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장·단기 재활 계획으로 물리치료, 작업치료, 낙상방지교육, 퇴원 후 관리, 지역사회 연계 등을 두루 포함하는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시행하면 스스로 보행할 수 있는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에 따르면 FIRM은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의 재활치료에 비해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정형외과 △노인병내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전문가 접근 방식이다. 포괄평가 팀 회의로 △물리치료 △작업치료(일상생활 동작수행 훈련) △영양관리 △합병증예방(욕창, 폐렴, 요로감염) △통증 및 섬망 조절 △지역사회 연계 등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추적관찰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낙상은 노인의 약 20%가 경험할 정도로 노년층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요인이다. 겨울철에는 낙상으로 인한 취약골절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데, 특히 엉덩이관절을 일컫는 고관절 부위 취약골절은 7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며, 골절되면 이전 수준으로 기능 회복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장기적인 후속 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수술 초기에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집중적으로 제공돼야 합병증을 줄이고 장애 정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취약골절 수술 이후 급성기 병원에서 전문재활치료가 제공되고 있지 않아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하거나, 후속 병원으로 전원 또는 요양원에 입소하고 있다. 임 교수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의 환자 203명을 FIRM 치료(108명)와 통상재활(95명)에 각각 무작위로 배정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했다. 보행기능 평가는 Koval(낮을수록 우수), FAC(높을수록 우수) 척도를 사용했고, 재활입원, 퇴원시, 수술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시점에서 독립보행 가능 비율과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년간 FIRM 그룹의 Koval 점수 변화는 -4.13점으로, 통상 재활치료 그룹의 점수 변화(-3.22점)보다 더 컸고, FAC 점수는 FIRM 그룹에서 3.37점 증가한 반면, 일반 재활치료 그룹에서는 2.56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12개월 추적조사 시점에서 FIRM은 독립보행률이 76.8%로 통상치료 그룹 56.0% 보다 높았고,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률 또한 81.2%로 대조군 62.0%에 비해 더 높았다. 임 교수는 “노인성 질환의 통합적 다학제 관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중요한 보건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다른 새로운 재활방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노인 골절환자의 기능장애와 사망률을 낮추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학제 재활의 제도적 도입이 필요하고 이번 연구결과가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18 09:19:03[파이낸셜뉴스] 한 노년내과 전문의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저속노화' 식단을 줬다는 이유로 악플에 시달렸다. 3일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초등학교 4학년 제 아들의 저녁밥"이라는 글과 함께 식판 사진을 첨부했다. 해당 글에는 "아들용 저속노화 밥과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가 들어갔다"는 설명이 담겼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식판과 멸치, 광어, 어묵, 김 등 반찬이 담긴 그릇이 놓여 있다. 저속노화 식단이란 신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식단이라는 뜻으로 단순 당과 정제 곡물을 줄이고 통곡물과 채소 위주로 구성한 건강한 식단을 의미한다.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아동학대'라며 비난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먹기엔 부실한 식단이라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초등학생에게 저속노화라니 이건 명백한 아동학대다", "한참 자라날 아이에게 저렇게 부실하게 먹이다니", "아기 엄청나게 말랐을 듯. 뭘 먹으란 거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 교수는 "먹던 중에 찍은 거고 저녁만큼은 건강하게 먹이려고 한다. 간식이나 밖에서 하는 군것질은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릴 때 먹는 가속노화 음식이 왜 나쁘냐면 노화와 성장은 많은 경로를 공유한다"며 "가속노화 음식으로 영양 왜곡이 생기면 성장 궤적이 왜곡된다. 가속 성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아 비만, 성조숙증 등 대사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타고난 키보다 작게 자랄 수도 있다"며 "문제는 성인이 됐을 때까지 이어진다. 더 이른 시기에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고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적었다. 그는 "평생 써야 하는 대사 소프트웨어. 어릴 때 잘못된 방향으로 쓰면 더 오래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06 05:13:07[파이낸셜뉴스] 갑자기 어지러운 느낌이 들면 열에 아홉은 ‘빈혈인가’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만큼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기에 빈혈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빈혈은 다양한 질병으로 인한 건강 이상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전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조인성 교수는 "빈혈은 우리나라 만 10세 이상 국민의 약 12% 정도가 겪고 있을만큼 흔하지만, 빈혈이 발생하는 원인 자체가 다양하고 빈혈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16일 조언했다. 어지럽다 싶으면 무조건 빈혈일까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속 적혈구가 담당하며 대개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을 기준으로 빈혈을 진단한다. 흔히 갑자기 어지럼증이 오면 빈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어지럼증은 빈혈보다는 다른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정작 빈혈은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맥이 빨리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창백하거나 노랗게 보이는 얼굴, 생리주기 또는 양의 변화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돼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만을 가지고 빈혈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으며, 빈혈의 확진은 혈액검사를 통해서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헤모글로빈 수치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6세 미만 또는 임산부의 경우 11g/㎗, △6세 이상 16세 미만 또는 성인 여성의 경우 12g/㎗ △성인 남성의 경우 13g/㎗ 이하일 때 빈혈로 진단한다.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 철은 헤모글로빈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자, 헤모글로빈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무기질이다. 철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이 만들어질 수 없고 헤모글로빈이 없으면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않아 빈혈이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빈혈을 ‘철 결핍성 빈혈’이라고 하며, 빈혈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철 결핍성 빈혈이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몸에서 철의 필요량이 증가한 경우다. 이는 미숙아, 영아,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체중이 증가하고 키가 크면서 체내의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음식을 통해 이를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중인 여성은 태아와 태반을 형성하는데 많은 양의 철분이 필요하고 적혈구 총량의 증가, 분만 시 출혈 등으로 인해 철분 요구량이 증가한다. 두 번째로는 위궤양, 치질,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 월경과다, 암 등에 의해 철분 소실이 증가한 경우다. 조 교수는 “성인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철분의 필요량이 증가하는 연령이나 상태가 아니므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나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단 때문에, 혹은 소화기질환에 의한 철 흡수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빈혈, 무조건 약부터 먹는 것이 좋을까 빈혈 치료의 핵심은 원인을 찾아 제거해 주는 것이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급한 교정이 필요한 경우 수혈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증상만으로 스스로 빈혈을 진단하고 무조건 빈혈 약 혹은 철분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정확한 진단 없이 단순히 약부터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 공급으로 쉽게 교정될 수 있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빈혈일 수 있으며 대부분의 빈혈은 원인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지 않고 빈혈만 치료하는 경우, 일시적인 호전을 회복으로 착각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인 남성의 경우 대부분 만성적인 출혈, 특히 위장관내의 출혈 때문에 빈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장년 및 노년기에서의 빈혈은 빈혈 자체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진단이 더 중요하다. 또 빈혈에 좋은 음식으로 소고기, 달걀, 녹황색 채소, 해조류, 견과류 등이 꼽히지만, 이미 빈혈이 진행된 상태라면 식이요법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므로 전문의와의 정확한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15 08:50:22[파이낸셜뉴스] 갤러리아백화점이 다음 달 29일까지 '2024년 문화센터 봄학기' 회원을 모집한다. 30일 갤러리아백화점에 문화센터 봄학기는 3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봄학기에는 수요가 높은 영유아·노래 관련 강좌를 확대해 선보인다. 봄 시즌에 맞추어 새로운 시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테마 특강도 있다. 봄꽃을 활용한 플라워 클래스와 라탄 조명 만들기 등 셀프 소품 만들기 강좌가 준비됐다. 자기 관리에 도움이 되는 클래스도 다양하게 기획했다. 최근 트렌드인 '얼리 안티에이징'과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노년기내과 정희원 교수가 건강한 삶의 습관을 제안한다. 12년 차 피부과전문의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지민 원장의 '안티에이징 스킨케어법' 강좌도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의도적으로 음주를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 유행에 맞춰 논알콜 칵테일 만들기, 티 칵테일 클래, 미술인문학과 '다도(茶道)'를 접목한 강좌도 새롭게 구성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다양해진 고객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새로운 콘텐츠 기획에 중점을 두었다"며 "앞으로도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좌를 선보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1-30 08:46:46【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춥고 건조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피부에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평소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면 겨울철 피부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겨울철 흔히 악화되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 중의 하나가 피부 건조증이다. 이영복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건조증이 흔한 질환이기에 가려움증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방치하면 향후 피부염으로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 발견을 해서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피부 건조증은 단어 그대로 건조함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피부의 상태를 뜻한다. 피부가 함유한 수분이 정상에 비해 10%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임상적으로는 약간의 붉어짐과 함께 따갑거나 가려운 증상이 있으면서 표면이 거친 피부 상태를 말한다. 피부 건조증은 피부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상위 안에 들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피부 질환이다. 과거 춥고 건조한 겨울에 피부 유분기가 부족한 노년층 위주로 발병했으나, 최근에는 과도한 실내 난방으로 인한 낮은 실내습도와 전기담요 사용, 잘못된 목욕 습관 등으로 인해 청˙장년층에서도 피부 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내과적 질환이 있을 때에도 피부 건조증이 동반될 수 있는데,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 등의 호르몬 이상, 만성 신부전이나 빈혈,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의 암이 있는 경우에도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이 발병하면 수분이 부족해진 각질층이 쉽게 손상되어 가려움증이 발생하고, 외부 자극물질이 손상된 각질층을 통해 피부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어서 피부가 더 예민해질 수 있다. 이후 가려움증이 심해져 몸을 더 심하게 긁는 경우 물리적 자극에 의한 피부 갈라짐, 진물 등의 증상을 보이는 건성 습진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피부 건조증의 치료를 위해서, 건조한 피부를 유발하는 피부 질환이나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피부 건조증 치료의 기본 원칙은 각질층의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시키는 것이다. 샤워나 목욕을 통해 수분을 직접 피부에 공급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만약 공급된 수분을 계속 유지시킬 능력이 없으면 샤워나 목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에 있는 자연 보습인자, 각질층의 지질, 피지 등을 세정제로 씻어 내게 되어 피부는 더 건조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피부의 수분과 지질 성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억지로 각질층을 제거하는 행동인 때밀이를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과도한 세정과 비누 사용을 줄이고, 외부의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적절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 공급을 통한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우선 적절한 피부 보습을 위해 실내 습도를 45~60%로 유지해야 한다.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걸어놓는 것 또한 습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샤워를 할 때는 물 온도를 너무 뜨겁지 않도록 체온보다 3~4도 가량만 높게 유지하고, 샤워시간을 10분 이내로 마치는 게 좋다. 목욕이나 샤워를 마치고 3분 이내에 충분히, 그리고 꼼꼼하게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피부 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영복 교수는 "건조한 겨울철에는 피부 건강을 위해 자주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며 "만약 피부 건조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 병원에 내원하여 전문의 진료를 통해 기본적인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으며,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으로 빠르게 치료해 피부염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1-16 18:03:53[파이낸셜뉴스] "밥맛이 너무 없고 몸무게도 자꾸 줄어드는 것 같아 큰 병 아닌지 걱정됩니다." "여기저기 아프다보니 매 끼니마다 먹는 약이 밥보다 더 양이 많아요. 약만 먹어도 배부르다니까요." "요새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혹시 치매일까 싶어 자식들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어요."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 의료와 돌봄 서비스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처럼 막연한 노년 증상들을 호소하는 이들을 효율적으로 진료하는 노년내과클리닉이 개설돼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장)은 "부산지역 종합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소화기내시경센터 은명 과장을 소장으로 하는 '노년내과클리닉'을 개설했다"고 4일 밝혔다. 온종합병원 '노년내과클리닉'은 앞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 만성진환 관리 △거동, 일생생활 등 신체 기능 유지관리 △치매, 노인우울증 등 인지능력과 정신건강 관리 △다양하고 다량의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관리 △각종 예방접종·건강검진 등을 맡게 된다. 노년내과클리닉 은명 소장은 "노년내과(Geriatric Medicine)는 노인 인구가 갖는 독특하고 복잡한 의료 요구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진료 분야"라며 "앞으로 노년내과클리닉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복합적인 신체 상태와 질환의 진단, 예방, 치료는 물론 노인들의 다양한 병리적 상황까지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9년 오스트리아 태생의 의사 이그나츠 레오 나셔(Ignatz Leo Nascher) 박사가 처음으로 '노인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당시는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 특화 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노인'을 '일반 성인'과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는 나셔 박사의 주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급격한 노령 인구 증가와 더불어 늘어난 돌봄 부담이 점점 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60대 인구가 80대 이상 인구보다 월등히 많은 것을 고려하면 향후 노인 의료는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지만 노인의학과 노년내과는 여전히 생소한 진료 분야로 알려져 있다. 온종합병원 노년내과클리닉은 복잡한 인체상황들을 갖고 있는 고령 환자의 내시경 검사나 수술 등에 대비해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들과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주고 건강한 여명을 누릴 수 있게 예방조치와 조기 진단에 진료의 중점을 두게 된다. 노인들은 신체 노화로 인해 다양한 약물들을 복용하는 데 따른 여러 약물간 상호 작용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노년내과클리닉은 노인환자들의 각종 약물 조절관리에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수도권 대형 의료기관들을 중심으로 노년내과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5명의 의료진이 노년내과 진료를 하고 있고 전남대병원·강원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도 1명씩 의료진을 노년내과에 배치했다. 온종합병원 노년내과클리닉 은명 소장은 "노년내과는 단순히 노인을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는 복합적인 질병과 증상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노년내과 의사는 자연스런 노화 과정을 잘 이해시키고,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는 동반적인 치료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3-09-03 18:19:14[파이낸셜뉴스]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70세가 넘으면 줄어든다. 그러나 노화 외에도 생활 습관, 건강 상태, 심지어는 혼인 여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각) ‘헬스데이(HealthDay)’에 따르면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부야프 교수 연구팀은 호주, 유럽, 북미에서 남성 총 2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논문 11편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오랜 기간 반복해서 질량 분석법으로 연구 대상자들의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전체적으로는 젊은층 남성이 노년층 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았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 감소에서 연령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70세 이후의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과체중, 흡연, 신체활동 감소, 고혈압, 심장병, 암, 당뇨병, 혼인 관계 등 광범위한 다른 요인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노화 외에 70세 이후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심장병, 흡연력, 암, 당뇨병, 고혈압, 과체중, 활동량 감소, 그리고 결혼 등을 꼽았다.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이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에 상당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70세 이상 남성 역시 평균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간 낮았다. 또한 결혼과 오랜 혼인 관계도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해서 가족을 부양하는 남성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의 연구 결과에서 증명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을수록 쇠약감과 피로감을 느끼며, 근육 손실, 성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주는 주요 메시지는 다양한 사회인구통계학적, 생활방식, 의학적 요인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내과학회 학술지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01 09:24:43[파이낸셜뉴스] 폐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기침,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천식은 60, 70대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대 천식 유병률이 최근 약 10년 새 7배 이상 늘어나, 20대 100명 중 5명은 천식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이세원·이재승 교수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9만2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 천식 유병률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고 6일 밝혔다. 그 결과, 20대 천식 유병률이 2007년 약 0.7%에서 2018년 약 5.1%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이 천식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했다. 실제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이 최근 증가하는 것과 국내 20대 천식 유병률 상승의 상관관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2007년 약 17.2%에서 2018년 약 23.5%로, 아토피 피부염도 2007년 약 5.9%에서 2018년 약 11.7%로 크게 상승했다. 오연목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천식은 만성질환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일상생활 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는 질병"이라며 "젊은 층의 경우 천식은 자신과 거리가 먼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호흡 곤란, 지속적인 이유 모를 기침,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7-06 10:25:00[파이낸셜뉴스] 최근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서 주로 검은 반점형태로 나타나는 흑색종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악성 흑색종은 가장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피부암 중 하나다. 표피 깊은 곳에 분포하는 멜라닌 세포는 본래 멜라닌이라는 검은 색소를 만들고 주변의 다른 표피세포로 멜라닌 과립을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다.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세포의 비정상적 DNA 변이 등을 차단하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하지만 특정 유전자적 결함 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멜라닌 생성 세포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악성 흑색종이 발생할 수 있다. 악성 흑색종의 원인을 한 가지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서양인, 특히 백인종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다. 한국인의 경우 손, 발바닥, 발톱 등과 같은 신체의 말단에서 생성되며 자외선 노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말단흑색점 흑색종(Acral Melanoma) 유형이 많이 발생한다. 전체 환자의 70% 정도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장년층과 노년층에게서 주로 발병하지만 그 보다 젊은 연령층에서도 드물지 않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흑색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낮은 편이다. 흑색종은 대부분 피부에 검거나 짙은 갈색 반점이 관찰된다. 최근 악성 흑색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점이 있는 경우 피부암을 걱정해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점이 악성 흑색종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점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모양이 불규칙하고 비대칭적으로 변한 경우, 점의 색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 통증 및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치료 방법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국소적인 병변은 광범위한 완전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원격전이가 있거나 병기가 4기로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전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현재는 유전학적인 진단기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악성 흑색종의 다양한 유전자 변이(BRAF, NRAS, NTRK 등)가 확인됐으며 악성 흑색종 환자가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이에 맞는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암 유발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면역관문억제제로 일컬어지는 면역항암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특히, 옵디보와 여보이 두 면역항암제를 병합하여 사용하는 경우 과거 20% 미만이었던 악성 흑색종의 5년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크게 좋아졌다. 건국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 박지현 교수는 "악성 흑색종은 치명적인 피부암이지만 낮은 발생빈도로 오랫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고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도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악성 흑색종에서 가장 처음 개발되면서 큰 치료적 발전을 이룬 암종이 됐다"고 말했다. 또 박지현 교수는 "4기 악성 흑색종 환자라도 적극적인 표준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더 나아가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2-05-21 10:00:55[파이낸셜뉴스] #무릎관절염 환자인 권 씨(76세. 여)는 이번 구정이 지나고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기로 한 상태다. 이번 겨울 유난히 시리고 쑤시는 무릎 통증에 미루고 미루던 인골관절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수술을 앞두고 괜스레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졌다. 특히 양쪽 무릎 모두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 혹시 수술하고 회복이 더디거나 제대로 못 걷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겨우 대부분이 60~70대의 노년층이다 보니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높은 편이다. 물론 수술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권 씨와 같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라면 수술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 정도가 2~3배 높고, 전체 환자의 약 1/3이 수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통증이 사라지고, 재활을 통해 보행이 편안해지면 우울감도 사라지고 삶의 질은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으로 손상된 관절 연골 부분을 절제하고 특수 금속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넣은 수술이다. 고령의 관절염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잘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무릎관절 일부만 손상된 환자라면 손상 부위만 인골관절로 대체하는 부분치환술을 적용해 최대한 정상 관절을 살려 운동각도와 위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또 관절염의 원인이 O자형 다리라면 환자 상태에 따라 절골술 등의 자신의 관절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치료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여부다. 만성질환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통해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단, 심장 판막 수술이나 부정맥 환자, 혈전 약을 오래 복용한 환자라면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양측 무릎을 동시에 할 것인지, 시간을 두고 한 쪽씩 따로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각각 받는 것에 비해 입원일수는 약 1주일 정도 줄어들고, 치료비용도 약 17%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양측 무릎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빈혈이 심하거나 85세 이상의 초 고령 환자, 당뇨로 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 간질환 등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시일을 두고 한쪽씩 따로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로봇 인공관절을 시행할 수도 있다. 로봇 수술로 오차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면 수술 후 통증 감소와 조기 회복 속도에 효과적이다. 노년기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관절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절 통증은 밤잠을 설치게 하기도 하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면서 심혈관계질환을 야기하고 심한 경우 우울감에 빠지게 만든다. 한번 망가진 관절은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노년기에 관절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라면 안전한 인공관절로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길 권한다. 경봉수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1-28 08: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