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글로벌 대체투자 트렌드에 맞춰 사모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누빈자산운용이 발표한 ‘제5차 연례 이퀼리브리엄 글로벌 기관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향후 5년간 사모 시장에 대한 배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800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총 운용자산(AUM)은 19조달러 규모다. 누빈은 1조 30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투자 운용사다. 또 응답자의 90% 이상 투자자가 사모 주식과 사모 신용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45%에서 약 2배가 증가한 수치다. 해리엇 스틸 누빈 글로벌 기관 담당 헤드는 “사모시장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공모자산에서 유출된 자금, 현금 보유액, 신규 자금 등이 주요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시장 내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투자자들도 대부분은 시장 철수보다는 재분배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섹터별로는 부동산과 인프라가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모 인프라와 사모 부동산 부문에 대한 자산배분 계획 비율이 지난 2024년 각각 35%, 24%에서 올해 50%, 37%로 상승하며,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스틸 헤드는 "투자자들은 사모 인프라 및 부동산 시장 내에서도 데이터 센터, 사모 인프라 부채 등 일부 고성장 분야에 선택적으로 관심을 보였다"며 "기관 포트폴리오의 핵심 구성요소로서 해당 섹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사모 채권을 중심으로 고수익·고위험 채권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은 NAV 대출(포트폴리오 순자산가치를 담보로 한 대출)과 같은 인프라 크레딧, 펀드 금융 등 사모 신용 시장 내 틈새(niche)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재호 누빈 한국 기관 대표는 “점점 더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글로벌 대체투자 트렌드에 맞춰 사모 시장, 특히 사모 주식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 투자자의 47%가 사모 투자 확대를 계획한다고 답하는 등 사모 시장에 대한 수요는 증가 중”이라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3-21 13:59:21[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은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표결에 고려아연 측 우호 주주와 MBK파트너스측을 제외하고, 표결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중 95% 이상이 이사 수 상한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액면분할과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고 12일 밝혔다. 집중투표제도 70%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5일 이사회에서 황덕남 사외이사를 창사 이래 최초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캐스팅 보트인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등 정관 변경안들을 통과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포함한 주주들의 지지와 응원에 기필코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중대한 위법행위를 자행하고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찬성비율을 논하는 것은 범법자들의 자화자찬일 뿐, 무의미하기 그지 없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 주주들의 투표는 무효가 됐고 헛수고가 됐을 뿐 아니라,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혁하고자 하는 주주들의 염원까지도 깡그리 무시당하는 결과가 초래됐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믿었다면, 최윤범 회장은 임시주주총회 불과 12시간 전에 불법적인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강행해서, 국내외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의 모든 주주들을 경악하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2-12 14:07:57[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관계기관 등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에 나선다. 기관투자자의 행동기준선인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수탁자 책임범위와 대상자산을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방향 세미나 축사를 통해 “2016년 제정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변화한 자본시장 현실에 적합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 일본,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국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해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수탁자 책임범위와 대상자산 확대는 물론 지속가능성 요소 반영 등의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타인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가 수탁자 책임을 다하기 위한 원칙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11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논의를 시작, 2016년 12월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인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도입했다. 김 부위원장은 “2024년말까지 4대 연기금과 133개 운용사 등을 포함해 239개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의 반대 의결권 행사나 주주제안이 증가하는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이 보다 활성화되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본시장이 발전할수록 위탁자와 수탁자, 주주와 경영진 간 이해상충이라는 이중 대리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정교화돼야 한다는 것이 당국 판단이다. 김 부위원장은 “기관투자자가 청지기(steward)로서 일반주주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이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활동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곽준희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주요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현황을 전했다. 영국의 경우 2019년 10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전면개정, 주식 이외 적용대상 자산군을 확대하고 기관투자자의 공시 의무사항을 명시하는 등 가장 강력한 수준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다만 국가별로 자국의 자본시장 관련 법제나 시장관행을 반영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운영 중인 만큼, 우리나라도 국내 실정을 반영해 적용대상 자산군 확대와 비재무정보의 구체화 등의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곽 교수 설명이다. 이후 이뤄진 패널 토론 참석자들도 제도 보완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건에 맞춰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이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이행점검 측면에서는 전문적인 독립위원회가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설문조사 등을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다각도로 검토해 연내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방안 마련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2-05 09:26:51[파이낸셜뉴스]중국 국영보험사들은 앞으로 신규 보험료의 30%를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공모펀드들도 주식 투자 규모를 3년 동안 30% 이상 늘리는 등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확대된다. 또, 상업보험 자금, 연금보험 기금, 기업연금기금 등의 대형 연기금들도 더 많은 장기자금을 증시에 투입해 나가기로 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23일 베이징 국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자금 시장 유입 촉진을 위한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와 홍콩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앞서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재정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중국인민은행 등 6개 금융 규제당국은 이날 연명으로 이 같은 내용의 실행방안을 관련 기관들에게 시달했다고 전했다. 방안에 따르면 당국은 대형 국영 보험사들이 올해부터 매년 새로 추가되는 보험료의 30%를 A주(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용 본토 주식)에 투자하도록 했다. 우 주석은 국영 보험사 신규 보험료 주식 투자 시범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증시에 수혈되는 보험사 자금 규모가 1000억위안(약19조7000억원) 이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또 앞으로 3년 동안 공모펀드의 A주 투자 규모를 매년 최소 10% 늘리도록 했다. 이와 함께, 펀드 판매 수수료도 추가로 낮춰 투자자들이 매년 450억위안을 절감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대중 강경노선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에 더 커진 상황에서 침체한 주식시장 등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이다. 새해 중국 증시는 9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출발했다. 작년 중국 증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자 신뢰 악화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1-23 14:30:46[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MBK파트너스·영풍 측 이사 후보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MBK·영풍측은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인 '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표결 결과를 밝힌 기관투자자 19곳 중 16곳이 MBK·영풍 측 이사 후보에만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회 후보 14명 전원을 찬성했지만,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선 전원 반대 의사를 보였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BIM)는 고려아연 지분 1.04%를 들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MBK·영풍 측 이사 후보에 대해서만 찬성표 행사를 예고했다. 다른 13곳의 국내·외 연기금도 MBK·영풍 측 이사 후보만 지지했다고 MBK·영풍 측은 전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이사 후보를 지지한 기관투자자는 3곳으로 파악됐다. '캐스팅보트'로 꼽힌 국민연금(지분율 4.51%)은 최 회장 측 이사 후보 3인과 MBK·영풍 측 이사 후보 3인을 반반씩 찬성해 균형을 이뤘으며, 최 회장 측 이사 후보들만 지지한 기관투자자는 2곳이었다. 법원은 전날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로 신규 이사를 선임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한편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측에 가처분 결정취지를 왜곡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MBK·영풍측은 결정문 중 일부 기각 부분을 언급한 고려아연 입장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같이 지적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주분들 앞에서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법원이 인용한 취지에 맞춰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1-22 19:01:05[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관련,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평가 기반으로 신중하게 수요예측에 참여하도록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기관투자자의 배정물량 중 40% 이상을 확약 기관투자자에게 우선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하는 경우 주관사가 공모물량의 1%를 취득(상한금액 30억원), 6개월간 보유하도록 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 세미나’ 축사에서 “기업가치 기반 투자 중심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을 확대하고 주관사가 적정 공모가 산정과 중·장기 투자자 확보를 위해 노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책펀드의 의무보유 확약도 확대한다. 정책펀드인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서 공모물량의 5~25% 별도배정 혜택이 제공되어 왔다. 앞으로는 최소 의무보유 확약(15일 이상)을 한 물량에 대해서만 별도배정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의무보유 확약 위반과 미청약·미납입 등에 대한 협회차원의 제재도 강화한다. 수요예측 참여제한 위주로 제재를 운영하고 감경기준도 명확히 계량화하여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1-21 09:28:05[파이낸셜뉴스] 와이팜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운영자금 약 165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제3자배정 방식이며 신주의 발행가액은 주당 2860원으로 책정됐다. 리픽싱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발행사 우위 계약으로, 납입일은 오는 31일이다. 발행 목적은 채무자금 차환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RCPS란 상환권과 전환권이 부여된 우선주다. RCPS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며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간 자본으로 인정받는 RCPS는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사모펀드(PE), 신기술투자조합 등이 투자해 발행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주관사인 삼성증권 측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가 자본시장 제도권 내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발행한 것은 와이팜이 최초 사례다. 와이팜은 이동통신용 단말기에 탑재되는 전력증폭기 모듈(Power Amplifier Module, PAM)을 포함한 RF 프론트엔드 모듈(RF Front-end Module, RFFE)을 개발, 제조 및 판매한다. 또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스마트카 분야에도 진출해 주요 메이커를 고객사로 두고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와이팜 관계자는 “상환권이 회사 측에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며 “이번 결정은 미래 성장을 위한 것으로, 현 주주들의 가치 훼손 없이 자본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1-20 09:01:19[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은 인도 최대 증권사인 ICICI증권과 공동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컨퍼런스를 29일 개최했다. ICICI증권은 인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ICICI은행의 계열사로서 증권업 전 분야에 걸쳐 최상위 수준의 시장지위를 갖고 있는 종합 증권사다. 이번 컨퍼런스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 금융타워 NH투자증권 본사 4층에서 진행됐다. HDFC Life Insurance, Shriram Finance 등 인도 대표 상장 기업들이 IR 설명회를 진행했다. 국내 유수의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17개 기관에서 약 40명이 참석했다. ICICI증권 매크로 애널리스트 Vinod Karki 및 국내 대표적인 인도 시장 전문가인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의 백찬규 팀장의 강연도 진행됐다. 인도 주식시장은 2007년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한 이래로 올해 5조달러를 상회했다.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 규모로 성장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의 글로벌 사업 성공 롤모델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인 글로벌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 금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ICICI증권 등 인도 증권사와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한편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하여 인도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Wholesale사업부 이창목 총괄대표는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지위를 구축하여 왔다”며 “금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인도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도 시장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1-30 12:24:25급격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주식투자 브로커들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이들이 시장을 왜곡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정보교환이 불법 또는 편법으로 유통돼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하던 브로커 역할을 전자 브로커가 대체했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 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가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공과대 한문희 교수,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 김상현 교수, 미국 텍사스주립대 댈러스캠퍼스 비크람 난다 교수는 최근 '기관 중개 브로커 네트워크:유동성 공급 촉진(Institutional Brokerage Networks: Facilitating Liquidity Provision)'을 발표해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논문은 기관투자자 간의 브로커 네트워크가 시장 유동성 공급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뮤추얼 펀드와 같은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자산운용사들, 즉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를 통해 형성하는 네트워크가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여러 브로커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으며 브로커들은 또한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거래를 통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러한 브로커·투자자 네트워크는 투자자 간에 정교하게 얽혀 있으며 펀드의 성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1998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국 내 뮤추얼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브로커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펀드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트워크 중심성(Network Centrality)이 높은 펀드들은 투자자와의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을 통해 대량의 주식 매매 시 발생하는 가격충격(Price Impact)을 완화함으로써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의 일일 주식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네트워크에서 중심에 위치한 자산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거래비용으로 주식 거래를 체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술진보에도 브로커 역할 중요 과거에는 주식 매매가 주로 투자자가 브로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고빈도 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 증가와 알고리즘 매매(Algorithmic Trading)를 통한 전자마켓메이커(Electronic Market Maker)의 등장으로 전자주문 방식이 기존 전화주문 방식을 크게 대체했고, 사람이 수행하던 많은 업무가 전산화 및 자동화됐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마찬가지로 금융 시장에서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수행하던 역할을 상당 부분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브로커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브로커의 역할, 특히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지속적인 거래 관계와 의사소통이 거래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쉽게 감소하지 않을 것임을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금융 시장에서도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다.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으며, 유동성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매수-매도 가격 스프레드(Bid-Ask Spread)도 크게 축소됐다. 그 결과 적은 비용으로 주식 매매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량매매의 경우 스프레드 내에서 손쉽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지만, 대량 매매에서는 다른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대량 매도 및 매수 주문이 시장에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거래가 스프레드 밖에서 체결될 수 있다. 대량 매도 주문이 들어오면 주식 가격이 하락하게 돼 거래가 이뤄지기 전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매도가 이뤄지고 반대로 대량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가격이 상승해 결국 거래주문을 넣기 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매수가 이뤄진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변동 폭도 커지며 이를 가격충격이라고 한다. 대체로 대량 매매를 체결하는 기관투자자에게는 이러한 가격충격이 거래비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브로커, 가격충격 완화 긍정 역할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 직접 주문을 넣기보다는 브로커를 통해 거래 상대방(counterparty)을 찾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브로커는 기존에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락을 취해 거래 상대방을 찾으며, 이러한 거래는 주로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블록매매(Block Trading) 형태로 체결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용, 가격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대량 매매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와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대량 매매에서 발생하는 가격충격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며, 이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향상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펀드 상품에 가입하고 환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금이 펀드에 유입되거나 유출된다. 자금이 유입되면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을 늘리고, 자금이 유출되면 보유주식을 매도한다. 이러한 펀드 투자자금 유입과 유출에 따른 유동성 매매(Liquidity Trading)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결과적으로 펀드 수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유동성 매매는 주식 가격 변동에 대한 특별한 기대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역선택(adverse selection) 위험이 상대 투자자에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이러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없으며, 그 결과 특정 주식에 대한 정보를 가진 투자자(Informed Trader)와의 거래에서 역선택으로 인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기관투자자가 특정 주식에 대해 대량 매도 주문을 내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거래 상대방은 그 매도 주문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악재 때문에 발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때 브로커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해 정보 비대칭을 경감시킬 수 있다. 만약 브로커가 대량 매도 주문이 특정 주식의 악재가 아닌, 펀드 상품 환매 증가에 따른 유동성 매매라는 정보를 알고 이를 다른 기관투자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가격충격을 완화시키고 대량 매도 주문을 성사시킬 수 있다. 즉 네트워크 내에서 브로커들은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거래 상대방이 정보를 보유한 투자자인지 유동성 투자자인지를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줘 정보 비대칭 경감을 통해 가격충격을 완화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브로커, 정보 비대칭 완화 투자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주식을 매매할 때 투자자와 브로커 간에 많은 정보가 교환된다. 브로커가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수도,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번 연구는 주식 시장에서 브로커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며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브로커의 부정적인 역할에 주목해왔다. 예를 들어 브로커가 고객의 매매정보를 다른 투자자에게 유출, 이를 바탕으로 한 거래로 가격 변동이 발생하고 결국 고객이 큰 손해를 보는 사례들이 빈번히 보고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금융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투자자와 브로커는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매매비용이 발생할 경우 그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 물론 브로커를 통한 거래정보 유출이 때때로 발생하기는 하지만 유동성 공급 촉진과 같은 긍정적 역할은 투자자와 브로커 간의 관계 형성 및 유지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한 브로커들은 거래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며 가격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대량 매매 주문을 원활하게 흡수하고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중심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중심성이 높은 브로커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대량 매매를 큰 가격충격 없이 성사시키며, 그 결과 펀드 수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정리=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김상현 교수는 캐나다 윌프리드로리에대에서 재직 중이다.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컬럼비아대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22년 윌프리드로리에대에 합류하기 전 홍콩대에서 재무학 연구 조교수를 지냈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4-11-24 19:15:59[파이낸셜뉴스] 한국투자증권은 11~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KIS 글로벌 투자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KIS 글로벌 투자자 컨퍼런스는 투자 기회 발굴 및 네트워크 확장을 지원하는 IR컨퍼런스다. 지난 2008년부터 홍콩, 싱가포르, 뉴욕, 런던 등 전 세계 금융도시에서 연 1회 개최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국내에서도 추가로 개최하며 기업과 투자자 참여를 늘리고 있다. 올해 컨퍼런스는 국내외 73개 기업과 글로벌 기관투자자 28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자동차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참여해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해외에서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대만 펩리스 반도체 회사 에이데이타 등이 참석했다. 또 컨퍼런스 현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약 380건의 기업 미팅이 열렸다. 각종 현안 이슈를 주제로 한 전문가 세션도 호응을 얻었다. 11일에는 미국의 소형모듈원전 기업 오클로(Oklo)의 제이콥 드위트 대표가 혁신에너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미즈호 증권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론 블룸버그 마사히로 와카스기 반도체 애널리스트, 스티펄파이낸셜 토마스 캐럴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도 연사로 나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한 세션도 진행됐다. 12일에는 워싱턴 리서치그룹의 크리스 크루거 이사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치적 변화와 산업별 영향에 관해 강연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고객들과 더불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플랫폼 파워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 계기로 참석하신 모든 기업과 투자자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11-11 15:0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