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동아화성이 장중 강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메탄올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오전 9시 47분 현재 동아화성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8.34% 오른 948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한 매체에 따르면 빌 게이트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는 미국 연료전지 스타트업 블루월드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에 참여했다. 이에 '꿈의 연료'로 불리는 메탄올 연료전지를 통해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확보하고 탄소중립에 나선다는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동아화성은 최근 10년간 수소기술 개발에 투자한 기업으로 관련 주요 기술을 보유 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수소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위해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직접메탄올 연료전지(DMFC) 등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9-01 09:47:48“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광범위한 기술이 여기에 총망라된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 마련된 ‘녹색성장 전시관’을 둘러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녹색성장 전시관에는 ‘녹색 성장, 녹색 아시아(Green Growth, Green Asia)’라는 주제로 6개 테마 구역으로 나눠 태양전지의 재료인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모형까지 27개 품목이 전시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안내로 8개국 정상들과 함께 관람한 리셴룽 총리는 “아시아는 물론 전 지구가 기후변화 대응을 할 때 아주 핵심적인 것이 여기에 압축, 표현돼 있는 것을 보고 대단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앞서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전날 오후 이 대통령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본 뒤 “너무 좋았다”면서 우리 정부에 자세한 자료를 요청했으며 이어 인도네시아 정보통신 장관에게 “전시관에서 본 한국 모델을 벤치마킹할 게 없는지 꼼꼼히 챙겨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전시관 관계자들을 대신해 주요 전시 품목의 제원과 특성을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직접 영어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을 설명하면서 “This is our dream(이것이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으며 태양광발전시스템 집광판이 태양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It’s like a sunflower(해바라기 같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재처리 과정을 거쳐 다시 4대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수질이 3ppm(2급수)이므로 4대강은 출발 자체가 클린”이라며 “이는 단순한 물뿐이 아니라 강따라 자전거 길도 지나가고 문화시설도 나오고 한국의 미래를 여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한 ‘중소형 원자로’에 이르자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원자로”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와 관련,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녹색성장의 비전에 대한 아세안 각국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아세안 국가가 활용 가능한 기술 및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아세안 국가들과 실질적인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2009-06-02 20:45:56얼마 전 우리나라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건설 문제로 한차례 심한 홍역을 앓았다. 사회적 갈등양상까지 몰고온 중전준위 방폐장 건립은 경북 경주가 이 시설을 유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방폐장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각 원자력 발전소에 보관돼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전 안에서 작업자가 사용했던 장갑이나 옷, 고장난 부품 등으로 방사능이 매우 약하다. 반면 원자력발전소에서 3년간 발전 임무를 마치고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는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이 나온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선 사용후 핵연료를 줄이고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다시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를 줄여주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고온건식처리기술)'를 10년 간 연구 끝에 지난 2005년 '사용후 핵연료 차세대 관리종합공정 실증시설(ACPF)'을 완공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타지 않고 남은 우라늄과 넵튜늄, 플루토늄, 아메리슘, 큐륨 등 초우란원소(우라늄보다 원자량이 큰 핵종)들을 고속로 연료로 다시 쓸 수 있도록 재활용 핵종과 폐기 핵종으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를 20분의 1, 발열량은 100분의 1, 방사성 독성은 10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ACPF는 원격조종 로봇팔을 이용, 사용후 핵연료의 피복을 벗겨내고 500도 이상의 고온 처리를 통해 금속물질로 변환시켜 우라늄, 플루토늄 등 재활용할 핵종과 폐기할 핵종을 분리해내기 위한 준비를 마치는 장소다. 사용후 핵연료는 이 시설을 거쳐 산화물 형태에서 고속로에서 사용이 가능한 형태인 금속상태로 바뀌게 된다. ACPF에서 일부 폐기할 핵종을 분리한 후 재활용 핵종들은 재생 연료를 완성하는 후공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후공정에서는 금속물질에서 다시 우라늄을 대부분 분리했다가 필요한 만큼만 다시 혼합하는 과정을 통해 고속로에서 사용이 가능한 핵연료를 완성하게 된다. ACPF 구축과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원자력연구소 윤지섭 박사는 "기존의 습식 공정은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단독으로 분리해낼 수 있어 '재처리'로 분류된다"며 "반면 건식 공정인 파이로프로세싱은 플루토늄을 넵튜늄, 아메리슘, 큐리움 등과 함께 추출하기 때문에 플루토늄만 따로 분리하는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자력계에서는 이를 '핵확산저항성'이라고 표현한다. 원자력연의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는 미국의 사용후 핵연료 관련 연구를 주도하는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가 먼저 공동연구를 제안해 올 만큼 독창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윤 박사는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전반을 놓고 볼 때 국내 연구 수준이 세계 수준에 조금 뒤처지지만 실증시설인 ACPF 관련 연구는 오히려 선진국들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듐냉각고속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실용화되면 언젠가는 짓게 될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 시설의 규모를 100분의 1 이하로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을 통해 회수한 유용한 핵연료 물질을 오는 2030년경 상용화 목표로 개발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SFR은 연료를 반복해서 재활용함으로써 우라늄 자원을 60배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방사성 폐기물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꿈의 원자로'다. 한도희 원자력연 환경친화성원자로개발단장은 "현재 가동중인 경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성 독성이 천연우라늄의 독성 이하로 떨어지는데 약 30만년이 걸린다"면서 "그러나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추출한 고방사성 물질들을 SFR에 연소시키면 이를 1000년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단장은 "재순환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영구처분해야할 고준위폐기물의 양도 기존 경수로에 비해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지난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에 착수, 지난해 중형 소듐냉각고속로인 '칼리머(KALIMER)-600'의 개념설계를 마쳤다. '칼리머-600'은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국제공동개발연구 'GEN-IV'의 참조 노형으로 선정돼 우리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기도 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7-06-10 20:15:24지난달 산업자원부는 올해부터 3년간 국비 240억원과 민간자본 240억원을 포함해 모두 480억원을 투입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연료전지자동차가 석유에 의존하는 내연기관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기술개발이 시작된 연료전지자동차의 상용화가 10년이 넘도록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 현황과 상용화 전망을 점검해 본다. ■수소연료전지 상용화 왜 어려운가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상용화에 대한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는 수소에너지가 대체할 화석연료의 고갈시점이 예상했던 것만큼 가깝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비싼 돈을 들여 수소에너지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당위성을 줄어들게 한 셈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 핵심기술연구센터 총괄 책임자 김창수 박사는 “측정기술 발달로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화석연료의 매장지역을 찾아내거나 고도의 추출기술로 새로운 원자재에서 화석에너지를 뽑아내는 사례가 늘고있다”며 “이것이 상대적으로 수소에너지 필요성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수소연료전지 개발의 어려움이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스택’은 이론상으론 가솔린엔진보다 효율도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꿈의 전지다. 하지만 상용화를 하기 위해선 약한 내구성과 높은 가격에 대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지난달 산자부가 발표한 수소연료전지 로드맵을 살펴보면 올해 시범적으로 보급될 80㎾급 연료전지승용차의 기준가격은 10억원이고 200㎾급 연료전지버스의 기준가격은 30억원이다. 2008년엔 부품의 국산화비율을 70%선으로 높여 각각 6억5000만원과 15억원으로 가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초기시장 형성은 80㎾급 연료전지승용차가 5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2015년쯤으로 보고 있지만 이 역시 일반 가솔린 차량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목표치 달성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자동차에 쓰이는 수소연료전지의 표면 재료는 백금이다. 이는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흑연판에 최소한의 백금 입자를 골고루 분산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러나 문제는 전지를 사용할수록 분산된 백금이 한 곳으로 몰려 불규칙한 배열이 생겨나면서 전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릴 수 있다. 가격을 내리려니 내구성이 떨어지는 모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세번 째는 인프라의 문제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굴러가려면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소스테이션이 곳곳에 갖춰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 많은 돈을 투자하기엔 여전히 수소차량의 상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에 부딪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초기비용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산자부는 2012년까지 수소스테이션 50기, 승용차 3200기, 버스 200기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도 갈 길은 수소연료전지다 이런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와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에 정부가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갈시점은 분명치 않지만 가격이 점점 올라갈 것이 분명한 화석에너지에 비해 수소에너지는 기술개발이 진행될수록 가격이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자료에 따르면 가솔린 내연기관의 주행비용은 현재 1㎞당 140원에서 2010년이면 280원으로 2배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연료전지의 경우 현재 125원에서 40원으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엔진 효율도 가솔린 내연기관이 16%인데 비해 현재 연료전지자동차는 36%로 2배 이상 높으며 앞으로 40%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연료를 조금만 써도 더 긴 주행거리가 확보된다는 의미다. 게다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비용에 관계없이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 자체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 버스를 운행하는 곳은 유럽과 미국, 일본, 호주 등이다. 이중 호주는 자체적인 수소연료전지 제조기술은 없지만 많은 돈을 들여 수소연료전지버스를 사와 운행할 만큼 수소경제에 적극적이다. 순전히 환경보호 차원에서다. 그만큼 정부와 국민이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환경보호 가치를 높이 인정한다는 뜻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사업단장 홍성안 박사는 “언제 어느 순간 일본이 ‘개발완료, 상용화 시작’을 선언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땐 이미 기술을 개발하려고 해도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
2006-08-13 04:28:54지난 3월 수에즈운하에 화물선이 좌초돼 온 세계가 물류대란에 빠졌다. 해운업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0%에 달하니 물류마비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해운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 하나로 전 지구적 산업 발전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2021년 현재 대부분의 선박은 내연기관으로 구동되고,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 중 하나인 중유를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해상운송으로 연간 1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에 달한다. 2018년 국제해사기구(IMO)는 앞으로 추가적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세계 모든 화물선 운항사를 대상으로 오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축하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IMO의 규제는 곧 중고선박 퇴출을 의미한다. 미래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에탄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청정에너지라고 보기 어렵거나 장기간 선박 운항에 필요한 충분한 동력을 제공하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 탄소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소가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는 것에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한다. 아울러 내연기관을 대신해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로 선박을 추진한다면 천연가스, 수소, 바이오가스를 단독으로 또는 혼합해 선박추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과 같은 미립 오염물질을 99%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욱이 연료전지의 높은 에너지 효율은 연료 소비 자체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해운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다방면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한미 양국이 백신,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서로를 보완해 윈윈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중공업이 미국의 연료전지 선도업체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를 공동개발키로 하는 업무협약(JDA)을 한 지 1년 만에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에 성공하고 기본설계 승인(AIP)을 획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블룸에너지는 2022년에 선박용 연료전지 지상 시뮬레이션을 완료하고, 최종 수중실험을 앞둘 정도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어 한국의 조선경쟁력에도 큰 도움을 주는 한편 지구촌의 숙제이기도 한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선박을 위한 삼성중공업과 블룸에너지의 협업은 한미 기술협력의 완벽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연료전지 추진 선박의 잠재적 시장 규모와 한국 조선업계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선박시장 선점은 한국 경제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친환경 선박 시대는 한국 해운산업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1위 조선강국의 자리를 다투고 있다. 세계적 트렌드에 맞게 높은 기술력을 갖춘 친환경 연료전지를 선박시장에 빠르게 도입하는 것은 한국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만큼 국토부 등 관계당국과 국민의 효율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팀 슈와이커트 블룸에너지 수석 고문
2021-08-04 18:25:19[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는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24 중국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 평가’에서 9년 연속 자동차 기업 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는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평가지표다. 중국사회과학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리 현황과 정보 공개 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부터 9년 연속 자동차 기업 1위이자 외자기업 2위에 올랐다. 중국 전체 기업 순위에서는 4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에서 현대차는 중국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지속 강화하고 중국 사회에 특화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해온 점을 높이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현지 여건에 맞는 중국 특화 ESG 평가 표준을 제정한 뒤 지속적으로 세부 요건을 강화해 왔다. 올해도 이를 활용해 북경현대, 현대 상용차 생산법인(HTBC),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HTWO) 등 중국 내 주요 계열 법인을 진단했다. 현대차가 장기간 진행하고 있는 현지 특화 사회공헌활동 성과도 높이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2008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내몽고 지역 사막화 방지 사업인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를 보다 강화해 초원 복원, 숲 조성 및 친환경 농촌개발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현대그린존 시즌3’를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방소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버려진 주택을 재건축해 친환경 민박촌으로 변모하는 '현대 녹색 빌리지' 조성을 지난해 8월 완료했다. 이밖에도 낙후지역 90여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교보재 및 장학금을 지원하는 ‘꿈의 교실’ 후원 사업, 베이징 청년창업지원센터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 등을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정성있고 중국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11-19 09:10:51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마흐멧네서 이틀을 묵고 또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기상시간이 안맞아 마흐멧과의 작별인사는 어제 저녁에 했고 집을 나가기 전 테이블 위에 한국전통 컵받침과 내가 뜬 레이스를 선물로 남겨놓았다. 마흐멧의 동네 자가직은 카이로에서 북쪽으로 100km나 떨어져있다. 사실 위치를 미리 알았다면 우리의 동선과 많이 어긋나서 고민했을텐데 카우치서핑에는 친구의 집이 "카이로"라고만 나와서 그런줄로만 알고 간 것이었다. 이틀간 왔다갔다 거리와 시간 손실은 꽤 있었지만 그래도 현지 친구를 만나고 현지문화를 체험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자가직을 출발해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그곳의 첫 인상은 공포스러우리만큼 두렵고 위험해 보였지만 그 안에 들어가 지내보니 사는 사람들은 순박하고 친절하기만 했다. 십여년 전 과테말라의 안티구아에 갔었을 때 생각이 났다. 그곳은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였지만 오후 6시만 지나도 길거리에 사람이며 차가 마법같이 싹 사라진다. 밤에는 엄청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겉보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어젯밤 우리가 환전을 걱정하자 마흐멧이 굉장히 반가워하며 자기가 바꿔주겠다고 해서 달러와 이집트 돈을 인터넷의 환율로 바꿨다. 카우치서핑 친구와 돈거래는 안하는 것이 불문율인데 국제 환율에 따라 돈을 교환하는 정도는 괜찮겠지 싶었다. 제안을 받았을 때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서로 만족하는 좋은 거래였다. 이로써 새로운 나라에 오면 해결해야 하는 3가지가 다 풀렸다. 공항에서 산 유심, 친구에게 환전한 현지돈, 그리고 그 돈으로 휘발유도 어렵지 않게 빵빵하게 주유할 수 있었다. 아무 걱정 없이 남쪽으로 향한다. 자욱한 안개가 낀 길을 지나자 도로 옆으로 푸른 밭과 저멀리 야자수들이 안개속에 환상적인 풍경으로 나타났다. 오늘 우리 목적지는 지방의 작은 도시 미냐(Minya)이다. 그곳에는 딱히 볼일이 없지만 룩소르까지 하루에 가기는 힘들어 중간에 하루 묵고 갈 생각이다. 도시의 도로는 운전문화가 엉망이라 운전이 쉽지 않지만 도시밖 고속도로를 타면 노면상태가 매우 훌륭해서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시베리아나 스탄국가들을 다닐 때와는 전혀 다르다. 도로는 이제 사막을 지나고 있다. 사진으로만 보던 모래사막에 난 도로를 달리다니 기분이 묘하다. 차량이 지나며 모래먼지가 날린다 신기하다 하늘에 구름이 적당히 있고, 길도 널찍하니 좋고, 통행량도 별로 없고. 드라이브하기에 너무 좋았다. 아스팔트위에 모래들이 바람에 춤을 추는 모습이 장관이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겨울에 산을 넘을 때에는 눈보라가 아스팔트에 신기한 무늬를 만들며 휘날렸었는데 모래로 바뀌었을 뿐 비슷한 느낌이 든다. 사막을 지나자 다시 초원이 나타난다. 그리고 곧 미냐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KFC. 오래간만에 먹는 치킨과 코울슬로가 너무 맛있다. 관광지가 아닌 미냐에는 숙소의 선택지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두세군데 중 가장 저렴한 곳으로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에어컨도 있는 방이 깨끗하고 편했고 저녁은 룸서비스로 타진을 주문했는데 빵과 야채샐러드도 같이 와서 매우 맛있게 먹었다. 가격도 착하다. 이집트니까 호텔 룸서비스가 가능하지 한국에선 엄두도 못낸다. 다음날 아침 1층 로비의 조식식당에 갔다. 약 6만원의 저렴한 숙박비에 아침도 포함이다. 후무스, 계란, 스프, 치즈 등등 좋은 음식으로 충분히 요기할 수 있었다. 아침도 맛나게 잘 먹고 기분좋게 호텔을 나섰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짐을 들고 차로 걸어가는데 호텔로비에 있던 이집트 남자가 따라오며 말을 건다. 줄무늬 니트를 입고 있던 남자는 호텔에서 주는 커피를 들고 "Good morning. Are you Kim?"(좋은 아침, 너 이름이 김 맞지?)라고 했다. 이집트 도착하자마자 수없이 만난 또다른 호객꾼인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최대한 좋게좋게 보내려고 미소를 띈 얼굴로 최소한의 대답만 하며 차로 갔다. 남자는 계속 따라오며 어디로 가냐, 이 근처의 말라우 박물관은 안가냐, 왜 안가냐, 얼마 안걸린다 등 전형적인 호객꾼 투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역시나 외국인을 상대로 관광지를 안내하며 돈버는 현지인인가 보다. 차에 타려고하자 계속해서 말을 거는 그를 떼놓기위해 탄이 한국말신공을 시전했다.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 못가요." 우리가 주차한 곳에서 차를 빼자 그는 갑자기 우리차 뒷문을 열고 타려고 했다. 탄이 놀라서 밖으로 나와 뭐하는 거냐고 그를 막았다. 차에 타는 것을 저지당하자 그는 우리 차가 나가지 못하도록 뒤에 서서 막았다. 그 호텔은 막다른 골목 끝에 있어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후진으로 골목을 빠져나가는 것밖에 없었다. 잠시 후 한패인 듯한 또다른 남자가 어깨에 총을 메고 나타나 뒤에서 길을 함께 막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두려웠다. 그때 호텔 직원이 우리차에 다가왔다. 우리는 구세주를 만난듯 그에게 사정을 했다. "우리 빨리 가야해요. 가게 해주세요. 저 사람들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호텔 직원도 그 사람들에게 가더니 무언가 이야기만 하는 모양새가 한패인가 싶었다. 우리를 도와 그들을 내쫓아줄 생각은 전혀 없어보였다. 사람이 점점 늘어나 4~5명이 되었다. 단단히 잘못 걸렸다 싶다. 호텔 직원도 우리를 막는다. 아주 위험한 사람들이다. 대체 얼마를 원하는 걸까? 우리 여기서 무사히 나갈 수나 있는 걸까? 어디로 납치되거나 저 총으로 해를 입게 되는건 아닌지 너무너무 무서웠다. 그렇게 한없이 초긴장 상태로 한참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뒤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드디어 차를 움직일 수 있었다. 골목 끝에서 호텔 직원이 불러준 건지 제복을 입은 경찰이 와서 말을 건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 룩소르로 간다고 대답했다. 뒤에 경찰차도 보인다. 경찰이 상황을 정리하는 것 같았다. 경찰차가 에스코트 해준다고 하는 듯했다. 골목을 빠져나와 한시름 놓긴 했지만 그렇게 경찰차를 따라가자니 경찰도 돈을 요구하는게 아닌가 불안해졌다. 이곳 사람들이 워낙 가난해서 외국인이 돈주머니로 보이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식으로 위력을 가하는 것이 알려지면 누가 이집트로 관광 오려할까 싶었다. 갑자기 경찰차가 비상등을 켜며 길가에 차를 세웠다. 우리를 쳐다보며 우리도 차를 세우라고 하는 듯했지만 탄은 이때다 싶었는지 그대로 차를 지나쳐 달렸다. "우리는 그냥 갈길을 갈뿐이야. 경찰이 쫓아오고 싶으면 쫓아오겠지. 우리가 굳이 기다릴 것까지는 없지." "비상등을 켜고 굿바이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비상등을 켜고 '안녕' 했어." 우리 마음대로 해석하고 경찰을 떼어놓고 싶어 달려갔지만 하필 기름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탄이 차를 길옆에 세우고 주유소를 찾아야 겠다고 하고 있을때 경찰이 다시 우리를 따라잡았다. 아예 차를 우리앞에 세워 우리가 못 움직이게 또 막아섰다.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화난 목소리로 자기가 "Genaral police"라고 한다. 무슨 X소리인가 싶었다. 우리는 못알아듣는 척하며 계기판을 가리키며 주유소에 가야한다고 딴청을 피웠다. 서로 자기 할말만 했다. 우리가 먼저 가버려서 화가 몹시 난듯해서 무서웠다. 탄은 분위기를 바꾸려고 스마트폰으로 지도에서 주유소를 찾아 보여주고 우리가 주유해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조금 있자 경찰차 한대가 더 나타났다. 이제 경찰차 2대의 뒤를 따라간다. 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 너무 불안했다. 어차피 잡힌거 피해를 최소화할 생각에 집중했다. 계기판에 주행가능 거리 표시가 꺼지고 이제 차가 언제 서버릴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가까스로 주유소에 도착, 하지만 휘발유가 없다고 하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을 찾는다. 경찰이 앞서가건말건 70km 연비효율 운전을 하며 갔다. 주유소로 가려면 우측으로 꺾어야 하는데 경찰이 못가게 막고 있다. 이 주유소를 지나치면 정말 차가 서버릴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차에서 내려 저 경찰차를 타고 어디로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까지 들었다. 탄은 과감하게 유턴을 해서 경찰차를 무시하고 주유소로 내달렸다. 이제 우리의 마지막 희망은 대사관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이 주유하는 동안 내가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관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우리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연료가 소진되기 직전 가까스로 주유소에 도착 다행히 더이상의 방해 없이, 연료가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간신히 주유소에 도착했다. 나는 대사관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한국에서 이집트에 가면 연락해보라고 소개 받았던 현지교포분께 우선 전화를 했다. 만난적도 없는데 갑작스럽게 전화를 드리게 되어 송구스러웠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우리 사정을 말씀드리자 그분은 경찰을 바꿔달라고 하셨다. 아랍어를 하실 수 있으니 우리를 놔달라 안그러면 큰코다칠 것이다 하며 혼구녕을 내주기를 은근 바랬다. 경찰과 아랍어로 통화를 하고 다시 전화를 돌려받자 교포분은 놀라운 이야기를 하셨다. "이 경찰들을 따라가셔야 할거에요." "네?" 놀라서 반문했다. 교포분은 "이집트는 공산국가처럼 통제가 심한 나라인데 외국인이 단체관광이 아니고 렌트를 해서 관광지가 아닌 곳을 맘대로 마구 돌아다니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관광경찰'이라는 사람들을 두어 그런 외국인을 보면 안전한 고속도로로 에스코트하면서 감시와 보호를 하고 있는 거에요."라고 하셨다. 깡패같던 사람들이 우릴 에스코트 해주는 사복경찰이라니... 세상에. 완전 깡패처럼 보이던 저 사람이 진짜 사복경찰이라니. 지금 상황이 비정상적인 납치나 강탈이 아니었다니. 너무너무 안도가 되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 이분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끝까지 이들을 날강도 무리로 생각했을테고 이집트를 다니는 내내 긴장하며 불편한 기분으로 여행을 즐기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분의 자세한 설명으로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한 우리는 그동안의 불안과 걱정을 털어내고 비로소 경찰들을 웃으며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람들은 우리 돈을 노리는 강도들이 아니라 해야할 일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고속도로가 나오자 그들의 관할구역이 끝났는지 차를 세우고 우리에게 와서 잘가라고 인사를 하며 보내주었다. 그들에게 큰 오해를 한것이 미안한 마음에 우리는 그들이 알아듣건말건 사과를 하고 감사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다시 우리끼리 홀가분하게 드라이브를 하게되니 너무 기쁘고 시원했다. 이 나라의 상황과 관습을 몰라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평화롭게 잘 끝나 정말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낯선 나라로 이동할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된 사건이 되었다. 무조건 의심하고 넘겨짚지 말고 가능한 도움을 청해 현지의 상식을 알아내자. 미냐를 나와 룩소르를 향해 가는 도중 만난 작은 도시 입구에서 또 경찰차를 만났다. 이제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당연한 듯 경찰차를 뒤따라간다. 관할구역이 끝난 곳에서 다른 경찰차에게 우리를 인계하기도 한다. 다들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맞아주시니 너무 좋았다. 처음과 달리 여유롭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찰의 에스코트를 오히려 즐기기까지 할 수 있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_ufYXwYzqZs?si=NcQ5JOHxrciAv4tC>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0 10:27:43<27> 카자흐스탄 악타우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오후 5~6시쯤 베뉴에 도착했다.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 더 늦기전에 정비소를 찾아 차를 고치고 싶었다. 도로변 정비소를 발견하고 번역기로 시동이 안걸린다고 이야기했는데 기술자가 없다고 한다. 경정비만 하는 곳인가 싶어 다른 곳을 찾아갔다. 여기도 안된다고 해서 이 차를 고칠 수 있는 곳이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어떤 주소를 알려주어 다시 찾아갔다. 가보니 해가 져서 어두운데다 다니는 사람도 없고 주소의 집에는 초인종도 없어 망설이다 문을 두드려보았으나 답이 없다. 결국 베뉴에서 차를 고칠 수가 없었던 우리는 들개와 술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또 숙소를 잡아도 차시동을 켜둔 채로 들어가 자야하는 것이 불안해서 차라리 이곳을 떠나 길가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나는 어제부터 험로의 긴 이동과 추위와 스트레스에 지쳐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숨만 겨우 쉬고 앉아있었고 운전하느라 더 힘들었을 탄이는 가까스로 남은 힘을 쥐어짜내어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하며 몇시간을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도로를 앞차들을 의지해 달리다가 새벽 2~3시쯤 트럭들이 많이 서있는 공터에서 차를 대고 잤다. 악타우까지 가는 동안 주유할 때면 습관처럼 시동을 끌까봐 계속 긴장하며 서로 이야기해주고 밥먹거나 화장실을 위해 차를 세울 때마다 "시동!"하며 잊지않고 켜두려고 노력했다. 다음날 오전 악타우에 도착했다. 도시가 제법 크고 활기가 넘친다. 일요일인데도 문 연 상점들이 많이 보인다. 정비소 문 연 곳이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잘되었다. 눈에 띈 정비소에 들어갔는데 안된다고 한다. 캠핑카를 수리하기 위해 정비소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허탕이었다 서너군데를 더 찾아가보았지만 모두 차를 고칠 수가 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네비에서 현대자동차 매장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찾아갔다. 차량판매와 정비를 같이 하는 곳 같다. 직원에게 번역앱으로 우리 차 상태를 이야기하니 차를 정비센터로 옮기라고 한다.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보자고 했다. 20시간 이상 켜두었던 시동을 끄는 것이 매우 불안했지만 정비사도 있고 하니 꺼보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의 현대차 전시장은 한국과 달리 매우 넓고 시설도 좋다. 직원분들도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의지가 되고 신뢰가 간다. 정비센터에서 까브리의 시동을 껐다가 다시 걸어보니 이게 웬일, 시동이 걸린다. 너무 좋아서 박수가 절로 나온다. 여러차례 껐다 켜기를 반복했는데 이상없이 잘 작동한다. 정말 오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했었다. 심지어 차를 못고쳐서 여행이 중단되어 돌아갈 것까지 각오를 했었는데 이렇게 간단히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몰랐다. 사실 우리는 십년 전 아메리카 장기여행에서 차가 고장이 난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온두라스에서 두달간 차에서 자며 차를 고치려고 애쓰다 끝내 돌아와야했었기 때문에 감사가 더 컸다. 이왕 정비소에 온 김에 엔진오일과 필터 등을 교환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곳은 큰 리프트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가능한 정비소를 알려주셨다. 현지 직원분은 끝까지 시동을 확인을 하며 안심시켜 주셨다.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악타우 시내로 돌아왔다. 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니 없던 힘도 솟아나는 것 같다. 반가운 버거킹에서 시로의 소울푸드인 햄버거를 먹고 와이파이로 숙소도 예약을 했다. 슈퍼마켓에서 장도 보고 숙소를 찾아갔다. 주소를 보고 찾아갔는데 이곳이 아닌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 찬스를 또 써서 주인과 전화를 해서 한참 떨어진 다른 아파트로 안내를 받았다. 처음 보는 여행자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주고 도와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구글 내비가 잘못된건지 주인이 주소를 잘못 적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제대로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찾아간 곳은 마치 성처럼 보인다며 신기해했던 우리가 지나쳐온 곳이었다. 1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여러채가 단지를 이루고 있고 정원도 매우 훌륭하다. 크리스마스 즈음이어서인지 커다란 트리도 있고 황금말 장식에 어린이 놀이터도 잘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차를 안에 가지고 갈 수가 없어 아파트 밖 상가주차장에 세우고 왔다갔다 하며 짐을 옮겨야하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 건물 내부도 거울과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돼있었고 고마운 현대식 엘리베이터도 두대나 된다. 주인은 동양계 부부였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은 듯 한국드라마와 배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파트는 깨끗하고 주방도 좋고 편안해보여서 처음엔 3일 예약을 했었는데 더 길게 머물어도 되냐고 묻고 기간을 연장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편히 푹 쉬고 밀린 작업도 하고 싶었다. 지독한 강행군으로 탄이 병이 나버렸다 숙소에 짐을 풀자 탄이가 몸져 누웠다. 긴장이 풀어지며 몸살이 났나보다. 몇일간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렇게 탄이는 2~3일을 침대에서 꼼짝을 못하고 누워서 약을 먹으며 쉬어야 했다. 밤이 되면 아파트 건물과 광장의 트리에 조명이 아름답게 들어와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 아픈 탄이랑 오붓하게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근처 상점에서 조각케이크와 생강빵과자를 살 수 있어서 조금 위안이 되었다. 몇일 푹 쉬고난 탄은 잘 회복해서 같이 고깃국도 끓여먹고 소소하게 작업도 하며 휴식의 시간을 갖었다. 탄이가 기운을 차린 후 우리는 악타우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영사관을 찾아갔다. 구글 네비에 번번히 골탕을 먹어왔는데 이번도 역시 이상한 가정주택들이 즐비한 동네로 안내를 하기에 의심스러웠는데 해당주소의 집을 두드려 물어보니 이곳은 아니고 골목따라 조금 더 가면 있다고 알려주셨다. 역시 러시아권쪽에서 구글 네비게이션은 믿을 것이 못된다. 알려주신대로 가보았더니 정말 영사관이 있을 것 같지 않던 동네에 떡하니 아제르바이잔 국기가 나부끼는 영사관이 있었다. 입구에 경비원께 바쿠로 가기 위해 비자신청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 후 안으로 안내해주셨다. 영사관 내부는 멋지게 잘 꾸며져있었고 직원들 두세분이 나오더니 우리에게 친절하게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결론적으로 페리는 코로나 이후로 여객(사람)운송을 안해서 바쿠로 가려면 차는 배로, 사람은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한다. 배도 비정기적으로 운항해서 언제 출항하는지 선사를 찾아가 알아봐야한다고 했으며 코로나 음성확인서, 백신접종증명서등 각종 서류도 필요하다고 한다. 악타우에서 바쿠가는 페리 탑승이 '동해-블라디보스톡 구간' 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하다. 둘이 긴 의논끝에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복잡한 서류를 다 준비하는 것 보다 좀 돌더라도 육로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악타우에서 다시 베뉴를 지나 러시아의 아티라우, 아스트라한을 거쳐 조지아에 가는 경로로 정했다. 이쪽 길도 베뉴-아스트라한 사이의 길이 악명이 높다고 들어서 차를 제대로 정비하고 가고싶었다. 현대차 매니저님께 소개받은 정비소에 가서 엔진오일과 한국에서 가져온 연료필터를 교체했다. 타이어 공기압도 체크하고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체력과 자동차 관리를 받고 잘 쉬고 또 다음 길을 나설 수 있게 해준 악타우가 좋은 느낌으로 남았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RxgG4EeEtF0?si=yj5jzbQcD6g7lAbV>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2 10:42:09<26>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으로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한달여간의 우즈벡 여행을 마치고 오늘은 국경을 넘는다. 타슈켄트에서부터 앞으로의 경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우리가 원한 최선의 경로는 우즈벡 남서쪽의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 이란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투르크메니스탄 가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 전에는 3~5일짜리 경유(Transit)비자가 있었다는데 발급이 중단된 듯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타슈켄트에 있을때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을 찾아가 한시간을 기다려 겨우 직원을 만나 물어보았는데 초청장이 있으면 몰라도 외국인 입국이 금지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한 이란도 까르네(무관세 통행증)가 필요하며 대행사 등을 통해 미리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꽤 많은 돈이 드는 것 같았고 운이 나쁘면 돈을 내도 입국이 안될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쪽 경로는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북쪽으로 카스피해를 돌아 가야했는데 국경지나는 것을 최소화하기위해 일단 카자흐스탄에 재입국해서 카스피해 연안의 악타우에서 배에 차를 실어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구글 맵에 누쿠스에서 악타우까지는 약 1000km거리에 14시간이 걸린다고 나온다. 하지만 경험상 +3~4시간이다. 압둑의 아버지께서 이 구간의 길이 매우 안좋고 국경 전엔 주유소나 마을이 하나도 없다고 알려주셨다. 까브리가 캠핑카이니 숙소나 마을이 없어도 아무데서나 쉬고 밥을 해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어제 시내에서 주유소 두 곳을 찾아갔었는데 디젤이 없었다. 가는 길에 살 수 있겠지 했는데 허름한 주유소를 하나 찾아내어 들러봤지만 역시 디젤은 없었다. 더 가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나올까봐 다시 누쿠스로 돌아가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사막 한가운데 있는 식당겸 트럭 휴게소를 발견했다. 현지분들께 번역앱을 동원해 경유를 파는 가까운 주유소를 물어본다. 러시아어를 쓰는지 페르시아어를 쓰는지 우즈벡어를 쓰는지 모르니 번역앱도 무용인 경우가 많다.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니 황당하게도 여기에서 디젤을 판다고 한다. 품질이고 가격이고 따질 상황이 아니다. 디젤이 있다는게 반가와 당장 30리터를 달라고 했다. 직원 두분이 말통에 담은 디젤을 가져와 까브리 연료통에 넣어주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 이정도면 국경 지나 베뉴까지도 문제 없다. 누쿠스에서 멀어지니 사방이 평평하고 누런 사막이 시작되고 도로 상태가 안좋아진다. 와아...단언컨대 지금껏 경험한 최악의 도로다. 아스팔트를 몇십년간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게 되었다. 구겨진 옷의 주름이 잡히듯 쪼글쪼글한 아스팔트에 바퀴가 반이상 빠질듯한 크고 깊은 구멍이 계속 이어진다. 길이 얼마나 안좋은지 도로 옆에는 차들이 아스팔트 길을 피해 맨땅으로 다녀서 만들어진 흙길도 보인다. 차라리 흙길이 나을까 싶어 우리도 한번 가보았는데 울퉁불퉁 차가 미친듯 요동치고 흙먼지가 엄청나게 날려서 딱히 나을 것도 없다. 엉망인 도로탓에 사람도 차도 생고생이다. 10~20km밖에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마저 악성 구간을 피하려고 가다서다를 반복해야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 12시간을 왔는데 국경은 아직 한참 남았고 날은 어두워져버렸다. 마땅히 쉴 곳도 없어 밤에도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지해 가는 것이 위험한 것을 넘어 공포스럽기 까지 했다. 그냥도 12시간을 운전하면 어마어마하게 피곤할텐데 길 상태에 온 신경을 쏟아부으며 운전한 탄이 기절할 정도로 힘들어 한다. 공터고 뭐고 아무것도 없지만 도로를 조금 벗어나 흙바닥 위에 차를 세웠다. 사막의 추위에 수많은 별들도 눈에 안들어온다. 무시동 히터를 켜고 전기요를 의지해 잠을 청해보았다. 밤새 추위와 싸우다 살아서 눈을 떠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아침기온 영하 7도. 체감은 -10도가 훨씬 넘는 듯 무섭게 춥다. 오늘은 꼭 국경을 넘자! 하며 기운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화이팅하며 출발한지 30분도 채 안되어 갑자기 도로위에서 시동이 꺼졌다. 어제 거친 도로에 종일 시달리느라 까브리가 병이 난걸까? 추운 날씨에 오그라든 손으로 겨우 점프용 예비 배터리를 연결해보았다. 여전히 시동이 안 걸린다. 어제 넣은 경유가 문제일까? 영하의 날씨에 얼어버렸나? 궁여지책으로 휴대용 버너를 차 아래에 놓고 연료통을 데워보려 했지만 영하의 세찬 바람에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이었으면 전화한통으로 견인 출동 서비스를 불렀을텐데. 막막했다. 도로위에서 차가 멈춰버렸다. 배터리 점프도 해보고 연료통도 데워보지만 소용없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해결될지도 모르겠지만. 바이칼호에서 우리가 견인을 해주었던 생각이 났다. 우리가 견인을 받아야하는 일이 생길줄은 몰랐는데. 이 길을 다니는 차도 별로 없다. 시동이 안 걸리니 히터도 안되서 추위에 덜덜 떨며 마냥 기다린다. 한참만에 대형트럭이 한대, 두 대 서주었는데 언어 소통이 안되어 결국 그냥 가버리고 망연자실 그저 착한 사마리아인같은 분이 나타나시기를 빌고 또 빌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차가 멈춘지 3시간이 지났을때 드디어 생명의 은인이 나타나셨다. 크고 힘세보이는 대형트럭도 여러대 그냥 지나갔는데 정작 우리를 도와준 것은 딱 봐도 수십년은 된 듯한 낡은 밴 뒤에 달구지까지 매단 차. 길이 너무 험해서 섣불리 견인해주겠다 나서지 못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분은 우리차를 보자마자 견인줄을 준비해서 달구지와 까브리에 묶는다. 이제 살았다 싶고 너무너무 감사하다. 드디어 밴이 끄는 대로 까브리가 움직인다. 서너시간 만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밴 기사님이 운전을 매우 잘하시는 분이었다. 길이 워낙 험해서 그냥 가기도 위험한 길을 우리 1톤 트럭을 매달고 잘도 가신다. 하지만 험로에 앞차가 언제 급제동을 할 지 알 수 없기에 탄이는 초긴장모드로 오른팔에 심한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사이드 브레이크를 수없이 잡아당겨야 했다. 30분쯤 지나 탄이 약간 여유가 생겼는지 "개인적으로는 대형트럭보다 밴 사이즈의 차가 견인해주어서 따라가기가 훨씬 나아"라는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견인줄이 툭 끊겼다. 헉. 탄이 크락션을 울려 신호를 한다. 밴 기사님은 차를 세우고 다시 견인줄을 까브리에 묶는다. 길이 험해 견인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니 견인줄이 끊어지는 것 쯤은 당연하다 싶다. 끈이 무지 오래된 듯 낡기도 했다. 앞차는 길이 조금이라도 좋다 싶으면 막 달린다. 그러면 오래된 아스팔트에서 자갈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마구 날라온다. 이미 금간 앞유리가 완전히 깨져버리진 않을까 걱정됐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고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는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자고 할 수도 없는 상황. 끈에 묶인 채 앞차에 매달려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한참 가다가 길에 서있는 승용차 앞에서 밴이 차를 멈추었다. 어리둥절 내려보니 역시나 고장차량이다. 이미 한대를 구조해 견인중이면서도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신가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 이 차량은 앞 타이어 하나가 완전히 빠져 길에 놓여있는데 타이어를 연결하는 쇠부속이 부서진듯 했다. 밴 기사님은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무슨 조치를 한 후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두어시간이 지나 국경 근처의 한 식당에 도착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났지만 나는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탄이도 마찬가지였지만 밴기사님께 식사대접이라도 하겠다며 식당에 들어갔다. 식사 후 차 고칠 곳을 물어보니 근처에는 정비소가 없다고 한다. 이대로 견인된 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까? 밴기사님과 식당주인분이 나와 까브리를 이리저리 살펴보신다. 퓨즈 박스도 열어보고 엔진룸도 열어보고 그러더니 견인 중 시동을 걸어보잔다. 탄이 안해본 게 아니어서 별 기대는 안되었지만 두분이 봐주는 것 만으로도 너무 고마와 밴의 달구지는 빼고 우리차를 직접 묶어 견인하며 식당사장님이 우리차를 운전하였다. 식당 주차장을 한바퀴 돌기도 전에 "부릉~"하며 시동이 걸렸다. 나는 옆좌석에 앉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이야~!"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얼떨떨한 얼굴로 탄이가 다가온다. 이럴수가! 까브리가 다시 살아났다!! 눈물이 날 정도로 까브리 엔진소리가 반가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엔진을 끄고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안 걸린다. 다시 밴으로 견인해서 시동을 걸었더니 다행히 또 걸렸다. 두분 모두 이대로 운전하고 가되 정비가 가능한 곳까지 가기 전에는 절대로 시동을 끄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말은 안통해도 무슨 이야긴지 너무 잘 알것 같았다. 2시간 이상을 무시무시한 험로를 견인해주신 밴기사님을 탄이는 꼭 안아드리고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국 과자등 선물과 사례로 100달러를 드렸다. 더 달라면 더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탄이는 왜 자기가 했을때는 안됐을까 매우 의아해했지만 어쨌든 시동이 걸린 것을 신통방통해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6시간만에 시동이 걸려 까브리가 다시 스스로 움직여서 다니는 것이 너무너무 고마울 뿐이었다. 식당에서 약 30분정도 더 가니 국경사무소가 나왔다. 우즈벡에서는 여행자가 어디에 묵었는지 거주지 증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는 곳마다 시간과 돈을 들여 서류를 준비해왔는데 국경에서는 아무도 보자고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좀 아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준비해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국경에 서있는 차들 맨 뒤에 줄을 서니 앞에 낯익은 밴이 보인다. 먼저와서 줄서고 계시는 우리 은인. 카자흐스탄 국경수비대 분들이 웃으며 반겨주셨다. 국경에서 나 혼자 또 내려서 걸어가야 할 것을 각오하고 핫팩과 옷등 추위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었는데 차에 그냥 타고 있으라며 친절히 배려해주셨다. 국경에서 이런 환대는 처음이다. 탄이 차에서 내려 서류작업을 하고 돌아와서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며 보여준다. 와, 꽤 멋진 남자향수다. 수비대의 젊은 친구 한사람이 계속 정말 잘 도와주었고 마지막엔 이 것까지 선물해줬다고 한다. 그 친구 말고도 한국 자동차 등록증이 생소하다보니까 하나 둘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차근차근 물어보고 굉장히 호의적으로 수속 밟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무사히 기분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경통과는 항상 스트레스 받고 힘든 일이었는데 오늘은 여러모로 감동이었다. '일희일비'라고 나쁜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것 같다. 어제부터의 고생을 조금 위로받는 듯 했다. 카자흐스탄으로 넘어오니 길이 갑자기 너무 좋아졌다. 어제 종일, 그리고 아침에도 그 악몽같은 험한 길을 비틀대며 지나와야했는데 비단결같은 아스팔트가 진심 감동스럽다. 다음 목적지인 베뉴에 가서 차도 고치고 숙소도 잡아야겠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QMehVDxsPGQ?si=zf30tAbmRBYQu1wt>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4 10:51:49<25> 우즈베키스탄 '누쿠스'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누쿠스는 부하라에서 북서쪽으로 550km가량 떨어진 국경 전 마지막 도시이다. 누쿠스의 카우치호스트를 찾아보니 '압둑하미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게스트 후기를 보던 중 반가운 얼굴이 있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났던 자전거여행자 이치도 그의 집에서 묵었다고 한다. 믿을만한 사람이다싶어 카우치요청을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주었다. 누쿠스에 가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국경넘을 준비를 해야겠다. 중간에 히바라는 도시도 있었지만 웬지 비슷한 건물들을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겠다 싶어 바로 누쿠스를 향했다. 여덟시간 넘는 긴 주행 끝에 어둑어둑해진 저녁 늦게 압둑네 집에 도착했다. 장거리 이동의 피곤은 압둑과 가족들의 환대에 금새 기운이 회복된다. 압둑은 임신한 아내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님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들어가자마자 차와 빵과 달달구리들을 주셨는데 조금 전까지 힘들어 축축 쳐지던 우리는 기운이 어디서 솟아났는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월에 수박이라니.. 호박같이 생겼는데 달고 맛있네 12월에 수박을 대접받았다. 사실 집에 들어오며 입구에 까맣고 둥근 공같은 것이 있어 설마 수박이랴 싶었는데, 길가에서 팔던 호박같은 것과 이것들이 다 진짜 수박이었다. 우즈벡은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나라였다. 다만 씨가 무지무지 커서 생소했는데 아마도 늦게 수확해서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품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암튼 겨울에 비싼 하우스수박도 아닌 그냥 수박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맛도 매우 달고 좋았다. 그의 집은 넓은 1층 주택이었는데 집안에 주차장도 있고 우리에게 쓰라고 안내해준 방은 퀸 매트리스가 3개는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넓은 커다란 방이었다.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압둑이 마침 내일 근무가 없다며 과거에 아랄해였던 무이낙(Mo'ynoq)에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었다. 바로 엊그제 오토에게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싶었던 아랄해를, 그것도 현지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갈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곳에서 왕복 6시간거리인데 너희차는 비싼 디젤차이니 자기차로 가자고 한다. 압둑의 진심어린 호의에 감사하며 메탄값은 우리가 내겠다고 했다. 압둑네 집은 조용하고 따뜻해서 매우 편안하게 잘 잤다.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함께 먹는다. 압둑은 잠자리가 편안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주고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진다. 정말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최고인것 같다. 올때 사온 두루마리 휴지를 어머님께 드리며 한국 사람은 남의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는데 뜻밖에도 압둑과 어머님이 이미 알고 있다며 웃는다. 어머니께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드라마등을 통해 본적 있다는 것이다. 신기했다. 염소젓으로 만든 밀크티, 갓구운 난.. 황송한 아침 식사 뒷마당의 염소젖으로 만든 밀크티가 참 맛있다. 갓구운 난을, 녹인 버터에 찍어 든든히 아침을 먹었다. 보통 우리는 초대를 받으면 떠날때 선물을 드리고 가는데 너무도 잘해주셔서 뭐라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차에서 선물을 긁어모아왔다. 아버님과 압둑에게는 핫팩 등을 드리고 어머님과 압둑의 아내에게는 마스크팩, 한국전통문양 컵받침, 내가 뜬 레이스 받침 등을 드렸다. 베푸신 은혜에 비해 너무 작은 선물이었지만 즐겁게 받아주신다. 추위에 대비해 목도리까지 두르고 압둑의 차를 타고 무이낙으로 출발했다. 신기하게도 압둑의 차가 가스도 휘발유도 주유가 가능하다고 해서 메탄의 줄이 너무 길어 휘발유를 넣기로 했다. 그래도 경유보다 많이 싸다. 가는 길에 건초를 트럭본체 높이만큼 높게 쌓은 트럭도 지나가고 낙타떼도 만났다. 세시간을 쉼없이 달려 드디어 아랄해에 도착했다. 지평선 끝까지 누런 모래사막만 보이는데 여기가 아랄해라고 한다. 말문이 막혔다. 앞쪽에 붉은 갈색으로 완전히 녹슬어버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래위에 있었다. 한때는 면적이 세계 4위의 호수였고 수심이 100m가 넘었다는데 면화를 재배하기위해 상류의 강물을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급속도로 환경이 파괴되고 바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배에 가까이 가서 보니 더 놀랍고 황망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녹슨 어선. 절대로 수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녹이 슬다 못해 너덜너덜해진 처참한 모습이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와 닮아있었다. 이 배들은 이제 다시는 물에 뜨지 못할 것이고 이 메마른 땅은 다시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몇십년 전만해도 깊은 바다속이었던 버석버석한 모래를 밟으며 마음이 마냥 먹먹해져갔다.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 한때 바다였던 사막을 밟는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 더 늦으면 여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눈 앞의 현실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인간이 지구에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 존재인가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언덕위에 아랄해의 역사에 대해 기록해둔 장소가 있는데 1989년의 아랄해와 2008년의 아랄해 위성사진을 눈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압둑은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더니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원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압둑은 정말 신실한 무슬림이다. 하루에 5번 기도를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자주 사라져 기도를 하고 돌아오곤 했다. 압둑의 기도 후 우리는 무이낙의 작은 식당에 갔다. 압둑의 도움으로 만두와 샤슬릭을 주문해서 점심을 잘 해결했다. 젓가락질 이야기가 나와서 탄이 긴 샤슬릭 쇠꼬챙이 두개로 생양파조각을 집어 먹으니 압둑이 신기해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압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우치호스트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영어를 사용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외국여행을 하고싶어서 외국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가 의외였지만 좋은 이유 중 하나겠다 싶었다. "안녕하세요" 한국말 인사에 웃으며 받아주는 그들 다음날 탄은 압둑의 아버지를 따라 수산시장에 갔다. 근처 강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들이 가득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생선보기가 거의 힘들었는데 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상인들도 반갑게 맞아주고 유머스레 인사를 건넨다. 영어를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니 탄은 그냥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다들 웃으며 받아주셨다. 여러분들이 모여들어 우리가 유튜버인 것을 압둑 아버님께 들었는지 채널이름을 물어보는데 "까브리랑" 이라고 말하니 이상하게 따라부르신다. 아.. 채널이름을 영어로 할걸 그랬나, 외국분들이 물어볼때마다 항상 곤란한 마음이 든다. 핸드폰을 내미신 분이 있어 한글자판부터 깔고 한글로 까브리랑을 입력해서 드디어 채널을 찾아드리니 좋아하시며 바로 구독을 누르셨다. 구독자 추가 감사합니다! 하핫. 탄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유튜브 채널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압둑 아버님은 커다란 생선을 사셨다. 그리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생선을 요리해달라고 맡겼다. 생선의 무게를 달고 돈을 내면 요리를 해준다고 한다. 집에서는 그렇게 큰 생선을 요리할 도구가 없는 걸까? 이날 저녁 튀긴 생선이 산더미처럼 쌓여 나왔다. 오랜만에 살집이 두툼한 흰살 생선을 먹으니 마냥 좋았다. 식사 후 태블릿으로 한국음식 사진을 보여드리며 압둑가족들께 설명을 했는데 다들 흥미로워했다. 이곳은 굽고 튀기는 등 조리법이 단순해서 삼계탕, 찜닭 맛을 모를 것 같아 맛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압둑 언젠가 한국에 오게되면 꼭 만나자.'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가족들께 우리가 있는 재료로 가능한 잔치국수를 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결혼한지 1년되었다는 압둑에게 결혼식 영상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했다. 영상속 압둑은 검은 양복을 신부는 하얀 히잡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은 매우 긴시간 진행된다고 한다. 결혼식때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맘(이슬람 지도자)의 말씀이 좋았다고 한다. 신실한 무슬림다운 대답이다. 하하 "우리도 대접해야지" 6인분 잔치국수와 김치캔 '딱' 다음날 까브리를 타고 잔치국수 재료를 사러 누쿠스 시내로 나왔다. 멋진 빌딩 앞에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기와 우즈벡 깃발이 함께 나부낀다.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 안의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의 수도이다. 도로와 건물이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다. 우리는 큰 마트를 발견해서 필요한 달걀과 야채 등의 재료를 잘 구입했다. 6인분의 잔치국수를 만드는 것은 시로에게 도전이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지단을 만들고 육수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의 멸치다시포리백을 이용하는 치트키를 썼다. 한국산 소면을 삶고 김가루까지 고명으로 올리니 매우 그럴듯해 보였다. 압둑과 아내는 부엌에서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보인다고 한다. 한국 음식중 그나마 잔치국수는 간단한 편인데ㅎㅎ. 이곳 음식은 한번에 솥에 넣고 끓이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고명을 따로 부치고 썰고 하는 과정이 생소해 보였나보다. 캔김치를 따서 반찬으로 대접했는데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캔김치는 일반김치보다 많이 부족한데... 제대로 된 맛있는 김치를 맛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도 다들 맛있게 먹어주었고 국수도 매우 인기가 좋았다. 압둑이 이곳에서 인기있는 개그 TV쇼를 보여주며 해준 이야기를 통해 이곳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리액션이 매우 풍부하고 이곳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며 엄청 감탄하고 감명을 받아 표현하는 것이 그들 눈에는 무척 재미있게 보이나보다. 한국사람들은 빈 땅을 보며 왜 이렇게 노는 땅이 많은데 그냥 두냐고 물어본다는 말에 우리는 빵 터지며 "맞아! 우리도 그런 얘기 했어."라고 했고 석양을 보며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며 해는 자기나라에서도 질텐데 뭘 그리 특별하다며 호들갑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몰을 보며 탄성짓는 한국인에게 해가 없어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일 다시 뜰거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람의 특징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저녁때 압둑은 다음날 새벽에 출근을 한다고 해서 미리 작별인사를 나누었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전 아버님께 부탁해서 아버님의 대형트럭을 구경했다. 기꺼이 보여주신 아버님께 무척 감사했다. 트럭운전수이신 아버님이 국경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여러가지 알려주셨다. 누쿠스를 떠나면 카자흐스탄까지 주유소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여분의 연료를 준비하라며 연료통을 주시려는 아버님께 이럴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큰 생수통이 몇개 있다고 감사하며 사양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가면서 먹을 캔디 등과 이것저것을 끝까지 챙겨 주시려고 해서 사양하기 매우 곤란할 지경이었다. 커다란 수박도 2덩이나 주시려해서 겨우 사양하고 나왔다. 사랑과 정이 가득한 참 감사한 누쿠스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귀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RakyEg5zwk?si=RH4bMMGroy9XL8lB>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8 1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