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 1순위로 꼽은 '노동개혁'이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근로시간 개편 등 노동개혁의 대다수 과제들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법 개정사항이기 때문이다. 야당이 다음 국회에서도 190석 가까이를 차지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법안들은 사실상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협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노동입법 줄줄이 스톱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12석) 의석수를 더하면 총 187석으로 다른 당 협조 없이도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이처럼 총선에서 그동안의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민심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고용노동부가 밀어붙였던 반노동 정책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개편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주 최대 69시간' 개편안이 논란이 되자 현행 '주 52시간'의 틀은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따라 유연화를 골자를 하는 근로시간 개편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근로시간 유연화는 근로기준법 개정사항으로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와 각을 세워온 초거대 야당이 이를 쉽게 허락할 리 없다. 특히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된 노란봉투법 재추진 가능성도 커졌다. 민주당은 총선 전부터 노란봉투법 재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노란봉투법은 단체교섭 대상을 원청으로 확대하고, 쟁의행위(파업)를 이유로 한 회사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내용이 골자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정부가 추진하려던 '업종별 차등적용'도 발목이 잡혔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생존이 힘든 일부 업종에 대해서라도 최저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노동계와 야당은 '형평성'을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추진하려던 '중대재해법 2년 유예안'도 무산됐다. ■기댈 곳 사회적대화 뿐이지만윤석열 정권은 출범 초 여소야대 국회 상황으로 노동관계법 개정이 막히자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시행령을 개정해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000명 이상 노동조합이 회계공시를 하지 않으면 조합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당의 총선 참패로 이 같은 정부의 기조는 동력을 잃게 됐다. 정부가 이제 기댈 곳은 사회적 대화뿐이다. 여소야대로 국회 입법이 어려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노동계와 허심탄회하게 노동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근로시간제도 개편안과 상생임금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했던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다. 다만 2월에 대화를 시작한 경사노위는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 경사노위는 당초 이달 4일 특별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공무원·교원 근무시간면제(타임오프제) 심의위원회 공익위원 구성을 두고 노정 갈등이 터지면서 첫 회의가 연기됐다. 만약 첨예한 문제 등을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서 합의해도 국회 내 입법 과정에서 또 논쟁이 예상돼 윤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 동안 노동개혁은 험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본격 막을 올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노사정 대화의 분수령이 될지도 주목된다. 돌봄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 낮은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계 뜻과 반대되는 안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될 경우 노정 갈등이 다시 분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4-15 18:07:41[파이낸셜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노동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CHO)들과 간담회에서 "노동개혁은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되는 절박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고용노동 정책과 관련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장관은 "올해는 노사 법치의 확고한 토대 위에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바탕으로 국민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들을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며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 불법행위 근절을 확고한 의지로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시장 약자는 두텁게 보호하고 이중구조 개선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이중구조 개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큰 차이가 발생해 노동시장이 사실상 두 개로 나뉜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 조선업을 시작으로 원·하청 상생 모델을 마련해왔다. 특히 이 장관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기업의 생산성은 높일 수 있도록 임금체계의 과도한 연공성은 완화하겠다"며 "경직적 근로시간 제도도 근로자 건강권 위에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를 위해 현재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의제별 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이 장관은 "계속고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방안 마련을 본격화하겠다"며 "다양한 유연근무 모델 활용을 위해 지원을 강화할 계획인 만큼 기업도 실질적인 사용 여건을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노동개혁이) 어렵다"며 "민관이 원팀으로 머리를 맞대서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토대로 산적한 노동 현안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고 공론화해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날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을 지키는 노사 문화, 근로시간, 임금체계 등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 등을 요청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3-14 10:15:18[파이낸셜뉴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사진)은 7일 "지금까지 노동개혁을 정부 주도로 추진해왔다면 앞으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서 논의를 거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노사정 대화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전날(6일)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위원회 경과를 설명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는 전날 노사정 대표자급이 참여하는 제13차 본위원회를 열었다. 이 차관은 "지금까지 '노사 법치주의'를 정부 주도로 추진해왔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나 노동유연화 등 노사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법 제도개선 방안 논의는 진척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노동개혁 의제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서 논의를 거쳐 입법이나 정책 개선이 필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로 넘기고, 관행 개선이 필요한 것은 노사 역할로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이 정부 정책으로만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이 차관은 "노동개혁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게 2015년인데 현재 고용노동제도와 관행 시스템 전반에 대해 개혁하고자 하는 바를 통칭할 뿐 정부의 정책을 강요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도 일개 주체로 참여한다는 의미다. 일방적으로 입장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면 사회적 대화를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노사정이 요구하는 것들이 같이 묶여서 들어와 있다"며 "정부 요구만 들어와 있는 게 아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우선순위로 논의했으면 하는 의제에 대해서는 "일생활균형위원회에서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는 토대 위에서 유연성과 건강권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기로 했는데 이게 정부의 요구사항이 될 것 같다"며 "정부가 하려는 방향은 지난해에 다 밝혔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정부 계획을 앞세우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모든 의제별 위원회 논의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2-07 15:14:29[파이낸셜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비판에 대해 "어떤 개혁도 현장을 벗어날 수 없고 현장을 존중하지 않는 계획은 성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윤 원내대표는 14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주52시간제 개편에 대한 노동개혁 후퇴라는 비판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 "근로시간 문제는 정부에서 유연하게 하려고 했지만 현장에서 다른 의견들이 많이 있어 현장 의견 수렴 과정을 오랫동안 거쳤다"며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모든 게 포퓰리즘이 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현장 여론을 정확하게 정책화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및 검사 탄핵안 재추진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탄핵안 철회가 그렇게 자유롭다면 왜 (여태껏) 폐기되도록 놔뒀겠는가"라며 "이제까지 헌정사를 보면 탄핵소추안을 7차례 제출했는데, 시간이 지나 폐기된 일은 있어도 한번도 탄핵안을 철회한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례가 없던 일이고 철회하려면 국회 본회의를 열고 동의를 받아 철회해야 한다"며 "철회가 그렇게 자유롭다면 일사부재의 원칙이 형해화되지 않겠는가"라며 헌법재판소가 당의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신청에 대한 빠른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11-14 10:23:2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8개월 만에 다시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확대한다'에 방점을 찍은채 공은 노사정 대화에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노란봉투법, 노조 회계공시 등 노정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4월 총선 전 개편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1 노총인 한국노총이 13일 전격적으로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복귀했지만 일부 업종·직종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방침은 장시간 근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해 노동계의 마음이 쉽게 열릴지도 주목된다. 만약 사회적대화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도출된다고 해도 법 개정에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 입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노총, "사회적대화 복귀" 고용노동부는 이날 근로시간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주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업종과 직종을 대상으로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방안을 노사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구체적인 입법예고안과 함께 근로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 최대 69시간 근로' 논란이 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했다. 당시 홍역을 치른 고용부는 8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추가 발표에 세부 내용을 담지 않았다. 일부 업종·직종에만 확대한다는 방향만 제시한 채 어떤 업종에 적용할지, 주 최대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3월 개편안 발표 후 '장시간 근로로의 후퇴'라는 논란이 일고,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없는 일방적 개편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을 고려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추진을 강조한 모양새다. 대통령실까지 거들고 나섰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근로시간 제도는 물론이고 노동시간 이중구조, 저출산 고령화 등 주요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노사정 모두에 도움이 안된다"며 "오랜 기간 사회적 대화의 한축을 책임져온 노동계 대표 조직인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길 바란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촉구했다. 이에 지난 6월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한 한국노총은 극적으로 화답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 전환, 기후 위기, 저출생, 저성장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꽉 막힌 노정 갈등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노총은 매 정권의 정책 파트너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총선까지 버티기" 관측도 하지만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와는 별개로 최악의 노정 관계를 걷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향후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국면이 맞물리면 근로시간 개편은 험로가 예상된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노정 관계는 다시 파국을 맞을 수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관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근로시간 제도에 대해서는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주 52시간제 완화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 노동계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반발했지만 경영계는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며 정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그동안 줄곧 경영계 편에 서왔던 윤석열 정부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했다고 바로 노동계의 손을 들어줄리도 만무하다. 정부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근로시간 개편안이 확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실태조사와 노사정 대화를 빌미로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근로시간 개편은 입법과제로 거대야당을 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총선 전까지는 노사정 대화가 잘 흘러가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이 모두 멈춰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앞서 보험료율 등 구체적인 '숫자'가 빠진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해 '맹탕 개혁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1-13 18:40:5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8개월 만에 다시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확대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채 공은 노사정 대화에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근로시간 개편 뿐만 아니라 노조 회계공시 등 노정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4월 총선 전 개편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은 장시간 근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해 노동계가 마음을 열리도 만무하다. 정부도 이를 감안한 듯 노사정 대화 방식이나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은 모습이다. 사회적 대화에 공 넘긴 정부 고용노동부는 13일 근로시간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업종과 직종을 대상으로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방안을 노사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구체적인 입법예고안과 함께 근로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 최대 69시간 근로' 논란이 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했다. 당시 홍역을 치른 고용부는 8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추가 발표에 세부 내용을 담지 않았다. '일부 업종·직종'에만 확대한다는 방향만 제시한 채 어떤 업종에 적용할지, 주 최대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3월 개편안 발표 후 '장시간 근로로의 후퇴'라는 논란이 일고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없는 '일방적 개편'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을 고려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추진을 강조한 모양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근로시간 제도는 물론이고 노동시간 이중구조, 저출산 고령화 등 주요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노사정 모두에 도움이 안된다"며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길 바란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최악의 노정 관계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국면과 맞물려 근로시간 개편은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답을 정해놓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데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노동계가 어디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총선까지 버티기" 관측도 근로시간 제도에 대해서는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노사정 대화가 험난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난 3월 주 52시간제 완화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 노동계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반발했지만 경영계는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6월 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중단한 이후 노사정 대화가 중단됐다는 것도 문제다. 노사정이 함께 대화 테이블에 앉을 명분조차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노·정 관계는 파국을 맞을 수 있다. 정부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근로시간 개편이 확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실태조사와 노사정 대화를 빌미로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근로시간 개편은 입법과제로 거대야당을 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총선 전까지는 노사정 대화가 잘 흘러가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이 모두 멈춰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앞서 보험료율 등 구체적인 '숫자'가 빠진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해 '맹탕 개혁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김학재 기자
2023-11-13 16:36:12[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은 13일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 추진할 수 없다"면서 충분히 노사와 대화해 공감대를 형성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 시간 관련 대면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노동현장 실태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노사 양측과 충분한 대화를 거쳐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6~8월 3개월간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진행, 이날 근로시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가 현장에 안착되고 있지만 업종별·직종별 수요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한국노총이 최근 "국가적 이슈와 시급한 현안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노총이가 전향적으로 대화 의지를 보여준 것은 다행"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 대변인은 "근로시간 제도는 물론이고 노동시간 이중구조, 저출산 고령화 등 주요한 현안이 산적 상황에서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노사정 모두에 도움이 안된다"면서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길 바란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촉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1-13 15:55:06'주 69시간' 논란으로 멈춰선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월 개편안 발표 당시의 논란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이번 제도 개편 방향의 핵심은 정부가 현행 주52시간제의 틀은 유지하되 업종·기업별로 연장근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느냐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3일 근로시간 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개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주 8일 발표할 것으로 공지했지만 최종 검토를 이유로 연기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고용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올해 3월 발표했던 개편안을 보완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주 최대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연장 근로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운영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주 최대 근무 가능시간은 하루 11.5시간씩 6일, 총 69시간으로 늘어난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적을 땐 제주도 한달 살기 등 푹 쉬면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공짜 노동 관행도 없앤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물론 이른바 'MZ 세대' 노조까지 '과로사 조장법'이라며 반발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6∼9월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집단심층면접을 진행했다. 고용부는 애초 9월 정기국회 중 근로시간 개편 재입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설문조사 결과 분석과정이 길어지면서 법안 제출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설문 결과 발표는 11월까지 미뤄졌고 8일로 공지됐던 발표 날짜도 13일로 연기됐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되는 것이 개편안이 아닌 '보완 방향'이라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법 개정안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한 3월 발표 때와 달리 방향성만 제시할 가능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개편안 보완을 지시하면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어 보완 개편안에서 주 최대 근무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여전히 주요국 대비 길고 더 적은 근무시간과 더 자유로운 휴가 사용 등에 대한 직장인들의 열망이 큰 만큼, 정부가 이와 다른 방향의 개편안을 제시하면 3월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현행 주52시간제의 틀은 유지하되 장기간 근무를 원하는 업종·기업별로 연장근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설문은 업종별 대상을 안배해 이뤄져 현행 제도에 대한 인식이나 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을 업종별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선호하는 근로시간 제도가 다르면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다. 이번 보완 방향의 관건은 역시 사회적 합의다. 경영계는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다수의 근로자는 장시간 노동으로의 역행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1-05 18:07:01[파이낸셜뉴스] '주 69시간' 논란으로 멈춰선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월 개편안 발표 당시의 논란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 정부가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이번 제도 개편 방향의 핵심은 정부가 현행 주52시간제의 틀은 유지하되 업종·기업별로 연장근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느냐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3일 근로시간 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개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주 8일 발표할 것으로 공지했지만 최종 검토를 이유로 연기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고용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올해 3월 발표했던 개편안을 보완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주 최대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연장 근로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운영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주 최대 근무 가능시간은 하루 11.5시간씩 6일, 총 69시간으로 늘어난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적을 땐 제주도 한달 살기 등 푹 쉬면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공짜 노동 관행도 없앤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양대 노총은 물론 이른바 'MZ 세대' 노조까지 '과로사 조장법'이라며 반발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6∼9월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집단심층면접을 진행했다. 고용부는 애초 9월 정기국회 중 근로시간 개편 재입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설문조사 결과 분석과정이 길어지면서 법안 제출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설문 결과 발표는 11월까지 미뤄졌고 8일로 공지됐던 발표 날짜도 13일로 연기됐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되는 것이 개편안이 아닌 '보완 방향'이라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법 개정안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한 3월 발표 때와 달리 방향성만 제시할 가능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개편안 보완을 지시하면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어 보완 개편안에서 주 최대 근무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여전히 주요국 대비 길고 더 적은 근무시간과 더 자유로운 휴가 사용 등에 대한 직장인들의 열망이 큰 만큼, 정부가 이와 다른 방향의 개편안을 제시하면 3월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현행 주52시간제의 틀은 유지하되 장기간 근무를 원하는 업종·기업별로 연장근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설문은 업종별 대상을 안배해 이뤄져 현행 제도에 대한 인식이나 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을 업종별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선호하는 근로시간 제도가 다르면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다. 이번 보완 방향의 관건은 역시 사회적 합의다. 경영계는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다수의 근로자는 장시간 노동으로의 역행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설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완 방향을)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1-05 14:59:35[파이낸셜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보완 중인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설문조사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투명하게 설명하고 보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정부는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일이 많을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푹 쉬자는 취지다. 그러나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장시간 근로', '공짜 야근'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보완을 전격 지시하면서 개편안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정부는 6월부터 두 달 간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전문가 분석을 거치는 중이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이달 10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11월 초에는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보완된 근로시간 개편안은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노동개혁 중 하나인 노사 법치주의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임금체불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감독을 강화하고 상습체불은 경제적 제재를 확대해 근절하겠다"며 "불공정 채용, 직장 내 괴롭힘 등 부당하고 부조리한 직장 문화와 관행을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이달부터 시행 중인 노조 회계 공시와 조합원 세액공제 혜택 연계에 대해서는 "노조 자체 운영의 투명성과 자주성을 위해 회계공시 시스템 구축, 자율적 통제 방안 등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끊이지 않는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해서는 "처벌 만능에서 자기 규율이 현장에 확고하게 정착되도록 위험성평가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궁극적으로 현장에 안전 의식과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0-12 11: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