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초생활수급비가 적다는 이유로 주민센터에 망치를 들고 찾아가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2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범죄의 가중처벌) 혐의로 전날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소란 피운 다음날, 또 주민센터 찾아 망치 위협 A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구로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가 직원들을 망치로 위협하고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11시30분께 같은 주민센터에서 둔기를 들고 나타나 "기초생활수급비가 적다"며 소란을 피우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한차례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당시 경찰에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주민센터 측이 경찰에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바로 다음 날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A씨는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던 인물"이라며 "당시 근무자들은 사건 이후 병가를 냈고 주민센터 측에서 청원 경찰 배치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에도 세종에서 기초생활수급비 못받게된 40대 흉기난동 한편 지난 4월 세종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 못할 것 같다는 말에 격분한 40대가 읍사무소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손목과 가슴을 베이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7월12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12일 오후 4시께 세종시 조치원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 B씨(48)씨 밀쳐 넘어뜨리고 이를 제지하는 동료 공무원(32·여)과 사회복무요원(23)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생계·의료비 지원을 받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으나 B씨로부터 '선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유선 안내를 받고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12년 전 교통사고로 뇌 손상을 입고 망상·분노조절장애를 겪게 된 것이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하고 공무원의 신체와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는 엄벌할 필요가 있고 동종 전력으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점, 범행 전에도 담당 공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점으로 볼 때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02 14:22:42[파이낸셜뉴스] 부산의 한 주민센터에서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려던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8분께 부산진구에 있는 한 주민센터에서 60대 남성 A씨가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난동을 부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켜자 곧바로 소화기를 이용해 제압했다. A씨는 별다른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기초생활수급비 수령액이 줄었다고 주민센터를 찾아와 공무원에게 항의하며 위협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전에도 전화로 수차례 심한 욕을 하고 공무원을 위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현주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1-24 23:19:1740대 지적장애인을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 상습 구타까지 한 타이어 수리점 업주는 정부가 이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채 매달 적금까지 부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을 학대하고 강제 노역시킨 혐의(특수상해 등)로 불구속 입건된 변모(64)씨 부부는 이 장애인에게 매달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챘으며 이 수급비로 월 10만원씩 납부하는 개인 적금에도 들었다. 변씨의 부인 이모(64·여)씨는 지난 2007년 5월 1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지적장애인 A(42)씨의 기초생활수급비 지급 통장에서 매달 10만원씩 자신 명의 통장에 자동이체했다. 타이어 가게에서 10년간 일하고도 한 푼도 받지 못한 지적장애인은 자신 앞으로 나온 수급비도 고스란히 빼앗긴 셈이다.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 등으로 매달 20만∼40만원씩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지난 2006년부터 A씨의 수급 통장을 관리해온 이씨는 A씨가 받는 수급비를 인출해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10년 동안 적금을 붓거나 생활비로 쓴 A씨의 기초생활수급비는 총 2천400여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이씨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기초생활수급비 일부를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 적금에 붓고 나머지도 임의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6년까지 청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여든을 넘긴 아버지가 유일한 보호자였다. 2006년 암 투병으로 몸이 쇠약해진 아버지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변씨를 찾아가 아들을 거둬달라고 부탁했다. 2007년 5월께 기초생활비와 장애 수당이 들어오는 통장까지 맡기며 아들을 부탁했던 아버지의 믿음을 변씨 부부는 져버렸다. 타이어 수리점을 방문한 손님의 신고로 '지옥'에서 빠져나온 A씨는 서울의 한 보호시설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피의자 조사를 받은 변씨 부부는 폭행과 임금 미지급, 기초생활수급비 횡령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경찰은 막바지 보강 수사를 벌인 후 내주 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청주에서는 지난 7월에도 지적장애인이 19년간 한 축사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강제로 노역한 사건이 알려져 세간에 충격을 줬다. 연합뉴스
2016-09-17 09:51:26거지 목사 거지 목사로 알려진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A(57) 목사가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시설 입소자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거액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횡령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31일 구속됐다. A 목사는 지난해 3월 홍천군 서면의 장애인시설 내 욕창 환자인 서모(52)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병세가 심해졌음에도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다. 또 A 목사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설 내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A 목사는 시설 내 장애인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유기하는 등 장애인 인권침해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A 목사는 '나름대로 욕창환자를 간호했고, 기초생활수급비는 시설을 위해 사용했다'며 검찰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천군은 지난해 9월 특정 방송사의 한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인권침해가 알려지자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 입소자 전원을 분리보호한 바 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4-07-31 13:15:54[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악연이 따로 없다. 정신병원에서 만나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던 70대 동거남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살인 및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과 1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던 B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흉기로 B씨의 시신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22년 4월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처음 만나 알게 됐다. 알콜의존증후군으로 입원했던 B씨가 분노조절장애 치료를 받던 A씨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하면서 이듬해 1월 병원에서 퇴원한 뒤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초반 한 달 동안 B씨로부터 성행위를 요구받았다. B씨는 유사한 수법으로 청소년에 대한 유사강간 행위로 처벌받는 등 다수의 성범죄 처벌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가 '술을 사달라'거나 '밥을 만들어달라'는 등 심부름과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이후 A씨와 B씨는 서로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수차례 112에 신고했지만, 신고 이후에는 매번 화해하고 계속 함께 살았다.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모아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A씨에게 징역 15년 선고와 함께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검찰은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 측은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부당 등을 이유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A씨 측은 또 1심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라는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에서는 A씨가 범행 직전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기억하고 진술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의 태양과 의미, 피해자의 상태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심신장애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록을 면밀히 살펴봐도 이같은 원심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항소심에 들어서 새로 반영해야 할 양형 사유가 있거나 변경될 사정은 없다"면서 "A씨에 대한 성인 범죄자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조현병 및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아 추후 외부 환경에 노출됨에 따라 분노나 적개심이 일어날 경우 또다시 충동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6 13:09:59[파이낸셜뉴스]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지내온 70대가 숨진 지 5년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제주시 오라동 모 여관 3층 객실에서 70대 A씨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을 사회복지공무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여관은 2019년 사실상 영업을 종료했지만, 폐업 신고는 하지 않은 채 건물이 방치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2019년 3월 이후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방 안 달력 표기 등을 바탕으로 A씨가 2019년 8월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달 30만원씩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던 A씨는 연락이 닿지 않아 2020년 8월부터 수급비 지급이 중단됐다. 제주시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장기간 전화를 받지 않거나 전기·가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해 전화 확인이나 현장 확인을 하도록 하고 있다. 수급비 지급이 중단되면서 A씨는 지난 4월 제주시 기초수급대상자 전수 조사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그를 위기가구로 판단, 여관 측에 잠긴 객실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해 이날 백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하고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3 06:21:18대검찰청은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혼인한 지적장애인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사건 등 4건을 '7월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정화준, 주임검사 안화연·김대영)는 지적장애인 피해자가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피의자와 혼인하고 수급비까지 빼앗긴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법률구조공단에 의뢰해 혼인무효 소송으로 피해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고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해 일자리를 지원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윤희, 주임검사 이원창)는 구속된 피의자에게 자궁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와 발달장애로 치료 중인 자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긴급복지지원 대상자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도록 도움을 줬다. 강원지검 원주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장인호, 주임검사 조승우·류미래)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 보복 협박한 피의자를 구속해 피해자의 공포를 덜어주고, 피해자에겐 임대주택 지원, 방범 시설 설치 등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현승, 주임검사 김정화)는 성폭행 피해자인 18세 소녀 가장에게 긴급생계비 지급, 예술심리치료 의뢰, 국선변호인 선임 등 진행한 점이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뽑힌 배경이 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7-24 18:16:18[파이낸셜뉴스]대검찰청은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혼인한 지적장애인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사건 등 4건을 '7월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정화준, 주임검사 안화연·김대영)는 지적장애인 피해자가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피의자와 혼인하고 수급비까지 빼앗긴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법률구조공단에 의뢰해 혼인무효 소송으로 피해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고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해 일자리를 지원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윤희, 주임검사 이원창)는 구속된 피의자에게 자궁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와 발달장애로 치료 중인 자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긴급복지지원 대상자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도록 도움을 줬다. 강원지검 원주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장인호, 주임검사 조승우·류미래)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사실 만으로 보복 협박한 피의자를 구속해 피해자의 공포를 덜어주고, 피해자에겐 임대주택 지원, 방범 시설 설치 등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현승, 주임검사 김정화)는 성폭행 피해자인 18세 소녀 가장에게 긴급생계비 지급, 예술심리치료 의뢰, 국선변호인 선임 등 진행한 점이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뽑힌 배경이 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7-24 10:44:22"에어컨 나오는 쉼터 찾아갈 힘도 없어. 5분만 걸어가도 땀이 비 오듯 나는데, 여기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최고지." 1년 중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지'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간 가운데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주민 김모씨(72)는 그늘에 앉아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김씨는 "올해는 벌써 밤에도 더워서 어제도 뜬 눈으로 보냈다"며 "이번 여름은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쪽방촌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온열 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증가한 가운데 주민들은 찜통 같은 쪽방에서 견디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기 일수다. 게다가 경제 침체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인 주민들의 생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고물가에 온열질환 걱정까지이날 영등포 쪽방촌 고가다리 공터 그늘에는 주민들이 모여 들어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민소매와 슬리퍼 차림을 한 채 땀에 찌들어있던 60대 박모씨는 "그나마 (어제가) 수급날이었으니 이렇게 맥주를 샀지, 이제 물가가 올라서 술 마시기도 힘들다"며 "편의점 도시락 3000원 하던 게 이제 4000~5000원이니 하루 두 끼만 먹어도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쪽방촌 주민들은 매월 20일 대략 60만~70만원 수준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다. 쪽방 평균 월세 25~30만원을 내고 나면 하루 식비로 1만원을 지출하기도 버겁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7% 올라 비교적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외식 물가 상승률은 줄곧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등 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인 탓에 여름이면 찾아오는 온열질환도 큰 걱정거리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셉의원은 최근 무더위가 심상치 않자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요셉의원 관계자는 "여름을 버티지 못하고 지쳐 쓰러지시는 분이 많아 일일이 찾아간다"며 "이렇게 더워도 작은 선풍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어떻게 도와야 할지 항상 고민"이라고 말했다. 약 4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쪽방촌은 1∼2평 규모 방에 창문이 없어 열기가 배출되지 않아 바깥보다 온도가 높다. 그래서 주민들은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로 현관문을 열고 생활한다. 그나마 낮에는 밖으로 나와 쉼터 등을 돌아다니며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열대야가 닥쳐오면 더위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 에어컨은 '그림의 떡'이날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도 '여름나기'가 한창이었다. 한 주민은 얼음물을 품에 꼭 안고 물에 적신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았다. 이곳에서 5년째 거주 중인 황모씨(65)도 등받이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더위와 싸웠다. 황씨는 "좁고 창문도 없는 방에선 통풍이 안 돼 방이 그야말로 불가마"라며 "골목은 그래도 바람이 통하니 덥더라도 방안보단 낫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에어컨 설치와 전기료 보조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에어컨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쪽방 구조 특성상 에어컨 설치 여건도 되지 않고, 전기료가 부담에 자주 틀 수도 없기 때문이다. 730가구가 거주하는 돈의동 쪽방촌에도 95대의 공용 에어컨이 설치돼있지만 혜택 보는 주민은 극소수다. 이날 한 건물 복도에 설치된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황씨는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해줬지만, 에어컨 바람이 방안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집주인이 전기요금 나온다고 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골목골목마다 설치된 '쿨링포그'(수증기 분사기)는 에어컨 대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쿨링포그는 아침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온도가 29도 이상, 습도가 65% 이하일 경우 수시로 분사돼 낮 시간 동안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50대 임모씨는 "이거(쿨링포그)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싶다"며 "그래도 너무 더운 날엔 부족해서 그냥 버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기자
2024-06-23 18:30:08[파이낸셜뉴스] "에어컨 나오는 쉼터 찾아갈 힘도 없어. 5분만 걸어가도 땀이 비 오듯 나는데, 여기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최고지." 1년 중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지'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간 가운데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주민 김모씨(72)는 그늘에 앉아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김씨는 "올해는 벌써 밤에도 더워서 어제도 뜬 눈으로 보냈다"며 "이번 여름은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쪽방촌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온열 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증가한 가운데 주민들은 찜통 같은 쪽방에서 견디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기 일수다. 게다가 경제 침체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인 주민들의 생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고물가에 온열질환 걱정까지이날 영등포 쪽방촌 고가다리 공터 그늘에는 주민들이 모여 들어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민소매와 슬리퍼 차림을 한 채 땀에 찌들어있던 60대 박모씨는 "그나마 (어제가) 수급날이었으니 이렇게 맥주를 샀지, 이제 물가가 올라서 술 마시기도 힘들다"며 "편의점 도시락 3000원 하던 게 이제 4000~5000원이니 하루 두 끼만 먹어도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쪽방촌 주민들은 매월 20일 대략 60만~70만원 수준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다. 쪽방 평균 월세 25~30만원을 내고 나면 하루 식비로 1만원을 지출하기도 버겁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7% 올라 비교적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외식 물가 상승률은 줄곧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등 장바구니 물가는 서민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인 탓에 여름이면 찾아오는 온열질환도 큰 걱정거리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셉의원은 최근 무더위가 심상치 않자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요셉의원 관계자는 "여름을 버티지 못하고 지쳐 쓰러지시는 분이 많아 일일이 찾아간다"며 "이렇게 더워도 작은 선풍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어떻게 도와야 할지 항상 고민"이라고 말했다. 약 4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 쪽방촌은 1∼2평 규모 방에 창문이 없어 열기가 배출되지 않아 바깥보다 온도가 높다. 그래서 주민들은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로 현관문을 열고 생활한다. 그나마 낮에는 밖으로 나와 쉼터 등을 돌아다니며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열대야가 닥쳐오면 더위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에어컨은 '그림의 떡'이날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도 '여름나기'가 한창이었다. 한 주민은 얼음물을 품에 꼭 안고 물에 적신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았다. 이곳에서 5년째 거주 중인 황모씨(65)도 등받이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더위와 싸웠다. 황씨는 "좁고 창문도 없는 방에선 통풍이 안 돼 방이 그야말로 불가마"라며 "골목은 그래도 바람이 통하니 덥더라도 방안보단 낫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에어컨 설치와 전기료 보조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에어컨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쪽방 구조 특성상 에어컨 설치 여건도 되지 않고, 전기료가 부담에 자주 틀 수도 없기 때문이다. 730가구가 거주하는 돈의동 쪽방촌에도 95대의 공용 에어컨이 설치돼있지만 혜택 보는 주민은 극소수다. 이날 한 건물 복도에 설치된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황씨는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해줬지만, 에어컨 바람이 방안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에어컨이 있어도 집주인이 전기요금 나온다고 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골목골목마다 설치된 '쿨링포그'(수증기 분사기)는 에어컨 대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쿨링포그는 아침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온도가 29도 이상, 습도가 65% 이하일 경우 수시로 분사돼 낮 시간 동안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50대 임모씨는 "이거(쿨링포그)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싶다"며 "그래도 너무 더운 날엔 부족해서 그냥 버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기자
2024-06-22 16: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