역학변화, 군사력 격차는 1995-96년 대만위기 당시보다 훨씬 좁혀졌다"며 "이로 인해 미·중 정책결정자의 인식도 변화하면서 '위기관리 역학'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서로가 '원하지 않는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는 "이번 중국의 공세는 그레이엄 앨리슨이 언급한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1990년대와 달리 랴오닝함과 산둥함 등 2척의 항모를 운용 중이며 지난 6월 3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을 진수하는 등 해군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상대방에 대한 '강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무력 충돌과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지난 1996년 대만위기 당시 중국은 대만해협에 미사일 등 실발사 훈련과 대규모 병력배치를 통해 대만정부의 친미행보를 군사적으로 강압한 바 있다. 당시엔 미국이 항공강습단 등 대규모 군사력을 대만해협으로 보내며 강경대응하자 중국은 바로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철수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이번에도 미국이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1996년 당시와 달리 중국은 대만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고강도 공세를 감행하면서 '대국굴기' 차원에서 1990년대와 다른 강대국이라는 현시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투키디데스 함정'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흑백지대공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 중 일부가 일본 EEZ 안쪽으로 탄착된 것은 일본으로까지 전선을 확대하더라도 대만은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장기적으로 상대방의 이익을 잠식시키는 회색지대전략을 채택해오면서도 소위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 하지만 대만에 대해서는 일국양제 원칙 고수 차원에서 흑백지대역학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만은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할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리전 지대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그 어느 쪽도 전쟁은 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대만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관리 장치가 가동되지 않으면 우발적인 군사충돌 발생으로 결국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따라서 미·중 양국은 ‘억제’와 ‘위기관리’를 모두 가동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이며 중국은 지정학적 이웃국이라는 점에서 대만 문제를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8-06 09:18:03[파이낸셜뉴스] 증권업계는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25년만에 대만을 방문한 미국 하원의장이 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전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증시는 높은 변동성 장세를 시현했다. 시장은 미·중 긴장감은 유지될 수 있으나 양국 관계가 전쟁 등 극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평가한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상황, 군사훈련 계획, 러시아 제재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군사행동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부동산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치국회의에서 사실상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언급했다. 민생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중국 공산당이 현 상황에서 군사행동을 취하는 건 기존의 방침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또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도착 과정 중 중국의 군사적 도발이 없었다.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을 지나기는 했으나 도발, 위협보다는 미·중 정상통화 이후에 진행된 미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행동으로 판단된다. 정 연구원은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대외 리스크까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단기적으로 중국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만한 명분으로 작용하기 좋은 소재"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다만, 대만 이슈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극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며 "중국 정부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 인프라 강화 등 정책 기대에 베팅해야한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8-03 08:46:31[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캘리포니아주)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비공식적인 경고 메시지를 끊임없이 내보냈다. 중국은 미 정가 서열 순위 3위 인사가 다음달 대만에 방문할 경우 대만을 중국 영토가 아닌 독립국으로 여긴다고 보고 군사 행동까지 감행할 생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6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최근 펠로시의 대만행에 공개적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비공개적으로는 더욱 거친 언사를 보였다고 전했다. 관계자 가운데 1명에 따르면 중국 관계자는 미국과 비공개 접촉 과정에서 이전에 꺼냈던 대응 조치에 비해 “보다 강력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들은 중국 관계자들이 비공개적으로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전했다. FT는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대응책을 꺼내지 않았으나 펠로시의 비행기가 대만에 착륙하지 못하게 군용기를 보내 요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쪽에서도 중국이 펠로시의 방문을 막기 위해 실행할 위협이나 벼랑 끝 전술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23일까지 7일 연속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군용기를 진입시키는 무력시위를 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J-16 전투기 2대, Y-8 초계기 1대, Y-8 대잠기 1대 등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4대가 대만 ADIZ 남서쪽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지난 17일부터 7일간 매일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진입한 날은 7월 들어 15일로 늘어났다. 펠로시는 올해 초 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미국 안팎에서는 그가 올 여름에 다시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는 소문이 흘러나왔고 8월초가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펠로시는 이번 순방길에 대만도 포함할 예정이다.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한다면 현직 미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출범한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와 집권 민주당은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대만에 대한 지원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펠로시의 대만 방문설에 대해 "미국이 대만 방문을 고집하면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펠로시의 방문 계획에 대해 "군에선 지금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 고 답했다. FT는 2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고위 위원이 중국과 긴장 확대를 이유로 펠로시의 대만행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7-24 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