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도 삶도 예술이다. 한 발 한 발 디디는 그 발걸음, 관문 하나하나를 통과하는 과정, 모든 것이 완성품으로 향하는 작은 시도다.’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흔히 대범함과 순발력, 그리고 남다른 혜안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 CEO를 지낸 사람들은 경영이란 큰 판 돈을 걸고 벌이는 한 판 승부가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를 꼼꼼히 헤아리고 난관을 만나면 놀라운 인내심으로 버텨내고 늘 변함없는 속도로 치열하게 달리는 마라톤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 미포조선, 쌍용자동차, 맥슨 등의 CEO를 지낸 손명원씨가 그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 ‘나는 다시 태어나도 경영자로 살고 싶다’를 냈다. 딱딱한 경영이론이나 원칙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의 경영철학에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녹여낸 자서전식 에세이다. 그는 ‘30여 년의 전문경영인 생활’이라는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로서 아직 인생의 바다로 나가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늙은 어부의 경험을 나눠주겠다는 결심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CEO로 살았던 30여 년의 세월, 경영의 전선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히며 살다 보면 삶이 전투와도 같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는 이 말을 생각하곤 했다. 이 말에서 나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채찍을 발견하곤 했다.” ‘성공신화’에서나 볼 듯한 그의 전투적인 삶은 아이러니하게도 늘 ‘끝’을 바라본 삶이었다. ‘끝’은 다름 아닌, 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성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치열하게 이끌어줄 목표를 가져라.’ 바로 이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하지만 목표가 있어도 자신이 목표에 가깝게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이내 곧 지치고 만다. 관문 하나 하나를 통과하며 한 발씩 목표에 다가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자신만의 목표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두 번째 성공 조건이요, 그만의 경영 노하우다. 이 책은 ▲당신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경영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내 젊음을 키운 열정의 습관 ▲경영이 내 인생에 남긴 것들 등 총 4장으로 구성된다. 2장에선 실제 그가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나간다. 현대중공업에서 일할 당시 모든 정성을 쏟아부었던 입찰에 탈락하며 맛봐야 했던 좌절의 순간, 적자를 보던 미포조선을 맡아 6개월 만에 흑자로 바꿔낸 황색보드의 얘기 등을 들을 수 있다. 3장에선 해외에서의 대학생활과 그가 즐겼던 축구나 레슬링을 통해 배우게 된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가슴 뛰는 목표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목표를 가시화하고 진행상황을 바로바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활용하여 바라는 바에 한발 더 빨리 가까워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 시절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일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런 목표관리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프롤로그도 에필로그도 모두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란 화두로 장식할 만큼 그는 목표에 충실했던 사람이다. 그 목표에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기쁨을 알았기에 그는 30여 년의 긴 마라톤의 승자가 된 것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
2005-04-06 12:48:56[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팝스타 아델이 무기한 활동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그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지도 모를 티켓 가격이 급등했다. 6일 NME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앞둔 아델의 콘서트 티켓이 정상가 보다 1700만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델 콘서트 티켓의 가격은 원래 일반 티켓은 400달러(53만원), VIP티켓은 1000달러(한화 약 133만원)였다. 하지만 아델이 무기한 활동 중단을 발표하자 티켓값이 급등해 3819달러(한화 약 507만원)에서 1만7050달러(한화 약 2265만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지난달 31일 아델은 독일 뭔헨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오는 11월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마치면 긴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스스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지난 7년을 보냈다”면서 “이제 내가 준비해 온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델은 ‘새로운 삶’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2021년부터 교제 중인 유명 스포츠 에이전트 리치 폴과 약혼한 상태로 알려진 터라 결혼 후 가정에 전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델은 앞서 지난 7월 독일 방송사 ZDF와의 인터뷰에서도 "연예계 활동에서 물러나 잠시동안 다른 창의적인 일을 할 것이다"라고 활동 중단을 암시한 바 있다. 한편, 아델이 긴 휴식기를 갖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첫 앨범을 낸 아델은 복귀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2015년에도 ‘25’를 발표한 뒤 6년의 기다림 끝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아델은 지난 2007년 싱글 '홈타운 글로리'(Hometown Glory'로 데뷔했다. 그의 히트곡으로는 '헬로'(Hello) ,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 등이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6 22:58:05"올 초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도 발매했는데, 한국에서 평소 나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토스카'를 하게 돼 더욱 특별하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무대를 앞두고 전격 내한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월 30일 '토스카'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로 한국을 종종 방문했지만 전막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 2012년 정명훈 지휘자와 호흡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후 12년만이다. 1992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으로 데뷔한 게오르규는 올해 '안젤라 게오르규 푸치니 오페라 작품집'을 발매했다. 수록곡을 직접 큐레이션한 그는 "모든 소프라노는 언젠가 토스카가 되는 꿈을 꾼다"며 "특히 토스카는 오페라 디바고 푸치니는 제 목소리에 잘 맞는 작곡가 중 한 명"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또 "토스카뿐 아니라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푸치니 음악은 대중을 사로잡는 데 탁월하다"며 10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로 유명한 '토스카'는 19세기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프리마돈나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이자 화가 카라바도시를 구하기 위해 악한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살해하지만, 결국 연인을 구하지 못한 슬픔에 투신하는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이번 공연은 게오르규와 김재형, 사무엘 윤이 호흡한다. 게오르규와 사무엘 윤은 지난 2016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를 공연한 바 있다. 또 함께 토스카를 맡게 된 이탈리아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주역 임세경은 김영우, 양준모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표현진 연출은 "두 팀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며 "더 많은 아이디어와 색깔을 가진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다보니 두 팀의 색깔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게오르규 역시 "같은 오페라라도 매 공연 다르다"며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와 그동안 받은 교육· 문화, 캐릭터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시대적 배경은 원작의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시대에서 세계대전인 20세기 무렵으로 바꿨다. 표 연출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 승자는 존재하는가, '토스카'를 통해 전쟁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9-02 19:19:11[파이낸셜뉴스] “올 초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도 발매했는데, 한국에서 평소 나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토스카’를 하게 돼 더욱 특별하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무대를 앞두고 전격 내한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월 30일 ‘토스카’ 기자회견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로 한국을 종종 방문했지만 전막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 2012년 정명훈 지휘자와 호흡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후 12년만이다. 1992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으로 데뷔한 게오르규는 올해 ‘안젤라 게오르규 푸치니 오페라 작품집’을 발매했다. 수록곡을 직접 큐레이션한 그는 “모든 소프라노는 언젠가 토스가가 되는 꿈을 꾼다”며 “특히 토스카는 오페라 디바고 푸치니는 제 목소리에 잘 맞는 작곡가 중 한 명”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또 “토스카뿐 아니라 ‘투란도트’ ‘나비부인’ 등 푸치니 음악은 대중을 사로잡는 데 탁월하다”며 10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로 유명한 ‘토스카’는 19세기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프리마돈나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이자 화가 카라바도시를 구하기 위해 악한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살해하지만, 결국 연인을 구하지 못한 슬픔에 투신하는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이번 공연은 게오르규와 김재형, 사무엘 윤이 호흡한다. 게오르규와 사무엘 윤은 지난 2016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를 공연한 바 있다. 또 함께 토스카를 맡게 된 이탈리아 오페라 축제 ‘아레나 디 베로나’의 주역 임세경은 김영우, 양준모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표현진 연출은 “두 팀의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며 “더 많은 아이디어와 색깔을 가진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다보니 두 팀의 색깔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게오르규 역시 “같은 오페라라도 매 공연 다르다”며 “모든 가수들의 목소리와 그동안 받은 교육· 문화, 캐릭터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시대적 배경은 원작의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시대에서 세계대전인 20세기로 바꿨다. 표 연출은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에 승자는 존재하는가, ‘토스카’를 통해 전쟁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9-02 11:01:11[파이낸셜뉴스] 직장 상사가 카풀을 강요해 퇴사를 고민한다는 신입사원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A씨는 "면허 취소 된 회사 상사랑 카풀 때문에 퇴사를 생각중이다"라고 전했다. 20대 사회 초년생인 A씨는 "난 강화도에 살고 있어서 차 없이 김포로 출퇴근 할 수 없다. 그래서 차를 구매했고, 회사 면접을 봤다"고 했다. 면접관으로는 대표와 과장이 들어왔고, 당시 대표는 A씨의 이력서를 보더니 "강화도 사시네요?"라고 물었다. 이어 과장에게 "너랑 같이 다니면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저 말을 들었을때는 친해지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입사 1달 정도가 지나고 대표가 오더니 '사수인 과장과 카풀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과장은 자신의 집이 근처일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실 A씨의 집과 정반대에 위치한 곳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회사에서 우리 집까지는 21Km로 30분 밖에 안 걸리는데, 과장을 태워서 가면 42Km로 거리가 늘고 58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A씨는 "출·퇴근을 생각하면 하루에 40㎞를 더 뛰어야 하는 거다. 게다가 퇴근하면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과장은 맨날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대화하자고 한다"라며 "과장은 나이도 30대 중반인데 담배 5개씩 피면서 맨날 인생 얘기를 했다. 스트레스 받는데 사회 초년생이고 아무것도 몰라서 원래 직장생활이 이런 거구나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 한 번 받아본 적 없이 두 달을 카풀했다"고 했다. 그러다 A씨가 수습 기간이 끝난 후 처음으로 이틀간의 연차를 내자 과장은 '그럼 난 출퇴근 어떻게 하냐'며 나무랐다고 한다. A씨는 황당한 마음에 "그전엔 어떻게 출·퇴근했냐고 물으니까, 엄마가 데려다줬다고 하더라"라며 "과장님도 차 사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당당하게 '차 있었는데 음주해서 면허 취소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연차 후 회사에 출근하자 과장은 "너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했다. 이제부터 연차 쓸 거면 1달 전에 나한테 말해"라고 했다. 참다 못한 A씨는 "이건 아니지 않느냐. 카풀 때문에 하루에 40Km를 더 뛰고 있다"고 말했더니 과장은 "그런 거 하나하나 따지냐"고 되레 면받을 줬다고 한다. A씨는 "게다가 회사에서 원래 카풀비용 10만원씩 지원이 되는 것이지만 그 동안 수습기간이라 그 돈도 받지 못했던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정말 화가나서 대표에게 말하고 퇴사할 예정"이라며 "과장에게 그 동안 태워준 기름값을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무조건 노동부 신고 대상", "비용을 전혀 지원 안 해주고 출퇴근을 시켰다는 소리인데 완전히 갑질", "과장이 대표 지인이나 친인척 아니냐", "염치가 있으면 기름값은 당연히 줬어야지" 등의 의견을 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2 06:44:55[파이낸셜뉴스] 어도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의 당사자인 여직원 B씨가 8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문의 글을 올려 민희진 대표를 비난했다. 앞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자 이를 정면 반박했다. 여직원 B씨는 이러한 민 대표의 해명이 왜곡·편집된 것이었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B씨는 "지난 7월 31일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민 대표가 'XX', '정신병'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하여,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민희진 대표님의 이야기와 표현 속에서 저는 인실좆을 당해 마땅한 ㅇㅇ, 정ㅇ병, 미ㅇㅇ, 사ㅇ코였고, 저는 A임원이 한 행동의 피해자가 아니라 일 못해서 회사를 그만두는 ‘남 ㅇ되게 할라고 하는 천벌을 받을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조직에 보탬이 되고자 한 한 명의 어도어 구성원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민희진 대표님 해명문에서 주장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다"며 "민희진 대표님과 A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립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 주십시오.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하신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다음은 B씨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지난 7월 31일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인스타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민희진 대표가 ‘ㅇㅇ’, ‘정신ㅇ’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입니다. 민희진 대표님이 A임원과의 카톡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그거 말 나와봤자 쟤 사이코되서 자기 신세 조지는게 됨, B가 그렇게 용기 있다고?”), 맞습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고 용기없는 일반인입니다. 수십년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스타 프로듀서이자 언론 대응에 노련한 한 회사의 대표님을 일개 직원이었던 제가 상대한다는 것은 정말 미치지 않고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굉장히 무섭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하여,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두 회사나 언론사들로부터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채 상처만 남은 상황에서, 최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오해와 억울함을 풀기 위해 글이 조금 길어질 수 있을 것 같고,여러 사안을 다뤄 두서없을 수 있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퇴사한 후 4월에 두 회사가 충돌하며 민희진 대표와 임원 A씨 밑에서 일했던 어도어 전 직원이라는 이유로 하이브에서 의심과 조사를 받기도 했고, 몇몇 언론사 등에서 제가 제기한 내용을 취재하고 싶다며 제게 연락을 해왔지만, 저는 그간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간에 이어지는 법적 다툼 속에서 제가 또 다른 피해를 입는 것이 싫어 모두 거절하고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디스패치 기사를 통해 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을 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사 제목에 크게 상처되는 표현이 적나라하게 들어가 있었는데 사건의 당사자인 저는 어떤 맥락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두번, 세번 체크하여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글을 쓰게 됐습니다. 본론에 앞서, 제가 임원 A씨를 신고한 직후부터 민희진 대표와 임원 A씨가 제게 온갖ㅇ욕을 하며 조사에 개입하고, 두 분이 아무리 뒤에서 한 말이라지만 인격모독적인 표현들의 수위가 너무 세서, 두 분께서 제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한때 대표님의 팬이었던, 위버스 뉴진스샵에서 수십만원을 쓰던, 어도어 조직을 위해서퇴사 후 수백줄의 카톡에 애정을 담아 공손히 메세지를 보내던 저의 마음과 노력이 짓밟히고 기만당했습니다. 민희진 대표측이 매사 누구도 진실의 왜곡과 짜깁기를 당해서는 안된다고 했으면서, 진실을 짜깁기라 말할 뿐더러, 퇴사한 직원(B)이 퇴사 이후에 보낸 사적 카톡 대화 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평생 쓸 일 없을 것 같던 글을쓰고 있습니다. <1> 제가 어도어에서 겪은 일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어도어에서 임원 A씨의 직속 부하로 근무하던 기간 동안 가장 문제된 성희롱성 발언뿐만 아니라 각종 직장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3월 2일 퇴사의사를 먼저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이후 3월 6일 회사에 성희롱,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 3월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공유 받고, 3월 21일 퇴사하였습니다. 저는 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부당한 지시와 성희롱적 발언에대하여 충분한 근거 자료와 함께 신고했습니다.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전적이 있던 분이고, 저보다 오랜 기간 업계에 계셨을 뿐더러 상위 직책자라 신고를 하는 것이 무섭기도 하였지만, 임원 A씨의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구성원들이 저뿐만이 아니었기에 조직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 용기를 냈습니다. 임원 A씨는 기본적으로 매사 항상 비난하는 투로 저와 구성원들을 닦달하였고, 업무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지시를 하여 저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습니다. 그 어디에서보다 긴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이유없는괴롭힘을 겪어보신 분들은 이 고통을 잘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말과 설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통해 급하지 않은 업무지시를 하였고, 주말에 어차피쉰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며 오전부터 연락을 하고 고통스러운 훈계를 지속하셨습니다. 카톡에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된 성희롱성 발언이 이루어진 40분간의 대화에서도 ‘남자둘이 밥먹는 것 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라는 구린 성차별적 언행과 생각을 전했으며, A 임원이 토요일에 한 업무지시 카톡에 제가 1분만에 즉각 답변하자 왜 A 임원 본인이 업무 카톡을 보낸 몇십초 사이, 민희진 대표가 단톡에서 카톡을보냈는데 자신의 카톡에 바로 답변해서 혼란스럽게 하냐고 혼내는 등 저로서는 도저히이해할 수 없는 훈계와 지적을 일삼았습니다. 한편, 갑자기 야근 중 불러내더니 전혀 예상치 않게 ‘(저를) 평가해야 하니 답해라, 회사를 다니는 포부가 뭐냐’고 묻더니, 갑작스런 질문에 제가 준비해서 답변 드리겠다고 하자, 저에게 ‘그럴거면 회사 다닐 필요 없다’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닦달하기도 했습니다. 저녁 8시 30분쯤 회사를 나서려고 할때 30분뒤부터 회의를 시작하자고 하여 제가 지금바로 시작하거나, 원격으로 밤에 할 수 있겠냐고 묻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습니다.“지금 당장 프로젝트의 전체를 설명할 수 있냐고 하며, 어떻게 회의를 곧바로 하냐”며“30분 뒤” 시작을 고집하셨습니다. 결국 그 날 저는 회의 전까지 프로젝트의 전반을 정리해드렸고, 회의를 진행한 뒤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였습니다. 일을 한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모든 건에 관해 언성을 높여가며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이게 어떻게 임원 A씨와 저간의 단순한 오해에 그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를 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다만, A 임원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희진 대표에게 A임원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제가 겪은 고통을 고작 ‘엄중한 경고’로 마무리 하려는 하이브의 조치가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였지만, 어차피 회사를 떠날 상황에서 더 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아 그냥 참았습니다. 그런데 민희진 대표는 A임원에 대한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서야 알게 된 것은, 민희진 대표가 제가 신고를 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나서까지 적극적으로 임원A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제게 온갖 미ㅇㅇ이네, 인실ㅇ이네 하는 선넘는 모욕을 일삼으셨다는 것입니다. 대표로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 보단, 저의 신고를 무효화하기 위해 저를 ‘일도 ㅇ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짤리기 전에 나간’사람으로 각을 짜서몰아갔다는 것이 충성을 다한 직원으로서 서럽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저는 저와 옆에서 일하던 구성원들의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질것을 희망하며 퇴사하던 날까지도 용기내어, 대표님께 카톡을 보내며 임원 A씨의 무능함과 괴롭힘 사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수백줄에 걸쳐 전달했던 것이 3월 21일자부터이어진 카톡입니다. 목요일 퇴사 후부터 주말 아침까지 진심으로 조직을 생각하며 메세지를 보냈었습니다. 이런 메세지를 통해 퇴사 이후 임원 A씨와 만나보라며 나름의 중재의 노력, 다시 임원A씨와 일해보라며 독려하신 것은 이해하는 바이나,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사과 한 줄 없이도 지난 과오가 씻겨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2> 이번 사건에 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립니다. 충격적이겠지만, 여러분들이 디패기사에서 보신 욕설은 실제로 업무 중 이뤄진 저에 대한 욕설입니다. 민희진 대표의 해명문에서는 제 신고의 핀트가 어긋나게 표현되고 3월 6일부터 3월 16일 간의 맥락이 교묘하게 편집되거나, (업무 관련이 아님에도 업무 관련이라며) 카톡이 마스킹되고 전후로짜잘한 거짓이 섞이며 이러한 사실이 가려졌습니다. 즉, 민희진 대표는 자신의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되며, 왜곡과 불법행위는 없어야한다고주장해 왔던 말이 무색하게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하여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하였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의 거짓 해명에 이용되면서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습니다. 재직시절 저를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넣은 민희진 대표가 해명문에서 대표자로서 중립, 최선의 중재 운운하며 솔직하지 못한 발언을 하는 데에 유감스럽습니다. 특히 어도어는 2월 15일 휴무기간이었는데도 휴무기간이 아니었다라고 주장하거나, 신고자가 신고 당일 즉각 대표자에게 공유되었고 제게 연락할 수 있었음에도 ‘신고자가 공유되지 않는’ 원칙이 있다고 지어내는 등 여러 사소하고도 짜치는 거짓말을 섞어 장황히 변을 늘어놓는 것을 보니 황당했습니다. 조용히 있던 제가 튀어나올 정도로 인간적으로 크게 실망한 지점은 민희진 대표님이 여태까지 비판하던 짜깁기와 왜곡, 동의없는 카톡 공개를 하시고, 디패 기사의 욕설의 대상도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거나, 제 퇴사 이유와 맥락을 이용하며 거짓말을 온대중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님 말마따나 한 때 같이 일한 사람에게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서도 되려 이를 이용하고, 미안하다는 사과 한 줄 없었다는 것은너무한 일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수를 했다면 빠르게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3> 민희진 대표님은 임원 A씨와 나눈 카톡은 단순 사담이고 애당초 공개된 것이 문제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가 묻고 싶습니다. 민희진 대표님은 제게 일언반구도 없이 저와 A 임원이 나는 카톡을 본인의 해명문에 게재하여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교묘하게, 왜곡된 내용을 유포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민희진 대표님은 제게 어떠한 사과도, 양해도 없었습니다. 조사 단계부터 개입되어 결과 처분에영향이 미쳤을 것이 합당한 의심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제게는 이 일이 대표님과 임원A씨간 사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닌, 업무적으로 일어난 일입니다. 어도어에서는 대부분의 업무 보고가 카톡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저는 대표님과 임원 간 회사일에 관한 카톡 대화는 사실상 업무 메신저나 메일상 대화와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편집된 3월 6일과 16일 사이의 일에 관해서도 여쭙습니다. 대표님께서 진정으로 회사대표로서 중립적으로 중재를 하였다고 하실 수 있나요? 민희진 대표님은 대표로서 공유받은 신고 내용을 가해자 A 임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A 임원의 이의 제기 내용을 제안하고 검토해주며 가해자인 A 임원과 철저히 한편이었습니다.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대표와 임원이 편을 먹고 신고를 은폐하고 신고자를 모욕했던 상황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성희롱이나 직장내 괴롭힘 사건의 경우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이, 민희진 대표를 포함하여 A임원과 저 간의 3자 대면, 또는 하이브 HR이나 미팅에 동석한 광고주까지 포함한 4자 대면을 요구하며 신고자를 압박하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요청도 계속 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임원A씨와 회의실에 남을때마다 가해지는 고압적인 분위기에 스트레스가 심해 공식적으로 분리된 환경에서의 근무를 요청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전해들었을 때의 제 심정은 참담했습니다. 그래도 이해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상황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민희진 대표님은 하이브 인사팀에 항의할 당시 제가 일을 못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고 애쓰셨습니다. 민희진 대표는 저를 ‘ㅇㅇ’, 싸이코 정신ㅇ자‘, ’미ㅇㅇ‘, ‘인실ㅇ 먹이’라며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했습니다. 가해자 임원 A씨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부추기고, 본인의 지위를 이용하여 제 신고가 무효화 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하셨습니다. 따라서, 민희진 대표님 해명문에서 주장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습니다. 민희진 대표님의 이야기와 표현 속에서 저는 인실좆을 당해 마땅한 ㅇㅇ, 정ㅇ병, 미ㅇㅇ, 사ㅇ코였고, 저는 A임원이 한 행동의 피해자가 아니라 일 못해서 회사를 그만두는 ‘남 ㅇ되게 할라고 하는 천벌을 받을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고 조직에 보탬이 되고자 한 한 명의 어도어 구성원이었을 뿐입니다. 민희진 대표님과 A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립니다. 지난번처럼 핀트를 벗어나는 실수를 두번 하지 않길 바랍니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 주십시오.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하신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09 15:08:22한지수 소설가의 첫 단편 소설집 '나는 자정에 결혼했다'가 복간본으로 출간됐다. 이번 복간본은 2006년 등단 후 첫 출간된 한 작가의 소설집으로 문단에서 호평받은 단편소설 다수가 수록됐다. 책에 실린 7편의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수작들로, 특유의 빛나는 감성과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공간적 배경이 주변부에 머무르지 않고 먼 나라 낯선 이국의 심층부까지 이르고 있어 서사의 영역이 두루 광범위하다. 화자가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 몸속의 자궁이 되기도 하고 외국에서 이주해온 동남아 여성이 되기도 한다. 국적과 성별, 사회적인 지위를 아우르는 작가의 시선과 주제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이다. 소설집은 차별과 소외로 자신의 ‘피’까지 갈고 싶은 사람들의 슬픔과 불친절한 세상에 대한 화답을 주제로 펼쳐진다. 수록작 '페르마타'에서는 주인공인 치과의사가 성공을 강요하는 어머니에게서 악착 같이 의사가 되길 바라는 아내의 삶으로 이동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다. 한번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보지 못했던 그는 ‘공황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자신을 구하는 수단’이라는 말처럼 탈출구를 끝내 찾지 못한 사람이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에 등장하는 사이란은 태국에서 이주해 한국 남자와 살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남편과의 관계를 어렵사리 회복하면서 서툰 한국말로 ‘한우를 낳고 싶다’는 고백을 한다. 소를 수입해서 3년간 기르면 ‘국내산’이라고 표기할 수 있지만 진짜 한우는 본래 이 땅에서 태어나 자란 소를 말한다는 남편의 설명을 듣고 그녀가 내린 결론이다. 진짜가 되고 싶은 열망, 이주민이 아닌 정착민으로서 온전히 그들과 동등해지고 싶은 꿈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한편, 한 작가는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천사와 미모사'가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소설집 ‘자정의 결혼식’, 장편소설 ‘헤밍웨이 사랑법’, ‘빠레, 살라맛 뽀’, ‘파묻힌 도시의 연인’, ‘40일의 발칙한 아내’ 등을 펴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8-06 13:07:36<24> 우즈벡-부하라(Bukhara)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를 떠나 부하라(Bukhara)로 간다. 날씨가 흐리다. 5시간 넘는 장거리를 가야하니 주유하는 것이 신경 쓰이는데 주유소 서너곳을 번번히 허탕치고 나왔다. 경유값이 비싼것도 힘든데 우즈벡에서는 경유 있는 곳 찾기까지 쉽지않다. 녹색 표지판에 DIZEL이라는 글을 보고 기대반 걱정반 들어가본 곳에서 드디어 경유가 있다고 한다. 신난 탄이 "우와!"하며 지갑을 찾는다. "40리터 주세요." 기름통을 가득 채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웃으며 농담하며 다시 길을 떠난다. 오늘 갈 부하라는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번영했던 도시이며 사마르칸트, 히바와 함께 우즈벡은 물론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도시라고 한다. 사마르칸트 못지않게 볼것이 많다고 하니 관광도 해야겠다 싶다. 부하라에서 우리는 카우치 호스트인 오토의 집을 찾아갔다. 그의 집은 부하라에서 약간 외곽의 카간(kagan)이라는 곳에 있었는데 오후 늦게 도착하니 그는 집에 없고 그의 동생이 나와서 우리를 집까지 안내해주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아파트의 꼭대기층. 소련시절에 지은 듯한 모습이었다. 곧 오토가 와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저녁으로 우리가 라볶이를 만들어 함께 먹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무지무지 귀한 오뎅은 구할 수 없어 못 넣었지만 대신 양배추를 잔뜩 넣어 맛있는 라볶이를 만들었다. 완성된 음식을 보자 오토는 "이거 라면같이 생겼는데?"라고 한다. 라면을 아는게 신기하다. "어 맞아 라면이야 라면이랑 비슷한데 맵고 달아" 매운것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한입 먹어보더니 다행히도 좋다고 한다. 오토도 여행을 좋아해서 5달간 아제르바이잔-조지아-이란-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을 여행했다고 한다. 탄이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자 오토는 이란이라고 했다. 그가 사는 부하라와 종교, 언어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 좋았다고 한다. 나는 우즈벡도 주로 러시아어를 쓰는 줄 알았는데 지역마다 다르고 특히 부하라나 사마르칸트에서는 타직어와 페르시아어를 같이 쓴다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왔다. 한가지의 언어와 글자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자란 한국인으로서는 한 나라, 한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글이 다양하다는 것이 너무 힘들것 같고 상상이 안되었다. 오토에 의하면 부하라가 아주 옛날에는 이란제국에 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내에 구도시에는 페르시아풍의 건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7km정도 떨어진 지라보드라는 마을에는 페르시아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오토나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 약간 아랍계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오토는 우리에게 부하라의 유명한 의학자인 아비세나(Avicenna)와 부하라의 역사, 문화, 주요 관광지등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자신이 사는 도시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타슈켄트에 있다는 여동생 마블루다와 영상통화를 하게되었다. 마블루다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데 가벼운 대화가 가능할 정도여서 무척 반가웠다. 한국에 가고싶다는 마블루다에게 한국에 오게되면 우리집에 초대할테니 꼭 연락하라고 하니 매우 좋아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 아랄해가 말라버렸다 오토는 부하라 북쪽, 누쿠스 근처의 아랄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학교다닐때 들어본 적 있는 지명이어서 아는척 했더니 바다가 현재 사막이 되었다고 한다. 잘못들었나 싶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였는데 구소련이 면화사업에 아랄해의 물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말라버렸다고 했다. 인간의 욕심이 바다를 사막으로 만들다니. 그곳에 가면 모래위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배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은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떠나기전 오토에게 우리 까브리를 소개시켜주었다. 오토는 캠핑카를 구경한 후 우리가 하루만에 떠나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더 있다가라고 권해주었다. 바쁜일이 지나면 부하라 안내도 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편하게 머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터라 계획대로 부하라에는 하루만 머물고 지나가기로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여운은 길다. 언젠가 오토와 마블루다를 또 만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토가 알려준 카간의 대표명소 에미르(Emir)궁전에 왔다. 카간 기차역이 바로 근처에 있어 주차도 편하고 찾기 쉬웠다. 이른 아침인데도 페르시아풍 정문이 활짝 열려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단단히 무장하고 들어갔다. 공원 한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들도 좀 보이고 정원 조성을 잘해놓았다. 가족나들이 하기 좋을 것 같다. 길 끝에 인터넷에서 봤던 에미르 궁전이 나타났다. 입장료같은 것이 없어 출근하는 사람들이 공원을 통과해서 다니고 있었다. 사막의 모래색 건물이었는데 페르시아풍 아름다운 기하학적조각으로 장식되있었다. 인터넷에서 무척 화려한 내부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도시 곳곳이 관광지라고 하니 궁전내부에 꼭 안들어가도 뭐 별 상관 없겠지. 밖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이동했다. 이동 중 메탄 주유소에 끝없이 줄선 차들이 보인다. 오토도 매일아침 가스를 넣기위해 출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와야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200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긴 줄 끝의 차는 대체 얼마나 걸려야 충전을 할 수 있을까? 부하라의 '방주요새'에 왔다. 광장에 세워진 초대형 트리를 보니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이슬람 국가에 '성탄절 트리'라니 왠지 좀 어색하다. 거대한 성벽이 솟아있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흙으로 만든 벽돌을 구워 쌓은 성이다. 외관의 곡선이 참 아름답다. 보통 성벽이라고 하면 수직으로 올리기 마련인데 어떻게 저렇게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좁아지는 부드러운 곡선형태의 성벽을 만들었을까? 지진에도 끄떡없게 생겼다. 아침 햇살과 그림자가 곡면을 더욱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약 4500원정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매표소에 계신분이 유쾌하게 맞아주신다.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화려하게 조각된 나무기둥으로 받쳐진 건물이 나타난다. 이런 기둥은 보통 대리석같은 석조로 만들기 마련인데 나무로 된 조각기둥이 희안하다. 노점에서 기념품 파는 아저씨에 이끌려 물건들을 구경했는데 러시아루블을 세트로 모아놓은 것도 있고 도장같은 것도 있었는데 꼭 사고싶은 것은 없어서 패스. 안쪽에 왕좌 같은 것이 있는 공간에 오자 기념품상 아저씨가 따라오셔서 5만숨에 전통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사진찍게 해준다며 흥정을 하신다. 다른 손님이 없으니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다. 페르시아풍 카펫으로 벽장식을 한 멋진 의자였지만 우린 그냥 그대로 사진찍기를 더 원해서 사양하고 슬금슬금 아저씨를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이곳 건물의 기둥들은 다 주춧돌 위에 밑동이 둥근 나무기둥을 세워놓은 형태로 매우 특이해 보였는데 300년 이상 된 것이라고 한다. 여러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는 박물관같은 곳도 있었는데 입구 앞 광장에 사람들이 열심히 청소 중이다. 우즈벡에서는 사람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매우 부지런하고 깨끗한 사람들인 것 같다. 박물관에는 옛날사람들이 입던 쇠사슬 갑옷을 비롯해 페르시아풍 쟁반과 주전자, 옛날 복식 등 매우 이국적인 물건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좀 걷다보니 작은 광장이 나왔다. 설명을 읽어보니 성에서 말을 키우는 장소였나보다. 광장에서 성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추운 날씨와 조금 지친 마음에 관광에 더 흥미가 생기지를 않아 우리는 정오쯤 누쿠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먼길 떠나기 전 도시에서 점심거리를 사려던 중 길가에 "베스트 버거" 라는 노점이 눈에 띄어 차를 세웠다. 가게 이름은 "베스트 버거"인데 햄버거가 없단다. 뭐가 있냐고 물어보고 되는 것 중 후라이드치킨을 주문했다. 주문 후 튀겨주는 시스템. 한참을 기다려 치킨이 나왔다. 사실 별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막 튀겨나온 치킨이 너무너무 맛있다. 따끈하고 바삭하고 육즙도 흐르고 간도 딱 맞는다. 8천원 정도를 냈는데 둘이 배터지게 먹고도 남을 정도로 양도 많다. 부하라에서 인생치킨집을 만났다. 부하라에서 누쿠스까지는 8시간거리, 히바까지는 6시간이라고 한다.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 하고 길을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oK6mljO3zuU?si=1619a4maR7clZH8d>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1 15:27:55[파이낸셜뉴스] 미국 드라마 '베벌리힐스 아이들'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섀넌 도허티가 유방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피플 등에 따르면 도허티는 이날 53세의 일기로 숨을 거뒀다. 지난 2015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도허티는 2년 뒤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20년 암이 재발해 4기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암이 뇌로 전이돼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앞서 도허티는 지난 2023년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살고 싶다. 나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희망적으로 현 상황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 한다"라며 삶의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다가 지난 4월 팟캐스트 '렛츠 비 클리어(Let’s Be Clear)'를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며 “현재 저의 최우선 순위는 어머니”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1981년 10살에 데뷔한 도허티는 1990년대 LA 부촌 베벌리힐스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브렌다 월시를 연기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지상파 방송에 초기 시즌이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청소년 시절부터 큰 인기를 누린 그는 연예 매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고, 음주운전 등 여러 사생활 문제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인기 절정이었던 1993년 배우 애슐리 해밀턴과 결혼했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했으며, 2003년 포커 플레이어 릭 살로몬과도 짧은 결혼 생활을 했다. 2011년 사진작가 커트 이스와리엔코와 결혼해 12년간 함께했으나 지난해 이혼을 신청했다. 한편 드라마 '베벌리힐스…'에서 '도허티와 남매 사이로 출연한 배우 제이슨 프리스틀리는 도허티의 부고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15 14:06:21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최금식·부산사랑의열매)는 지난 8일 부산사랑의열매 대회의실에서 ㈜오리엔탈정공 박세철 회장과 배우자 김연숙씨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을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랑의열매가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박 회장과 김연숙씨는 각각 성금 1억원을 기부하며 부산 358호, 359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1980년 부산에서 설립된 ㈜오리엔탈정공은 선박용 크레인을 설계, 제작해 국내외 조선소에 공급하는 대표적인 조선기자재업체이자 코스닥 상장회사다. 박 회장은 1989년에 입사한 후 2014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조선불황을 극복하고 회사를 대한민국 선박용 크레인 시장점유율 70%를 확보한 국내 최고 선박용 크레인 전문회사로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1955년 같은 해에 태어난 부부로서 칠순을 뜻깊게 보내고 싶었다"며 "나눔은 내가 나에게 주는 마음의 선물"이라고 가입 소감을 밝혔다. 김연숙씨는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고 싶다"고 전했다. 부산사랑의열매 최금식 회장은 "두 분이 칠순을 기념하며 성대한 행사나 잔치가 아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부산사랑의열매는 두 분의 소중한 성금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7-11 18:4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