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헌법상 기본권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다양한 의견은 창의성의 발현이며, 잘 차려진 풍요로운 밥상과 같다. 다양성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요체이고, 비판이나 불이익을 무릅쓰고 자기의 의견을 고집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기소된 고영주 변호사의 대법원 판결문의 일부이다. 새삼 판결문을 찾아본 것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모욕죄'로 고발한 장면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해 바람직하지 않은 조치라 생각한다. 김 위원장 의견에 대한 찬반과는 별개이고, 경사노위 위원장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게 적절했는지 여부와도 다른 문제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그의 개인적 의견이다. 김 위원장이 고 신영복 교수를 잘 아는 처지라 해도 신씨를 존경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는 결론의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는 없다. 판결문에는 "사람이나 단체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외부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정치적 이념의 성질상 그들이 어떠한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증명해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대목도 있다. 걸핏하면 정치적 문제를 사법부로 가져가는 행태도 옳지 않다. 대법원은 이 점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다. "공방의 대상으로 된 좌와 우의 이념문제 등은 국가의 운명과 이에 따른 국민 개개인의 존재양식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쟁점이고 이 논쟁에는 필연적으로 평가적인 요소가 수반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정치적 이념에 관한 논쟁이나 토론에 법원이 직접 개입하여 사법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에서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고, 본질상 정치적 공방에 관한 문제 아닌가. 경사노위 위원장에 대한 질문으로는 그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기왕 시작했다면 치열한 논쟁을 통해 잘못된 인식에 대한 승복을 받아내든지, 아니면 적어도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했어야 한다. 윽박지르고 고함치다가 고발부터 하고 보는 것이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일은 아니다. 판결문에서 보듯, 사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할 가능성이 높아 실익도 없을 것으로 본다. 대법원 판결문은 마치 이번 사건을 염두에 둔 듯 핵심을 찌르고 있다. "어떤 표현이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관한 것인 경우…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더욱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은 그 개연성이 있는 한 광범위하게 문제 제기가 허용되어야 하고 공개토론을 받아야 한다. 정확한 논증이나 공적인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공적 존재의 명예보호라는 이름으로 봉쇄되어서는 안되고, 찬반토론을 통한 경쟁 과정에서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적이다." 뺄 것도 보탤 것도 없이 그대로 '김일성주의자' 공방에 대한 답안지가 아닌가. 형사처벌로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민주적 대응이 아니라는 말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민주적 공방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모두 판결문을 정독할 것을 권한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2-10-20 18:37:48[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2라운드를 마무리 할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동개혁은 윤 정부 출범부터 연금·교육개혁과 함께 강한 의지를 밝혀온 3대 과제 중 하나이다. 김 후보자에게는 그동안 멈춰선 근로시간 개편 문제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계속고용 문제 등 논의에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가 이같은 막중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극우성향을 버리고 거대야당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4일 고용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주말에도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김 후보자에게 내려진 첫번째 임무는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의 저지다. 그는 인선 발표부터 "노란봉투법이 뜻하는 약자에 대한 보호,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와 과도한 손해배상으로 인한 개인 파산 등 징벌이 너무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행 헌법·민법과 충돌하는 지점이 있고 여러가지 계약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해서 책임을 묻고 있는 내용이 많이 있어서 학계 등에서 상당한 문제제기를 했고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입법 사례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동계 안팎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강점으로는 직전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정식 장관만큼이나 노동개혁 현안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있다. 이를 토대로 김 후보자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근로시간 개편 문제, 임금체계 개편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문제 등 남은 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 후보자의 극우성향이다. 그는 직전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했다가 국감장에서 퇴장당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고용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노동계나 야당이 공감할 만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노동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노사 관계자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저마다 정치적 성향이 있겠지만 정권마다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야당과의 협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특히 근로시간 개편안 등 주요 노동 개혁 과제는 국회 입법 사안이기 때문에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야당과 부딪힐때마다 왜 욱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나"며 "한개를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김 후보자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노동개혁 과제 중 그나마 야당의 공감을 얻을만한 노동약자 보호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를 갈라치는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미조직 노동자 지원을 위한 공제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약자지원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거대 노조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와 '성장의 과실을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는 많은 노동 약자'를 대립시키며 노사법치 확립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부족한 만큼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 단체, 국회와 노동 관련 학계, 언론계의 말씀을 늘 경청하겠다"며 "윤 대통령의 노동개혁이 성공해 노사정이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8-04 15:20:32[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1일 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 "파업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고용부 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는 (파업 근로자에 대한) 손배소가 가혹하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헌법과 민법의 기본 원리를 엎어버리면 사실상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다른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이 법을 처리를 안 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 변호사 출신이니 깊이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가장 시급히 해결하고 싶은 노동 과제로 노동 약자 보호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 필요성을 꼽았다. 그는 "노동 약자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실태조사에 역량을 좀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을 일부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적용 안 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뜻이 강력한데 다만 전면 적용했다고 하면 사업을 못하겠다는 데가 생긴다"며 "또 사업장 숫자가 너무 많아 근로감독관이 부족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전날 김 후보자를 새로운 고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후 그가 했던 극우성 발언 등이 회자되면서 야권과 노동계에서는 "기상천외한, 천인공노할 인사 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반노동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반노동이 뭔지를 묻고 싶다"며 "저와 제 아내, 형님도 노조 출신이다. 파업을 하는 데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국정감사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본인(문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가 고(故) 신영복 선생이라고 했고 신영복 선생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역사적인 사실 기록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8-01 12:12:08[파이낸셜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여권에서 ‘한반도 핵무장론’이 불거지는 데 “강 대 강 대치로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데 여당은 당리당략을 위한 무책임한 ‘안보 팔이’에만 열중한다”며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여당 당권 주자들의 무책임한 안보 장사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당대표(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라는 사람이 느닷없이 전술 핵을 운운하더니 어제는 핵무장론을 정당화하려고 한미 동맹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질세라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나선다. ‘전 당대표 쫓아내기’에 성공하자마자 누구 발언이 더 센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다”며 “자기 지역구인 부산 사하구에 전술 핵을 배치하겠다고 공언하는 한 당권 주자(조경태 의원) 모습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어떤 심정이겠나”라고 했다. 아울러 “아무 대안도, 전략도 없이 전술 핵 재배치, 핵무장, 9.19 합의 파기 등 마구잡이식 주장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킬 뿐”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동맹에 대한 확장 억제를 약속한 것이 바로 지난주다. 미 정부와 전문가들조차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안보를 더 이상 정략과 정쟁의 대상으로 악용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안보를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 삼으려는 여당이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무장론 등 여당의 무책임하고 현실성 없는 주장으로는 결코 지지층 결집도, 민생 경제 위기 극복도 이룰 수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수령에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국회 환노위가 고발 의결한 것과 관련해서는 “역대급 망언에 반성은커녕 대놓고 편을 드는 여당 행태가 더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부터 국민의 귀를 탓하면서 막말을 사과하기는커녕 인정조차 않으니 여권 인사들 망언과 폭언 퍼레이드도 멈출 줄을 모르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극우 유튜버나 다름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갈등 증폭기'를 계속 편들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직접 나서 김 위원장을 해촉하고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게 대통령 자신부터 제발 말을 가려서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10-18 09:39:54[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의원의 '막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1일 1고발에 중독됐다"라며 강력 비판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산업체 주식 보유와 관련 윤리위원회 제소를 예고, 맞불 대응에 나섰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전용기 원내대표 비서실장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 20명의 명의로 정 위원장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선 11일 정 위원장의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식민사관의 언어'라고 보고 국회법과 국회의원 윤리강령·윤리실천규범 등에 따라 징계를 요청한 것이다. 지난 7일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해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고 말한 권 의원에 대해서는 정의당과 함께 징계요구서를 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대해서는 모욕죄 등으로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다. 징계요구서 제출에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이날 대구·경북에서 민생 행보에 나선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징계요구서 제출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날을 세웠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정 위원장, 권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국회 징계안을 제출했다.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고발 엄포를 놨다"라며 "1일 1고발에 중독된 민주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쟁만 하냐"라고 일침을 놨다. 민주당이 전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점을 거론, "이제 놀랍지도 않다"고 비꼬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국정감사에서 외교 성과 왜곡, 친일 국방 선동, 감사원 감사 훼방 등 정치 선동만 일삼던 민주당"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광화문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지만, 정작 광화문에서 태극기 집회 막기에 급급했다"면서 "민주당은 또다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을 만들고 있다"고 직격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의 민주당에는 설득하고 타협하는 과정이 상실됐다"라며 민주당의 '고발정치'를 비판했다. 이처럼 여야가 대립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예고, 양당 간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방산업체 주식 보유와 관련해 이 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는 방위산업 관련주로 거론되는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2-10-13 17:36:29[파이낸셜뉴스] 범야권이 13일 여당 의원들의 '막말 발언'에 강경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이 국회법 품위유지 의무 등을 위반했다며 국회에 징계를 요청했다. 권 의원 징계안에는 정의당도 합류하면서 여야 대치가 불가피해보인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전용기 의원은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 20명 명의로 정 위원장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선 11일 정 위원장의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식민사관의 언어'로 규정, 국회법과 국회의원 윤리강령·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 것이다. 오 원내대변인은 징계안을 제출한 뒤 "정 위원장은 대한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희생된 순직선열들의 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 위원장의 '무반성' 태도도 문제 삼았다. 야당 공세에도 정 위원장이 '제발 공부들 좀 하라', '진의를 호도하고 왜곡하면 안 된다'라고 반박하자 "사과와 반성은커녕 자기의 주장만을 거듭하고 있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같은날 정의당 의원 전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 등 22명은 권 의원의 '혀 깨물고 죽지' 발언에 대한 징계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권 의원은 지난 7일 한국원자력재단을 대상으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 도중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정의당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권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며 "막말 정치와 시민을 모욕하는 정치는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 의원의 폭언에 대해 윤리위는 무겁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 의원은 서면브리핑에서도 권 의원의 발언이 "피감기관장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국회 명예와 권위마저 모독한 '국회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장에서도 권 의원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청래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MBC은 민주당 방송'이라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권 의원이 반발하자, 정 위원장이 권 의원 발언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자 권 의원은 "잘 된 발언"이라고 받아치며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이들에 대한 징계요구서 제출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봤다. 이날 대구에서 민생 행보에 나선 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징계요구서 제출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1일 1고발에 중독된 민주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쟁만 하느냐"라고 일침을 놨다. 한편 민주당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막말' 및 '허위' 발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발언을 국회모욕죄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과 만찬했다"는 말은 위증죄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2-10-13 15:49:59[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막말 발언'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전용기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사과에 정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징계안은 정 위원장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등 '친일 논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앞선 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권 의원이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면서 '폭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징계안을 곧 제출할 예정이다. 오 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의 막말,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는 발언에 대해 대한 징계안을 오늘·내일 중 제출할 예정"이라며 "정의당에서도 제출 의지를 밝혔던 것만큼 같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막말' 및 '허위' 발언에 대해서도 고발할 방침이다. '지난 12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발언은 국회모욕죄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과 만찬했다"는 발언에 대한 위증죄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대변인에 따르면 오는 14일 환노위에서 김 위원장의 막말과 위증 논란에 대한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2-10-13 11:55:01[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 의원을 향해 종북 성향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국정감사가 중단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 더해 김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성격을 가미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가 예전에 “민주당 의원 윤건영이 종복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첫 포문은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열었다. 전 의원은 "해당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은 "제가 윤 의원에 대해 여러 가지 도를 넘는 표현이 있었다면 잘 좀 널리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 윤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윤건영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나"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그 점은 맥락을 봐야 한다. 어떻게 표현했는지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이어지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딱 잘라서 말하기보다는 문제가 있는 점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답변 직후 야당 의원들은 “발언을 취소하라”, “사과하라”고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윤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국회의원에 대해 '수령께 충성하는 사람이다, 그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정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말"이라면서 "인격모독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사과 없이 질의는 무의미하다"며 국정감사 진행 중단을 요청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라며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 위원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김 위원장은 취임식 직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총살감이라는 발언을 철회하지 못한다고 했고, 민주당에 종북 김일성주의자가 있다고 얘기했다. 지금도 윤 의원이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한다"며 "더 이상 회의가 진행되는 것은 불가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장인데 청문회 하는 자리인 것 같다"며 "(윤 의원이) 별개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 되지 않냐"며 계속 진행을 요청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은 "논란 여부를 떠나서 사적 공간에서 한 게 분명하지 않냐"며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전해철 환노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그런 측면이 있다'는 발언은 국회증언감정법에 의해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국정감사를 계속 진행하기보다는 국회를 모욕한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떤 처분을 할지 결정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며 감사를 중지시켰다. 이후 여야 간사 간 협의로 김문수 위원장이 사과 표명을 하는 것으로 합의한 뒤 오후 2시42분 국정감사가 속개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취소와 정정 요구가 계속되면서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는 파행이 지속됐다. 이에 전 환노위원장은 "이대로는 감사가 계속되기 어렵다. 간사 간에 협의해서 김 위원장 관련 처리를 이끌어내달라"며 감사 재개 30여 분만에 다시 중지를 선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0-12 22:4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