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배우 김고은이 규모 7.7의 강진 피해를 입은 미얀마 주민과 아동을 돕기 위해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2일 밝혔다. 전달된 기부금은 현재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긴급구호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는 지진 피해 지역인 미얀마 중부와 북부, 태국 방콕을 중심으로 식량 및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긴급구호 키트를 배분했다. 아울러 아동을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PSS, Psychosocial Support)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김고은은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며, 굿네이버스 고액 기부자 모임 '더네이버스아너스클럽'에 등재됐다. '더네이버스아너스클럽'은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를 위해 굿네이버스에 1억 원 이상 기부한 나눔 리더들의 모임이다. 2023년에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긴급구호를 위해 3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꾸준한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고은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미얀마의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슬픔 속에 있는 피해 지역 주민에게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지진 피해 지역 주민과 아동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신 김고은 배우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지진으로 일상이 무너진 이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4-02 12:48:57[파이낸셜뉴스] 새로운 럭셔리 뷰티 서비스 알럭스(R.LUX)가 첫 앰배서더로 김고은을 발탁하고 본격적인 럭셔리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7일 알럭스는 배우 김고은과 함께 신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스타 모델을 기용해 범대중적 인지도 강화와 정체성 확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알럭스의 럭셔리 이미지에 부합하는 김고은은 지난해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여우주연상과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고은만의 럭셔리 무드를 앞세운 이번 광고캠페인으로 럭셔리 뷰티 시장 내 알럭스의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광고 캠페인은 알럭스를 통해 정품 럭셔리 뷰티 제품을 어디서나 빠른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스토리를 옴니버스 형식의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냈다. 광고는 이날부터 서울 시내 주요 랜드마크의 옥외 광고 매체와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알럭스 관계자는 "신규 광고 캠페인을 통해 럭셔리 뷰티 쇼핑의 판도를 바꿀 알럭스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차별화된 가치가 전해지길 바란다"며 "알럭스의 첫 번째 앰배서더인 김고은의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호감도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서비스 경험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알럭스는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인 럭셔리 뷰티 서비스로, 전용 앱과 럭셔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고품질 콘텐츠를 통해 럭셔리 쇼핑경험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럭스 앱은 안드로이드 앱까지 출시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5-02-07 08:47:36매주 숨어있는 루키 배우들을 찾아 알려드리는 '숨은 루키 찾기!' 누구도 찾지 못한 보석 원석과도 같은 신예 루키 배우들의 매력을 파헤치고 소개한다. 처음 봐서 낯설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는 신인 배우들의 아이덴티티, 그리고 스토리. 앞으로 레귤러로 진행하는 ‘숨은 루키 찾기’에서 함께 루키 배우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번 '숨은 루키 찾기!'의 주인공 권연우는 드라마 JTBC '신의 구슬', 단편영화 '섬미의 성미' 등 작품에 출연하며, 무한한 잠재력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내년 상반기 기대작에 캐스팅돼 새로운 캐릭터 변신을 앞두고 있다. 현재 권연우는 배우앤배움 하이틴센터에서 연기교육을 받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훈련과 자체 오디션, 캐스팅 시스템을 통해 많은 현장 경험을 쌓으며,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성장 중이다. 권연우는 '배우&루키' 인터뷰를 통해 배우의 꿈을 꾸게 된 특별한 계기를 전했다. 먼저, 그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보다 드라마를 즐겨 봤다. 의사가 나오는 작품을 보면 의사가 되고 싶었고, 운동선수가 나오면 운동선수의 꿈을 꿨다. 그러다 문득 이 모든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의 매력에 대해 "상대 배우와의 호흡은 물론, 극중 상황과 시너지를 이루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특히, 파트너와 대사를 주고받으며 감정이 고조되는 과정이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집중력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 상황을 온전히 믿고 몰입한다면 충분히 좋은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연우는 자신의 롤모델에 대해 "롤모델은 김고은 배우다. 로맨스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내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특히 매 작품마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앞으로도 김고은 배우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 각각의 캐릭터에 내 색깔을 입히면서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연우는 "대중에게 따듯하고 좋은 칭찬도 받고 부족한 점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그저 빛만 내는 배우가 아니라 북극성처럼 빛을 내서 다른 누군가에게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배우로서 포부를 전했다. 이렇듯 권연우는 배우로서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뜨겁고, 그 열정이 앞으로의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에 앞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아내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BNB INDUSTRY
2024-12-24 12:56:31배우 김고은이 지난 1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으로 다시 스크린에 등장했다. 영화 '은교'로 지난 2012년 데뷔한 김고은은 올해 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전작에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캐릭터 '화림'을 연기했다면 이번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보다 현실적인 인물로 변신했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고은은 "영화는 재희와 흥수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를 그리고 있는데 친구들, 주변 사람들도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시기를 다 겪어냈다"며 "무지한 상태에서 사회에 내던져진 후 내가 원하는 것과 사회가 원하는 방향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이 두 인물의 이야기에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본인이 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구재희와 세상과 거리를 두는 데 익숙한 장흥수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 개봉에 앞서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참신한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 현실적인 공감대가 강점으로 꼽힌다. 영화는 김고은이 배우로서 주목받은 기간과 같은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두 인물이 겪는 다양한 사건을 연대기순으로 풀어가고 있다. 가진 건 패기뿐인 대학 시절부터 직장, 결혼 등 현실적인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까지 시점이 휙휙 지나가지만 감각적인 음악과 연출로 몰입도를 높였다. 언제까지나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인 듯, 매 장면이 살아 움직인다. 두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다룬 이번 작품에 대해 김고은은 "대본 자체가 워낙 좋았다"며 "요즘은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그래서 더 귀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표현되는 인물이 아니길 바랐다"고 말했다. 시선을 싹쓸이하는 과감한 스타일과 거침없는 태도로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자유로운 영혼 재희, 그런 재희에게 특별히 흥미는 없던 흥수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누구에게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하필 재희에게 들켜버린 것. 하지만 이후 재희와 흥수는 다른 듯 닮은 서로에게 인간적으로 끌리며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한다. 영화는 겉으로는 당차지만 속으로는 마냥 사랑을 갈구하던 재희가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때론 웃기고 때론 짠하게 풀어냈다. 앞서 이언희 감독은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사람. 어떻게 보면 판타지일 수 있지만 그런 존재로 보이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고은은 "재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고, 재희가 가진 이면에 대해 생각했다"며 "저 아이가 저렇게 표현을 하게 되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느꼈을 아픔이나 서툰 표현들, 날서 있는 모습들이 관객들에게도 짠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 눈치 보고 계산하고 머리 굴리지 않아. 그 시간에 연애를 하지.” 극중 재희의 대사에서 드러나듯 그는 인생을 마냥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지만 최선을 다해 오늘만 사는 모습이다. 현재 30대 중반 이상의 관객들이라면 캠퍼스 장면부터 옛 기억이 저절로 떠오를 만큼 일상의 소소한 대화들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학창 시절 룸메이트와 살아봤던 이라면 더욱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재희와 흥수가 보여주는 케미스트리는 서로에게 솔메이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공감하게 한다. 김고은은 "촬영에 앞서 노상현 배우와 대화를 많이 한 덕에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고은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재희와 흥수가 머리채를 잡으며 싸우는 순간을 꼽았다. 그는 "재희와 흥수의 관계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라며 "울분을 토하며 싸우면서도 남에게 얻어터지는 건 못 봐주겠다는 재희의 마음이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희가 흥수한테 하는 이야기, 또 흥수가 재희에게 하는 이야기들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들"이라며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라고 재희가 한 말도 스스로에게 해왔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장난기 어린 표정에 쾌활함을 잃지 않았던 재희가 담벼락에 서서 오열하며 처절하게 무너지는 장면은 김고은의 말처럼 재희라는 캐릭터가 가진 입체성을 보여준다. 늘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던 이면에는 타인의 비난 어린 시선 속에 '나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가, 괜찮았는가'를 물으며 괴로워하는 어린아이 같은 내면이 숨어 있다. 이 장면에 대해 김고은은 "남을 의식하지 않는 척했지만 그간 쌓여왔던 상처들이 터트려지면서 비로소 가슴속 응어리를 토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흥수 같은 친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친구들은 많지만 실제로는 주변에 힘들다는 얘기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고 답했다. 또 흥행 배우라는 수식어로 인해 생긴 부담에 대해서는 "지난 모든 배역에 대해 애착을 갖고 있고, 열심히 할 뿐"이라며 "관객들이 재밌게 볼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하다"고 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김고은은 데뷔작 '은교'로 얼굴을 알린 뒤 영화 '몬스터'(2014), '차이나타운'(2015), '협녀, 칼의 기억'(2015), '성난 변호사'(2015), '계춘할망'(2016), '변산'(2018), '유열의 음악앨범'(2019), '영웅'(2022), '파묘'(2024)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 작품으로는 2016년에 방영한 '치즈인더트랩'과 도깨비를 비롯해 '더 킹:영원의 군주'(2020), '유미의 세포들'(2021), '유미의 세포들 시즌2'(2022), '작은 아씨들'(2022) 등이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03 19:20:50[파이낸셜뉴스] "이 많은 사람이 다 같이 굿판을 벌인다고?" 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30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는 ‘파묘 굿어롱 상영회’가 열렸다. '굿어롱' 상영회는 음악 영화, 뮤지컬, 콘서트 등에서 주로 진행했던 ‘싱어롱’에서 착안한 행사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 중 경문을 따라 부르며 영화 속 'MZ무당'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생소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기자도 뭔가에 홀리듯 예매했다. 하지만 예매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천만 흥행' 영화 답게 '굿어롱' 상영회 역시 전석 매진이었고 매일 빈 좌석을 체크하며 보낸 일주일, 드디어 관람 몇 시간을 앞두고 겨우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극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른바 '파묘 마니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우선 개봉 이후 독보적인 비주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봉길(이도현 분)의 축경 타투 스티커를 얼굴에 붙인 관람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파묘'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파묘 굿어롱' 인증샷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관객은 경문을 어떻게 따라 부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20대 대학생 최 모 씨는 "극장에서 '대살굿집'을 나눠준다"면서 "이걸 보고 따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파묘를 여러번 관람하는 'N차 관람자'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파묘를 두 번째 본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굿어롱 상영회라) 김고은 배우가 대살굿을 할 때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컬트라는 장르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굿어롱' 상영회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입장이 시작되자, 관객들이 모여들었고 이내 긴 줄을 형성했다. 입구에서는 CGV 측에서 제공하는 파묘 경문이 나와 있는 '대살굿집'과 '파묘맛소금'을 받을 수 있었다. '대살굿집'은 극 중 무속인들이 외우는 경문이 담겨있어, 관객들도 영화 속 무속인과 함께 경문을 외울 수 있다. 또 관객들 사이에서는 집에 갈 때 소금을 꼭 몸에 뿌리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20대 한 커플은 "집에 갈 때 서로 몸에 소금을 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잘 때 가위에 눌리면 경문을 외우겠다"며 웃어 보였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고, 관객들은 '대살굿집'을 마치 부적으로 여기듯 손에 꼭 쥔 채 영화 관람을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경문을 크게 외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각자 앉은 자리에서 '대살굿집'을 꺼내 주문을 외우듯, 경문을 읽어가는 관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기자도 '대살굿집'을 꺼내, 경문을 읽어내려갔다. 단순한 활자를 읽는 것에 불과하지만, 영화 스토리와 맞물려 마치 'MZ무당'이라도 된 듯 혹은, 영화 속 목격자가 된 듯, 그렇게 '파묘'의 몰입감은 배가 됐다. 특히 영화가 끝났을 때는 아직 자리에 남아 경문과 함께 스크린을 촬영하는 관중들도 많았다. 오컬트 장르 영화 파묘가 일종의 놀이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파묘의 인기는 현재 진행중이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전날 8만7996명의 관객을 모으며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062만7293명이다. '파묘'는 앞서 개봉 32일째인 지난 24일 올해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악령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오컬트 영화가 1천만 명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파묘'는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 미스터리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거액을 받고 부잣집 조상의 묘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렸다.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로 'K-오컬트'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장재현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천만 영화인 '파묘'로 한국 오컬트 장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한편 '파묘'를 연출한 장 감독은 천만 흥행의 공을 관객에게 돌렸다. 장 감독은 무대 인사를 통해 "결국 마지막에 '파묘'를 완성해 주시는 분은 관객분들인 것 같다"며 '파묘'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31 12:54:28[파이낸셜뉴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배우의 얼굴에 한자를 새긴 설정에 대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우스꽝스럽다”며 트집 잡기에 나섰다. 영화에서 배우 이도현이 연기한 봉길을 비롯한 화림(김고은), 상덕(최민식), 영근(유해진) 등은 귀신의 화를 피하기 위해 얼굴과 팔 등에 한자로 금강경 문신을 새긴 모습으로 등장한다. 해당 장면에 대해 지난 7일 중국의 한 네티즌이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관련 사진을 올리며 “중국에선 얼굴에 글을 쓰거나 새기는 행위를 매우 모욕적이고 굴욕적인 행위로 여기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얼굴에 모르는 한자를 쓴다는 게 참 우스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멋있다고 하는 말을 중국인들이 보면 참 웃기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황당하다” “저건 단순히 한자로 보기보다는 주술 행위로 봐야 마땅하다” “한국 영화에서 극 중 캐릭터들이 자신의 몸을 지키려고 쓴 축경인데 뭐가 문제인가” “중국에선 ‘파묘’가 개봉도 안 했는데 어떻게 봤냐”며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장재현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봉길이 몸에 한자 문신을 한 설정을 두고 “태을보신경이라고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라며 “영화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고 했다. ‘파묘’는 앞서 3월 23일엔 몽골, 3월 28일 인도네시아, 4월 8일 대만에서 개봉했다. 오는 14일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말레이시아·브루나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또 15일엔 북미·영국·아일랜드·베트남, 20일엔 필리핀, 21일엔 태국에서 개봉한다. 4월 중에는 홍콩·마카오·캄보디아에 개봉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12 21:57:03[파이낸셜뉴스] 영화 '파묘'가 개봉 7일차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관객수 309만4496명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의 봄'보다 3일 빠른 속도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개봉 2주차에 삼일절 연휴가 있어 오는 3월 1~2일 부산, 대구로 무대인사를 할 예정이라 관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묘’는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일명 ‘묘벤져스’로 불리는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네 캐릭터의 조합이 흥미로워 속편 제작도 고려해볼 만하다. 주연배우 김고은은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속편 관련 물음에 "'파묘'보다 '사바하' 속편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같은 공간에 있던 감독에게) 만약 '파묘' 속편이 제작된다면 체력을 감안하여 좀더 서둘러달라"고 부탁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무당을 연기한 김고은은 대살굿 장면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았다. 한편 장재현 감독은 앞서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등 전작들 중 속편을 만들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굳이 꼽자면 '사바하' 속편을 만들면 좋을 거 같다"며 "이정재 배우가 자주 속편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8 10:32:32[파이낸셜뉴스]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에서 무속인 역을 맡아 작품 흥행을 이끈 가운데, 그에 대한 실제 무속인들의 사주풀이가 화제다. '파묘'에서 김고은은 무당 이화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함께 출연한 배우 최민식은 제작보고회에서 "대살굿 장면은 '파묘' 볼거리와 더불어 내포하고 있는 느낌들이 아주 좋다"며 "(김고은이) 이러다 투잡 뛰는 거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정말 몰입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무속인들 역시 김고은의 사주풀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 관심을 모았다. 유튜브 '용하다닷컴' 채널에 출연한 무속인은 김고은에 대해 "화려한 꽃으로 살 운명"이라며 "많은 행운을 가졌고, 몸에 많은 캐릭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저승을 오가는 지은탁 역할을 맡았다. 이에 대해서는 "그런 역할과 꼭 맞는 사람"며 "이번에 무당 역을 선택한 것도 정말 잘한 일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능숙한 연기를 한다. 눈매에서 부터 다를 거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파묘'는) 1000만 관객이 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봐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무속인도 개인 유튜브 채널를 통해 김고은 관련 영상을 게재하며 "타고 나길 연기력이 있는 사람이다. 연예인이 안 됐으면 신의 기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사주"라고 주장했다. 이어 "(겉모습은) 여리여리하고 소녀 같은 모습이지만, 속에는 50년 된 능숙한 연기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무속인의) 내면적인 것들을 표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27일 29만847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292만8377명이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2-28 10:24:54“감개무량합니다. (2024년 개봉작 중 최단기간인 4일 만에 200만 돌파는) 처음 겪어보는 스코어입니다.”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의 파죽지세 흥행에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재현 감독이 오컬트 장르로 팬덤이 두터워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 한 것 같다”며 영화의 흥행을 기뻐했다. ‘파묘’는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일명 ‘묘벤져스’로 불리는,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미국에 사는 한 재미교포 집안에서 현지 대형병원에서도 어린 자식의 기이한 병을 고칠 수 없자, 무속의 힘을 빌리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영화의 시작부터 묘를 판 관에서 ‘이상한 것’이 나오기까지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을 내뿜으며 관객의 오감을 집중시킨다. 극중 무당 '화림'을 연기한 김고은은 “시나리오를 보고 (풍수지리와 무속신앙) 소재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깊게 공부한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이 몇 년에 걸쳐 자료조사를 하고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것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다”고 첫 인상을 밝혔다. 그는 대살굿 장면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봬 호평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대살굿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보다는 이 인물이 얼마나 프로페셔널한지 관객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화림을 믿고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초반에 큰 굿 장면을 넣었다고 봤다. (무당 연기를 위해) 정말 영상을 많이 봤다. 실제로 보러 다니기도 했다. 근데 대살굿은 너무 터프한 굿이라서 잘 안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대살굿 장면은 실제로 보진 못했다.” 영화에는 굿하는 장면은 세 번 가량 등장한다. 각 장면을 어떻게 다르게 연기했을까? 김고은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굿은 원혼을 달래는 것이라고 하더라. 한국적 정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속인들이 굿을 할 때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다. 대살굿은 일꾼들에게 해가 가지 않게 방어를 하는 굿이다. 그래서 대살굿 장면에선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혼을 부르는 굿에서는 “대신 울어줄 만큼, 한을 달래주 듯 접근했다. 그리고 도깨비불 굿에서는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서 최대한 (이도현이 연기한 빙의된 제자) 봉길에 집중하되, 말투나 톤을 일상에 가깝게 하려고 했다“고 비교했다. 경문을 외는 장면과 관련해선 “음을 통째로 외웠다”고 말했다. “(무속인들이) 경문 외는 것을 들어보면 아주 멋지다. 공연을 보는 느낌이다. 할 때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더라.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연습을 꾸준히 한 뒤 막판에 선생님께 처음부터 끝까지 세 번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그걸 녹음한 뒤 세 개 중 내가 소화 가능한 것으로 음을 통째로 외웠다.” 무당 역을 소화하기 위해 들인 시간을 얼마나 될까? 김고은은 “굿 장면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의 시어머님이신 만신 고춘자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땐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고 돌이키며 “오랜 시간 선생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필요한 기술은) 틈틈이 배웠다”고 답했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찍을 초창기부터 선생님 집을 방문하면서 틈틈이 소통했다. 어떤 날은 수다만 떨고, 어떤 날은 징 치는 것을 배우는 등 하루에 몰아서 배운 게 아니다.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있었고, 마당이 넓어서 키우는 반려견 뛰어놀게 하려고 간 적도 있다. 일상에 스며들어서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배우고, 못갈 때는 대살굿 장면을 유튜브로 봤다. 동작마다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동작을 왜 하는지 물어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전문성은 사소한 것에 나온다고 봤다. 상덕(최민식)에게 반 존대를 한다든지, 굿을 준비할 때 몸을 살짝 살짝 턴다든지 등 디테일을 살리려 집중했다. 또 휘파람을 불 때 귀에 손을 대어도 되는지, 선생님과 영상통화하면서 사사로운 모든 것을 다 물어봤다.” “극중 대살굿은 하루 만에 찍었다. 4대로 촬영해서, 몇 테이크가 갔는지 모르겠다. 저는 그야말로 정신이 없었다. 그냥 퍼포먼스를 했고, 카메라 4대서 잡아낸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무속인 연기 개의치 않았죠" 화림은 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속인과 달리 운동화에 가죽 재킷을 입고, 여가시간에 스피닝을 하는 등 트렌디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로 눈길을 끈다. 그는 “당시 MZ세대 무당이라고 설정한 것은 아니고, 젊은 무속인 중 좋은 차를 몰고 다니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세련된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직업을)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라고 하더라. 의상, 분장, 감독님과 회의를 거쳐서 화림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감독 또한 마찬가지. 무당을 연기하는데 자신의 종교가 끼친 영향은 없을까? 그는 "영향은 전혀 없었다. 무속인 선생님들도 제 종교에 그리 개의치 않아하셨다”고 답했다. '파묘'는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에서 주연한 박정민이 김고은에게 소개한 영화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한예종 선후배 사이면서 영화 ‘변산’을 함께 찍었다. 그는 박정민에 대해 “늘 훌륭한 선배라고 생각했다. 똑똑하고 재능이 많다. 생각도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서 귀 기울어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번에도 귀 기울어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파묘'에 함께 출연한 최민식은 김고은에 대해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이에 대해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열심히 했다는 의미로 그렇게 얘기해준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최민식과 호흡한 소감을 묻자 “기둥 같은 존재였다”고 답했다. “중심을 딱 잡고 계셨다. 안정감을 주셨다. 진지한 영화라고 해서 선배들이 늘 진지하게 계신 게 아니고, 장난도 많이 치면서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셨다. 에너지를 확 올려야 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 그러한 현장 분위기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 웃고 신나는 상태라서 그 에너지를 받아서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늘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제가 만난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고 답했다. "누군가는 일상적인 인물이니까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전 늘 다른 사람 같고 새롭고 어렵다. 전작에 대한 고려는 크게 하지 않는다. 외곬수라서 그런지 여타 다른 생각은 잘 못한다." 신인 시절과 비교해 책임감이 커진 게 변화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고 제작하는 분들이 저에 대한 기대치가 있고 제가 해내야하는 지점이 더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주인의식을 가지려고 한다”며 부연했다. “연기는 늘 어렵다. 그런데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출 때 느끼는 희열이 있다. 그 희열이 커서 나머지 어렵고 힘든 순간을 잊고 다시 또 하게 된다. 그런 희열은 매순간 찾아오는게 아닌데, 그것을 느낄 때마다 행복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6 16:59:53[파이낸셜뉴스] 미국 LA행 비행기에서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거나 여가시간에 운동을 할 때는 영락없이 세련된 도시 여성이 따로 없다. 하지만 신옷을 입고 덩덩덩덩 박자에 맞춰 재물인 돼지를 푹푹 찌르며 피를 뒤집어쓴 채 춤을 추는 장면에선 광기가 느껴진다. 배우 김고은이 연기한 MZ 무당 ‘화림’의 빛과 어둠처럼 대비되는 모습은 영화 ‘파묘’의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영화 ‘파묘’는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미국에 사는 한 부잣집에서 현지 대형병원에서도 어린 자식의 기이한 병을 고칠 수 없자, 무속의 힘을 빌리게 된다는 설정도 그렇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과 봉길(김고은, 이도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개봉을 하루 앞둔 21일 기준 사전예매량 23만장을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영화는 묘를 판 관에서 이상한 것이 나오기 전까지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을 내뿜으며 관객의 오감을 집중시킨다. 결국엔 유령 잡는 할리우드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심각한 버전 같기도 한 이 영화는 네 배우들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한 집안의 장손에게 내려오는 기이한 병의 원인은 일제강점기에 부를 축적한 조상과 연결되고 다시 일제 쇠말뚝설로 이어지는데, 실체가 드러날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는 게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소재에 배우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극중 주요 장면의 제작 비하인드를 살펴봤다. ■ 전국 팔도를 누빈 로케이션과 1200평 오픈 세트로 구현한 묘 터 이 영화에서 가장 오싹한 장면 중 하나로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터를 꼽을 수 있다.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큰돈을 벌 기회가 생긴 ‘상덕’은 이번 일을 반기다가 정작 묘 터를 보고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난다”며 제안을 거절한다. 장재현 감독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축축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담기 위해 전국을 탐색했다. 극중 묘가 위치한 산은 하나의 공간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로케이션은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은 극중 보국사에서 묘 입구로 가는 첩첩산중의 뱀길, 굳게 잠긴 산의 출입구, 산을 올라가는 비탈길, 주목이 있는 산까지의 여정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서울부터 경기도 파주, 강원도 고성, 춘천, 원주, 충청도 충주, 당진, 전라도 무주, 경상도 부산까지 전국 각지의 다른 공간을 나누어 촬영한 후 한 공간인 듯 연결시켰다. 장재현 감독은 또한 묘 터를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생각했다. 기묘한 분위기의 묘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오히려 비범한 분위기를 풍기는 장소의 지극히 평범한 묘에 주목했다. ‘이 무덤은 왜 여기 있지?’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산꼭대기의 평범한 곳을 묫자리로 설정하고, 평범함 속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표현해 내며 디테일을 발전시켰다. 제작진은 약 1200평에 달하는 세트장 부지에 2m 넘게 흙을 쌓아 올리고 50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옮겨 심는 등 노력을 기울여 실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한 음산한 기운의 묘 터를 구현했다. ■ CG를 최소화한 실사 촬영과 4대의 카메라로 완성한 ‘대살굿’ 장면 의뢰인 조상의 묘를 파헤치는 현장에서 펼치는 화림의 대살굿은 이 영화 최대 볼거리다. 김고은은 무당 역을 제안받고 "진짜 귀신을 보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교회) 집사님이어서 안심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고은이 열연을 펼친 대살굿 장면은 CG는 최소화하고 실사 촬영을 원칙으로 했다. 초점이 살짝 맞지 않고 투박하 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담아 기운과 기세가 느껴지게 한 것이 특징. 모든 배우들이 홀려있는 듯한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4대의 카메라를 동원했다. 이모개 촬영감독은 “‘상덕’은 직관적으로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보이게 했고, ‘화림’은 보통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세계를 넘나드는 인물로 직감적인 이미지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 흙의 색감까지 설정한 미술, 관의 삐걱임까지 활용한 음악 미술팀과 음악팀 역시 사실감 극대화에 주력했다. 서성경 미술감독은 “‘파묘’는 빛이 있는 밝은 세상과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세상으로 양분하는 세계관을 보여준다”며 “강렬한 햇빛이 드는 미국 LA에는 생기 있는 야자수를, 음지의 묫자리에는 잎사귀가 붉게 변한 죽은 소나무와 검은빛을 띠는 흙 등을 디테일하게 세팅했다”고 전했다.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음악도 제몫을 톡톡히 한다. 장재현 감독은 “관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음악처럼 들리게 만드는 등 소품이나 기이한 소리를 활용하여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증폭했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1 21:5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