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탄산음료 콜라를 마시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아지고 고환 크기가 커지는 등 생식 능력을 높이는 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각)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북서민주대학교 연구원들은 탄산음료가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결과 콜라가 남성의 생식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유럽내분비호르몬저널에 소개됐다. 연구진은 실험용쥐 150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15일 동안 각각 물과 콜라를 마시게 했다. 매일 생쥐의 고환 크기를 측정해본 연구진은 콜라를 마신 생쥐들의 고환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물만 마신 생쥐의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약 23 나노몰라(nmol/ℓ·리터당 나노몰)에 불과했다. 반면 100%의 코카·펩시콜라를 취식한 생쥐의 테스토스테론은 농도는 30nmol/ℓ에 달했다. 연구진은 "콜라를 마시게 한 모든 쥐들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아졌다"며 "고용량의 콜라가 수컷 쥐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그동안 카페인을 이용한 생식능력 측정 실험은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지만, 콜라를 이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연구 결과는 콜라가 생식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전립선이나 기타 남성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 음료와 가공 식품이 남성의 생식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전의 연구와 모순된다. 또 콜라가 남성호르몬 수치와 고환의 크기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도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는 비만, 심장병, 고혈압 등 각종 건강 문제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콜라를 마시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27 13:42:56호두가 정자의 질을 개선해 남성들의 생식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은 미국 델라웨어대 페트리샤 마틴-델레온 박사팀이 국제 학술지 '헤일리언'에 게재한 '호두를 풍부하게 섭취했을 때 쥐과의 동물들에게서 정자에 미친 효과'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수컷 쥐들과 유전적 난임(불임) 증상이 있는 수컷 쥐들로 나뉜 두 그룹 쥐들에게 9~11주 동안 호두 성분이 풍부한 먹이를 줬다. 그 결과 하루 열량의 20%를 호두에서 섭취한 쥐들의 정자 운동성과 형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이 열량은 사람의 경우 하루 2.5온스(약 75g)의 호두에 해당한다. 특히 유전적 난임 증상이 있는 쥐들의 정자 형태도 개선됐으며, 두 그룹의 지질 과산화(lipid peroxidation) 손상이 뚜렷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호두가 정자세포를 손상하는 지질 과산화를 줄여 정자세포를 보충해 준다"며 "하루에 호두 2.5온스를 섭취하면 남성의 임신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질 과산화는 지질 성분인 불포화지방산에 산소가 첨가돼 과산화된 상태로 세포나 조직막이 손상된 것을 의미한다. 즉 호두의 어떤 성분이 정자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준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구체적으로 호두에 포함되어 있는 어떤 영양 성분이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 기여한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2년 미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간호대 웬디 A. 로빈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건강하고 젊은 남성 117명을 대상으로 매일 75g의 호두를 섭취하도록 한 결과 정자의 활력과 운동성, 형태 등이 유의할 만하게 개선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7-03-16 13:17:54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는 남성은 생식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보건대학원 로렌 와이즈 교수(역학) 연구팀이 임신을 원하는 부부 790쌍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 불면증 유무 등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에 잠을 6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 자는 남성들은 일정 기간에 임신시키는 능력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생식에 매우 중요하며, 이 호르몬의 하루 분비량 중 대부분이 잠잘 때 생성된다. 때문에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 로렌 와이즈 교수는 "연구 결과는 호르몬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적정 수면시간을 8시간으로 봤다. 다만 와이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과 생식의 관련성을 발견했을 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수면과 생식의 연관성은 부부의 연령과 비만도(체질량지수), 성관계 빈도 등 생식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유효하다고 와이즈 교수는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19일(현지시간) 미 헬스데이 뉴스가 보도했으며,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미국 생식의학회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6-10-22 15:10:22[파이낸셜뉴스] 인도의 한 부부가 사망한 아들의 냉동 정자를 돌려받기 위해 4년간 법적 싸움을 한 끝에 승리했다. 지난 10일 영국 BBC 등 외신은 델리 고등법원이 병원이 보관 중인 30대 남성의 냉동 정자를 부모에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혼이었던 프리트 인데르 싱은 혈액암에 걸려 투병하다 2020년 9월 30세로 숨졌다. 앞서 그는 생식능력 저하에 대비하라는 병원의 권유로 화학요법 시작 3개월 전에 정자를 냉동 보관했다. 싱이 사망하자 그의 부모는 냉동 정자로 손주를 가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정자는 법적 배우자에게만 돌려줄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생명윤리 문제와 무책임한 새 생명 탄생에 대한 우려가 이유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모가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분쟁으로 넘어갔고, 부부는 법정에서 “태어날 아이를 직접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사망한 후에는 두 딸이 아이의 양육을 이어받아 책임지겠다고 동의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이들 부부의 법률 대리인은 “인도의 대리모 관련법은 대리모의 상업적 이용을 막기 위한 것이지, 슬픔에 잠긴 부모의 개인적 자유를 막기 위한 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인도법상 정자 소유자의 동의가 있다면 사후 수정을 금지할 수 없다”면서 “사망인의 배우자나 자녀가 없을 경우 부모가 법정 상속인이 되므로 정자 샘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현재 부부의 친척 중 한 명이 대리모가 되기로 동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BBC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서면 동의 시 사후 수정을 허용하지만, 인도를 포함한 여러 국가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이런 요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차원에서 군인들의 정자를 무료로 냉동 보관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의 정자를 이용한 사후 수정과 관련한 전례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18년 인도에서는 48세 여성이 27세에 뇌종양으로 숨진 아들의 정자로 대리모를 통해 손자를 본 전례가 있다. 2019년에는 뉴욕 대법원이 사고로 숨진 육군 생도의 부모에게 냉동 정자 사용을 허가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3 18:43:46[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소설가 김동인 작가가 1932년 발표한 ‘발가락이 닮았다’는 단편소설이 있다. 주인공 M은 생식능력이 없는데 아내가 아이를 낳았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M은 의사에게 “발가락이 닮았다”고 말하자, M의 신체 비밀을 아는 의사는 “발가락뿐만 아니라 얼굴도 닮았다”고 답했다. 이는 유전의 자연과학을 뛰어넘는 휴머니즘이 숨 쉬는 대답이었다. 발가락이나 손가락과 같이 인체의 특징은 부모로부터 물려받게 되는데, 탈모 유전자가 손가락과 발가락의 형태에도 특별한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 호기심 많은 일부 의료인이 손가락 길이와 탈모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다. 다섯 손가락 중 첫째가 엄지, 둘째가 검지, 셋째가 중지, 넷째가 약지, 다섯째가 소지라고 한다면, 연구결과 약지가 검지보다 길면 탈모 확률이 높은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023년 대만 가오슝의대 피부과 연구팀은 네 번째 손가락이 두 번째 손가락 보다 길수록 탈모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남성 노화(The Aging Male)’에 실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37세인 탈모 남성 240명을 대상으로 오른손 검지와 약지 길이를 측정했다. 다른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가락 이상자, 탈모 연관 전신 질환자, 최근 3개월 내 탈모 치료자, 모발 이식자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오른손 약지가 검지보다 긴 남성은 중증 탈모 위험이 6배가량 높았다. 특히 안드로겐 탈모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가벼운 탈모는 검지와 약지 길이 차이가 적었다. 앞서 2017년 튀르키예 셀추크 대학의 메메트 위날 박사 연구팀도 같은 내용의 결과를 유럽 미용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갓 태어난 남자아이의 손가락 길이에서 어른이 된 후의 탈모 가능성을 유추해 보았다. 약지가 검지 보다 길면 성장기 후에 모발 상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손가락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의 연관성으로 풀이할 수 있다. 태아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임신 7주차나 8주차부터 형성되어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 무렵 모낭도 발달한다. 손가락과 발가락 길이는 이 기간 급증하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히 네 번째 손가락이 남성호르몬에 민감하다. 때문에 네 번째 손가락 약지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길어지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가 많으면 발달이 늦어진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에서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하면 탈모 유발의 주범 호르몬으로 알려진 DHT(Dihydrotestosterone)로 환원된다. DHT로 인해 탈모가 발생되는데, 네 번째 손가락 길이가 길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들은 태아 시절 테스토스테론 노출이 많음에 따라 약지가 길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나친 테스토스테론 생성이 모낭 수축을 불러와 모발 생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약지와 테스토스테론 관계는 성적 매력과도 연관성이 있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 연구팀은 2011년 영국 왕립학과 생물학 저널에 약지가 검지보다 긴 남성이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18~34세 여성 80명에게 젊은 남성 49명 사진을 보여준 후 매력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선호한 매력남들에게는 약지가 검지보다 긴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의 한 비뇨기과 의사는 약지가 검지보다 긴 남성은 음경도 상대적으로 긴 현상을 확인했다. 캐나다 컨커디아 대학 연구팀, 영국 사우스햄턴 대학 존매닝 박사 등의 조사에 의하면 약지가 긴 남성이 적극적이고, 운동능력이나 환경적응에 뛰어났다. 반면 여성은 손가락 길이와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 및 조사들은 태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영향과 남성적 신체 발달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노준 조선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의 조사에 의하면 손가락 길이와 정액의 질은 상관성이 없었다. 각 연구를 종합하면 손가락 길이와 탈모, 나아가 성적 능력 관계는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가락 연구는 단순 비율과 단편적인 통계에 의한 것이다. 특히 탈모는 원인도 다양하고 체질과 성향 등 유전과 함께 후천적 영향도 대단히 크다. 모발의 진실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감춰져 있다. 때문에 손가락과 탈모 연관성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 또한 참고하는 정도가 좋을 것이다.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10 15:00:03[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대머리로 고민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모와 남성 호르몬의 관계를 짐작했다. 남성은 성 생활이 가능한 나이에 탈모가 되고, 거세된 남성은 모발이 빠지지 않고, 여성에게는 대머리가 없음을 말했다. 이처럼 옛사람들은 경험적으로 탈모 발현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탈모 시작 나이는 언제일까. 탈모는 크게 유전과 환경 요인으로 볼 수 있는데, 환경 영향에 의한 탈모는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소아부터 노인까지 무차별이다. 반면 유전으로 인한 탈모는 꽤나 인간적이다. 소아나 청소년에게는 온정적이지만 어른에게만 가혹하다. 탈모 유전자 발현은 성인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단절없이 계속되는 인생에서, 아이와 어른의 경계는 모호하다. 소아나 청소년과 성인의 구분은 시대마다 달랐는데, 전통시대에는 자녀를 낳을 수 있는 성적 능력 연령이 기준이었다. 2차 성징이 나타나 여성답게, 남성답게 변한 시기다. 조선에서는 16세에 호패를 착용했고, 이때부터 성인이었다. 오늘의 나이로 환산하면 15세다. 현재 대한민국의 법적 성인은 19세부터다. 이는 친권자나 후견인의 동의 없이 결혼 등의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나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분담한다는 의미가 있다. 많은 나라에서는 18세를 전후로 아이와 어른을 나눈다. 탈모 유전자 활성화로 본 성인도 18세 전후다. 탈모 유발 주범 호르몬인 DHT(Dihydrotestosterone)는 성장기 이후의 성인에게만 발현된다. 탈모 유전자를 가졌어도 어릴 때 대머리가 되지 않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적기 때문이다. 미국의 해밀턴 박사는 어릴 적 사고로 거세된 104명의 남성을 관찰한 결과, 탈모 유전자 보유 쌍둥이 중 거세된 한 사람은 모발이 풍성했으나 다른 한 명은 대머리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성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영양 등 섭생 등의 영향도 있다.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해도 일반적으로 뼈의 성장판은 16세에서 18세 사이에 닫힌다. 키의 성장이 멈춘다는 의미이다. 성장이 늦은 일부는 20세 무렵에도 키가 큰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 나이인 18세면 성장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20세 안팎부터 유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5년(2018~2022) 동안 모제림성형외과를 찾은 안드로겐형 탈모인 남성 비율은 20대 2.5%, 30대 3.80%, 40대 12%, 50대 26%, 60대 43.3%, 70대 이상 36.9%였다. 탈모 유전자가 중년인 40대부터 크게 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인의 탈모 과정은 분명하다. 근 골격, 생식 기관 발달 등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모낭에서 이 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하면, 부신에서 탈모 유발 호르몬인 DHT가 합성된다. DHT는 남성 호르몬과 결합하여 세포 내 신호를 전달하는 안드로겐 수용체에 친화력을 갖고 있는데, 모유두 세포 내에서 안드로겐 수용체와 만나 탈모 물질이 생성한다. 그 결과 모근 세포가 손상되고,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성장기 모발이 급속하게 휴지기로 전환된다. 모발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빠지는 게 탈모다. 그러나 2차 성징 전인 성장기에는 모낭에서 5알파-환원효소 및 안드로겐 수용체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유전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된다. 때문에 주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탈모는 환경적 영향이 크다. 강박이나 학업 스트레스, 발모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탈모의 치료는 스테로이드 주사나 약물 처방이 어렵기 때문에 탈모 발견 초기부터 전문가와의 종합적인 상담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6-27 10:12:55[파이낸셜뉴스] 25~49세 모든 남녀에게 결혼 여부나 자녀 수와 상관없이 최대 3회 필수 가임력 검진비를 지원한다. 난임 시술 지원은 현재 산모당 25회에서 출산 당 25회로 확대를 추진하고, 연령 구분 없이 난임 시술본인 부담율도 30%로 낮춘다. 제왕절개 비용(본인부담 5%)도 자연분만과 동일하게 무료화를 추진한다. 결혼 여부와 상관 없이 항암 치료 등으로 가임력 보전이 필요한 남녀 대상 생식세포 동결·보존비도 지원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은 "아이 낳고 싶어하는 모든 부부에 대해 정부가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녀 가임력 검진 3회 추진…항암치료 전 '동결' 지원 1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발표한 '저출생 반전을 위한 대책'에 따르면 임신 시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남녀를 대상으로 가임력 검진비 지원을 추진한다. 가임력 검진이란 자녀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재 임신 준비 부부를 대상으로 1회 지원한다. 늦은 결혼으로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난임 부부가 증가하는 가운데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난임 치료 이전 가임력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여성이 지원받는 난소 기능 검사는 전반적인 가임력 수준을, 부인과 초음파 검사는 자궁근종 등 생식 건강 위험 요인을 알려준다. 남성이 받는 정액 검사를 통해서는 정액의 양, 정자의 수, 정자 운동성과 모양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가임력 우려 소견을 받으면 치료나 난자나 정자 보전을 계획할 수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은 "가임력 검사는 20대, 30대, 40대 각 한번씩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영구 불임이 예상되는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남녀 대상으로 생식 세포 동결 및 보존비 지원도 추진한다. 이 차관은 "난소나 고환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나 항암 치료를 받는 앞둔 이들이 해당된다"며 "항암 치료는 기본적으로 2년은 받게 되고 받은 다음에 10개월 정도 임신하기 어렵다. 이런 분들에게 지원을 해줄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외수정 시술 '아이당'으로 25회 지원....연령기준 없애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난임부부 지원도 확대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도 기준 난임 진단자는 24만명이다. 연간 시술 건수는 11만건으로 이중 임신 성공률은 26%정도다. 먼저 난임부부 체외수정 시술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횟수를 현재 산모당 25회에서 아이당 25회로 확대한다. 사실상 횟수 제한없이 지원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부터 여성당 체외수정 20회(신선·동결배아), 인공수정 5회 등 총 25회 지원했다. 앞으로는 첫째아를 난임시술을 통해 출산하고, 둘째아를 난임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경우 25회 추가 지원 받을 수 있게 된다. 난임 시술 본인 부담률을 연령 관계없이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을 30%로 맞춘다. 현재 난임시술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은 45세 이상 50%, 45세 미만 30%으로 연령대가 높아지면 본인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신선배아술 기준(약 300만원)의 경우 현재 45세 이상 건보 적용후 본인부담액은 약 150만원이지만, 본인 부담률 인하시 90만원가량을 내게 될 전망이다. 단, 지자체 지원까지 감안하면 실질 본인 부담금은 더 줄 것이란게 정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난임 시술 시 자궁착상보조제·유산방지제 등 비급여 필수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도 추진한다. ‘임신기 구토 및 구역감 완화’ 약제 건강보험 신규 적용 및 ‘과배란 유도주사제’의 급여적용 기준을 완화해 비용 부담을 줄여 준다. 난임 휴가도 현재 3일, 유급 1일에서 6일, 유급 2일으로 늘리고 시간 단위 분할 사용 등 유연성 제고를 추진한다. 제왕절개 본인 부담금 5%→0%로 자연분만과 동일하게 제왕절개 비용도 무료화한다. 제왕절개는 현재 본인부담 5%를 내야 한다. 2세 미만 입원진료 본인부담 0% 시행 후 이용현황, 성과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단계적 본인부담 추가 완화 검토한다. 임신·영아기 가정에 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방문, 태아건강·발달 점검, 부모부모교육 및 심리·정서상담 제공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6-19 12:08:55[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리본장어 등 물고기 500여종에는 성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 환경 변화에 따라 암컷이 수컷이 되고, 수컷이 암컷으로 변신한다. 이는 자연계 종족 보존의 법칙이다. 인간의 모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DHT(dihydrotestosterone)도 두가지 전혀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 특정 환경에서는 모발을 탈락시키고, 어느 상황에서는 모발을 성장시킨다. 탈모를 일으키는 악당이기도 하면서, 모발을 성장시키는 천사이기도 하다. 이처럼 DHT는 모발에 연계된 특징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도, 가슴에 털이 나는 것도 DHT가 결정적 원인이다. 두상이 민둥산처럼 되는 대머리에도, 남성성의 상징인 멋진 수염과 구레나룻, 가슴의 털 등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대머리는 두상에만 모발이 적을 뿐 눈썹, 턱수염, 가슴, 겨드랑이, 팔, 다리 등 전신에 털이 짙을 가능성이 있다. 모발은 신체 부위에 따라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 분포, 종류, 민감도가 다르다. 이로 인해 DHT의 요술이 가능하다. DHT는 모발 성장 조절 물질이다. 같은 호르몬이지만 발현되는 부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두피에서는 모발을 탈락시키는 반면에 눈썹과 그 이하의 신체에서는 오히려 털의 생장을 촉진시킨다. DHT의 요술은 모낭에서 5알파-환원효소와 안드로겐 수용체를 만날 때 가능하다. DHT는 남성 호르몬으로 발육 촉진과 2차 성징을 발현시킨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전환된 물질이다. 5알파-환원효소는 테스토스테론을 더욱 강력한 남성 호르몬인 DHT로 전환시킨다. 모낭의 세포와 피지샘에 존재하는 5알파-환원효소는 제1형과 제2형이 있다. 제1형은 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고, 제2형은 털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안드로겐 수용체는 안드로겐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이다. 안드로겐 수용체는 남성 생식기를 활성화하고, 모발 성장과 피지 생성에 관여한다. 또 테스토스테론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받아들인다. DHT는 모유두 세포에 들어가 모발 성장 조절을 하고 피지선 증식에 관여한다. 모유두는 모발의 뿌리 가장 안쪽에서 모발의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인데, 앞머리(전두부)와 정수리(두정부)의 모유두 내 안드로겐 수용체와 DHT가 결합하게 되면 모낭이 퇴축된다. 이로 인해 모낭에서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모발은 가늘어지면서 탈락하게 된다. 모발이 제 수명인 5~8년을 버티지 못하고 조기에 빠지는 게 탈모다. DHT는 앞머리와 정수리 모발의 성장은 억제하는 반면 눈썹, 수염, 가슴, 팔, 다리 등의 다른 신체 부위 체모는 성장시킨다. 대머리 남성 중 상당수가 다리와 팔 등에 체모가 많은 이유다. DHT는 정수리나 이마 외의 신체, 즉 눈썹과 그 아래 신체에서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면 모낭 성장촉진 인자들이 활성화되면 모발의 성장기가 진행된다. 조기에 퇴행기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그 결과 수염 구레나룻 가슴 팔다리 등에서는 체모가 잘 자라게 된다. 이는 탈모인 가운데 가슴이나 팔다리에 체모가 많은 경우가 있는 것과 연결된다. DHT의 신체 부위별 효과 차이는 탈모 3요소를 구성하는 안드로겐 수용체와 5알파-환원효소의 진피 모유두 세포 내 활성도에 따른 영향도 있다. 안드로겐 수용체의 mRNA는 전두부 두피, 수염, 겨드랑이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5알파-환원효소의 제1형은 모든 부위에서 활성화된다. 반면 5알파-환원효소의 제2형은 수염과 전두부, 두피, 진피 모유두 세포에서만 나타난다. 이는 안드로겐 작용의 반응성이 부위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DHT는이 작용되는 부위에 따라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남성성을 극대화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리본장어가 환경 변화에 따라 암컷이 수컷이 되는 것과 같이 DHT 또한 우리 신체에서 언제나 완벽하게 부정적인 호르몬도, 긍정적인 호르몬도 아닐 것이다. 어떤 환경인지에 따라 누구에게는 민둥산이 되고, 다른 누구에게는 남성성의 상징이 되는 DHT의 요술이 심술궂어 보인다.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6-06 14:06:18"식생활 서구화로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한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대장 내시경 검사로 징후를 조기 발견, 조치를 취할 경우 발병 가능성 자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침묵의 병'으로 지칭되는 대장암의 경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장암은 약 15% 정도가 유전성이고, 나머지 85%가 이와 무관한 산발성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없었음에도 발생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대장항문외과 배기범 교수의 도움말로 대장암 예방법과 최첨단 '로봇수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2015년 12월 부산지역 최초로 늘어나는 로봇수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4세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를 도입, 대장암 로봇수술 500례를 돌파할 정도로 부산·울산·경남의 로봇수술 메카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사가 추천하는 대장암 로봇수술 명의로 꼽히고 있는 배기범 교수가 이뤄낸 성과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3)를 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 가운데 대장암이 전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26.3%), 70대(22.3%), 50대(19.6%)의 순이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조리법이 일상생활 속에 정착화되면서 대장암 발병이 급증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대장암은 배변습관의 변화, 항문뒤후직(배변후 시원하지 않고 변을 보고 싶은 느낌), 항문 출혈, 배변 때 통증, 복통, 체중감소 등이 일반적 증상이다. 부위별로 우측 대장암은 빈혈, 복부 종괴, 복통, 피로감, 무기력으로 나타나고 좌측 대장암은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짐, 복통, 배변습관의 변화, 피나 점액이 변에 섞여 나오기도 한다. 대장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은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붉은 고기'로 이를 태우거나 튀기는 조리 방식 또한 발병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패스트푸드 섭취량의 증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운동량 감소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대장암 치료는 병기에 따라 수술적요법,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적용된다.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이 발견되는 아주 초기 단계라면 내시경만으로 치료가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은 수술치료를 선택하게 된다. 대장암 1~2기라면 항암요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지 않지만 2기 후반부터 3기까지는 항암치료를 추가적으로 진행한다. 배 교수는 4일 "'로봇수술'의 경우 수술 도구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반에서 암을 제거하면서 괄약근, 배뇨·성기능신경 보존이 가능하고 전이가 진행된 주변 장기와 동반절제가 필요한 상황 등 복잡한 술기가 필요한 경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로봇수술은 종전처럼 개복하지 않고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기다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암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개복 수술에 비해 신경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하고 상처 부위도 작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 로봇수술은 특히 직·결장암 수술에서 복강경보다 생식기관과 항문을 최대한 보호하고 살릴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배 교수는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에 비해 10~15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통해 수술 장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골반같이 좁은 공간에서도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이 길어져도 손 떨림이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백병원이 도입한 '4세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의 경우 4개 로봇 팔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기존 149도에서 177도로 커져 로봇의 위치를 변경하지 않고도 더 넓은 부위를 수술할 수 있다. 로봇팔 길이가 5㎝ 늘어나고 두께도 약 6㎜ 가늘어져 최소침습수술은 물론 인체 깊숙한 곳까지 접근할 수 있다. ■콩팥 회복 '생체활성물질' 개발로 더 유명한 배기범 교수 부산·울산·경남지역 '대장암 로봇수술 명의'로 알려진 배기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손상된 장기의 조직을 신속하게 재생시켜 빠르게 회복을 도와주는 신재생물질을 개발해낸 인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배 교수의 이 같은 획기적 연구결과는 세계 3대 저널 중 하나인 사이언스지 348호에 2015년 6월 12일자로 게재된 바 있다. 배 교수와 당시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양성연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샌포드 마르쿼위츠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우리 몸은 독성물질이나 감염, 외상, 수술 등으로 장기가 손상될 경우 생체에서는 신속하게 장기손상에 대한 회복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E2(PGE2)라는 '생체활성물질'이 분비돼 회복을 돕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회복물질(PGE2)을 증가시키기 위해 PGE2를 대사하는 효소인 15-PGDH(15-prostaglandin dehydrogenase)를 찾아내 억제한 결과 골수와 대장·폐·간 조직에서 PGE2의 농도가 2~3배 이상 증가되는 것을 발견, 조직재생이 빨라지고 장기회복이 신속히 이뤄진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배 교수는 "현재 콩팥(신장) 회복에 미치는 연구는 거의 마무리돼 미국과 일본 등에 '용도 특허'를 받아 놓은 상태"라며 "세포분열 촉진을 통해 치료 부작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주사제 등이 상용화될 경우 '새로운 재생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콩팥에 이어 피부재생을 위한 바르는 약, 뇌·폐·심장분야 치료에까지도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이다. 콩팥과 관련해서는 CT조영제로 인한 신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험 결과, 선천적으로 15-PGDH효소가 없는 생쥐(실험군)가 일반 정상 생쥐(대조군)에 비해 골수이식을 받을 경우 이식된 골수세포들이 골수내부에서 신속한 복원과 새로운 혈구생성이 6일 이상 앞당겨져 빠른 회복과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대장염을 일으키는 물질인 DSS(dextran sulfate sodium)를 15-PGDH효소가 없는 실험군에 투여한 경우 대장 세포의 염증 발생은 대조군에 비해 50% 이상 적게 나타난 반면 재생되는 대장 세포가 대조군보다 2~3배 이상 증가됐다. 외상이나 수술적 손상에 해당하는 경우로 생쥐의 부분 간절제술 실험에서 15-PGDH효소가 없는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간 재생능력이 2~3배 이상 증가되고 재생속도도 24시간 이상 빨라졌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콩팥이라는 장기를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떨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로 인한 탈수나 출혈 등으로도 영향을 쉽게 받아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미국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과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간을 비롯한 각종 장기 절제와 골수질환, 염증성 장질환, 피부·부속기 등 조직재생을 촉진시키는 신약 치료제로 개발돼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6-04 19:52:44[파이낸셜뉴스] "식생활 서구화로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한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대장 내시경 검사로 징후를 조기 발견, 조치를 취할 경우 발병 가능성 자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침묵의 병'으로 지칭되는 대장암의 경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장암은 약 15% 정도가 유전성이고, 나머지 85%가 이와 무관한 산발성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없었음에도 발생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대장항문외과 배기범 교수의 도움말로 대장암 예방법과 최첨단 '로봇수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2015년 12월 부산지역 최초로 늘어나는 로봇수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4세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를 도입, 대장암 로봇수술 500례를 돌파할 정도로 부산·울산·경남의 로봇수술 메카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사가 추천하는 대장암 로봇수술 명의로 꼽히고 있는 배기범 교수가 이뤄낸 성과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3)를 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 가운데 대장암이 전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26.3%), 70대(22.3%), 50대(19.6%)의 순이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조리법이 일상생활 속에 정착화되면서 대장암 발병이 급증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대장암은 배변습관의 변화, 항문뒤후직(배변후 시원하지 않고 변을 보고 싶은 느낌), 항문 출혈, 배변때 통증, 복통, 체중감소 등이 일반적 증상이다. 부위별로 우측 대장암은 빈혈, 복부 종괴, 복통, 피로감, 무기력으로 나타나고 좌측 대장암은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짐, 복통, 배변습관의 변화, 피나 점액이 변에 섞여 나오기도 한다. 대장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은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붉은 고기'로 이를 태우거나 튀기는 조리 방식 또한 발병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패스트푸드 섭취량의 증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운동량 감소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대장암 치료는 병기에 따라 수술적요법, 항암화확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적용된다.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이 발견되는 아주 초기 단계라면 내시경만으로 치료가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은 수술치료를 선택하게 된다. 대장암 1~2기라면 항암요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지 않지만 2기 후반부터 3기까지는 항암치료를 추가적으로 진행한다. 배 교수는 4일 "'로봇수술'의 경우 수술 도구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반에서 암을 제거하면서 괄약근, 배뇨·성기능신경 보존이 가능하고 전이가 진행된 주변 장기와 동반절제가 필요한 상황 등 복잡한 술기가 필요한 경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로봇수술은 종전처럼 개복하지 않고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기다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암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개복 수술에 비해 신경과 혈관 손상을 최소화하고 상처 부위도 작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 로봇수술은 특히 직·결장암 수술에서 복강경보다 생식기관과 항문을 최대한 보호하고 살릴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배 교수는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에 비해 10~15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통해 수술 장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골반같이 좁은 공간에서도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이 길어져도 손 떨림이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정교한 동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백병원이 도입한 '4세대 로봇수술기 다빈치 Xi'의 경우 4개 로봇 팔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기존 149도에서 177도로 커져 로봇의 위치를 변경하지 않고도 더 넓은 부위를 수술할 수 있다. 로봇팔 길이가 5cm 늘어나고 두께도 약 6mm 가늘어져 최소침습수술은 물론 인체 깊숙한 곳까지 접근할 수 있다. ■ 콩팥 회복 '생체활성물질' 개발로 더 유명한 배기범 교수 부산·울산·경남지역 '대장암 로봇수술 명의'로 알려진 배기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손상된 장기의 조직을 신속하게 재생시켜 빠르게 회복을 도와주는 신재생물질을 개발해낸 인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배 교수의 이같은 획기적 연구결과는 세계 3대 저널 중 하나인 사이언스지(Science) 348호에 2015년 6월 12일자로 게재된 바 있다. 배 교수와 당시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양성연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샌포드 마르쿼위츠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우리 몸은 독성물질이나 감염, 외상, 수술 등으로 장기가 손상될 경우 생체에서는 신속하게 장기손상에 대한 회복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E2(PGE2)라는 '생체활성물질'이 분비돼 회복을 돕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회복물질(PGE2)을 증가시키기 위해 PGE2를 대사하는 효소인 15-PGDH(15-prostaglandin dehydrogenase)를 찾아내 억제한 결과 골수와 대장·폐·간 조직에서 PGE2의 농도가 2~3배 이상 증가되는 것을 발견, 조직재생이 빨라지고 장기회복이 신속히 이뤄진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배 교수는 "현재 콩팥(신장) 회복에 미치는 연구는 거의 마무리돼 미국과 일본 등에 '용도 특허'를 받아 놓은 상태"라며 "세포분열 촉진을 통해 치료 부작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주사제 등이 상용화될 경우 '새로운 재생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콩팥에 이어 피부재생을 위한 바르는 약, 뇌·폐·심장분야 치료에까지도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이다. 콩팥과 관련해서는 CT조영제로 인한 신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험 결과, 선천적으로 15-PGDH효소가 없는 생쥐(실험군)가 일반 정상 생쥐(대조군)에 비해 골수이식을 받을 경우 이식된 골수세포들이 골수내부에서 신속한 복원과 새로운 혈구생성이 6일 이상 앞당겨져 빠른 회복과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대장염을 일으키는 물질인 DSS(dextran sulfate sodium)를 15-PGDH효소가 없는 실험군에 투여한 경우 대장 세포의 염증 발생은 대조군에 비해 50% 이상 적게 나타난 반면 재생되는 대장 세포가 대조군보다 2~3배 이상 증가됐다. 외상이나 수술적 손상에 해당하는 경우로 생쥐의 부분 간 절제술 실험에서 15-PGDH효소가 없는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간 재생능력이 2~3배 이상 증가되고 재생속도도 24시간 이상 빨라졌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콩팥이라는 장기를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떨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로 인한 탈수나 출혈 등으로도 영향을 쉽게 받아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미국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임상실험과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간을 비롯한 각종 장기절제와 골수질환, 염증성 장질환, 피부·부속기 등 조직재생을 촉진시키는 신약 치료제로 개발돼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6-03 22:4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