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년 내 국내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한 결과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가 2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만큼 거시건전성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1일 공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1년 안에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충격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15.4%로, 지난해 하반기(20.8%)보다 5.4%포인트(p) 낮아졌다. 중기(1~3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답변('매우 높음' 또는 '높음')도 44.2%에서 34.6%로 내렸다. 반대로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15.6%에서 24.4%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관한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 '매우 높음'이나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40.3%에서 50.0%로 상승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업권의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김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적응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내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대내 리스크(단순 응답빈도수 기준)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61.5%)가 꼽혔다. 지난해 하반기(70.1%)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가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계부채를 제외한 5개 요인이 신규 리스크로 조사돼 상황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 리스크로 꼽힌 △높은 금리 수준 지속(55.8%) △기업의 업황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37.7%) △지정학적 리스크(36.4%) △부동산 시장 회복 불확실성(35.1%)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35.1%) 등이 모두 사라졌다. 대신, 대내 리스크로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51.3%),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지목됐다. 대외 리스크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 등이다. 응답자들은 △인구구조 변화 △미 대선 이후 정책변화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 이번 서베이는 한은이 지난 10월 29일~11월 8일 금융기관, 연구소, 대학, 해외 투자은행(IB) 등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 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21 11:25:50[파이낸셜뉴스] 지난주 '트럼프 트레이드' 열풍으로 1주일 동안 미국 증시에 유입된 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간 기준 2번째로 많았다는 집계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증시가 비록 일부 후퇴했지만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간다는 기대와 현재 시장이 과열상태라는 걱정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EPFR을 인용해 지난 7~13일 사이 뮤츄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포함해 미국 주식 관련 펀드에 유입된 금액이 557억8000만달러(약 77조9135억원)라고 집계했다. 주간 유입액은 대선 다음날(6일) 기준 327억5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주일 사이 약 70% 증가했다. 투자 열풍은 이미 기관 투자자들이 선도하고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WSJ 보도 당일 미국 금융정보업체 뱅크레그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3·4분기 말 기준으로 미국 은행들의 자산 거래 잔액이 1조달러(약 1391조원)을 넘었다고 전했다. 이는 2008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은행들은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 자산을 거래했으며 은행들 모두가 여러 자산 중에서도 주식 거래량을 가장 많이 늘렸다. JP모건이 보유한 주식은 올해 초 850억달러 규모였으나 3·4분기 말에는 1900억달러(약 265조원)로 2배 이상 뛰었다. 미국 투자자문사 티로우프라이스의 도미닉 리쪼 기술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 야성적 충동 유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증시에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쪼는 트럼프가 외국과 관세 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국 제조업 부흥 및 국내 소비 촉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는 14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2025년 미국 경제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으로 성장을 이어간다고 예측했다. 그는 "우리는 증시와 상품, 선진국 채권, 달러 가치 부문에서 긍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에 2.5%로 예상된다며 3년 연속으로 다른 선진국 성장률을 앞지른다고 추정했다. 당장 현재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WSJ에 의하면 앞으로 12개월 동안 S&P500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로 예측됐다. 이는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22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지난 5년간 평균 PER 수치(20배)에 비해서도 높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15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시장 심리 및 투자 포지션이 "위험할 정도로 상승세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신뢰를 가늠하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유통 금리는 15일 기준으로 4.426%로 1개월 전(4.072%)보다 높아졌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8 13:20:22'트럼프 트레이드'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 선을 넘나들면서 '1달러=1400원' 환율이 '뉴 노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00원대 환율은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로서는 트라우마를 불러오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1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99.5원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1400원을 웃돌다가 이날 1400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달러 강세는 이어졌지만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주춤하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107 선에 육박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감세, 반중국·반이민 정책 등이 미국의 금리상승을 자극해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404원까지 뛰며 약 7개월 만에 1400원대로 올라선 뒤 13일에는 장중 1410원을 넘어서며 2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14일 금융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 이후로도 140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표적 공약인 관세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달러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높다"며 "내년 1월 취임과 함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집권 1기의 경험과 더불어 레드스윕이 현실화되고 있어 관세 등의 공약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022년 이후 원·달러 환율 레벨을 1200원대 중반~1300원대 중반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은 1400원대 중반까지 상단을 열어놓고 있는데 트럼프 불확실성이 선반영되는 부분이라 그 이상으로 갈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달러 기대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에 집중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점차 안정돼 내년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을 1300원대 초·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경기의 점진적 회복,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원화 강세 유인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한미 금리 차와 실질실효환율 감안 시 내년 4·4분기 1200원대 진입 가능할 소지가 있다.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8원 내외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20일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 10곳의 외환·자금담당 임원을 소집,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1-17 18:13:18코스피 시가총액이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3개월 만에 2000조원 밑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블랙먼데이 급락장과 달리 이번 증시 부진은 탈출하기 쉽지 않은 '점진적 하락장'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자금의 미국 쏠림현상이 완화돼야 증시 연쇄 하락이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끌어내리는 코스피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전체 합산 시가총액은 1970조6632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000조원이 무너진 것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1997조7460억원 이후 석 달 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2.64% 하락한 2417.08에 마감하면서 240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코스피 급락은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주 주가가 침체에 빠진 영향이 컸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4.53% 하락 마감한 이날 삼성전자 한 종목이 코스피 지수 하락에 미친 기여도는 16.1%에 육박했다. 하락 기여도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하락 기여도가 3.9%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삼성전자가 지수를 끌어내린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만전자'가 코앞이다. 이날도 5만600원에 52주 신저가로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120개월 이동평균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월봉 기준 10년 이동평균선을 뜻하는 120개월선은 주식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주가가 120개월선까지 추락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섹터에 대한 우려와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이 증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나온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한국, 대만 등 대미무역 흑자국의 무역피해 가능성을 지적한 것도 코스피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기업에 대한 감세 및 규제완화 기대가 지속되면서 미국에 국한된 증시 호재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으로 이어졌다"며 "반면 피해국가로 평가되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수급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및 경기 둔화 신호가 부각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1일 발표된 11월 1~1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하면서 코스피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며 "기업 실적 하향 조정, 경기둔화 압력 등이 반영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지표 발표치 주목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정돼야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투자 시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반영해 크게 움직이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일단 멈춰야 한다. 그래야 경제지표나 기업이익, 정책 윤곽 등이 잡히면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를 앞둔 미국 10월 소비지표 결과도 한미 증시 향방을 결정 지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10월 소비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기저효과에 따라 물가 반등 기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과도한 통화정책 우려가 완화되면서 채권금리 및 달러화 안정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CPI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국 금리가 레벨 다운될 경우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확산 과정에서 소외됐던 자산군들에 주가복원 기회가 생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11-13 18:34:58"국내 산업은 이미 과잉생산, 과잉투자 시대에 직면했다. 이제 글로벌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부산에 두 발을 딛고 있더라도 마인드는 글로벌에서 사업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제조업 심장으로 부산·울산·경남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글로벌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파이낸셜뉴스가 21일 부산 부전동 롯데호텔부산에서 '리빌딩 부산, 뉴 파이낸스 통한 한국 성장 거점으로 부활'을 주제로 개최한 제11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에서 부울경이 미래산업 선벨트로 재탄생하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기조강연에 나선 강성부 KCGI 대표는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 대표는 부울경을 포함한 한국 경제가 가계부채, 인구절벽, 기후위기라는 세 마리 회색코뿔소를 맞닥뜨렸다고 진단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전기차(EV) 전환, 인공지능(AI) 전환, 세대 전환, 투자 전환 등 네 부문에서 대전환을 제안했다.특히 투자 전환과 관련, "10년 뒤면 수요가 급감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 바라봐서는 사업이 안될 것"이라며 "사업 육성보다 M&A를 통해 해당 사업을 어떻게 과정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본사는 부울경에 있어도 R&D센터는 경기도 판교에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운 한국산업은행 M&A 컨설팅실장은 국내 기업의 M&A 핵심으로 'S(Synergy·시너지)·T(Tech·기술)·A(Abroad·해외진출)·R(Restructuring·구조조정)·T(Transfer·경영권 이전)'를 꼽았다. 이 실장은 "유관업종 기업과의 M&A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어 기존 사업 확장 등이 가능하다"며 "해외진출은 국경을 넘는 M&A를 통한 국제 시장 영업망 확보, 구조조정은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한 경영효율화 강화, 경영권 이전은 성장한계 해결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남형 EY 한영회계법인 전무는 리빌딩 파이낸스의 주요 과제로 구조조정·M&A,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자금조달 다변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자금조달 관련, "기존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여신 지원 또한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한 다양한 자본유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추원식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는 부울경 기업의 M&A 및 자금조달 활성화를 위한 법률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조달에서 벗어나 벤처캐피털(VC)의 마인드 셋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추 변호사는 "부울경 지역 기업들은 밸류투자의 관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도 충분한 매력 발산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전통 제조업이 어떻게 새로운 신기술, 4차산업 환경과 조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스토리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M&A 시장이 미래에는 관련한 분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사모투자펀드(PEF)의 중요성 또한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 교수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대형화로 인해 PEF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M&A에서 PEF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강연과 함께 투자금융(IB)·수도권 기업과 부울경 기업이 만나는 '네트워크 데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최신 경제동향과 투자 논의, M&A·회계·법무분야 등 기업성장에 필요한 제반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별취재팀 권병석 팀장 박재관 서혜진 박소현 변옥환 최승한 기자
2024-10-21 18:23:46[파이낸셜뉴스] 농협금융지주가 24일 금융감독원, 삼성전자와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5대 금융지주인 NH농협,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와 금융감독원, 삼성전자가 공동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기관은 중소기업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탄소 전환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상호교류 및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NH농협금융은 총 4000억원 규모 이내에서 삼성전자 협력업체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에게 저탄소 전환 및 관련 규제 대응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탄소저감 또는 중대재해 예방 효과 등이 확인될 경우 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특히 자금목적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할 경우에는 감면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삼성전자와 금융권의 이번 협약은 산업과 금융 분야가 함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며, 농협금융은 중소기업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서비스, 상품, 사회공헌 등을 통해 다양하고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9-24 17:13:46[파이낸셜뉴스] KB금융그룹이 금융감독원, 삼성전자, 신한·하나·우리·NH 금융그룹과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은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과 관련 규제 대응’에 필요한 총 2조원 규모의 대출을 저금리로 공급한다. 재원은 5대 은행의 자체자금 1조원과 삼성전자의 예치금 1조원이다. 지원대상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하거나 탄소저감 효과 등이 있는 사업에 해당 자금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이다. 일반적인 대출상품보다 더 낮은 금리로 이용 가능하도록 추가 할인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다. 5대 은행과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탄소감축과 중대재해 예방 등을 위한 교육·컨설팅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번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은 탄소감축 관련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탄소배출비용과 금융비용도 절감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오늘 협약이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KB금융은 대한민국 경제와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KB 탄소관리시스템’, ‘KB 환경·사회·지배구조(ESG)컨설팅 서비스’ 등 중소기업들의 ESG경영 및 저탄소 전환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9-24 13:41:18[파이낸셜뉴스]지난해 일반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가 45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법인세 등 세수 감소로 총수입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적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공공부문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일반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 부문의 수지(총수입-총지출)는 46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58조7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12조3000억원 감소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6년 연속 적자) 이후 최장기간 적자다. 이는 지난해 공공 부문 총수입이 사회부담금, 재산소득 수치 등이 늘었음에도 법인세 등 조세 수입이 크게 줄면서 전년보다 11조5000억원 쪼그라든 결과다. 이에 공공부문의 총수입 증가율은 -1.0%를 기록하며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지출은 1153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조8000억원 줄었다. 항목별로는 최종 소비지출, 사회수혜금 등이 늘었지만 기타 경상이전이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정부 총수입이 82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조8000억원 감소했다. 사회부담금 등이 증가한 반면, 법인세, 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줄어들면서 총수입 증가율이 -3.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정부는 중앙정부·지방정부에 사회보장기금까지 합친 개념이다. 총지출의 경우 전년에 비해 16조원 감소한 8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물건비를 중심으로 최종소비지출이 증가했으나 코로나19 관련 지출이 축소 및 종료되면서 기타경상이전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에 일반정부의 수지는 17조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폭이 2000억원 늘었다. 일반정부 가운데 중앙정부는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하며 적자폭이 2022년 78조8000억원에서 2023년 64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방정부는 조세수입 등 총수입 감소로 전년 37조1000억원 흑자에서 300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사회보장기금은 사회부담금 등 총수입이 사회수혜금 등 총지출보다 더 크게 증가하면서 48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전력·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 공기업의 적자폭은 줄었다. 비금융 공기업 총수입은 225조원으로 3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총지출은 265조원으로 전년보다 22조5000억원 감소했다.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출이 줄어든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늘며 40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 공기업은 이자 수입 등 재산소득 증가로 10조5000억원 흑자를 내면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문 수지 비율은 -1.9%로 영국보다는 높고 스위스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명목 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도 -0.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4.8%)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4 11:44:42[파이낸셜뉴스] 연말까지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을 120%까지 추가 적립하는 방침을 두고 상호금융권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마당에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경우 많은 조합들이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추가 적립 시기를 내년으로 늦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부정적인 시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상호금융권(농·수·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대표들을 만나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을 올해 연말까지 120%로 높여 쌓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 방안과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조치 등 건전성 회복 위한 방안 연말까지 차질 없이 이행해달라"고 언급했다. 지난 2월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통해 시행키로 했던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상호금융업권의 건설업·부동산업 관련 익스포저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대손충당금의 적립률을 현행 100%에서 130%로 상향하기로 하면서 지난 6월 말 110%, 올해 12월말 120%, 2025년 6월 말 130%로 단계적으로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충당금 추가 적립이 영세한 개별 조합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금리·경기 부진 등으로 업계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가운데 금감원이 집계한 21조원 규모의 부실 우려 PF 자산 가운데 약 9.7%가 상호금융 및 저축은행에 쏠려 있다. 이에 상호금융권에서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시기를 늦춰줄 것으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더 쌓기 위해서 적자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조합원 투표로 조합장을 뽑는 특성상 상호금융권에 적자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말 부동산·건설업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이 110%로 상향되면서 새마을금고의 경우 올해 상반기 충당금 1조4000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지난해 적립한 1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농·수·신협, 산림조합 등의 순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1년 새 반토막으로 감소했다. 농·수산 판매수익 증가 등 경제사업부문의 적자 규모가 축소됐지만 신용사업부문에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마당에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올해 연말 130%까지 상향할 경우 농·축협 기준 24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아마 예고했던 방침이라 시일을 늦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입법예고에는 한 번에 130%까지 쌓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업계에서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나눠 쌓도록 했다"며 "상호금융권만 무리해서 쌓는 것이 아니라 여전업계나 저축은행과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9-18 15:50:32[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금은 X로 이름을 바꾼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할 때 돈을 댄 은행들이 진퇴양난(hung)에 빠졌다. 인수 자금을 대출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돈을 회수하지도, 그렇다고 대손처리하지도 못하고 있다. 은행 대차대조표에 오랜 기간 부담이 되고 있다. 7개 은행, 130억달러 대출 머스크의 X 인수(buyout)에 자금을 댄 은행은 모두 7개다. 월스트리트의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영국계 바클레이스, 프랑스계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럴(SG), 그리고 일본계인 미쓰비스 UFJ 파이낸셜그룹(MUFG)과 미즈호가 머스크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크게 물려버렸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440억달러에 당시 트위터를 인수했고, 이들 은행은 약 130억달러(약 17조원)를 꿔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당시 트위터 인수금액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은행들은 세계 최고 부자 머스크가 일부 투자자들을 모아 이미 약 300억달러를 인수 자금으로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머스크를 믿고 대출에 나섰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기업 인수자금 대출 스티븐 캐플란 시카고대 재무학교수에 따르면 은행들은 돈을 꿔주면서 장밋빛 꿈을 꿨다. 캐플란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손실을 보도라도 평소처럼 일정 가격으로 이 대출을 시장에서 팔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만 되면 머스크를 통해 달러당 100센트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출 매각 시기를 놓쳤다. 은행들은 기업 인수 자금으로 돈을 빌려주면 이 대출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원금을 최소한 일부는 보전하곤 한다. 그러나 머스크에 대한 트위터 인수자금 대출은 그러지 못했다. '두 배 장사' 욕심에 눈이 멀어 대출을 마냥 들고 있다 시기를 놓쳐 손실 처리도, 채권 발행을 통한 원금 회수도 하지 못하고 있다. 피치북LCD에 따르면 2007년 한 기업이 인수에 나서면서 200억달러를 빌렸던 것이 진퇴양난 대출로는 최대 규모이지만 이 기업이 약 1년 만에 파산하면서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테슬라처럼 진퇴양난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캐플란은 테슬라 대출이 2년 가까이 진퇴양난이 지속되면서 역대 최악의 진퇴양난 대출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대출은 은행들에 다른 그 어떤 헝(진퇴양난) 대출 중에서도 가장 오래 부담을 주는 대출이 됐다"고 말했다. 추락하는 X 머스크가 440억달러에 인수해 X로 이름을 바꾼 트위터는 그가 인수한 지 채 2년이 안 된 지금 기업가치가 190억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인수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머스크가 혐오 발언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며 옹호하면서 광고주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X 사용이 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고는 있지만 광고가 회복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조직적으로 광고를 철회하고 있다며 소송을 걸고, 광고주들에게는 육두문자까지 날리고 있지만 광고주들은 요지부동이다. 은행들에서 막대한 인수자금을 빌린 탓에 X는 재정적인 부담도 상당하다. 머스크는 연간 이자 부담만 15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 순위도 영향 트위터 인수 자금 대출은 은행 순위에도 변화를 불렀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인 2021, 2022년에는 미 투자은행 1, 2위를 BofA와 모건스탠리가 차지했다. 그러나 2023년과 2024년에는 인수 자금을 대지 않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여전히 이 대출에 미련을 갖고 있다. 장래성을 보고 머스크에게 꿔 준 돈을 채권으로 매각하지 않고 있다. WSJ은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 또 테슬라, 뉴럴링크, xAI 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6개 업체와 계속 거래하려는 욕심으로 은행들이 이 대출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고전하고 있지만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 산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이 기업공개(IPO)할 경우 얻게 될 막대한 수익창출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 이 대출에서 여전히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21 04:4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