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50분께 서울 도심에서 다른 차를 치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음주 감지기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A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은 하지 못했다. A씨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체포됐지만 이때도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고 또다시 도주를 시도했다. #2. 지난 20일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가 상가로 돌진한 40대 여성이 경찰의 호흡 측정을 거부했다. 대통령실 소속 선임행정관도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이 행정관은 지난달 7일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경찰관의 측정 요구를 거부하다가 뒤늦게 응했다. 이 선임행정관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김호중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유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나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사례다. 최근엔 사고 직후에 술을 마셔 운전 이전 음주 흔적을 없애려는 꼼수도 나왔다. 음주운전후 처벌을 회피하려는 유명인들의 행위가 이미 학습효과로 굳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측정거부, 만취보다 형량 낮아 꼼수23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는 만취 음주운전보다 처벌 형량이 낮다. 이를 잘 아는 상습 음주운전자들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2% 이상 음주운전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음주측정 거부 형량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형량의 하한이 만취 음주운전보다 낮아 음주측정 거부가 유리할 수 있다. 이런 한계점이 알려지면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음주측정 거부를 통해 혐의를 피한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이런 모방 범죄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충돌한 뒤 도주했다. 한참 후에 경찰에 출석하는 바람에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했고 음주운전 혐의는 빠진 채 기소됐다. ■ "측정 거부시 처벌 수준 높여야"음주 측정을 거부하거나 음주운전 후 추가 음주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법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관련 법안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2021년 10월 음주측정 거부시 처벌 형량을 알코올 농도 0.2% 이상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음주운전 외에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협조하지 않는다면 비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교통사고 전문 김경환 변호사(법무법인 위드로)는 "음주운전과 함께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처벌을 고려할 때 만취 수준과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해서 법의 상당성을 벗어난 과잉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23 18:13:49[파이낸셜뉴스] #.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50분께 서울 도심에서 다른 차를 치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음주 감지기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A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은 하지 못했다. A씨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체포됐지만 이때도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고 또다시 도주를 시도했다. #. 지난 20일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가 상가로 돌진한 40대 여성이 경찰의 호흡 측정을 거부했다. 대통령실 소속 선임행정관도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이 행정관은 지난달 7일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경찰관의 측정 요구를 거부하다가 뒤늦게 응했다. 이 선임행정관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김호중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유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교통사고를 내고 현장을 떠나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사례다. 최근엔 사고 직후에 술을 마셔 운전 이전 음주 흔적을 없애려는 꼼수도 나왔다. 음주운전후 처벌을 회피하려는 유명인들의 행위가 이미 학습효과로 굳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측정거부, 만취보다 형량 낮아 '꼼수'23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 거부는 만취 음주운전보다 처벌 형량이 낮다. 이를 잘 아는 상습 음주운전자들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2% 이상 음주운전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음주측정 거부 형량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형량의 하한이 만취 음주운전보다 낮아 음주측정 거부가 유리할 수 있다. 이런 한계점이 알려지면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음주측정 거부를 통해 혐의를 피한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이런 모방 범죄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실제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충돌한 뒤 도주했다. 한참 후에 경찰에 출석하는 바람에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했고 음주운전 혐의는 빠진 채 기소됐다. "측정 거부시 처벌 수준 높여야"음주 측정을 거부하거나 음주운전 후 추가 음주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법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관련 법안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2021년 10월 음주측정 거부시 처벌 형량을 알코올 농도 0.2% 이상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음주운전 외에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협조하지 않는다면 비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교통사고 전문 김경환 변호사(법무법인 위드로)는 "음주운전과 함께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처벌을 고려할 때 만취 수준과 동일하게 처벌한다고 해서 법의 상당성을 벗어난 과잉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7-23 14:56:04[파이낸셜뉴스] 최근 전국 곳곳에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낸 뒤 잠적하거나 도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술을 마신 걸 시인했는데도, 음주운전 혐의가 제외돼 재판을 받는 이른바 '김호중 수법'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5분쯤 해운대해수욕장 앞 도로에서 포르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가로등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그러나 운전자는 곧바로 차를 버려둔 채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사고 발생 6시간 30분 만인 오전 11시쯤 주거지에서 운전자 A씨(30대)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으로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서도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접수된 차량이 고가도로를 달리다 3m 아래로 추락했으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운전자는 차량에서 빠져나와 사라진 상태였다. 사고 차량은 앞 유리가 깨진 채 뒷바퀴는 나무에 걸려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쯤 사고 현장에서 3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운전자 B씨(40대)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 이상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오전 1시쯤 부산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에서 벤츠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뒤집히는 사고가 났다. 차량은 사고 직전까지 비틀거리며 비정상적인 주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운전자와 동승자는 뒤집힌 차에서 빠져나와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 운전자는 지갑과 휴대전화도 챙기지 못한 채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차량 내부에서 운전자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지갑과 휴대전화를 발견, 이를 토대로 운전자의 거주지까지 방문했지만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음주운전이나 약물 투약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김호중 모방범죄다" "김호중이 만든 트렌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도주하면 처벌을 안 받는다고 매뉴얼이 나왔는데, 안 하면 바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5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서울 신사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등 혐의로 김호중을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김씨가 도주한 탓에 사고 당시 음주측정이 불가능했던 이유로 음주운전 혐의는 검찰 기소단계에서 빠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5 07:4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