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밖을 꺼리는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놀러다니기 좋은 봄날이지만, 외출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여행도, 노래방도, 전시회 구경도 아직까지는 ‘그림의 떡’일 뿐, 언제 즐길 수 있을지 멀게만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상상여행부터 모바일노래방, 온라인전시회 등 사람들의 ‘금욕생활’을 랜선으로 풀어주는 이벤트 및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여행, 문화, 생활, 쇼핑 욕구를 풀어주고 있는 사례를 알아보자. ■ 여행 못갈땐, 상상여행 :: 밀크파트너스, ‘집에서도 하와이 느낌 물씬!’ 집콕 여행 이벤트 블록체인 여행·여가 포인트 통합 프로젝트 ‘밀크(MiL.k)’를 운영중인 밀크파트너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에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여행 마니아들을 위해 ‘상상만족 집콕 여행’ 이벤트를 준비했다. 내달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밀크(MiL.k)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되며, 추첨을 통해 선정된 총 3명에게 하와이안 셔츠, 하와이안 피자, 해먹으로 구성된 ‘밀크킷’을 증정한다.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특별한 아이템들을 통해 밀크 이용객들이 자택에서 하와이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해 ‘마일리지의 실질적 가치’를 높여주는 프로젝트로 첫 공개된 ‘밀크’는 흩어져 있는 고객의 마일리지를 하나의 암호화 토큰으로 통합해 주는 서비스다. 초기 파트너로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참여한데 이어 국내 대표 면세점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 딜카, 서울공항리무진 등이 합류하며 여행, 숙박, 쇼핑, 이동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등 가치를 높여왔다. ■ 노래방 대신, 모바일 노래방 :: 미디어스코프, 이주의 싱잇킹 이벤트로 노래방 매니아 사로잡아 코로나19 상황에서 밀폐되고 협소한 공간이라는 특성상, 노래방 출입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노래방 마니아들도 옴싹달싹 못하고 집콕중인 사람들이 많다. 모바일 노래방 앱 ‘싱잇(Sing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스코프는 노래방에서 실력을 뽐내고 싶은 이들을 모아 ‘나의 최고의 애창곡’이라는 주제로 이 주의 싱잇킹을 뽑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싱잇은 고품질 MR 및 다양한 녹음 편집기술로 통해 실제 노래방과 같은 노래 부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부 출입 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등으로 답답해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싱잇 앱으로 애창곡을 부르면서 잠시나마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이번 이벤트는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싱잇 앱 로그인 후,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최고의 애창곡을 부르고 영상을 업로드하기만 하면 된다. ■ 전시회 감상도, 랜선으로 OK :: 카카오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 개최 누구나 모바일과 PC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렸다.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 갤러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주제로 한 이미지 작품과 글을 만날 수 있는 ‘브런치, 사회적 거리두기 랜선 전시회’를 오픈했다. 이번 전시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물리적 거리가 멀어졌지만, 지속적으로 따뜻한 마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카카오 브런치는 IT플랫폼을 통해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전시회는 다음 갤러리 방문자라면 누구나 감상할 수 있으며, 소개된 작품들은 향후 패스트파이브 성수점에 마련된 '브런치 라운지'에 인쇄물로도 비치될 예정이다. 전시회에 출품된 모든 작품은 브런치 모바일 앱과 PC 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 축구 대회, 운동장 대신 게임으로 :: 넥슨, K리그 선수들이 참여한 랜선 축구 대회 열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코로나19 사태는 곤욕이 아닐 수 없다. 경기가 미루어지거나 취소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실제 전 세계 프로스포츠 인구들은 대리만족을 위해 관련게임으로 몰려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게임회사 넥슨은 K리그 선수들이 직접 'FIFA 온라인 4'로 치르는 랜선 축구 대회를 지난 18~19일 양일 간 열어 팬들과 소통하는 이색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수많은 축구인들의 마음을 달래는데 도움이 됐다. 이번 'K리그 랜선 토너먼트 TKL컵' 대회에서는 K리그 1군 11개팀이 참가해 3판 2선승 토너먼트로 경기를 진행했다. ■ 명품 소비도, 온라인으로 해결! ‘안방에서 즐기는 해외쇼핑 ’:: 명품 구매 쇼핑몰 트렌비, 전세계 최저가 명품 구매 도와 과거 명품 시장은 제품 자체가 고가이다 보니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 비대면 거래보다는 매장 방문을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구매를 부담스럽게 느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명품구매 플랫폼 트렌비는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되기 시작한 1월 20일부터 3월 10일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일 기간 대비 주문 상품수가 348% 증가했고 월간 순이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s)는 379%, 거래액은 1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트렌비는 인공지능(AI)으로 전 세계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및 온라인 셀렉트숍은 물론, 아울렛의 가격들을 비교해 인기상품부터 희귀상품까지 최저가를 찾아주는 스캐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명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100% 책임인증제와 200%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05-02 23:58:22▲ 사진=이승훈 기자 배우 류수영이 멋진 비주얼을 예고했다. 류수영은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새 주말드라마 '착한마녀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품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파일럿 송우진 역할을 맡은 류수영은 "지난해 기쁜 일이 많았던 행복한 해였다"고 기억했다. 상반신 노출 신에 대해 류수영은 "전작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대형 푸들 이미지를 연기하다보니 몸매 관리를 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여유있는 모습으로 찾아뵀다. 이번에는 요가를 좋아하는 금욕주의자 역할이라 '진짜 사나이' 찍듯이 운동을 열심히 했다. 지옥 같은 2개월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류수영은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조금 더 지옥 같은 날을 보내겠다"고 다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착한마녀전'은 마녀와 호구 사이를 넘나드는 이중 생활극과 유쾌한 위기 극복을 그린 드라마로 오는 3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된다. /hostory_star@fnnews.com fn스타 이호연 기자
2018-03-02 15:05:12▲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진=JTBC지카 바이러스 비상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국제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미국 내 첫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한 한 환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감염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의 요청으로 역학 조사를 벌여 확진 판정을 내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가 아닌 성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파동이 전 세계로 퍼진 뒤 미국 내 전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커리 톰슨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금욕할 수 없다면 성관계 때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감염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김선정 기자
2016-02-03 11:33:14배우 김윤서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상암신사옥에서 열린 MBC 주말특별기획 ‘전설의 마녀’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감독 주성우, 배우 한지혜, 하석진, 고두심, 전인화, 이종원, 오현경, 변정수, 김윤서, 하연수가 참석했다. 한편 MBC 주말특별기획 ‘전설의 마녀’는 억울한 사연을 품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전설(湔雪, ‘설욕’을 의미)’에 나서는 내용의 드라마로 오는 25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peachyoon@starnnews.com윤예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10-22 16:48:38[파이낸셜뉴스] 영국에 사는 한 40대 여성이 우울증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금주와 금욕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포츠머스에 사는 40세의 싱글맘 애나 재스퍼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삶이 무너졌다. 11년 전 어머니의 사망을 겪었다고 밝힌 그는 "극심한 무기력과 자기혐오 속에 살았다. 술 없이는 하루도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다 2015년 12월, 그는 인생을 전환하기로 결심한다. 아이와 자신에게만 집중하자고 마음먹고 술, 약물, 불필요한 인간관계와 함께 연애 자체를 내려놓고 자기회복에 집중했다. 술 끊고 인관관계, 연애도 정리 다만 금욕은 계획된 선택이 아니었다. 연애나 성관계를 끊겠다는 다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어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도, 누군가를 삶에 들이고 싶은 욕구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애나는 금욕과 함께 44kg에 달하는 체중 감량에도 성공했다. 이후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며 외모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런 가운데 그는 이전까지 자신감 부족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항상 술에 의존한 채 성관계를 맺어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항상 상대를 만족시키는 데만 집중했다. 맨정신일 땐 내 감각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받는 성관계 중단, 긍정적 효과 줄 수도 전문가들은 금욕이 정신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금욕 기간 동안 운동, 창작, 경력 개발에 몰입하며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체감 사례도 많다. 다만 해당 사례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성관계는 심혈관 기능 향상, 면역력 증가, 통증 완화 등 다양한 신체적 이점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금욕이 지속될 경우 일부 신체 기능이 위축되거나, 생리적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은 장기간 금욕이 전립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있다. 일부 연구는 규칙적인 사정이 전립선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다. 반대로, 금욕이 전립선에 특별한 해를 끼친다는 명확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여성의 경우 성생활 중단으로 질 윤활 기능의 감소나 성적 민감도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호르몬 상태나 건강 전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13 22:11:00[파이낸셜뉴스] 그룹 저스트비 배인(23, 본명 송병희)이 K팝 남자 아이돌 중 최초로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배인은 지난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저스트비의 월드 투어 ‘저스트 오드’ 공연 중 “나는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이 자랑스럽다(I‘m proud to be part of the LGBTQ community)”고 고백하며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밝혔다. ‘LGBTQ’는 여성 동성애자(lesbian), 남성 동성애자(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성전환자, 성소수자 전반(queer) 또는 성 정체성에 관해 갈등하는 사람(questioning)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약어로 성소수자를 통칭한다. 배인은 공연 주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높이 들고 무대 위를 누볐으며 배인의 용기 있는 고백에 팬들이 환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인은 국내 아이돌 그룹 남자 멤버 중 첫 커밍아웃을 한 멤버로 남게 됐다. 배인의 소속사는 사실 확인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앞서 그룹 와썹 출신 지애가 2021년 양성애자임을 밝힌 바 있으며, 그룹 캣츠아이 라라가 지난달 25일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바 있다. 그룹 탑돌 한솔은 2017년 무성애자(asexuality)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무성애는 다른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것으로, 종교적 또는 개인적 신념에 의한 순결이나 금욕과는 다른 성향을 보여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처럼 성적 지향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저스트비는 지난 2021년 6월 데뷔했으며 임지민, 이건우, 배인, 시우, 전도염, 김상우로 이뤄진 6인조 보이그룹이다. 배인은 팀내 메인보컬로서 활약 중이다. 지난 3월 디지털 앨범 '저스트 오드'를 발매했으며, 현재는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4 05:17:282024년 가을 오페라 '탄호이저'가 신비의 베일을 벗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주최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한국에서는 45년 만에, 원어로는 처음 선보이는 전막 공연이다. 지휘자 필립 요갱과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참여로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17일 개막한 이 공연은 침대가 놓인 첫 장면부터 관객들의 선입관과 예상을 완전히 깨부쉈다. 기존 공연들이 주로 중세풍의 성이나 자연 속 연극무대에서 시작한 것과 달리 무대 장치나 소품, 인물들의 의상이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그린 듯 익숙하다. 하지만 요나 김 연출은 베누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설명되는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초연 버전(1845년)을 섞어 만든 이번 공연에서 시대와 배경을 뚜렷이 규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인간'을 이야기하기 위한 그만의 설계다. 극 전반에 걸쳐 무대 위를 누비는 라이브캠은 공연의 감동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 화면을 시각적 장치로 적극 활용했다. 연기자들의 세세한 표정 변화와 미묘한 몸짓, 객석에서 잘 보이지 않던 동선까지 카메라가 따라붙으며 관객의 눈이 되어준다. 무대 공간 역시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내면 상태에 따라 함께 변화하며 거울 역할을 한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가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이 '참회와 구원'의 서사 아래 펼쳐진다. 서곡을 비롯해 순례자의 합창, 볼프람의 아리아 '저녁별의 노래' 등을 통해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1막은 엘리자베트와 결혼을 앞둔 탄호이저가 그녀의 지고지순함에 질려 호텔로 도망친 뒤 베누스와 쾌락을 즐긴다는 설정을 그린다. 무대 중앙엔 객실이, 양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그의 주변으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등장하거나 엘리자베트가 나타나 탄호이저를 염탐한다. 붉은 드레스는 탄호이저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투영한 것으로, 쾌락과 금욕 사이에 갈등하는 상황을 감각적인 대결구도로 연출했다. 무대 공간 속 소품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탄호이저가 머무는 객실 벽에는 17세기에 활동한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1594~1665)의 '미다스와 바쿠스'가 걸려 있다. 물질(황금)을 추구하는 미다스와 이를 실현시켜준 술과 풍요의 신 바쿠스를 묘사한 작품으로, 욕망에 갇힌 탄호이저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다. 2막에서는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음유시인들과 탄호이저의 노래경연대회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인들은 하나같이 군복 차림을 하고 있다. 명령 체계를 따르는 군대 제복을 통해 규율이 지배하는 집단과 조직, 강박적 신앙을 드러냈다. 또 베누스는 욕망의 붉은색, 엘리자베트는 성녀의 색인 푸른색과 흰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외투를 입어 여성으로서의 동질성을 나타냈다. 이는 바그너가 두 여성에게 공통된 여성성을 음악과 대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3막에서는 두 여주인공이 신부 베일을 함께 쓰고 여성의 연대를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양립했던 두 인물이 사실은 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개의 얼굴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3막 결말 부분에서는 탄호이저를 구원하기로 마음먹은 엘리자베트가 거울 조각으로 자살하고, 탄호이저 역시 권총으로 자살한다. 원작에서는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통해 탄호이저가 구원을 얻었다는 암시로 끝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임신한 베누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며 막을 내린다. 이로써 비극 뒤에도 삶(생명)은 계속되며, '탄호이저'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인간의 이야기라는 울림을 남긴다. 탄호이저 역은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 엘리자베트 역은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은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연기한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공연은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7 18:41:332024년 가을 오페라 ‘탄호이저’가 신비의 베일을 벗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주최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한국에서는 45년 만에, 원어로는 처음 선보이는 전막 공연이다. 지휘자 필립 요갱과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의 참여로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17일 개막한 이 공연은 침대가 놓인 첫 장면부터 관객들의 선입관과 예상을 완전히 깨부쉈다. 기존 공연들이 주로 중세풍의 성이나 자연 속 연극무대에서 시작한 것과 달리 무대 장치나 소품, 인물들의 의상이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그린 듯 익숙하다. 하지만 요나 김 연출은 베누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설명되는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초연 버전(1845년)을 섞어 만든 이번 공연에서 시대와 배경을 뚜렷이 규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인간'을 이야기하기 위한 그만의 설계다. 극 전반에 걸쳐 무대 위를 누비는 라이브캠은 공연의 감동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 화면을 시각적 장치로 적극 활용했다. 연기자들의 세세한 표정 변화와 미묘한 몸짓, 객석에서 잘 보이지 않던 동선까지 카메라가 따라붙으며 관객의 눈이 되어준다. 무대 공간 역시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내면 상태에 따라 함께 변화하며 거울 역할을 한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 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가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이 '참회와 구원'의 서사 아래 펼쳐진다. 서곡을 비롯해 순례자의 합창, 볼프람의 아리아 '저녁별의 노래' 등을 통해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1막은 엘리자베트와 결혼을 앞둔 탄호이저가 그녀의 지고지순함에 질려 호텔로 도망친 뒤 베누스와 쾌락을 즐긴다는 설정을 그린다. 무대 중앙엔 객실이, 양 옆에는 엘리베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그의 주변으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등장하거나 엘리자베트가 나타나 탄호이저를 염탐한다. 붉은 드레스는 탄호이저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투영한 것으로, 쾌락과 금욕 사이에 갈등하는 상황을 감각적인 대결 구도로 연출했다. 무대 공간 속 소품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탄호이저가 머무는 객실 벽에는 17세기에 활동한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1594~1665)의 '미다스와 바쿠스'가 걸려 있다. 물질(황금)을 추구하는 미다스와 이를 실현시켜준 술과 풍요의 신 바쿠스를 묘사한 작품으로, 욕망에 갇힌 탄호이저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다. 2막에서는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음유시인들과 탄호이저의 노래경연대회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인들은 하나같이 군복 차림을 하고 있다. 명령 체계를 따르는 군대 제복을 통해 규율이 지배하는 집단과 조직, 강박적 신앙을 드러냈다. 또 베누스는 욕망의 붉은색, 엘리자베트는 성녀의 색인 푸른색과 흰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외투를 입어 여성으로서의 동질성을 나타냈다. 이는 바그너가 두 여성에게 공통된 여성성을 음악과 대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3막에서는 두 여주인공이 신부 베일을 함께 쓰고 여성의 연대를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양립했던 두 인물이 사실은 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개의 얼굴이라는 깨달음을 준다.3막 결말 부분에서는 탄호이저를 구원하기로 마음먹은 엘리자베트가 거울 조각으로 자살하고, 탄호이저 역시 권총으로 자살한다. 원작에서는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통해 탄호이저가 구원을 얻었다는 암시로 끝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임신한 베누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며 막을 내린다. 이로써 비극 뒤에도 삶(생명)은 계속되며, '탄호이저'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인간의 이야기라는 울림을 남긴다.탄호이저 역은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 엘리자베트 역은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은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연기한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공연은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7 08:07:29"오페라 '탄호이저'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탄호이저'의 연출을 맡은 요나 김(사진)은 탄호이저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하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탄호이저는 지난 184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 가극장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선보였다. 원어로 된 전막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오페라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은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버전을 섞고 독창적인 무대 설계와 의상 디자인을 가미해 '서울 버전'을 탄생시켰다. 개막을 3주 앞둔 지난 2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요나 김은 "쾌락주의가 지배하는 현시대에도 육체와 정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다"며 "하나의 이데올로기만 주장하는 양분법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압력을 받으며 결국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간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를 세밀하게 담고 있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 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는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가 사는 동굴에 찾아간 뒤로 쾌락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회와 구원'이라는 서사 아래 펼쳐진다. 공연은 철학적 주제와 서술적인 이야기로 러닝 타임만 180분이 훌쩍 넘는다. 이는 유튜브에서 1분 이하 숏폼 영상을 즐겨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겨보는 대중의 소비 취향을 거스르는 게 아닐까.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자체가 우리나라 문화가 아닌 데다 어렵고 낯설다. 그럼에도 요즘 세대의 기호에 맞춰 작품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사를 소비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이러한 낯선 스토리텔링이 도리어 의미가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관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대는 계속된다. MZ세대에게 이런 경험이 얼마나 놀랍고 새로운 건지 상상해보라"며 "익숙한 틀을 깨면서 사고의 전환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페라 관객 층은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며 '오페라 대중화'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작품이 쉬울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연출에 있어 원작의 난해함을 의도적으로 하향평준화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 대사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자기에게 해당하는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고 메시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출가로서 가장 선호하는 관객 유형은 '바그너에 대해 모르고 공연장에 오는 사람'을 꼽았다. 요나 김은 "우연한 계기로 공연장에 온 관객은 마치 준비도 안된 채로 찬물에 뛰어드는 사람과 같다"며 "지식에 앞서 온몸으로 작품을 만나, 스토리를 따라 흡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연출가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탄호이저 역에는 독일 출신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스웨덴 출신 테너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한다. 또 엘리자베트 역에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에는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와 협업을 맺고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로 오페라 '탄호이저'를 온라인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오는 19일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예술의전당 편집·보정 작업을 거쳐 VOD로 제작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4 18:20:52"오페라 '탄호이저'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페라 '탄호이저'의 연출을 맡은 요나 김은 탄호이저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하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탄호이저는 지난 184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 가극장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선보였다. 원어로 된 전막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오페라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은 파리 버전(1861년)과 드레스덴 버전을 섞고 독창적인 무대 설계와 의상 디자인을 가미해 '서울 버전'을 탄생시켰다. 개막을 3주 앞둔 지난 2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요나 김은 "쾌락주의가 지배하는 현시대에도 육체와 정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개인들의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다"며 "하나의 이데올로기만 주장하는 양분법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압력을 받으며 결국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간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를 세밀하게 담고 있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 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는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가 사는 동굴에 찾아간 뒤로 쾌락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회와 구원'이라는 서사 아래 펼쳐진다. 공연은 철학적 주제와 서술적인 이야기로 러닝 타임만 180분이 훌쩍 넘는다. 이는 유튜브에서 1분 이하 숏폼 영상을 즐겨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겨보는 대중의 소비 취향을 거스르는 게 아닐까.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자체가 우리나라 문화가 아닌 데다 어렵고 낯설다. 그럼에도 요즘 세대의 기호에 맞춰 작품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사를 소비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이러한 낯선 스토리텔링이 도리어 의미가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관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대는 계속된다. MZ세대에게 이런 경험이 얼마나 놀랍고 새로운 건지 상상해보라"며 "익숙한 틀을 깨면서 사고의 전환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페라 관객 층은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며 '오페라 대중화'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요나 김 연출은 "오페라 작품이 쉬울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연출에 있어 원작의 난해함을 의도적으로 하향평준화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 대사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자기에게 해당하는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고 메시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출가로서 가장 선호하는 관객 유형은 '바그너에 대해 모르고 공연장에 오는 사람'을 꼽았다. 요나 김은 "우연한 계기로 공연장에 온 관객은 마치 준비도 안된 채로 찬물에 뛰어드는 사람과 같다"며 "지식에 앞서 온몸으로 작품을 만나, 스토리를 따라 흡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연출가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탄호이저 역에는 독일 출신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스웨덴 출신 테너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한다. 또 엘리자베트 역에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에는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와 협업을 맺고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로 오페라 '탄호이저'를 온라인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오는 19일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예술의전당 편집·보정 작업을 거쳐 VOD로 제작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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