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성율·김일두 교수팀이 짧고 강한 빛으로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통해 물 분해 반응이나 가스 센서 등에 들어갈 촉매의 제조 공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은 대면적의 빛을 활용하고 대기 중의 환경에서 매우 빠른 시간(0.02초 이내)에 고엔트로피 촉매 및 단일원자 촉매의 합성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기술이다. 광열효과가 뛰어난 탄소 나노섬유, 그래핀 산화물, 맥신(Mxene) 등 소재에 다종 금속 염을 고르게 섞어주고 빛을 쪼여준다. 이때 1800~3000도까지 표면온도가 급상승하고 매우 빠르게 온도가 내려오면서 최대 9성분계의 합금 촉매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합금 촉매는 연료전지, 리튬-황전지, 공기 전지, 물 분해 수소 생산 등 저장 및 발전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비싼 백금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열효과를 통해 단일원자 촉매의 신규 합성법에도 성공했다. 그래핀 산화물에 멜라민 및 금속염을 동시에 혼합해 빛을 쪼여주면 단일원자 촉매가 결합된 질소 도핑 그래핀을 합성해냈다. 백금, 코발트, 니켈 등의 다양한 단일원자 촉매가 고밀도로 결착돼 다양한 촉매 응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최성율 교수는 "강한 빛을 소재에 0.02초 쪼여주면 간편한 합성기법을 통해 단일 원소 촉매부터 다성분계 금속 나노입자 촉매의 초고속, 대면적 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촉매 합성 공정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일두 교수는 "매우 빠른 승하온 속도를 기반으로 기존에 합성하기 어려웠던 고엔트로피 다성분계 촉매 입자를 대기 중 조건에서 균일하게 합성해 고성능 물 분해 촉매로 응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며, "응용 분야에 따라 촉매 원소의 크기와 조성을 자유롭게 조절해 제작할 수 있는 신개념 광 기반 복합 촉매 소재 합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매트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됐으며, 11월호 속표지 논문에 선정됐다. 또한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2월호에 속표지 논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2-06 10:21:38[파이낸셜뉴스] 아주대 이분열·이평천 교수팀이 흙 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면서 농작물에 유익한 비료로 변하는 생분해성 필름(PBAT)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PBAT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PLA)보다 흙 속에서 9배 빨리 분해된다. 또한 이전에 개발된 것들보다 필름을 잡아당겨서 늘어나는 인장강도가 760% 향상됐다. 이분열 교수는 17일 "생분해성 필름을 활용해 밭이나 논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필름과 코팅 비료를 대체해 환경 문제의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됨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소와 기업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개발 및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인 60℃에서만 생분해 되고 토양의 자연조건에서는 생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다. 실질적으로 자연 토양에서는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간주한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제조과정에서 분자량이 큰 고분자를 합성해야 하는데, 기존 방법으로는 분자량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생분해 속도가 느려지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진은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대체하기 위해,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만들었다. 인산을 촉매로 사용해 생분해성 폴리에스터를 제조하면 고분자가 만들어질때 인산이 새로운 물질 성분에 들어가게 했다. 이후 금속염을 투입해 만들어진 고분자 사슬을 이온결합으로 연결해 생분해성이 약 9배 가량 향상된 고분자를 얻었다. 이온결합에 사용된 인산의 포스페이트기와 금속은 대부분 비료 성분이다. 이분열 교수는 "비료 성분을 포함한 PBAT가 생분해되면서 천천히 비료 성분을 토양으로 방출, 작물의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 일반 토양에서 200일 동안 생분해성을 테스트한 결과, 이온결합으로 이뤄진 새로운 물질은 기존 PBAT보다 약 9.2배 빠르게 분해됐다. 또한 물질의 특성도 향상됐다.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와 기존 고분자 모두 인장강도 측정기기의 연신율 한계점인 760%에서도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됐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했으며, 보충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0-17 11:19:55[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산업용수 속 금속화합물을 제거하는 흡착제 기술을 개발해 민간기업에 이전했다. 이 금속염 흡착제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플랜트 산업에 널리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속염 흡착제 제조기술을 수처리 전문기업인 ㈜앱스필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계약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정액 기술료 5000만원과 매출액의 3%를 경상 기술료로 받는다. 또 앱스필은 특허 2건, 노하우 1건으로 구성된 흡착제 제조기술을 이전 받는다. 원자력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흡착 필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기존 수입에 의존하던 물량을 상당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은 정읍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이용·운영부 전준표 책임연구원 주도로 개발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불산은 은이온 등의 금속염 불순물을 제거해야 재활용할 수 있다. 또 원자력 시설에서 세슘 등의 방사성 금속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선 그라프트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흡착제는 흡착 속도와 흡착용량 모두 기존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한 방법보다 우수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흡착 필터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금속염을 제거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고분자화합물이 첨가된 용액에서 용매의 농도를 조절해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화학, 반도체 공장과 원자력 시설 등 대형시설뿐 아니라 병원, 일반 가정 등 일상 영역에서 기체 및 액체의 정제, 흡착, 촉매, 추출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앱스필은 액체 여과용 필터 조립체 및 액체 여과장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원자력연구원과 컨소시엄을 통해 필터 개발 관련 방사선기술개발사업 기업주도형 과제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연구원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 오고 있다.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해당 기술을 활용한 금속염 흡착제를 제조하는 국내 최초의 기업이 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7-08 09:35:16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 폐수 정화 및 흡착제 제조 기술이 ㈜카본텍에 이전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30일 방사성 요오드 함유 폐수 정화기술과 유해가스 제거용 다공성 흡착제 제조기술을 기술보증기금 대구기술융합센터 중개로 카본텍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액기술료 3억원에 매출액 1%를 경상기술료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요오드 핵종 함유 방사성 폐수 정화기술은 원자력연구원 방사성폐기물처분연구부 이승엽 박사팀이 지난 2013년부터 개발한 기술로, 요오드 핵종을 함유하는 방사성 폐수에 대한 '생물학적 정화 장치'와 '무기광물화 제거 장치' 등 기술 2건이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4개국에서 특허 등록됐다. 이 기술은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혹은 무기적으로 구리를 환원시켜 요오드와 결합시키는 독창적 기술로, 폐수로부터 방사성 요오드를 고효율(90% 이상), 저비용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발생되는 폐기물량이 매우 적어 처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이 산업계에 적용될 경우 원자력발전소 폐수와 더불어 방사성 요오드를 대량 사용하는 병원(갑상선암 병동) 등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요오드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어 의료복지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해가스 제거용 다공성 흡착제 제조기술은 원자력연구원 핵주기공정개발부 박환서 박사팀이 2007년부터 개발해 특허등록을 받은 '알칼리 금속염 화합물 및 알칼리토 금속염 화합물을 이용한 다공성 무기성형체 제조기술'이다. 이 기술은 간단한 제조공정을 통해 기존 제품보다 높은 흡착 특성과 반응성을 가지는 다공성 흡착제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각종 산업분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용도 외에도 의료, 국방 및 레저산업 등에서 호흡에 의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하기 쉬운 형상들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수입제품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이전되는 2개의 기술은 원자력연구원의 2300여건의 특허 중 기술이전조직(TLO)에서 사업화 유망기술로 올해 자체적으로 발굴한 80여건의 특허기술 중 하나다. 올해 3월과 9월에 각각 서울 코엑스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술이전설명회를 통해 소개돼 기술이전 된 대표 성과 중 하나다. 김종경 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에 이전되는 특허기술이 카본텍의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연구원의 우수한 특허기술이 많은 기업을 통해 곳곳에서 활짝 꽃피워져 기업의 성장과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16-11-30 13:37:29한국베링거인겔하임 임직원 봉사단과 아동복지원 혜심원 및 용산지역 아동센터 아동들이 '꿈꾸는 과학교실'에서 물과 금속염의 화학반응으로 '화학정원'을 만들며 미래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아동복지시설 혜심원과 용산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2회 째 '꿈꾸는 과학교실'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꿈꾸는 과학교실은 지역사회의 아동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과학 체험 교실로, 올 해는 둘코락스, 뮤코펙트 등의 브랜드를 영업·마케팅 하고 있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 사업부 직원 20여 명이 직접 일일 봉사단으로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아동복지시설 혜심원과 용산지역 아동복지센터 아동들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임직원 봉사단 등 약 40여명이 함께 한 이번 꿈꾸는 과학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돋구는 화학 실험 공연인 '사이언스 매직쇼'와 화학실험을 직접 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 있게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시간에는 '사이언스 매직 쇼'에서는 베르누이의 원리, 공기의 세계, 화학의 세계 등 다채로운 마법 쇼가 펼쳐져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으며, 두 번째 시간에는 우유 속 지질성분을 활용해 예쁜 그림도 그려보고, 소금의 밀도 차이로 액체탑을 쌓는 등 과학과 화학의 원리를 이용한 실험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미래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과학교실의 봉사단으로 참가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사업부 영업본부 이정현 지점장은 "이번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단순한 기부활동 보다 휠씬 의미 있고 값진 보람을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환자 및 소비자들과 접전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일반의약품 영업부서 직원으로써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의미 있는 기회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4-10-23 14:04:41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중견석좌교수가 이끌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은 나노 입자의 합성과 응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의 연구소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택환 교수가 30일 나노입자연구실에서 실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입자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인체에 무해하면서 발광 기능을 가진 나노 입자를 활용해 환자의 몸속에 주입하면 질병 부위에만 흡착돼 수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언뜻 보기에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기초과학 연구성과가 사실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 나노 입자 연구단장)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 배출을 목표로 세워진 기초과학연구원(IBS). IBS는 지난해 5월부터 이러한 연구성과를 낼 국내외 유수 학자들을 찾아 연구단장으로 선정해 1인당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연구단장으로 선정된다는 것은 국내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자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IBS 나노 입자 연구단장으로 선정돼 활동 중인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중견석좌교수는 균일한 나노 입자를 제조하는 데 있어 전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과학자다. 30일 그를 만나 기초과학 분야 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현재 수행 중인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한다면. ▲최근 십 몇년 동안 제가 연구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나노 소재 입자를 만들고 이를 균일한 크기로 가공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12년 전인 2001년 미국 화학회지에 크기 분리과정 없이 열분해 방법을 이용해 균일한 산화철 나노 입자를 제조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2004년에 저가의 금속염을 시작 물질로 사용해 균일한 나노 입자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나노 입자를 상용화 수준까지 제조할 수 있게 됐고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받았다. 이 연구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 특히 의료 분야와 에너지 분야에 많이 사용된다.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면서 환부를 정확히 찾아내는 데 필요한 형광 나노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또 3개월 전 나노 입자의 갈바닉 부식 작용기전을 규명해 속이 텅 빈 복합 나노 입자를 만들고 리튬이온 배터리와 태양전지 등의 용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지금껏 의료와 에너지 분야에서 제 연구성과가 응용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좀 더 의료쪽에 나노물질이 활용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지금은 소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왔다면 이제는 대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나노 입자 조영제 등이 사람에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왜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나. ▲단순한 답이지만 재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지겨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 연구라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것을 새롭게 개척한 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한 가지 더 결과적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도전정신으로 연구를 즐기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기쁨이다. 당장의 연구 결과가 인류에 어떤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쓰임이 있고 적어도 우리의 근원이 무엇인지, 생물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인류의 지식의 외연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학자가 되기로 한 건 40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대구 달성군의 시골 초등학교를 다니다 학교 대표로 과학경시대회를 나갔는데 군 단위 대회에서 은상을 받고 바로 꿈이 결정됐다. 이후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부하면서 화학 분야를 선택하게 됐다. 목표를 정하고 지금까지 뒤돌아보지 않고 이 일에만 매달렸다. ―연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연구는 항상 쉽지 않다. 처음 박사과정 때 연구 성과가 몇 년간 안 나오고 논문 진도도 나가지 않았을 때도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은 분야의 선두, 프론트라인에 서서 연구한다는 게 더욱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앞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매일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찧는 느낌이랄까. 지금하고 있는 연구의 결과가 안 나온다면 엄청난 시련이 되는 것이다. 조교수 때는 앞서 나가는 선배 교수들을 목표로 따라잡으려 정신없이 일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앞에 아무것도 없음을 느꼈고 엄청난 책임감을 안게 됐다. 지금 내는 모든 논문은 연구실 밖으로 내보낼 때 예전보다 더욱 철저하게 검증한다. 연구실에서 결과가 나와도 웬만한 성과가 아니면 사장시킨다. 주어진 타이틀에 맞도록 다른 연구자들이 조금이라도 허튼 논문이라 비판하지 않도록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연구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때는 언제인가. ▲사람들이 연구성과에 대해 깜짝 놀라는 것을 볼 때다. 지난 2004년 네이처 머티리얼지에 논문을 냈을 때가 그랬다. 논문을 게재하고 1주일도 안돼 미국의 CNN에서 연락이 와 인터뷰를 했고 기사가 뜨니 이름이 확 뜨고 유명세를 탔다. 이후 노벨화학상 논문이 가장 많이 나와 세계 화학 분야에서 최고의 저널로 일컬어진 미국 화학회지에 3편의 논문을 냈고 서울대 교수가 됐다. 4년 뒤인 2008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는 지금까지 논문인용 횟수가 1000번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발판으로 계속 올라오니 지난 2010년 미국 화학회지에서 연락이 와 부편집장으로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한국인 교수로서 처음 그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매우 영예롭게 생각한다. 그 자리에 오니 이제는 내 연구성과를 알리기 위해 해외로 분주히 강연을 하러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먼저 찾아온다. 이렇게 거쳐온 순간순간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발전과 노벨상 수상을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무엇인가. ▲위대한 과학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는 사람은 오히려 위험하다. 지난 2006년 황우석 교수 사태를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오랜 시간 차근차근 거쳐오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풀뿌리연구가 저변에 깔려 있어야 그 가운데 우수한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거다. 피라미드식 규모의 연구자 육성시스템이 조성돼야 한다. 시작하는 신진 연구자나 중견 연구자, 리더 연구자가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 과학연구의 보편성과 수월성이 다 충족되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정책당국의 예산 배분이 중요하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농한기 농부가 내년 농사를 위해 저장해 놓는 씨앗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 당장 배고프다고 다 먹어버리면 내년에는 파종할 씨앗이 없어 굶어죽게 되는 것이다. 요새 젊은 교수들이 대학에 임용되자마자 심각한 성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들었다. 한동안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에 대한 약속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30대 중반의 과학자들에게는 정부와 대학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자 개개인도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자신감으로 연구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받는 과학자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시작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별취재팀 윤정남 팀장 김경수 정명진 임광복 이병철 박지현 기자
2013-10-30 17:10:34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HM781-36B'의 안정성을 높이는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정부 항암신약개발사업단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는 HM781-36B는 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알약(정제) 형태로 개발 중이다. 이번 특허는 알약 개발에 사용하는 필수 부형제를 교체(비금속염 활택제)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인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폐암과 위암을 대상으로 HM781-36B의 2상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3-10-08 15:31:38엘앤에프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전극용 도전성 페이스트 조성물 및 이의 제조방법의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번 특허는 PDP의 전극용 도전성 페이스트 조성물에 관한 것으로, 종래의 페이스트 조성물에 포함되는 무기증점제 대신에 산화물 상태에서 도전성을 보이는 아연과 같은 금속염과 납 미함유 무기 질계 바인더를 사용함으로써 도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모니터 및 PDP 전극용 Paste 기술개발 및 사업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엘앤에프는 밝혔다. /fnchoisw@fnnews.com 최순웅기자
2010-08-24 14:06:33#1. 19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병홍 박사팀은 산소 대신 철 이온을 전달자로 사용하는 미생물 ‘슈와넬라’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듬해 ‘무매개체 미생물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미국과 일본 등에선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 실용기술 개발에 나섰다. #2. 2008년 5월 삼성경제연구소는 ‘활용 영역을 넓혀가는 바이오기술’ 보고서에서 “바이오기술은 미래 산업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면서 “미생물연료전지 등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연간 10억원도 안되는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을 뿐이다. 폐수도 처리하고 전기도 만들어내는 ‘미생물연료전지’가 녹색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천기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면 그 경쟁력은 급격히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장인섭 교수는 12일 “화석연료의 고갈이 예상되며 다양한 대체에너지가 연구되고 있다. 그중 자연계에 널려있는 미생물을 이용, 전기를 만들어내려는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2만4000㎢의 갯벌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리적 이점도 커 실용화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폐수에서 전기를 만든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인간이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폐수와 자연수계의 퇴적층 등에 존재하는 유기오염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원리는 기존 연료전지와 비슷하다. 연료전지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반대로 이용한 장치다. 즉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나오는데 이 전기를 붙잡아 이용하려는 것. 따라서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산화시키기 위해 백금을 촉매로 사용한다. 하지만 미생물연료전지는 수소 대신 유기물을, 백금 대신 미생물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1911년 영국 과학자 포터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기술을 이용, 우주선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연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사용할 수 있는 미생물이 제한적이고 양극에 사용되는 화합물의 강한 산화력 때문에 장기운전이 곤란하다는 벽에 부딪쳐 연구가 지지부진해졌다. ■한국이 원천기술 확보 한국 과학자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KIST 김병홍 박사팀은 1999년 여러 한계점을 극복한 무매개체 미생물연료전지의 기술을 개발하고 가능성 있는 분야임을 입증했다. 김 박사팀의 ‘금속염 환원 미생물을 이용한 무매개체 미생물 연료전지’ 특허는 이 분야 원천기술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후 미생물연료전지를 바이오센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폐수를 활용한 기술 등을 잇따라 내놨다. 김 박사팀의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앞다퉈 미생물연료전지 연구에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미생물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바다 한가운데나 우주공간 등에서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군사적 목적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해군연구소와 고등연구계획국 등에서 수백억원을 집중 투입,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가 원천특허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는 한참 처져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술인 만큼 이제라도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어떤 기술 나올까 미생물연료전지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연구는 두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위 면적당 미생물의 밀도를 높여주거나 전극의 표면적을 높이려는 시도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미생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동시에 값싸고 효율적인 전극을 찾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특히 GIST 연구진은 염도가 높고 저온인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는 미생물을 최근 분리해냈다. GIST는 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 전극의 표면적을 넓히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연구로 파생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 수소를 만들고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전기를 미생물연료전지에서 공급하려는 것. GIST 연구진은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해 폐수를 처리하면 슬러지를 기존 시설 대비 7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냈다. 폐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골칫거리인 슬러지는 그동안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렸지만 현재 이것이 금지된 상태다. 장 교수는 “하천이나 저수지 등 자연계의 수계가 오염됐을 때 이를 제거하는 ‘부유형 미생물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 밖에도 미생물연료전지는 사람의 손이 뻗치지 않는 곳에서 운전되는 다양한 기계장치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9-07-12 21:55:04#1. 19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병홍 박사팀은 산소 대신 철 이온을 전달자로 사용하는 미생물 ‘슈와넬라’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듬해 ‘무매개체 미생물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미국과 일본 등에선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투입, 실용기술 개발에 나섰다. #2. 2008년 5월 삼성경제연구소는 ‘활용 영역을 넓혀가는 바이오기술’ 보고서에서 “바이오기술은 미래 산업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면서 “미생물연료전지 등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연간 10억원도 안되는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을 뿐이다. 폐수도 처리하고 전기도 만들어내는 ‘미생물연료전지’가 녹색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천기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면 그 경쟁력은 급격히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장인섭 교수는 12일 “화석연료의 고갈이 예상되며 다양한 대체에너지가 연구되고 있다. 그중 자연계에 널려있는 미생물을 이용, 전기를 만들어내려는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2만4000㎢의 갯벌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리적 이점도 커 실용화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폐수에서 전기를 만든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인간이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폐수와 자연수계의 퇴적층 등에 존재하는 유기오염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원리는 기존 연료전지와 비슷하다. 연료전지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반대로 이용한 장치다. 즉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나오는데 이 전기를 붙잡아 이용하려는 것. 따라서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산화시키기 위해 백금을 촉매로 사용한다. 하지만 미생물연료전지는 수소 대신 유기물을, 백금 대신 미생물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1911년 영국 과학자 포터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기술을 이용, 우주선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연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사용할 수 있는 미생물이 제한적이고 양극에 사용되는 화합물의 강한 산화력 때문에 장기운전이 곤란하다는 벽에 부딪쳐 연구가 지지부진해졌다. ■한국이 원천기술 확보 한국 과학자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KIST 김병홍 박사팀은 1999년 여러 한계점을 극복한 무매개체 미생물연료전지의 기술을 개발하고 가능성 있는 분야임을 입증했다. 김 박사팀의 ‘금속염 환원 미생물을 이용한 무매개체 미생물 연료전지’ 특허는 이 분야 원천기술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후 미생물연료전지를 바이오센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폐수를 활용한 기술 등을 잇따라 내놨다. 김 박사팀의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앞다퉈 미생물연료전지 연구에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미생물연료전지는 기존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바다 한가운데나 우주공간 등에서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군사적 목적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해군연구소와 고등연구계획국 등에서 수백억원을 집중 투입,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가 원천특허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는 한참 처져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술인 만큼 이제라도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어떤 기술 나올까 미생물연료전지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연구는 두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위 면적당 미생물의 밀도를 높여주거나 전극의 표면적을 높이려는 시도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미생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동시에 값싸고 효율적인 전극을 찾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특히 GIST 연구진은 염도가 높고 저온인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는 미생물을 최근 분리해냈다. GIST는 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 전극의 표면적을 넓히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연구로 파생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 수소를 만들고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전기를 미생물연료전지에서 공급하려는 것. GIST 연구진은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해 폐수를 처리하면 슬러지를 기존 시설 대비 7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냈다. 폐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골칫거리인 슬러지는 그동안 땅에 묻거나 바다에 버렸지만 현재 이것이 금지된 상태다. 장 교수는 “하천이나 저수지 등 자연계의 수계가 오염됐을 때 이를 제거하는 ‘부유형 미생물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 밖에도 미생물연료전지는 사람의 손이 뻗치지 않는 곳에서 운전되는 다양한 기계장치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9-07-12 18: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