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변수로 전통적인 한국의 수출 산업이 고전하고 있지만 의료기기 분야는 돋보이는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수출의 새 효자로 떠올랐다. 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 대비 7%이상 증가하며 9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특수가 터지며 10조원을 넘겼던 의료기기 역대 최대 수출규모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 다변화로 美 관세 리스크 완화의료기기 수출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특수에 힘입어 급증했다. 당시 진단키트를 비롯한 방역 관련 의료기기의 수요 폭증은 산업 전반의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지만 지난 2023년 엔데믹 전환과 함께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며 7조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7조원대 수출을 회복했고 올해는 8조6000억원대가 예상된다. 국내 의료기기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수출 회복세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팬데믹 반사이익'에서 '기술력 기반의 실질 경쟁력'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수출의 지리적 분포도 변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출 비중은 37%로 북미(23%)를 크게 앞질렀다. 유럽 역시 동·서유럽을 합쳐 수출 비중이 28%에 달해 미주 지역보다 비중이 높았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강화의 일환으로 한국에 관세 압박을 가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의료기기는 한국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낼 주무대가 되고 있다. ■'킬러 제품' 중심으로 고성장이 같은 수출 성장의 중심에는 기술력과 매칭되는 강력한 제품군이 존재한다. 최근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업들은 차세대 산업 역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휴젤은 의약품인 보툴리눔 톡신 전문 기업이지만 HA필러, 스킨부스터, 봉합사 제품 등 '의료기기' 수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 톡신을 제외한 의료기기 매출도 매년 신장세다. 휴젤의 의료기기 수출 실적은 지난 2022년 977억원에서 2023년 1227억원에 이어 지난해 1330억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휴젤이 필러 한 품목으로만 15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의료기기 제품의 호실적에 대해 "의료기기 제품은 엄격한 원료 관리와 차별화된 공정으로 제조돼 글로벌 의료진에게 제품력과 안전성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클래시스는 집속초음파(HIFU) 리프팅 기기 '슈링크'를 비롯해, 고주파 기반 '볼뉴머', 냉동지방분해기 '알파', 피부 탄력 개선기 '리팟' 등 다양한 미용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수출 실적은 2022년 702억원에서 2023년 1171억원, 지난해 1638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출 비중도 67%에 달한다. 클래시스는 전 세계 80여개국에 유통망을 갖추고, 1만8000여명의 의료진과 직거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이루다와의 합병을 통해 제품 라인업 강화는 물론, 패키지 공급 확대 전략으로 이달에는 마이크로니들 신제품까지 더해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산업은 고령화·웰니스 수요 확대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며 "정부의 글로벌 인증 지원 확대, 전략 지역 중심의 시장 개척,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발굴이 뒷받침된다면 10조원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7-08 18:36:09미국발 관세 충격 속에서도 6월 수출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4.3% 증가한 598억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50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월 기준으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90억8000만달러다. 수출을 이끈 두 품목은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다. 반도체 중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출 호조로 전체적으로 11.6% 증가했고,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우려했던 자동차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선전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2.3% 늘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6월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두가지를 시사한다. 시사점의 하나는 관세와 불경기 등 수출의 큰 악재도 고도의 기술과 높은 품질로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등 앞서가는 기술로 혁신을 이룬 제품은 무역장벽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럽 시장에서는 벤츠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앞세운 전기차가 수출 신장에 큰 몫을 했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밝힌 것처럼 시장과 품목의 다변화가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수출이 감소했지만 그 대신 아세안과 인도, 유럽에서 수출이 증가해 감소분을 벌충하고도 남았다.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 시장은 수출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그런 만큼 무역장벽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듯 보이지만, 관세 부과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협상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얻는 데 주력하면서 다른 수출시장을 뚫는 데 가일층 정부 주도로 힘을 쏟아야 한다. 품목 다변화에도 같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변변한 품목이 없으면서도 수출에 사활을 걸었던 1970년대에 가발과 쥐가죽까지 외국으로 팔아 지금의 한국 경제를 일으킨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도 없이 세계적인 품목들이 얼마든지 있다. 화장품이나 라면에 만족하지 말고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품목을 개발해 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처럼 수출에 목을 매야 하는 이유는 내수부진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두 축이 다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만이라도 힘을 내야 저성장에 빠져드는 한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재삼 강조하지만 기술 혁신이다. 기술로 뚫지 못할 것이 없다.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기술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면 가만히 있어도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아올 것이다. 이재명 정부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줄로 안다. 우선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신기술로 무장한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정책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규제를 풀어 민간기업들이 활동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다. 기술이 있으면서도 돈이 없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는 수출기업이 많다. 이런 애로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해소해야 무역강국 한국의 앞날은 앞으로도 밝을 것이다.
2025-07-01 18:43:15[파이낸셜뉴스] 대전테크노파크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2025 파리 에어쇼'에서 대전 기업들이 모두 50건, 1억3000만달러(약 1775억원)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파리 에어쇼는 영국 판보로,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항공우주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히며, 올해로 55회를 맞았다. 총 48개국 2500여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민간 항공기부터 우주항공, 방산 분야의 최신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대전테크노파크는 대전의 전략산업인 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대전관' 공동 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참가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도록 상담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대전관에는 △㈜성진테크윈(군용 스위치 및 조종간 패널) △㈜센서테크(화학 및 생물학 작용제 탐지센서) △아이쓰리시스템㈜(적외선 검출기 및 카메라 엔진) △㈜에이치쓰리알(SiC 기반 28kW급 인버터 및 모터) △㈜엑스엠더블유(위성통신용 송수신기) △㈜토핀스(단파장 적외선 카메라) 등 6개 기업이 참가했다. 참가기업들은 전시 기간 동안 유럽과 북미 등지의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하며 총 50건의 수출 상담과 함께 1억3000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과 198만달러 규모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특히 성진테크윈은 3건의 업무협약(MOU)과 비밀유지협약(NDA) 체결을 앞두고 있어 향후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한 참가기업 관계자는 "현장에서 만난 해외 바이어들이 대전기업의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현지 수요를 파악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확신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전테크노파크는 앞으로도 유망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외 전시회 참가와 바이어 네트워킹 등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우연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이번 에어쇼에서 대전기업들이 글로벌 항공우주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전시 참여를 넘어 후속 상담 연계, 마케팅 등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강화해 지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와 시장 진입 확대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6-26 11:08:16[파이낸셜뉴스] 대신증권은 23일 큐리언트에 대해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 수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투자의견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증권 김아영 연구원은 "큐리언트는 최근 텔레세벡 글로벌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발표되며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라면서도 "다만 지난 19일 전환사채(CB) 전환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QP101'과 'Q901'의 기술 수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면서 "QP101은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Q901은 임 상1상에서 고용량 마지막 환자 투여를 앞두고 있다. 특히, Q901이 임상1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경우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 수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Q901은 'CDK7'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세포 주기 조절과 전사 억제를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DNA 손상 복구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ADC의 내성을 극복하는 병용전략의 핵심이다. 전임상에서 'Topo1i' 기반 ADC들과의 병용 시 뛰어난 시너지 효과가 확인됐으며, HER2 발현 수준과 무관하게 효과를 보이는 점에서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Topo1i 기반 ADC들과 Q901의 병용 투여 시 ADC 용량을 5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현재 Q901의 단독 임상1상 고용량 환자 투약은 마무리 단계에 있고 고용량 투약 결과를 기반으로 빅파마들과 기술 수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라고 예상했다. QP101은 Topo1i와 CDK7i를 동시에 탑재한 이중 페이로드 ADC로 다양한 병용 조합 중 가장 강력한 기전을 보유한 후보 물질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Monkey tox' 시험을 완료하고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 전임상 단계에서 플랫폼 딜이 나오게 되면 플랫폼 기업으로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QP101역시 Q901의 고용량 투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 딜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6-23 10:13:03[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과 체코 국방부가 내달 초 서울에서 방산·군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제2차 한-체코 방산·군수공동위원회 개최를 추진 중이다. 방산·군수 공동위는 방산협력·연구개발·기술교류·공동생산·군수지원 등 방위사업 전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양국의 방산업체를 소개하며 상대국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다. 16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공동위 개최를 계기로 'K-방산'의 유럽 진출에 기대가 모아지면서 우리 방산기업들도 의제 개발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체코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 주요 방산기업을 방문한 뒤 한국산 무기체계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아직 체코와 대형 계약은 없지만 폴란드의 K-방산 대량 구매 이후 체코도 한국과의 방산 협력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 간 무기체계 수출, 공동 연구개발, 군수지원 등 전방위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방산·군수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제도·절차 개선·신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체코와 26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본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방산 분야까지 협력이 확대되면 K-방산의 체코와 유럽 내 입지 강화가 기대된다"라며 "민간 분야 협력 증진에 관한 내용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 체코 2차 방산군수공동위 개최가 내달 초 열리게 되면 지난 2015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1차 회의 이후 10년 만이다. 이는 지난해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방산·군수공동위 재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이후 조율을 거친 1년여 만으로 전해졌다. 체코의 세계 군사력 평가는 53위 정도지만, 전통적으로 총기류 등 무기 생산 강국으로 유명하며 130여 개의 방산기업들이 훈련기, 경공격기, 총기류 등을 생산해 자국군에게 공급하고 수출도 병행하고 있는 유럽 내 주요 방산 생산국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국내 방산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유럽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5-06-16 09:44:15박상진 도시유전 총괄이사(사진)는 지난 30여년간 민간과 공공을 넘나들며 커뮤니케이션의 최전선을 지켜온 베테랑이다. 그가 지난해 선택한 무대는 다소 낯설 수 있는 '도시유전'이라는 기업이다. 폐플라스틱을 나프타 수준의 고순도 원료로 바꾸는 기술을 앞세운 이 기업에서 박 이사는 다시 '홍보의 힘'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박 이사는 "무엇이든 알리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도시유전처럼 기술은 있는데 아직 낯선 브랜드일수록, '처음'이라는 것에 설득력이 필요하다"고 15일 강조했다. 1991년 BC카드 홍보실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실장까지 지내며 20년 넘게 회사의 대내외 소통을 이끌었다. 퇴사 후에는 인사 관련 앱 '인사통'을 창업, 벤처 생태계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앱 사업을 접었지만 이후에도 홍보대행사 운영, 특허 기반 벤처 참여 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력은 계속됐다. 지난 2018년에는 대외개방직 공채를 통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입사해 홍보실장으로 활동했다. 박 이사는 "입사 전까지는 KOICA라는 기관의 존재조차 대중에게는 생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SNS와 언론 홍보를 총동원해 국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KOICA 퇴직 후 여러 갈 길을 고민했고 상대적으로 편한 자리에서 일을 할 기회도 있었지만 결국 도시유전을 선택했다. 박 이사는 "연봉만 따져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세계 최초의 기술이 있고, 시대가 요구하는 솔루션에 몸을 담는 것이 인생 2막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시유전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재생원료를 만드는 기존 기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나프타 수준의 고순도 재생원료를 비연소 방식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중질유' 중심 재생유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며 정식 인증을 앞둔 시운전 단계까지 도달해 있다. 도시유전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 나프타 등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기술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재생원료의 고도화는 단지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서 산업과 수출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유전은 아직 작은 회사다. 대기업도, 공공기관도 아니지만 박 이사는 이곳에서 과거보다 더 큰 사명감을 느낀다. 그는 여전히 기자들을 직접 만나 도시유전을 소개하고,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업을 이끌고, 구성원과 조직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박 이사는 "홍보는 단지 알리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믿음을 만드는 일이고, 가능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홍보이고, 지금 도시유전에 가장 필요한 일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한 커리어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가치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 박 이사의 자부심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15 19:09:40【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허용을 단 6개월만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의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중국이 다시 희토류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미국이 대중 수출 통제 완화를 실제로 실행하겠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中,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하긴 했는데 11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지난 이틀간 열렸던 미중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시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제네바 회의에서 마련된 미중 합의에 공식 서명하는 시점부터 미국 기업이 중국의 희토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된다. 중국산 희토류는 자동차 모터와 산업용 로봇을 비롯한 군사 무기에 주요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로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한 후 공급망이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과 관련해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중국과의 합의했고 나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섞인 발언과 달리 중국이 미국에 재개할 희토류 수출은 단 6개월 짜리다. 양측의 희토류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모양새지만 6개월 짜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미중 합의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만약 합의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그 성과는 단순히 몇 달 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이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상황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희토류를 유용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협상도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들이 6개월 후에 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런던 협상이 큰 승리라고 환영했지만 가장 좋게 평가해도 중국 쪽으로 기울어진 휴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가 중국과 협상하면서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은 첫 임기 때처럼 중국을 압박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나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투기, 의료용 레이저, 드론, 전기차 엔진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과 자석에 대한 독점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요 광물 안보 프로그램 이사인 그레이슬린 바스커런은 "중국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짚었다. 美 기술통제 완화 정말 실행할까 비록 6개월 짜리지만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미국 협상단은 중국에 대한 기술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일단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면 도입했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이 풀릴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와 관련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를 공급받기 위해 기술 수출 통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큰 대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통제는 몇 년 동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조치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의도적으로 협상에서 배제해온 것들이다. 이번에 그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통제 완화를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런던 프레임워크가 양국 경제 관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완화를 단 6개월 만 진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역시 중국이 원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고성능 반도체 등 핵심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협상단 관계자는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중 양국은 2차 무역 협상 타결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희토류에 대한 합의는 봤지만 지난 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합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지난달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1차 무역 협상에서 미중 양국은 90일간 상대에게 부과하는 관세율을 각각 115%p 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내려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약 33%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6-12 08:12:22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의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안과 틀(프레임워크)에 대해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와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단은 합의 내용을 양국 정상에게 보고해 추인을 받은 뒤 이를 곧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지난 5월 1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관련 문제들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가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회담장인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합의와 이달 미중 정상 통화에서 나온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러트닉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9~10일에 걸쳐 런던에 머물며 중국 대표단과 2차 고위급 협상을 했다. 러트닉은 런던 협상에서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국 대표단 중 한명인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판대표도 중국 매체를 통해 합의 사실을 알렸다. 그는 "양국은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면서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프레임워크가 세계 1·2위 경제대국 사이의 무역·통상 마찰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러트닉은 "우리는 대통령의 허가 이후 프레임워크를 시작할 것이며, 중국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의 허가 이후 그들의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은 "희토류가 공급되지 않았을 때 미국이 취한 여러 조치들이 있었다"며 "그 조치들은 트럼프가 말한 대로 균형 있는 방식으로 해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USTR의 그리어는 "다른 회담 일정은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회담 종료를 알렸다. 올해 2~4월 대규모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10~11일 제네바에서 1차 협상을 열고 앞으로 90일 동안 보복관세율을 115%p 낮추자고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 당시 희토류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두 나라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 등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유학생 비자 심사 강화, 제트엔진·반도체·원자력 등 각종 기술 수출통제 등 중국 차별조치를 계속한다고 반발했다. 양국 정상이 지난 5일 전화 통화에서 해당 쟁점을 논의하면서 2차 회담이 열릴 수 있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11 18:18:50[파이낸셜뉴스]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가 중동 대형 국부펀드 산하 제약사와 82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리바이오는 1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재 생명과학 기업 '아르세라'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에 대한 총 6억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아르세라는 AR1001의 상업화 과정에서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게 된다. 아리바이오는 글로벌 생산 및 공급을 전담한다. 이번 계약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에 앞서 이뤄졌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성공 가능성과 상업적 잠재력에 대해 중동 국부펀드가 확신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르세라는 UAE 국부펀드 ADQ가 설립한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으로, 90개국 이상에 2000여개의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수출은 산업은행의 글로벌 파트너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사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AR1001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누적 1조94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한국 삼진제약(1000억원), 중국 제약사(1조200억원)와도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R1001은 PDE-5(포스포디에스터라아제-5) 억제제 계열의 경구용 치매 치료제다. 하루 한 알 복용만으로 신경세포 보호, 독성 단백질 제거, 뇌 혈류 개선 등의 다중기전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한다. SK케미칼이 원천 개발한 후보물질을 아리바이오가 기술이전 받아 2011년부터 본격 개발에 나섰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은 13개국에서 목표 환자 수 1150명을 넘겨 1500명 등록을 마쳤다. 2026년 상반기 중 주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아르세라는 상업화 역량이 탁월한 파트너로,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북미,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도 독점 판매 계약을 성사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6-10 11:42:53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요 시멘트사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수출을 확대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응한 특수 콘크리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시장 재편과 제품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레미콘 계열사 성신레미컨과 함께 우천 환경에서도 시공이 가능한 고성능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시간당 15㎜ 강우량 조건을 정밀하게 구현한 실험을 통해, 고점성 특수 혼화제를 적용한 콘크리트가 강도 저하와 재료 분리 없이 품질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시공 여건 악화에 대비해 도심지 공사나 대형 프로젝트에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 아세아시멘트는 최근 혹서기·혹한기·우천 시공 등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한라시멘트는 내수 급감에 대응해 수출 확대를 전략으로 삼았다. 기존 중남미 시장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카메룬·기니)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했으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수출량은 43만3000t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물량은 13만4000t이었다. 물류비 부담에도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라시멘트는 연안에 공장을 두고 있어 수출에 유리하다. 내륙 공장을 둔 모회사 아세아시멘트와 제품 교환을 통해 수출 물량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삼표그룹 계열사 삼표산업은 일찌감치 현장 중심 특수 콘크리트 기술을 선보여 왔다. 구체적으로 △해양·항만·해저터널 등 고염분 환경에 적합한 '해양구조물용 콘크리트' △노면 결빙 방지를 위한 '융설 콘크리트' △빗물 침투를 줄이는 '투수성 콘크리트' 등이다. 이 같은 기술 개발과 수출 확대는 업계 전반의 위기감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시멘트 내수는 81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급감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 결과 같은 기간 쌍용C&E와 성신양회는 각각 265억원, 61억원의 영업손실을,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는 70~90%대 영업이익 감소폭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없이는 시멘트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기술 고도화와 수출 확대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책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5-06-02 18: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