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기업이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그린워싱'에 적발된 기업 절반은 의도적이 아니라 '잘 몰라서' 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는 환경부 고시와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이 마련돼있지만, '둘 다 잘 모른다'는 기업이 절반이 넘었다. 유럽연합(EU)의 친환경 표시 지침이 내년 9월부터 발효되는 등 최근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그린워싱에 대한 인식과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기업 의견'을 조사한 결과 "잘 몰랐다"고 응답한 기업이 45.0%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매우 잘 안다"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그린워싱은 녹색(Green)에 세탁(White Washing)이 결합된 단어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이나 기업 경영활동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현하는 부당한 환경성 표시·광고 행의를 뜻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1년 272건에서 지난해 4940건으로 18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그린워싱 대응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담부서와 인력을 두고 있지 않은 기업이 61.0%에 달했다. 이는 기업들의 그린워시에 대한 인지도와 인식 수준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그린워싱에 관한 규정으로는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 지침'이 있다. 이 규정들에 대해 "둘 다 모른다"는 응답이 57.0%로 가장 높게 나왔다. 두 규정에 대해 기업 90.0%는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답하며, 중복 규정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한 제조기업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탄소중립'으로 표현했는데, 환경단체가 그린워싱으로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제조기업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탄소저감강재로 홍보할 수 있다고 인증받았다"라고 주장했지만, 환경부는 '소비자의 오인을 불러일으 킬 수 있다'는 이유로 광고 삭제와 정정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그린워싱에 대응하기 위한 향후 조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41.0%는 "별도 대응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전담 조직 또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답한 곳은 16.0%에 그쳤다. 기업 10곳 중 6곳은 "그린워싱 상세 가이드라인과 지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판별할 검증체계가 부재하다"는 답변도 46.0%에 달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외에서 강화되고 있는 그린워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및 산업 전반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단속과 처벌보다는 지침과 가이드라인의 대외 홍보를 강화해 기업이 알기 쉽게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기업들은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9-08 11:06:21[파이낸셜뉴스]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의무가 제도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그린워싱' 리스크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법무법인 화우와 공동으로 5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제17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을 열고 그린워싱 리스크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기업의 행동을 뜻한다. 김정남 법무법인 화우 그룹장은 "ESG 공시와 투자 측면에서 최근 그린워싱에 대한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라며 "기업들은 체계 정비와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한편,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성을 공시할 때 '이유(Why)'와 '방법(How)'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 공시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그린워싱 방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근식 한국공인회계사회 본부장은 "지난해 공개된 국제지속가능성인증기준(ISSA) 5000에서는 그린워싱이 지속가능성 정보를 왜곡시키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하고 인증업무 전반에 걸쳐 그린워싱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라며 "국제기준 제정 기구에서 그린워싱 특성에 맞춘 인증 방법을 개발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인증 기준의 변화를 벤치마킹해 그린워싱 방지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와 미국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ESG 인증과 평가를 요구받는 기업들에 대한 대응 방법도 소개됐다. 양정배 한국SGS 부장은 "인증(평가)을 상호인정을 하는 일부 이니셔티브를 적극 활용해 중복 평가를 피하고, 정부의 해외인증 지원 사업 운영 범위를 확대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 공시의무가 제도화되면서 그린워싱을 포함한 ESG 워싱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 자율에 맡겨지던 ESG 공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도화하면서 ESG 워싱에 대한 기업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업은 글로벌 ESG 인증 획득 등 ESG경영 내실화를 통해 그린워싱 리스크 대응을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17회를 맞이한 대한상의 ESG 포럼은 올해 국내 ESG 공시기준, 생물다양성 등을 주제로 18~20차 포럼을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2-05 08:23:18[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협회는 지난 29일 국제윤리기준위원회(IESBA)가 공개한 국제윤리표준 초안에 대한 국내 의견 수렴을 위해 1일부터 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주요 국가에서는 연차보고서에 ESG 및 기후관련 정보를 포함시키는 의무 공시제도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26년 이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의무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 공시내용은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도록 제3자 기관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 공개된 표준은 지속가능성 인증과 관련해 인증기관이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인증 고객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 지켜야 하는 사항을 표준화한 것으로, 로이터 등 해외 통신들은 이 표준이 그린워싱을 방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윤리기준위원회는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와 함께 독립된 기관으로 기업의 윤리표준을 설정하는 권위있는 글로벌 기관이며 오는 5월10일까지 공개 초안에 대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강명수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국제윤리기준위원회의 국제윤리표준 초안을 적극 지지하며 그린워싱 방지를 위해 국내 각계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2-01 16:32:03안랩이 ‘그린워싱 규제의 이해’를 주제로 임직원 대상의 공정거래 교육을 지난 5일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그린워싱은 친환경 제품·서비스가 아님에도 친환경 제품·서비스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한다. 이번 공정거래 교육에서 안랩 임직원들은 △그린워싱의 정의 △국내외 주요 그린워싱 사례 △국내외 그린워싱 규제 동향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로 나선 법무법인 지평 장품 변호사는 “개정된 공정거래위원회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의 환경성 마케팅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변호사는 거짓·과장성 방지를 위한 실증 확보와 소비자 오인성 방지를 위한 신속한 피드백 반영,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업무상 주의사항에 관해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3-07-06 10:00:04[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그린워싱'으로 불리는 친환경 위장 표시·광고를 막기 위해 관련 심사지침을 개정한다. 공정위는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8일부터 28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일부 단계에서 환경성이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원료의 획득,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전체 과정을 고려해 그 효과가 상쇄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경우 환경성이 개선된 것처럼 표시·광고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예를들어, 경쟁사 제품에 비해 유통, 폐기 단계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함에도 제품 생산 단계에서 탄소배출이 감소된 사실만 광고하면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개정안에서는 또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누락, 은폐,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완전성 원칙을 신설했다. 만약 가구회사가 침대의 매트리스 부분에 대해서만 친환경 인증을 받았음에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제품 전체(헤드레스트, 프레임, 매트리스)에 대해 인증받은 것처럼 '친환경 침대'라고 광고한 경우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공정위는 세부 유형별(거짓·과장, 기만, 부당 비교, 비방)로 대표적으로 금지되는 표시·광고 행위에 대한 예시를 신설했다. 아울러 특정 용어 및 표현에 관한 세부 사례도 심사지침에 제시했다. 최근 친환경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린슈머가 늘고 친환경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그린워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공정위는 법 집행의 일관성과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법 위반 유형별 예시를 담은 지침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방해하는 그린워싱 사례가 억제되고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6-08 11:18:06채권형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펀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형과 마찬가지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핵심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자금 유입은 원활하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ESG 펀드에는 최근 3개월(11일 기준) 새 3191억원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로 따지면 4419억원이 들어왔다. 해당 기간 각각 412억원, 339억원이 빠져나간 주식형과는 다른 모습이다. 몸집도 대폭 커졌다. 주식형 ESG펀드의 순자산이 줄곧 채권형을 앞서고 있었으나 올해 2월 16일(2조3011억원) 처음 주식형(2조2073억원)을 앞질렀다. 이달 10일 기준으로는 2조3859억원으로 늘어나 격차를 더 벌렸다. 다만, 펀드 수는 20개로, 주식형(54개)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ESG 채권 자체에 대한 선호가 아니라 긴축 완화 전망이 뚜렷해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유입된 결과라는 부분이다. ESG 투자는 고수익 혹은 초과수익이 목적이 아니다. 말 그대로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을 공급하는 '공익성'이 본질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테마' 가운데 하나로 인식돼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다. 올해 특히 활발했던 행동주의펀드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ESG펀드에 투자금이 몰린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무늬만 ESG'라는 문제제기가 비단 주식형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ESG펀드를 표방하는 상품의 대다수가 대형주를 편입하고 있고, 채권형 역시 우량 기업이 발행한 채권 위주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광해광업공단, 한국전력, SK인천석유화학 등 ESG 지향점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배치되는 종목을 보유한 펀드도 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ESG 투자 목표가 추세 편승에 따른 수익률 추구인 이상 운용역들은 본연의 취지보다 성과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에서도 ESG펀드의 투자 목적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만큼 근본적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ESG펀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나 특별한 계기가 있기 전까지 운용사들의 장기적 노력, 당국 규제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28일 'ESG 펀드 공시기준 도입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공시 대상과 투자전략, 운용능력 및 실적 등에 대한 공시기준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당국 주도의 ESG펀드 투자 윤곽이 나오면 관련 상품들로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태일 기자
2023-04-12 18:08:24[파이낸셜뉴스] 금융시장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프로세스가 도입됐으나 제대로 된 기준으로 자리매김하진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때문에 ‘그린워싱’이라는 역효과도 늘 지적됐다. 겉으로만 ESG를 표방한 채 본질은 이와 무관하거나 되레 역행하기도 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상품이 채권이다. 인증평가 관련 법규가 없어 감독에 한계가 있고, 그에 따라 등급 실효성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매기는 ESG 채권 인증평가 등급은 모두 1등급으로, 권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금융투자협회, 신용평가사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용하면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다음달 1일 시행된다. 우선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권고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다. 등급 부여 절차의 문서화, 평가자의 독립성 강화 및 이해상충 방지, 평가방법론 공개 등을 규정했다.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국내 환경에서 요구되는 사항도 추가했다. 사후관리를 포함한 계약체결 권고, 최소 자금투입비율 공개 등도 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평사가 ESG 채권 인증평가시 준수해야 할 원칙과 방법이 제시되면서 평가과정 투명성과 인증평가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자들은 의사결정시 이를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워싱 예방 효과도 예상된다. 지금까진 ESG 채권 발행 후 자금 사용에 대한 전문가의 검증 의무가 없어 투자자들은 발행회사가 공개하는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제부턴 인증평가업무 계약시 자금사용 검증을 포함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이 녹색프로젝트에 자금을 집행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1-13 18:52:20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란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다. '위장 친환경'이라고 번역된다. 환경에 좋은 것을 선택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한 기업의 일탈적 홍보행위라고 보면 된다.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사 테라초이스가 2007년 '그린워싱의 6가지 죄악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기업의 환경 관행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의 환경적 편익에 대해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라고 정의 내렸다. 테라초이스는 2010년엔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을 제시했다. △작은 속성에 기초하여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하거나 △라벨 또는 제품 웹사이트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거나 △애매모호한 주장 △관련성 없는 주장△다른 제품보다 더 환경적이라고 주장 △거짓말 △허위라벨 부착 등이 해당한다. 독일 언론인 카트린 하르트만은 저서 '위장환경주의'에서 다국적 대기업들의 위장 행태를 폭로했다. 석유기업 BP와 셸, 음료기업 코카콜라, 농업기업 몬산토, 화학업체 헨켈, 전기회사 RWE의 위장환경 홍보술을 적나라하고 신랄하게 파헤쳤다. 요즘 ESG 워싱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로 기업이 투자 및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하는 비재무적인 요소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탈탄소 사회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ESG 워싱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는 추세다. 1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ESG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이유는 그린워싱 때문"이라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민간기업은 물론 공기업, 공공기관,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가 그린워싱과 ESG 워싱을 범하는 세상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2022-09-04 18:46:42그린 워싱. 친환경을 상징하는 색깔 그린(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다. 실제론 경제주체들이 환경을 해치면서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이를 다룬 다큐 영화가 지난 2018년 유럽에서 개봉된 '더 그린 라이'(The green lie)다. 다국적기업들의 '녹색 거짓말'을 신랄히 비판한 영화였다. 지금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대세다. 이런 흐름을 타고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기업인 구찌가 밀과 옥수수로 만든 비건 운동화를 내놓는가 하면 에르메스는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방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폐페트병으로 만든 속옷과 폐현수막 원단으로 만든 가방 등 다양한 친환경 패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버려진 제품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은 환경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때도 그린 워싱 개연성을 완전 배제하긴 어렵다고 본다. 예컨대 친환경 원료로 대량 생산한 의류도 결국 일반쓰레기로 처리된다. 이 경우 재활용이 부각되지만, 폐기물 발생은 더 늘리는 역효과를 빚게 된다. 최근 스타벅스의 다회용컵 제공 이벤트에 대해서도 눈 밝은 소비자들은 우려한다. 일회용컵을 줄이려는 취지라면 차라리 할인가로 개인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면서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그린 워싱에 빠져들 소지를 경계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바이오연료 의무화가 부른 나비효과를 보라.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팜유 등을 활용하자는 취지였지만, 탄소를 흡수할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역설을 빚었지 않나.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위'가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제시한 암모니아발전도 그런 혐의를 벗어나긴 어렵다고 본다. 암모니아를 합성하고, 이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탄소절감)보다 배꼽(탄소배출)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21-10-12 18:26:41[파이낸셜뉴스] 시중에서는 ‘친환경’ ‘비폭력’ ‘자연 유래 성분’을 강조하는 ‘클린 뷰티’ ‘비건 뷰티’ 아이템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브랜드와 아이템은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그린 워싱(Greenwashing)’ 을 통해 제조 과정을 포장하고 효과를 과장하기도 합니다. 소비자 또한 광고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소비를 남발하는 아이러니에 빠지기도 하죠. 재활용한 용기 혹은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고 포장재를 최소화하며 인간과 자연은 물론이고 동물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을 사용하는 것. 바로 클린 뷰티와 비건 뷰티의 맥락을 이루는 주된 주제입니다. 기업은 이를 위해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화학 성분을 배제하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죠. 소비자는 과다한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에 적극 참여하며 사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를 불매하는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힘을 더합니다. 문제는 일부 과정에 국한되는 친환경적 경영방식을 마치 전과정에 걸친 것으로 홍보하거나, 불공정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과정은 감춘 채 소비자들을 속이는 사례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 소재를 사용하고, 막대한 샘플과 포장재를 남발하며 홍보에 임하는 것이 해당하죠. 에코백, 텀블러, 손수건 등 ‘굿즈’를 증정한다는 마케팅을 남용하기도 합니다. 소비자 또한 친환경적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로 안착함에 따라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텀블러가 잔뜩 쌓여있지만 텀블러를 증정하는 비건 뷰티 브랜드의 행사에 참여하고, 샴푸와 보디워시, 칫솔 등 사용할 제품이 다량 남아있지만 새로운 고체 샴푸와 보디워시, 나무 칫솔을 구입하는 등 불필요한 소비를 늘리는 것이 진정으로 친환경을 위한 길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그린 워싱에 현혹되지 않고 진정한 친환경적 라이프스타일을 달성하는 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물건 위주로 사용하고, 둘째 ‘수익금은 환경 보호에 쓰인다’라는 문구를 발견하거나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굿즈’를 증정해도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사용한 일회용품은 깨끗하게 헹구고 분해하여 알맞은 분리배출 방법으로 배출하는 것! 신소재를 구입하거나 새롭게 생긴 브랜드, 스토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moasis@fnnews.com 김현선 기자
2021-07-28 17:5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