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의 파급력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리틀 라이프'(시공사)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 '허송세월'(나남)은 출간과 함께 9위로 진입했다. 교보문고가 21일 발표한 6월 3주차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리틀 라이프'가 지난주에 이어 1위를 지켰다. 금융 플랫폼 토스에서 출간된 금융상식서 'THE MONEY BOOK'(비바리퍼블리카)이 8계단 오른 5위, '허송세월'은 전주보다 한 계단 오른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허송세월'은 소설가 김훈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삭아드는 인생의 단계를 절감하며 쓴 45편의 글을 담은 산문집이다. 에세이 분야임에도 전통적인 김훈 팬층인 40~60대의 구매 비중이 높았다. 50대가 32.1%로 가장 높았고 40대(29.6%), 60대(25.3%)가 뒤를 이었다. 금융상식서 'THE MONEY BOOK'은 금융 상식 공부를 하는 20~30대 사회 초년생 직장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상승세를 지켰다. 이와 별도로 유시민 작가 신작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생각의길)은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6월 14일~20일 판매 기준)에서 19일 출간과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은 주로 인문학 서적을 내온 저자가 오랜만에 낸 정치 비평서다. 총선 참패 이후 민심의 성난 파도를 마주한 윤석열 정권의 현실과 미래를 진단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6-21 14:34:24▲ 김훈씨(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 경영지원팀 과장) 별세=9일 포항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54)260-8048
2024-03-10 12:52:19[파이낸셜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당 강성 지지자들에게 가수 노사연씨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을 향한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개딸, 무차별 인신공격에 민주당 의원이 중단 촉구 김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 갈라서 증오 적대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의 길이 아니다"라며 "탈레반의 길, 홍위병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에서 시작한 증오, 혐오, 적대, 인신공격의 반민주 행태가 사회 전방위로 확산돼 민주공화국 전체를 흔들고 있다"라며 "여기서 빨리 멈춰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가수 노사연씨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노사연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상 조문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세력으로부터 욕설과 협박 등 공격을 받았다"라며 "윤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상가에 문상간 것에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건 인륜에 어긋난다"라고 했다. 또 "(노씨의) 가족의 과거사까지 거론하면서 공격하고 있다"라며 "가족의 과거사를 들춰 단죄하는 것은 봉건시대, 독재시대나 가능했던 반민주, 반인권"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작가 김훈씨도 기고문에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고 노망이니, 절필이니 폭언을 들어야 했다"라며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내 생각 강요하는 건 폭력... 그게 독재다" 일격 그는 "그만하자.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이 폭력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라며 "민주공화국 시민들은 서로 다르게 생각할 자유가 있다. 그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 본질이고 전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좋지만 내 생각을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는 건 폭력"이라며 "군사독재, 검찰독재만 독재가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낙인 찍고 배타 공격하는 게 바로 독재다. 언어폭력이 과거처럼 물리적 폭력으로 악화되기 전에 빨리 중단하자"라고 촉구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28 10:21:33[파이낸셜뉴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칼의 노래'를 쓴 김훈 작가 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개관 6주년을 맞은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서 진행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개관 6주년을 맞아 6월 30일까지 '책을 펴다 별을 품다' 특별전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가들이 직접 별마당 도서관을 찾아 고객들과 직접 호흡하며 명강의와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별마당 도서관에 들어오면 ‘제5회 열린 아트 공모전’ 대상작인 한석현 작가의 '다시, 나무'가 중심부에 서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동안 신세계프라퍼티는 ‘열린 아트 공모전’ 및 각종 문화예술 전시를 통해 고객에게는 일상 속 색다른 문화 체험을, 신진 작가에게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번 6주년 행사는 이 같은 문화예술 활성화는 물론 환경과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라이브플라자와 잠바주스 앞에서는 26일부터 28일까지 130여 개 팀이 참여한 독립 출판 최대 규모의 북페어 ‘제2회 리틀프레스 페어’가 열린다. 6월 ‘명사 초청 특강’은 ‘내 삶의 빛나는 별’을 테마로 많은 사람이 꿈꾸는 명사들과 함께 영감을 나누고 본연의 나와 대면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몄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4년 만에 별마당 도서관을 다시 찾는다. 간결하고 힘 있는 문체로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로 불리는 김훈 소설가와 소박하지만 울림이 큰 언어로 광활한 자연과 깨끗한 동심을 이야기하는 김용택 시인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 이창승 스타필드 담당은 “별마당 도서관 6주년을 맞아 인문·과학·경영·예술·트렌드까지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5-26 15:18:06▲ 김호석씨 별세· 조광도씨 상부· 김훈(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BD 대표) 창훈 정훈씨 부친상· 이동원 김선주 이지현씨 시부상=16일 경남 진해 연세에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6시30분. (055)548-7759
2023-04-16 12:27:25[파이낸셜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일 오는 7일부로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사업개발(R&BD)' 대표로 승진 발령했다. 김 신임 대표는 글로벌 사업과 연구 개발 및 생산의 총책임을 맡는 전문화된 경영구조를 통해 성장 고도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세계 공중 보건 수호에 앞장선다. 지난 2008년 SK케미칼에 입사한 김 신임 대표는 바이오실장, 백신개발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 출범과 함께 CTO가 됐다. 이후 빌&멜린다게이츠재단 등 글로벌 국제기구와의 협력하며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개발,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지난 10월 미국 법인 'SK 바이오사이언스 USA'의 법인장으로 겸직 발령되기도 한 김 대표는 내년 초 미국 보스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백신 및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30년간 백신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로 신규 제품 연구개발(R&D) 초기 단계부터 사업화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고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백신을 넘어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의 CDMO와 인수합병(M&A), 조인트밴처(JV) 설립 등을 추진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2-01 15:55:46[파이낸셜뉴스] 예스24 8월 3주 종합 베스트셀러에는 청년 안중근의 강렬했던 생애를 그린 작가 김훈의 소설 ‘하얼빈’이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전편의 여전한 인기 속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 2’가 2위에 올랐고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문지원 대본집 1·2권이 3위와 4위에 나란히 자리했다. 이어 개정판으로 돌아온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 2’가 예약 판매로 5위를 기록했다. 광복절 연휴가 있던 이번 주에는 여름에 읽기 좋은 장르소설과 만화 신간들이 관심을 모았다. '한국 문학의 보석'으로 불리는 작가 조예은의 총천연색 괴담집 ‘트로피컬 나이트’가 출간과 동시에 14위로 진입했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그리움이 만든 기적을 그린 판타지 휴머니즘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16위에 올랐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일본 인기 만화 시리즈 신간 ‘도쿄 리벤저스 27’는 17위를 기록했다. 'N차 관람' 트렌드를 이끈 영화 '헤어질 결심'의 꾸준한 인기 속 ‘헤어질 결심 각본’이 금주 10위를 차지했고 막바지로 접어든 여름 방학 시즌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3 READING 리딩’과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3 LISTENING 리스닝’이 각각 15위와 20위에 올랐다. 전자책 분야에서는 매달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예스24 '최근담' 프로젝트 다섯 번째 시리즈인 임선우 작가의 에세이 ‘만두 가게 앞에는 싱크홀이 있다’가 1위를 차지했다. 소설가 최정화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가 2위에 올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8-18 13:12:23[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김훈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을 추천한 것과 관련해 김 작가가 "문 전 대통령이 읽고 추천까지 해주셨다고 하니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추천했다. 어떠셨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알고 있다. 저는 저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께서 읽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니까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김훈 작가는 "문 전 대통령 말씀은 제 소설을 칭찬한 것이라기보다는 거기 그려진 안중근의 모습 그리고 동양평화를 절규하면서 순국하신 그 뜻이 오늘날 동양의 현실에서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쪽에 역점이 실린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하얼빈'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작가는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시켰다"며 호평했다. 김훈 작가는 이날 방송에서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대학교 다닐 때, 안중근 신문조서를 읽었다"며 "안 의사가 체포된 후 일본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받는 과정에서 일본 법관들이 기록한 문서인데 기록을 봤더니 그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제국주의의 양육강식과 악과 억압에 대해서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아름답고 강력한 모습이 그려져 있더라. 그때 충격이 너무 커서 그걸 간직하고 있다가 글로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얻은 충격을 50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 조금씩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을 하긴 했었다"며 "그러다가 50년이 지난 올 봄에 겨우 완성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소설이나 보고서를 보는 책들은 많이 나와 있다. 안 의사가 실제로 자기 시대에 (겪은)온갖 고통과 고민, 고난을 온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면서 살아갔던, 그러한 젊은이의 모습을 그려보려고 했던 거다. 그렇게 해서 우리 국민과 독자들에게 친숙한 인물로 다가가도록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훈 작가는 "안중근은 자기의 당대 현실, 자기가 처한 시대를 들여다보고 이 시대의 문제와 모순이 무엇이고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신 분 같았다"며 "현실을 보면서 배우고 현실을 보면서 어떤 길로 가야 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고 몸으로 부딪히면서 실천해서 길을 열어나간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16 06:54:59[파이낸셜뉴스] 77주년 광복절을 앞둔 이번 주. 인간 안중근의 가장 뜨겁고 혼란스러웠을 시간을 그린 작가 김훈의 장편소설 ‘하얼빈’이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예스24 집계 결과 ‘하얼빈’은 예약 판매를 시작한 7월 5주(7.25 - 7.31) 대비 8월 1주(8.1 - 8.7) 425.22%의 높은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연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매자 연령대는 4050 비중이 70.46%로 압도적으로 컸고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 중장년층의 구매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성비 역시 약 6:4로 남성 구매자 비율이 높았다. ‘하얼빈’에 이어 내부 고발 검사 임은정의 10년간 기록 ‘계속 가보겠습니다’와 '무자본 연쇄창업마' 자청의 인생 역주행 공략집 ‘역행자’는 각각 전주 대비 한 계단씩 오른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흔한남매의 웃음 폭탄 에피소드 새 시리즈 ‘흔한남매 11’은 4위에 자리했고 청파동 편의점에 찾아온 여름 이야기를 그린 소설 ‘불편한 편의점 2’는 5위에 올랐다. 여름 휴가에 읽기 좋은 다양한 소설들이 차트 상위권에 포진했다. 역사로부터 외면당한 재일조선인 가족의 대서사를 그린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 1’이 8위에 오르고 금주 예약 판매를 시작한 ‘파친코 2’가 10위로 진입했다. 새 시리즈 출시로 꾸준한 인기를 더해 가는 ‘불편한 편의점’이 9위를 차지했다. 책과 서점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19위에 올랐고 ‘아몬드’ 작가 손원평의 응원을 담은 신작 소설 ‘튜브’는 20위에 자리했다. 이외에도 장기 흥행 중인 영화 '헤어질 결심'의 오리지널 각본집 ‘헤어질 결심 각본’이 6위를 기록했으며 영국 최상위 부자 켈리 최가 전하는 부자 마인드 수업 ‘웰씽킹’이 7위를 차지했다. 필사집으로 출간된 문재인 전 대통령 에세이 ‘문재인의 위로 필사’는 예약 판매로 11위에 올랐다. 전자책 분야 1위는 에코 페미니스트 소설가 최정화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가 차지했다. 이어 제35회 소설추리신인상 수상 작가 유키 의 소설 ‘밀어줄까?’가 2위에 올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8-11 11:20:22[파이낸셜뉴스]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함께 일본인이 작성한 안중근의 심문조서가 내 젊음에 말할 수 없는 큰 충격을 줬다. 나는 다른 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조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책이 한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고 그때 생각했다." 3일 오전 11시. 하늘색 모직 셔츠, 베이지색 면 모자를 하얀(회색) 머리 위에 눌러쓴 김훈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 등장했다. 글로만 봐왔던 그는 강직하고, 당당하고, 여전히 청년같은 이미지였으나 실제로는 시간의 풍파를 맞아 생각보다 작아 보였다. 그는 "출판사(문학동네)에 배경을 만들지 말라고 부탁을 했는데 쑥스럽게 만들어 놓고 말을 할려니 식은땀이 난다"고 운을 뗐다. 그의 뒤로 "'칼의 노래'를 넘어서는 김훈의 새로운 대표작 하얼빈"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마이크를 통해 전해오는 김훈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책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자 노인의 실루엣은 세월을 비껴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김훈은 작가의 말에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고 썼다. "안중근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것이 일생의 과업이었나?"는 질문에 그는 "필생의 과업은 아니었다. 평생 거의 매달려 있지는 않았지만 소설을 쓰기로 생각하고 방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 않은 숙제처럼 미루다 이번에 그 숙제를 마친 것이다. 그는 작품의 제목으로 '하얼빈에서 만나자'를 출판사에 제안했으나 출판사와 논의 끝에 '하얼빈'으로 바꾸었다. 그가 제시한 제목보다 완전무결한 완결성을 갖고 주제를 과도하게 노출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소설 '하얼빈'에 대해 그는 애초의 구상보다 분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중근의 일대기를 영웅적으로 다룬 기존 서사와 달리 그의 소설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짧은 기간 만을 다룬다. 김훈은 "소설에서는 총 3가지 갈등 구조가 나온다. 이토와 안중근의 갈등이 첫번째다. 둘째는 문명개화와 약육강식이라는 시대적 갈등. 셋째는 안중근이라는 기독교 신자와 천주교 신부들 사이의 갈등이다. 천주교 사제들은 반쯤은 정부에 속해 있고 나머지 반은 제국주의적 현실에 속해 양다리를 걸쳤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중근의 영웅적 면모만을 부각하거나 이토 히로부미의 악마성만 강조하는 대신 두 인간의 고뇌와 갈등, 거대한 시대적 흐름에 떠밀린 이들을 덤덤하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토라는 한 인간 안에서 문명 개화라는 대의, 큰 사업(제국주의)과 약육강식이라는 야만성이 동시에 형성되고 존재하면서 그것을 이 세계에 실행하려고 하는 것을 묘사하려고 했다. 세계사적 흐름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이걸 한 개인성의 형성에서 다뤘다. 이 과정에서 안중근과 이토는 비극적으로 마주칠 수 밖에 없는 것이었고, 그 장소가 하얼빈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설 속에서 안중근과 오덕순이 나눈 대화를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소설을 쓰면서 가장 신바람나고 행복했던 순간은 안중근하고 오덕순이 블라디보스톡의 어느 허름한 술집에서 만나가지고 안중근이 "열흘 후에 이토가 온다는데 죽이러 가자"그러니까 오덕순이 "그래 가자"고 답했다는 것이다." 두 젊은이는 만나서 이토 암살이라는 결정을 하며 '대의명분'을 따지지도, 총알이 넉넉한지도, 자금이 얼마나 있는지도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하얼빈이라는 도시에도 가본적이 없었다. 두 명의 청춘은 그 결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향한다. 권총 한 자루와 일곱 발의 총알, 여비 백 루블이 전부였다. 안중근의 청춘의 단면을 엿보는 '하얼빈'행 티켓 값은 1만6000원(문학동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8-03 15:4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