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누가 여기서 빌어먹을 슈퍼파워인 거야?”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96년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첫 공식 회동한 자리에서 보좌관을 향해 뒤돌아보며 이렇게 물었다. 초강대국 미국 앞에서도 주장을 굽히지 않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노련한 외교술은 이후 미 대통령이 4명이 바뀌는 와중에도 변하지 않았다. FT는 이날 장문의 분석 기사에서 네타냐후가 웬만한 미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정계 흐름에 더 정통하다면서 미국을 요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슈퍼파워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에서는 이스라엘이 슈퍼파워라는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만 봐도 쉽사리 알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엄청난 비난을 무릅쓰고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했다. 미국의 위신과 체면이 크게 손상됐지만 중동 수렁에서 빠져나오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엮이면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바이든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면서 가자 전쟁이 시작되자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전쟁 이후를 목표로 했다. 조속히 휴전해 전쟁을 끝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 체제로 가자는 것이 바이든의 제안이었다. 네타냐후는 이 제안을 가볍게 묵살했다. 가자 전쟁은 휴전 제안이 나온 지 반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전쟁은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관 출신인 알론 핀카스는 “네타냐후는 워싱턴 게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부분 미 정치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면서 “네타냐후는 바이든을 찜 쪄 먹고(running rings)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의 승패가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중동전 전방위로 확전 네타냐후는 바이든의 가자 전쟁 휴전 제안을 묵살한 뒤 곧바로 레바논 ‘정리’에 나섰다. 이른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긴장 고조(escalate to de-escalate)’ 전략이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를 동원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에 폭탄을 설치하는데 성공했고, 이들 폭탄이 동시에 터지면서 레바논 공습을 시작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으로 가자 전쟁을 제외하면 지난 20년간 전 세계 그 어떤 곳에서보다도 더 많은 폭탄을 레바논에 떨어뜨렸다. 3주가 채 안 되는 공습 기간 레바논 사망자 수만 1만명에 육박한다. 네타냐후는 공습을 시작으로 이제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도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으로 헤즈볼라 세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바이든이 레바논 휴전을 중재하던 와중에 이번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 충돌 직전이다. 네타냐후의 레바논 공습으로 이란의 가장 강력한 이 지역 대리인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하자 이란이 보복에 나선 것이다. 네타냐후는 이것도 계산에 넣었을 수 있다. 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철의 지붕’ 아이언돔을 뚫고 핵심 시설 근처에 떨어졌다. 네게브 사막의 F-35 공군기지 인근과 텔아비브 모사드 본부 인근에 이란 미사일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중동에서 발을 빼려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이번에도 이스라엘 지지를 선언했다. 중동 지역에 알 박기 해놓은 미국의 지상 항공모함인 이스라엘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4만 미군과 항공모함 2척이 주둔한 중동 지역에 추가로 병력을 보냈다. 바이든은 지난 4월 인명 피해 없이 끝난 이란과 이스라엘 교전처럼 이번에도 이스라엘에 제한적인 이란 공격만 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미 대선, 관심 없어” 그러나 네타냐후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그런 네타냐후에게 계속 끌려다니고 있다. 바이든은 3일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습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이 문제를 네타냐후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석유 시설 공습을 받아들였음을 시인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습이 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습할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좀…”이라며 말을 흐렸다. FT는 석유 시설 공습이 초래할 긴장 고조가 다음 달 대선에서 해리스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는 말을 바이든이 차마 하지 못했을 것으로 유추했다. 미 대선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엄청난 변수이지만 결정권은 바이든이 아닌 네타냐후에게 있다. 바이든이 사적으로 종용한 말들은 가볍게 무시하는 네타냐후가 어떻게 결정하는지 바이든은 그저 지켜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외교장관을 지낸 마르완 알무아셔르 카네기평화재단 펠로우는 “네타냐후가 승승장구하고 있다”면서 “네타냐후는 해리스의 선거 전망에 도움이 될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로서는 이스라엘의 호전성에 반감을 갖고 있는 해리스보다는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이 더 낫다. 트럼프 사위이자 중동 특사를 지낸 재러드 쿠슈너는 이참에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을 끝장내도록 미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타냐후가 민주당에 반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물론이고 미 민주당도 네타냐후에 끌려다니고 있다. 유대계로는 미 정치권 최고 자리인 상원 원내 대표에 오른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 의원은 3월 네타냐후 축출이 이스라엘에 최대 이익이라며 네타냐후를 몰아세웠다. 그러나 2주 뒤 이란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16명이 사망하면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을 촉발한 뒤에는 꼬리를 내렸다. 네타냐후는 7월 미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 초대돼 연설했고, 52차례 기립박수를 받았다. 슈머 원내 대표도 기립 박수를 한 의원 가운데 한 명이다. 교도소행 피하는 카드 네타냐후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교묘히 활용하면서 중동전 확전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그의 범죄 혐의도 있다. 네타냐후는 현재 총리로 수많은 사건 기소중지 상태에 있다. 총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재판정에 세워져 교도소로 직행할 수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온갖 정치적 고비를 뚫고 다시 확실한 정치적 기반을 마련해 교도소행을 미루고 있다. 워싱턴 중동연구소 부소장 폴 샐럼은 “네타냐후가 9개 목숨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이제 보니 그는 뒷주머니에 목숨 여럿을 더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네타냐후가 좌충우돌하며 전쟁을 키우는 가운데 최근 여론 조사에서 그의 리쿠드당은 지금 당장 조기선거가 치러질 경우 최대 정당이 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네타냐후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바이든이 제안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체제는 이스라엘 유권자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이제 팔레스타인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바이든의 중동 특사를 지낸 제프리 펠트먼은 네타냐후가 전쟁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면서 이는 그가 형사범죄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교도소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교도소 안 가기 카드’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 외교관 출신인 핀카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핀카스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가 지금 가을로 접어들면서 조금 축축한 거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아니다. 이건 계절 탓이 아니다. 네타냐후가 여러분 머리 위로 오줌을 갈기고 있는 것이다”라고 못 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06 05:04:10[파이낸셜뉴스]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최소 180개를 발사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와 하마스 간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으면 추가 공격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곧바로 보복을 천명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기회에 이란의 핵무기 관련 시설들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와 뉴욕타임스 등 일부 외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맞보복을 할 경우 중동이 전략 미사일 전쟁에 빠질 수 있다며 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유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고 이스라엘도 맞대응을 했을때만 해도 양측은 추가 확산을 피하기 위해 상징적인 공격을 했다는 인상을 줬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의 방공망들을 주로 타격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이 절제된 반격을 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란의 핵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어 이번 기회에 핵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군 예비역 소장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국가안보 고문을 지낸 야코브 아미드로르가 현재 이스라엘의 고민은 단순히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얼마나 강하게 대응하느냐로 "이란 핵시설 공격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이 지난 50년중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라며 "이란 핵시설과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테러 정권을 치명적으로 때려야 한다"라고 글을 올렸다. NYT는 4월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당시에 비해 이스라엘의 손이 자유로와졌다며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안보 애널리스트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이란의 대리전을 치른 헤즈볼라가 약해진 것도 이란을 타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강하게 보복을 할 경우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을 우려했지만 지난주 잇따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해 고위 지휘관들이 대거 사망해 와해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카이뉴스의 안보 애널리스트 마이클 클라크 박사는 지난 4월 이란이 본토뿐만 아니라 레바논과 남부 이라크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해 300개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대부분 요격됐으며 이번에는 모두 이란에서 쏜 것을 볼 때 대이스라엘 공격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이 이란으로서는 최상의 공격 방법이라면 4월에 이어 이란에게는 치욕인 반면 이스라엘이 또다시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02 13:43:32[파이낸셜뉴스]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퍼부은 미사일 공격은 지난 4월 13~14일 공격의 2배에 이르는 규모라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중장은 브리핑에서 “탄도 미사일 수를 기준으로 이번 공격은 4월 당시의 2배에 이른다”면서 “뭔가 노리지 않고서는 이렇게 많은 미사일들을 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초기 추산에 따르면 이란은 ‘발사체’ 180발을 쐈다. 라이더 중장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대대적인 탄도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보복을 다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개된 안보 각료회의 영상에서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날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밤 이란은 미사일 수백 기로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했다”면서 “이번 공격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이 공격을 약화시켰다”면서 “이스라엘 방공망은 세계 최첨단”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어 이스라엘 군의 감동적인 성과를 축하한다면서 미국의 지원에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네타냐후는 “이란 정권은 우리의 자위 의지와 적들에 대한 보복 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정한 법을 지킬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는 그 누구라도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조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이란 핵 시설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과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앞으로 수일 안에 이스라엘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면서 어떤 것도 포함된다거나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텔아비브에서 총격 테러로 7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모여 사는 텔아비브 야파 지구의 에를리히 경전철역에 정차한 열차에서 괴한 2명이 내려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칼을 휘둘렀다. 당초 6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부상자 가운데 한 명이 사망해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0-02 06:26:01[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따른 사망자 수가 550명을 넘어섰다. 레바논 보건장관 피라스 아비아드는 24일(현지시간) CNN에 이스라엘의 전날 공습에 따른 사망자 수가 최소 55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0명은 아이들이었고, 94명은 여성들이었다고 아비아드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24일에도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전쟁 속에 있고,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아드는 아울러 사망자 가운데 4명은 구급대원들이었다면서 구급차 14대와 소방차들이 이스라엘 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3일 하루에 발생한 부상자 수만 1835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24일에도 공습을 지속하면서 인명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베이루트 남부 고베이리 지역을 이스라엘 군이 공습해 최소 6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예비집계여서 앞으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건부는 전망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공격도 ‘표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IDF는 24일 베이루트 남부의 한 아파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1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사살했다고 주장한 지휘관은 이브라힘 쿠바이시다. IDF는 “공습 과정에서 그 지역 헤즈볼라의 미사일, 로켓 공격을 책임지는 다른 핵심 지휘관들도 함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IDF는 쿠바이시가 정밀 미사일 부대를 비롯해 헤즈볼라의 여러 미사일 부대들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대인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대거 피난길에 나섰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주민들에게 헤즈볼라 거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주민과 전쟁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면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피하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3일 TV 연설을 통해 “레바논 인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당신들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현재 “헤즈볼라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바논 주민들에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거점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다면서 “위험한 곳에서 몸을 피하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헤즈볼라는 너무도 오랫동안 여러분을 인간 방패로 활용해 왔다”면서 “그들은 여러분 거실에 로켓을 설치했고, 여러분 차고에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로켓과 미사일들은 직접 이스라엘 도시, 이스라엘 시민들을 목표로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엔 난민구호단체 직원 2명도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3일 발생한 사망자 558명 가운데 2명이 소속 직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가자 전쟁으로 무고한 가자 시민들이 ‘지옥 같은’ 고통을 맛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에) 납치된 이들의 가족들을 만났다”면서 “그들은 지옥을 경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어 “무고한 가자 시민들도 역시 지옥을 겪고 있다”면서 “구호단체 직원들을 포함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도 많은 가족들이 집에서 쫓겨나 비좁은 난민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고, 인도적 재앙 상황에 처해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가자전쟁 휴전 협상과 관련해 “지금은 이해 당사자들이 조건을 마무리할 시기”라면서 “인질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의 안녕을 다시 확보할 때”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25 02:09:36[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인질 학살 사건으로 미국의 휴전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휴전 조건을 양보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휴전이 미뤄질 수록 납치한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협박했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휴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이스라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이스라엘노동자총연맹(히스타드루트)'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인질 6명과 관련해 네타냐후 정부에 항의하는 총파업을 시작했다. 올해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을 요구했던 네타냐후는 자신의 요구 때문에 인질이 살해됐다는 비난에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인질을 구출하기 직전이었다. 이건 끔찍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우리 요구 조건과 무관하게 발생했고 하마스가 협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에 산소와 재무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라며 통제권을 양보해도 "인질을 데려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살해된 인질 가족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전날에 이어 다시 사과했다. 아랍 국가들과 휴전 협상 및 인질 석방을 중재했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의 회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인질까지 숨진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인질 석방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주에 최종 휴전안을 내놓을 계획이냐는 질문에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바이든의 발언을 의식한 듯 2일 회견에서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인질 사망의 원인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하마스 산하 무장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2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숨진 6명의 인질이 생전에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인질들은 영상에서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호소했다. 알 카삼 여단은 2일 따로 성명을 내고 인질 처리에 대한 새 지침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네타냐후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풀려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들이 관 속에 갇혀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협박했다. 현재 하마스에게 납치된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인질은 약 90명 안팎이며 이 가운데 약 30명은 이미 숨졌다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03 09:01:59[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 내각이 적전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갈란트 장관의 언사가 '반 이스라엘'적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수일 안에, 이르면 24시간 안에 이스라엘을 직접, 또는 대리인을 내세워 공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네타냐후의 이같은 비판은 갈란트 장관이 하마스 격멸에 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뒤 나왔다. 갈란트는 하마스에게 완전한 승리를 거둬 이들의 뿌리를 뽑겠다는 말은 '횡설수설'에 불과하다며 비현실적인 망상일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총리와 전시내각 실세인 국방장관 간에 의견 분열이 구체화하고 있다. 10개월에 걸친 하마스와 전쟁으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미국 주도로 하마스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스라엘 내각이 분열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줄곧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해왔다. 그는 최근 수 주일 동안에는 휴전 협상에 강경 입장을 나타내면서 휴전 합의가 이스라엘의 국익이라는 안보 장관들과 충돌했다. 안보장관 수장인 갈란트는 특히 휴전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자주 강조했고, 12일에는 국회 청문회에서 네타냐후의 '완전한 승리' 주장을 "전쟁 북을 두드리는 (치기 어린) 영웅들"의 주장이라며 비꼬았다. 네타냐후는 곧바로 격노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갈란트에게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려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총리실은 인질 협상의 유일한 걸림돌은 신와르라면서 "이스라엘은 단 한 가지 선택만 있을 뿐이다. 완전한 승리를 달성해 인질들을 석방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총리실이 주장한 완전한 승리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성명은 이어 "이는 네타내후 총리와 전시 내각의 분명한 지시"라면서 "모두가 이 지시를 따라야 하며 갈란트도 이에 포함된다"고 못 박았다. 오는 15일 재개될 휴전과 인질석방 협상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는 것을 막는 마지막 보루로 간주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이란이 수일 안에 직접, 또는 레바논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반군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한편 네타냐후와 갈란트 간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타냐후는 앞서 지난해 갈란트를 해임하려고 했다. 당시 자신의 사법 체계 뜯어고치기 계획에 대해 갈란트가 비판하자 그를 날려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의 사법 개편 계획에 대해 시민들이 사법 개악이라며 격렬히 반대하자 갈란트 제거 계획은 보류됐다. 최근에는 전쟁 이후 가자 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도 둘은 충돌했다. 갈란트는 네타냐후가 전후 가자 지구 통치와 관련해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13 04:57:40[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 지역을 드론으로 공습해 헤즈볼라 지휘관을 사살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란에서는 하마스 정치 지도자를 암살한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적들에게 '일격'을 가했다면서 확전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했다. 헤즈볼라 지휘관 사살 공격에서는 확전을 경계하는 듯했던 이스라엘의 태도가 급변하자 국제 유가도 폭등했다. 확전 불사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7월 3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지난 수 일 이스라엘의 적들을 향해 '일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헤즈볼라 지휘관 후아드 슈크르는 베이루트 외곽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뒤 그의 연설이 나왔다. 네타냐후는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우리는 3주 전 하마스 군사 수장 모함마드 데이프를 공격했고, 2주 전에는 (예멘) 후티족을 공격했다"면서 후티 반군 공격은 이스라엘 공군이 그동안 수행한 작전 가운데 가장 원거리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이어 "어제는 헤즈볼라 군사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이 '도전의 날들'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그 어떤 시나리오에도 준비돼 있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전쟁의 목표들이 달성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헤즈볼라는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미, 레바논 여행 금지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날 자국인들의 레바논 여행을 금지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무부는 레바논 여행 등급을 레벨 4로 격상했다. 국무부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레바논을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현재 레바논에 있다면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피할 피난 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미 대사관은 현재 레바논 남부, 시리아 접경지대에 있는 미 시민들에게 그곳에서 떠나기 위한 대피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레바논 남부를 여행하려면 주의하라고 경고했지만 이번에는 레바논 전체로 규모를 확대했고, 여행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국제 유가 폭등 이틀 연속 하락했던 국제 유가는 폭등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결국 중동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됐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일비 배럴당 2.08달러(2.8%) 급등한 80.71달러로 뛰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2달러(4.04%) 폭등한 77.75달러로 올라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01 04:51:42[파이낸셜뉴스] 군 최고 통수권자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와중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23∼26일간 미국을 방문해 대미 정상외교를 진행했다. 이번 방미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 타결’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미국의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런 점에서 네타냐후의 방미는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타격을 받고 미국 내 반이스라엘 정서도 높아질 것을 우려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네타냐후 방미의 배경 모두를 설명할 수 있을까?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방미 중 현직 대통령뿐 아니라 여야 대선 후보와도 회동했고,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에도 나섰다. 이처럼 다양한 외교 행보에 나섰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네타냐후-트럼프 회동이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마라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고, 열렬한 이스라엘 지지자인 트럼프는 그를 환대했다. 이 회동은 일종은 양측에게 윈-윈 게임의 성격이 있었다. 회동 타이밍이 윈-윈 게임을 적실성을 보여준다. 2024년 7월 13일 트럼프는 경합주(Swing state)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암살시도로 총격을 받아 살아남았다. 그런데 이 극적인 스토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를 신이 내린 불멸의 대통령으로 규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네타냐후의 방미는 이 극적 드라마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네타냐후는 가장 유력한 차기 미국 지도자이자 친이스라엘 인사인 트럼프와의 회동을 통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셈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도 네타냐후 방문을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적지 않았다.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의 리조트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전직 국가 정상을 넘어 현직에 버금가는 위상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네타냐후-트럼프 회동을 통해서 이스라엘계 미국 시민의 결속력 높여 미 대선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네타냐후와 트럼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윈-윈 게임을 기대하던 네타냐후는 방미 직전 또 다른 극적 드라마를 접하게 된다. 현지 시각 7월 21일 바이든 미 대선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지고 해리스 부통령이 그를 대신할 민주당 후보자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세론의 게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변수였다. 따라서 네타냐후는 윈-윈 게임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회동도 가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에 의도적으로 불참하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 메시지를 던질 정도로 네타냐후에 대한 반감이 있었지만 그는 이를 감수했다. 이는 대미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네타냐후는 방미 외교를 통해 미국이 대이스라엘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뿐 아니라 트럼프와의 개인적 차원의 유대감을 쌓는 성과를 도출했다. 성향상 트럼프는 타국의 지도자와의 개인적 유대감이 외교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네타냐후의 방미 핵심이 트럼프와의 회동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는 방미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초청기관이므로 연설은 방미 외교의 기초적인 명분이고, 레임덕에 있는 바이든과의 정상회담은 외교적 절차에 불과하며, 해리스와의 회동은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네타냐후의 방미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트럼프, 해리스, 의회, 바이든 순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네타냐후 외교 스타일을 따라 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특히 그는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인사로 지탄을 받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의 셈법이 롤모델이 되는 것은 기이하게 비칠 수 있다. 다만 미 대선의 게임변화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한국은 국익과 안보 수호를 위해서 어떻게 Plan A, Plan B, Plan C를 동시에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7-29 16:31:46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 해법을 두고 미국 정부와 갈등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완전한 승리"를 주장하며 미국의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승리가 곧 미국의 승리"라며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美·이스라엘, 이란 상대로 싸워"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하마스와 갈등이 "문명간 충돌이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할 때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패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란은 미국을 주적으로 본다"면서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싸움은 여러분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추가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질 문제에 대해 "이들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전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내 구상은 무장을 해제하고 탈급진화된 가자지구"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재정착을 추구하지 않지만, 한동안 테러 재발을 막고 다시 이스라엘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결정적인 안보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이스라엘에 거리 두기…트럼프는 적극 구애네타냐후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은 이번이 4번째로 외국 정상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바이든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한 지난해 10월 직후에는 네타냐후를 지지했으나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네타냐후가 휴전 협상을 미루면서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신 오는 11월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부통령으로서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해리스는 일반적으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주재하지만 선거 유세를 이유로 이날 연설에 불참했다. 네타냐후는 25일 바이든과 만나 가자지구 휴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네타냐후를 초청한 공화당 진영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밀착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개전 초기에는 침묵했으나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24일 바이든 정부 고위 관계자의 브리핑을 인용,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을 희망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네타냐후와 바이든이 25일 정상 회담에서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25 18:42:39[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 해법을 두고 미국 정부와 갈등중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완전한 승리"를 주장하며 미국의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승리가 곧 미국의 승리"라며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美·이스라엘 모두 이란 상대로 싸워"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하마스와 갈등이 "문명간 충돌이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할 때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패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란은 미국을 주적으로 본다"면서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싸움은 여러분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추가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질 문제에 대해 "이들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전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내 구상은 무장을 해제하고 탈급진화된 가자지구"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재정착을 추구하지 않지만, 한동안 테러 재발을 막고 다시 이스라엘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결정적인 안보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이스라엘에 거리 두기...트럼프는 적극 구애 네타냐후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은 이번이 4번째로 외국 정상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바이든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한 지난해 10월 직후에는 네타냐후를 지지했으나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네타냐후가 휴전 협상을 미루면서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신 오는 11월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부통령으로서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해리스는 일반적으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주재하지만 선거 유세를 이유로 이날 연설에 불참했다. 네타냐후는 25일 바이든과 만나 가자지구 휴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네타냐후를 초청한 공화당 진영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밀착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개전 초기에는 침묵했으나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바이든과 만난 다음날인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트럼프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24일 바이든 정부 고위 관계자의 브리핑을 인용,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을 희망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네타냐후와 바이든이 25일 정상 회담에서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25 09:3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