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발표된 지배구조 모범규준(best practice)에 맞춰 어떤 부분을 수정·보완할지 이행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허점 메우기'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부터 지원·평가 체계까지 시행 중인 내용이 많은 만큼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고 지방 금융지주는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요약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직후부터 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평가·CEO 선임절차 보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 보완할 점과 이행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내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부족한 부분을 '핀셋 보완'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수 차례 언급한 CEO 승계절차 보완점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금융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 후보자군 육성·관리를 위한 '퓨처 그룹 CEO 코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경영현안주제 발표 △이사회-후보자 간 관계 강화활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 후보군에 대한 지원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보다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이 1개월 가량 늦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체계와 경영승계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에서 △자기평가 30% △동료평가 60% △직원평가 10%로 된 이사회 평가 프로세스를 올해부터 △동료평가 90% △직원평가 10%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모범관행에 "사외이사 평가 시 개별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초과해서 객관성이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은행 지배구조 모범사례 TF 권고사항을 반영해 올해 안에 종합적인 경영승계계획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12월 이사회사무국을 전략기획부에서 분리·독립시킨 후 CEO 경영승계프로그램 고도화를 추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KB금융지주 등이 운영한 이사회 전문성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를 활용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모범관행 기본방향 모두 중요한 사안이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3월 중 로드맵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CEO 사법리스크와 관련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승계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지주·은행 이사회 '기초부터 점검' 농협·BNK·DGB·J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지원조직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CEO 선임절차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수 자체는 늘고 있지만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 BNK금융도 이사회운영위·임원후보추천위·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산하 3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이사회 사무국이 있지만 전략기획부에서 사외이사 지원 업무를 할 뿐 전담 조직은 없다. 은행 이사회도 이사회 수 자체가 적고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이에 모(母) 회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사의 수가 적어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을 포함해 5명, 우리은행 이사회는 조병규 행장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는 Sh수협·DGB대구·JB전북·BNK경남(각 7명)보다도 작은 것이다. 특히 은행 이사회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 없이 감사위원회는 은행 감사부가, 보수위원회는 인사부가 도맡아서 일을 처리하는 문제가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8 19:07:03[파이낸셜뉴스]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발표된 지배구조 모범규준(best practice)에 맞춰 어떤 부분을 수정·보완할지 이행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허점 메우기'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부터 지원·평가 체계까지 시행 중인 내용이 많은 만큼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고 지방 금융지주는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요약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직후부터 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 사외이사 평가·CEO 선임절차 보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 보완할 점과 이행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내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부족한 부분을 '핀셋 보완'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언급한 CEO 승계절차 보완점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금융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 후보자군 육성·관리를 위한 '퓨처 그룹 CEO 코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경영현안주제 발표 △이사회-후보자 간 관계 강화활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 후보군에 대한 지원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보다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이 1개월 가량 늦다. 다만 KB금융지주는 "CEO 임기 만료 4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체계와 경영승계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에서 △자기평가 30% △동료평가 60% △직원평가 10%로 된 이사회 평가 프로세스를 올해부터 △동료평가 90% △직원평가 10%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모범관행에 "사외이사 평가 시 개별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초과해서 객관성이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은행 지배구조 모범사례 TF 권고사항을 반영해 올해 안에 종합적인 경영승계계획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12월 이사회사무국을 전략기획부에서 분리·독립시킨 후 CEO 경영승계프로그램 고도화를 추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KB금융지주 등이 운영한 이사회 전문성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를 활용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모범관행 기본방향 모두 중요한 사안이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3월 중 로드맵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CEO 사법리스크와 관련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승계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지주·은행 이사회 '기초부터 점검' 농협·BNK·DGB·J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지원조직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CEO 선임절차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수 자체는 늘고 있지만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 BNK금융도 이사회운영위·임원후보추천위·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산하 3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이사회 사무국이 있지만 전략기획부에서 사외이사 지원 업무를 할 뿐 전담 조직은 없다. 은행 이사회도 이사회 수 자체가 적고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이에 모(母) 회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사의 수가 적어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을 포함해 5명, 우리은행 이사회는 조병규 행장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는 Sh수협·DGB대구·JB전북·BNK경남(각 7명)보다도 작은 것이다. 특히 은행 이사회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 없이 감사위원회는 은행 감사부가, 보수위원회는 인사부가 도맡아서 일을 처리하는 문제가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7 16:30:40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 나선 가운데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방안이 담긴 '모범답안'이 나왔다. 이사회가 금융지주의 거수기가 되지 않도록 독립성을 보장하고,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비지배주주, 그중에서도 기관투자자에게 힘을 실어 금융사를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기획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 민관 경제수장들이 함께 서술한 저서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 담겼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내정자와 이석준 회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투명한 사외이사 절차 등을 담은 저서를 대통령 선거 전인 2021년 공동저술했다. 최상목 경제수석도 책 작업에 참여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하는 인물들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2대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꿰찬 셈이다. 그간 정부는 기업(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수차례 제정해 관행처럼 이어온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집권을 견제했으나 성과는 미약했다. 그러나 관료 출신인 임종룡 내정자와 이석준 회장이 수장으로 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이사회 독립성 담보, 사외이사 투명성 확보 방안에 힘이 실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서 저자들은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과제를 우선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사이 대리인 문제라고 짚는다. 금융사 대표(CEO)가 입맛에 맞는 '친(親)CEO 이사회'를 꾸려 내부통제 문제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이를 개혁하기 위한 현실적 해결책으로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제언했다. 최근 국회와 금융당국이 함께 속도를 내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구체적으로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언급했다. 대표이사가 추천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불투명한 헤드헌팅 과정을 통해 후보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집중투표제, 비지배주주의 사외이사 선임 거부권 등을 도입해 이사회 구성에 비지배주주의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비지배주주가 자신이 가진 지분에 비례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즉 비지배주주의 권리를 보호해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비지배주주 중에서도 기관투자자가 지배주주를 견제하기에 적합하다고 언급한다. 투자에 대해 전문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측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관투자자가 재무적 정보뿐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정보도 공시하도록 투자 대상 회사에 요구하고 다른 주주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 등이다. 그 대신 기관투자자 역시 스스로 스튜어드십 책임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공시하는 의무도 서술하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소연 김동찬 기자
2023-02-07 18:25:33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 정책은 '경제정책 어젠다 2022'가 앞서 제시한 내용과 유사하다.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황제 경영'을 막기 위한 첫 단추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강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은행은 국가 재정 시스템의 기초이자 '공공재'의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CEO 등 임원 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호응해 금융감독원도 이사회 구성부터 의사결정까지 면밀히 살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질적으로는 '이사회가 얼마나 견제기능을 잘하는 것인지' '친(親)CEO 인사들로 구성된 건 아닌지'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정권 차원에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정책 어젠다 2022' 공동저자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와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독립성, 투명한 사외이사 절차에 대한 모범답안을 내놓은 만큼 이제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에서 본격적인 현실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정책 어젠다 구상대로 진행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회장을 필두로 내부 권력이 황제화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셀프 연임·황제 경영' 문제 배경에는 '거수기 이사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은 금융사의 의지와 태도가 관건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수장이 의지가 있다면 이사회를 움직여 공감대를 형성,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위원회 대부분을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고, 이사들의 역량도 분석·공시하는 KB금융지주를 모범 사례로 꼽는다. 책에서도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출발점은 선임 절차의 투명성이라고 강조한다. 사외이사 공모를 시도하고, 공시자료의 질을 개선하고 있는 점도 좋게 평가한다. 또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행동 △이사 및 주주의 책임성 강화 △기업문화와 관행의 개선 등을 통해 지배주주를 견제할 것을 책은 제언한다. ■KB·우리금융에 부는 변화의 바람금융권 관계자들은 회장이 의지만 있다면 금융당국이 나서지 않아도 금융지주 스스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할 의지가 있는 수장이라면 이사회를 소집해 관련 안건을 올리고, 화두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이사들은 회장의 의중이 어디 있는지 살필 수 있다"며 "여기에 금융당국 가이드라인까지 나온다면 아무리 민간 금융지주라고 하더라도 이에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우리금융지주에서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먼저 예측되는 이유다. 임 내정자는 현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금융사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사실상 같이 구상한 인물이다. 임 내정자는 특히 가장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KB금융지주의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많은 역량을 쏟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의 '2021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은 가장 많은 권력이 쏠리는 회장추천위원회를 상임·비상임 이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한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보완 중인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에 제출된 내용보다도 엄격한 조치다. 또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의 업무처리 기준과 절차, 결과, 지배구조 내부규범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분야를 분석한 이사회 역량 구성표도 공시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기자
2023-02-07 18:10:05현재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유럽연합(EU) 등 다수 선진국은 금융회사 주요 임원 자격요건을 감독당국이 심사하는 제도(Fit and Proper)를 운영한다. 다른 사기업에 비해 금융회사의 공공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에서의 경험과 도덕성 등을 평가한다. 하지만 금융권 인사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깊이 개입하면 '관치' 논란이 불거진다. 반면 경영 자율성을 앞세우면 '황제 연임' 문제가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개선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당국의 힘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감시와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지 해외 사례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국내 상황에 맞게 내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임원·이사회 구성도 평가" 1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 선진국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선출절차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회사 주요 임원 자격 등을 금융당국이 심사하고, 제도를 통해 이사회 구성에도 적극 관여한다. 일례로 EU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럽건전성감독지침에 따라 주요 금융기관 임원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의 경험, 평판,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금융당국이 심사한다. 영국은 금융서비스법(FSA)에서 금융감독기구가 관할업무와 관련, 금융회사 임원이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심사해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CEO 자격기준과 승계프로그램을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반영한 곳도 있다. 미국 씨티그룹은 매년 경영진에 대한 역량평가를 통해 내부 후보군을, 외부 전문기관 협조로 외부 후보군을 선정해 승계절차가 보다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사부서에서 CEO 후보자 양성프로그램을 사전 운영해 평가 결과를 토대로 선정된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고 있다. CEO 선출 과정에서 주주의 역할을 보장하기도 한다. 미국 소액주주운동단체인 LiuNA는 CEO 승계계획과 관련, 이사회에 대한 주주제안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 주요 주주 대부분이 재무적투자자로서 최소한의 재무성과만 보장되면 이사회의 결정에 순응하는 데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국가는 이사회가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구성원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모범규준을 제시했다. 싱가포르는 회계나 금융, 경영경험, 산업 등에 대한 핵심역량과 지식을 갖춘 자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자체 규범을 만들었다. 영국은 임추위가 신규 임원을 추천할 때 이사회가 기술과 경험, 독립성, 지식에 있어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 ■제도-자율성 상호견제 필요 하지만 국내 '셀프 연임' 관행은 단순히 해외 사례를 가져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표이사 선임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지면 자칫 '관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결국 국내 실정에 맞는 '견제와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야당 정무위 관계자는 "문제가 두 개다. 하나는 관치가 심해지는 것, 또 하나는 회장이 성벽을 쌓아두고 견제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두 가지를 다 해결할 방법을 찾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본지와 통화에서 "법안은 의미 있지만 금융당국, 정부에서 대외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뿐 아니라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지도 표명하고, 실제 전직 관료들도 스스로 이런 자리는 고사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홍민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CEO 연임 시 평가수치에 투자자 반대나 이사회 참호 구축 등이 확인되면 페널티를 주는 방안과 함께 능력 있는 CEO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감시규율 체계와 외부 시장감시 기능을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같은 세미나에서 김형석 한국ESG기준원 정책연구본부장은 "후보 검증절차가 미비하면 평소 사외이사와 교류가 많았던 현직 CEO가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 연임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관투자자도 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후보 추천과정의 투명성·공정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면 적극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각종 공개된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김나경 기자
2023-01-31 18:07:01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두고 '셀프·황제 연임' '올드보이의 귀환' 논란이 일면서 법 개정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표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법안 내용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2년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던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서 임원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통해 회장선임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시사한 만큼 관련 내용 또한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2년 넘게 잠자는 文정부안, "임추위 독립성 강화" 공감대에…부활 신호탄 30일 정치권·금융권에 따르면 2년 넘게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문재인 정부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0년 6월 당시 정부는 임원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같은 해 7월 정무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후 논의에 진척이 없이 계류돼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들과 금융감독 당국을 중심으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에 대한 제도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시 정부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안 핵심은 대표이사의 적극적 자격요건을 새로 만들고,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비중을 높여 대표이사 선임에 투명성·합리성을 높이는 것이다. '주인이 없는' 금융회사 소유구조 특성을 반영, 대표이사 및 대표집행임원의 자격요건에 금융전문성·공정성·도덕성·직무전념성 등 요건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표이사가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출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임추위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의무화한다. 사외이사 결격사유에 금융사 최대주주, 주요주주 법인의 임직원을 추가해서 '친(親)CEO' 이사회 구성에 제동을 건다. 사외이사를 순차적으로 교체, 유착을 막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정무위원회가 낸 검토보고서에서도 "타당하다" "긍정적이다"라는 평가가 다수다. 대표이사 적극적 자격요건 신설과 관련, "미국·영국·싱가포르·홍콩 등 다수 선진국에서는 적극적 자격요건 기준으로 당국의 적격성 심사(Fit and Proper)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타당한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임추위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하는 것도 "미국,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은 상장규정으로 임추위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하고 있다"며 필요성을 인정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 또한 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금융사 CEO 선임절차와 관련, 스터디를 진행한 원내 1당 민주당 정무위원 사이에서도 점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 정무위원은 통화에서 "CEO 선임과 이사회 구성에서 핵심은 셀프추천을 방지하고, 현 회장들이 사외이사를 주도적으로 구성하는 걸 차단하는 것"이라며 "CEO가 사외이사를 구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차단되고 있는지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자율규제' 내세운 尹정부, 文정부와 차별화할 내용 주목 다만 문재인 정부안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들도 있어 윤석열 정부표 입법에는 일부 내용이 수정·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가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출 결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대표이사의 권리 제약"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사 최대주주나 주요주주 법인 임직원이 사외이사를 맡지 못하도록 한 것 또한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 제약이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검토내용이 있다. 윤석열 정부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곧 베일을 벗는다. 금융당국에서는 해외 입법사례를 포함해 다양한 제도개선안을 검토, 법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한 것이라 추가로 넣어야 할 내용까지 포함해서 법안을 마련 중"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은 정권을 넘어서서 계속 논의돼 왔던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칼을 들이대면 관치가 심해지고 또 모피아,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정무위원은 "법이 통과돼 사외이사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당국과 대통령실이 금융지주 CEO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금융당국 관료 출신에게 더 유리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1-30 18:10:04임기. 임무를 맡아보는 일정한 기간이라는 뜻이다. 핵심은 일정한 기간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 국회의원은 4년이다. 권력의 쏠림을 방지해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간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는 연임을 반복하며 10여년 동안 최고 권력자에 군림했다. CEO를 뽑는 이사회 속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의 측근으로 채워진 탓이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 장기집권 문제의 이면에 뿌리내린 사외이사 제도의 맹점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 CEO들이 모두 교체 수순을 밟으면서 '셀프 연임' 문제가 반복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대다수 금융지주회사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 혹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CEO를 선출한다. 그러나 사외이사 중 대다수는 기존 CEO와 연관이 있고 사외이사를 뽑는 이사회의 구성원도 후임자를 내부에서 추천할 수 있다. 사외이사와 임원진을 최측근으로 꾸린 금융지주 CEO들이 10년 이상 장기집권을 이어온 데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딱지가 붙은 이유다. ■이사회, ‘셀프 연임’에 후임 추천도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은 업계에서 당연시되는 관행이었다. 지난 2001년 첫 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금융지주의 회장들은 대부분 장기집권했다. 지난해 퇴임한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 취임, 4연임을 통해 지난해까지 10년간 회장직에 있었다.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은 2014년 취임한 후 3연임에 성공한 현재 9년 차 회장이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초대 회장 역시 4연임을 통해 9년간 재직했다. 견제 없는 장기집권의 비밀을 풀 열쇠는 이사회 구성과 선임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공시된 5대 금융지주의 2022년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KB국민 9명(사외이사 7명) △신한 14명(12명) △우리 9명(7명) △하나 10명(8명) △NH농협 10명(7명)이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를 도맡아 그룹 의사결정의 키를 쥐고 있었다. 5대 그룹 이사회 내 위원회는 △KB국민 8개 △신한 7개 △우리 7개 △하나 11개 △NH농협 5개 등 38개에 달했다. 회사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회장 및 대표이사추천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ESG 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등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 문제는 '현재 권력'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그룹 경영전략, 보상원칙을 정할 뿐 아니라 '미래 권력'에 대한 의결권까지 갖는다는 데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KB, 신한, 우리 등 3개 금융지주는 모두 지주 회장이 자회사 대표이사를 추천할 수 있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가 이사회의 위원을 선임, 추천하고 평가하는 '셀프 추천' 구조 또한 드러났다. 특히 이사회의 보수도 이사회 의결로 결정하는데 상반기 기준 5대 그룹 52명의 이사 중 한 명도 반대한 적이 없었다. NH농협은 지난해 1월 이사회 내 위원 선임안을 전원 찬성으로 의결한 데 이어 사내이사 후보 자격검증안건도 참석한 전원 100% 찬성으로 의결했다. ■사외이사·감사위원도 이사회가 좌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쓴소리'를 해야 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또한 이사회가 좌우할 수 있다는 구조로 돼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고 견제 역할을 하기보다는 이사회 입김에 좌우될 소지가 있는 셈이다. 일례로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3월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 등을 확정하고 다음달에는 사외이사 평가방법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외이사 평가부터 후보 선정까지 이사들에게 '전권'이 있는 것이다. 5대 그룹이 이사 선출의 독립성,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관련,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제6조)'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유명무실하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외이사 선임 배경에도 "재무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은 최고의 전문가"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오랜 기간 공직을 수행한 금융·경제·경영분야 전문가"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로 이사회 구성의 성별과 다양성 보완" 등 기준 또한 제각각이다. 이미 자사 내 다른 위원회에서 역할을 잘해서 계속 그룹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된다며 연임을 추천한다는 식의 이유도 많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김나경 기자
2023-01-29 18:30:27[파이낸셜뉴스] KB금융지주는 22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19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금융기관 중 1위로 선정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사회 운영,주주권리 보호,위험관리,내부통제,공시 등 기업의 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배구조 우수기업을 결정한다.특히 금융기관의 경우에는BCBS(바젤은행감독위원회), FSB(금융안정위원회)등의 국제가이드라인 및 국내 금융기관 특화 평가모형을 적용해 실질적인 지배구조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함께 발표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에서도 KB금융지주는 통합A+등급을 획득했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2년 연속1위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이다”며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은 투명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은 물론 기업활동 전반에 ESG기준을 적용해 국내외 지속가능경영부문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9-10-22 13:47:20KB금융지주는 1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하는 ‘2018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시상식’에서 금융부문 1위인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이번 시상은 기업 지배구조 평가를 정교화 하고 그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제정됐으며 회사별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운영, 위험관리, 내부통제, 공시 등 기업의 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종합 평가 후 우수기업을 선정했다. 특히 금융기관 평가의 경우 BCBS(바젤은행감독위원회), FSB(금융안정위원회) 등의 국제가이드라인 및 국내 금융기관의 특성을 반영해 KCGS에서 설계한 금융기관 특화 평가모형을 적용하여 심도 있는 평가가 진행됐다. KB금융지주는 총 87개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번 평가에서 기존 지배구조 체계를 선진적으로 정비하고 더 나아가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회사 차원의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금융 부문 1위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KB금융지주 김기환 전무는 이날 시상식에서 “KB금융지주는 안정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8-07-17 13:53:57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지주회장이 행장을 겸직했던 DGB금융지주가 지주회장과 행장을 분리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계 금융지주 뿐만아니라 지방금융지주도 모두 지주회장과 행장이 분리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지방금융지주의 경우 지주회장이 행장도 겸임하는 제왕적 지배구조로 인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지방금융지주의 회장-행장 분리는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방금융지주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업을 확대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DGB 이사회서 분리 결정 11일 DG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장과 대구은행장을 분리하는 안건에 대해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분리 결정과 함께 채용비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사퇴한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후임 선출 절차도 본격화한다. 지주 회장 후보군은 개방형 공모로, 은행장 후보는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전.현직 경영진 가운데 공모로 진행한다. 이사회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주 회장은 외부에서, 은행장은 내부에서 선임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대구은행은 내부인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또한 이날 이사회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동시에 열고 경영승계 개시를 결정했다. 차기 CEO 선정을 위한 2차 임추위는 DGB금융지주는 오는 23일, 대구은행은 26일 각각 연다. ■10개월만에 지방지주 모두 회장-행장 분리 DGB금융지주의 회장-행장 분리 결정으로 지방금융지주 모두가 분리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지주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곳은 BNK금융그룹이다. 지난해 7월 BNK금융그룹은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결정했다. 2011년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BNK금융그룹은 이장호 전 회장과 성세환 전 회장이 지주회장과 부산은행장을 겸임해왔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BNK금융 자사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되자 부산은행장을 분리하고 외부에서 지주 회장을 영입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김한 회장이 지주회장과 광주은행장을 겸임했던 JB금융지주도 지난해 9월 지주회장직과 광주은행장직을 분리했다. 이에 광주은행장에 최초로 내부인이 임명돼 직원의 사기와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만에 지방금융지주 3곳 모두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것이다.■지배구조 투명화 계기그동안 지방금융그룹은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로 지주회장이 행장직을 겸임하면서 제왕적 지배구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하지만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면서 금융그룹내 제왕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금융지주의 편중된 수익포트폴리오도 개선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또한 겸직 상황에서 오는 오너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DGB금융지주가 지주회장과 행장 분리에 속도를 낸 것도 박인규 회장이 은행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조사에 들어가면서 지주뿐 아니라 대구은행도 흔들렸기 때문이다. 즉 지배구조나 경영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회장과 행장이 분리돼 있으면 그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금융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가장 큰 계열사인 은행이 지주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밖에 없어 지주회장이 행장을 겸임해왔다"면서 "하지만 지주회장과 행장을 분리해 지주사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지주 내 계열사들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와 은행이 분리되면서 전문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견제와 균형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주회장과 행장 분리는 CEO간 갈등이라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지주회장과 행장 분리체계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8-04-11 17: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