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식주의자’를 읽은 가수 김창완의 감상평이 재조명되고 있다. 16일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11일 ‘KBS 인물사전’ 채널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직접 읽어주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랐다. 이 영상은 지난 2016년 5월 방영된 KBS ‘TV, 책을보다-2016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을 만나다’의 일부 장면이다. 영상에서 김창완은 한강 작가와 마주 앉아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김창완은 채식주의자인 아내 영혜를 이해할 수 없는 남편 시점에서 서술되는 대목을 읽었다. 친정 식구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가족들은 채식하는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반찬을 먹이려 들었다. 특히 영혜의 아버지는 마음처럼 되지 않자 딸을 붙잡고 입을 억지로 벌렸고, 뺨까지 때리면서 딸의 입에 탕수육을 밀어 넣었다. 김창완은 해당 장면을 읽어 내려가다가 더 이상 읽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안 읽겠다.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며 “고기를 딸 입에 쑤셔 넣고 뭐 하는 거냐. 아무리 소설가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한강은 “이 장면이 끔찍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라며 “세 개의 장에 이뤄진 소설에서 각자 화자의 관점에서 다시 나올 만큼 중요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재차 인상을 쓰는 김창완에게 한강은 “읽지 마시라. 괴롭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창완은 폭력 장면 묘사에 대해 “안 읽겠다. 너무 끔찍하다”고 했다. 다시 책을 읽어 나가던 김창완은 또 한번 미간을 찌푸리며 “이걸 어떻게 읽냐. 읽어야 하냐”고 재차 물었다. 한강은 “읽지 마시라. 괴롭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강은 “폭력적인 장면에 민감한 편이다. 아우슈비츠를 다룬 영화를 보면 토하거나 며칠 아프기도 한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면서도 “그걸 돌파하기 위해서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 사람(영혜)이 왜 폭력을 견디기 어려워하는지는 결국은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 말할 수밖에 없기에 힘들게 썼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강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가 한강’을 막 알게 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 ‘작별하지 않는다’ ‘흰’ ‘채식주의자’ 등을 꼽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6 05:4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