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국내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내 빅테크들은 자체 초거대 AI를 통해 AI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또 스타트업들은 AI 모델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 "전세계 GDP의 7% 늘릴 것"AI 플랫폼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는 5월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생성AI 컨퍼런스 GAA 2023(Generative AI Asia 2023)'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브레인 등 국내외 유수 AI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생성AI 초대규모 AI가 사회에 여러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생성AI를 통해 검색이나 업무 생산성에서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성 이사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데이터량과 컴퓨팅량, 모델 크기를 키우면 성능 자체도 좋아진다는 이론)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생성 AI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보고서들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발전은 생산성을 향상시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를 늘릴 수 있다고 한다"며 "생성AI는 시간을 단축해 정보 검색에 대한 방법론을 바꾸거나 업무 방식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AI의 한계에 대한 고민도 언급됐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이미지와 언어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등장하는 등 드디어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도 "영상 의료를 판독하는 업무를 할 때 AI가 실제 3~4년차 의사보다 낫다고 해서 AI가 인간 의사와 같은 권리와 수행 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지는 철학적인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반론이 있겠지만 기술은 일반인공지능(AGI)에 가까워지고 있고, 수 년 안에 사람의 능력보다 우수한 슈퍼 인텔리전스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카카오브레인은 오는 9일 방한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 대표 샘 알트만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다. "간담회에 참석하게 되면 C레벨 급이 만남이 있을 것"이라며 "메디컬 등 사업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 모두가 참여하는 AI생태계 필요이날 행사에서는 AI 주권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네이버의 경우 올 여름 한국어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성 이사는 "우리가 좋은 AI 기술을 가지지 않으면 외산 AI를 쓰게 될 것"며 "초대규모 AI를 서빙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데, 이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반도체 협업과 내재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주최한 뤼튼의 이세영 대표도 "생성AI 혁명은 아이폰 이상의 파급력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모두가 참여 가능한 AI 생태계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뤼튼은 향후 생성AI를 기반으로 한 '넥스트 포털'을 지향한다.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6월 중 '뤼튼 플러그인'도 공개한다. 임수빈 기자
2023-05-31 18:09:54[파이낸셜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2020년 6월 식약처 산하 재단법인으로 설립됐고, 지난 10월에 전남 화순군 화순백신특구에 지상 2층, 총면적 4335㎡(약 1300평) 규모의 본부동을 신축했다. 앞으로 센터는 국산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제품화에 필요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백신 임상시험 검체 분석 △백신 품질검사 △백신 생산용 세포주 분양·관리 △1:1 맞춤형 제품화 컨설팅 △국내외 백신 개발 동향 정보 제공이 주요 업무다. 센터는 실습이 가능한 전문교육 시설을 구축해 백신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며, 국산 백신의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식약처 관계자는 "백신센터의 제품화 지원이 국산 백신 개발을 촉진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1-10 09:14:53[파이낸셜뉴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코로나 변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코로나 백신 기술자립을 못한다면 직접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맞춤형 항체치료제 개발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 임상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면서 변이 맞춤형 치료제 개발과 백신 개발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서 회장, "백신 개발 준비 돼 있다" 서 명예회장은 "진단키트 등 진단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고 항체치료제의 허가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술 주권도 확보했다"며 "단 백신의 경우 해외 도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 백신이 따라갈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백신을 직접 개발하겠다는 밝힌 것이다. 서 회장은 "변이에 따라 백신도 예방범위가 더 넓은 2가, 3가로 발전돼야 하는데 국산 백신들이 임상시험 하기 어려워진 환경"이라며 "백신을 개발할 만한 준비는 돼 있지만 현재 결정한 사항은 아니다. 국산 백신이 늦어지면 어쩔 수 없이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도 백신 기술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변이가 현실화될 때 터널 끝에서 유턴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 명예회장은 "항체를 만들었다는 항원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서 "경제성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지만, 국가 기술자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영리성 안 따지고 긴급하게 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변이 확산 심각, 남아공서 단독 임상 계획 또한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도 준비 중이다. 특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남아공에서 임상 2상까지 6개월내 마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가 심각한 상태"라면서 "렉키로나 개발하면서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의 말대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지만 가장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의 급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미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 급속 확산을 경고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17일 기준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94명으로, 2월 첫째 주 기준 54명에 비해 2주 만에 약 74% 증가했다. 더욱이 코로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 상대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과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셀트리온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렉키로나' 개발을 하면 준비해왔다. 렉키로나 개발시 항체 스크리닝 과정에서 38개의 항체 플랫폼을 확보했고, 32번 항체와 렉키로나의 칵테일 요법으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영국 변이의 경우 렉키로나가 잘 반응했고, 남아공 변이는 중화능력이 떨어졌는데 32번 항체에서 중화반응을 나타내 렉키로나와 32번 항체 칵테일 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관련 임상을 남아공 현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고, 6개월 내 임상 2상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렉키로나 3월말까지 40만명 생산 서 회장은 전날부터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된 렉키로나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셀트리온은 미리 생산해놓은 10만명분 외 3월말까지 40만명 분을 추가로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320만명분이다. 해외 임상도 추진한다. 향후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의 허가를 위한 과정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2-18 11:42:18"블록체인·암호화폐와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신산업은 고용·복지·조세정책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처럼 부처간 칸막이가 있는 상태로는 신산업 정책을 새로 짜기 어렵다." 다음달 임시국회가 열리면 20대 국회 후반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유력시 되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연쇄 정책 토론회를 통해 '개인의 의료 정보 주권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핵심인 건강·의료정보 같은 민감정보에 대해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데이터 이동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선 것이다.김 의원은 지난 2016년부터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연구단체 어젠다2050을 통해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보상 등 데이터 주권 확립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간 양방향 사회·경제적 연결 △기계세 도입 등 3가지 의제를 주도적으로 연구해 왔다. 어젠다2050이 꼽은 핵심 의제인 데이터 주권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보상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첨단기술이 바꿀 사회에 대비해야'정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신임 원장이기도 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 및 융합 서비스는 고용과 복지 재원 및 제도, 조세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노동의 본질이 바뀌는 과정에서 하나의 정책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각기 다른 정책현장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모든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면밀하게 종합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혀 신기술, 신산업에 대한 통합적 정책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현재 정부의 정책수립 틀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김 의원은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를 통해 신기술·신산업과 관련된 정책 권고안도 제시했만 정부는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없다"며 "정치권에서도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안들에 밀려 미래를 대비하는데는 소홀하다는 반성에서 어젠다2050을 시작했다"고 어젠다2050 구성의 배경을 설명했다.■"데이터 생산자에게 합리적 보상"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어젠다2050은 지난 3년 동안 전문가 의견 수렴 등 꾸준한 논의를 거쳐 온라인·오프라인 이 융합하는 미래사회에 대비할 핵심의제를 선정했다. 김 의원은 "막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며 4차 산업혁명 주도기업으로 인정받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같은 기업들의 사업 원천은 빅데이터"라며 "새로운 부의 원천인 데이터를 생산하는 개인에게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개인의 데이터 소유권을 인정하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프라인 영역의 일자리가 빠르게 없어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암호화폐 등으로 제공하고, 암호화폐를 현실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기술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기계세 도입의 시급함을 강조, 세계무대에서 이 논의를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인간 노동 시대가 막을 내리면 법인세나 재산세 등은 남아있겠지만, 소득세 과세 기반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인간을 대체하는 새로운 노동 주체인 기계에 대해 과세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며 "과세대상을 로봇 제작자 등 소유자에게 할지, 이용하는 사람에게 할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조세회피처 등 특정 국가에 의해 기계세 도입 취지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19-05-22 16:50:25[파이낸셜뉴스] 네이버가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인공지능(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관계를 맺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등 팀 네이버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글로벌 AI 서밋(GAIN 2024)’에서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DAIA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직속 기구로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데이터와 AI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기구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데이터 센터 구동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 아랍어 중심의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지능형 로봇과 관련된 연구 개발 등에 대해 양사가 전방위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단순히 AI 모델 자체에 대해서만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버린 AI(자국 내 AI 개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사우디 내에서의 데이터 센터 솔루션 등 인프라단에서부터의 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부터 클라우드, LLM 모델, 이를 활용한 서비스까지 소버린AI의 엔드투엔드 전체 영역에 대한 협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이 컨퍼런스에는 팀네이버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해 최수연 대표,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GAIN 2024의 키노트를 통해 AI 주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네이버가 독보적인 AI 기술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AI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여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9-12 09:49:2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주도로 9~10일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는 군사 분야 AI 규범 마련을 위한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 문서가 채택했다. AI를 이용한 자율무기체계에 온전히 판단을 맡기지 않고 인간의 통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10일 REAIM에서 채택한 문서는 “군사 분야 AI 적용이 국제 평화·안보 및 안정을 유지하며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배치·이용돼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국제연합(UN) 헌장,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 등 법적 체제와 합치되도록 해야 한다는 촉구를 담았다.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 이를 위한 국제법 합치라는 큰 틀 외에 구체적으로 짚는 부분은 인간의 통제와 개입 유지이다. 문서는 “AI의 적용은 윤리적이고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 인간은 군사 분야 AI 활용과 효과에 대한 책임과 책무를 지며 어떤 경우에도 기계에 전가할 수 없다”며 “무력 사용에 대한 인간의 판단·통제와 연관된 적절한 조치를 포함해 군사 분야 AI 개발·배치·이용에 인간의 적절한 개개입이 유지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대표적인 대량살상무기(WMD)인 핵무기에 대해선 사용하는 ‘모든 행동’에 인간의 통제와 개입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방지할 보안 조치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문서는 “AI 기술이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궁극적 목표를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핵무기 사용 주권적 결정 관련 정보 제공과 실행에 있어 필수적인 모든 행동에 대해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각했다. 이어 “군사 분야 AI 역량을 무책임한 행위자들이 획득·오용하는 걸 방지키 위한 강력한 통제·보안조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국가 및 여타 이해관계자들이 데이터 수집, 저장, 처리, 교환, 삭제, 보호를 위한 투명한 정책과 절차를 포함하는 적절한 데이터 거버넌스 메커니즘 관련 추가적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음에 주목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해당 문서는 첫 REAIM 때 채택된 이니셔티브와 마찬가지로 구속력이 없고 선언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 REAIM 참석 96개국 중 과반 이상인 61개국이 지지했다는 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지에 나선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를 위시해 미국과일본도 포함돼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10 17:04:29[파이낸셜뉴스] 한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트릴리온랩스(Trillion Labs)가 420만달러(약 57억 원) 규모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스트롱벤처스 리드로 카카오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더벤처스, 미국 소재 굿워터캐피탈(Goodwater Capital), 뱀 벤처스(BAM Ventures)가 참여했다. 트릴리온랩스는 한국에 특화된 LLM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대규모 한국어 데이터로 사전 훈련된 (Pre-trained) 모델로 한국 문화와 관습을 정확히 이해하는 생성형 AI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영미권 LLM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에 특화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 세계적으로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소버린 AI(Sovereign AI) 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디지털 시대 AI 주권을 확보하는데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트릴리온랩스는 양질의 언어 데이터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한국어를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답하는 LLM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언어 배열에서 유사성을 갖는 일본, 동남아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아시아 특화 AI 전진기지로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신득환 스트롱벤처스 책임 심사역은 "트릴리온랩스는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LLM을 통해 소버린 AI를 구현할 수 있는 팀”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의 AI 산업뿐 아니라 AI가 활용되는 모든 영역에서 이질감 없는 혁신을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무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이전엔 누구도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사전 훈련부터 다시 개발해 완전히 독자적인 한국어 기반 LLM을 만들겠다는 트릴리온랩스의 공격적인 비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트릴리온랩스가 만들어 낼 한국어 기반 LLM이 AI 주도권 확보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는 “AI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타 국가 대비 부족한 AI 성능만 활용해 AI 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라며 “트릴리온랩스가 만들어낼 한국형 LLM을 통해 AI 선진국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생성형AI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는 언어권인 동북아시아도 시장 선두를 이끌 수 있다는 걸 보여주도록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10 07:57:08[파이낸셜뉴스] 미국, 영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공동기고문을 내고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기관 수장이 공동으로 의견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 영국 비밀정보국(SIS·MI6)의 리처드 무어 국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정보 협력이 혼란스런 세계에서 미·영이 앞서나가는 걸 돕고 있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두 정보기관 수장이 공동 명의로 기고문을 낸 건 이번이 사상 첫 사례다. 이들은 "(정보) 파트너십은 두 나라간 특별한 관계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꺼뜨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파트너들을 계속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유럽 전역에서 벌이는 무모한 파괴공작, 거짓말, 기술 악용 행위 등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의문의 화재와 기반 시설 공격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현지 안보당국은 러시아가 배후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번스 국장과 무어 국장은 기고문에서 중동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확전을) 강력히 억제하기 위해 정보 채널을 이용해 왔다"며 "11개월째 이어지는 가자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 휴전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계속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9-07 16:55:39[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안전성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를 위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깐 데이터 주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BMS 고도화의 핵심이 되는 '실주행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차주'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지금은 완성차 업체가 동의를 받아 사용하는 구조다. 배터리 업계는 실주행 데이터를 통해 BMS를 고도화해야 하는 만큼 데이터 공유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3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BMS 시장은 내년 68억달러(9조277억원)에서 2035년 220억달러(30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22%의 성장률이다. 전기차의 '두뇌'로 불리는 BMS는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해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를 유지·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전기차 사용자에게 배터리 이상 징후를 사전에 알릴 수 있어 미래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압 하락 등 안전 관련 전조 증상을 미리 감지하면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BMS 고도화를 위해서는 완성차와 배터리업계 간 적극적인 데이터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구축에 있어 데이터는 다다익선"이라며 "배터리 데이터 공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완성차업계는 배터리사의 기술력이 없어도 충분히 소비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BMS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사들은 배터리 전문가가 BMS의 핵심 기능인 안전 진단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일 민주당 정준호 의원실이 국회에서 개최한 '전기차 화재,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김현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애주기(Baas) 사업 담당은 "자동차 데이터 활용에 배터리 기술력을 접목한다면 훨씬 더 고도화된 안전 진단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경 경북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조기 진단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9-03 16:06:47"'인문학 불모지'로 꼽혀온 부산에서 세계 28개국 300여명의 해양학자들이 한꺼번에 찾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대한민국 해양사 연구 발전에 커다란 이정표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 1992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맞춰 4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는 '세계해양사대회'가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려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는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 교수)의 완벽한 준비와 진행으로 폐회식 때 참가자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나 여러 번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해양사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지난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4명의 기조연설과 발표자 273명이 78개 세션에서 총 277편을 주제발표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지금까지 세계해양사대회는 유럽에서 이뤄졌고, 대부분 그쪽 나라의 학자들이 참여, 진행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세계해양사대회는 1992년 제1회 대회(영국 리버풀)을 시작으로 1996년 제2회 대회(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000년 제3회 대회(덴마크 에스베르그), 2004년 제4회 대회(그리스 코르푸), 2008년 제5회 대회(영국 그리니치), 2012년 제6회 대회(벨기에 강), 2016년 제7회 대회(오스트레일리아 퍼스)가 개최됐다. 정문수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2일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도 유치하지 못했던 것을 대한민국, 그것도 부산에서 이뤄낸 것부터 큰 성과였다"면서 "2022년 김성준 한국해양대 교수가 포르투에서 이 분야 전문 연구자들이 주로 유럽이나 미주권이기 때문에 아시아권으로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설득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지난 16년간 바다와 관련된 인문학 연구에 몰두해왔던 것도 큰 자산이 됐다. 또 한 가지로는 '한류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부산에 대한 전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최근 독일 일간지에서 부산을 관광 매력 포인트로 소개한다든지, 유명한 여행 전문지 Lonely Planet에서는 아시아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부산을 꼽기도 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술대회 유치와 함께 행사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대회 유치가 확정된 후 세계해양사학회, 해양사학회와 공동으로 학술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 '바다 : 지방적 차원의 이동성, 지구적 차원의 연결성'으로 대주제를 정하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과정을 수행했다. 대주제 아래 세션과 패널, 라운드테이블의 주제군을 △대양을 건너는 사람, 종교, 상품의 이동, 동물상과 식물군, 질병 등 종의 교환 △해양의 물리적 운동과 인간활동의 관계 △해운, 조선, 어업, 해전, 해적 △해상보험과 리스크 관리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 북해, 흑해 연구 △해항도시 네트워크 연구 △해양 기후와 치유 △인도태평양 전략 △해양담론과 심해 탐사 △이민 기록·보관, 해양박물관, 새로운 해양자료 활용 △디지털 연구 등으로 세분해 꼼꼼히 구성했다. 기조발제는 잉코 하이드블링크, 크리스티나 브로피, 나카지마 가쿠소, 김강식(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 등 4명이 심해탐사와 보트피플, 표류민, 해전의 주제로 열띤 강연을 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저자 마크 해리슨과 '아시아지중해' 저자 프랑수아 지푸루, '세계의 핵심 산업: 세계해운경제사'저자 젤리나 하를라프티스 등과 같은 이 분야 저명학자뿐 아니라 신진학자들 및 대학원생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정 소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 준비와 프로그램 구성을 해양사 연구 변방인 대한민국의 학문적 위상 제고와 해문 인문연구 세계적 발신지, 플랫폼 역할에도 초점을 맞춰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 모두 6일 동안이나 이어진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외부인력 도움 없이 관련 지식과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소속 연구진과 대학원생, 연구보조원 등이 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와 행사장 스크린에 현장사진을 띄우는 순발력까지 보여주면서 세계 각국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돼 '해항도시문화교섭연구' 집단연구를 수행했다. 그 후속 프로젝트인 인문한국 플러스 사업도 맡아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바다인문학 : 문제해결형 인문학' 집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문한국지원사업 취지에 호응해 연구 어젠다의 국제적 발신을 위해 2011년 중국 4개 연구소(칭다오 중국해양대학교 해양문화연구소, 상하이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광저우 중산대학교 아태연구원, 셔먼대학교 역사연구소), 일본의 2개 연구소(고베대학교 해항도시연구소, 나가사키대학 글로벌 인문사회과학부), 대만의 3개 연구소(대만중앙연구원, 대만대학교 일문학부, 문화대학교 아시아연구원), 국내 목포대학교 도서문연구원 등과 세계해양문화연구소협의회(WCMCI)결성하고 사무국을 운영하며 매년 연구자대표회의와 국제학술대회를 주최, 주관해온 경험도 이번 행사에 큰 도움이 됐다. 정 소장은 "바다를 경계나 단절로 볼 것이 아니라 지구화의 촉매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국제학술대회 주제도 사람과 상품, 종교, 문화, 여러 가지 동물상, 식물군, 심지어 질병까지 바다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된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인간 간의 관계 역전에서 오는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해양담론의 추이 변화와 다층적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 비전문가들의 연구 참여를 상징하는 시민과학(Citizen science) 등의 주제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 참가자들은 행사 첫날인 지난 8월 19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를 '관선'하는 이색 프로그램도 마련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학술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마리 바투스(헬싱키 대학 박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해 봤지만 이번 학술대회가 가장 인상적이고 배울 것이 많았을 뿐 아니라 환상적인 대회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행사 실무를 담당한 임하람 사무국장, 전수현 팀장 앞으로는 학술대회가 끝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감사메일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23일에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 초청으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인 경주를 찾아 역사 문화지구 탐방 행사도 가졌다.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둘러본 세계 각국의 해양학자들에게 동부 지중해 연안과 사산조 페르시아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그릇이 당시 신라로까지 전파돼 능묘에서 출토된 것과 해변에서 200m나 떨어진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곳에 있는 세계 유일의 문무대왕릉 역사를 설명하며 해양과의 오랜 교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변옥환 기자
2024-09-02 19:4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