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주요 쟁점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극단의 대결정치 지속으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채 오로지 입법권력을 둘러싼 당리당략에만 매몰되면서 장기간 급랭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기존 정치의 폐해 극복'과 '발로 뛰는 현장정치만이 민생을 위한 길'이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선배들의 기득권 정치에 맞서 당당하게 정치개혁 행보를 이어가는 여당의 초선 의원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4.10 총선 보수 진영에게 험지로 불리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사진>은 국회 입성 전부터 정치개혁을 외치며 소신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초선답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30대 기수론의 선봉장이라고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정치개혁의 출발을 묻는 질문에 "기존 기득권의 권력 자제"라고 답했다. 현재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기존의 문제 해결방식이었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을 비롯해 토론, 양심, 덕성 등을 무너뜨리는 '아집정치의 종식'을 꼽았다. 김 의원은 또 제도와 제도의 충돌을 막기 위한 개헌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의 자제다. 제도가 촘촘한 그물망 같을 수는 없다. 제도라는 것은 늘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빈틈은 정치인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통상적 사회 상식 내지는 도덕과 관습 등을 문화 등을 고려해 자제하고 양보하며 메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덕성으로 채워질 것들이 극단의 제도적 권한을 쓰는 방식으로 메워졌다. 예를 들면 대통령은 거부권, 야당은 입법권을 극한으로 쓴다. 협의와 토론, 양심과 덕성으로 해결됐던 부분들이 이제는 제도와 제도를 충돌시키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 정치 개혁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제도 안에서 얼마만큼 권력을 자제하고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 제도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개혁이 되려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 ―제도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나. ▲개헌의 전제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제에 대한 변화 내지는 통치구조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오히려 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지금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5년 단임제도 아니고 대통령의 힘이 세다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N권분립이다. 독립기구인 대법원장과 감사원장도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권력분립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손아귀에 다 달려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구조에서 대통령제만 바뀐다면 제왕적 총리제가 된다. 우리 헌법 정신인 권력분립이 위배될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인사권을 먼저 손보지 않는 이상, 통치체제의 변화는 선후관계가 바뀐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합의했는데. ▲일환으로 봐도 된다. 저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원외위원장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잠재적 범법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은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 있다. 정치의 다양성이나 진입 가능성 등을 유연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이 체제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개정도 필요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격차해소를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다. 빈부격차로부터 모든 격차가 생긴다. 교육이나 건강 출산, 문화적 혜택 등 모든 격차가 빈부격차로부터 발생한다. 빈부격차는 단순히 소득과 자산의 격차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것까지 내포한다. 조선시대부터 유고한 전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계층사다리를 소용돌이의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만큼, 맨 밑에서 맨위까지 올라가는데 바람 한번으로 올라가는 문화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다. 조그만한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으로 나가는 저력이 됐지만, 빈부격차가 공고히 되면 사회갈등이 심해진다. 빈부격차가 교육과 문화격차로 심화되면, 굉장히 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사회적 활력과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사실 다 비슷한 얘기다. 중도와 수도권, 청년의 최대공약수를 모으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비상식적 얘기를 하면 다 떠나간다. 아주 당성이 강한 몇몇 지역을 빼면 대부분은 상식선에서 판단한다. 최대공약수인 상식을 잘 쫓아가는 것이 중·수·청을 잡는 전략이다. ― 의대 정원 증원를 놓고 여야정 및 의료계간 간극이 큰 데. ▲이전에도 세게 얘기한 적 있지만, 개혁을 응원하고 해야 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과정에서 불가피한 많은 인명 피해가 있거나 과도한 우려가 생기면 그건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결과가 좋다고 하면 모든 것들이 용인되고, 독재나 군주제 등이 모두 용인된다. 지금 의정 갈등 문제는 정부가 한쪽 방향만 고집했다고 본다. 협상의 기술 중 하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것인데, 정부보단 의사들이 시간이 많다. 그것도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대응 방안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는 정말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애를 낳으려는 사람과 키우는 사람에 대한 불편을 해소해줘야 한다. 대표적으로 신생아 대출인데, 애를 낳아야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이상하다. 비현실적인 것을 두고 저출산을 해결하라고 하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해결이 안된다. 푼돈 형식의 현금 나눠주기도 아니라고 보고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무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취업과 주거, 결혼 등에서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 ▲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 중 집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대부분의 직장이 서울에 몰려있는데,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집이 없으면 생활과 환경이 불안정해진다. 역모기지 등으로 자식들에게 손을 안벌리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만들어줘야 한다. 민주당은 집을 바이(Buy)가 아니라 리브(Live)라고 하는데 무책임한 소리다. 그들의 노후를 민주당이 책임질 것이 아니지 않나. 집도 없고, 노후대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어떤 젊은 사람들이 안정감을 갖고 애를 낳겠는가. 집이 안정됐을 때, 과감하게 창업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죄악은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못사게 했다는 것이다. ―정치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혁신과 개혁인데, 누구나 개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득권은 달콤하고 개혁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지만, 평생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는 한 사람의 시민이고 국민이고 4년 동안 잠시 국회에 파견 온 사람이다. 저는 언제든지 사회로 돌아가 사회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파견된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기득권을 언젠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혁신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9-10 15:38:04국회가 '토큰증권(STO) 법제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의미한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음악, 미술품 등의 권리를 유동화시키는 '조각투자'와 같이 비정형적인 증권을 소액 발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설계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전자증권을 발행할 때 분산원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토큰증권 발행의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도 새로 마련했다. 즉 △자기자본 △인력 △물적설비 등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으로 등록한 뒤, 증권사 등과 연계 없이 직접 토큰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자 제도를 담았다. 토큰증권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정형적증권 유통플랫폼 형성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취지다. 개정안은 투자자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토큰증권에 부적합한 분산원장은 사용을 금지했으며, 직접 고객계좌를 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법령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즉 유지요건 위반시 등록이 직권말소될 수 있다. 유통플랫폼에서의 거래와 관련해서도 일반투자자는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등을 고려해 투자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했다. 김재섭 의원실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분산원장을 활용한 증권발행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토큰증권 역시 자본시장법의 증권에 해당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법률상 증권의 발행·유통·공시 등에 관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동안 토큰증권 관련 컨소시엄 구성과 혁신금융서비스 추진 등 물밑작업을 해온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를 구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또 조각투자업체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부동산 투자분야는 카사코리아와 루센트블록, 음악은 뮤직카우, 미술품은 열매컴퍼니 등이 혁신 금융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인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는 루센트블록의 경우, 최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와 협업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신규 디지털 자산 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 사업 모델 등을 발굴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10-28 18:11:53#OBJECT0# [파이낸셜뉴스] 국회가 ‘토큰증권(STO) 법제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발행한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의미한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음악, 미술품 등의 권리를 유동화시키는 ‘조각투자’와 같이 비정형적인 증권을 소액 발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설계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전자증권을 발행할 때 분산원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토큰증권 발행의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도 새로 마련했다. 즉 △자기자본 △인력 △물적설비 등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으로 등록한 뒤, 증권사 등과 연계 없이 직접 토큰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자 제도를 담았다. 토큰증권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정형적증권 유통플랫폼 형성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취지다. 개정안은 투자자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토큰증권에 부적합한 분산원장은 사용을 금지했으며, 직접 고객계좌를 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법령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즉 유지요건 위반시 등록이 직권말소될 수 있다. 유통플랫폼에서의 거래와 관련해서도 일반투자자는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등을 고려해 투자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했다. 김재섭 의원실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분산원장을 활용한 증권발행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토큰증권 역시 자본시장법의 증권에 해당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법률상 증권의 발행·유통·공시 등에 관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동안 토큰증권 관련 컨소시엄 구성과 혁신금융서비스 추진 등 물밑작업을 해온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를 구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한국투자증권 등이 대표적이다. 또 조각투자업체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부동산 투자분야는 카사코리아와 루센트블록, 음악은 뮤직카우, 미술품은 열매컴퍼니 등이 혁신 금융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인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고 있는 루센트블록의 경우, 최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와 협업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신규 디지털 자산 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 사업 모델 등을 발굴할 예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10-28 11:50:17[파이낸셜뉴스] 2018년 취임 이후 한국을 처음 찾은 피터 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가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위반해 우리 정부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205억원을 납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덴우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징금 납부 의사를 묻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의 질의에 "한국 국내법을 모두 준수하고 있으며 법상 납부 의무인 과징금은 납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내는 걸로 알고 있겠다"고 언급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과 관련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으나, 현재 집행이 되지 않은 상태다. 덴우드 대표는 유럽에서 인앱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인하한 가운데 국내 수수료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새로운 법 제정에 따라 수수료를 낮췄지만, 그 대신 핵심 기술 수수료라는 것을 청구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입했다"며 "이는 한국에서는 부과하지 않는 수수료"라고 전했다. 덴우드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542억건의 개인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알리페이에 제공한 것과 관련 애플이 이를 강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애플은 알리페이로부터 고객별 신용점수(NSF)를 받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10-24 17:50:55[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예외대출인 정책자금대출과 서민금융상품, 중도금·이주비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문가들 간의 의견이 갈린다. 정책대출 등이 계속해서 DSR을 비껴갈 경우 이중혜택 논란과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불거져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한편, 저소득층 취약차주 대출까지 일괄적으로 DSR을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 향후 논의가 길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8월 증가 폭(9조7000억원)의 56.5% 수준까지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정책대출은 전월보다 2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8월 정책대출 증가 폭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권 가계대출의 DSR 적용 현황’에서도 올 상반기 DSR이 적용되지 않은 정책 모기지, 전세대출, 중도금대출, 이주비대출 등이 전체 대출의 28.2%(53조원)를 차지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전세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임대인에 대한 신용평가 강화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나 서민금융상품에 대해서는 DSR 규제 도입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 정책대출, 전세대출까지 DSR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햇살론이나 사잇돌대출 등은 취약차주를 위한 소액대출이고,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 무조건 DSR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시행 예정이었던 디딤돌대출 규제를 잠정 유예하기로 하는 등 '정책 엇박자'가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DSR 적용 예외대출이 차주 간 형평성 문제와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대출은 이미 서민들을 대상으로 이자율을 감면해 주는 상품인데, 거기에 DSR도 예외적용을 한다는 것은 '이중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서민금융상품의 경우에도 연체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서민금융 대위변제액 추이를 봤을 때 대출을 지원한 금융기관들의 부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세금 투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1가구 당 빚이 50%를 넘지 않도록 디딤돌대출이나 버팀목대출, 보금자리론을 조이지 않으면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가계부채 증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취약차주들의 주거사다리나 급전창구를 유지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론적으로 DSR 규제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이 맞지만, 정책대출은 저출산 문제 해결과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 취지에서 나온 상품이므로 신혼부부나 저소득 차주에 대한 DSR 예외적용은 존치돼야 한다"며 "DSR 예외적용 대출 중 정책적으로 필요성이 덜한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취약차주에 대한 DSR 예외적용 대출을 유지하되, 도덕적 해이를 틈타 대출을 악용하는 행위를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금융 혜택을 보기 위해 신혼부부가 혼인신고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면서 "정책금융이 본래 목적으로 활용돼 정책적 효과를 달성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여러 기준을 설정해 분석하고 차주의 상환능력 등을 파악하는 신용평가 체계 또한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정책 취지와 다르게 DSR 예외대출을 악용한 차주들의 대출금을 회수하고, 추후 대출 시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 사후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10-21 16:01:30지난달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해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억제방안을 쏟아내면서 10월 들어 전세대출 증가세도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4곳이 '갭투기' 방지를 위해 지난달부터 조건부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내부적으로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면서 전세대출을 받는 실수요자에게도 대출한도 축소 등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가 연말까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국토교통부가 서민형 정책상품인 '디딤돌 대출' 한도를 이달부터 줄이기로 전격 결정한 데다 금융당국이 전세자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이사철에 대출한도가 조금이라도 더 나오는 은행을 찾아 떠돌거나 상호금융, 생명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대출난민'이 늘어날 전망이다. ■10월 전세자금대출 88억 증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9조57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119조490억원)과 비교해 88억원 증가에 그쳤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17조9827억원에서 9월까지 5개월 동안 1조663억원이 확대됐다. 매달 약 2000억원씩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나다가 이달 들어 증가세가 꺾인 셈이다. 지난달 은행에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45%p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수도권에서 전세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고, 신한은행은 1주택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가율 상승으로 전세대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전세대출 성장이 멈춘 것"이라면서 "전세자금대출에 DSR이 적용되면 대출 감소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자금대출 DSR '만지작'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소득별·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부분을 검토 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정책금융상품·전세대출 차주의 DSR을 소득구간, 보유주택 수, 지역 등에 따라 세분화한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이 제출한 최근 데이터상의 전세대출 DSR 수치가 평균 대비 상당 부분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금융권 가계대출의 DSR 적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187조원) 가운데 정책·전세·중도금·이주비 대출은 53조원에 달했다. 전체의 28.2%에 해당한다. 정책·전세·중도금·이주비 대출은 현재 DSR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전세대출을 DSR 규제에 도입하는 방안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전세대출을 DSR 규제에 포함하기로 하고 이를 연내 시행하겠다고 했었다. 당시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상환분 △고가전세 △갭투자 우려 지역 등에 대한 DSR 적용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주택 매입이 힘든 서민의 주거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무산됐다. 빚을 내지 않고서는 내 집 마련이 힘든 서민·실수요자에게 대출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에 대혼란 국토교통부가 서민용 정책상품인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자 실수요자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루아침에 대출한도가 쪼그라들면서 당장 잔금을 치를 자금을 마련할 길도 막막해졌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주택도시기금대출을 취급하는 5대 시중은행에 공문을 보내 디딤돌대출 취급제한을 요청했다. △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포함한 방공제 금액(서울 5500만원)을 인정하지 않고 △신규 아파트 대출(후취 담보) 취급 중단 △생애최초주택에 LTV 적용을 80%에서 70%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정책대출 취급제한에 나설 예정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서혜진 이주미 기자
2024-10-17 18:38:19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지도부와의 만찬을 하루 앞둔 23일, 당초 한 대표측이 요청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독대는 일단 없게 됐다. 체코 원전순방을 마친 직후 당정간 순방 성과 공유를 비롯해 거대 야당의 특검법 강행 처리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당·정·대통령실간 견고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것보다 독대 여부에만 시선이 쏠리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정간 주요 국정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함으로써 일사분란한 당정간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가 자칫 독대 이슈에 매몰되면서 만찬 회동 자체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을 경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것에 대해 "내일(24일)은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시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독대가 내일 꼭 해야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추후 협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에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음을 밝힌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요청이) 당정 간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와 당정 불협화음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협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당과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원전동맹 등 체코 순방 성과 알리기에 집중할 시점에 여당에서 먼저 독대 신청이 공개돼 이슈 흐름이 바뀐 것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순방이 끝나자마자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공개되면서 순방 성과가 묻히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예전 같으면 당정이 하나가 돼 순방 성과를 알리고 야당의 허위 공세도 같이 막을텐데 지금은 그런게 없다"고 비판했다. 당초 대통령실에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윤 대통령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명이 당 지도부와 함께 만찬 전 사전환담을 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당에선 한 대표 입장에선 의정갈등과 같은 현안 돌파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란 해석과 굳이 독대 요청을 먼저 알릴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친윤계 등의 회의론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당내 소장파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에 관한 문제, 채상병 특검 등 그동안 정권의 역린이라 불려왔던 여러가지 이슈들이 여당한테는 지금 제일 중요한 국면 과제"라며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는 '독대 요청 선(先)공개'에 대한 정치적 저의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만나서 '이런 대화가 있었다'라고 추후에 공개하면 훨씬 더 신뢰성도 높아지고 좋아질 것"이라며 "조화롭게 대화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이야기인데 이것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양쪽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에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의료계와 관련해 중요한 현안이 있고 그 현안 논의를 위해 독대는 필요하다"면서 "내일이 어려우면 조만간 꼭 (독대가) 다시 필요하지 않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2024-09-23 18:26:1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지도부와의 만찬을 하루 앞둔 23일, 당초 한 대표측이 요청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독대는 일단 없게 됐다. 체코 원전순방을 마친 직후 당정간 순방 성과 공유를 비롯해 거대 야당의 특검법 강행 처리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당·정·대통령실간 견고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것보다 독대 여부에만 시선이 쏠리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정간 주요 국정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함으로써 일사분란한 당정간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가 자칫 독대 이슈에 매몰되면서 만찬 회동 자체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을 경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것에 대해 "내일(24일)은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시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독대가 내일 꼭 해야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추후 협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에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음을 밝힌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요청이) 당정 간에 협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와 당정 불협화음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협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당과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원전동맹 등 체코 순방 성과 알리기에 집중할 시점에 여당에서 먼저 독대 신청이 공개돼 이슈 흐름이 바뀐 것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순방이 끝나자마자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공개되면서 순방 성과가 묻히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예전 같으면 당정이 하나가 돼 순방 성과를 알리고 야당의 허위 공세도 같이 막을텐데 지금은 그런게 없다"고 비판했다. 당초 대통령실에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윤 대통령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명이 당 지도부와 함께 만찬 전 사전환담을 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당에선 한 대표 입장에선 의정갈등과 같은 현안 돌파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란 해석과 굳이 독대 요청을 먼저 알릴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친윤계 등의 회의론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당내 소장파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에 관한 문제, 채상병 특검 등 그동안 정권의 역린이라 불려왔던 여러가지 이슈들이 여당한테는 지금 제일 중요한 국면 과제"라며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는 '독대 요청 선(先)공개'에 대한 정치적 저의를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통상적으로 대통령과 만나서 '이런 대화가 있었다'라고 추후에 공개하면 훨씬 더 신뢰성도 높아지고 좋아질 것"이라며 "조화롭게 대화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이야기인데 이것이 사전에 공개되면서 양쪽 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에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의료계와 관련해 중요한 현안이 있고 그 현안 논의를 위해 독대는 필요하다"면서 "내일이 어려우면 조만간 꼭 (독대가) 다시 필요하지 않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2024-09-23 16:56:58제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주요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극단의 대결정치 지속으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채 오로지 입법권력을 둘러싼 당리당략에만 매몰되면서 장기간 급랭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기존 정치의 폐해 극복'과 '발로 뛰는 현장정치만이 민생을 위한 길'이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선배들의 기득권 정치에 맞서 당당하게 정치개혁 행보를 이어가는 여당의 초선 의원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4·10 총선 보수진영에 험지로 불리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국회 입성 전부터 정치개혁을 외치며 소신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초선답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30대 기수론의 선봉장이라고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정치개혁의 출발을 묻는 질문에 "기존 기득권의 권력 자제"라고 답했다.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의 자제다. 제도가 촘촘한 그물망 같을 수는 없다. 제도라는 것은 늘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빈틈은 정치인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통상적 사회 상식 내지는 도덕과 관습, 문화 등을 고려해 자제하고 양보하며 메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덕성으로 채워질 것들이 극단의 제도적 권한을 쓰는 방식으로 메워졌다. 예를 들면 대통령은 거부권, 야당은 입법권을 극한으로 쓴다. 협의와 토론, 양심과 덕성으로 해결됐던 부분들이 이제는 제도와 제도를 충돌시키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 정치개혁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제도 안에서 얼마만큼 권력을 자제하고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 제도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개혁이 되려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 ―제도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한가. ▲개헌의 전제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제에 대한 변화 내지는 통치구조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오히려 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지금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5년 단임제도 아니고 대통령의 힘이 세다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N권분립이다. 독립기구인 대법원장과 감사원장도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권력분립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손아귀에 다 달려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구조에서 대통령제만 바뀐다면 제왕적 총리제가 된다. 우리 헌법정신인 권력분립이 위배될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인사권을 먼저 손보지 않는 이상, 통치체제의 변화는 선후관계가 바뀐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합의했는데. ▲일환으로 봐도 된다. 저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원외위원장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잠재적 범법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은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 있다. 정치의 다양성이나 진입 가능성 등을 유연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이 체제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개정도 필요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격차해소를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다. 빈부격차로부터 모든 격차가 생긴다. 교육이나 건강, 출산, 문화적 혜택 등 모든 격차가 빈부격차로부터 발생한다. 빈부격차는 단순히 소득과 자산의 격차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것까지 내포한다. 조선시대부터 유구한 전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계층사다리를 소용돌이의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만큼, 맨 밑에서 맨 위까지 올라가는 데 바람 한번으로 올라가는 문화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다. 조그마한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으로 나가는 저력이 됐지만, 빈부격차가 공고해지면 사회갈등이 심해진다. 빈부격차가 교육과 문화 격차로 심화되면 굉장히 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사회적 활력과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여야정 및 의료계 간 간극이 큰데. ▲이전에도 세게 얘기한 적 있지만, 개혁을 응원하고 해야 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과정에서 불가피한 많은 인명피해가 있거나 과도한 우려가 생기면 그건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 결과가 좋다고 하면 모든 것들이 용인되고 독재나 군주제 등이 모두 용인된다. 지금 의정갈등 문제는 정부가 한쪽 방향만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협상의 기술 중 하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것인데, 정부보단 의사들이 시간이 많다. 그것도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대응방안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는 정말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애를 낳으려는 사람과 키우는 사람에 대한 불편을 해소해줘야 한다. 대표적인 게 신생아 대출인데, 애를 낳아야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이상하다. 비현실적인 것을 두고 저출산을 해결하라고 하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해결이 안 된다. 푼돈 형식의 현금 나눠주기도 아니라고 보고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누구나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취업과 주거, 결혼 등에서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 ▲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 중 집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대부분의 직장이 서울에 몰려있는데,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집이 없으면 생활과 환경이 불안정해진다. 역모기지 등으로 자식들에게 손을 안 벌리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만들어줘야 한다. 민주당은 집을 바이(Buy)가 아니라 리브(Live)라고 하는데 무책임한 소리다. 그들의 노후를 민주당이 책임질 것이 아니지 않나. 집도 없고, 노후대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어떤 젊은 사람들이 안정감을 갖고 애를 낳겠는가. 집이 안정됐을 때 과감하게 창업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죄악은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못 사게 했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혁신과 개혁인데, 누구나 개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득권은 달콤하고 개혁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지만, 평생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는 한 사람의 시민이고 국민이고 4년 동안 잠시 국회에 파견 온 사람이다. 저는 언제든지 사회로 돌아가 사회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파견된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기득권을 언젠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혁신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9-10 18:26:59[파이낸셜뉴스] 최근 22대 국회에서 토큰증권(STO) 법제화 재추진 소식에 토큰증권 관련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으며 준비해온 사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곧 대표 발의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토큰증권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코스닥 상장 기업인 갤럭시아머니트리, 핑거, 바른손이엔아이, 아톤 등 그리고 조각투자 사업을 토큰증권 사업으로 전향하고자 하는 케이옥션, 서울옥션블루, 한화투자증권 등 일제히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예정대로 토큰증권 시장이 법제화 후 급물살을 타게 되면 가장 주목받을 비즈니스 형태로 포털사이트 즉, 모아보기 기능을 제공하는 애그리게이터의 형태나 토큰증권 관련 기업이나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파인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사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기초자산 발굴 및 증권발행에 초점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며 토큰증권 정보 제공하는 국내유일 토큰증권 애그리게이터 플랫폼 스팀(STIIM)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팀(STIIM)은 토큰증권으로 발행될 수 있는 예비 기초자산의 정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본격전인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서 산업의 결속성을 다지고 증권사는 딜소싱 채널로 활용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토큰증권에 대한 친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서비스에서는 이 모든 정보를 지도 위에서 표현함에 따라 가독성과 친숙성을 확보했다. 신규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대중화 움직임이 필요하다. 토큰증권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 투자자는 우선 토큰증권이 기존의 조각투자, 증권, 가상자산과 차이점을 인식해야 하며, 해외 토큰증권 시장 현황 및 토큰증권 전망 등의 정보를 사전에 숙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각투자 상품 중에서 토큰증권으로 발행이 가능한 상품이 무엇이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는 투자자보호 콘텐츠를 통해 섣부른 투자와 투자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토큰증권 시장에서 유일하게 관련 정보 및 시장 데이터를 분석·가공하여 제공하는 ‘ST이니셔티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ST이니셔티브’에서는 토큰증권 시행령 요약 콘텐츠 B.Luanch와 토큰증권 시황분석 리포트 ASMR은 올해 증권사 MTS를 통해서 제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B.Launch(브런치) 코너에서는 토큰증권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숙지해야 할 자본시장법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하여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해당 서비스는 조만간 국내외 증권사와 연계되어 MTS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9-04 13:2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