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빗대는 ‘꼰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가운데 20∼50대 직장인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꼰대로 보는 것은 아니였다. 능력은 없으면서 대접받기를 바라거나 자기 생각에 대해 지나치게 강한 확신이 있는 경우 꼰대로 지목됐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꼰대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9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꼰대’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묻는 말에는 ‘권위적이다’라는 답이 62.0%로 가장 많았다. ‘고집이 세다’(58.7%), ‘말이 통하지 않는다’(53.7%), ‘참견하기 좋아한다’(44.2%) 등의 답도 있었다. 꼰대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는 ‘말투’가 87.0%로 1위를 차지했다. 가치관(75.9%)과 오지랖(74.1%)이 뒤를 이었다. 또 조직에서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의 특징을 묻는 말에는 ‘능력은 없으면서 대접받기를 바란다’는 응답이 61.3%로 가장 많았다. 특히 ‘자신보다 더 편하게 일하는 후배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라는 꼰대 특징에는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찬성률이 높아졌다. 20대와 30대의 찬성률은 74.8%, 71.6%였지만 40대와 50대의 찬성률은 각각 64.0%, 54.0%였다. 다만 나이를 택한 비율은 29.2%로 낮았다. 응답자 93.5%는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다’고 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태도로는 ‘내 가치관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56.0%),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려는 태도’(45.0%),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는 태도’(44.1%) 등의 순으로 답이 나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10 11:10:50[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20∼50대 절반가량은 꼰대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온라인을 통해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꼰대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8%는 '꼰대가 될까 두렵다'고 했고, 47.0%는 '나도 언젠가 꼰대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꼰대라는 단어를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꼰대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묻는 말(중복응답)에 '권위적이다'라는 답변이 62.0%로 가장 높았고, '고집이 세다'(58.7%), '말이 통하지 않는다'(53.7%), '참견하기 좋아한다'(4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꼰대인지 알아볼 수 있는 특징으로는 '굳이 안 해도 될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57.8%), '요즘 젊은 애들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50.7%),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49.5%) 등의 순으로 답했다. 꼰대 성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는 말투가 87.0%로 가장 많이 꼽혔고, 가치관(75.9%)과 오지랖(74.1%)을 언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나이를 택한 비율은 29.2%로 낮았는데 응답자 93.5%는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다'라는 데 동의했다. 또 응답자들은 꼰대를 조직 내에서도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에서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의 특징을 묻는 말에 가장 많은 61.3%가 '능력은 없으면서 대접받기를 바란다'를 선택했다. '자기 생각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다'(50.8%), '서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44.6%)라는 답도 있었다. 특히 '자신보다 더 편하게 일하는 후배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라는 꼰대 특징에는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찬성률이 높아졌다. 20대와 30대의 찬성률은 74.8%, 71.6%였지만 40대와 50대의 찬성률은 각각 64.0%, 54.0%였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를 묻는 말에는 '내 가치관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56.0%),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려는 태도'(45.0%).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는 태도'(4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측은 "몇 년 사이 꼰대라는 단어가 부정적 의미로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며 "자신이 꼰대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검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12-09 15:00:15윤여정의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 긴 여운을 드리웠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유창하진 않았을지라도 위트 넘치는 그의 수상소감을 최고로 꼽았다. 특히 "두 아들이 '일 나가라'고 한 덕분에 이 상을 받게 됐다"는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공감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영화 '미나리'에서 가족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려 한 '순자'가 준 감동 이상으로…. 주목되는 건 '윤여정 신드롬'이 이른바 '국뽕'(과도한 애국주의)의 산물이 아니란 점이다. 국내 팬들이 아니라 현지 언론과 네티즌이 '찬사 랠리'를 이끌고 있어서다. 윤여정은 시상식장에서 경쟁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가 "우리는 각자 영화에서 최고였다"며 "내가 운이 좀 더 좋았을 뿐…"이라고 하자 경합자 중 한 명인 아만드 사이프리드가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는 혼잣말과 함께 감격 어린 박수를 보냈다. 이를 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수상소감으로 오스카상을 한 번 더 수상해야 한다"고 했고, NYT 기자는 소셜미디어에 "내년 시상식 진행은 윤여정에게"라고 썼다. 이처럼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어법은 국내 팬들에게는 새삼스럽지 않다. '휴먼여정체'라는 조어의 존재가 그 방증이다. 네티즌들이 그의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말투를 한글 글꼴의 하나인 휴먼명조체를 패러디해 이같이 불렀다니 말이다. 그는 이런 휴먼여정체 어법을 한국 언론 간담회에서도 선보였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우쭐해지기 쉬운 마음을 추스르면서다. 칠순을 넘긴 노배우의 독특한 어법이 국내외에서 어필하는 까닭이 뭘까. 시상식장에서 제작사 플랜B를 이끈 스타 브래드 피트에게 "영화 찍는 동안 (제작비도 더 내지 않고) 어디 있었냐"고 거침없는 농담을 던진 그다. 그러면서도 평소 아들뻘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꼰대질은 삼간다. 이게 '윤식당'이나 '윤스테이' 등 출연하는 TV 예능프로그램마다 장수한 배경일지도 모르겠다. kby777@fnnews. 구본영 논설위원
2021-04-27 18:32:41[파이낸셜뉴스] 후배 사원에게 대화 예절을 지적했다가 꼰대 소리를 들었다는 하소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였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젊은 꼰대가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대학 졸업하고 갓 입사한 20대 중반 부사수가 있다. 일은 어느정도 따라오고 있는데 특유의 말투가 전부터 거슬렸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부사수가 "대리님 이거 먹을래요? 줄까요", "대리님 이거 봐봐요"와 같은 말투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저한테만 그러는줄 알고 꼰대 소리를 들을까봐 가만히 있었는데, 오늘 사단이 났다"며 "지나가는 부장님께 '부장님 이거 봤어요?'라며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주더라"고 설명했다. 그 자리를 웃어넘긴 부장님은 이후 A씨에게 메신저를 보내 후배 사원의 말투를 지적했다고. A씨는 "이걸 부사수에게 말했더니 반말한 것도 아니고 존댓말을 했는데 뭐가 잘못된거냐, 지금까지 그런 소리 들어본적 없다며 볼멘소리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돌려서 대화예절을 설명해줬는데 (후배 사원이) 저보고 '꼰대'라며 동기에게 메신저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제대로 가르쳐줘도 꼰대 취급이라니", "이건 예의의 문제다", "본인 마음에 안들면 다 꼰대인가"라며 후배 사원의 잘못을 지적했다. #존댓말 #대화예절 #꼰대 #헉스 onnews@fnnews.com e콘텐츠부
2019-12-02 15:05:31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오시마 노부요리/ 위즈덤하우스 ‘나는 항상 이래’, ‘최악이야’, ‘난 못생겼어’, ‘난 안 돼’, ‘어차피 나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축 처지는 이 말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자신을 해치는 ‘자기 비하의 말투’라는 점이다. 이 말들은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해 의식하지 못할 때 불쑥 튀어나온다. 자기 비하의 말투를 조심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말투는 우리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만큼 큰 ‘암시’의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난 안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의욕을 잃는다. 매사를 대충하게 되니, 자신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주위에 실망만 안겨준다. 결국 주변 사람들도 차츰 피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말투가 암시를 걸어 나약하고 지나치게 예민하며 부정적인 콤플렉스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난 안 돼’ 대신 ‘잘할 수 있어’라고 말투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 부정적인 기분이 사라져 여러 번 퇴짜 맞은 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기분 좋은 일들이 조금씩 생긴다. 긍정적인 기운이 주변에 전달돼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걸고 다가온다. 점점 되고 싶었던 매력적인 내가 된다. 저자는 마음이 힘들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말투부터 바꿀 것을 권한다. 말투를 바꾼 순간 나를 둘러싼 모든 장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유 없이 분노를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말 없어도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역시 말투가 만든다. 혹시 ‘보통은, 일반적으로, 세상은’과 같은 말을 자주 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당신은 사람들과 관계를 무너뜨리고 스스로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이런 말을 많이 쓰면 ‘이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꼰대’라는 선입관을 주게돼 고리타분하고 독선적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본인은 두루두루 잘 지내자는 의도로 쓴 말이어도 불쾌해진 상대방은 ‘보통이 아닌 건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말투뿐 아니라 상대가 먼저 다가오게 만드는 호감형 말투도 알려준다.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라는 간단한 한마디로 대화를 시작하기만 해도 상대방은 싫은 내색은 커녕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준다. 자신의 잣대로 상대의 의견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도 똑같이 이야기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된다. 간혹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당황스러운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럴 때엔 차라리 여러 말 대신 ‘그랬군요’, ‘그렇구나’라는 말투를 써서 상대의 공감을 얻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일러준다. 이처럼 간단한 말투 법칙만 알아도 쓸데없는 오해와 신경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는 심리 카운슬러로서 사람들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며 치료하는 과정에서 상담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뱉는 말에 주목하게 됐고 그 사람이 평생 떠안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책이 평소 무심결에 쓰는 말투와 관련 있음을 깨닫게 됐다. 이 책은 저자가 25년 동안 7만 7000건의 임상 경험에서 도출된 결과물을 집약한 결과물로 고통에서 즉각 벗어날 수 있는 말버릇 솔루션을 알려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31 08:39:389일 한글날을 맞아 유통업계의 언어 파괴 마케팅을 두고 찬반론이 분분하다. 딹, 짜블따오, 섯씨구, 식석갓세, 추캉스, 쓱, 치즐링, 몰빵데이 등 유통가에선 새로운 신조어 마케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브랜드 인지도와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재치있는 언어 유희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안그래도 SNS 등을 통한 신조어가 난무하는 상황에 무분별한 한글 파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삐에로쑈핑·쓱…"언어 변주로 마케팅 성공" 언어 파괴 마케팅이 매출 상승 등으로 성공한 사례도 유통가에선 적지 않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 쑈핑', SSG닷컴의 '쓱', 비비큐 '딹(닭+딱)'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들이다.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 이어 동대문 두타점에 2호점을 연 '삐에로 쑈핑'은 이름에서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정확한 외국어 표준 표기법에 맞추자면 '삐에로 쑈핑'이 아닌 '피에로 쇼핑'이 되어야 한다.'삐에로 쑈핑'의 이름은 복고 감성에 방점이 찍힌다. '삐에로 쇼핑'의 유진철 브랜드 매니저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쇼핑이라고 하지만 과거 70~80년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는 '쑈핑'이라고 했다.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잡화점을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SSG닷컴의 '쓱'도 성공한 마케팅 용어다.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인 '쓱' 광고는 온라인몰 SSG를 한글로 표현한 단어인데, 이슈몰이를 하면서 광고 노출 기간 동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쓱'의 성공으로 SSG는 언어유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2년만인 올해 내놓은 광고에서 SSG닷컴은 모든 자음을 'ㅅㅅㄱ' 으로 변환한 '석! 새각, 소긋' '섯씨구~' '식석갓세' 등을 쓰고 있다. 이 말은 각각 '헐! 대박, 소름'과 '얼씨구~', '신선한 데?' 를 뜻한다고 한다. 일각에선 아예 '도깨비 언어'를 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패션기업 LF도 브랜드 영문명이 한글 '냐'처럼 보인다는 데 착안해 유머 코드를 담은 '냐' 광고 시리즈로 재미를 봤고,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이 '냠' 캠페인을 시작했다. '롯데듀티프리(LOTTE DUTY FREE)'의 영어 단어 첫 글자 LDF에서 D를 밑으로 내리면 한글 '냠'이 된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언어 파괴라기 보다는 언어 유희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친근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억지스런 신조어, 꼭 필요한가 반면 '억지스럽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언어 유희라는 말에 걸맞은 재치있는 명칭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오히려 무분별한 언어 파괴에 동참하는 듯하다는 비판도 거세다.서울 우면동의 30대 주부 A씨는 "오랫만에 아이들과 치킨을 시켜먹을려고 메뉴판을 봤더니 가관이더라. 핫블링, 치즐링, 매달구 등 무슨 메뉴인지 알 수 없는 외계어들이 즐비하더라. 말하기도 어렵고 기억에 남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이름을 그렇게 만들어야할 이유가 있나"며 고개를 저었다.경기도 고양시의 50대 남성 B씨는 홈플러스가 최근 진행 중인 '몰빵데이'를 보고 쓴소리를 뱉었다. "'몰빵'은 일종의 비속어인데, 이걸 대대적인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안그래도 애들 말투가 험해서 걱정인데, 이제 저말은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하지 않겠나"고 혀를 찼다. B씨는 "한글 파괴, 언어 파괴라고 하면 요즘은 '꼰대'라고 하더라. 그런데 엄연히 대체할 우리말이 있다면 그 말을 쓰는게 좋지 않나"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8-10-08 17:09:41"외계어다" vs "신선한 유통가의 언어 마케팅이다" 9일 한글날을 맞아 유통업계의 언어 파괴 마케팅을 두고 찬반론이 분분하다. 딹, 짜블따오, 섯씨구, 식석갓세, 추캉스, 쓱, 치즐링, 몰빵데이 등 유통가에선 새로운 신조어 마케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재치있는 언어 유희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안그래도 SNS 등을 통한 신조어가 난무하는 상황에 무분별한 한글 파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삐에로쑈핑·쓱…"언어 변주로 마케팅 성공" 언어 파괴 마케팅이 매출 상승 등으로 성공한 사례도 유통가에선 적지 않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 쑈핑', SSG닷컴의 '쓱', 비비큐 '딹(닭+딱)'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들이다.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 이어 동대문 두타점에 2호점을 연 '삐에로 쑈핑'은 이름에서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정확한 외국어 표준 표기법에 맞추자면 '삐에로 쑈핑'이 아닌 '피에로 쇼핑'이 되어야 한다. '삐에로 쑈핑'의 이름은 복고 감성에 방점이 찍힌다. '삐에로 쇼핑'의 유진철 브랜드 매니저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쇼핑이라고 하지만 과거 70~80년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는 '쑈핑'이라고 했다.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잡화점을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SSG닷컴의 '쓱'도 성공한 마케팅 용어다.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인 '쓱' 광고는 온라인몰 SSG를 한글로 표현한 단어인데, 이슈몰이를 하면서 광고 노출 기간 동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쓱'의 성공으로 SSG는 언어유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2년만인 올해 내놓은 광고에서 SG닷컴은 모든 자음을 'ㅅㅅㄱ' 으로 변환한 '석! 새각, 소긋' '섯씨구~' '식석갓세' 등을 쓰고 있다. 이 말은 각각 '헐! 대박, 소름"과 "얼씨구~", "신선한 데?" 를 뜻한다고 한다. 일각에선 아예 '도깨비 언어'를 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패션기업 LF도 브랜드 영문명이 한글 '냐'처럼 보인다는 데 착안해 유머 코드를 담은 '냐' 광고 시리즈로 재미를 봤고,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이 '냠' 캠페인을 시작했다. '롯데듀티프리(LOTTE DUTY FREE)'의 영어 단어 첫 글자 LDF에서 D를 밑으로 내리면 한글 '냠'이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언어 파괴라기 보다는 언어 유희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친근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억지스런 신조어, 꼭 필요한가" 반면 '억지스럽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언어 유희라는 말에 걸맞은 재치있는 명칭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오히려 무분별한 언어 파괴에 동참하는 듯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서울 우면동의 30대 주부 A씨는 "오랫만에 아이들과 치킨을 시켜먹을려고 메뉴판을 봤더니 가관이더라. 핫블링, 치즐링, 매달구 등 무슨 메뉴인지 알 수 없는 외계어들이 즐비하더라. 말하기도 어렵고 기억에 남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이름을 그렇게 만들어야할 이유가 있나"며 고개를 저었다. 경기도 고양시의 50대 남성 B씨는 홈플러스가 최근 진행 중인 '몰빵데이'를 보고 쓴소리를 뱉었다. "'몰빵'은 일종의 비속어인데, 이걸 대대적인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안그래도 애들 말투가 험해서 걱정인데, 이제 저말은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하지 않겠나"고 혀를 찼다. B씨는 "한글 파괴, 언어 파괴라고 하면 요즘은 '꼰대'라고 하더라. 그런데 엄연히 대체할 우리말이 있다면 그 말을 쓰는게 좋지 않나"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8-10-05 11:34:43구직자들이 면접관에게 바라는 면접 에티켓은 ‘약점이나 부족한 점 들추지 않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취업포털 커리어는 구직자 560명에게 ‘면접관 행동에 따른 생각’이라는 주제로 진행한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면접관에게 바라는 면접 에티켓’으로 ‘약점이나 부족한 점 들춰내지 않기(29.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친절하고 상냥한 말투(23.9%)’,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숙지 후 면접에 임하기(17.9%)’, ‘무표정말고 미소 짓기(11.4%)’, ‘내 순서에 딴짓하지 않고 경청하기(5.7%)’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구직자 10명 중 9명은 ‘면접관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탈락 여부를 직감한 적이 있다(92.5%)’라고 밝혔다. 탈락을 예감하게 한 면접관의 말(복수 응답 가능)에는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이 2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학시절 또는 공백기 동안) 대체 무엇을 하신건가요?’ 15.1%, ‘(인턴 등)에 대한 경력은 없으신가요?’12.2%, ‘다른 분야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10.7% 등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탈락을 예감하게 한 면접관의 행동(복수 응답 가능)으로는 응답자의 24.1%가 ‘성의없이 혹은 형식적인 질문을 할 때’라고 밝혔다. ‘답변 후 대답이 없거나 무표정일 때(15.3%)’, ‘다른 지원자보다 내 질문의 양이 적을 때(12.9%)’, ‘답변 후 미묘한 웃음을 지을 때(12.5%)’, ‘답변 후 고개를 갸우뚱했을 때(10.9%)’ 등이었다. 면접관의 행동이나 반응에 대해 구직자 절반 이상이 ‘컨디션이나 의욕 등이 좌우될 정도로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편(58.9%)’이라고 답했다. ‘신경이 쓰이지만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 37.3%,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3.8%였다. 면접장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답변에 대한 꼬리 질문(37%)’이 1위를 차지했다.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33%)’, ‘압박 질문(20.2%)’이 2, 3위에 올랐고 ‘옆 지원자에 대한 경쟁심(7.1%)’, ‘면접관들의 매서운 눈빛(2.5%)’ 순이었다. 기타로는 ‘꼰대형 면접’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한편 탈락을 예감했던 면접의 실제 결과에 대해 구직자 10명 중 9명이 ‘실제로 불합격했다(90.2%)’고 답했고, ‘예상을 뒤엎고 합격했다’는 9.9%에 불과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18-05-08 09:44:40‘꼰대’ 은어로 ‘늙은이’ 혹은 ‘선생님’을 뜻합니다. 흔히 중년, 노년 등 기성세대를 지칭하죠. 하지만 이것도 옛말인듯합니다. 최근에 ‘젊은 꼰대’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줄여서 ‘젊꼰’이라 불리는 이들은 꼰대질을 하는 어린 세대를 말합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군기가 빠져있네?’,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등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일반화해서 아랫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꼰대질. 없어져야 할 사회적인 악습이 젊은 세대까지 전파가 된 것입니다. 조금 일찍 태어났다고,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했다고 후배를 무시하는 행태들. 내세울 게 나이 밖에 없는지 ‘똥군기’를 강요하는 그들을 보면 꼰대질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 대학의 ‘젊은 꼰대’.. “이것도 못 마셔?”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A(21)씨. 신입생 환영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A씨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 선배들이 술을 강요했다”며 “신입생이 이것도 못 마시면 앞으로 과 생활하기 힘들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한 선배는 “선배들 사이사이에 앉아 술도 따르고 이야기도 들으라”며 “자리를 옮겨가며 수발을 하라”고 지적까지 했습니다. A씨는 “선후배가 한데 어울려 대화도 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지만 굳이 그들의 기준에 맞게 복종해야 하냐”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15학번 B(22)씨는 2년 전 MT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합니다. 그는 “남자가 여장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선배들이 시켰다”며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출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자 선배들이 화장을 해주며 치마도 입혔다”며 “옆에서 지켜보는 남자 선배들은 놀리며 웃었다”고 밝혔습니다. 선배들이 여장을 하는 모습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그전부터 꾸준히 해왔고, 재미가 있어 전통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했기 때문에 너도 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꼰대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바꿔야 할 필요가 있는데도 학번이라는 굴레에 갇혀 악습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B씨는 “화장을 지울 때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아 세수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며 “재미를 위해 조롱거리가 됐다”고 씁쓸해 했습니다. 복학생 C(25)씨도 MT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그는 “신입생 때 선배들이 군대처럼 훈련시켰다”며 “선착순 달리기, 남학생이 여학생 업고 달리기, 남학생 등에 여학생이 앉은 상태에서 팔굽혀펴기 등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선배들이 군대식 체험을 시키며 했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C씨는 “선배들이 남자들은 군대 가면 더 힘들고 괴롭다”며 “다, 나, 까 등 군대식 말투까지 강요하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 직장의 ‘젊은 꼰대’.. “이것 밖에 못해?” 직장인 2년차 D(33)씨는 입사 초기 아찔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삼수 끝에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그는 바로 위 기수 선배들과의 대면식에서 호되게 질책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대면식 날 같은 테이블에 고등학교 1년 후배가 있어 반가움을 표시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D씨보다 회사에 먼저 입사한 한 기수 높은 선배였던 것입니다. D씨는 “반가움에 인사하고 악수를 청했는데 거부당했다”며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는 꾸지람까지 당했습니다. 그 후 선배는 D씨에게 반말은 기본이며 종종 폭언도 했습니다. 또한, 복사하기, 커피 사 오기 등 잔심부름까지 시켰습니다. D씨는 “기수 문화가 있어 선배 대접을 받고 싶어 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종처럼 부리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선배라고 무작정 시키고 후배를 심심풀이 샌드백처럼 생각하는 것에 열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장인 5년차 E(32)씨는 같은 부서 선배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둘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부서 특성상 야근이 잦은데 모 선배와 같이 야근하는 날이면 일은 하지 않고 놀다가 업무보고할 때 본인이 다 한 것처럼 가로채서 상사에게 보고하기 때문입니다. E씨는 “선배는 일을 저에게 다 시키고 업무를 마무리할 때쯤 나타난다”며 “모든 공적을 본인 것으로 만드는 것에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선배는 본인의 행동이 꼰대질 인지 모르고 당당하게 행동한다”며 “직장 내 뿌리 깊이 자리 잡은 꼰대 문화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이것 밖에 못해?”라며 잔소리까지 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죽 써서 개 준 꼴입니다. E씨가 더 참을 수 없는 사실은 상사들은 문제의 선배를 인정하고 더 높은 직급을 부여하고 법인카드까지 지급하는 등 능력 있는 인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끼리끼리 노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차고 자괴감까지 듭니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신입사원 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1년 내 퇴사했습니다. 퇴사의 주된 이유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가 절반가량 차지했습니다. 수직적 조직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큰 것입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75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꼰대’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재직 중인 회사에 ‘꼰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장인들은 “내 말대로 해” 답정너 스타일을 1위를 꼽았습니다. 권위를 내세우며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최고의 꼰대라고 본 것입니다. 굳이 배울 필요가 없는 꼰대 문화를 배운 ‘젊은 꼰대’들. 권위주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서열 문화를 인정하는 부조리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수직적 관계에서 형성된 ‘똥군기’를 통해 그들은 무엇을 얻으려고 반복하는 것일까요? 이젠 스스로를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당신은 젊은 꼰대입니까?”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2017-03-10 13: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