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성 교사에게 지적을 받은 여고생이 반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유튜브와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생님에게 대드는 여고생'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퍼지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여학생과 중년의 남성 교사가 학교 복도에서 큰 소리를 내며 대립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을 보면 교사는 여고생에게 '들어가'라고 손짓하며 큰 소리로 지시하자 여고생은 "왜 저한테 소리 지르세요? 저도 남의 집 귀한 딸 아니에요?"라고 되묻는다. 교사가 당황한 듯 별 다른 대꾸를 않자 여학생은 다시 "저 그렇게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 아니에요. 머리채를 왜 잡으시는데요?"라고 따졌다. 이에 교사는 "네 가방 잡았다고. 가방 끈에 네 머리가 꼬여 있었다"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학생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러자 여고생은 "(내 머리채를) 잡으셨다고요"라고 재차 항의했다. 교사는 못 참겠다는 듯 "즐겁지? 재밌지? 그렇게 해봐 그럼"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나려 했으나 여고생은 교사를 따라가며 "선생님은 머리채 잡으니까 즐거우셨어요?"라고 계속해서 따져 물었다. 그러자 교사는 "내가 그대로 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에 말할 테니까"라며 자리를 떠났고 교사를 향해 여고생은 "위원회에 말하세요"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영상의 설명도 함께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여고생은 수업 시간에 매점에 갔다가 교사에게 적발됐다. 교사는 이를 제지하고자 가방을 붙잡았다가 가방에 엉킨 머리카락이 함께 잡히자 여고생이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22 00:21:13레이먼킴 김지우 스타 셰프 레이먼킴과 배우 김지우 부부가 생후 40일 된 딸 김루아나리 양을 방송 최초 공개했다. 2월 10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스타 셰프 레이먼킴과 배우 김지우가 출연해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지우는 "임신 사실을 알고 어땠냐?"는 오만석의 물음에 "쉽사리 아기가 안 생겨 병원에 다녔었다. 다섯 번의 시도 끝에 딸이 생겼는데, 계속 웃음밖에 안 나왔다. 그런데 신랑은 딸 심장소리 듣자마자 울었다. 부모님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이에 오만석은 "나이가 많지도 않은데 왜 병원에 다녔냐?"고 물었고, 김지우는 "직업 특성상 불규칙적인 삶을 살았고 몸 컨디션도 많이 안 좋아져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 때문에 아기가 안 생기나?'라는 생각에 불안하고 조급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지난 2012년 요리프로그림 심사위원과 출연자로 만나 사랑을 싹틔운 레이먼킴과 김지우는 2013년 결혼에 골인, 지난해 12월 첫 딸 김루아나리 양을 슬하에 두고 있다. /fn스타 fnstar@fnnews.com
2015-02-11 11:53:44홍진경, 홍진경 딸 홍진경이 7년 만에 얻은 붕어빵처럼 닮은 딸 라엘을 공개했다. 2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방송인 홍진경이 출연했다. 이날 홍진경은 "남편이 5대독자다. 그런데 7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안 해 본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관 시술을 1년 한 언니가 포기를 했는데 나는 7년을 했다. 그 언니가 '정말 독하다'라고 말했는데 사실 고통스러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홍진경은 딸 라엘 양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공개된 라엘은 아버지의 눈, 어머니의 코와 입을 쏙 빼닮은 모습으로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진경은 "라엘은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쌍꺼풀이 없는데도 눈이 크다. 아빠를 닮았다"고 말했다. 영상 속 홍진경의 딸 라엘 양은 앙증맞은 목소리로 동요 '곰 세마리'를 불러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네티즌들은 "홍진경 딸 라엘 너무 귀여워", "홍진경 딸 라엘 엄마랑 많이 닮았네", "홍진경에게 천사같은 아이겠다", "홍진경 딸 라엘 사랑스러워" 등의 반응을 보였다. /fn스타 온라인팀 news@fnnews.com
2014-08-26 13:31:44[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백일해 예방백신을 접종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주로 1세 미만 영아 보호를 위해 출산전후 부부나 황혼육아를 맡을 어르신들이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요즘 백일해가 대유행하면서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병원을 찾아온다”고 밝혔다. 2종 법정감염병인 백일해는 백일해균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어 예방접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달간 온종합병원은 성인 1명, 소아 10명 등 모두 11명의 백일해환자를 치료했다. 또 이 기간 성인 27명, 소아 11명 등 모두 40명이 예방백신을 접종했다. 성인 접종자의 경우 대부분 30대와 50∼60대였다. 65세 김 모 할머니는 “최근 병원에서 백일해 예방백신을 접종한데 이어, 주사 맞기를 싫어하는 남편에게도 강하게 권유하고 있다”고 15일 말했다. 김 씨가 백일해 예방주사를 맞은 것은 출산을 한 달여 앞둔 딸과 손자의 건강을 위해서다. 딸 부부가 집 가까이 사는데다, 맞벌이부부여서 어린이집에 갈 때까지라도 육아를 맡아야 할 형편이어서 행여 자신이 ‘귀한 손자’를 감염시키지 않으려고 백신접종을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함께 사는 남편 역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매일 조르고 있다.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하는 백일해는 11월 첫 주 기준으로 의사환자 포함해 총 3만332명의 환자가 신고 됐으며, 특히 7∼19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45.7%, 7∼12세가 42.0%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87.7%를 차지하고 있다. 0∼6세도 전체 환자의 3.3%인 1008명으로, 지난 8월 이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급기야 지난 4일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가 백일해 증상 악화로 국내에서 처음 숨졌다. 이 환아는 백일해 1차 예방접종 시기 이전이어서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온종합병원 감염병센터 오무영 센터장(전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백일해는 감염 시 중증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 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생후 첫 접종(2개월) 이전 영아가 백일해에 대한 면역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 3기(27~36주) 임신부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는 빠짐없이 2·4·6개월에 제때 예방접종을 해야 하고, 면역저하자나 중등증 이상 만성폐쇄성 폐질환자 등 고위험군, 영유아의 부모 등 돌보미, 의료종사자 및 산후조리원 근무자 등 성인들도 올해 백일해 유행 상황을 고려해 서둘러 백신을 맞을 것을 온종합병원 감염병센터 측은 당부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15 21:07:04[파이낸셜뉴스] 성적 압박과 학대에 모친을 살해한 뒤 8개월간 모친의 시신과 동거한 아들이 13년 만에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는 당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살인범이 된 전교 1등 아들'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2011년 11월 23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었던 강준수(가명) 씨는 자기 집 안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했다. 숨진 어머니 시신은 방안에 둔 채 8개월간 방치했다.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안방 문을 공업용 본드로 밀폐했다. 강 씨는 별거 중인 아버지의 신고로 붙잡혔다. 존속살해 최소 형량은 7년, 강 씨는 이례적으로 관대한 판결인 징역 3년을 받고 현재 출소한 상태다. 중학교 입학 후 시작된 체벌…"전교 1등하자 '전국 1등 올라가라'"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던 착한 아이인 강 씨는 어머니의 공부에 대한 압박, 연이어 이어진 체벌에 못 이겨 범행을 저질렀다. 강 씨는 "비난하는 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다.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당시) 명확하게 기억 안 난다. 먼저는 너무 무서웠고 그다음으로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엌에서 칼을 가지고 어머니 주무시는 안방으로 가서 해쳤다"고 말했다. 강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토익 875점을 맞았다고 했다. 그는 "공부와 관련해서 기억나는 첫 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 쉬는 날 기준으로 11시간 정도 공부했다. 재밌었다. 공부하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초등학생 영어 경시대회에서 1학기 처음 나가 장려상을 받았다. 시상식 가는 길에 어머니가 '저기 걸어가는 애들이 다 금상 탄 애들로 보인다'고 하더라. 어린 마음에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엔 기어코 금상을 타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리. 다음 학기에 금상을 탔고 기뻐했다. 어머니가 행복해했고 저도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학교 올라가면서부터 어머니의 야단이 시작됐다. 강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해서 기뻤다. 어머니께 기쁘게 소식을 전했는데 혼나며 맞았다. 전교 2등으로 만족했다고. 올라갈 생각을 해야지 하면서. 약간은 억울했지만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험에서 1등을 했는데 또 혼났다. 전국에 학교가 몇 갠 줄 아느냐고 전국 1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체벌은 회초리부터 시작했다. 강 씨는 "웬만큼 어렸을 때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주로 뭐로 맞았는지가 기억난다. 맞는 매의 변천사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알루미늄 노, 5~6학년 때 대걸레 봉, 중학교 때 야구 배트로 맞았다고. 강 씨의 부친은 "저도 몰랐다가 애가 목욕할 때 본 적 있다. 회초리 자국을 봤다. 아내와 많이 싸웠다. 애 엄마의 성향이 나보다 더 강하다 보니까 체벌에 대해 내가 졌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싸워봐야 내가 지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맞을 때 입는 바지 따로 있어…피가 굳어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강 씨의 어머니는 늘 전교 1등을 하던 수재였으나 딸을 진학시킬 생각이 없었던 아버지 때문에 스스로 돈을 벌고 대학에 갔다. 졸업 후 일본 유학에 가서 남편을 만나 좋아하는 공부도 포기하고 결혼하게 됐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남편의 외도로 별거를 하게 된 것. 강 씨는 "중학교 2학년, 3학년 때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가 저 태어날 때 20년 교육 플랜을 짜놨다고 한다. '트루먼 쇼' 주인공처럼 섬칫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엄마의 플랜은 명문 외고에 가서 서울대에 가고 외교관이 되는 것이었다. 전인적인 교육을 완성하려는 목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성실했고, 모친도 그 이상으로 성실했다. 그는 "1년 치 계획을 탁상 다이어리에 쓰고 한달짜리 체크리스트를 어머니가 직접 만들었다. 국어, 영어, 수학, 운동, 독서, 신문. 하루 계획표도 있었다. 아침에 계획하고 저녁에 엄마에게 보고하는 순서도 있었다. 왜 못했고,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게 혼나는 주제였다"고 했다. 모친은 "네가 성공해서 아버지 없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아버지는 네 인생에 없다는 걸 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 씨는 "아버지에 대해 속상함이 커질수록 나에게 간절하게 푸시를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간절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후 강 씨는 공부가 싫어졌고 엄마가 바라던 외고 입시에 떨어졌다. 성공한 사람이라면 골프를 배워야 한다고 해서 마련했던 7번 아이언이 매로 바뀌었다. 강 씨는 "어머니가 '준비하라'고 하면 바지 갈아입었다. 맞을 때 입는 바지가 있었다. 엉덩이 부분이 피에 절어있었다. 피 나면 바지를 갈아입어야 하니까 감당이 안 됐다. 맞자고 하면 그거 입었다. 빨지도 않고 계속 입고 맞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강 씨가 체포된 후 사진에는 어머니 사망 8개월이 지났음에도 폭행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강 씨는 어머니의 감시 아래 거실에서 공부했다. 졸면 맞았다. 그는 "혼나는 게 길어지니 시간 낭비라고 시간을 재서 맞아야 한다는 엄마의 논리가 있었다. 40분에 한 번씩 정산하듯 맞았다"고 고백했다. 밤새워 공부하고 맞는 것을 반복한 후 등교한 강 씨. 흘러내린 피가 굳어 바지가 살에 달라붙어 의자에 앉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친구들은 당연히 강 씨에게서 폭행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억압과 폭행을 피해 가출도 한 적 있었다. 하지만 강 씨는 새 학기가 되면 학교에 가야 한다고 집에 돌아갔다고. 성적은 계속 떨어졌고 강 씨는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전국 석차를 고쳤지만 강 씨 모친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고, 결국 7번 아이언으로 맞았다. "성적 위조 들키면 엄마에게 맞아 죽겠다 생각…칼 들고 안방으로 향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땐 '최악'이라고 했다. 그는 "밥을 먹으면 자니까 밥을 못 먹게 했다. 이틀째 배고픔은 생각보다 견딜만했는데 잠을 못 자는 건 차원이 달랐다"며 "그때마다 훈계와 체벌이 시작됐다. 밤이 새도록"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일 강 씨의 기억은 흐릿했다. 그는 "밤을 새우며 혼이 났고, 어머니가 잔다고 안방에 누웠다. 저는 거실 책상에서 공부하려고 앉다가 달력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곧 학부모 입시 상담이었다. 면담하면 성적 위조를 커버할 수 없을 테니 저 날 엄마에게 맞아서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무서웠고 다음은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 부엌에 가 칼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게 끝이다"라고 했다. 어머니를 살해한 강 씨는 시신을 그대로 두고 8개월을 한집에서 살았다. 당시에 대해 강 씨는 "사람 같지 않게 살았다. 어머니는 그냥 거기 뒀다. 옮기거나 숨기거나 전혀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처음엔 문도 안 닫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냄새도 나고 하니까 문 닫고 거실의 불을 켜놓고 살았다. 악몽, 환청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죄책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자기 기준에서 최고의 사랑을 준거다. 모든 인생을 갈아 넣어서 저를 키웠다"며 "어머니께서 힘들어하며 저에게 압박을 할 때 인제야 조금씩 해석이 되는 것들이 있다. 어머니가 점점 더 불안해지고 두려워졌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씨는 "진짜 후회되는 건 어머니께 내가 아니어도 엄마는 대단한 사람, 귀한 사람,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위로해드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올해 서른한 살이 된 강 씨는 두 아이를 둔 아빠다. 아내에게 사건에 대해 고백한 후 결혼했다. 그는 "아이들을 보면 두려움이 생긴다. 언젠가 아이들에게도 털어놔야 할 때가 올 텐데. 아내랑 이야기하며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18 14:46:124·10 총선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9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 선거전은 마지막까지 막말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네거티브가 판치는 자리에 민생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수십년째 이어져 오는 네거티브 정치 문화를 끊어내야 한다며 건강한 선거 문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다. ■막말 쏟아내는 여야 지도부이번 총선에서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8일부터 이날까지 '깡패' '계모' '개' 등 막말을 쏟아 냈다. 여야는 선거 초반 후보들에게 설화를 조심하라며 리스크 차단에 나섰지만, 정작 지도부가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경쟁하듯 쏟아내면서 '막말'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지원유세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의 공세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 유세에서 "여러분, 징징대는 정치인을 믿지 말라"며 "(조국이나 이재명) 남자들이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것이 많냐"고 꼬집었다. 지난 2일 충북 유세 현장에서는 "죄를 지었지만 복수하게 해달라는 게 어떻게 정치의 명분일 수 있냐"며 "깡패들도 그따위 명분은 내세우지 않는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출신이라고 맹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매만 때리고 사랑이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며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인천에서는 "여기 남성분들이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고 말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부산 사상 유세 현장에서는 대파 한단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 거냐"고 발언했고, 지난 7일 강남 유세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을 귀한 자식에 빗대 "나쁜 짓 하는 자식에게 귀하다고 괜찮아하면 살인범이 된다"고 비난했다. 지역구 후보들의 막말도 도마에 올랐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죽여(야 돼)"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발언들이 발목을 잡았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해 사퇴 요구가 터지기도 했다.■후보, 당 구별 없이 고소·고발 잇따라 고소·고발전도 난무했다. 지난 8일 경기 부천을에 출마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성중 국민의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 간의 맞고발전이 벌어졌다. 서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주장이다. 당 차원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한 비대위원장의 아들에게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이조심판특별위원회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바례대표 후보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이종섭 전 호주대사 출국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또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의 딸 주택 매입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치혐오·선거무관심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여야가 선거 막판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또 네거티브의 경우 피로감이 높아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거 문화가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는 선거 교과서에도 나오듯 선거 2주 전 상대방이 반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 적극적으로 펼치는 전략"이라며 "특히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중도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네거티브 전략은 역대 선거부터 수없이 이어져왔다"며 "정치 혐오로 이어지거나 투표의 참여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좋은 정치 문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게 포토부스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등 선거를 축제로 즐기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네거티브 후보에게 페널티를 주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보다 건강한 선거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09 18:10:50[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위한 공식선거운동이 9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 선거전은 마지막까지 막말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네거티브가 판치는 자리에 민생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째 이어져 오는 네거티브 정치 문화를 끊어내야 한다며 건강한 선거 문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다. ■ 막말 쏟아내는 여야 지도부이번 총선에서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3월 28일부터 이날까지 ‘깡패’, 계모‘, ’개‘ 등 막말을 쏟아 냈다. 여야는 선거 초반 후보들에게 설화를 조심하라며 리스크 차단에 나섰지만, 정작 지도부가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경쟁하듯 쏟아내면서 ’막말‘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지원 유세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의 공세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 3월 31일 경기 하남 유세에서 “여러분, 징징대는 정치인을 믿지말라”며 “(조국이나 이재명) 남자들이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것이 많냐”고 꼬집었다. 지난 2일 충북 유세 현장에서는 “죄를 지었지만 복수하게 해달라는 게 어떻게 정치의 명분일 수 있냐”며 “깡패들도 그따위 명분은 내세우지 않는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일베(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출신이라고 맹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매만 때리고 사랑이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같다”며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인천에서는 "여기 남성분들이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고 말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부산 사상 유세 현장에서는 대파 한단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거냐”고 발언했고, 지난 7일 강남 유세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을 귀한 자식에 빗대 “나쁜 짓 하는 자식에게 귀하다고 괜찮아하면 살인범이 된다”고 비난했다. 지역구 후보들의 막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죽여(야 돼)"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발언들이 발목을 잡았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에 출연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해 사퇴 요구가 터지기도 했다.. ■ 후보, 당 구별 없이 고소·고발 잇따라 고소·고발전도 난무했다. 지난 8일 경기 부천을에 출마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성중 국민의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 간의 맞고발전이 벌어졌다. 서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주장이다. 당 차원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한 비대위원장의 아들에게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이조심판특별위원회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바례대표 후보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이종섭 전 호주대사 출국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또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의 딸 주택 매입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 " 네거티브, 정치 혐오·선거 무관심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여야가 선거 막판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또 네거티브의 경우 피로감이 높아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거 문화가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는 선거 교과서에도 나오듯 선거 2주 전 상대방이 반박할 시간이 충분하기 않은 시기에 적극적으로 펼치는 전략”이라며 “특히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중도층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네거티브 전략은 역대 선거부터 수없이 이어져왔다"며 "정치 혐오로 이어지거나 투표의 참여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좋은 정치 문화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게 포토부스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등 선거를 축제로 즐기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거티브 후보에게 페널티를 주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보다 건강한 선거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09 15:04:18[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은 자기 범죄에 대해서 법원에 재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이 자체가 검찰 독재 국가에 정치 검찰이 노린 결과"라면서 "아쉽기는 하지만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13일의 선거기간 중 정말 귀한 시간을 내 법원에 출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배현진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경기 의왕 부곡시장을 찾아 "저는 오늘 10군데도 넘게 가는데 이재명은 지금 어디있나"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딸 편법 대출 논란'이 불거진 양문석 민주당 후보에 대해 "대학생 딸에게 사업자 등록을 하게 해서 11억 대출을 받아갔다"며 "여기 청년 분들 11억 대출 가능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이재명은 그 사람을 욕할 수가 없다, 이재명은 더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양문석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이런 범죄자들에게 선량한 시민이 지배 당하는 것을 막는게 민생"이라며 "공영운 후보는 자기가 근무하던 곳의 관련 정보가 반영되기 직전에 10억짜리 부동산을 사서 군대에 간 아들에게 준 부동산이 지금은 30억이 됐다.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이것을 누가 공천을 했나. 이재명은 자기가 관련된 범죄들이 30억보다 0이 몇개 더 붙는다"며 "대장동, 백현동은 얼마짜리인가"라고 덧붙였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3-29 14:04:00[파이낸셜뉴스] 고등학생 아들의 바지 빨래에서 ‘콘돔’이 나와 당황했다는 엄마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들 때문에 고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들을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세탁기를 돌리려 빨래 바구니에 있는 아들 바지 주머니를 확인하는데 콘돔이 나왔다”며 당황스럽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지난해 가을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건 알고 있었다. 아들은 마냥 귀엽고 예쁘게 사귄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콘돔을 발견한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혹시나 남의 집 귀한 딸 흠집이라도 낼까. 아들 둔 죄인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고 걱정했다. A씨는 “아직 아들에게 아무 얘기를 못 꺼냈는데 그냥 모른 척 지나가야 하는지, 뭐라고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남편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고민만 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남편 도움을 받기는 할 건데, 남편 또한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할 것 같다”며 “아이에게 뭐라고 얘기를 해줘야 할지 현명한 엄마들의 고견을 듣고 싶다”고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엄마의 착잡한 심정과 달리 대다수는 ‘콘돔이 발견된 것은 그나마 다행’, ‘임신 시키기는 것보다 피임기구 쓰는 게 낫다’ 등 아들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소수이긴 하지만, “성인이 돼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관계하도록 교육 시키는 게 진정한 교육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등의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지난 2009년 5.1%에서 2019년 5.9%로 증가하는 추세다. 성경험이 있는 중1부터 고3 청소년을 기준으로 하면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13.6살(2018년 기준)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고3 남학생의 경우 100명 중 15명(14.6%), 고3 여학생은 100명 중 7명꼴(7.2%)로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모(母)의 연령별 출생건수'에 따르면 15~19살 여성이 출산한 건수는 1907건(2016년), 1520건(2017년), 1292건(2018년)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9 17:32:5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한나라 선제는 허황후를 황후로 책봉했다. 허황후는 슬기롭고 어질며 사서를 많이 읽어서 총명했고, 후궁 비빈(妃嬪)을 통솔하여 모든 일에 예와 도리에 맞게 처리했다. 그런데 선제가 허황후를 급하게 황후로 책봉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궁에는 대장군 곽광(霍光)이 실세로 자리하고 있었다. 곽광에게는 부인 현(顯)씨가 있었는데, 그녀는 권력욕과 질투심이 강했다. 그녀는 자신의 막내딸인 성군(成君)을 황후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현씨 부인이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허황후는 잉태까지 했다. 현씨 부인은 별다른 방법이 없어 거의 포기할 즈음 기회가 생겼다. 분만을 앞둔 허황후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시 담당 의사는 여의사인 순우연(淳于衍)이었다. 순우연은 한나라 때의 궁중 산부인과 여의사로 날마다 입궁을 해서 황후의 병을 간호했다. 문헌 기록상 중국 최초의 여의사로 알려져 있다. 순우연의 남편은 궁의 문지기였다. 남편은 순우연에게 “곽광의 부인인 현씨에게 들려서 인사를 드리고 그 김에 나를 안지감(安池監) 벼슬로 청탁해 주실 수 있겠소?”라고 부탁을 했다. 순우연은 남편이 벼슬을 하면 집안 살림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 남편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순우연은 현씨 부인을 찾아가 “부인께 청이 있습니다. 부인께서 저를 총애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곽광 장군에게 잘 말씀드려서 제 남편에게 안지감 벼슬을 내려주십시오.”라고 했다. 현씨 부인은 잠시 묵묵히 생각에 잠기다가 눈을 번뜩이더니 시종들을 물리쳤다. 그녀는 바로 붓과 종이를 준비하더니 글자를 써 내려갔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건네려는 것 같았다. 내용인즉슨, ‘자네가 고맙게도 나를 찾아 주었으니, 나 역시 자네에게 보답하려는데 괜찮겠는가?’라고 적었다. 순우연은 “부인께서 제 청을 들어주시는 대가로 말씀하시는 일이라면 안 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다시 현씨 부인은 ‘곽광 장군은 평소 막내딸 성군을 아껴서 특별히 귀한 자리에 오르게 하고 싶은데, 자네 신세를 졌으면 하네.’라고 적었다. 순우연은 “어떤 신세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현씨 부인은 ‘보통 부인(婦人)이 아이 낳는 것은 큰일이라서 출산을 하다가 도중에 열 사람 중 아홉은 죽고 하나만 살아나네. 지금 황후가 해산달에 다다랐으니 독약을 먹여서 제거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 성군은 곧 황후가 되지 않겠는가. 자네가 도와주어 성사된다면 부귀영화를 자네와 함께하겠네.’라고 적었다. 순우연은 깜짝 놀랐다. 그래서 곧바로 붓글씨로 ‘의원들이 약을 섞어 조제하여 올리면 먼저 맛을 봐서 독의 유무를 확인하도록 되어 있으니 어찌 가능하겠습니까?’라고 적었다. 현씨 부인은 ‘이것은 자네 하기에 달렸을 것이네. 곽광 장군이 천하를 호령하시는데 누가 감히 역모를 논할 수 있겠는가? 자네가 위급하게 되면 내 지켜 주겠네. 다만 자네가 가담할 뜻이 없을까 걱정일세.’라고 적었다. 순우연을 한참을 생각해 보더니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순우연은 붓글씨 대화가 적힌 종이를 물에 적셔서 먹물을 풀어 버린 후 현씨 부인 집에서 물러나왔다. 순우연은 황후의 해산일에 맞춰서 생 부자(附子)를 가루로 내서 장정궁(長定宮)에 가지고 들어갔다. 부자는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맵고 달며 대독(大毒)한 약재이다. 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인 오두(烏頭)의 뿌리로 아코니틴이란 독성분은 중추 신경계를 자극해서 감각이상, 호흡곤란, 경련, 쇼크를 유발할 수 있고 소량으로도 심장호흡부전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생부자는 독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사약(賜藥)의 주 원료로 많이 사용되었다. 부자는 냉증제거나 관절염 등의 치료 목적으로 한의서 처방에도 들어가는데, 이 때 부자는 감두탕(甘豆湯)에 넣어 달여 독을 제거하고 이후에도 찬물에 하룻밤 이상을 담가서 수치를 해서 사용한다. 황후가 해산한 다음 순우연은 황후전에 들어왔다. 그러고 나서 구석에서 아무도 몰래 태의(太醫)가 만들어 온 대환(大丸)을 으깨서 여기에 숨겨 온 부자가루를 섞어서 다시 환으로 빚어 놓았다. 순우연이 황후에게 환약을 올렸다. 황후는 순우연을 멀끔하게 쳐다보았다. 어서 한번 먼저 먹어 보라는 것이다. 순우연은 황우 앞에서 부자 가루가 안 들어간 환약을 하나 꺼내서 씹어 삼켰다. 그러고 나서는 부자가 섞인 부자환을 집어서 황후에게 올렸다. 황후가 부자환을 씹어 삼키더니 잠시 후 “혀가 따끔거리고 머리가 띵하면서 어지럽고 아프구나. 구역질도 난다. 가슴도 답답해지구나. 혹시 약 속에 독이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순우연은 “이미 보신 바와 같이 제가 한 알을 먹어 봤지만 독은 없었습니다. 안심하고 마저 삼키셔도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황후는 부자환을 삼키고 나자 잠시 후 구토를 했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면서 이후 호흡곤란으로 붕서(崩逝)했다. 순우연은 황후전을 나와서 현씨 부인에게 가서 “일을 잘 처리했습니다.”라고 했다. 현씨 부인은 “수고가 많았다.”고 답했다. 황후가 갑자기 환약을 먹고서 붕서한 사건을 이상하게 여긴 신하 중에 한 명이 상소를 했다. ‘이것은 독살로 보이니 황후의 병 치료를 담당한 의원들을 체포해서 옥에 가둬 황후의 죽음에 대한 실체를 밝혀야 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순우연을 비롯한 의원들이 모두 옥에 갇혔다. 그러나 고문을 해도 아무도 실토하는 의원이 없었다. 사실 순우연 말고는 아는 이가 없었다. 만약 순우연이 입을 열면 현씨 부인뿐만 아니라 곽광 장군에게도 불똥이 튈 것은 뻔했다. 그래서 현씨 부인은 장군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이 역모는 제가 순우연과 함께 모사(謀士)를 꾸민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옥리(獄吏)에게 순우연을 고문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라고 사정을 했다. 곽광은 깜짝 놀라며 묵묵히 답을 하지 못했다. 자신과 상의도 없이 계략을 꾸민 것에 당황했던 것이다. 곽광은 전혀 모르고 있던 계략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딸을 후궁으로 만들고자 하는 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곽광은 조옥(詔獄)에서 보고서가 올라오자 “순우연은 논죄하지 말지어다.”라고 하명했다. 우선은 이렇게 일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사건이 좀 잠잠해지자 현씨 부인은 순우연을 불러 사례를 했다. 현씨 부인은 순우연에게 진보광 집안에서 생산된 포도 그림이 그려진 비단 24필과 산화릉(散花綾) 25필을 보냈다. 이 비단은 현씨 부인의 저택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진보광의 아내는 비단 직조법을 전수 받았기에, 현씨 부인이 진보광의 아내를 집으로 불러서 직기를 이용해서 비단을 짰다. 또한 진주구슬 한 꿰미와 푸른 비단 100단, 돈 백만 전, 황금 백 냥을 주었다. 게다가 큰 저택을 지어 주었으며 많은 노비까지 주었다. 그런데도 순우연은 곽씨 부인에게 “내가 당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공을 이뤄 주었는데 내게 겨우 이렇게 보답하다니요?” 순우연은 이 사례가 부족하다고 불만족스러워했다. 다음해 현씨 부인의 딸 성군이 마침내 황후로 책봉이 되었다. 현씨 부인과 곽광 장군 일가의 권력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곽광이 죽고 나자 선제는 독살당한 허황후의 아들 석(奭)을 황태자로 삼아버렸다. 현씨 부인의 딸은 황후이면서 후사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곽씨 가문의 위세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미망인이 된 현씨 부인은 분통해서 다시 석을 독살하려고 했으나 방법을 찾지 못했다. 곽씨 가문은 반란을 일으켜서 정세를 모면해 보려고 했으나 사전에 발각되었다. 심지어 허황후의 독살을 주도한 것이 밝혀져 곽씨 가문의 일족은 멸문지화를 맞이했다. 의사이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 황후 독살에 가담한 순우연(淳于衍), 최초의 여의사라는 칭호와 함께 불명예스러운 치욕적인 역사로 남아 있다. 인간의 탐욕과 욕심은 끝이 없다. ** 제목의 ○○는 ‘부자’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의부전록> ○ 紀事. 漢書, 許皇后傳: 霍光夫人顯, 欲貴其小女, 道無從. 明年, 許皇后當娠病. 女醫淳于衍者, 霍氏所愛, 嘗入宮侍皇后疾. 衍夫賞爲掖庭戶衞, 謂衍: “可過辭霍夫人, 行爲我求安池監.” 衍如言報顯. 顯因生心, 辟左右, 字謂衍: “少夫幸報我以事, 我亦欲報少夫可乎?” 衍曰: “夫人所言, 何等不可者?” 顯曰: “將軍素愛小女成君, 欲奇貴之, 願以累少夫.” 衍曰: “何謂邪?” 顯曰: “婦人免乳大故, 十死一生. 今皇后當免身, 可因投毒藥去也. 成君即得爲皇后矣. 如蒙力事成, 富貴與少夫共之.” 衍曰: “藥雜治, 當先嘗, 安可?” 顯曰: “在少夫爲之耳. 將軍領天下, 誰敢言者? 緩急相護. 但恐少夫無意耳.” 衍良久曰: “願盡力.” 即擣附子, 齎入長定宮. 皇后免身後, 衍取附子并合大醫大丸, 以飲皇后. 有頃曰: “我頭岑岑也, 藥中得無有毒?” 對曰: “無有.” 遂加煩懣, 崩. 衍出, 過見顯, 相勞問, 亦未敢重謝衍. 後人有上書告諸醫侍疾無狀者, 皆收繫詔獄, 劾不道. 顯恐事急, 即以狀俱語光. 因曰: “既失計, 爲之無令吏急衍.” 光驚鄂, 默然不應, 其後奏上, 署衍勿論. (기사. 한서 허황후전: 곽광의 부인 현은 자기 막내딸을 귀하게 만들고 싶었으나 방법이 없었다. 이듬해에 허황후가 임신하여 편찮았다. 여의사 순우연이라는 자는 곽씨가 친애하던 사람으로, 늘 입궁하여 황후의 병을 간호했다. 연의 남편 상은 궁정의 문지기였는데, 연에게 “곽부인께 들러서 인사드리는 김에 나를 위해 안지감 벼슬을 청탁해 주시오.”라 했다. 연은 그 말대로 현을 찾아갔다. 현은 그로 인해 마음이 동해서 시종들을 물리치고는 글자로 써서 연에게 “자네가 고맙게도 나를 찾아 주었으니, 나 역시 자네에게 보답하려는데 괜찮겠는가?”라 하니, 연은 “부인께서 말씀하시는 일이라면 안 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라 했다. 현이 “장군은 평소 막내딸 성군을 아끼셔서 특별히 귀하게 만들고자 하는데, 자네 신세를 졌으면 하네.”라 하자 연은 “무엇에 대해서인지요?”라 했다. 현은 “부인이 아이 낳는 것은 큰일이라, 열 사람은 죽고 하나만 살아나네. 지금 황후가 해산하게 되었으니 독약을 먹여서 제거할 수 있지. 그러면 성군은 곧 황후가 될 걸세. 자네가 도와주어 성사된다면 부귀를 자네와 함께하겠네.”라 했다. 연이 “약을 섞어 조제하면 먼저 맛을 보도록 되어 있는데, 어찌 가능하겠습니까?”라 하자 현은 “자네 하기에 달렸네. 장군이 천하를 호령하시는데 누가 감히 말을 하겠나? 위급하게 되면 지켜 주겠네. 다만 자네가 가담할 뜻이 없을까 걱정일세.”라 했다. 연은 한참 후 “힘을 다하겠습니다.”라 하고, 곧 부자를 빻아서 장정궁에 가지고 들어갔다. 황후가 해산한 다음 연은 태의가 만든 대환에다가 부자를 합해서 황후에게 복용시켰다. 얼마 후 “머리가 띵하면서 아프구나. 약 속에 독이 있는 것이 아니냐?”라 하자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결국 번만이 심해져서 붕하였다. 연이 나와서 현을 뵈러 가자, ‘수고했다’고 다독이기는 했으나 감히 연에게 중하게 사례하지 못했다. 후에 어떤 사람이 글을 올려서 황후의 병 치료를 잘못한 의사들을 고발하니 모두 체포하여 조옥에 가두었는데, 캐물어도 실토하지 않았다. 현은 일이 급하게 된 것이 두려워서 즉시 곽광에게 사정을 모두 말했다. 그리고는 “이미 계획은 틀어졌으나, 그 일로 옥리가 연을 닦달하지 않게 해주십시오.”라 했다. 곽광은 깜짝 놀라서 묵묵히 대답하지 않더니, 그 후 보고서가 올라오자 ‘연은 논죄하지 말 것’이라고 썼다.) ○ 西京雜記: 霍光妻遺淳于衍蒲桃錦二十四匹, 散花綾二十五匹, 綾出鉅鹿陳寶光家. 寶光妻傳其法, 霍顯召入其第, 使作之, 機用一百二十鑷, 六十日成一匹, 匹值万錢. 又與走珠一琲, 綠綾百端, 錢百萬, 黃金百兩, 爲起第宅, 奴婢不可勝數. 衍猶怨曰: “吾爲爾成何功, 而報我若是哉?” (서경잡기: 곽광의 아내는 순우연에게 포도백 24필과 산화릉 25필을 보냈는데, 이 무늬비단은 거록 사람 진보광의 집안에서 생산되었다. 보광의 아내가 그 직조법을 계승했으므로 곽광의 부인 현은 저택으로 불러들여서 짜게 했는데, 직기에는 발로 밟아 조종하는 판이 120개나 사용되고 60일에 한 필이 완성되었으며 한 필 값이 만 전이었다. 또 주주 한 꿰미와 녹릉 100단, 돈 백만 전, 황금 백 냥을 주고 저택을 지어 주었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노비까지 주었다. 연은 그래도 원망하면서 “내가 당신을 위해 어떤 공을 이뤄 주었는데 내게 겨우 이렇게 보답하는가?”라고 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1-05 1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