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에서 나고 자란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선인은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소장파 초선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87년생인 김 당선인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2019년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0년 2월 서울 도봉갑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을 받았으나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3.53%p 격차를 기록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후 세워진 김종인 비대위에서 1년간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중앙에서 이름을 알렸다. 김 당선인은 그간 활발한 방송활동을 통해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특히 그는 김포시 서울 편입, 의대 증원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정책과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등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 소장파로서 입지도 굳혀갔다. 최근에는 이념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인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이준석계파와도 친분을 유지했으나 국민의힘 잔류를 택하면서 22대 총선 공천을 받았다. 그 결과 험지 중에서도 험지로 꼽히는 도봉갑에서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서지윤 기자
2024-04-23 19:07:06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22대 총선에서 서울 험지 중 한곳인 도봉갑 지역구에서 거센 정권심판론을 극복하고 생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역을 향한 자신의 진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얼마든지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자신의 소신이 통했다는 얘기다. 김 당선인은 지난 22일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도봉구 주민들의 위대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 지역구 중 유일하게 깃발을 꽂지 못한 곳이 바로 서울 도봉갑이다. 도봉갑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이 3선, 인재근 의원이 3선을 한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이기에 여권 내에서도 '민주당이 따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론조사도 매번 김 당선인이 상대방인 안귀령 민주당 후보에게 밀렸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스스로 승리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역에서 직접 느끼는 분위기는 달랐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도봉에서 나고 자란 구민으로서 지역의 열망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으로 추진했던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서울 외곽 인프라 확대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김 당선인은 49.05% 득표율을 기록하며 안 후보(47.89%)를 가까스로 제치고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정치권에 입성한 지 4년 반이 안 된 1987년생이 이룬 쾌거였기에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김 당선인은 험지에서의 승리를 발판 삼아 당에 다양한 목소리를 더할 생각이다. 김 당선인은 "국민들이 나를 살려준 이유가 있을 것 같다"며 "짊어진 짐이 큰 만큼 그에 걸맞은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당 수습방안에 대해선 '혁신형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와 '집단지도체제'를 제시했다. 대야 관계에 있어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포함해 성역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도봉은 여당에 대표적인 험지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김재섭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 가지다. 하나는 도봉구가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불리지만 과연 민주당세가 강한 건지, 김근태 전 의원이라는 인물 자체가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간 민주당이 당선이 된 건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도봉은 민주당세가 강한 것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큰 인물에 대한 선호가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주민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에서 냈던 후보에 비해 김재섭이 동네의 일꾼이다' '이 친구가 그래도 정치를 크게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갖고 계셨던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소신대로 행동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도봉구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면 당론이랑 맞지 않더라도 얘기를 했다. 주민들의 이익을 먼저 얘기해왔던 것들을 주민들이 알아봐 주신 거다. 거센 정권심판론 속에서도 '김재섭은 주민들이 먼저인 사람'이라고 판단해 주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도봉구에 대한 연고도 많은 영향이 있었다. 연고라는 개념은 '옆 동네 사니까 뽑아주세요' 정도가 아니라 유권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서도 공유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거다. 살면서 느낀 바로는 지역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이 정말 컸다. 특히 민주당이 오래 집권하면서 발전이 안 됐다. 도봉구는 경제, 사회 지표에서 늘 후순위였기 때문에 이제 지역을 좀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처음으로 원내 진입한 소회는. ▲원내 정치인이 됐다는 건 제도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원외와 매우 다르다. 나를 믿어준 국민들을 뒷배로 두니 발언권도 강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청년 정치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어른이다, 기성 정치인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다만 청년으로 가두는 순간 역할이 한정된다. 정치권에서 배려를 해줘야 하는 존재로 느껴지는데 나는 한번도 선거를 그렇게 치르지 않았다. 청년으로서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았고, 주민들도 그걸 보고 뽑아주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치 초년생들이 어떻게 하면 당선까지의 레이스를 해야 할지에 대한 좋은 교본이 됐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노하우나 조언이 필요하다면 그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22대 국회도 여소야대 속 국정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말 정치를 해야 되는 때가 온 것 같다. 21대에서는 민주당, 국민의힘, 대통령실 모두 제도를 갖고 싸웠다. 민주당은 상임위 단독의결이나 패스트트랙 등 끌어올 수 있는 걸 다 끌어온 한편 대통령실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형태였다. 다들 제도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제도랑 제도가 부딪쳐서 답이 없다. 이제는 여당도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도 행정부를 존중하면서 제도와 제도 사이에 있는 정치를 복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비서실장에 정진석 의원을 임명한 건 어떻게 평가하는가. ▲소통은 잘 될 것 같다. 문제는 친윤석열계 색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거다. 당연히 친윤인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난관이 더 크다고 본다. 친윤이면 실력이 100점이어도 모자라다는 얘기가 나올 테니 120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결국 대통령실과 정진석 의원의 몫이 될 것이지만 걱정은 된다.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는데. ▲당연히 잘한 거고 빨리 했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은 특검과 그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들을 다 들고 올 텐데 우리(정부·여당)도 아쉬운 게 있지 않은가. 당장 총리 인선을 해야 하고 정부가 언제까지고 시행령으로만 국정을 이끌 수도 없으니 입법도 야당과의 조율이 필요하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민생 얘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당 비상대책위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보는지. ▲혁신형 비대위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3~4개월만으로는 어렵다.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대위처럼 1년 정도는 두고 혁신형 어젠다를 이끌어가야 한다. 시간도 문제지만 그때는 야당이었던 반면 지금은 여당이다. 여당이 비대위로 1년을 보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버리면 충분한 복기가 안 된다. 중간지점 어디에선가 비대위를 해야 해서 저로서도 고민이다. 혁신형 전당대회를 치르는 전제로 비대위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비대위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전당대회의 성질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당 대표는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나. ▲수도권의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부와의 관계도 원활하게 풀어가면서 여당의 혼란 수습도 해야 한다. 차기 대선의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여러가지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갈 수 있는 안정감과 능력이 있는 동시에 쇄신과 참신성도 놓치면 안 된다.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쇄신과 경험의 균형이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실에 민심을 전달하기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가. ▲지도부 한두 명의 목소리로만 전달되면 그것대로 리스크가 있는 것 같다. 지도부 한 명의 생각이 당원 전체의 생각은 아니다. 젊은 세대를 포함해 당원들이 가지는 불만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여러 개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첫목회라고 해서 3040 낙선자들 모임이나 원외위원장들이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목소리가 분출되고 정부가 이를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최고위원들만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여러가지를 통해 당정 관계가 매끄럽게 됐으면 좋겠다. 나로서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뭐든 하겠지만 나에겐 과분한 자리이고,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22대 국회에서는 초선 공부 모임과 첫목회 같은 낙선자들 모임에 집중하려고 한다.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당이 분열되는 모습도 보인다. ▲이참에 다 꺼내놓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니 잘못인지, 내 잘못인지, 우리 둘 다 잘못했는지, 우리 둘 다 잘못했는데 다른 사람이 문제였던 건지 다 얘기해봐야 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다 잘못했다고 하면 그 사람이 다 짊어지면 되니까 마음은 편하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누구 잘못인지 따져보기 위해서라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여러가지 분석을 하고 있는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뽑으면 이런 얘기가 다 없어진다. 총선백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네탓 공방으로 흘러가더라도 서로 따져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있나. ▲나에게 최우선 과제는 도봉구 현안이다. 지역에 필요한 입법과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지역에 들어서는 GTX 신노선은 고속철도 노선이기 때문에 SRT랑 KTX랑 기술적으로 같은 노선을 쓸 수 있다. SRT를 우선적으로 같이 병행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을 할 거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KTX도 창동역까지 올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초선으로서의 각오를 피력한다면. ▲당선되고 걸었던 현수막 문구가 '도봉구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였다. 당선 직후부터 시의원들과 예산을 검토했고 학부모 간담회도 시작했다. 임기는 당선 직후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 정리=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4-23 19:07:00[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22대 총선에서 서울 험지 중 한 곳인 도봉갑 지역구에서 거센 정권심판론을 극복하고 생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역을 향한 자신의 진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주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얼마든지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자신의 소신이 통했다는 얘기다. 김 당선인은 지난 22일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도봉구 주민들의 위대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 지역구 중 유일하게 깃발을 꽂지 못한 곳이 바로 서울 도봉갑이다. 도봉갑은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 3선, 인재근 의원이 3선을 한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이기에 여권 내에서도 '민주당이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여론조사도 매번 김 당선인이 상대방인 안귀령 민주당 후보에 밀렸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스스로 승리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역에서 직접 느끼는 분위기는 달랐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선거 운동을 하면서 도봉에서 나고 자란 구민으로서 지역의 열망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으로 추진했던 김포시 서울 편입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서울 외곽 인프라 확대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김 당선인은 49.05% 득표율을 기록하며 안 후보(47.89%)를 가까스로 제치고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정치권에 입성한지 4년 반이 안 된 1987년생이 이룬 쾌거였기에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김 당선인은 험지에서의 승리를 발판 삼아 당에 다양한 목소리를 더할 생각이다. 김 당선인은 "국민들이 나를 살려준 이유가 있을 것 같다"며 "짊어진 짐이 큰 만큼 그에 걸맞은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당 수습 방안에 대해선 '혁신형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와 '집단지도체제'를 제시했다. 대야 관계에 있어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포함해 성역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담=정인홍 정치부장·부국장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도봉은 여당에게 대표적인 험지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김재섭이 선택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 가지다. 하나는 도봉구가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불리지만 과연 민주당세가 강한 건지, 김근태 전 의원이라는 인물 자체가 훌륭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간 민주당이 당선이 된 건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도봉은 민주당세가 강한 것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큰 인물에 대한 선호가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주민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에서 냈던 후보에 비해 김재섭이 동네의 일꾼이다', '이 친구가 그래도 정치를 크게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갖고 계셨던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소신대로 행동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도봉구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면 당론이랑 맞지 않더라도 얘기를 했다. 주민들의 이익을 먼저 얘기해왔던 것들을 주민들이 알아봐 주신 거다. 거센 정권심판론 속에서도 '김재섭은 주민들이 먼저인 사람'이라고 판단해 주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도봉구에 대한 연고도 많은 영향이 있었다. 연고라는 개념은 '옆 동네 사니까 뽑아주세요' 정도가 아니라 유권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서도 공유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거다. 살면서 느낀 바로는 지역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이 정말 컸다. 특히 민주당이 오래 집권하면서 발전이 안 됐다. 도봉구는 경제, 사회 지표에서 늘 후순위였기 때문에 이제 지역을 좀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처음으로 원내 진입한 소회는. ▲원내 정치인이 됐다는 건 제도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원외와 너무 다르다. 나를 믿어준 국민들을 뒷배로 두니 발언권도 강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청년 정치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어른이다, 기성 정치인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다만 청년으로 가두는 순간 역할이 한정된다. 정치권에서 배려를 해줘야 하는 존재로 느껴지는데 나는 한번도 선거를 그렇게 치르지 않았다. 청년으로서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았고 주민들도 그걸 보고 뽑아주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치 초년생들이 어떻게 하면 당선까지의 레이스를 해야 할지에 대한 좋은 교본이 됐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노하우나 조언이 필요하다면 그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22대 국회도 여소야대 속 국정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말 정치를 해야 되는 때가 온 것 같다. 21대에서는 민주당, 국민의힘, 대통령실 모두 제도를 갖고 싸웠다. 민주당은 상임위 단독 의결이나 패스트트랙 등 끌어올 수 있는 걸 다 끌어온 한편 대통령실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형태였다. 다들 제도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제도랑 제도가 부딪혀서 답이 없다. 이제는 여당도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도 행정부를 존중하면서 제도와 제도 사이에 있는 정치를 복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비서실장에 정진석 의원을 임명한 건 어떻게 평가하는가. ▲소통은 잘 될 것 같다. 문제는 친윤석열계 색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거다. 당연히 친윤인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난관이 더 크다고 본다. 친윤이면 실력이 100점이어도 모자라다는 얘기가 나올테니 120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결국 대통령실과 정진석 의원의 몫이 될 것이지만 걱정은 된다.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는데. ▲당연히 잘 한 거고 빨리했었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은 특검과 그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들을 다 들고 올 텐데 우리(정부여당)도 아쉬운 게 있지 않은가. 당장 총리 인선을 해야 하고 정부가 언제까지고 시행령으로만 국정을 이끌 수도 없으니 입법도 야당과의 조율이 필요하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민생 얘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당 비상대책위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보는 지. ▲혁신형 비대위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3~4개월만으로는 어렵다.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대위처럼 1년 정도는 두고 혁신형 어젠다를 이끌어가야 한다. 시간도 문제지만 그때는 야당이었던 반면 지금은 여당이다. 여당이 비대위로 1년을 보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버리면 충분한 복기가 안된다. 중간 지점 어디에선가 비대위를 해야 해서 저로서도 고민이다. 혁신형 전당대회를 치르는 전제로 비대위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비대위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전당대회의 성질이 더 중요하다. ─새로운 당대표는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나. ▲수도권의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부와의 관계도 원활하게 풀어가면서 여당의 혼란 수습도 해야 한다. 차기 대선의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여러가지 고차 방정식을 풀어나갈 수 있는 안정감과 능력이 있는 동시에 쇄신과 참신성도 놓치면 안 된다.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쇄신과 경험의 균형이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실에 민심을 전달하기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가. ▲지도부 한두명의 목소리로만 전달되면 그것대로 리스크가 있는 것 같다. 지도부 한 명의 생각이 당원 전체의 생각은 아니다. 젊은 세대를 포함해 당원들이 가지는 불만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여러개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첫목회라고 해서 3040 낙선자들 모임이나 원외위원장들이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런 저런 목소리가 분출되고 정부가 이를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 최고위원들만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여러가지를 통해 당정 관계가 매끄럽게 됐으면 좋겠다. 나로서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뭐든 하겠지만 나에겐 과분한 자리이고,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22대 국회에서는 초선 공부 모임과 첫목회 같은 낙선자들 모임에 집중하려고 한다. ─총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당이 분열되는 모습도 보인다. ▲이참에 다 꺼내놓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니 잘못인지, 내 잘못인지, 우리 둘 다 잘못했는지, 우리 둘 다 잘못했는데 다른 사람이 문제였던 건지 다 얘기해봐야 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다 잘못했다고 하면 그 사람이 다 짊어지면 되니까 마음은 편하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누구 잘못인지 따져보기 위해서라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여러가지 분석을 하고 있는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뽑으면 이런 얘기가 다 없어진다. 총선 백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네 탓 공방으로 흘러가더라도 서로 따져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있나. ▲나에게 최우선 과제는 도봉구 현안이다. 지역에 필요한 입법과 의정 활동을 할 것이다. 지역에 들어서는 GTX 신노선은 고속철도 노선이기 때문에 SRT랑 KTX랑 기술적으로 같은 노선을 쓸 수 있다. SRT를 우선적으로 같이 병행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을 할 거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KTX도 창동역까지 올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초선으로서의 각오를 피력한다면. ▲당선되고 걸었던 현수막 문구가 '도봉구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였다. 당선 직후부터 시의원들과 예산을 검토했고 학부모 간담회도 시작했다. 임기는 당선 직후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 정리=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4-23 16:23:11[파이낸셜뉴스] 신약전문 기업 에이프로젠의 김재섭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한다. 28일 에이프로젠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재섭 회장을 이승호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서 가결했다. 김재섭 회장은 2021년 8월 11일 에이프로젠의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났다. 이는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 등에서 대형 M&A를 성취해 명성을 높인 이승호 노무라증권 IB 부문 한국대표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다. 이승호 대표는 2015년 모건스탠리 시절부터 김재섭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이후 에이프로젠의 경영은 전적으로 이승호 대표가 이끌어 왔으며 김재섭 회장은 공정분석연구소와 신약개발연구소를 중심으로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2021년말부터 코로나19 발생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연이은 금리인상 등으로 국내외 경제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바이오 부문 투자가 급감하고 바이오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에이프로젠도 이러한 상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현 에이프로젠 전신인 에이프로젠메디신과 비상장 에이프로젠의 합병증권신고서가 효력발생 될 당시 1조 5,000억원을 상회하던 시가총액은 불과 1년여 만에 3,000억원대로 추락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간헐적으로 이승호 대표를 통해 이사회에 의견을 개진해오다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 전반에 관한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승호 대표와 김재섭 회장의 역할분담, 책임경영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최근 잦아진 해외 제약사들과의 협의, 협상에서 책임 있는 경영진이 회사 파이프라인과 보유 기술 전반에 대해 깊이 있게 과학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을 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 김재섭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가 전격적으로 결정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는 김재섭 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국내 최초 바이오 유니콘기업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연내로 경영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임상 추진에서 속도를 낼 뿐만 아니라 해외 제약사와의 협력관계 구축에서도 성과를 내는 등 향후 행보를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07-28 13:43:41"새로운 핏줄을 만드는 '혈관형성촉진제' 임상시험을 내년에 미국에서 시작합니다. 이 신약의 시장가치가 3조원은 됩니다. 오는 2007년에 임상시험 1상만 끝나도 그 가치는 1000억원이 넘을 겁니다." 형질전환 초파리 유전자 분석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제넥셀세인 김재섭 대표(44)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바이오신약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대표적인 신약이 바로 '혈관형성촉진제'. 인간유전자에서 찾아낸 혈관 생성관련 단백질의 구조를 바꿔 인체내에 주입해 새로운 핏줄을 생성해주는 신약이다. 미국 특허를 지난 9월 획득한 이 신약물질은 동물실험에서 부작용 없이 건강한 혈관이 재생되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김대표는 "이 혈관형성촉진제는 혈관과 관련된 질병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며 "당뇨병성 족부궤양, 허혈성 뇌졸중, 동맥경화성 발기부전, 허혈성 심장병 등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고 설명했다. 제넥셀세인은 '치매치료제(치매유전자를 억제하는 화합물)'도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이 치매치료제는 뇌세포를 서서히 죽이는 독성단백질 조각이 뇌에 축적되지 않도록 분해시키는 신약물질이다. 제넥셀세인은 바이오벤처 제넥셀이 혈압계 등 의료장비를 생산하는 상장업체인 세인전자를 지난 7월 인수·합병한 후 새로 단 이름이다. 제넥셀세인의 자회사가 된 제넥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인 김대표와 정종경교수 등이 지난 2000년 대전에서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김대표는 형질전환 초파리 10만종류를 배양,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인간의 생체시계 유전자를 규명한 세계적인 과학자다. 그의 연구성과는 네이처,사이언스 등에 6차례 게재됐고 전세계 대학의 발생생물학 교재에도 수록됐다. 또 스웨덴 한림원의 젊은 과학자상도 수상했다. 김대표는 형질전환 초파리 연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설립이후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투자받은 자금 65억원을 모두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입한 것. 그리고 마침내 초파리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하는데 성공했다. 제넥셀세인의 혈관생성제, 치매치료제 등 바이오신약 개발도 이같은 형질전환 초파리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김대표는 "인간유전자의 77%가 초파리에도 있다"며 "이 형질전환 초파리에서 질병 원인유전자를 찾으면 인체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비교해 해로운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넥셀세인의 또다른 강점은 확실한 수익원이 있다는 것. 바로 휴대용 혈압·혈당측정기 등 의료기사업이다. 제넥셀세인이 개발한 '혈당·혈압복합측정기'는 유럽승인(CE)에 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김대표는 "특히 혈압기는 계단식 감압기술(맥박의 불규칙한 환자의 측정가능)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경쟁력이 확실하다"며 "내년엔 의료기 사업을 중심으로 최소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5-11-24 13:54:35신세계그룹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향후 계열분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어 정유경 총괄사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백화점 계열의 독자경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계열분리가 완성되려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법적 절차 등을 거쳐야 해 최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본격화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그룹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깜짝 승진하면서 그룹 안팎에서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오빠 정용진 회장과 다르게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으로 직행한 인사라 업계의 관심이 더 컸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도 정 사장의 회장 승진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며 놀라워했다. 정유경 회장이 승진했지만 그동안 총괄한 신세계 백화점부문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 2011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가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해 별도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외형적으로는 사실상 두 개의 지주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 정용진 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복합쇼핑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호텔, 건설 사업을 주력으로 키웠고 동생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패션·뷰티 등을 안착시켰다. 지난 2016년에는 두 사람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며 얽혀 있던 지분구조를 정리했다. 지난 2020년에는 정 회장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현재 이마트의 정용진 회장과 ㈜신세계의 정유경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18.6%로 각사 최대주주다.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1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승계와 계열분리,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양도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계열분리 본격화는 그룹의 핵심인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백화점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서 선방하며 어느 정도 명분을 확보하면서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용진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정용진 회장 취임 첫해, 신상필벌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해 인사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관할하는 ㈜이마트 계열사의 대표 교체가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계열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기존 윌리엄 김 대표이사 체제에서 뷰티&라이프부문 대표이사를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이사가 겸직하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정용진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조선호텔&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 성과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30 18:21:59[파이낸셜뉴스] 신세계그룹이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향후 계열분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어 정유경 총괄사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백화점 계열의 독자경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계열 분리가 완성되려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법적 절차 등을 거쳐야 해 최소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본격화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그룹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깜짝 승진하면서 그룹 안팎에서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오빠인 정용진 회장과 다르게 부회장을 건너 뛰고 회장으로 직행한 인사라 업계의 관심이 더 컸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도 정 사장의 회장 승진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놀라워했다. 정유경 회장이 승진했지만 그동안 총괄한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 2011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가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외형적으로는 사실상 두 개의 지주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 정용진 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복합쇼핑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호텔, 건설 사업을 주력으로 키웠고, 동생인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아웃렛, 면세점, 패션·뷰티 등을 안착시켰다. 지난 2016년에는 두 사람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며 얽혀있던 지분 구조를 정리했다. 지난 2020년에는 정 회장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현재 이마트의 정용진 회장과 ㈜신세계의 정유경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18.6%로 각사 최대주주다.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1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작업에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양도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계열 분리 본격화는 그룹의 핵심인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백화점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서 선방하며 어느 정도 명분을 확보하면서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용진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회장 취임 첫해, 신상필벌 강화 이번 정기 임원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라는 점에도 주목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직접 관할하는 ㈜이마트 계열사의 대표 교체가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계열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기존 윌리엄 김 대표이사 체제에서 뷰티&라이프부문 대표이사를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이사가 겸직하도록 한 정도와 대조적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정용진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이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그룹 인사에서는 부사장 이하급 임원 승진 규모는 30여명으로 파악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진해 왔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강화해 나갈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30 14:21:15국회가 '토큰증권(STO) 법제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의미한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음악, 미술품 등의 권리를 유동화시키는 '조각투자'와 같이 비정형적인 증권을 소액 발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설계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전자증권을 발행할 때 분산원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토큰증권 발행의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도 새로 마련했다. 즉 △자기자본 △인력 △물적설비 등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으로 등록한 뒤, 증권사 등과 연계 없이 직접 토큰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자 제도를 담았다. 토큰증권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정형적증권 유통플랫폼 형성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취지다. 개정안은 투자자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토큰증권에 부적합한 분산원장은 사용을 금지했으며, 직접 고객계좌를 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법령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즉 유지요건 위반시 등록이 직권말소될 수 있다. 유통플랫폼에서의 거래와 관련해서도 일반투자자는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등을 고려해 투자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했다. 김재섭 의원실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분산원장을 활용한 증권발행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토큰증권 역시 자본시장법의 증권에 해당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법률상 증권의 발행·유통·공시 등에 관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동안 토큰증권 관련 컨소시엄 구성과 혁신금융서비스 추진 등 물밑작업을 해온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를 구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또 조각투자업체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부동산 투자분야는 카사코리아와 루센트블록, 음악은 뮤직카우, 미술품은 열매컴퍼니 등이 혁신 금융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인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는 루센트블록의 경우, 최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와 협업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신규 디지털 자산 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 사업 모델 등을 발굴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10-28 18:11:53[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28일 MBK·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의결권 지분 5.34%를 추가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금일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의 정상화를 위해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새롭게 선임하고자 하는 내용이 골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권광석(전 우리은행장), 김명준(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DN솔루션즈 부회장, 상근고문), 변현철(변호사,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포스코 석좌교수, 금속공학), 윤석헌(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변호사,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변호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 해양경찰청장 직급)(가나다순)을 추천했으며,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강성두 (주)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추천됐다. MBK·영풍 측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기능을 상실한 기존 고려아연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임원제 도입도 추진한다. MBK·영풍 측은 "집행임원제도는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결정된 사항의 집행, 집행에 대한 감독 권한이 모두 이사회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고려아연 지배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려는 목적"이라며 "장씨와 최씨 가문 지분들이 다수의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어 더 이상 어느 주주 한 명이 회사를 책임경영할 수 없다는 점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의한 바와 같아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집행임원제도를 도입을 통해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사외이사진 확대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진심을 주주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줄 것"이라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모셔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0-28 14:35:31[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집행임원제를 도입을 추진한다.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결정된 사항의 집행, 집행에 대한 감독 권한이 모두 이사회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고려아연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포함한 주주들은 경영진에서 물러나 이사회까지만 참여하고, 회사의 경영은 집행임원들이 실행하는 것이 골자다. 영풍은 28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내용증명을 통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공시했다.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해서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42%를 지닌 단일 최대 주주다.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총합은 38.47%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신임 사외이사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 DN솔루션즈 부회장(상근고문), 변현철 변호사(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 포스코 금속공학 석좌교수,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 변호사(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 변호사(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해양경찰청장 직급)를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추천했다. MBK파트너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독단적으로 우호지분을 확대함으로써 선대부터 70년 넘게 유지돼 온 동업 관계를 파기했을 뿐만 아니라, 불법적이며 불합리한 투자를 자행하는 등 경영권을 사유화해왔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장씨와 최씨 가문 지분들이 다수의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어 더 이상 어느 주주 한 명이 회사를 책임경영할 수 없다는 점,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의하는 등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따르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면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한다.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의 현 지배구조에서는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고 있거나 특정 이사(최 회장)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MBK파트너스, 영풍은 지적했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사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어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남양유업의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전 회장 체제에서의 훼손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표이사제를 폐지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사외이사진 확대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의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최대주주의 진심을 주주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 회장의 전횡과 경영의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모셔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0-28 1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