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호칭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장관에게 "피의자가 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김성태 전 회장이 (당시) 국내에 송환되기도 전인데 피의자에게 깡패라는 표현을 써도 되느냐"고 물었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하며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김성태 전 회장의 체포와 송환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국민들께서 진짜 궁금해하시는 건 '깡패 잡아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의 배후'일 거라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동훈 장관은 이날 김남국 의원의 지적에도 "저는 깡패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남국 의원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되나"라고 재차 물었지만 한동훈 장관은 물러서지 않고 즉각 "네"라고 답하며 "기존에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먼저 말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민주당 측에서 대개 거기에 대해서 옹호하는 발언을 하거나 아니면 검찰 수사를 조작이라고 폄훼하거나 이런 것에 대해 대응을 하는 말을 한 것이다. (수사에 대한) 외풍을 막아야 하는 법무부 장관 임무 상 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단정적인 표현은 법무부 장관에게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다. 향후에는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발언해달라"며 발언을 끝냈고, 한동훈 장관은 "의원님 말씀을 잘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 김 전 회장은 지난 3일 구속기소 됐다. 검찰 수사 직전 출국해 8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붙잡혀 지난달 20일 구속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기업 회장직'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 2010년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하며 사업가로 변모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16 14:18:47북한의 대남 호칭 분석 지난 70년간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에 나타난 북한의 대남 호칭은 무려 33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한 신년사에서 남한에 대해 가장 우호적 호칭을 사용했던 것은 노태우 정부 시절였다. 한국정치학회는 지난달 27일 한양대학교에서 개최한 특별학술회의 '정치학연구방법론'에서 서울대 박종희 교수 등은 지난 1946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의 신년사 69년치를 자동화된 텍스트 분석 (automated text analysis) 기법을 활용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북한 신년사에 사용된 대남 호칭은 대부분 괴뢰통치배, 군사깡패, 군사파쇼독재, 남조선호전광, 괴뢰도당과 같은 부정적 의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호전되었을 때는 남조선당국이나 집권세력, 남조선 보수당국 등 비교적 중립적 호칭도 사용됐다.'당국' 등 비교적 우호적 호칭이 사용된 시점은 1961년, 4.19혁명으로 등장한 민주당 정권 시절과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인 1990년대 초반, 1차 북핵 위기 해소 이후 김영삼 정부 시절 등으로 분석됐다. 신년사에 나타난 대남 호칭은 2012년부터 다시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해 북한은 이명박 정부를 '보수집권세력'으로, 박근혜정부를 '호전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교수 등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기법을 통해 이 밖에도 한국 전쟁으로부터 김일성 통치기, 푸에블로호 사건, 핵문제의 발발과 전개 등을 거쳐 김정은 집권 시기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대내외 정세 변화가 신년사에서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와 문맥 변화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박 교수는 "북한 전문가들이 주로 신년사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마음'을 읽어왔다면 이번의 분석 기법은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관적 해석의 오류를 줄이고 사용어휘의 종류와 빈도 등을 통해 북한의 대외정책 방향 등을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2015-03-01 13:05:34나쁜녀석들 마동석-강예원 (사진=CJ E&M) 드라마 ‘나쁜 녀석들’ 마동석-강예원의 묘한 케미가 재미를 선사하고 Dt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냉철한 여 경감 유미영(강예원 분)과 마음 따뜻한 깡패 박웅철(마동석 분)이 정반대 캐릭터 연기로 극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오직 출세만을 바라보고 ‘나쁜 녀석들’ 프로젝트에 뛰어든 유미영은 이른 나이에 높은 자리에 오른 성공한 여 경감으로 야망과 독기로 똘똘 뭉친 유미영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독종 캐릭터다. 반면 박웅철은 온 몸에 칼자국이 가득하지만 자기 새끼만큼은 끔찍이 챙길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깡패로 출세가도를 달리기 위한 유미영과 앞뒤 계산할 줄 모르는 박웅철의 케미는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경감’ 대신 ‘아가씨’라는 호칭으로 냉철한 유미영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박웅철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 ‘나쁜 녀석들’의 조문주PD는 “원칙을 지키는 냉정한 경감 역을 맡은 강예원은 극중에서는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성격은 쾌활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정반대 캐릭터인 마동석과 묘한 케미로 극의 활력을 더하고 있다. 극중에서 강예원은 ‘나쁜 녀석들’ 한 명 한 명의 캐릭터가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홍일점’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상중, 마동석, 조동혁, 박해진, 강예원5명의 주인공 모두 막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나쁜 녀석들’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OCN에서 방송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tjddlsnl@starnnews.com김성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10-16 17:39:31아프니까 청춘이다. 깡으로 버티다 보면 그 아픔은 어느덧 성장이 된다. 험한 세상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며 지쳐있는 청춘들을 대변하는 영화가 나왔다. 바로 깡패 같은 세상에 깡으로 맞서는 청춘 강철(유아인 분)을 통해 좌절감 대신 한 템포 쉬어가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영화 ‘깡철이’. ‘깡철이’는 가진 것 없어도 깡 하나와 긍정의 힘으로 거친 세상을 살아가던 부산 사나이 강철이 자신의 삶을 뒤흔들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세상과 맞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해당 영화는 강철의 엄마 순이(김해숙 분) 씨의 굴뚝 위 소란으로 시작, 강철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음을 암시한다. 그 암시대로 세상과 맞서게 되면서도 엄마와 행복하게 사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강철의 모습은 이 세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가운데 ‘깡철이’는 유아인과 김해숙의 만남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두 사람의 공이 크다. 유아인과 김해숙은 극중 ‘여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연인처럼 알콩달콩한 호흡으로 사랑스러운 모자지간을 탄생시켰다. ‘완득이’에 이어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유아인은 엄마 앞에서는 따뜻하면서도, 그런 엄마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없이 남자다운, 부드러움과 강함의 양면성을 갖춘 인물을 잘 표현해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20대 남자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엄마 순이 씨와의 드라마는 물론 청춘의 아픔 안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 생생한 액션신, 완벽한 부산 사투리 구사로 진심이 담긴 ‘진짜’ 부산 사나이를 그려낸 것. 또한 김해숙은 자칭 ‘김태희’인 천진난만한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함과 동시에 진한 모정으로 감동을 안겨준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챙모자와 선글라스, 복고풍 의상과 아이 같은 말투는 든든한 ‘국민엄마’에서 귀여운 ‘소녀엄마’로의 변신을 도왔다. 무엇보다 순이 씨가 아들 강철에게 김밥을 싸주는 신과 버스에서 강철의 엄마를 향한 절규신은 유아인과 김해숙의 빛나는 연기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명장면. 유아인, 김해숙 외에도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김정태, 김성오, 정유미, 이시언이 가세해 강철의 사연을 풍부하게 만든다. 김정태의 “절박해야 깡 생겨”라는 대사에는 모든 청춘들이 강철과 함께 괴로워하고, 성장의 순간을 맛보게 하려는 영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자유롭게 부산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정유미와 강철의 만남을 통해서는 어려운 순간에도 누구에게나 가까운 곳에 안식처가 있음을 알려주며 어깨를 토닥여준다. 특히 부산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하되, 영도 산복도로, 감천항 하역장 등 관광지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곳곳을 촬영지로 선택함으로써 날 것 그대로의 부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하지만 마음껏 웃거나, 눈물을 쏙 빼는 포인트가 다소 밋밋해서 아쉽다. 더불어 강철의 완전한 성장이 아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음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 때문인지 개연성이 부족해 답답함을 초래한다. 그럼에도 부산의 정취와 진정한 부산 사나이를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각박한 삶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한편 ‘깡철이’는 오는 10월2일 개봉 예정.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9-27 10:13:19“그건, 당신에게 주어진 고유 임무야! 회장님께서 왜 당신에게 그처럼 중요한 임무를 맡겼겠어? 그만큼 신뢰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당신이 아니면 그 일을 해낼 수 없다고 믿고 계시기 때문에…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알겠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 선에서 끝내야 할 일이야. 아니, 당신 이외에는 아무도 이 일을 모르는 거야. 당신이 기획하고, 당신이 행동하고… 당신이 뒷마무리까지 하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이 일은 전가시킬 수 없는 사안이란 말이야.” 강선우가 또 한번 ‘알겠습니다’라고 반복했는데도 오종근 사장은 아직도 열기가 안 식은 듯이, “강선우 부장!” 이라고 위엄있게 호칭한다. “예, 사장님.” “이제 화살은 우리 시위에서 떠났어. 이제부터는 모든 게 당신에게 달렸어. 당신이 시위를 어떻게 당기느냐에 따라 우리 운명이 결정된단 말이야. 당신이 얼마나 확고하게, 그리고 신중을 기해 명중시켜 주느냐에 따라, 회장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도 있고 좁아질 수도 있어….” “염려 마십쇼,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강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열렬히 다짐해 마지않는다. 정말 자신도 알 수 없는 미지의 힘이다. 실제로 꽉 쥔 주먹이 부르르 떨린다. 그동안 그 같은 비상식적인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옳은가, 나름대로 고뇌했던 회의감은 도대체 언제, 어디로 사라져 버렸단 말인가. 부끄러운 표현이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떻게 한순간에 이처럼 극에서 극으로 추락할 수 있으며,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게까지 심약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줏대하고는 담싼 무기력한 남자 같다. “강선우 부장!” “예, 사장님.” “당신이 믿음직스럽구만.”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그는 강선우가 옆에 있다면 어깨를 감싸고 등을 다독거려줄 것처럼 다정한 음정으로 말을 잇는다. “참, 비용은 어때?” “충분합니다, 사장님.” “어려워 말고 언제든지 말만해, 비서를 시켜 금세 보내줄 테니까.” 전화를 끊고 나서도 강선우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 몸을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뭐라구. 오늘 밤 12시 45분 정전 신호와 함께 공장으로 전격 진입, 노동자 열 명쯤 묵사발을 만들어 놓으라구. 아니, 묵사발 정도가 아니야. 아예 철저히 찢어 놓으라고 강조했어. 더러 혼절도 하고, 더러 살려달라고 고함을 지르곤 하는 피투성이 노조원들을 병원으로 윙윙, 실어가고 노조 간부들이 달려오고…. 이런 죽일 놈, 조국환, 네놈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어! 구사대랍시고 흉측한 깡패를 동원, 우리 노조원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렀어! 우리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어! 조국환 널 기필코 물러나게 하고 말 거야! 너야말로 갈가리 찢어 늘어놓고 말겠어! 대충 그런 시나리오다. 영문 모르는 조국환이 울며겨자먹기로 어쩌는 수 없이 권좌에서 물러나자마자 기다렸단 듯이 김판수가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귀국한다. 동남그룹에 피치 못할 불행한 사태가 생기긴 했지만 이를 거울삼아 도리어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김판수가 열변을 토한다. 더구나 단 한명의 권고 사직도 시키지 않겠다는 김판수의 자신만만한 발표에 노동자들 모두가 환호하다 못해 숫제 김판수 만세를 합창하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김판수의 황금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김판수가 하는 일을 그토록 못마땅하게 여겨 사사건건 제동을 걸고 아예 뒤집어엎기 다반사여서, 누가 대표이사 회장인지 누가 부회장인지 가늠이 안되었던, 그 기고만장한 조국환이 포효하는 노조의 압력에 굴복해서인지 김판수는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가만히 앉아서도 10년 체증이 내려가는지, 부처님 미소가 벙글벙글 돌고 또 돈다. 강선우 눈앞은 그런 김판수의 얼굴이 자꾸 가로막는다. /백시종 작 박수룡 그림
2003-03-23 09: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