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라 한일 간에 진통을 겪다 14년 만에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가 등재에 동의한 이유는 일본 정부가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키로 약속만 한 게 아닌 전시관을 마련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가혹한 조선인 강제노동 드러내는 사료들 전시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이 신청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한일이 합의하면서 전원이 동의하는 컨센서스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사도광산에 대한 한일 간 의견차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미 모든 노동자들과 그들의 고된 작업 조건 및 고난을 설명하는 새로운 전시 자료와 해설, 전시 시설을 현장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시물은 사도광산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2km 떨어진 기타자와 구역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마련됐다. 박물관 2층 한 구획에 ‘조선반도 출신자 포함 광산 노동자의 생활’ 제하 관련 사료들을 전시했다. 국민징용령 도입으로 조선총독부가 관여해 광산에 1000명 이상 조선인 노동자가 투입됐다는 사실, 바위를 뚫고 옮기는 등 위험한 작업에 조선인 노동자가 일본인보다 월등히 많이 종사한 데다, 조선인 노동자 월평균 근로일이 28일에 달할 만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는 점을 드러냈다. 특히 식량 부족에다 임금이 미지불되는 부당한 상황에 근로 중 사고사는 물론 노동쟁의가 벌어지고, 10명이 이탈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료들을 전시했다. ‘반도인 노무자 조사보고’ 등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과중한 업무량이 담겼고, 사도광산 측이 전후 1140명의 귀국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미지불 임금 23만1059엔을 공탁한 기록, 조선인 노동자 7명이 도주하고 3명은 형무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을 담은 연초배급대장 등도 배치됐다. 약속 어겼던 군함도 강제노동 역사 반영도 기대 야권을 비롯한 일각에선 가노 대사가 ‘강제성’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 또 전시물과 9월에 열리는 추도식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얼마나 부각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과거 2015년 군함도라 불리는 일본 하시마 탄광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때에도 일본 정부가 강제노역 역사를 적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에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만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전시 내용이 강제노역의 부당함을 드러내는 근거사료 자체를 내보이는 만큼, 군함도와는 전혀 다른 경우라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거기다 가노 대사가 ‘이전의 약속’에 대해서도 명심하겠다고 밝힌 만큼, 군함도 또한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추가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후속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28 14:43:4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26일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 대한 ‘전체 역사’를 반영키로 약속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일 정부의 잠정합의에 따라 오는 27일 사도광산은 정식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 합의가 막판에 다다랐으며 앞으로 24시간 안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27일) 인도 뉴델리 세계유산심의위원회에서 투표 없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애초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하면서 조선인 강제노동 역사는 담지 않았고, 이에 우리나라는 전임 문재인 정부 때부터 항의해왔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개선됐고,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도 전체 역사를 설명하는 시설·설비를 주문하면서 협의가 진전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등재에 동의한 이유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이미 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특히 과거 2015년 군함도라 불리는 일본 하시마 탄광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적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힘없는 약속만 받아낸 게 아니라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에는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 게 아니라 이행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합의하고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세계유산심의위 위원국으로서 반대표를 던지는 등 끝까지 막았어야 했다는 야권을 중심으로 한 비판은 여전하다. 이에 전날 국회가 '일본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키도 했다. 다만 반대표를 던졌다면 오히려 강제노동 역사 반영을 어렵게 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유산심의위는 타협을 거쳐 표결 없이 합의하는 관례가 있는데, 위원국들 모두 자국 유산 등재를 원한다는 이해관계에 따라서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합의하지 않으면 표결로 이어지고, 표 대결에서 밀릴 경우 아예 전체 역사 반영 조치 없이 등재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26 15:47:51[파이낸셜뉴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압박이 대만 총통 선거날에도 이어졌다. 대만 자유시보는 13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인 12일 오전 6시(현지시간)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8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 인민해방군 군용기 8대 가운데 윈(Y)-8 대잠 정찰기 1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부 공역에 깊숙이 진입한 뒤 중국 공역으로 되돌아갔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아울러 대만군은 해역에 함정들을 파견, 인민해방군 함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했다. 이외에도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3시 29분과 오후 2시 35분께 대만해협 중간성을 넘어온 중국 풍선 2개를 각각 탐지했다고도 밝혔다. 이들 중국 풍선은 고도 2만~2만2000피트 높이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 뒤 각각 오전 5시 44분과 5시 41분에 관측 범위에서 사라졌다. 이 중 풍선 1개는 대만 남부 지역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관통해 이동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앞서 대만군은 11일 오전 6시부터 12일 오전 6시 사이에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6척을 각각 포착한 바 있다. 11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온 중국 풍선 5개를 탐지하기도 했다. 중국은 2016년 5월 독립 성향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미중패권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인 가운데, 중국도 투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1-13 15:47:39[파이낸셜뉴스] 아라비아 반도 끄트머리에서 홍해를 지나던 화물선들이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구조신호를 받고 출동한 미국 군함이 드론을 격추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범인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 중부 사령부는 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교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무렵 바하마 선적의 벌크선인 ‘유니티 익스플로러’호가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같은날 정오 무렵에는 인근에 있던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USS 카니함(DDG-64)으로 드론이 접근했으며 카니함은 이를 격추했다. 사령부는 드론의 “구체적인 목표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유니티 익스플로러호는 약 30분 뒤에 2번째로 날아온 탄도 미사일에 맞았고 긴급 구조 신호를 전파했다. 해당 신호를 받고 출동한 카니함은 피해 상황을 점검하던 중 접근하던 2번째 드론을 포착하고 격추했다. 약 3시간 뒤에는 파나마 국적 벌크선인 ‘넘버 나인’호가 후티 반군 영토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피해는 없었다. 이후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인 ‘소피 2’호 역시 탄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구조 신호 보냈다. 신호를 받은 카니함은 소피 2호를 구하러 가던 도중에 인근 상공에서 드론 1기를 추가로 발견해 격추했다. 소피 2호는 경미한 손상을 입었고 카니함은 손상이 없었다. 같은날 후티 반군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야히야 사리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2척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후티 반군의 순항 미사일을 최소 2기 요격했다고 밝혔다. 샤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지속할 경우 계속해서 홍해 및 아라비아해의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은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공격받은 선박이 이스라엘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 중부 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후티 반군의 소행이라며 “국제 무역과 해상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멘의 후티 반군이 저지른 이번 공격은 이란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사령부는 “미국은 국제 동맹과 파트너들과 협조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이 미 군함을 공격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선박을 나포하겠다고 협박한 직후 홍해 남부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로 향하던 차량 운반용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갤럭시 리더호를 소유한 영국 회사의 지분 일부를 이스라엘 해운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25일에는 이스라엘 재벌 이단 오페르의 회사가 소유한 컨테이너선이 인도양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2-04 10:16:59【 울산=정상균 기자】 국내 최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배치Ⅱ 1번함)'은 지난해 8월부터 동해 근해에서 통합 탐지체계, 하이브리드엔진 등 성능을 시험 평가 중이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에서 내년 11월까지 500여 항목을 시험 평가한 뒤 완벽한 성능으로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오후 정조대왕함은 짧은 뱃고동을 울렸다. 나흘간 시험 항해를 위해 동해로 출항했다. 이날 오전 출항 직전 기자가 승선했다. 8200t급 스텔스(탐지 은폐 기술) 선체의 정조대왕함(길이 170m 폭 21m)은 단단하면서도 용맹한 호랑이처럼 날렵해 보였다. 출항 전 함수에 설치된 5인치 함포와 지상 5층 높이의 고정형 육각 360도 레이더망이 시원스럽게 솟아있었다. 최첨단 무장기술이 격납된 함정 내부는 촘촘했다. 유도탄수직발사대, 근접발사대는 함정 앞뒤에 쌍으로 탑재된다. 함대함 유도탄은 선체 가운데 은밀하게 장착된다. 현장에서 만난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생산·기획부문장은 "대잠수함 방어·요격 작전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이지스구축함"이라고 했다. 정조대왕함은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사의 획을 긋는 역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척당 1조원대 규모의 이지스구축함 총 6척 중 5척을 건조했다. 정조대왕함의 강점은 저주파 다기능 통합소나(Sonar), 탄도탄 요격미사일(SM-3, SM-6) 무장 및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해상 기동형 3축 체제(탐지-추적-요격)를 모두 갖춘 전투체계 통합은 한국 최초"라고 했다. 정조대왕함 한 척에 대잠·대항·대공·대지 능력이 총집결됐다는 얘기다. 함정 설계·건조 기술에 전투체계통합 능력을 한치의 오차없이 일체화하는 HD현대중공업의 축적된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 울산 조선소 6, 7번 도크에선 특수선(군함, 잠수함)을 생산한다. 이날 사업장은 활기에 넘쳤다. 7번 도크에는 내년 진수를 앞둔 필리핀 수출용 초계함(2척) 건조가 한창이었다. 박 부문장은 "엔진, 발전기 등 핵심설비가 들어가는 배의 뼈대인 용골을 건조 중"이라고 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3200t급 초계함 및 2400t급 원해경비함(OPV) 6척을 건조하는 필리핀 해군 현대화사업을 수주했다. 바로 옆 특수선 선체 조립공장에선 H자 모양의 대형 소나 블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조대왕함 후속함(2번함)의 함수 아래 수중에 위치할 핵심 블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잠수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원호 특수선사업 본부장은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 특수선 매출을 2030년 2조원 이상으로 현재의 배 이상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 매출은 7073억원이다. skjung@fnnews.com
2023-11-22 18:14:55[파이낸셜뉴스] 【울산=정상균 기자】 국내 최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배치Ⅱ 1번함)'은 지난해 8월부터 동해 근해에서 통합 탐지체계, 하이브리드엔진 등 성능을 시험 평가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이 2년여간 건조해 지난해 7월말 진수한 함정이다.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서 내년 11월까지 500여 항목을 시험 평가, 완벽한 성능으로 해군에 인도된다. "세계 1등이 만들면 다르다" 지난 20일 오후 정조대왕함은 짧은 뱃고동을 울렸다. 나흘간 시험 항해를 위해 동해로 출항했다. 한 번 출항에 HD현대중공업 및 전투체계 업체, 방위사업청, 해군 관계자(시험평가관)와 승무원 등 150여명이 승선한다. 이날 오전 출항에 앞서 함정 안팎에선 식재료 및 연료 보충 등 항해 준비에 분주했다. 출항 직전 기자가 승선했다. 8200t급 스텔스(탐지 은폐 기술) 선체의 정조대왕함(길이 170m 폭 21m)은 단단하면서도 용맹한 호랑이처럼 날렵해 보였다. 출항 전 함수(艦首)에 설치된 5인치 함포와 지상 5층 높이의 고정형 육각 360도 레이더망이 시원스럽게 솟아있다. 최첨단 무장기술이 격납된 함정 내부는 촘촘했다. 500개가 넘는 격실 구조다. 유도탄수직발사대, 근접발사대는 함정 앞뒤에 쌍으로 탑재된다. 함대함 유도탄은 선체 가운데 은밀하게 장착된다. 현장에서 만난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생산·기획부문장은 "대잠수함 방어·요격 작전이 가능한 국내 최초의 이지스구축함"이라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 매출을 오는 2030년 2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함정 설계·건조·통합 기술의 역작 정조대왕함은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사(史)의 획을 긋는 역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척당 1조원대 규모의 이지스구축함 총 6척 중 5척을 했다. 8200t급 2번함은 현재 건조, 3번함은 설계 중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건조한 7600t급 이지스구축함 3대(배치Ⅰ, 1대는 한화오션 건조)는 실전에 투입됐다. 정조대왕함의 강점은 획기적 무장 및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다. 모든 게 한국 함정 최초다. 구체적으로 저주파 다기능 통합소나(Sonar) 체계는 기존 고주파 소나보다 탐지거리가 크게 늘어났다. 추진 체계는 가스터빈 엔진 4대에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HED) 2대가 추가 탑재됐다. 여기에 △지상 최대 12㎞ 고고도 탄도를 식별하는 레이더 △탄도탄 요격미사일 2종(SM-3, SM-6) 동시 탑재는 국내 최초다.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Ⅱ), 장거리 대잠어뢰, 국산 함대지유도탄 탑재 및 일명 '시호크' 해상작전헬기(MH-60R) 이착륙도 가능하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해상 기동형 3축 체제(탐지-추적-요격)를 모두 갖춘 전투체계 통합은 한국 최초"라고 했다. 정조대왕함 한 척에 대잠·대항·대공·대지 능력이 총집결됐다는 얘기다. 군함은 통합과 연결의 총체적 결과물이다. 이는 함정 설계·건조 기술에 전투체계통합 능력을 한치의 오차없이 일체화하는 것이다. 최 이사는 "함정 건조·설계 단계부터 무장운영체계를 구현, 이를 검사·시험하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최고난도 기술"이라고 했다. 독자 설계해 정조대왕함 탑재에 성공한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가 그 중 하나다. HD현대중공업이 수십년 축적한 설계·건조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 HD현대중공업이 미래 무기체계 유무형복합체계 개발·상용화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힘의 배경이기도 하다. '강대강' 특수선 매출 2조원대로 키운다 울산 조선소 6, 7번 도크에선 특수선(군함, 잠수함)을 생산한다. 등록된 인원만 입장하는 통제구역이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 사업장은 활기에 넘쳤다. 곳곳에서 용접 불꽃과 함께 후판을 절삭하는 소리가 울렸다. 7번 도크에는 내년 진수를 앞둔 필리핀 수출용 초계함(2척) 건조가 한창이었다. 이 초계함은 가스터빈 엔진이 장착된 폭이 좁은 날렵한 초고속 함정이다. 박 부문장은 "엔진, 발전기 등 핵심설비가 들어가는 배의 뼈대인 용골을 건조 중"이라고 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3200t급 초계함 및 2400t급 원해경비함(OPV) 6척을 건조하는 필리핀 해군 현대화사업을 수주했다. 바로 옆 특수선 선체 조립공장에선 H자 모양의 대형 소나 블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조대왕함 후속함(2번함)의 핵심 블록이다. 박 부문장은 "함수 아래 수중에 위치할 이 블록에 타지장치 소나가 장착된다"고 했다. 잠수함 전용 6번 도크 옆 은폐된 공장에선 1년 전 인도된 잠수함 정기 수리·보수가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1등의 상선 건조와 달리 특수선 사업에선 보수적이면서 신중한 전략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호위함 선도함을 설계·건조하고도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밀려 후속함 수주에 모두 실패하자 충격이 컸다. 강력한 경쟁 상대가 등장하면서 특수선 시장의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이 특수선 사업장을 언론에 전격 공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잠수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원호 특수선사업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특수선 매출을 2030년 2조원 이상으로 현재의 배 이상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 매출은 7073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확대 전략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수상함 경쟁 우위 강화 △잠수함 수출형 모델 개발이다. 중점 타깃은 내수를 넘어 동남아, 중동, 미주 등 글로벌 시장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상함 부문은 '필리핀 초계함 수출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주 본부장은 "기술력, 납기, 공정 안정 등에서 인정을 받으며 재발주가 들어오고 있다"며 "성공적인 '필리핀 수상함 모델'을 토대로 동남아, 남미,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잠수함 사업에선 향후 수년내 '수출 1호 잠수함'을 수주하겠다는 각오다. HD현대중공업은 2005년 장보고II 1800t급 잠수함 선도함(1번함)을 수주, 잠수함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경쟁사보다 늦은 출발이다. 이후 잠수함을 수출한 적은 없다. 주 본부장은 "HD현대중공업은 3000t급 이하 중·소형 잠수함 건조 기술을 모두 갖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3000t급 장보고III 3번함(신채호함) 잠수함을 건조, 현재 시험평가 중이다. 잠수함의 리튬배터리 전원공급체계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업체가 HD현대중공업이다. 잠항 지속시간을 1.5배 이상, 수중 최대속력 지속시간을 3배이상 높인 기술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800t급 잠수함 6척에 탑재, 실전에서 성능 신뢰성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사업에 자신하는 이유다. 주 본부장은 "2000t급 잠수함은 우리 기술 라이선스로 영업을 시작했다"며 "교체 수요가 있는 동남아가 새로운 시장으로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캐나다, 폴란드 대규모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 입찰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3-11-22 15:29:44[파이낸셜뉴스] 배의 키를 조종하는 조타실을 직접 보고, 군함 위에서 족구까지 해보는 이색체험을 한강에서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망원한강공원에 있는 서울시 최초 함상공원 '서울함공원'에서 오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가족과 함께 즐기는 '제4회 2023 서울함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군함 3척 중 가장 규모가 큰 군함인 서울함은 1900t으로, 1985년 취역해 30년간 해양수호 임무를 수행 후 지난 2015년에 퇴역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군함 위에서 생활하는 해군들의 일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태권도, 비보잉, 퓨전 타악 퍼포먼스 등 특별공연 △서울함공원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서울함 무비나잇 △시민 참여 전시·프로그램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서울함 조타실에서 쌍안경·방탄헬멧·구명의 등 장비를 착용하고 상관에게 직접 적군의 상황을 보고하는 견시(見視) 체험을 할 수 있다. 적도를 통과할 때 함정의 안위를 비는 제사를 바다 위에서 재현하는 ‘적도 통과제’, 해군이 휴식과 운동을 겸해 배 위에서 공이 떨어지지 않게 줄을 묶고 진행하는 이색 스포츠 '함상 족구'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모형 거북선, 판옥선 등 기념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별공연에서는 '2023년 성남 세계태권도 한마당' 태권체조 시니어 부문 세계 1위팀인 태권코레오의 공연, 국내 대표 비보잉팀인 플라멘웍스의 브레이킹 댄스를 볼 수 있다. 퓨전 타악 퍼포먼스 그룹 잼스틱의 리듬연주도 만나볼 수 있다. 특별공연 모두 서울함공원 광장 무대에서 열리며,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서울함공원 광장에서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하는 서울함 무비나잇에서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상영한다. 지난달 9월 서울함공원 사진 공모전의 수상작 및 국방부 유해발굴단 사진 및 유품을 특별전시한다. 서울시는 서울함 페스티벌에 매년 수천명의 시민이 방문하는 만큼 방문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에서 마을버스 16번을 이용하거나 6호선 망원역에서 마을버스 9번을 이용해 '망원한강공원, 서울함공원'에서 하차하면 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선선한 가을날 온 가족이 함께 '2023 서울함 페스티벌'에서 해군 일상을 체험하고 다양한 문화 공연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당초 14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우천 예보로 하루 연기해 15일에 개최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3-10-12 14:22:51[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한이 해군 군사력 강화를 위해 국내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해킹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8∼9월 북한의 해킹 조직이 국내 주요 조선사에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의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해 해군함정 기술정보 취득에 나선 것은 사이버 머니 갈취 등을 넘어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군사력 현대화를 시도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첨단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어 조선사가 해킹되면 한국해군의 기술 우위에 심대한 도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보안점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요 조선 업체, 선박 부품 제조업체 등 북한의 해킹 공세 지속 4일 국정원 등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정보기술(IT) 유지·보수 업체의 PC를 점거·우회 침투하거나 내부 직원을 상대로 피싱 메일을 유포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은 "북한 해킹조직들이 우리 조선 업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김정은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북중기계연합기업소와 중요 군수공장을 시찰하며 해군 무력 강화와 선박 공업 발전을 중요 노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정원은 앞으로도 주요 조선 업체와 선박 부품 제조업체 등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해킹을 시도한 업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보안 대책을 지원하는 한편, 북한의 해킹 공격이 예상되는 업체들에도 자체적인 보안 점검을 요청했다. 아울러 조선업체들에 업무망·인터넷망 분리, 유지보수업체·고객사 간 원격 접속용 프로그램 문제점 점검, 불분명한 이메일·웹사이트 열람 금지 등의 보안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북 핵무력 완성(?) 이어 재래식 해군 전력 균형화 시도 의도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해킹을 통해서라도 중·대형함 함정 건조에 나서는 것은 핵무력 완성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압도라는 여건조성을 완료한 후 이제는 재래식 군사력 균형에도 나서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국과의 재래식 군사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군사적 의도가 포함된 전형적인 비대칭 전력이다. 6차례의 핵실험 등을 통해 이미 핵무기를 확보한 북한이 그다음 단계로 해군력 강화에 나서 재래식 군사력도 균형화하겠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반 센터장은 이어 "다층적 군사위협에 노출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며 "신형함정 건조 의도는 재래식 군사력을 활용한 도발, 즉 국지도발과 전면전 도발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도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우려되는 점은 중·대형함 확보를 통해 해상전장에서도 핵무기를 자유롭게 투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속내도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은 해군이 전술핵무기 운용의 핵심부대라고 규정한 바 있고 신형 호위함에서 자칭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반 센터장은 이런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북한은 해군함정에서 핵무기를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중·대형함 함정 확보 시도는 국지도발, 재래식 전면전 도발, 핵도발을 모두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점을 간파해 업체보안이 곧 국가안보라는 생각으로 북한의 해킹시도를 와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0-04 17:28:32【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형 사업장이 몰려 있는 울산지역이 일제히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기업들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처럼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일까지 하계 휴가를 보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휴가 일정을 유지하면서도 태풍에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총 4단계의 태풍 위험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한 상태다.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와 '태풍 상황실'을 운영 중이며 실시간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현재 군함 2척을 포함해 총 7척의 선박을 피항 조치했고, 건조 중인 13척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높은 파도에 대비해 방파제 주변 위험물과 유해물질 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한영석 부회장과 이상균 사장은 휴가기간인 지난 7일 전사 태풍비상대책회의를 갖고, 강풍과 호우에 따른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HD현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사장은 직접 태풍 대비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바다와 인접해 있고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아 풍랑에 큰 영향을 받는 조선업 특성상 태풍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각적이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태화강 하구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가 예상되는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약 5000대를 지난 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에 걸쳐 안전지대로 이동시키는 등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범람 피해가 한차례 있었던 2공장 쪽 태화강 제방을 비롯해 배수 취약 지역을 확인하고 침수와 정전 등 예상되는 피해에 대비해 맨홀과 배수펌프, 전기시설 등의 점검을 벌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태풍 발생 때마다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해 즉각 대비에 들어간다”라며 “침수 취약지역인 수출차량 선적 부두에 대해 특별히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에너지와 S-OIL 등 석유화학업체도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 입항을 금지 등 만일의 사고에 대비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울산으로 오는 선박이 태풍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태풍이 상륙할 경우 주간 근무자 출근 시각을 연기하거나 오전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등 근무 시간과 방식을 조정할 예정이다. 울산시도 이날 오후 김두겸 시장 주재로 시 및 구군, 군부대, 경찰, 한국수자원공사 등 26개 기관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태풍 대비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은 강도 '강'으로 접근해 오는 10일 오전부터 11일 새벽까지 우리나라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예보된 북상 경로대로라면 울산은 가장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태풍 오른쪽 편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8-08 12:37:51[파이낸셜뉴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맞붙는 첫 군함 수주전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달 중순께 결정된다. 수주 규모는 '미니 이지스급' 호위함 두 척으로 총 83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업체만 방위사업청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 직전까지 날카롭게 대립하며 기싸움을 벌여왔던 양사는 입찰 이후엔 "최선을 다했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심사 착수..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5~6일 실사 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울산급 호위함 배치3(Batch-III) 사업의 마지막 물량인 5,6번함 입찰에 참여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에 대한 사업장 현장 실사를 5~6일 이틀간 진행한다. 현장 실사는 입찰후 첫 절차로, 방사청이 입찰업체가 제안서에 담긴 설비, 인력, 조직 등의 현황을 실제 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사청은 평가위원을 위촉, 제안서를 열람 심사한다. 이 기간에 입찰업체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결정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달 중 제안서를 평가해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선정된 업체와 협상이 결렬되지 않으면 해당 업체와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최저가 우선 평가에서 이번에는 제안서 종합평가로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 그간 '무임승차' 논란이 많았던 최저가 중심의 적격심사에서 기술력 중심의 제안서 평가로 방위사업관리 규정을 지난 1월 개정 시행했다.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에는 회사의 인적요소, 인프라 등 역량은 물론 배치3 관련 기술 사항 및 문제 해결 제안 등의 핵심으로 담겼다. 날 세우던 양사, 입찰 후엔 "최선 다했다" 말 아껴 이번 건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과 HD현대가 맞붙는 첫 군함 입찰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입찰 전까지 양사는 각자 "수상함 명가"라고 자부하며 상대업체를 겨냥해 신경전을 벌여왔다. 입찰이 끝나고는 말을 아끼고 있다. 사정을 잘 아는 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의 대결구도가 부각되고 관심이 과열되면서 실무 부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경쟁력과 리스크를 모두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쪽이 수주에 성공할 지는 예측이 어렵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배치3 선도함(1번함)을 설계·건조한 경험이 강점이다. 지난 2020년 3월 1번함(선도함)을 4000억원에 수주한 후, 건조를 끝내고 현재 시운전 중이다.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된다. 배치3 2~4번함은 중견 조선사 SK오션플랜트(옛 삼강M&T)가 3300억~3500억원에 잇따라 수주, 현재 건조 중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제안서 작성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선도함을 설계·개발·건조한 업체가 후속함을 한번도 건조하지 않은 사례는 없다. 배치3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과 성공적인 완료를 위해 현대중공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배치3 후속함 수주를 모두 놓쳤던 한화오션은 이번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와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하는 등 기술력에서 그룹사의 시너지가 강점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선도함(현대중공업)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지금은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다만 한화오션은 지난 2018년 이후 군함 수주가 전무한 상태다. 현재 시운전 막바지에 있는 5600t급 잠수함구조함 '강화도함'을 올 하반기에 해군에 인도하면 군함 건조 물량은 없다. 이번 5,6번함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비장하게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重은 '보안 사고', 한화오션은 '기술 스펙' 약점 양사는 모두 '약한 고리'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2020년 차세대 구축함(KDDX) 설계도면 은닉 유죄 판결로 받게 된 보안사고 감점(1.8점)이 큰 리스크다. 이는 2020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도면을·은닉 유출한 사건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2020년 KDDX 사업자(현대중공업) 선정의 적법성 여부를 감사해달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배치3의 기본 설계 및 선도함, 후속함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후속함의 기술적 사양(기술 스펙), 문제 해결 등에서 현대중공업과 차이가 있고, 설계·건조 관련 내용(정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현대와 한화, 양대 그룹의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한적인 국내 군함 수주를 놓고 양대 조선사의 과도한 소모적인 경쟁 구도는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경쟁사간 협업 및 기술 고도화, 수익 실현 등으로 선순환하도록 군함시장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3-07-04 15:2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