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출입이 통제된 제주 바닷가에서 야영을 하던 가족이 해경에 적발됐다. 30일 제주해양경찰서는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 부부와 미성년자 자녀 2명 등 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족은 지난 24일 오후 6시 25분쯤 제주시 한강면 '생이기정'에서 야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 올레 12코스 후반부에 위치한 생이기정은 용암이 굳어진 기암절벽으로 최근 다이빙 명소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다만 해식절벽이라는 지형 특성상 사고가 나면 구조하기 어렵고 안전요원이나 안전관리 시설물도 없다. 실제 2022년 8월엔 30대 남성이 이곳에서 다이빙을 하다 전신마비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구조대가 접근하기 어려워 구조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이 지역 일부를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생이기정 무단출입자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명, 올해 7명이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다 적발된 것. 해경은 이달 25일 생이기정 출입통제구역 안내 표지판 지지대에 설치된 밧줄을 발견하고 행락객이 이를 이용해서 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제거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총 12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망자는 40명(33%)에 달했다. 연안해역 출입 통제구역을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가족에도 과태료 부과 절차를 밟고 있다"며 "안전요원 등이 배치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31 07:31:27울산 동구 도심에 위치한 일산 해수욕장과 대왕암공원은 해수욕과 삼림욕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가족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 전경. 【 울산=김기열 기자】 울산 일산해수욕장과 인근 대왕암공원은 무더위에 지친 여름 가까운 도심에서 시원한 해수욕과 아늑한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모래질이 양호하며 중앙에 시내가 흘러 담수욕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도심에 위치한 데다 수심은 매우 낮고 경사가 거의 없어 가족 물놀이를 즐기기에 딱이다. 해수욕장 주변은 대왕암공원(일산유원지)의 기암절벽과 송림을 끼고 있어 신선한 솔잎향을 맡으며 산책하면 온갖 시름이 사라진다. 일산해수욕장은 1㎞나 되는 반달형의 백사장이 원색의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연출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철이면 원색의 비키니를 입은 인파로, 봄가을 겨울이면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모래밭에 발자국을 새기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이색적인 곳이다. 가는 방법은 울산시내에서 방어진 쪽으로 가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에 해안가로 난 도로를 따라 직진해서 조금 가면 방어진항이 나오고 계속해서 2㎞ 정도 가면 대왕암공원(일산유원지)이 나온다. 일산해수욕장과 이웃한 대왕암공원은 도심 속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귀한 휴식처다. 한반도 동남단에서 동해 쪽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해당하는 대왕암공원은 그래서 동해의 길잡이를 하는 울기등대로도 유명하다. 하룻밤 등대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특별함을 찾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600m의 산책길은 수령 100년 이상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있어 시원함과 아늑함을 선사한다. 이어 탁 트인 해안 절벽이나오는데 곧장 마주 보이는 대왕암은 하늘로 솟구치는 용의 모습 그대로다. 자세한 사항은 울산관광가이드 홈페이지(guide.ulsan.go.kr/main.do)나 울산시 동구청 문화관광(www.donggu.ulsan.kr/kor/donggu_tour)을 참조하면 된다. kky060@fnnews.com
2014-07-22 17:48:41▲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쾌적한 바람과 함께 금세 더위를 식혀 준다. 전남 남원 지리산 자락의 구룡계곡은 가족과 함께 알뜰한 피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남원 8경 중 하나인 계곡에서 한 피서객이 일행의 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절정 기간에 접어들면서 더위를 피해 떠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떠나는 휴가라면 산과 바다 등 어디든 좋겠지만 그중 산속 시원한 물소리가 정겨운 계곡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을 맞아 ‘계곡여행’을 주제로 가볼 만한 곳으로 경기도 고양의 백운동계곡을 비롯해 충북 괴산 화양계곡, 전북 남원의 지리산 구룡계곡 등을 선정해 발표했다. 나무 그늘 아래 세상 모든 시름 내려놓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어느새 저절로 명상에 잠긴다. 상상만 해도 그 시원한 멋에 빠져드는 계곡 그곳으로 찾아가 보자. ■지리산 구룡계곡에 발 담그니 여기가 극락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쾌적한 바람과 함께 금세 더위가 사라진다. 특히 전남 남원 지리산 자락의 구룡계곡은 가족과 함께 알뜰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또 다른 지리산의 모습도 만나 볼 수 있다. 계곡뿐 아니라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절경이기 때문. 정상에 오르면 어느새 구곡경의 시원스런 구룡폭포가 눈앞에 펼쳐진다. 남원 8경 중 제1경인 이곳 아래에는 물이 떨어지는 웅덩이 용소가 만들어져 피서객의 눈길을 끈다. 구룡계곡으로 오르는 길은 약 3.1㎞ 정도 이어지는데 삼곡교에서 구룡폭포까지는 1시간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내려올 때는 구룡폭포에서 육모정 쪽으로 약 40분 정도가 걸리고 계곡 트레킹보다 발 담그기나 물놀이를 즐기려면 육모정 아래 계곡이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가족단위나 아이들 동반한 경우에 더욱 좋다. 널찍한 암반이 있고 계곡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제격이다. 또한 이곳은 나무다리로 이어진 생태탐방로도 잘 갖춰져 있어 산책 코스로도 인기다. 남원시청 관광과 (063)620-6114. ■등골까지 시린 북한산 골짜기 산성계곡 경기 고양 북한산의 대표 골짜기인 북한산성계곡과 백운동계곡에는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많은 사람들의 ‘탁족회(산수 좋은 곳을 찾아 발을 씻으며 노는 모임)’가 진행 중이기 때문. 이곳은 수도권에 위치하다 보니 이른 시간부터 부담 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밤새 열대야에 잠을 설쳤거나 등골 시린 발 담그기가 생각나면 당일 아침에라도 출발, 이내 닿을 수 있는 곳이라 그렇다. 무엇보다 북한산 계곡의 참맛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도 늘 그대로인 산세와 온화하게 감싸 주는 넉넉함이다. 계곡 곳곳에는 등산으로 올라왔다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띈다. 그야말로 바람소리에 기대어 계곡의 매력을 한껏 즐기는 여유로운 ‘신선’들이라 하겠다. 이곳 북한산 계곡에 왔다면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에도 들러보면 좋겠다. 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고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가족끼리 시간 보내기에 제격이다. 또한 근처 종마목장 초입의 은사시나무길은 누구와 걸어도 좋을 만큼 운치를 더해 준다. 고양시청 문화예술과 (031)8075-3377. ▲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절경에 반해 머물렀다는 충북 속리산 자락의 선유계곡. ■신선이 부럽지 않네, 속리산 자락 선유계곡 한 여름의 찌는 듯한 도시의 무더위를 확실히 피할 수 있는 곳. 과연 그런 곳이 있을까. 바로 옛날 신선들도 부러워하며 즐겼다는 충북 속리산 자락의 계곡이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그 절경에 반해 머물렀다는 선유계곡과 화양계곡이 자리해 있다. 맑은 물이 기암괴석들을 타고 시원하게 흐르는 화양계곡에는 지금도 암서재, 화양서원 등과 함께 조선후기 문인 송시열의 역사적 흔적이 고즈넉히 남아 있다. 또한 퇴계 이황이 아홉 달이나 머물렀다는 선유동계곡은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란 이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울창하게 우거진 숲과 함께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이 좋다. 이곳의 널찍한 물가바위에 누워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온갖 시름이 다 잊혀진다.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66.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2009-07-23 16:29:02리우웨이 '풍경처럼' 6점의 대형 흑백 사진에 산수가 절경이다. 좀더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니, 웬걸. 높이 추켜세운 사람들의 엉덩이다. 무성한 수풀과 날아든 새들은 사실 체모와 모기. 중국 작가 리우웨이(44)의 '풍경처럼'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2004년 상하이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였다. 당초 작가는 실제 화물열차를 활용해 비엔날레 참여가 허가되지 않은 작품들을 전시할 요량이었는데 출품 절차가 진행되던 중 느닷없이 브레이크가 걸렸다. 작품을 출품하려면 규모를 축소하거나 수정하라는 주최측의 통보였다. 작가는 아예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주최측에 대한 냉소와 조롱을 담은 이 작품이다. 표면적으로 전통적인 중국의 산수화로 보이는 탓에 작품은 주최측의 환대를 받았다. 게다가 이 작품이 상하이 비엔날레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당시 신진 작가였던 그가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중국 현대미술의 차세대 대표작가로 불리는 리우웨이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리우웨이:파노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제목에서 보듯 '풍경'을 주제로 설치, 회화, 사진, 영상 등 그의 대표적인 작품 12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99년 데뷔작 '참을 수 없는'부터 플라토 미술관의 글래스 파필리온에 맞춘 신작 '파노라마'까지 작가의 20년에 가까운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서구의 시각에 길들여진 중국의 이미지에 반대해온 그는 중국 사회를 중국인 스스로의 반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중국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에 주목했고 빠르고 편리한 방법보다 노동 집약적인 수작업으로 접근했다. 특히 건축 폐기물이나 버려진 책을 활용함으로써 개발의 현장이 된 중국과 도시의 풍경을 표현한 작품들은 작가의 인류 문명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예컨대 '룩! 북'(2014년)은 지식과 문명의 상징인 책을 재료로 삼아 거대한 바위, 마천루의 도시 풍경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하찮은 실수' 연작은 재개발 현장에서 버려진 목재로 만든 조형물로, 중세 서구의 건물들을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는 플라토의 마지막 전시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난 리우웨이는 "좋은 전시공간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데 플라토마저 폐관한다니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 전시관의 공간성이 내게 창작적인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4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다해 기자
2016-05-02 16:43:49부산시설공단은 태종대 유원지가 '한국관광 100선'에 6회 연속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한국관광 100선'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 주기로 한국 대표 관광지 100곳을 지자체 추천, 빅데이터 분석, 서면 평가, 현장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태종대에는 깎아지르는 듯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있고 대한해협과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진다. 해마다 반딧불이 축제와 황칠나무 숲길 체험, 지질공원 해설 등 생태 관광 환경이 고루 갖춰져 있다. 태종대를 순환하는 다누비 열차가 운영 중이며 주변에는 자동차 극장과 집라인·미디어 아트를 즐길 수 있는 오션플라잉 테마파크가 있다. 올해는 수국 축제를 재개최하고 승마 체험, 문화공연, 스탬프 투어 등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성림 공단 이사장은 "태종대유원지의 6연속 '한국관광100선' 선정은 국민들의 꾸준한 사랑 덕분"이라며 "태종대유원지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3-02 18:40:37한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춘원 이광수(1892~1950)는 국토를 기행하면서 국가의 미래 발전을 위한 많은 생각과 의견을 기행문으로 기록한다. 춘원은 일제강점기 당시 최남선, 홍명희와 함께 조선 3대 천재로 꼽혔다. 전래로 조선의 선비들과 학자, 관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와 국토를 기행하면서 기행문과 감상문 등을 많이 남기고 있다. 춘원을 사례로 기행록을 살펴본다. 그의 대표적인 기행록은 '금강산유기'(金剛山遊記, 1922), '오도답파여행'(五道踏破旅行, 1913~1919), '남유잡감'(南遊雜感, 1913~1931) 등이 있다. 금강산유기는 서울에서 금강산으로 가는 여정과 금강산을 기록한 것이다. 오도답파여행은 한국의 충남, 전북, 전남, 경남, 경북 5도를 둘러본 여행기이고, 남유잡감은 일본, 중국, 연해주 등 해외여행기다. 오도답파여행은 1917년 6월 ‘매일신보’에 연재한 글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다음해에 다시 정리해 육당 최남선이 운영하는 ‘청춘’ 잡지에 매호 실었다. 여기서 춘원은 각 지역의 모습을 간단히 설명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미래의 기대하는 상상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기행문을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가능하면 춘원 특유의 말투를 그대로 살리고자 한다. 오도답파여행의 일부를 살펴본다. 1913년 6월 26일 서울역에서 경부선을 타고 조치원역에 내려 자동차로 공주로 달아난다. 도로가 좋다. 질풍같이 달려도 요동이 없다.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길에는 거의 ‘빨간산’ 뿐이다. 그리고 바싹 마른 개천, 쓰러져가는 오막살이 집을 보면 비관이 생긴다. 금강(錦江)은 3~4년 전만 하더라도 공주, 부강까지 선박이 통행하였다 하나, 점차 수량이 감소하여 지금은 소선박도 운행이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원래가 아닌 주민들의 부족함 때문이라 본다. 자각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충남도청을 들러 식림 대책을 물으니 ‘25년 예정으로 충남에 식목을 하고 벌채를 금지하며 각 군면에서 묘목을 기르도록 할 예정으로 대전, 연기, 천안 등 철도변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실행할 것’이라 하니 그런대로 안심을 가진다. 산업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본도는 역시 농업이 주산업이다. 관계설비와 종자개량에 적극 노력하여 경지면적과 수확고가 증가하여 간다. 또한 잠업과 저포업(苧布業, 모시옷 제조)을 적극 장려한다. 본도는 기후와 토질은 잠업에 적당하므로 10년 계획으로 뽕나무를 심을 것이라 한다. 유해무익했던 금강의 수리를 응용하여 공주에 대규모 제사공장을 세우고 부를 증진하여 철도로 발전한 대전, 논산, 조치원에 빼앗긴 공주에 신생명을 부여하려 한다. 공주라고 부름은 시가지를 두룬 산들이 공자형(公字形)을 띄는 까닭이라 한다. 다음날 공주산성을 오른다. 금강의 남안에 돌출한 고지상에 있는 성으로 북문인 공북루(拱北樓), 울창한 송림의 산길을 걸어서 과거 승병의 총본산인 영은사(靈隱寺)를 들린다. 법당문을 반쯤 잘라내고 유리창을 단 것과 계하(階下)에 석유 광명등을 켠 것이 ‘아나크로니즘(시대착오)’으로 보인다. 진남문을 통해 공산성에서 나왔다. 버들 그늘에 모옥(茅屋, 띠집)으로 된 주점이 있어 막걸리를 메기 안주로 한잔을 마셨다. 여주인에게 물은 즉, 여기 지명은 왕자터요, 부여서 20리라 한다. 문앞에 청강(靑江)이 있어 메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부여군 현내면 가증리(佳增里)에 유명한 유사이전(有史以前)의 묘지가 있다. 일본인 전문가 감정으로는 4천년 전이라 한다. 백제의 서울이 어떠한 것이론고 하는 생각에 걸음이 빨라진다. 부소산 동편 모퉁이를 돌아 초갓집 20~30여채가 적적이 누워있는 부여 읍내에 도달했다. ‘이것이 부여런가’ 사비(泗沘) 서울이라 누가 믿으리오. 부소산 동쪽 영월대 넘어 있는 창고터를 보았다. 아직도 쌀과 밀과 콩이 까맣게 탄화하여서 남아있다. 백마강 물소리 들리는 절벽 밑 반석 위에 있는 것이 유명한 고란사(皐蘭寺)이다. 아마도 불법을 존중한 백제왕실의 수호사일 것이다. 연화를 아로새긴 주춧돌이며 빤빤히 닳아진 섬돌에는 당시의 귀인의 발자욱이 있을 것이다. 낙화암상에서 방혼(芳魂)이 스러진 궁녀들도 아마도 이 법당에서 최후의 명복을 빌었을 것이다. 우리 배는 규암진(窺岩津)을 떠났다. 옛날 백제의 상선과 병함이 떠났던 데요, 당·일본·안남의 상선이 각색(各色) 물자를 만재하고 복진하던 데다. 자온대(自溫臺)의 기암은 의자왕이 일유(逸遊)하던 명성이 전하지만, 당시에는 이별암(離別岩·삼천궁녀 바위)으로 유명했을 것이다. 조선의 제일의 평야요, 제일의 미(米) 산지인 전북평야에 들어섰다. 일망무제다. 평야 중에는 조산(造山)같은 조그마한 산들이 있고, 산이 있으면 반드시 그 밑에 촌락이 있다. 마치 바위에 의지하여 굴이 붙어 있는 것 같다. 들에 나가 먹고 산에 들어와 자는 것이 이 지방의 특색이다. 그러나 어떤 촌락은 그만한 산도 얻지 못하여 광야에 길 잃은 자 모양으로 벌판에 있는 자도 있다. 퍽 산이 귀하다. 이 평야는 고래로 수재(水災)와 한재(旱災)가 겸수(兼修)하므로 농민의 생활이 극히 불안정하였다. 만일 수리(水利)가 정리되면 농민의 생활이 안정되고 넉넉히 3할 이상의 증수(增收)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군산에 도착하였다. 군산은 전북 유일의 개항장이요, 조선 제일의 곡물 수출항이다. 가구의 정연함과 가옥의 정제함이 꽤 미관이다. 이리역(裡里驛)에 하차하여 경철로 전주로 항하였다. 이름은 경철이라하지만 차창도 훌륭하고 속도도 어지간히 빠르다. 전주의 수려한 봉만(峰巒)이 가까워진다. 산은 참으로 수려하다. 전주의 특색은 산이라 하였다. 대장촌, 삼례 등지의 농장이며 송림이 울창한 건북산릉의 승경은 귀로에 찾기로 했다. 전주는 백제시절에 완산 혹은 비사벌이라 하였다 하며, 견훤의 후백제의 왕도라 한다. 전주 금융기관으로는 금융조합이 있으나 중농 이상 이용이 가능하여 뒤에 소농도 가능한 전주농사조합을 시험적으로 설립하였다. 전주에 제지공업을 기계공업적으로 가능하도록 시험중이라 한다. 전주는 죽기, 목기, 지류, 선자(扇子) 등은 전부터 유명하였다. 당국의 장려로 더욱 발전하였다. 이를 위해 전주공립간이공업학교 생도들의 죽기와 목기, 장수의 석기, 운봉의 목기는 세계 어느 시장에 내어도 부끄럽지 아니한 것이다. 이상의 춘원답사기는 ‘오도답파’의 충남과 전북의 일부를 담은 것이다. 본 글은 1963년에 나온 이광수전집 18권에서 인용했다. 그의 전집은 방대한 분량의 작품집으로 소설, 시, 수필, 기행문, 서간문 등 다양한 글들의 모음이다. 편집위원으로는 주요한, 박종화, 백철, 정비석, 박계주 등 당대 한국 최고의 문학인들이다. 이 전집에서 춘원은 우리 한글과 어려운 한자, 당시의 일본식 한자, 일본어, 영어 등을 혼용하여 쓰고 있다. 춘원의 대단한 문학 수행의 결과일 것이다. 후대에 춘원의 의식과 사상에 대한 비판론도 많이 나왔지만, 당시 근현대 교육이 매우 부족했던 조선의 백성들에게 많은 지리정보와 함께 개인적 삶의 개선과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춘원의 친일론으로 전국 50곳이 넘는 문학관이 있지만 이광수문학관은 없다. 다만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의 11인의 문학인에 춘원이 들어 있다. 춘원이 북한 평북 정주 태생이고 자강도 강계에서 별세한 영향도 있는 것일까? 아무튼 춘원의 기행문은 문학적인 표현과 함께 당대의 지리와 역사, 그리고 미래 의견을 함께 보여준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2-18 15:26:28부산시는 25~31일 '2024 부산 세계지질과학총회' 기간 부산의 매력과 역사, 문화,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부산 투어'를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총회 참가자 중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야외지질답사 코스 중 하나로, 서부산 생태관광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날 진행되는 '부산 투어'는 낙동강하구와 다대포 일대를 둘러보며 천혜의 절경과 자연생태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에선 이색적인 카약 체험을, 부산의 대표 낙조 명소인 아미산전망대에서 낙동강하구의 광활한 갯벌과 모래섬을 관찰하고 세계 최대 규모인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에서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앞서 27일에는 다양한 해안 지질유산을 관찰할 수 있는 태종대를 둘러봤고, 29일은 기암절벽을 관찰할 수 있는 금정산에서 산성막걸리를 체험한다. 또 총회 기간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부산홍보관'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부경고사우루스 전시물 등 다양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이 중 부산홍보관은 부산의 지질학적 특성과 문화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을 제공하고, 총회 참가자에게 부산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날 부산국가지질공원 지오파트너인 모모스커피의 시연·시음 행사가 열렸고 이날은 부산 전통 토속주이자 지오파트너인 금정산성막걸리 누룩딛기 시연과 체험, 시음 행사가 이어진다. 30일은 '시민개방의 날'로 총회 참가자만 출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된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다. 이병석 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이번 세계지질과학총회는 부산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앞으로 국제적인 학술 및 문화 행사를 유치하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시민개방의 날에는 일반 시민에게도 전시회 개방돼 지구의 역사와 지질학적 매력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8-28 18:46:10[파이낸셜뉴스] 부산시는 25~31일 '2024 부산 세계지질과학총회' 기간 중 부산의 매력과 역사, 문화,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부산 투어'를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총회 참가자 중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야외지질답사 코스 중 하나로, 서부산 생태관광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날 진행되는 '부산 투어'는 낙동강하구와 다대포 일대를 둘러보며 천혜의 절경과 자연생태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에선 이색적인 카약 체험을, 부산의 대표 낙조 명소인 아미산전망대에서 낙동강하구의 광활한 갯벌과 모래섬을 관찰하고, 세계 최대 규모인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에서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앞서 27일에는 다양한 해안 지질 유산을 관찰할 수 있는 태종대를 둘러봤고, 29일은 기암절벽을 관찰할 수 있는 금정산에서 산성막걸리를 체험한다. 또 총회 기간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부산홍보관'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부경고사우루스 전시물 등 다양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이 중 부산홍보관은 부산의 지질학적 특성과 문화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을 제공하고, 총회 참가자들에게 부산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날 부산국가지질공원 지오파트너인 모모스커피의 시연·시음 행사가 열렸고 이날은 부산 전통 토속주이자 지오파트너인 금정산성막걸리 누룩딛기 시연과 체험, 시음 행사가 이어진다. 30일은 '시민개방의 날'로 총회 참가자만 출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된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다. 이병석 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이번 세계지질과학총회는 부산과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앞으로 국제적인 학술 및 문화 행사를 유치하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시민개방의 날에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시회 개방돼 지구의 역사와 지질학적 매력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지질과학총회는 전 세계 지질과학자들이 모여 학술발표, 전시회 등 다양한 학술 행사를 하는 세계 지질과학자들의 대축제다. 4년마다 대륙을 순환하며 열리는데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8-28 09:22:23【파이낸셜뉴스 남원(전북)=장인서 기자】 기나긴 장마가 끝나자마자 연일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가마솥처럼 푹푹 찌는 날씨에 전국 각지로 서둘러 피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옛 어른들은 숲이 울창한 계곡에서 더위를 잊었다. 나무 이파리들이 만든 자연 그늘 아래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국내 지역 중 전북 남원은 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 자락에서 뻗어나간 뱀사골계곡과 달궁계곡 등 전통적인 피서지와 더불어 문화예술을 내세운 관광콘텐츠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위도 피하고 견문도 넓힐 수 있는 로컬로 일석이조 여행을 떠나보자. 피서 명당지 뱀사골·달궁계곡 지리산 뱀사골계곡은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다. 반야봉에서 반선까지 산의 북사면을 흘러내리는 길이 14㎞의 골짜기로 지리산국립공원 내 여러 골짜기들 가운데 계곡미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뱀처럼 심하게 곡류하는 계곡이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수량이 풍부하고 수림이 울창하다. 전 구간이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계곡에는 100여명의 인원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넓은 너럭바위가 곳곳에 있고, 10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못이 줄을 잇는다. 봄철에는 철쭉꽃이 계곡을 메우고, 여름철에는 녹음 짙은 계곡 안에 삼복더위를 얼어붙게 하는 냉기가 감돈다. 반야봉과 토끼봉에서 남원시 산내면으로 뻗어 내린 골짜기의 가을 단풍도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선인대, 석실, 요룡대, 탁용소, 병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 등과 같은 명승지가 도처에 있다. 자연 생태 관찰로를 통해 산책과 등산도 즐길 수 있다. 달궁계곡은 남원시 산내면 덕동길 만수천에 있는 계곡이다. 해발 1751m 반야봉을 비롯해 노고단, 만복대, 고리봉, 덕두봉 등 고산준령에 둘러싸인 달궁마을에서 심원마을까지 6㎞에 걸쳐 흐른다. 계곡으로 들어서면 쟁기소, 쟁반소, 와폭, 구암소, 청룡소, 안심소 등 폭포와 못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룬다. 약 20m 떨어진 곳으로는 지리산 종단 도로가 지난다. 또 주변 산지의 정상부와는 평균 500~600m의 고도차를 보여 깊은 심산유곡의 형태를 보인다. 남사면은 급한 반면 북사면은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곡물이 차고 맑다. 식생이 매우 발달해 송이버섯과 산나물, 약초 등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노고단, 반야봉, 만복대에 둘러싸인 마을은 민박촌으로 지정돼 있다. 지방도가 남원시 산내면 뱀사골에서 구례군 산동 방면으로 성삼재를 통해 넘어갈 수 있도록 조성돼 교통 접근성이 좋다. 지리산허브밸리와 광한루원 지리산허브밸리는 지리산 바래봉 자락 해발 600m 지역인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2005년 지리산 웰빙 허브산업특구로 지정된 이후 남원시는 72만7300㎡에 이르는 지역을 세계 최대의 허브테마 관광지로 조성해왔다. 친환경 허브 원료를 비롯해 허브를 활용한 식품과 대체의학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어 허브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허브밸리에는 허브농업지구와 허브제품가공단지, 자생식물환경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이와 더불어 허브를 테마로 한 볼거리, 즐길거리로 채운 허브테마파크, 허브꽃따기 및 허브차·향초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허브체험관광농원도 만나볼 수 있다. 남원의 랜드마크인 광한루원은 조선 전기에 조성된 광한루의 정원으로 2008년 명승으로 지정됐다. 남원역 근처에 춘향과 이도령이 만났다는 광한루가 있고, 광한루가 있는 정원을 통칭해 광한루원이라고 한다. 누원의 북쪽으로는 교룡산이, 남쪽에는 금괴같이 보배롭다는 금암봉이 우뚝 서 있고,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광한루원은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가에 월궁을 상징하는 광한루와 지상의 낙원인 삼신산이 함께 어울려 천체 우주를 상징적으로 구현했다.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에 속한다. 광한루원 내에 광한루,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관, 춘향사당, 월매집이 있고 부속시설로 공예품점, 카페 등이 있다. 광한루는 1419년에 지어 1597년 정유재란 때 불타 1626년 복원됐지만 오작교는 처음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춘향사당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춘향의 영정을 모셔 놓았다. 지역 예술 품은 김병종미술관 지난 2018년 개관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숲으로 둘러싸인 전원형 미술관으.로 미술작품뿐 아니라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미술교육 및 체험 공간인 에듀센터 '콩'을 새로 선보였다. 한국관광공사 전북지사는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을 선정했다. 미술관은 남원 출신인 김병종 작가(71)가 생명을 주제로 한 본인의 대표작들을 남원시에 대량 기증하면서 컬렉션의 기반을 갖췄다. 작가의 초기작 '바보 예수'부터 근작인 '풍죽', '송화분분'까지 다수의 작품을 상설전시와 특별전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김병종 작가가 함께 기증한 문학 관련 자료들도 전시해 미술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빚어낸다. 미술관 내 북카페에는 미술, 문학, 인문학 관련 도서 약 2000여권이 비치돼 있다. 또한 완주 '아원고택'으로 유명한 전해갑 건축가가 디렉팅한 건축물로 미술관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미술관을 지을 당시 김병종 작가는 건물 외관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잘 녹아들면서, 납작 엎드린 듯한 모양새의 '겸손한 미술관'이 되길 바랐다고 한다. 갤러리 곳곳에 '숲멍'을 할 수 있는 통창이 있고,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소나무 숲과 멀리 보이는 지리산 능선, 하늘의 조화가 무척 아름다워 고요한 사색을 즐기기 좋다. 한편, 남원은 오는 10월 '2024 문화의 달' 행사 개최지로도 선정됐다. 행사는 '남원 전통과 퓨전의 소리 풍류에 빠지다'라는 주제로 10월 18~20일 3일간 남원시 일원에서 열리며 개막식부터 창극, 판소리, 농악 등 전통 콘텐츠를 활용한 공연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남원 지역 방문 전에 명예 주민증인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으면 숙박, 식음료, 관람, 체험 등 각종 여행 상품 이용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01 18:21:48우리말 '놀이'는 신통방통한 단어다. 인간의 어떤 행위든 '놀이'자가 붙는 순간 재미가 있고 흥미로우며, 몰입감이 배가된다. 또 놀이를 하면서 누리는 유쾌함과 행복감은 노동에 지친 일상에 큰 보상이 돼준다. 친구처럼 어울리는 단어로는 장난과 게임, 취미, 여가, 아웃도어 등 기분전환이 가능한 모든 말들을 꼽을 수 있다. 그중 적극적인 신체활동을 동반하는 '액티비티'는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샘솟게 하는 특급놀이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5월을 맞아 한국관광공사가 개성만점의 액티비티 체험 명소들을 소개했다. 놀랍고 아찔한 액티비티의 세계로 뛰어들어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짜릿짜릿 가평 브릿지짚라인 경기 가평에 위치한 '브릿지짚라인'은 천혜의 자연림이 잘 보존된 칼봉산 자락에 자리한다. 총 8개 코스, 2418m 구간으로 코스형 집라인으로는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짧게는 100m대부터 길게는 500m대까지, 다양한 길이와 난도의 집라인 7개 코스와 상공을 가로지르는 흔들다리 1개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짚라인 타는 법을 배우고 안전교육까지 마치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출발점인 1코스로 이동한다. 짚라인은 와이어로프를 타고 높은 곳에서 아래로 하강하는 레포츠로 1코스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다. 1, 2코스는 체험객의 실전 적응을 돕기 위해 각각 210m, 125m 길이의 초급자 수준으로 설계됐다.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상공으로 발을 내디뎌 바람을 가르는 순간, 한 마리 새가 된 듯한 자유로움이 온몸을 감싼다. 짧은 구간이라 금세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먼저 이동한 가이드가 안전한 착지를 도와준다. 후반부는 300m대부터 500m대에 이르는 긴 코스로 구성된다. 칼봉산 능선을 따라 반대편 산으로 날아가는 7코스와 전 구간 중 가장 긴 528m 길이의 8코스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8코스까지 완주하면 수료증이 주어진다. 평창 어름치마을서 급류 탐험 정선과 영월 등 강원도 남부를 흐르다가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동강은 깨끗한 자연환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이 일대가 석회암 지대에 해당해 곳곳에 크고 작은 동굴이 많다. 감입곡류(산이나 구릉지에서 구불구불한 골짜기 안을 따라 흐르는 하천)와 기암괴석,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 이어지며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동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평창 어름치마을로 향하자. 평창군의 남쪽 끄트머리, 미탄면 마하리에 자리한 이 마을에서는 래프팅과 동굴 탐험 등 다양한 야외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강 래프팅은 3개 코스로 나눠 진행하는데, 일정과 숙련도에 따라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어라연코스는 어름치마을에서 출발해 영월군 섭세강변까지 13㎞를 잇는 장거리 구간이다. 5㎞ 길이 절매코스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코스로, 동강의 여러 생태 환경을 체험해볼 수 있다. 동강 특유의 기암절벽과 감입곡류 등 때 묻지 않은 자연 풍경을 오롯이 누리고 싶다면 황새여울코스가 제격이다. 하늘로 솟는 네트어드벤처 충남 홍성 남당항이 짜릿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형 네트어드벤처가 지난해 여름 개장한 이후부터다. 시설은 남당항 수산시장의 바로 옆 남당항 해양분수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멀리서 보는 네트어드벤처는 색색의 그물 네트를 층층이 쌓아 만든 거대한 해양 요새 같은 인상을 준다. 미로 같은 좁은 길을 지나 1층에서 2층을 연결하는 수직 터널, 슬라이드 등이 이어지면 지루할 틈이 없다. 마음껏 점프할 수 있는 넓은 볼파크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큰 공을 굴리거나 주고받으며 놀 수 있다. 또 높이 튀어올라 가까운 죽도도 보고, 더 높이 튀어올라 안면도도 볼 수 있다. 이곳은 두 눈에 서해의 금빛 바다를 가득 담을 수 있는 남당항 최고의 '뷰 맛집'이다. 바로 옆 해양분수공원은 거대한 분수광장으로 음악 바닥분수와 트릭아트 포토존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남당항에서 차로 5분간 이동하면 홍성 랜드마크인 홍성스카이타워를 만날 수 있다. 옛 속동전망대가 있던 자리에 새로 지어진 65m 높이의 타워는 기세부터 당당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면 죽도부터 멀리 안면도까지 천수만의 풍경이 두 눈에 와락 안긴다. 바다 위 보드, 광안리 SUP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은 국내 SUP 성지로 불린다.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 타는 SUP는 '스탠드 업 패들보드(Stand Up Paddleboard)'의 약어로 에스유피, 썹, 패들보드 등으로 불린다. 광안리 해변 내 남천해변공원 방향으로 약 500m 구간이 SUP존으로 지정돼 있다.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부산 웰니스 관광지'에도 선정된 광안리 SUP존에는 샤워장과 파라솔 등이 잘 갖춰져 있고, SUP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상점들이 해변 근처에 모여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약 1.5㎞에 이르는 길고 긴 둥그런 해변을 품은 바다는 지난해 광안대교가 개통되면서 더 아름다운 풍경을 갖게 됐다. '다이아몬드 브릿지'라고도 불리는 다리는 10만 가지 이상의 색상 조명으로 바다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드론라이트쇼가 화려함을 더한다. 해변 끝에는 광안리해수욕장의 핫플레이스 밀락더마켓이 자리잡고 있다. 감각적인 맛집과 소품 가게 등이 들어선 곳으로 오션뷰 스탠드에서 펼쳐지는 아티스트 공연이 볼만하다. 영암국제카트경기장서 쌩쌩 질주 전남 영암국제카트경기장은 F1 서킷의 축소 버전이라 할 수 있는 1222m 길이의 트랙을 보유해 카트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대단히 높다. F1 머신에 비한다면 소형 경주용 자동차로 보이겠지만 스피드와 승차감, 엔진 소리는 그에 못지않다는 후기가 많다. 최대 속도는 시속 20㎞정도이지만, 차체가 지면에 닿을 정도로 낮아 운전자가 실제 트랙에서 느끼는 빠르기는 이보다 훨씬 높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트랙 위 질주가 시작된다. 직선주로가 나오는가 싶더니 아슬아슬한 지그재그 구간과 곡선 구간을 통과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다. 일반인들은 1회 승차하는 10분 동안 대개 트랙을 4~5회 반복 주행한다. 교육장 옆에는 시상대로 꾸민 포토존이 있어 기념촬영을 하기에 좋다. 교육장 건물 2층에는4D극장과 VR레이싱, 드론, 롤러코스터, 래프팅 등을 가상으로 체험하고, RC카(무선조종 자동차)를 운전해보는 놀이 공간이 마련돼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5-09 18: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