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남편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가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 외신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이 지난 13일 한 달간 이어진 재판을 마치고 피고인 낸시 크램튼 브로피에게 25년 내 가석방 신청 가능 조건으로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재판에서도 배심원단은 검찰의 손을 들어주며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당시 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낸시가 온라인으로 총을 검색하고 구입했다"며 낸시에게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낸시는 남편의 생명 보험금 140만 달러(약 17억 8000만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인 다니엘 브로피는 지난 2018년 6월 요리 강사로 일하던 포틀랜드의 한 요리학원 교실 바닥에 총알을 맞고 쓰러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는 법정에서 남편이 살해된 장소에 있었던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지만, 사건 당일 CCTV에 찍힌 자기 모습이 발견되자 곧바로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은 기억 장애가 있으며 신작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그 동네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어 자신은 남편을 사랑한다며 살해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그의 변호사는 "부부에게는 수년간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가 남편을 살해할 이유는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는 지난 2011년부터 '남편 죽이는 방법'이라는 소설을 온라인 신문에 연재해 입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잘못된 남편', '잘못된 연인' 등의 로맨스 소설을 집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6-15 08:03:00[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를 향해 '악마'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이씨 친척은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항의했다. 검찰은 16일 인천지법 형사8단독 이대로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32)와 공범 조현수씨(31)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또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씨의 중학교 동창 A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구형 이유를 설명하며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어떠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며 “법은 이들에게 선처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와 조씨, A씨, B씨는 둘도 없는 친구였을지 모르지만 피해자인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에게는 세상에서 만나지 말아야 할 악마였다”고 말했다. 이날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자신을 이씨의 친척 오빠라고 밝힌 한 남성은 검찰의 구형 이유에 반발하며 법정에서 항의했다. 이 남성은 "검사가 악마라고 단정해서 표현한 것은 피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자극적인 표현이나 공격이 (법정에서) 표출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재판장에게 요청했다. 이씨와 조씨는 2021년 12월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지인 2명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조씨에게는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1-17 08:06:58[파이낸셜뉴스] '계곡 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32·여)와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조현수(31·남)에게 검찰이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각각 징역 3년을 추가로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인천지법 형사8단독 이대로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하고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씨의 중학교 동창 A씨(32·여)에게 징역 1년 6개월, 그의 전 남자친구 B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은해씨와 조현수씨, A씨, B씨는 둘도 없는 친구였을지 모르지만, 피해자인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에게는 세상에서 만나지 말아야 할 악마였다"며 "이씨와 조씨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어떠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법은 이들에게 선처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 A씨와 B씨는 유일하게 이 사건과 관련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불법 사이트 운영 자금을 이용해 도피를 도와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 측에 (몸을 숨기고 있던)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 등을 어디에서 어떻게 구했는지 전달했는데, 검찰이 수사를 안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친구들이 자수 권유를 했었는데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다"라며 "저도 그렇게 도망치면 안 됐었다. 저 때문에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조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희 때문에 피해를 본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앞서 이씨와 조씨 측은 "은신처를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행위 자체가 방어권 행사를 위한 행위라 범인도피교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재판에서도 "현금 1900만원을 받았다는 등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취지"라면서 "은신처를 제공해달라 말한 행위 자체가 범인도피교사에 해당하는지도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 등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15일 오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자신을 이씨의 친척 오빠라고 밝힌 한 남성은 검찰의 구형 이유에 반발하며 법정에서 항의했다. 그는 "검사가 악마라고 단정해서 표현한 것은 피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자극적인 표현이나 공격이 (법정에서) 표출되지 않도록 해 달라"라고 재판장에게 요청했다. 이씨와 조씨는 2021년 12월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C(33·남)씨 등 지인 2명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C씨 등에게 도피 중에 사용할 자금과 은신처도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C씨 등 2명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씨에게 구조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1-16 19:54:07[파이낸셜뉴스] 뮤지컬영화 ‘영웅’이 21일 개봉한 가운데 극적 재미를 위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영화 후반부 안중근 의사와 우정을 나누는 일본인 통역관 캐릭터를 두고 극적 효과를 노린 가상의 인물이 아닌지 궁금해 한다. 윤제규 감독은 “극중 안중근 의사를 존경하는 일본인 통역관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며 “독립운동을 함께한 동지들 중에서 마두식-마진주 남매와 궁녀 출신의 정보원 설희만 가상 캐릭터다. 나머지 동지 3인은 실존 인물에 바탕을 두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독립군 막내는 실제 17살에 불과했고 명사수 조도선은 러시아 여인과 결혼하여 실제 세탁소를 운영했다. 단지 영화적 재미를 위해 아내와 키스신을 넣은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윤감독은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뿐 아니라 가족 관객 모두가 함께 보고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우리 근현대사에 대해 짧게나마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를 위해 영화의 톤앤매너도 "가족 관객을 고려해 너무 무겁지 않게 잡았다"고 부연했다. 동명 뮤지컬이 원작인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생전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 안중근 의사 직업 아셨나요? 윤감독은 “역사 공부가 수학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우리나라 교육이 개탄스럽다”면서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좀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원작 공연에 없는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애국심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극 초반 안중근의 아내는 독립 자금 대느라 쌀집하다 망하고, 학교하다 망해 남은 돈이 없다면서 자신의 반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윤감독은 “아내의 하소연을 통해 안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안중근 의사 역시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 모든 남편은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 않나, 저도 물론이고, 안 의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극중 안중근 의사는 독립 운동을 함께하는 청춘 남녀가 부부로 위장하기 위해 팔짱을 끼자, "부부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넌지시 말한다. 윤감독은 "호불호가 있는 대사인 걸 나도 안다"며 "근데 내 생각보다 관객들이 많이 웃음을 터뜨리더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는 할아버지가 미곡상을 하여 집안이 부유했다. 문무에 능했는데 특히 말 타기와 사냥에 능했고 명사수로 이름이 났다. 1904년에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상해로 망명했다가 국내 실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선교사의 충고로 귀국했다. 1906년 석탄상회를 경영하다 정리한 뒤 삼흥학교 등을 설립하여 인재양성에 나섰다. ■ 회령전투서 일본군 포로 풀어줘 “처음이자 마지막 실수” 안중근 의사는 1907년 국채보상기성회 관서지부장이 되면서 반일운동에 나섰고, 연해주 의병운동을 일으킨 뒤 대한의군참모중장에 임명됐다. 1908년 6월에 특파독립대장 겸 아령지구군사령관 자격으로 함경북도 홍의동의 일본군을, 경흥의 일본군 정찰대를 격파했다. 하지만 제3차 회령전투에서는 5,000여 명의 적을 만나 처참하게 패배했다. 영화는 이 회령 전투신을 규모감 있게 다룬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 포로를 풀어주는 일화 역시 다뤄진다. 윤 감독은 “안중근 의사가 단지동맹을 하고 제 한목숨 바치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결정적 사건이 일어났는데 바로 회령전투 참패다”라고 짚었다. 안중근 의사는 동지들의 질책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로로 잡힌 일본군을 풀어준다. 원래는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도 포함돼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당시 “만국공법(萬國公法)에 사로잡은 적병을 죽이는 법은 전혀 없다”고 설득했다. 이런 안중근 의사의 대의에 격노한 장교들 몇은 안중근을 떠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윤감독은 “대의명분을 갖고 풀어줬는데 결과적으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실수가 됐다”며 “앞선 두번의 전투 승리로 따르는 부하가 많았었는데, 횡령전투 패배로 아끼던 부하를 다 잃었다”고 짚었다. ■ 독립운동가 대부 최재형 "기억합시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3월 동지 11명과 함께 왼손 넷째 손가락 첫 관절을 잘라 혈서를 쓰고, 조국의 독립 회복과 동양 평화 유지에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당시 이들은 최재형 선생 밑에서 지원과 훈련을 받았다. '한인 부자' 최재형은 안중근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이동한 대부분의 민족운동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윤감독은 “최재형이 기여한 바가 컸다. 독립운동가의 대부 최재형을 많은 사람이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가난한 소작인의 아들였던 최재형은 러시아에서 자수성가한 인물로, 당시 한인사회에서 러시아 이름인 ‘최 표트르’의 애칭인 ‘최 페트까’ 혹은 ‘최비지깨’로 불리며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다. 러시아 정부의 두터운 신뢰도 얻어 1893년 러시아 최초로 우리의 면장·읍장에 해당하는 도헌에 선출되기도 했다. 러일전쟁 후 국민회를 조직하여 회장이 되고, 의병을 모집했다.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에 임명됐으나 이를 사양하고, 그 해 11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 본부를 둔 독립단을 조직하고 무장투쟁을 준비했다. 1920년 일본의 시베리아 출병 때 재러한인의병을 총규합하여 시가전을 벌이다 순국했다. ■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가 모델" 일본인 지바 도시치는 극중 일본인 통역관의 실제 모델이다.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와 특별한 정을 나눈다. 그는 안 의사를 증오했으나 곁에서 지켜보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과 인품에 감복해 후에는 존경하고 평생 그를 기렸다. 안중근 의사는 순국 직전 지바 도시치에게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라는 유묵을 남겼다. 유묵은 지바 도시치의 조카가 소중히 보관하다가 1979년 안중근 탄생 100주년에 한국에 기증했다. 이후 2년 뒤 일본 미야기현 구리하라시에 있는 대림사에 ‘위국헌신군인본분’이 새겨진 안중근 현창비가 절 앞마당에 세워졌다. 그리고 안중근 탄신일(9월2일) 무렵이면 오늘날까지 이곳에선 안중근을 기리는 법요식이 열린다. ■ ‘누가 죄인인가’ 열창 법정신 “고증에 충실하려 노력 "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사살, 현장에서 체포됐다. 안중근은 이때 개인이 아닌 대한의용군사령관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라 주장했고 1910년 뤼순 감옥에서 사형 당했다. 영화는 이토 저격 후 법정신을 공들여 찍었다. 윤감독은 “애초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처단하고 자결할 생각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동양평화사상을 알릴 목적이었다. 이토가 죽었으니까, 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그야말로 세계적 재판이었다. 일본은 자신들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재판한다는 것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누가 죄인인가'를 부르는 법정신에서 안중근 의사와 동지 3인은 죄수복 대신에 일반복을 입고 있는데 고증에 따라 준비한 의상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일본 뮤지컬계의 정성화인 재일교포 배우 김승락씨와 안중근을 뒤쫓는 일본 순사 역할의 한국배우 김중희를 제하고 일본인 간수, 일본인 검사 등 다 일본 배우를 캐스팅했다. 김중희 배우는 일본서 거주한 바 있어 일본어가 원어민 수준이다. 당시 법정에는 한국인의 입장이 불허돼 전부 일본인이었고, 재판을 취재한 서양인 기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또 안중근 의사가 법정에서 나온 뒤 탔던 마차는 당시 사이즈 그대로 재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2-23 17:00:49[파이낸셜뉴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무참히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5)에 엄벌을 요청하는 피해자 유족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0일 오후 3시 기준 4327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태현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으로서 김태현에 대한 엄벌을 통해 국민 안전과 사회정의가 보호받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의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이 무참히 희생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밥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이 하루하루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참혹한 심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청하기 위해 어렵게 청원글을 올린다"고 했다. 청원인은 피해자인 동생(어머니)이 두 딸이 2살, 4살 되던 해에 남편과 사별 후, 20여년 동안 오로지 두 딸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살았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사건이 발생했던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일상 중 하루였다"며 "그런데 그 아름다운 삶이 사람의 탈을 쓴 악마의 손에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태현은 제 조차를 3개월 넘게 스토킹했다"며 "사람 죽이는 방법을 검색하고, 범행에 쓸 무기를 슈퍼에서 훔쳐 세 사람을 차례차례 살해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이들 세 모녀를 부검한 부검의와 법의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살해방법과 정확도가 직업이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했다"며 "김태현은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의 시신 옆에서 이틀이나 태연하게 먹고 마시며 죽은 사람의 지문을 이용해 증거를 인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했다. 청원인은 "카메라 앞에서 준비한 듯 마스크를 벗고 태연히 발언했던 김태현의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말을 부디 '반성'이라고 인정하지 말아 달라"며 "김태현의 이 같은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반성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밝혀진 수 많은 증거들을 토대로 김태현이 얼마나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살인자 인지 철저히 확인되고 인정돼야 한다"며 "또 다른 제 2, 제 3의 범죄가 이 땅을 더럽히지 않도록 행해진 죄에 합당한 엄벌이 선고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동생과 조카들이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두면서 느꼈을 공포와 슬픔을 생각하면, 목이 메이고 숨이 막혀오듯 먹먹해 몇 시간이고 눈물만 흐른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또 해당 사건이 '노원 세 모녀 사건'으로 불릴 때 마다 마음이 무너진다며 가해자의 이름을 따 '김태현 사건'으로 지칭되기를 요청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1-04-20 15:19:00재혼한 어머니의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관씨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김씨와 그의 부인 정모씨의 존속살해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사람이라면 해선 안될 행동을 했다"며 1심 판결과 같이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정씨에 대해서는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이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어머니와 이부동생을 어머니의 집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의 계부마저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살해한 뒤 차량 트렁크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그는 범행 후 어머니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주했지만 현지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생활비를 보내주는 등 경제적으로 도와주던 어머니가 2016년 8월부터 지원을 중단하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자신과의 만남 조차 거절하자 정씨와 함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김씨 스스로도 잘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선 안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을 하게 된 과정과 동기 등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어머니나 계부를 죽이는 과정 속에서 살려고 몸부림 치는 이들을 다시 확인하고 살해하는 등 끔찍한 행동을 저질렀고,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에서 김씨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사형에 대해 엄격하고, 사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이를 정당화할만한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한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김씨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보다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재범을 방지하고 교도소에서 고인들에 대한 명복을 빌면서 평생을 살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의 판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부인 정씨에 대해서도 징역 8년의 1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부인)정씨가 개입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남편이 사람을 죽인다고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고, 일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측면까지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상당한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18-10-18 15: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