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두고 "비문명의 끝", "망상적 테러 행위"라고 14일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비문명의 끝을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러한 망상적 테러 행위를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북돋워 주거나 편승했다는데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하나 못 지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도 않은 '공학 전환'이라는 가상의 사실을 만들어놓고, 학교 측이 공들여 준비한 취업 박람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공학 전환 논의를 환영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겁박하며, 교직원을 감금하며 불법을 넘나드는 시위를 벌이는 일은 엄연히 비상식적이고 비문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더 이상 '꼰대'가 되기 싫다고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근대적 가치들을 훼손하는 일을 정치권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 집행 과정에서 '성 인지 감수성'이 걱정되면 여경을 대거 투입하라"고 했다. 또 이 최고위원은 "'남녀노소'가 아닌 '여남노소'라며 자신의 높은 감수성을 자랑했던 이재명 대표님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혜화역 시위를 칭송하기 바빴던 김부겸 전 장관님은 여전히 혜화역 시위의 수호자냐"며 "영피프티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한동훈 대표께서는 어떤 입장인가. 다들 반응 좀 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동덕여대에서는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학내 점검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은 죽었다' 등의 문구를 붉은 스프레이로 남기거나, 항의의 의미로 학과 점퍼(과잠)를 벗어놓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고 "12일 김명애 총장의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학교가 분명 공학 전환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동덕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한다. 졸속 논의로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에도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앞서 김명애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발표됐고, 공학 전환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며 "논의 결과 본 사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있었고 이후 11월 12일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쳐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4 13:44:1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원내 입법권력을 틀어 쥔 거대야당이 주도하는 국회 운영 방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표출, "정치 죽이기"라며 강한 불쾌감을 늘어놨다. 그동안 국회 방문을 꺼려왔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야당의 '대통령 망신주기'가 목적인 국회 개원식·시정연설 등 행사에는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불만이 담긴 윤 대통령의 회견 내용에 대해 여당은 "국회가 정쟁을 멈춰야 한다"는 촉구를, 야당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각각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국회 개원식·시정연설에 불참한 점을 두고 제기된 지적에 "정치권이 평소에는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큼은 기본적인 프로토콜로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인데 난장판이 되는 곳에 대통령이 가는 것이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국회 개원식에 이어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했다. 시정연설에 대통령이 불참한 것은 이번이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범야권의 특검법 재발의, 탄핵소추, 동행명령장 발부 등이 도돌이표처럼 끝없이 반복되고 있는 점을 두고 "이건 국회에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대통령 망신 줘야겠으니까 국민들 보는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망신 당해라, 정치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정치를 죽이자'는 얘기'"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의무는 아니고 발언권이 있는 것"이라며 "국회 도착해서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시정연설에서 저도 야당을 존중하는 얘기를 할 것이고, 야당도 아무리 정치적으로 제가 밉고 어제까지 퇴진운동을 했더라도 그 시간만을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회를 방문할 때마다 야당의원들이 돌아앉아 있고,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도 하고, '대통령 그만 두지, 여기 왜 왔냐'하는 사람부터 있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이다. 여야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지율이 1%라도 돌을 맞아서도 자기가 뜻한 것은 관철하겠다 얘기한 대통령"이라며 "야당 때문에 국회에 못 왔다는 말을 온전히 받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우리 국민들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도 밝혔다. 반면 여당은 "진솔하고 소탈한 담화"고 높이 평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 발표를 통해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진솔한 태도로 설명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살피고, 외교 안보 현안을 챙기는 데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최아영 기자
2024-11-07 15:48:39연금개혁이 난장판이 됐다. 정부와 정치권, 국가 의사결정권자가 우왕좌왕하고 이념이 다른 전문가들이 서로 으르렁대다 이 꼴이 됐다. 과거에도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에 원성이 높자 욕먹기 싫은 정부는 눈을 감았다. 문재인 정부 5년이 그랬다. 윤석열 정부도 2년을 이렇게 허비한 것이다. 연금개혁은 두 노선이 물과 기름같이 갈린다. 안정적인 노후소득이 우선이라는 소득보장파, 지속가능한 재정을 유지하자는 재정안정파다. 각 파마다 대표 논객이 있고, 그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한 게 국회 연금개혁특위다. 지난달 특위가 진행한 시민공론에서 재정안정파(2안, 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가 역전패한 것이다. 보험료율(현행 9%)은 내는 돈, 소득대체율(40%)은 노후에 받는 돈이다. 시민대표 492명의 56%가 선택한 소득보장안(1안,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대로면 연금은 2061년 바닥 난다. 사회에 갓 진출한 1996년생이 연금을 받는 그때다. 앞으로 4년 후인 2028년생 아이가 늙어 연금을 받는 2092년 기금 적자가 700조원 이상 늘어난다는 추계다. 약속한 연금을 주려면 이들 미래세대가 소득의 최대 40% 가까이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시민대표단 자료집을 살펴봤다. '더 내고 덜 받는' 선택을 나는 흔쾌히 할 수 있었을까. 인간의 뇌는 수십년 후 미래를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일로 인식한다고 한다. 사회적·이성적 판단을 하는 내측 전두엽이 미래의 일에 타인을 인식할 때와 같은 작동을 한다는 것이다. 연금재정이 고갈되는 40여년 후는 나와 무관한 타인의 일처럼 먼 미래인 것이다. 학습을 더 했으면 공론화 결과는 어땠을까. 표결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본다. 학습과 인지를 거듭할수록 미래를 자신의 일로 인식, '합리적' 선택을 했을 것이다. 사태는 더 꼬였다. 소득대체율 2~3%p를 놓고 21대 국회 회기 막판에 정치인들이 입씨름을 하다 손을 놨다. 정치적 타협이 더 위험했을지 모른다. 결렬된 게 차라리 잘된 셈이니, 웃지 못할 희극이다. 이런 사달은 예상할 수 있었다. 지난해 7~8월 정부가 20~59세 연금가입자 2025명에게 개혁 방향을 물었는데 '연금액이 적다'는 응답이 50대가 35%로 연령대 중에 가장 높았다. 연금 수령이 더 가까운 세대, 즉 50대의 46.5%가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을 선호한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더 받는' 구조다. 소득 중 일정액을 기꺼이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연금을 낼 국민이 있어야 은퇴세대들이 연금을 더 받는다. 20년 후인 2044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700만명으로 줄어든다. 연금을 내는 세대다. 반면 이들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2050년 1900만명에 이른다. 건국 이래 인구가 가장 많은(1960년대 후반~1980년대생), 경제성장 최대 수혜 세대가 10~20년 후 피부양자가 되기 때문이다. 난장판이 된 것은 정책결정권자의 무책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24가지 개혁 시나리오 '꼼수'로 혼란을 부추겼다. 대통령도, 여야도 총선을 앞두고 입을 닫았다. 전문가랍시고 재정고갈이든 노후빈곤이든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연금개혁의 답을 알고 있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현세대가 다가올 미래를 자신의 일처럼 인지하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모수개혁)이 끝도 아니다. 매년 20조원 이상 재정이 투입되는 기초연금, 공무원·군인·사학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등 풀기 어려운 구조개혁 과제들이 더 있다. 일용근로자, 특수형태근로자 등 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도 포용해야 한다. 개혁안 도출을 국회에 위임해 실패한 이상 지금부터는 국정책임자 대통령과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직(職)을 걸겠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하는 장관, 이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통령연금' 특권도 버리겠다는 각오로 고통을 분담하고 국민과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의료개혁에 인내하는 이유도 가야 할 방향이라 믿는 국민이 많기 때문 아닌가. skjung@fnnews.com
2024-05-08 18:23:2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민주당 공천 논란에 대해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최대한 경쟁을 보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저녁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 항의 농성이 있다면 목소리를 들어보러 갔는데 한 분도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언론은 이렇게 물 흐르는 소리는 소음이라고 하고, 고인 물 썩는 소리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는 "박찬대 의원이 지적했지만 돈 봉투 받는 영상에 찍힌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과감하게 후보로 선정했다"며 "혁신 공천은 불가피하게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해 "언론이 조용한 공천이라고 칭찬하는 속에 기존의 1위 후보를 배제하고, 측근 인사 공천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무리한 검사 공천, 측근 공천, 입틀막 공천으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분신에 삭발 항의에 국민의힘 공천이 난장판 아닌가"라며 "혁신 공천 과정에서 생기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께서 바라시는 대로 새로운 인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진표가 완성될 것이며, 공천 내용도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3-04 10:54:16[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여의도 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장일 전 서울 노원을당협위원장은 지난 2일 오후 공천 탈락에 반발해 여의도 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하는 소동을 벌였다. 장 전 위원장은 시너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15분가량 경찰과 대치한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장 전 위원장의 옷에 붙은 불을 즉각 소화기로 진화했다. 경찰에 제압된 장 전 위원장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깨끗한 공천을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막판에 이런 난장판 공천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노원갑 공천을 보면서 더는 피해자가 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당사에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노원갑에서 김광수 전 서울시 의원, 김선규 한국사이버보안협회 회장, 현경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3자 경선 방침을 발표했다. 노원을에는 김준호 전 서울대 국가재정연구센터 연구원이 우선추천(전략공천)됐다. 장 전 위원장은 노원갑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 명단과 우선 공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 고양정 단수공천 취소가 확정된 김현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면 이번 선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경쟁력 조사에서 다른 후보자를 압도적으로 따돌린 김현아를 빼놓고 일산에 기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우선추천한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의원은 모셔 오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뛰었던 김현아에게는 이렇게까지 가혹한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고양정에는 3선 의원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이 이날 우선추천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03 09:08:55[파이낸셜뉴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대상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유창훈 판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 사람의 방탄을 위해 정국을 난장판으로 만들지마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이 의원은 "이 대표의 범죄혐의는 별처럼 많고, 구속사유도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며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조차 공감해 재수 끝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면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 판사가 문제지, 제 할 일을 한 한 장관이 문제인가"라며 "법무부는 사법부와 선거 관리 부처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부결과 한 장관 탄핵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3-10-04 14:43:58[파이낸셜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둘러싼 '대북송금' 재판이 난장판이 됐다. 재판 도중 변호사가 사임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급기야 판사의 고성까지 터져 나오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 전 부지사와 변호인과의 갈등으로 지난달에 이어 재판의 공전이 거듭된 것이다. "정상적인 변론 맞나"…'변호' 자격 두고 실랑이 벌어져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8일 오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번 재판에는 정치권과 법조계의 이목이 쏠렸다. 직전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변호를 법무법인 해광에게 맡길 것인지를 두고 아내와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해광을 신뢰한다"고 했지만, 재판 직전인 지난 7일 해광은 돌연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결국 이날 공판에는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대표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변호하러 나왔고 덕수의 변호가 '정상적 변론'인가를 두고 각종 설전이 벌어지면서 재판이 파행으로 이어졌다. 검찰이 김형태 변호사를 향해 "이 전 부지사 측과 소통이 전혀 없던 것 같아 정상적인 변론이 이뤄질지 이 전 부지사의 의사와 부합할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하자 김 변호사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이 김 변호사의 발언 도중 재판부에 "이 전 부지사의 의사에 맞는 발언을 하는 것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하자 "당신이 변호사냐"며 소리를 높였다. 검찰도 "검사한테 당신이라고 하는 게 맞느냐"며 맞서면서 실랑이를 벌였다. "미션받고 왔나"에 분노한 변호사, 사임 후 퇴정김 변호사는 이날 재판 초반부터 재판부와 검찰을 향한 강한 불신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300만불의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했다'는 검찰 조서에 대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검찰의 회유, 협박에 의한 것"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이어 "불필요하게 재판을 끌며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재판부에 대한 신뢰도 없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서도 냈다. 그러더니 "공소장에 없는 내용으로 1년 간 하는 재판에 더는 변호인 조력을 할 의사도 없다"며 재판 도중 사임 의사까지 밝혔다. 이에 검찰이 김 변호사를 향해 "피고인(이화영 전 부지사)과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검찰 조서에 부동의·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날을 세우자, 김 변호사는 "미션이라고요?"라며 말을 끊었다. 급기야 재판부가 "변호사님!"이라며 고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검찰이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김 변호사는 재판 도중 퇴정했다. 이날 파행의 정점은 이 전 부지사 역시 자신의 변호사와 맞섰다는 점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의 '김 변호사의 재판부 기피 신청, 검찰 조서에 대한 증거 의견서 등이 본인과 상의 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못 읽어봤고 조금 전에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오히려 재판부에 이날 불출석한 법무법인 해광에게 대한 신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다음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08-08 13:03:42[파이낸셜뉴스] 흑인 배우가 여자 주인공을 맡은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지난 주말 개봉 후 세계 곳곳에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극장에서 흑인과 백인 부모가 싸움을 벌인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흑인 인어공주에 "괴물같다"말한 백인아이.. 거세게 항의한 흑인부모 3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극장에서 인어공주를 보던 중 흑인과 백인 부모 사이에서 큰 다툼이 일어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영화를 보면 백인 어린이가 흑인 인어공주를 향해 "괴물같다"고 혼잣말을 했는데, 앞자리에 앉은 흑인 부모가 참지못하고 일어나 욕을 하며 거센 항의를 했다. 주변에서 말려 봤지만 흑인 부모는 백인 어린이를 향해 "직접 물어보겠다" 라고 고함을 치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백인부모 역시 참지 못하고 맞서며 어린이들로 가득했던 극장안은 순식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곳곳에서 아이들 울음소리도 들리는가 하면 영화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정도의 난리통에 '환불'을 요구하는 관람객들도 나왔다. 이 영상을 본 미국 네티즌들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와 너무 다른 외모에 놀란 아이들이 많았다", "미리 아이에게 인어공주가 흑인이라는 설명을 안 한 백인 부모 잘못이 크다" 등 의견이 나왔다. 개봉하자마자 세계적 혹평 쏟아진 인어공주 한편, '인어공주'는 국내뿐만 아니라 자국인 미국에서도 캐스팅을 두고 호불호 논쟁이 뜨겁게 일었다. '흑인 인어공주'에 대한 반감과 히어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걸쳐 강화되고 있는 디즈니의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흐름에 대한 거부 반응이 더해진 비판이었다.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원작 파괴 논란'이다.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에는 인어공주의 인종에 대한 구체적 묘사가 없지만 1989년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속 '인어공주'를 근거로 원작 파괴를 주장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인어공주는 빨간 머리에 백인으로 그려졌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관객 반응은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은 편이지만 흥행 성적은 순항 하고 있다. 영화 흥행수입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봉 이후 미국에서 1억1750만달러(약 1560억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1억8580만달러(약 2460억원)를 벌어들였다. 미국의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의 개봉작 흥행 기록으로 역대 5위에 올랐다. 29일 오전 11시 기준 해외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는 신선도 67%, 관람객 스코어 95%를 기록하고 있으며, 평점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는 59점을 기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30 09:15:06한국 금융의 웅대한 꿈을 처음 꾼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다. 취임 첫해인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을 세웠다. 이때도 한국이 홍콩·싱가포르와 정면으로 붙는 건 어렵다고 봤다. 그 대신 자산운용 시장은 해볼 만하다고 여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융허브 전략을 일보 전진시켰다.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됐고,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가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는 당시 유행어였다. 2011년엔 한국형 헤지펀드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사모펀드 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사모펀드가 모험자본 시장의 젖줄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아래 2015년 진입규제를 왕창 풀었다. 그 뒤 사모펀드 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했다. 자산운용사는 2015년 93곳에서 2019년 292곳으로 늘었다. 자산운용사가 굴리는 펀드 수는 1만2000여개로 불었다. 문재인정부는 그 덤터기를 썼다. 규제가 풀린 틈을 비집고 온갖 편법이 판을 쳤다. 무자격자들이 고객 돈으로 분탕질을 쳤다. 그런데 이 난장판 속에 현 정부와 가까운 이들도 꽤 보인다. 청와대도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그러니 덤터기를 썼다고 항변도 못 한다. 사태 초기 나는 라임 사태를 일종의 성장통으로 봤다. 박근혜정부가 규제를 푼 것도 장기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여겼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곧 헤지펀드가 모험자본 구실을 할 거란 기대도 품었다. 정치권 연루설은 애써 곁가지로 취급했다. 비리를 바로잡되 사모펀드 시장 자체는 건드리지 않았으면 했다. 자산운용에 특화된 금융허브 구축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옵티머스 사태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헤지펀드 시장은 난장판이다. 금융은 신뢰를 먹고 산다. 그 신뢰가 산산조각이 났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다 금융허브의 꿈이 영영 몽상으로 끝날 듯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 철저한 수사가 출발점이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예감이 불길하다. 법무부와 대검이 또 붙었다. 두 기관 사이에 벌어지는 감정 싸움은 이제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다. 이러다 사모펀드 수사가 산으로 가게 생겼다. 이럴 바에야 아예 처음부터 특검에 맡기는 게 낫다. 이럴수록 금융당국이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사모펀드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공모와 달리 사모(私募)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하다. 마음만 먹으면 대리인(사모펀드)이 얼마든지 주인(투자자)을 속일 수 있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를 막으려면 아무나 사모펀드 대주주가 될 수 없게 자격을 엄격하게 둬야 한다. 동시에 개인투자자 자격도 더 깐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최소투자금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투자이력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은행이 보수적인 고객을 상대로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하는 게 타당한지도 다시 짚어보길 바란다. 또 은행·증권사 등 판매채널은 사후 모든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사모펀드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금융 후진성은 늘 경쟁력 순위를 갉아먹는 요인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보면 그 이유를 알 만하다. 규제의 끈을 조이면 당분간은 사모펀드 시장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다. 더 멀리 뛰려면 한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 지금 일보 후퇴야말로 진정한 성장통이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
2020-10-19 17:29:0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해 추인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한국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정면 충돌하면서 말그대로 난장판이 벌어졌다. 24일 한국당은 문 의장을 항의 방문해 공수처 설치법에 반대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요청하는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까지 주고받았다. 서로간의 말싸움이 격해지던 도중 문 의장이 자신의 앞에 선 한국당 소속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만진 것을 놓고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졌다. 문 의장은 건강이상을 호소하면서 병원으로 이동했고, 한국당 여성의원들은 문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외에도 윤리위 회부까지 검토하는 등 양측의 확전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 거부를 요구하자 문 의장은 "겁박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최후의 결정은 내가 한다. 국회 관행을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강력 항의했다. 문 의장은 "국회가 난장판이다. 의장실에 와서 뭐 하는 것이냐"며 "이게 대한민국 국회가 맞냐"고 소리친 뒤 의장실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이 이를 막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이 두 손으로 임이자 의원의 양 볼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희경 의원은 "임 의원이 사개특위 사보임에 대한 문 의장의 입장을 재차 요구하자,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배 부분을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과 대치과정에서 임 의원이 갑자기 나서 "손대면 성희롱"이라며 문 의장 앞을 가로막았고 문 의장은 밖으로 수차례 나서려 한 뒤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감쌌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9-04-24 18: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