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넬 '블루드 샤넬' / 스타일뉴스 샤넬이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과 함께한 새로운 남자향수 ‘블루 드 샤넬’ 광고 무비를 지난 5일 공개했다. 샤넬 블루 드 샤넬 광고 필름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 뒤를 이어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과 블루 드 샤넬 향수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지난 2010년에 첫 선을 보인 블루 드 샤넬 광고는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결정한 한 남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영상에서는 과거 영상에서 등장한 동일한 인물이 등장해 팬들에게 시달리는 유명 셀레브리티로서의 삶과 평온함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망설임을 보여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밤 중 촬영된 이번 영상은 배경 음악으로 지미 헨드릭스에 의해 재해석된 밥 딜런의 명곡 'All along the Watchtower'이 삽입되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한편, 샤넬의 남자 향수 ‘블루 드 샤넬’은 강렬하고 관능적인 분위기의 향수다. 아로마-우디 계열 향을 메인으로 한다. 매혹적인 잔향은 피부 본연에서 드러나는 듯한 관능미와 우아함을 더해준다. / stnews@fnnews.com 김신애 기자
2015-02-11 10:44:33프랑스 브랜드 ‘아이젠버그’가 제안하는 올가을 남자향수, 여자향수프랑스 럭셔리 코스메틱 브랜드 ‘아이젠버그’가 F/W 시즌을 맞아 고혹적이고 성숙한 매력을 발산하기에 알맞은 남자향수와 여자향수를 제안하고 나섰다.아이젠버그의 퍼퓸 컬렉션 ‘라드 퍼퓸(L`Art du Parfum)’은 유럽 세포라 향수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이미 그 진가를 인정받은 바 있다. 현대 구상화가인 ‘후아레즈 마차도’의 작품으로 꾸민 고급스러운 패키지도 인상적이다. 창립주인 호세 아이젠버그는 향수를 개발하며 느꼈던 예술적 콘셉트를 친구인 후아레즈 마차도에게 표현해줄 것을 의뢰, 지금까지 독창적인 아트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이번 F/W 시즌을 맞아 아이젠버그가 새롭게 출시한 향수들도 기존 아이젠버그 향수의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면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러브어페어’ 시리즈는 달콤하고 기분 좋은 플로럴 향을 담아내 연인간의 사랑이 절정에 달한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커런트 베리와 오묘하게 녹아 든 화이트 플라워의 섬세한 향, 헬리오트로프(페루 향수초)의 개성적인 향이 타바코, 화이트 머스크의 베이스와 대조를 이루며 여성스럽고 달콤한 향기를 자아낸다. 남녀향수 각각 따로 나뉘어 출시됐으며, ‘러브어페어 옴므’는 아이젠버그의 남자향수 베스트로 꼽히는 인기 제품이다.아이젠버그의 또 다른 작품인 ‘조즈(J`OSE)’는 관능미와 시크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향수다. 과감하면서도 관능적인 여인, 한 번 느끼면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매혹적인 느낌을 표현했다. 모카 커피와 자스민 플로럴 향의 미디엄 노트가 신비로운 아르모아즈 향의 톱노트를 감싸며 부드럽고 풍부한 향이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따뜻한 우드계열 향으로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남성미의 결정체를 느낄 수 있는 ‘조즈 옴므’도 나와 있어 커플 향수로 적당하다. 아이젠버그의 다채로운 향수 가운데서도 ‘여자가좋아하는남자향수’로 손꼽히는 제품으로, 남성미를 한층 부각시켜준다.아이젠버그는 12월 한정판으로 남녀 커플향수를 구매시 향수샘플을 최대 10개 증정한다. H몰, AK몰, 아이젠버그 홈페이지(www.eisenberg.co.kr)에서 만나볼 수 있고 AK수원, 롯데백화점 명동점 9층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2014-11-13 10:21:53김유미 남자향수(사진=SBS E!) 배우 김유미가 남자향수 예찬론을 펼쳤다. 최근 진행된 SBS E! ‘스타뷰티쇼’ 녹화에 참여한 김유미는 자신이 애용하는 남자향수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녹화에서 구두, 화장품 등 평소 사용 하는 뷰티 아이템을 모두 들고 나온 김유미는 남자향수 세 가지를 믹스해 매번 다른 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출연진들이 “남자 대신 남자향수로 충족하는 것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김유미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는 후문. 또한 김유미는 “봄에는 상큼한 플로랄 향기를 많이 찾지만, 남자향수를 한 번씩 쓰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이어 남자향수를 사랑하는 자신만의 향기 테라피 이론을 펼치기도. 한편 김유미의 남자향수 예찬론은 21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스타뷰티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5-21 12:47:53[파이낸셜뉴스] 나를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를 브랜딩 해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만드는 MZ세대에게 '향기'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남녀 할 것 없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을 숙고해 고르죠. 아직 나에게 어울리는 향을 찾지 못했다면 무턱대고 향수부터 사기보다 다양한 향기의 이름과 재료에 대해 알아보고, 애프터셰이브나 보디 로션과 같은 스킨케어나 보디케어로 향기를 충분히 즐긴 이후 향수를 구입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모아시스는 향기를 고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다양한 향기의 이름과 향기가 지닌 심상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시트러스(Citrus)감귤류를 통칭하는 말로 오렌지, 레몬, 라임, 자몽 등의 향기가 시트러스 계열에 속합니다. 풋풋하고 싱그러우며 청량한 느낌이 듭니다. #페퍼민트(Peppermint)페퍼민트에는 ‘민트’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시원하고 산뜻한 향에 약간의 매운 향이 섞여 있습니다. 청아한 심상을 지녔습니다. 페퍼민트 향기는 심신을 이완해 긴장을 풀고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보입니다. #제라늄(Geranium)여러 겹이 꽃잎이 청순한 매력을 발하는 제라늄의 꽃과 오일에서 추출한 향기입니다. 매혹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유칼립투스(Eucalyptus)유칼립투스 잎에서 추출한 맑고 상쾌한 향입니다. 총명하고 예리한 느낌을 줘 정장을 입은 신사보다는 캐주얼을 입은 학생에게 어울립니다. #시나몬(Cinnamon)계피 향입니다. 매콤하고 씁쓸한 향기가 명확하게 파고듭니다. 현명하고 스마트한 느낌과 화려한 느낌을 동시에 냅니다. #진저(Zingiber)생강은 계피처럼 매운 향기가 느껴지지만 레몬의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동시에 풍깁니다. 예민하고 감각적이며 세련된 느낌을 전합니다. #시더우드(Cedarwood)시더우드는 소나뭇과의 나무입니다. 때 묻지 않은 태초의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로운 숲의 향기를 지녔습니다. 촉촉한 숲에 머무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moasis@fnnews.com 장은지 기자
2022-02-10 09:30:39[파이낸셜뉴스] 여고생 알바를 상대로 엉덩이를 치고 지나가는 등 장난을 치던 가게 사장님이 몇 년 뒤 '성범죄자 알림e'에 올라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구독자 약 5700명을 보유한 유튜버 우키는 자신의 채널에 '성범죄자 알림e 앱을 깔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에서 우키는 “제가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랑 자주 가던 당구장이 있었다. 한 50대 정도인 남자 사장님이 계셨는데, 저희가 가면 서비스를 많이 줘서 짜장면도 함께 시켜 먹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라며 사장님으로부터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당구장에서 일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우키는 “친구들이 날 보러 당구장에 오는 날이 많아졌다. 우리는 미성년자인데 그 사장님이 아르바이트 끝나면 다 같이 노래방 가자고, 술 사주겠다고 하더라. 따라가진 않았다”라며 “그때 친했던 친구가 그 사장님을 되게 싫어했다. 친구가 향수를 뿌리고 다녔는데 사장님이 그 친구한테 '냄새 좋다'면서 목덜미 쪽에 얼굴을 파묻듯이 다가가서 친구가 소름 돋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장님이 선을 넘을락 말락 하고, 뭐라고 하기엔 애매한 장난을 많이 치셨다”라고 이야기한 우키는 “우리한테 장난으로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곤 했다. 그땐 사장님 나이가 많고 내가 딸 같아서 그런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친구가 정확히 판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당구장이 사라지면서 연락이 끊겼다가 3년 뒤쯤 모르는 번호로 사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우키는 “본인이 암에 걸려서 살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한번 보자고 하더라. 기회 되면 보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며 “그로부터 2년 뒤, 성범죄자 알림e에 이 사장님이 떴다. 미성년자한테 범죄를 저질렀더라”라고 말했다. 우키는 “알아뒀을 때 전혀 나쁠 건 없으니까 친구들한테 '성범죄자 알림e' 앱 깔아서 꼭 집 근처에 어떤 범죄자가 있는지,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이며 조심할 것을 권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2 14:34:53<26>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으로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한달여간의 우즈벡 여행을 마치고 오늘은 국경을 넘는다. 타슈켄트에서부터 앞으로의 경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우리가 원한 최선의 경로는 우즈벡 남서쪽의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 이란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투르크메니스탄 가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 전에는 3~5일짜리 경유(Transit)비자가 있었다는데 발급이 중단된 듯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타슈켄트에 있을때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을 찾아가 한시간을 기다려 겨우 직원을 만나 물어보았는데 초청장이 있으면 몰라도 외국인 입국이 금지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한 이란도 까르네(무관세 통행증)가 필요하며 대행사 등을 통해 미리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꽤 많은 돈이 드는 것 같았고 운이 나쁘면 돈을 내도 입국이 안될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쪽 경로는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북쪽으로 카스피해를 돌아 가야했는데 국경지나는 것을 최소화하기위해 일단 카자흐스탄에 재입국해서 카스피해 연안의 악타우에서 배에 차를 실어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낼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구글 맵에 누쿠스에서 악타우까지는 약 1000km거리에 14시간이 걸린다고 나온다. 하지만 경험상 +3~4시간이다. 압둑의 아버지께서 이 구간의 길이 매우 안좋고 국경 전엔 주유소나 마을이 하나도 없다고 알려주셨다. 까브리가 캠핑카이니 숙소나 마을이 없어도 아무데서나 쉬고 밥을 해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어제 시내에서 주유소 두 곳을 찾아갔었는데 디젤이 없었다. 가는 길에 살 수 있겠지 했는데 허름한 주유소를 하나 찾아내어 들러봤지만 역시 디젤은 없었다. 더 가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나올까봐 다시 누쿠스로 돌아가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사막 한가운데 있는 식당겸 트럭 휴게소를 발견했다. 현지분들께 번역앱을 동원해 경유를 파는 가까운 주유소를 물어본다. 러시아어를 쓰는지 페르시아어를 쓰는지 우즈벡어를 쓰는지 모르니 번역앱도 무용인 경우가 많다.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니 황당하게도 여기에서 디젤을 판다고 한다. 품질이고 가격이고 따질 상황이 아니다. 디젤이 있다는게 반가와 당장 30리터를 달라고 했다. 직원 두분이 말통에 담은 디젤을 가져와 까브리 연료통에 넣어주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 이정도면 국경 지나 베뉴까지도 문제 없다. 누쿠스에서 멀어지니 사방이 평평하고 누런 사막이 시작되고 도로 상태가 안좋아진다. 와아...단언컨대 지금껏 경험한 최악의 도로다. 아스팔트를 몇십년간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게 되었다. 구겨진 옷의 주름이 잡히듯 쪼글쪼글한 아스팔트에 바퀴가 반이상 빠질듯한 크고 깊은 구멍이 계속 이어진다. 길이 얼마나 안좋은지 도로 옆에는 차들이 아스팔트 길을 피해 맨땅으로 다녀서 만들어진 흙길도 보인다. 차라리 흙길이 나을까 싶어 우리도 한번 가보았는데 울퉁불퉁 차가 미친듯 요동치고 흙먼지가 엄청나게 날려서 딱히 나을 것도 없다. 엉망인 도로탓에 사람도 차도 생고생이다. 10~20km밖에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마저 악성 구간을 피하려고 가다서다를 반복해야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 12시간을 왔는데 국경은 아직 한참 남았고 날은 어두워져버렸다. 마땅히 쉴 곳도 없어 밤에도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지해 가는 것이 위험한 것을 넘어 공포스럽기 까지 했다. 그냥도 12시간을 운전하면 어마어마하게 피곤할텐데 길 상태에 온 신경을 쏟아부으며 운전한 탄이 기절할 정도로 힘들어 한다. 공터고 뭐고 아무것도 없지만 도로를 조금 벗어나 흙바닥 위에 차를 세웠다. 사막의 추위에 수많은 별들도 눈에 안들어온다. 무시동 히터를 켜고 전기요를 의지해 잠을 청해보았다. 밤새 추위와 싸우다 살아서 눈을 떠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아침기온 영하 7도. 체감은 -10도가 훨씬 넘는 듯 무섭게 춥다. 오늘은 꼭 국경을 넘자! 하며 기운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화이팅하며 출발한지 30분도 채 안되어 갑자기 도로위에서 시동이 꺼졌다. 어제 거친 도로에 종일 시달리느라 까브리가 병이 난걸까? 추운 날씨에 오그라든 손으로 겨우 점프용 예비 배터리를 연결해보았다. 여전히 시동이 안 걸린다. 어제 넣은 경유가 문제일까? 영하의 날씨에 얼어버렸나? 궁여지책으로 휴대용 버너를 차 아래에 놓고 연료통을 데워보려 했지만 영하의 세찬 바람에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이었으면 전화한통으로 견인 출동 서비스를 불렀을텐데. 막막했다. 도로위에서 차가 멈춰버렸다. 배터리 점프도 해보고 연료통도 데워보지만 소용없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해결될지도 모르겠지만. 바이칼호에서 우리가 견인을 해주었던 생각이 났다. 우리가 견인을 받아야하는 일이 생길줄은 몰랐는데. 이 길을 다니는 차도 별로 없다. 시동이 안 걸리니 히터도 안되서 추위에 덜덜 떨며 마냥 기다린다. 한참만에 대형트럭이 한대, 두 대 서주었는데 언어 소통이 안되어 결국 그냥 가버리고 망연자실 그저 착한 사마리아인같은 분이 나타나시기를 빌고 또 빌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차가 멈춘지 3시간이 지났을때 드디어 생명의 은인이 나타나셨다. 크고 힘세보이는 대형트럭도 여러대 그냥 지나갔는데 정작 우리를 도와준 것은 딱 봐도 수십년은 된 듯한 낡은 밴 뒤에 달구지까지 매단 차. 길이 너무 험해서 섣불리 견인해주겠다 나서지 못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분은 우리차를 보자마자 견인줄을 준비해서 달구지와 까브리에 묶는다. 이제 살았다 싶고 너무너무 감사하다. 드디어 밴이 끄는 대로 까브리가 움직인다. 서너시간 만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밴 기사님이 운전을 매우 잘하시는 분이었다. 길이 워낙 험해서 그냥 가기도 위험한 길을 우리 1톤 트럭을 매달고 잘도 가신다. 하지만 험로에 앞차가 언제 급제동을 할 지 알 수 없기에 탄이는 초긴장모드로 오른팔에 심한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사이드 브레이크를 수없이 잡아당겨야 했다. 30분쯤 지나 탄이 약간 여유가 생겼는지 "개인적으로는 대형트럭보다 밴 사이즈의 차가 견인해주어서 따라가기가 훨씬 나아"라는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견인줄이 툭 끊겼다. 헉. 탄이 크락션을 울려 신호를 한다. 밴 기사님은 차를 세우고 다시 견인줄을 까브리에 묶는다. 길이 험해 견인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니 견인줄이 끊어지는 것 쯤은 당연하다 싶다. 끈이 무지 오래된 듯 낡기도 했다. 앞차는 길이 조금이라도 좋다 싶으면 막 달린다. 그러면 오래된 아스팔트에서 자갈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마구 날라온다. 이미 금간 앞유리가 완전히 깨져버리진 않을까 걱정됐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고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는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자고 할 수도 없는 상황. 끈에 묶인 채 앞차에 매달려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한참 가다가 길에 서있는 승용차 앞에서 밴이 차를 멈추었다. 어리둥절 내려보니 역시나 고장차량이다. 이미 한대를 구조해 견인중이면서도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신가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 이 차량은 앞 타이어 하나가 완전히 빠져 길에 놓여있는데 타이어를 연결하는 쇠부속이 부서진듯 했다. 밴 기사님은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무슨 조치를 한 후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두어시간이 지나 국경 근처의 한 식당에 도착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났지만 나는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탄이도 마찬가지였지만 밴기사님께 식사대접이라도 하겠다며 식당에 들어갔다. 식사 후 차 고칠 곳을 물어보니 근처에는 정비소가 없다고 한다. 이대로 견인된 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까? 밴기사님과 식당주인분이 나와 까브리를 이리저리 살펴보신다. 퓨즈 박스도 열어보고 엔진룸도 열어보고 그러더니 견인 중 시동을 걸어보잔다. 탄이 안해본 게 아니어서 별 기대는 안되었지만 두분이 봐주는 것 만으로도 너무 고마와 밴의 달구지는 빼고 우리차를 직접 묶어 견인하며 식당사장님이 우리차를 운전하였다. 식당 주차장을 한바퀴 돌기도 전에 "부릉~"하며 시동이 걸렸다. 나는 옆좌석에 앉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이야~!"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얼떨떨한 얼굴로 탄이가 다가온다. 이럴수가! 까브리가 다시 살아났다!! 눈물이 날 정도로 까브리 엔진소리가 반가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엔진을 끄고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안 걸린다. 다시 밴으로 견인해서 시동을 걸었더니 다행히 또 걸렸다. 두분 모두 이대로 운전하고 가되 정비가 가능한 곳까지 가기 전에는 절대로 시동을 끄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말은 안통해도 무슨 이야긴지 너무 잘 알것 같았다. 2시간 이상을 무시무시한 험로를 견인해주신 밴기사님을 탄이는 꼭 안아드리고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국 과자등 선물과 사례로 100달러를 드렸다. 더 달라면 더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탄이는 왜 자기가 했을때는 안됐을까 매우 의아해했지만 어쨌든 시동이 걸린 것을 신통방통해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6시간만에 시동이 걸려 까브리가 다시 스스로 움직여서 다니는 것이 너무너무 고마울 뿐이었다. 식당에서 약 30분정도 더 가니 국경사무소가 나왔다. 우즈벡에서는 여행자가 어디에 묵었는지 거주지 증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는 곳마다 시간과 돈을 들여 서류를 준비해왔는데 국경에서는 아무도 보자고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좀 아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준비해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국경에 서있는 차들 맨 뒤에 줄을 서니 앞에 낯익은 밴이 보인다. 먼저와서 줄서고 계시는 우리 은인. 카자흐스탄 국경수비대 분들이 웃으며 반겨주셨다. 국경에서 나 혼자 또 내려서 걸어가야 할 것을 각오하고 핫팩과 옷등 추위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었는데 차에 그냥 타고 있으라며 친절히 배려해주셨다. 국경에서 이런 환대는 처음이다. 탄이 차에서 내려 서류작업을 하고 돌아와서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며 보여준다. 와, 꽤 멋진 남자향수다. 수비대의 젊은 친구 한사람이 계속 정말 잘 도와주었고 마지막엔 이 것까지 선물해줬다고 한다. 그 친구 말고도 한국 자동차 등록증이 생소하다보니까 하나 둘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차근차근 물어보고 굉장히 호의적으로 수속 밟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무사히 기분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경통과는 항상 스트레스 받고 힘든 일이었는데 오늘은 여러모로 감동이었다. '일희일비'라고 나쁜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것 같다. 어제부터의 고생을 조금 위로받는 듯 했다. 카자흐스탄으로 넘어오니 길이 갑자기 너무 좋아졌다. 어제 종일, 그리고 아침에도 그 악몽같은 험한 길을 비틀대며 지나와야했는데 비단결같은 아스팔트가 진심 감동스럽다. 다음 목적지인 베뉴에 가서 차도 고치고 숙소도 잡아야겠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QMehVDxsPGQ?si=zf30tAbmRBYQu1wt>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4 10:51:49[파이낸셜뉴스]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총 3편이 나왔다. 1997년, 1994년, 1988년이다. 10년 쯤 더 지나 2000년 대를 다룬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온다면 어떨까. 대학 신입생이던 2004년을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들로는 PC방 카트라이더, 보드게임, 불닭, 민들레영토(카페), 캔모아와 아이스베리(빙수) 등등이 있다. 학교 앞 백반집의 가격은 4000원, 학식의 가격은 1500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대부분 사람들이 라면의 수프로 알고 있는 '불닭'도 2000년대에 유행했었다. 숯불에 직화로 구운 닭에 매운 양념을 입힌 요리였다. 캡사이신을 많이 써 먹는 순간 화학적인 매운 맛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이었다. 불닭 식당들은 현재의 탕후루 가게처럼 당시 우후죽순 생겨났으나 이후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불닭의 매운맛은 일부 닭발집이 이어 받아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 근처에는 틈새라면(빨계떡)이라는 매운 라면 가게도 있었다. 1981년 김복현 창업주가 '김복현의 명동 빨계떡 틈새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매운 라면 가게였다. 식당 벽면에는 형광색의 포스트잇을 가득 채운 메모가 붙어있었다. 틈새라면은 이후 팔도가 제품화를 통해 2006년 봉지라면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K-라면계의 매운맛 혁명은 2012년 발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회사였지만 '우지 파동'으로 쇠락해 가던 삼양에 해성처럼 등장한 '불닭볶음면' 때문이었다. 당시 라면업계 전문가들조차도 '불닭볶음면'의 히트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매운맛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편의점에서 불닭을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불닭볶음면은 2014년 유튜버 '영국남자' 채널에 소개된 뒤 SNS를 통해 '불닭 챌린지'가 유행하며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2011년 2987억원이던 삼양식품의 매출은 2023년 1조1929억원으로 약 4배 가량 늘었다. 히트 상품은 '천운'..매운맛 성공의 비결은 라면 업계에서만 20년 이상 종사해 온 김영종 팔도 연구1팀 팀장(수석)은 "히트제품은 맛있다고 되는 것도, 광고비를 맛이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천운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이든 노래든 선거든 새로운 돌풍은 한 가지 요소가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한류 그룹을 키워낸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박진영은 K팝의 인기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심지어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K팝의 글로벌적인 인기에 대해 궁금해 한다"며 "이에 대해 나는 K팝은 이전까지 유행해 왔던 레게, 락, 힙합 같은 음악스타일을 칭하는 말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들이 맺는 특별한 '관계의 이름'이다. 음악의 장르가 아니라 관계성이 K팝이 히트한 이유다." K팝 성공의 이유가 노래나, 춤, 가수의 매력 등이 아닌 관계라는 그의 설명은 명쾌하진 않지만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 그만큼 이유를 분석하기 어렵고 한 두 가지 원인에 기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닭볶음면을 선두로 한 K 매운맛의 성공 비결도 어쩌면 '중독성 있는 제품'과 'SNS'라는 단순한 요인으로 분석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2012년 불닭볶음면이 나오기 10년 전 2002년 서울동대문 시장의 작은 매장에서는 '동대문엽기떡볶이'라는 매장이 문을 열었다. 사실 시작은 '땡초 불닭발'이었다. 하지만 2003년 조류 독감으로 불닭발 매출이 줄었다. 그런데 줄어든 매출을 사이드 메뉴인 '엽기떡볶이'가 채웠고 이후 엽기떡볶이는 10대~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유튜버 먹방의 대표 음식이 된 '엽떡'은 배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또 한번 급성장했다. 불닭볶음면 이전 매운맛이 서서히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스트레스가 매운맛 찾게 하는 이유? 또 2010년 즈음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유뷰트, TV 등에서도 매운맛에 대한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였다. 매운 맛은 '스코빌지수'를 통해 수치화가 가능했다. 스코빌지수를 통해 매운맛 단계를 설정하고 이를 참고 견디며 먹는 '챌린지'가 유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를 통한 '도전 먹방'의 유행에 따라 '신길동 매운짬뽕', '신대방 온정돈가스의 디진다 돈가스',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마라탕 등의 유행도 이어졌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음식이 매워지기 시작한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의 매운 맛이 확산된 것은 1950년대로 추정되는데 6·25 전쟁 빈곤과 기아의 스트레스가 매운맛을 찾게 했다는 것이다. 고추장을 사용한 신당동 떡볶이 역시 1953년 처음 나왔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국립민속박물관 안정윤 학예연구원의 2009년 논문 '고추, 그 매운맛에 대한 역사민속학적 시론-한국 사회는 왜 고추의 매운맛에 열광하는가'에 나온다. 안 연구원은 "고추의 매운맛은 중독 증세와 엔도르핀 효과에 힘입어 상업성을 띠었다”며 “이에 따라 1960년대 무교동 낙지볶음, 경기 연천의 망향비빔국수, 대구의 매운 갈비찜 등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42개국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스트레스 강도와 자살률을 단순히 인과관계로 놓을 순 없지만 '스트레스가 매운 맛을 찾게 만든다'는 가설이 맞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매운맛 사랑도 납득이 간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31 16:01:35얼마 전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와인 라벨에 강렬한 메두사 그림이 그려져 있는 와인을 꺼내들었습니다. 비뇨블 벨라스((Vignobles Vellas)가 프랑스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에서 비오니에 100%로 만드는 '메두사 비오니에(Medusa Viognier)' 와인입니다. 동석자들은 비오니에 품종이 주는 우아한 향과 고급스런 맛보다는 라벨 속 메두사 그림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비뇨블 벨라스 오너인 니콜라스 벨라스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 맛은 굉장히 좋지만 그림 실력은 별로인 듯 합니다. #1. 누구나 다 아는 그림 속 주인공인 메두사는 그리스 신 고르고네스의 막내딸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다 아테네 여신의 분노를 삽니다. 아테네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온통 뱀으로 변하게 만들고, 메두사는 나중에 프로세우스에게 머리가 잘려 죽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유명한, 혹은 더 유명할 수도 있는 메두사는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1597년, 60x55, 유채, 우피치미술관)'입니다.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잘린 순간을 마치 옆에서 사진 찍듯 잡아낸 그림으로 튀어나올 듯 한 눈동자와 비스듬한 시선, 비명을 지르며 벌어진 입이 압권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메두사의 부릅뜬 두 눈은 목이 잘린 고통보다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과 분노가 그대로 읽혀집니다. 비명을 지르는 일그러진 입과 잘려진 목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는 사건이 방금 일어난 것 같이 생생함을 더 합니다. 특히 메두사의 얼굴이 신화 속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남성의 얼굴은 보는 사람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입니다. 카라바조로 더 잘 알려진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는 20대 중반에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이 문제였습니다. 늘 음주와 도박에 빠져 지내고 툭하면 폭행에 연루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어 시라큐사, 시칠리아, 몰타 등을 떠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주고 연명하다 1610년 30대 후반 나이에 쓸쓸히 객사합니다. 이처럼 온갖 기행을 저질렀지만 카라바조는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테네브리즘(명암법)'의 창시자이자,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습니다. 테네브리즘은 그림의 배경을 암흑에 가깝게 처리한 후 주인공과 그 주변의 등장 인물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기법입니다. 마치 캄캄한 어둠속에서 성냥불을 그어대는 순간, 밝아지며 드러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마치 카메라 셔터처럼 잡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라바조는 여기에 더해 그림 속 등장인물의 얼굴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랑자나 노숙자, 창녀 등 하층민의 얼굴로 그려 넣었습니다. 종교화를 그릴 때도, 성인의 모습을 표현할 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이는 그림 속 상황에 맞는 극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등장인물의 내면적 심리까지 드러낼 수 있게 만들어 진짜 극도의 몰입감을 줬습니다. 하지만 늘 신성모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은 나중에 루벤스를 거쳐 렘브란트를 '위대한 빛의 화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바로 카라바조였습니다. #2. "하하하. 그렇게 작은 활로 뭘 할 수 있다고.."거대한 뱀을 쏘아 죽인 궁술의 왕 아폴론이 작은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에로스를 얕잡아보며 약을 올렸다. 화가 난 에로스가 납화살을 꺼내 근처를 지나던 요정 다프네를 향해 쐈다. 그러고는 금화살을 꺼내들더니 아폴론을 향해 활시위를 놨다. 그러자 아폴론을 본 다프네는 황급히 도망가고 아폴론은 그 뒤를 쫒기 시작했다. 에로스가 쏜 납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증오하고, 금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게 되는 화살이었다. 그렇게 쫓고 쫓기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에 닿기 직전 다프네가 다급하게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기도했다. "아버지, 땅을 열어 나를 숨겨주세요. 그럴 수 없다면 위험을 불러온 저의 몸을 변하게 하소서." 순간 다프네의 머리카락이 월계수 잎으로 변하고, 아름답던 팔과 다리가 쩍쩍 갈라지며 나무껍질로 바뀌기 시작했다. 로마를 대표하는 조각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이 장면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잡아냈습니다. '아폴론과 다프네(1622~1625년, 243, 대리석, 보르게세미술관)'입니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 허리에 막 닿는 순간 기겁하는 다프네의 표정과 몸짓이 압권입니다. 너무 놀라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는 듯 벌어진 입과 아폴론으로 향해 돌아간 눈에선 원망이 가득하고, 그의 손에서 떨어지려 휘어진 몸과 허우적대는 손가락 끝에서는 공포와 절규가 뚝뚝 묻어납니다. 우르바노 8세, 인노첸시오 10세까지 두 교황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베르니니는 20년 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을 내놓습니다. '성녀 테레사의 환희(1647-1652, 대리석, 산타마리아 비토리아 성당)'로 예술사에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오른손에 황금화살을 들고 있는 천사가 성녀 테레사의 가슴쪽 옷깃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히고 심장에 화살을 꽂아넣으려는 모습의 작품입니다. 천사는 성녀의 가슴에 수차례 화살을 넣었다뺐다를 반복하고, 성녀는 누 눈을 반쯤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축 늘어져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묘한 미소를 띤 천사의 모습과 옷 속에서 벌어진 성녀의 두 다리와 맨발은 야릇한 상상력마저 불러옵니다. "작은 천사가 내려오는 게 보였어요. 천사는 황금 창을 들고 있는데 창 끝에서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는 그 창을 들어 내 심장을 여러 차례 찔렀고 그 순간 내 몸이 관통되는 듯 했어요. 그 고통은 너무나 강렬해서 신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고통만큼 내 몸은 신에 대한 위대한 사랑으로 맹렬히 타올랐고 그 격렬한 고통으로 얻은 희열은 잊고 싶지 않을 만큼 벅찼어요." 이 작품은 에스파냐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1512~1582년)가 자서전에서 천사가 신성한 사랑의 창으로 자신의 가슴을 꿰뚫는 환상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3. 1506년 1월14일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서 포도밭을 갈던 한 농부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빠졌다. 땅을 파던 중 고통스런 얼굴을 한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는데 죽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티투스 황제 궁전에 있다가 1500년 동안 사라졌던 '라오콘 군상(BC 175~150, 205 x 158 x 105, 대리석, 바티칸미술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교황 율리우스2세가 미켈란젤로를 발굴 현장에 보냈는데 미켈란젤로는 조각 작품을 본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조각 중앙에서 온 몸을 뒤틀고 있는 남자는 트로이 신관 라오콘이고 양쪽 두 아이는 그의 아들입니다. 왼쪽 아이는 이미 뱀에 물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고, 오른쪽 아이는 뱀에 휘감겨 꼼짝 못한 채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 바다뱀 한 마리가 라오콘의 옆구리를 덥석 물어버립니다. 순간 라오콘의 몸이 고통에 뒤틀리고 얼굴은 하늘을 향해 몸부림칩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입과 일그러진 얼굴에서 고통보다는 탄식과 허무함이 더 느껴집니다. 라오콘과 그 두 아들은 어쩌다 이같은 고통에 처해졌을까요. 트로이 전쟁에서 성문을 열지 못한 그리스연합군은 커다란 목마를 남기고 그리스로 철수합니다. 당시 사제이던 라오콘은 그리스 군의 음모를 간파하고 그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바다뱀 두 마리를 보내 라오콘과 아들들을 물어죽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 로도스 섬의 예술가 아게산드로스, 플뤼도로스, 아타나도로스 세 명이 공동작업으로 탄생시킨 걸작입니다. 그런데 라오콘 군상이 발견됐을 때 라오콘의 오른쪽 팔이 없었습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당대 예술가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1500년 동안 본 적이 없어 사라진 팔이 어떤 모습일지 주장이 다 달랐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몸의 형태와 근육을 볼 때 팔이 굽어져 있을 것이라 했지만 다른 예술가들은 쭉 뻗어있을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결국 쭉 뻗은 상태의 팔로 복원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1905년 본체가 발견됐던 근처에서 부러진 팔로 추정되는 조각이 발견됩니다. 라오콘 군상에 맞춰보니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그 팔은 구부러져 있었습니다. 지금 바티칸 벨베데레 정원에 있는 모습입니다. #4. 다시 돌아와 비뇨블 벨라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을 엽니다. 비오니에는 프랑스 론 지역 화이트 품종입니다. 흰꽃과 약간의 장미꽃이 섞인 정말 화려한 향을 뿜어내며 살구, 복숭아 등 핵과류 과일향도 이 품종의 특징입니다. 산도는 미디엄이나 그 이하로 묵직하지만 우아한 맛과 향으로 향수같은 와인으로 표현됩니다. 잔을 가까이 하면 역시 절제된 유질감 있는 꽃향이 먼저 반깁니다. 중간중간 산뜻하고 관능적인 장미향도 들어옵니다. 과실향은 많지 않습니다. 입에 흘려보면 그제서야 알맞게 익은 복숭아, 살구 등의 아로마가 얹혀집니다. 산도는 굉장이 절제돼 있어 와인이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과실 아로마도 열대과일 등은 없습니다. 비오니에는 본고장인 론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고급스런 향수의 모습을 보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2-22 18:16:50[파이낸셜뉴스] 얼마 전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와인 라벨에 강렬한 메두사 그림이 그려져 있는 와인을 꺼내들었습니다. 비뇨블 벨라스((Vignobles Vellas)가 프랑스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방에서 비오니에 100%로 만드는 ‘메두사 비오니에(Medusa Viognier)’ 와인입니다. 동석자들은 비오니에 품종이 주는 우아한 향과 고급스런 맛보다는 라벨 속 메두사 그림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비뇨블 벨라스 오너인 니콜라스 벨라스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 맛은 굉장히 좋지만 그림 실력은 별로인 듯 합니다. #1.누구나 다 아는 그림 속 주인공인 메두사는 그리스 신 고르고네스의 막내딸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다 아테네 여신의 분노를 삽니다. 아테네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온통 뱀으로 변하게 만들고, 메두사는 나중에 프로세우스에게 머리가 잘려 죽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유명한, 혹은 더 유명할 수도 있는 메두사는 카라바조가 그린 ‘메두사(1597년, 60x55, 유채, 우피치미술관)’입니다. 페르세우스에게 목이 잘린 순간을 마치 옆에서 사진 찍듯 잡아낸 그림으로 튀어나올 듯 한 눈동자와 비스듬한 시선, 비명을 지르며 벌어진 입이 압권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메두사의 부릅뜬 두 눈은 목이 잘린 고통보다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과 분노가 그대로 읽혀집니다. 비명을 지르는 일그러진 입과 잘려진 목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는 사건이 방금 일어난 것 같이 생생함을 더 합니다. 특히 메두사의 얼굴이 신화 속 아름다운 여성이 아닌 남성의 얼굴은 보는 사람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입니다. 카라바조로 더 잘 알려진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는 20대 중반에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이 문제였습니다. 늘 음주와 도박에 빠져 지내고 툭하면 폭행에 연루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어 시라큐사, 시칠리아, 몰타 등을 떠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주고 연명하다 1610년 30대 후반 나이에 쓸쓸히 객사합니다. 이처럼 온갖 기행을 저질렀지만 카라바조는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테네브리즘(명암법)’의 창시자이자,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습니다. 테네브리즘은 그림의 배경을 암흑에 가깝게 처리한 후 주인공과 그 주변의 등장 인물에 한 줄기 빛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기법입니다. 마치 캄캄한 어둠속에서 성냥불을 그어대는 순간, 밝아지며 드러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마치 카메라 셔터처럼 잡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라바조는 여기에 더해 그림 속 등장인물의 얼굴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랑자나 노숙자, 창녀 등 하층민의 얼굴로 그려 넣었습니다. 종교화를 그릴 때도, 성인의 모습을 표현할 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이는 그림 속 상황에 맞는 극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등장인물의 내면적 심리까지 드러낼 수 있게 만들어 진짜 극도의 몰입감을 줬습니다. 하지만 늘 신성모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은 나중에 루벤스를 거쳐 렘브란트를 ‘위대한 빛의 화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바로 카라바조였습니다. #2.“하하하. 그렇게 작은 활로 뭘 할 수 있다고..”거대한 뱀을 쏘아 죽인 궁술의 왕 아폴론이 작은 활과 화살을 들고 다니는 에로스를 얕잡아보며 약을 올렸다. 화가 난 에로스가 납화살을 꺼내 근처를 지나던 요정 다프네를 향해 쐈다. 그러고는 금화살을 꺼내들더니 아폴론을 향해 활시위를 놨다. 그러자 아폴론을 본 다프네는 황급히 도망가고 아폴론은 그 뒤를 쫒기 시작했다. 에로스가 쏜 납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증오하고, 금화살은 처음 본 이성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게 되는 화살이었다. 그렇게 쫓고 쫓기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에 닿기 직전 다프네가 다급하게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기도했다. "아버지, 땅을 열어 나를 숨겨주세요. 그럴 수 없다면 위험을 불러온 저의 몸을 변하게 하소서.” 순간 다프네의 머리카락이 월계수 잎으로 변하고, 아름답던 팔과 다리가 쩍쩍 갈라지며 나무껍질로 바뀌기 시작했다. 로마를 대표하는 조각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는 이 장면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찰나의 순간으로 잡아냈습니다. ‘아폴론과 다프네(1622~1625년, 243, 대리석, 보르게세미술관)’입니다. 아폴론의 손이 다프네 허리에 막 닿는 순간 기겁하는 다프네의 표정과 몸짓이 압권입니다. 너무 놀라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는 듯 벌어진 입과 아폴론으로 향해 돌아간 눈에선 원망이 가득하고, 그의 손에서 떨어지려 휘어진 몸과 허우적대는 손가락 끝에서는 공포와 절규가 뚝뚝 묻어납니다. 우르바노 8세, 인노첸시오 10세까지 두 교황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베르니니는 20년 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작품을 내놓습니다. ‘성녀 테레사의 환희(1647-1652, 대리석, 산타마리아 비토리아 성당)’로 예술사에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오른손에 황금화살을 들고 있는 천사가 성녀 테레사의 가슴쪽 옷깃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히고 심장에 화살을 꽂아넣으려는 모습의 작품입니다. 천사는 성녀의 가슴에 수차례 화살을 넣었다뺐다를 반복하고, 성녀는 누 눈을 반쯤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축 늘어져 황홀경에 빠져 있습니다. 묘한 미소를 띤 천사의 모습과 옷 속에서 벌어진 성녀의 두 다리와 맨발은 야릇한 상상력마저 불러옵니다. “작은 천사가 내려오는 게 보였어요. 천사는 황금 창을 들고 있는데 창 끝에서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는 그 창을 들어 내 심장을 여러 차례 찔렀고 그 순간 내 몸이 관통되는 듯 했어요. 그 고통은 너무나 강렬해서 신음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고통만큼 내 몸은 신에 대한 위대한 사랑으로 맹렬히 타올랐고 그 격렬한 고통으로 얻은 희열은 잊고 싶지 않을 만큼 벅찼어요.” 이 작품은 에스파냐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1512~1582년)가 자서전에서 천사가 신성한 사랑의 창으로 자신의 가슴을 꿰뚫는 환상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3. 1506년 1월14일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서 포도밭을 갈던 한 농부가 소스라치게 놀라 자빠졌다. 땅을 파던 중 고통스런 얼굴을 한 남자의 얼굴이 튀어나왔는데 죽은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다. 티투스 황제 궁전에 있다가 1500년 동안 사라졌던 ‘라오콘 군상(BC 175~150, 205 x 158 x 105, 대리석, 바티칸미술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교황 율리우스2세가 미켈란젤로를 발굴 현장에 보냈는데 미켈란젤로는 조각 작품을 본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조각 중앙에서 온 몸을 뒤틀고 있는 남자는 트로이 신관 라오콘이고 양쪽 두 아이는 그의 아들입니다. 왼쪽 아이는 이미 뱀에 물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고, 오른쪽 아이는 뱀에 휘감겨 꼼짝 못한 채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 바다뱀 한 마리가 라오콘의 옆구리를 덥석 물어버립니다. 순간 라오콘의 몸이 고통에 뒤틀리고 얼굴은 하늘을 향해 몸부림칩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입과 일그러진 얼굴에서 고통보다는 탄식과 허무함이 더 느껴집니다. 라오콘과 그 두 아들은 어쩌다 이같은 고통에 처해졌을까요. 트로이 전쟁에서 성문을 열지 못한 그리스연합군은 커다란 목마를 남기고 그리스로 철수합니다. 당시 사제이던 라오콘은 그리스 군의 음모를 간파하고 그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바다뱀 두 마리를 보내 라오콘과 아들들을 물어죽이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그리스 시대 로도스 섬의 예술가 아게산드로스, 플뤼도로스, 아타나도로스 세 명이 공동작업으로 탄생시킨 걸작입니다. 그런데 라오콘 군상이 발견됐을 때 라오콘의 오른쪽 팔이 없었습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당대 예술가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1500년 동안 본 적이 없어 사라진 팔이 어떤 모습일지 주장이 다 달랐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몸의 형태와 근육을 볼 때 팔이 굽어져 있을 것이라 했지만 다른 예술가들은 쭉 뻗어있을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결국 쭉 뻗은 상태의 팔로 복원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1905년 본체가 발견됐던 근처에서 부러진 팔로 추정되는 조각이 발견됩니다. 라오콘 군상에 맞춰보니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그 팔은 구부러져 있었습니다. 지금 바티칸 벨베데레 정원에 있는 모습입니다. #4.다시 돌아와 비뇨블 벨라 메두사 비오니에 와인을 엽니다. 비오니에는 프랑스 론 지역 화이트 품종입니다. 흰꽃과 약간의 장미꽃이 섞인 정말 화려한 향을 뿜어내며 살구, 복숭아 등 핵과류 과일향도 이 품종의 특징입니다. 산도는 미디엄이나 그 이하로 묵직하지만 우아한 맛과 향으로 향수같은 와인으로 표현됩니다. 잔을 가까이 하면 역시 절제된 유질감 있는 꽃향이 먼저 반깁니다. 중간중간 산뜻하고 관능적인 장미향도 들어옵니다. 과실향은 많지 않습니다. 입에 흘려보면 그제서야 알맞게 익은 복숭아, 살구 등의 아로마가 얹혀집니다. 산도는 굉장이 절제돼 있어 와인이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과실 아로마도 열대과일 등은 없습니다. 비오니에는 본고장인 론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고급스런 향수의 모습을 보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2-20 15:25:38woo!ah!(우아!)의 나나가 '탁재훈의 압박면접'에서 꾸밈없는 예능감을 자랑했다. 나나는 최근 유튜브 채널 '탁탁 TAKTAK'의 인기 콘텐츠 '탁재훈의 압박면접 시즌2' 10회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나나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통통 튀는 입담, 천진난만한 매력으로 '압박면접'의 3MC 탁재훈, 신규진, 예원을 사로잡았다. 나나는 미모를 자랑하려고 나왔냐는 탁재훈의 질문에 "유독 칭찬받는 부분이 미모"라고 답하며 처음부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부모님 중 누구를 더 닮았는지 묻자 "아빠가 진짜 잘 생기셨다"라고 말했고, 이어 "엄마한테는 성격을 물려받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나나는 리한나의 'Umbrella' 한 소절을 부르며 노래 실력을 뽐냈고, 세븐틴의 '손오공' 안무를 보여주며 춤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MC들은 나나의 육각형 재능에 감탄했고, 이어 표정 연기를 요청했다. 이러한 요청에 나나는 여러 표정을 순식간에 짓는 퍼포먼스로, 한 번 더 매력을 발산했다. MC들과의 토크 '케미'도 빛났다. 탁재훈은 남자 친구가 없다는 나나에게 "아이돌은 남자 친구 만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나나는 멤버들끼리 목표를 위해 남자 친구는 사귀지 말기로 정했다고 털어놨다. 만약 약속을 어기는 멤버가 생긴다면, 그 멤버와 그의 남자 친구까지 삼자대면할 것이라는 귀여운 답변도 내놨다. MC들은 삼자대면하러 온 남자 친구가 나나의 드림카에서 내리고, 돈을 엄청 많이 갖고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며 짓궂은 질문을 이어갔다. 나나는 "저 어떻게 답을 해야 하죠"라며 크게 웃었고, 신규진은 "답은 정해져 있다"라고 외쳐 재미를 더했다. 아이돌 선배인 예원과의 웃음 시너지도 눈길을 끌었다. 나나는 예원의 과거 영상을 언급하며 "그 영상을 데뷔 전부터 진짜 많이 봤다. 쇼츠로 너무 많이 봐서 무서웠다"라며 "오늘도 여기 와서 빨리 예원 선배님께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나나는 예원이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면서 주변에 좋은 소문을 내고 다니겠다고 약속했다. 예원은 고마워하며 "저 안 그렇잖아요"라고 말했고, 나나는 "그 영상이랑 목소리만 똑같다"라고 덧붙여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이 밖에 나나는 탁재훈과 예원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하고, 가상 향수 CF를 촬영하는 등 '천재 아이돌'으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드러냈다. 나나의 매력에 흠뻑 빠진 탁재훈은 "나나가 이렇게 재미있고 밝은 사람인 줄 몰랐다"라며 '긍정과 열정의 아이콘'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나나는 그룹 woo!ah!(우아!)와 엘즈업(EL7Z U+P)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유튜브 채널 '탁탁 TAKTAK'
2024-01-11 09:3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