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휴진을 강행하자, 일부 병원들이 갖가지 핑계를 대며 꼼수 휴진에 들어갔다. 진료 축소한 병원들, 갖가지 핑계 같은 날 JTBC 보도에 따르면 한 아동 병원에는 의사 7명 가운데 1명만 출근했다. 맘카페 등에서 '오늘 휴진하는 병원 불매운동 한다'며 목록까지 만들자 다른 핑계를 들어 진료를 축소한 병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에어컨 청소, 단수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병원 문을 열었다가 곧 닫으면서 '손 떨려 진료를 중단한다'는 의사도 있었다. 정부 '진료 명령'에 손이 떨려 환자의 안정상 진료를 볼 수 없다는 것. '집단 휴진'에 동참한다고 밝히지 않았을 뿐, 모두 '꼼수 휴진'에 들어간 것이다. 사전 휴진 신고 비율이 가장 높았던 광주에서는 의사들이 모여 솔직하게 '문을 닫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의협은 또다시 휴진을 예고해 불편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되게 생겼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손 떨리면 의사 그만둬야지?" "의사 증원하면 되겠네요 그죠?" "그렇게 환자들도 끊기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휴진 동참한 병원, 4년 전의 절반 수준 이날 집단휴진에 동참한 전국 동네 의원은 정부 추산 14.9%로 집계됐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휴진한 의료기관 등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분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휴진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기관 수는 총 5379개로, 유선으로 휴진여부를 확인한 총 3만6059개의 기관 중 14.9%가 휴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휴진신고 명령에 따라 사전에 접수된 휴진신고율 4.02%보다 높다. 신고하지 않고 휴진한 개원의사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휴진율 14.9%는 2020년 8월 14일 의협이 10년간 400명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1차 집단휴진에 나선 32.6%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불법 휴진이 최종 확정된 의료기관들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의원에 의료법 제59조제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 바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19 06:27:54[파이낸셜뉴스]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 추진으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 간 의정갈등이 어떤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못한 채 6개월에 접어들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붕괴,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 전망에 정부는 의대 증원을 해법으로 내놨고 의료계는 이에 극렬히 반대했다. 결국 전공의들이 정책 추진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의료 현장을 떠났다. 2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정부의 의대정원 확충으로 시작된 의정갈등이 6개월을 넘겼다. 현재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는 상황이다. 1만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빠지면서 의료 공백이 발생했고, 현재 비상진료대책에 따른 비상대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을 저조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 상황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갈등은 공회전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요구사항을 들어주겠지만 핵심인 의대 증원에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전공의들도 정부의 행정처분 철회 등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 정책을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돌아올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하지 않고 미용성형을 하는 병·의원이나 일반의로 취업하는 등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를 다른 인력으로 채우는데 반대하는 교육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따르면 지난 19∼25일 전국 의대 교수 303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확정되더라도 응답자 50.2%(1525명)는 하반기 전공의 수련 모집에서 전공의를 아예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44%는 ‘우리 병원 사직 전공의만 뽑겠다’고 응답했다. 전의교협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아닌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방해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의료농단·교육농단'으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교육은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대교수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교수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의대교수들에 대한 법적인 대응보다는 일단 교수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의대생들도 의사 국가시험을 보이콧하고 있다. 지난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로 마감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접수인원은 총 364명에 그쳤다. 응시 대상 인원은 약 3200여명으로, 이 중 11%가량만 지원한 것이다. 통상 신규 의사는 매년 3000명 정도 배출된다. 정부와 대화할 범의료계 협의체도 의료계 내 입장차로 결국 운영이 중단됐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카운터파트가 사라진 셈이다.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와 대화할 협의체로 기대를 모았지만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결국 지난 26일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의사 대토론회' 주최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 답 없는 의정갈등 장기화로 환자들의 불안과 불편은 앞으로 가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의료계 모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26일 집회를 열고 정부는 의료개혁 과정에서 미숙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고 의사들은 꼼수 휴진을 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진퇴양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했던 기존 상급종합병원의 인력 구조를 바꾸는 사업으로 전문의와 진료보조(PA) 간호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내달 말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향의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7-27 10:31:49[파이낸셜뉴스] 공공의대 정책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청와대 정원이 동의자 20만명을 넘겨 정부의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정부가 공공의대 문제를 의료계와 재논의하기로 가운데 공공의대 정책 완전 철회에 대해 정부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공공의대 정책의 완전한 철회를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오전 9시 기준 20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은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27일에 마감된다. 게시 한 달 안에 20만명이 동의한 국민청원에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소관 부처 장고나 등이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인은 자신을 “의대생도 아닐뿐더러 정책 전문가도 아닌 일개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면서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자 하는 본 정책에 대한 깊은 우려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청원 취지를 알렸다. 그는 우선 “공공의대 정책의 주요 취지를 의사 증원을 통한 의료질 상승으로 내세웠는데 증원이 어떻게 의료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서비스란 단순히 의사의 수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에 의한 결과물“이라며 ”정부는 최소한 의사 수 증가와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 완치율 등에 대한 사오간관계를 보여주는 통계자료나 해외 사례라도 제시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또 “통계에 의하면 단위 인구당 의사수는 전라도 지역이 경기도 지역보다 더 많다”며 “왜 정부는 목포,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려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이른바 지역감정을 이용해 정권에 충성하는 부역자들을 양성하여 향후 선거에서 확실한 승리 지역을 확보하고자 하는 철저히 정치적이며 전략적인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역의사를 양성해 배출한다는 공공의대가 왜 3할의 인력을 서울·경기에 배치하려 하는 것이냐.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꼼수라는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반한 사항으로 이런 예외는 공공의대 설립 취지와 양립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 집단휴진을 중단시키기 위해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와 합의문을 작성했던 최대집 의협 회장이 오는 27일 탄핵심판을 앞두고 있어 의정 합의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공공의대 설립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이미 내년도 예산을 반영한 상태라 당초 계획대로 설립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2020-09-25 09: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