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고강도 체질 개선을 이끈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로 31주년을 맞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개화기 예측을 놓치며 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추격자'로 밀렸고, 창사 첫 노동조합 파업 우려가 높아지는 등 반도체 기술 우위를 상징하는 '초격차' 전략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취임 3년차를 맞은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은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을 맞아 반도체 경쟁력 강화, 미래 먹거리 발굴, 노사 협력 등 만만치 않은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언 31주년을 맞은 7일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로 보낸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수 백명의 임직원를 불러놓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절대 일류가 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긴 당시 신경영 선언이 글로벌 삼성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압도적 투자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반도체 사업은 빨간불이 켜졌다. AI용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고, 미래 먹거리로 삼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인 신사업 경쟁력 강화책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0년 이상 중장기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며 반도체를 잇는 신성장동력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투자한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7년째 맥이 끊긴 조 단위 인수합병(M&A)도 물밑에서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창사 첫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노사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도 삼성의 당면 과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투자가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올해가 삼성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해"라며 "노조 파업 등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 육성, M&A·투자, 노사 관계 등을 폭넓게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업지원팀(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팀(삼성생명)·설계·조달·시공(EPC)경쟁력강화팀(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 3개 태스크포스(TF)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임시조직인데다 부문별로 나눠져 그룹 전체에 과감한 변화를 일사불란하게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6-06 18:03:18[파이낸셜뉴스] "향후 3년은 우리 경제와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하는 것이 내 소임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실상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임을 확정한 뒤 이같은 각오를 밝혔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정기의원총회를 열고 제25대 서울상공의 회장으로 최태원 현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의 임기는 2027년 2월까지 3년이다. 이로써 최 회장은 3년 임기의 대한상의 회장도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대한상의 회장은 관례적으로 서울상의 회장이 겸해오고 있다. 제25대 회장을 추대하는 대한상의 임시의원총회는 오는 3월 21일 열린다. 서울상의 총회는 이순형 서울상의 부회장(세아제강 회장)이 임시 의장을 맡아 진행됐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이 최 회장을 추대한 뒤 참석 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해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초 4대 그룹 회장 최초로 대한·서울상의 회장을 맞아 경제계가 사회와 소통하는데 힘써왔다. 첫 임기동안 대한상의 소통플랫폼,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등을 역점사업으로 펼쳐왔다. 최 회장은 선출 직후 당선 소감을 통해 "이런 자리를 계속하지 않는 게 저한테는 오히려 편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다잡고 서울상의를 잘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3년간은 우리 경제와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명쾌한 답을 도출하지는 못하더라도 방향성이라도 제시해 해결의 실마리라도 제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 시장이 분절화되고 인공지능(AI)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며 해야 할 숙제는 늘었는데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조급하지만 많은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해법을 마련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태원 2기 시대'를 맞은 대한상의의 중점 사업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가와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답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신현우 한화 사장 등이 25대 부회장으로 재선출 됐다. 감사로는 박인주 제니엘 회장, 이종태 퍼시스 회장, 홍종훈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부사장이 연임됐다. 상공회의소는 상공회의소법에 근거한 법정민간단체로 20만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1884년 한성상업회의소가 설립된 지 140년 되는 해다. 대한상의는 내달 21일 제25대 대한상의 회장을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전국상의 회장단 및 협단체 대표로 구성된 대한상의 특별의원 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효성중공업 대표이사로 내정돼 내달 대한상의를 떠난다. 효성중공업은 내달 14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우 부회장을 사내이사(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우 부회장은 3월 25일까지 대한상의 부회장 임기를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상근부회장으로는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거론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2-29 15:17:27[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안재욱 교수팀이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로 70만 종류 이상의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해냈다. 연구진은 양자컴을 활용한 난제 계산 결과 및 계산 프로그램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에 모두 공개했다. 이를통해 그동안 양자컴퓨터에 접근이 어려웠던 연구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양자 컴퓨팅 연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KAIST에 따르면, 조합 최적화 문제 중 하나인 최대 독립집합 문제는 SNS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전력망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법 등을 다양한 해답을 찾는데 사용된다. 연구진은 지난 2023년 20큐비트급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최대 독립집합 문제의 풀이를 시연한 바 있다. 우선 연구진은 원자를 가로 18행, 세로 11열의 총 198개의 격자 형태의 광 집게에 배치했다. 각 광 집게 위에서 원자들은 절반의 확률로 잡히며, 각 반복 측정마다 평균적으로 100개 가량의 원자가 잡힌다. 원자가 무작위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 반복 측정마다 새로운 형태의 원자 배치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그래프의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광 집게 격자의 간격을 충분히 가깝게 만들어 가장 가까운 위치인 격자 상의 원자뿐만 아니라, 그다음으로 가까운 대각 상의 원자들도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 쌍극자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원자들은 체스판에서 왕의 말인 '킹'이 움직일 수 있는 경로인 킹 그래프를 이룬다 연구진은 킹 그래프에 원자를 배치한 후 최대독립집합 문제를 단열 양자컴퓨팅 방식을 이용해 계산했다. 이는 기존의 컴퓨터에서의 디지털 계산 방법과는 다른 아날로그 계산 방법이다. 연구진은 "자동차의 핸들을 연속적으로 돌려서 자동차 바퀴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처럼, 단열 양자컴퓨팅의 변수들을 연속적으로 변경하며 계산 결과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킹 그래프 상의 최대독립집합 문제는 일반적인 디지털 컴퓨터로는 효율적으로 푸는 것이 불가능한 '비결정적 다항 문제(NP-문제)'이다. 안재욱 교수는 "이번에 공개한 데이터베이스는 킹 그래프 상의 최대독립집합 문제에 대한 다양한 조건의 계산 결과들이 포함돼 있어 양자 컴퓨터의 효율성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2-13 11:07:39동그라미재단(이사장 장순흥)이 지난 8일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한 ‘혁신과학기술 센터 및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새롭게 선정된 국내 5개 센터와의 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식에는 안철수 동그라미재단 출연자, 백원필(한국원자력연구원) 심사위원장과 최종 공모에 선정된 센터의 연구책임자들이 참석했다. 동그라미재단은 이날 협약식을 통해 2023년 선정된 공중보건, 에너지, 환경, 사이버보안 4개 분야 5개 혁신과학기술센터에 총 6억원의 1년 기술연구개발비를 지원을 약속하고 상호 협약을 체결했다. 공중보건 분야에는 UNIST 팬데믹 치료제 연구센터(이상준 생명과학과 교수), 에너지 분야에는 포항공대 발전 열원 연계 청정수소 생산기술 연구센터(조항진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 환경 분야에는 성균관대 CO2 to Multicarbon Production Center(이효영 화학과 교수)와 고려대-국민대-이화여대 이산화탄소 자원화를 통한 반도체 소재 대량생산 연구센터(고려대 진경석 화학과 교수) 등 두 곳, 그리고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가천대 양자보안연구센터(황성운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선정되었다. 협약식에서 축사를 진행한 안철수 동그라미재단 출연자는 “최근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컨택을 통해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지원에 쏟는 투자가 얼마나 미비한지 더욱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인류를 위협하는 사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민간재단인 동그라미재단에서 정부나 민간기업의 지원이 저조한 분야에 작게나마 지원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희망의 씨앗이 자라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미래전략본부 기획평가위원인 백원필 심사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선정 이유와 함께 기대감을 나타내며 “이번 심사를 통해 우수한 석학분들의 연구과제가 많이 들어왔고, 이를 심사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동그라미재단에서 꾸준히 한국의 혁신과학기술 연구개발에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올해 새롭게 선정된 센터들이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2020년 선정된 에너지, 환경, 공중보건 3개 분야 6개 센터들의 성과공유회가 열렸다. 공중보건 분야는 서울대 항생제 내성 병원성 세균 제어 연구센터(염진기 교수)와 한동대 생명과학연구소 난치성 감염병 치료제 개발센터(곽진환 교수, 현 선린대 총장), 서울대 글로벌 아동 기아 연구센터(이원재 교수) 등 세 곳이고, 에너지 분야는 KAIST 신형원자로연구센터(정용훈 교수)와 UNIST 해수자원화기술 연구센터(김영식 교수) 두 곳, 그리고 환경분야는 UNIST 폐플라스틱 탄소선순환센터(김동혁 교수) 한 곳이다. 동그라미재단 장순흥 이사장은 “국내 민간재단이 과학기술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러한 선례를 통해 한국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동그라미재단이 국가를 위해 어려울 때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동그라미재단은 인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본 공모사업을 진행해왔다. 2022년까지 8개의 혁신과학기술센터를 선정하고, 총 40.7억원을 지원하여 현재 환경 및 생태계, 에너지, 공중보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올해 선정한 5개 센터 6억원의 지원금까지 합치면, 4년간 약 47억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보다 자세한 기술내용과 연구책임자 인터뷰는 동그라미재단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3-12-11 13:24:54[파이낸셜뉴스]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 구성이 확정 단계로 접어들면서 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에 정책실이 신설됐고 이관섭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이 임명됐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상목 전 경제수석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경제부총리, 정책실장, 경제수석의 새 진영이 갖춰지게 된다. 3일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연구기관들은 2기 경제팀이 최근 살아나는 경기를 떠받치고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가중되는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정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고금리가 지속되고 물가 불안 또한 여전한데다 대외변수도 살펴야 해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주축으로 하는 현 경제팀과 색깔을 달리해) 정책전환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회복이나 금리, 전쟁 등 대외여건도 중요하지만 최우선은 물가로 물가를 잡아야 연쇄적으로 다른 경제 이슈들이 해결할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하반기 경제는 다소 반등하는 조짐이지만 성장세가 미약하고 체감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최근 경제지표인 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모두 하락하는 전월대비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8, 9월 회복세였지만 다시 하락한 것으로 성장세가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이같은 흐름은 반영돼 있다. 정부는 올 한국 경제가 올해 1.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한은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2.1%~2.3% 수준으로 내다봤다. 2000년대 들어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2009년)와 코로나19 유행 초기(2020년)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2기 경제팀도 경제 성장세가 약화한 상황에서 최근 개선 추세인 수출과 산업활동 등이 계속해서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실장은 "10월 광공업 생산이 3.5%나 하락한 게 심상치 않다"며 "경기흐름 관리가 최대 난제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수 진작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금리와 물가 영향 등으로 소비 부진, 내수 둔화, 생산 감소의 악순환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제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올 7월 이후 계속 전월 대비 계속 감소하다 9월 0.1% 상승한 후 10월 다시 -0.8%로 집계됐다. 기재부도 수출회복세에 비해 내수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금리부담 경감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내수 활력을 보강해 경기 회복흐름을 보다 공고히 나갈 것이 정책방향"이라고 밝혔다. 물가안정은 이 과정에서 2기 경제팀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와 소비심리는 직결돼서다. 무섭게 치솟던 물가가 유가 하락과 정부의 공급 대책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언제 다시 4%대로 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다. 특히 슈링크플레이션처럼 기업들의 꼼수 물가 인상이 서민 장바구니를 더 가볍게 만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도 과제다. 은행의 경쟁을 촉진해 대출 금리 하락을 유도하거나, 불법사금융을 엄단하겠다고 나오는 것도 고금리 대응책의 일환이다. 우리 경제의 체력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도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를 안정 시킨다는 전제 하에 추후 이자율 안정과 가계부채 안정 등의 정책을 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성장 고착화를 극복하고 새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것도 시급하다. 올 1%대 초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내년에는 2%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잠재성장률은 2%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 잠재성장률 회복이 관건이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더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건전성에 방점을 찍는 정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과 경제부총리 임명이 유력한 최 전 수석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통령실에서 함께 일하며 핵심 정책을 설계하고 국정철학을 공유해왔다. 박 수석은 2016~2017년 기재부 예산실장 시절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국회와 대립했을 정도로 건전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부총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과 함께 매주 일요일 F4(Finance 4) 회의에서 경제, 금융 정책과 금융현안을 논의해 온 이창용 한은 총재도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정책 유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물가가 높고, 금리도 높을 것이기 때문에 경제 전체보다는 금융 취약계층과 빚을 많이 낸 사람, 소득이 낮은 사람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률이 낮다고 부양하고, 금리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정투입 등 섣부른 부양은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정책실이 경제수석 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기술 수석을 산하에 두면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2기 경제팀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획은 노조회계 투명화 정도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구체화된 성과이고 연금개혁은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구체적 정부안은 제시되지도 않았다. 교육개혁은 사교육 카르텔 근절 추진 정도가 개혁 성과로 분류된다. 새 경제팀 구성이 끝나면 연금과 노동개혁은 물론 규제개혁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이창훈 기자
2023-12-03 09:45:29'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그동안 서구 중심의 근대적 가치와 문명이 세계를 지배해 왔다. 수천년간 동아시아에 훌륭한 문명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간과되어 왔고 오히려 동아시아를 변방의 낡은 문화로만 취급해 왔다. 허나 서구가 주도한 근대, 나아가 현대문명은 도처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 근저에는 인간적, 인본적, 인성적 가치에 대한 상실이 놓여있다. 과학기술의 질주를 절제할 수 있는 인문 분야에 대한 홀대는 더욱 큰 문제를 야기했다. 가깝게는 개인의 인격적 파탄과 인륜의 파괴요, 멀게는 인간사회의 붕괴와 미래 사회 전망에 대한 부재이다. 이는 동아시아 로컬에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계시민들도 깨닫고 있다. 즉 세계는 동아시아를 '타자화된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공존의 동반자' 혹은 '새롭게 일굴 문명의 자산'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서구 근대 중심주의의 한계를 직면하고 동아시아의 부상이 시기를 맞이했다. 특히 동아시아 문명권은 미래 문명을 열어갈 가능성이 가장 강력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 문명이 공동으로 가진 문화적 자산인 한자, 그리고 이를 활용해 이뤄진 한문 고전에 기인한다. 한문 고전 속에 담긴 전통적 사유는 골동적 박제를 벗어나 새로운 생명을 얻기 시작했고, 전통적 지식은 재발견되어 점차 일상의 상식이 되기 시작했으며, 그곳을 생산해낸 로컬문화의 독자성과 창의성은 현재의 난제를 혁신해내기 위한 문화 기반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고전과 동아시아 로컬지식학 강의'는 '한문 고전', '고전 번역', '동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한문 고전에 기반한 과거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사회와 공명하고, 차후 미래를 공명시킬 것이기에 중요하다. 또 고전 번역을 통해 과거의 전통 지식을 현대인이 원용할 수 있는 지혜로 소통시킬 수 있고, 로컬과 로컬의 문화·문명적 자산을 소통시켜 끝내 사람과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소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주목할 지점은 동아시아다. 동아시아가 서양과 구분되는 주변 지역, 아시아의 일부인 '동쪽 아시아'라는 지역(region) 개념에 머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곳은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황폐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며 통제되지 않는 제국주의적 폭주를 제어할 인간적 가치의 보고이자 저장소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란 '서구 근대문명의 한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미래 문명을 건설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 문헌학자를 비롯해 고야마 린타로, 피에르 엠마뉴엘 후 등 유수의 외국인 학자 등 총 23명 함께 참여해 지혜와 통찰을 나눠 담았다. 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싶다. 한문 고전, 곧 2500년 이전부터 동아시아 문명의 토대가 되었던 한자와 한문으로 담아낸 방대한 고전이야말로 21세기 미래 문명의 비전을 제시할 인간적, 인본적, 인성적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2023-07-06 18:13:11'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가 국가흥망의 열쇠로까지 대두된 인구문제 해법 마련의 장을 마련합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17년부터 인구문제에 대한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언론사 최초로 서울인구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해 왔습니다. 6회째인 서울인구심포지엄의 올해 주제는 '인구쇼크, 패러다임 전환이 답'입니다. '인구쇼크'는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 사회와 국가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정부만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면서 모든 기업의 당면문제입니다. 출생, 양육, 노후, 연금 등 생애주기에 맞춘 인구정책으로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심포지엄에서는 비혼출산, 이민정책과 다문화 수용 등으로까지 논의의 틀을 확대합니다. 인구문제를 다루는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공동주최하고 정부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기업들도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인구위기는 외환위기, 금융위기보다 훨씬 거대하고 질깁니다. 제6회 서울인구심포지엄이 인구난제를 해결하는 상상력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 주제 : 인구쇼크, 패러다임 전환이 답 ■ 일시 : 2023년 7월 6일(목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 장소 :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 후원 :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서울인구포럼, 한국인구학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 주최 : 파이낸셜뉴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 문의 : 서울인구심포지엄 사무국 전화 070-4632-3664, 이메일 xinxi@ccon.co.kr, www.fnmice.com
2023-07-02 19:00:03【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은 26일 "지난 1년은 각 부문에서 변화와 혁신의 시동을 걸고 상당한 성과를 낸 한 해였다"며 "많은 시민께서 '용인 르네상스'가 실감 난다고 말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은 새로운 문제를 풀어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질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상당히 어려운 일이나 발상을 바꾸고 문제를 재검토하고 중앙정부나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논리로 설득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해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이날 민선 8기 용인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시청 에이스홀에서 언론 브리핑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1년간의 성과 중 '용인 남사·이동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민선 7기에 해결 안 된 각종 숙원사업 해법 마련, 생활밀착형 정책과 시민 만족' 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 가운데 이 시장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의 용인 유치'를 성과를 크게 평가하고, "지난해 7월1일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 전략'을 가장 먼저 결재했다"며 "전국 최초 '반도체 산업 육성·지원 조례' 제정, 실질적·전문적 정책 자문을 위한 '용인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위원회' 구성해 운영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가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고 산업 초격차 유지를 위해 클러스터 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하는 만큼 유관기관들이 각종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서 착공 시기를 2025년 말로, 1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제2용인테크노밸리와 원삼 반도체협력단지 추가 조성 △반도체 인력과 가족들을 위한 정주환경을 갖춘 배후도시 건설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AI·반도체 마이스터고등학교 신설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한 지역 내 대학 계약학과 및 반도체특성화 교육 과정 운영 등에 대한 추진 의지도 밝혔다. 이 시장은 특히 민선 7기에 해결되지 않았던 용인시의 각종 숙원사업에 대한 해법을 마련한 것도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취임 직후 두 달여 만에 고기교 확장과 주변 도로 확충과 관련해 경기도·성남시와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이끌어 냈으며, 올 하반기 경기도가 주변 교통영향분석 연구용역을 진행해 내년 하반기에는 고기교를 다시 건설할 수 있게 된다. 이어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개발 이익금을 온전히 용인에 재투자한다는 사실을 명문화하고, 진·출입로가 없어 아파트를 짓고도 2년이 넘도록 입주하지 못한 '삼가2지구 민간임대주택 대체도로' 개설방안 마련, 16년간 답보상태에 있던 보라동 '지방도 315호선 지하도로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이 시장은 경강선 연장과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이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하반기에는 3호선 공동 추진 5개 지자체가 공동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또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경전철 동백~신봉 구간과 기흥~광교 연장 구간 반영, 신분당선 지선(동천~동백) 신설, GTX 용인역 SRT 정차 등을 추진한다. 이 시장은 "중세에서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르네상스'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었듯 저 역시 110만 용인시민들과 함께 '용인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6-26 16:58:06[파이낸셜뉴스] DL이앤씨는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최대 기술적 난제인 '구조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는 공법을 국내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포스트텐션 하중전이공법' 으로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제964호)을 획득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초보강 공법을 개발해 국토부로부터 건설 신기술 인증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텐션 공법은 강연선의 긴장력을 이용해 건물의 슬래브나 교량의 하중을 지지하는 기술로, 초고층 빌딩이나 원자력발전소, 교량 건설 등에 사용된다. 수평이 아닌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하면 아파트 층수를 최대 3개 층까지 추가로 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하중 분산 문제로 안전성 확보가 어려워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를 해결해기 위해 DL이앤씨는 지하층 벽체에 강연선을 설치해 벽체에서 건물 기초로 전달되는 하중을 전이시키는 방식으로 기둥(파일)이 받는 하중 조절에 성공했다. 신규 파일 보강을 최소화하면서도 증가한 하중을 기존 파일에 적절히 분산시켜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다. 국토부 건설신기술 인증 획득으로 DL이앤씨는 향후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시 거쳐야 하는 공인기관의 기술 인증 단계를 생략할 수 있게 됐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안전성 검토 심의가 단축됨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기간이 대폭 줄어 사업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3-06-07 10:26:31[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우리 군이 가지고 있는 어려운 과제를 국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특허청은 방위사업청과 함께 ‘룬샷(Loonshot)' 프로젝트의 하나로 ‘국방 난제해결 아이디어 공모전’ 아이디어를 이달 1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접수한다고 10일 밝혔다. 공모전은 군의 미래전장 난제에 대해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한 룬샷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로, 국민의 아이디어를 모집하기 위해 진행된다. 특허청과 방위사업청이 공동으로 개최하며, 산·학·연과 일반 국민 부문으로 나눠 접수한다. 특허청이 운영 중인 아이디어 거래 플랫폼 ‘아이디어로’에서 응모하면 된다. 과제별로 4개 이하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정할 계획이며, 선정된 아이디어 중 △일반국민 부문에는 특허청장상과 100만원 이하의 상금을, △산학연 부문에는 방위사업청장상과 함께 기획연구 참여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그동안 ‘아이디어로’를 통해 안전·환경 등 여러 분야의 난제를 해결했다"면서 "이번 협업을 통해 국방 분야의 난제도 국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세한 사항은 ‘아이디어로’에서 확인하거나 한국발명진흥회로 문의하면 된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3-05-10 09: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