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억원 상당의 수표를 부도내고 수십년간 해외로 도피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8)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인 사업체를 운영하던 A씨는 지난 1995년 2월부터 4월까지 13차례에 걸쳐 합산 1억150만원의 당좌수표를 발행했으나 계좌 잔고가 부족해 부도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가족으로부터 인수한 기업을 운영하다 재정 상태가 악화되자 같은 해 6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30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지난해 1월 "고국이 그립다"며 자진 귀국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2300만원 상당의 부도 수표 1건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해액 1억150만원 중 7850만원을 피해액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중의 신뢰를 배반하고 건전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 "범행일이 30년 전인 것을 고려하면 피해 금액의 현재 가치가 훨씬 큰 것으로 보이고, 수표 소지인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장기간 해외로 도피했으나 이후 자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24 14:39:01중국 무비자 입국과 엔저 등으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도 무사고시 환급과 합리적인 가격, 편리한 가입 절차 등의 특징을 가진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누적 개인 해외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9개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는 모두 218억5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 늘었다. 개인의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66만4673건에서 76만4792건으로 15.1% 증가했다. 중국 무비자 입국과 엔저에 따른 일본여행 등으로 근거리를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연이은 비행기 사고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보험사 간의 상품 경쟁도 여행자보험 확대에 한몫을 담당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은 국내 최초 '안전 귀국 축하금'을 선보였다. 무사고시 이미 지급한 보험금 일부를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캐롯손해보험은 무사히 귀국하면 보험료의 10%에 달하는 금액을 모바일 앱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지급한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지수형 보험인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특약'을 출시했으며, 업계 최초로 '해외여행자보험 선물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NH손해보험은 자사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다이렉트 여행자보험을 내놓고, 다양한 특약을 더해 위험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황금연휴'가 있는 다음달에도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월에도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건수와 보험료는 각각 전년동월 대비 62.0%, 22.1%의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늘어난 해외여행과 항공기 사고 영향으로 여행객 사이에 해외여행자보험은 필수가 되고 있다. 앞으로 관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보험 선물하기 등으로 가입 방법도 간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5-04-21 18:37:15[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박8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달 말 중국 방문에 이어 연이은 해외 방문이다. 9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 회장은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무에 별다른 언급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일본으로 출국,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에 속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 협력사 등과 두루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출장 당시 샤오미 전기차 공장, BYD(비야디) 본사를 방문, 이번 일본 출장에서도 전장업체들과 회동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2주년이었던 지난해 10월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손정의(손 마사요시)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둘러싼 별도의 만남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초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에 삼성의 참여를 타진하기 위해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이 회장과 만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일본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영업법인과 요코하마에 반도체 패키지 연구개발(R&D) 거점인 '어드밴스드 패키지랩(APL)'을 짓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북미, 유럽, 베트남, 중동 등 세계 각지로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4-09 14:31:00[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을 끝으로, 약 1주일에 걸친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재계는 이 회장이 이번 중국 출장의 후속 조치로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의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갑작스럽게 공석이 된 가전·휴대폰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장에 대한 인사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시 주석과의 만남 등 중국 출장의 성과, 삼성 반도체 위기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현지시간)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으로 이름 붙여진 행사에서 글로벌 기업 30여명과 함께 시주석을 만났다. 주요 참석 기업은 미국 특송업체 페덱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 미국 제약사 화이자 등이다. 이 회장이 시주석을 대면한 것은 2015년 보아오 포럼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면담에서 시 주석은 이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에게 "중국은 외국 기업인들에게 유망하면서도 안전한 투자처"라며 "개방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대미투자 확대 요구에 나선 가운데, 시진핑 주석도 대중 투자 유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중국 정부의 글로벌 CEO 초청 행사인 중국발전포럼 참석을 계기로, 베이징 샤오미 전기차 공장, 중국 광둥성 선전 BYD 본사를 방문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전기차 산업과 반도체 및 전장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모색,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장은 내주 4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 미국의 관세정책 대응을 주제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별도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DX부문장에 대한 후속 인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 등은 가전사업을 이끌어온 한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가 더욱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내용의 보도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안팎에선 이 회장이 후임자 물색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3-28 17:34:45한 해에 3000만명 가까운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는 시대이다. 지난해 출국자가 약 2870만명으로, 10년 전 약 1600만명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외교부의 업무도 그만큼 크고 복잡해졌다. 외교부는 24시간 해외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하는 상황실이 돌아가고 365일 영사콜센터를 운영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속하고 더 촘촘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에는 레바논 인근 지역 정세가 악화돼 우리 군 수송기를 급파해 우리 국민 97명을 안전하게 귀국시켰다. 갱단 폭동으로 치안이 불안해진 아이티에서는 현지 우리 국민들이 인근 도미니카공화국의 협조를 받아 대피하기도 했다. 대규모 소요사태가 난 뉴칼레도니아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협조 아래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었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영사업무는 이렇게 평소 다져온 외교가 큰 힘이 된다.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 국민 수가 늘어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사건·사고도 다양해졌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새로운 감염병 등 이전과는 다른 규모의 위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절도와 폭행 등 기존 범죄 외에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취업사기 등 신종 범죄가 빈발하기도 한다. 이럴 땐 새로운 종류의 위험을 널리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야 위험을 사전에 경고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외국에서 사건·사고를 겪게 되면 국내에서와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외교부는 신속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5월 문을 연 외교부 해외안전상황실은 24시간 365일 해외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외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신고를 접수하기 전이라도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다른 부처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외교부는 해외 위난상황 발생 시 재외국민 보호를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국방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등 유관 부처와 힘을 합하고 있다. 외국 정부는 물론 해외 구호기구 등과도 상호협력을 위한 약정을 체결해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 나갔을 때 안전에 필요한 현지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외교부는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국가별 최신 안전정보와 사건·사고 발생 시 대응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어디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365일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영사콜센터 무료전화앱과 여행 중인 국가의 최신 안전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해외안전여행 앱을 통합,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 82개 재외공관에는 80여명의 해외 안전 담당 영사들이 배치돼 있다. 현장에서 영사조력을 더욱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재외공관이 없는 나라나 도움의 손길이 빠른 시간 내에 미치기 어려운 지역에선 영사협력원을 위촉하고 있다. 현재 93개국에 220여명의 영사협력원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최신 안전정보를 확인하고, 도착지에서 휴대폰을 켜면 받는 해외안전정보 문자메시지 내용을 꼼꼼히 읽기를 부탁드린다. 유사시를 대비해 현지 공관의 긴급연락처와 영사콜센터 번호(82-2-3210-0404)를 미리 저장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출국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
2025-03-02 18:37:24[파이낸셜뉴스] 가수 구준엽이 아내이자 타이완 배우 서희원을 떠나보낸 후에도 계속 퍼지는 가짜뉴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타이완 현지 매체는 중화권 온라인을 중심으로 구준엽이 아내의 장례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한국으로 떠났다는 루머가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소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 15일 타이완 타이베이 공항에서 32㎏의 짐을 부치고 특정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해졌다. 아울러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피곤한 모습으로 공항 한편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는 상세한 묘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매체들은 구준엽이 여전히 타이베이에 머물며 고인의 장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그가 귀국했다는 주장에 등장한 특정 항공편은 해당 날짜에 운항 기록이 없고 온라인에서 퍼진 공항 사진 역시 과거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준엽은 현재 타이베이에 남아 서희원의 사후처리, 관련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희원은 지난 2011년 중국 재벌 2세 왕샤오페이와 결혼했지만, 2021년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 슬하엔 두 아이를 뒀다. 이어 서희원은 구준엽과 1998년 처음 만나 2000년대 초반까지 연인 관계를 이어오다 헤어졌다. 이후 왕샤오페이 이혼 한 뒤 20년 만에 재회했다. 이들은 2022년 결혼해 부부가 됐지만 3년 만에 서희원이 사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19 16:12:2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등으로 러시아 사할린에 이주한 이손귀씨(100·여)를 비롯한 1세대 동포와 그 후손 270명이 올해 첫 영주귀국했다. 영주귀국 사업을 주관하는 재외동포청과 대한적십자사는 9일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단체입국 환영식을 했다. 이들은 지난해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정착 및 생활안정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날 입국한 동포 100명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24시간 여객선을 타고 강원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단체 입국했다. 나머지 170명은 이달 중 개별 입국 등을 통해 고국의 품에 안길 예정이다. 동포들은 환영식이 끝난 뒤 버스를 타고 자신이 영주귀국해 둥지를 틀 전국 각지로 이동했다. 정부는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등으로 사할린에 이주했으나 광복 이후 고국으로 귀환하지 못한 동포와 그 동반 가족의 영주귀국과 국내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5340명의 사할린 동포가 영주귀국했다. 작년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영주귀국 지원 대상이 직계비속 1명에서 자녀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사할린 동포의 자녀가 모두 영주귀국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선정될 동포는 하반기에 영주귀국할 예정이다. 변철환 재외동포청 차장은 "설렘과 함께 걱정도 크시겠지만 조국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외롭지 않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언제나 사할린 동포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영 대한적십자사 본부장은 "귀국 동포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5-02-08 14:17:59[파이낸셜뉴스] "초여름이나 초가을 녹사평역에서 삼각지역으로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귀가할 때 가로수가 울창한 내리막길을 달리던 향기." "새벽 3~4시, 이태원 클럽 모퉁이 근처 식당의 스테인리스 만두 찜기에서 어둡고 짙은 공기와 함께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 수증기." '향'에 관한 우리의 기억과 추억이 '글'과 뭉쳐진 '향'으로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을 채우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 중인 아르코미술관은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참여 작가인 구정아의 귀국보고전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를 오는 3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및 올해 귀국보고전은 지난 2015년부터 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후원해온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논픽션, 루마 재단, 디네슨, 러쉬코리아, 일진문화재단, 블룸버그, 니콜레타 피오루치재단, 아그네스 비, 바자 아트, 아트허브코펜하겐, 루이지애나 채널, 알바라한 브루다이스, 필라 코리아스, 핑크써머 갤러리, 피케이엠 갤러리가 후원했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지난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이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구 작가가 참여하고 야콥 파브리시우스 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과 이설희 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수석 큐레이터가 공동 예술감독으로 기획했다. 특히 이번 한국관은 1995년 개관 이래 첫 공동 예술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번 귀국보고전은 1층 전시실에 걸린 약 120개의 출력된 배너들을 마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배너 안에는 '향'과 관련한 600여 명 각각의 추억과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앞서 구 작가와 전시팀은 베니스비엔날레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6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을 수집했다. '한국'과 관련했지만 '한국'에 한정하지는 않아서 다국적 외국인과 남한에 정착한 북한 새터민도 추억과 기억을 더한 것이다. 특히 북한 새터민의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향'으로 굳어져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전시명 '오도라마'는 '오도'(odor)에 '드라마'(drama)의 '-라마'(-rama)를 합친 것이다. 후각과 시각을 공감각적 매체로 해, 가시와 비가시의 경계를 탐구하고 두 세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내포한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였던 2분마다 향을 내뿜는 검은 형상의 우스(OUSSS)는 만날 수 없지만, 대신 한국관 최초로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의 사연들을 일일이 읽어볼 수 있다. 수많은 '향'과 관련한 추억과 기억은 2층 전시실에서 직접 마주하게 된다. 작가와 전시팀은 수집한 이야기를 토대로 조향한 17개의 서로 다른 향기를 뫼비우스 링에 담아 공중에 매달았다. 오도라마 시티 향을 포함해 △도시 향기 △밤 공기 △사람 향기 △서울 향기 △짠내 △함박꽃 향기 △햇빛 냄새 △안개 △나무 냄새 △장독대 △밥 냄새 △장작 냄새 △조부모님댁 냄새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오래된 전자제품까지 모두 다른 향은 어울리며 제각기 냄새를 낸다. 파브리시우스 예술감독은 "분자 형태인 '향'은 통제할 수 없고 경계도 없다"며 "그래서 섞이면서도 섞이지 않고 제각각의 냄새를 지닌다. 마치 모든 곳에서 살고 일하는 작가와 같다"고 평했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우스와 벤치 등 조각적 요소가 포함된 비엔날레 전시와 달리, 서사와 후각의 비물질적 요소로 구성된 귀국전은 또 다른 감각으로 한국 관람객을 만날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1-30 11:37:06[파이낸셜뉴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7일 임기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혼란을 두고 한국이 스스로 민주주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제언을 남겼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여러분도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 중요한 건 민주적이고 헌법적이며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스스로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앞서 골드버그 대사가 ‘윤석열 정부 인사들은 상종하지 못하겠다’고 본국에 보고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저는 현 과도정부 인사들과도 마지막까지 만났다”며 “저는 모든 정당과 정치행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그게 외교관으로서 제가 한 일”이라면서 김 의원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한국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는 걸 알고 있지만 한국 국민들이 잘 이겨낼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은 위대한 나라이다. 위대한 민주주의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연락이 닿았다는 것을 밝혔다. 그는 “논의 내용은 비공개로 하겠다”면서도 “조 장관은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는 진심으로 그를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달 3일 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쌓아온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했고,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대국민담화에 나서기 직전까지 붙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골드버그 대사 귀국으로 비워진 주한미대사 자리에는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대사대리’로서 부임할 예정이다. 대사관 차석이 아닌 별도로 대사대리를 보내는 건 이례적이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신행정부가 주한대사 임명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가능성을 대비한 것으로 읽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1-07 11:48:29[파이낸셜뉴스] 독일에서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번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겠다"며 최대한 빨리 귀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당초 내년 2월 귀국 예정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이날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계엄 사태로 대한민국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땅에 떨어졌다"라며 "이 위기를 초래한 무모한 권력에 대한 탄핵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탄핵에 반대하면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음으로써 내일의 범죄를 부추기는,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론으로 탄핵에 반대하겠다고 한 국민의힘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인 김 전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로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는 공항에서 곧바로 여의도 국회로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을 잇달아 만났다. 김 전 지사는 '조기 대선'이나 대선 출마 가능성 등을 묻는 말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대한민국 위기 해소에 함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제 막 귀국했으니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면서 뭘 어떻게 할지 찾아보겠다"라고 대답했다. 국회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계엄 해제 과정에서 국회와 민주당을 포함한 정당들이 큰 역할을 해주셨고 그에 대해 해외 교포들이 고마워했다"라며 "국회에 가면 감사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하셔서 그 인사를 전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중립 내각 구성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탄핵이 이뤄지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내각이 총사퇴한 뒤 새롭게 구성되는 내각은 반드시 중립내각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2-06 0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