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2기 행정부 노동부 장관에 로리 차베스-디레머 하원의원(56·오리건)을 발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차베스-디레머는 미국의 노동력을 구축하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 남성과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재계 및 노동계와 함께 일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와 함께 미국 노동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해 제조업 일자리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재계와 노동계의 역사적인 협력을 이룸으로써 일하는 가족을 위한 아메리칸드림을 부활시킬 것"이라며 "로리에 대한 재계와 노동계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노동부는 모든 미국인을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2년 오리건주 해피밸리시 공원위원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차베스-디레머는 2014년 해피밸리시 최초의 히스패닉계 시장으로 당선됐다. 2022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 때 오리건주 5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오리건주 최초의 여성 공화당 하원의원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 행정부 핵심 요직에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한 것은 이번이 4번째이지만, 차베스-디레머는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기 때문에 내년 1월 출범하는 119회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의원 수에는 변동이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그를 노동장관에 지명한 것은 노동계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노동부의 역할은 기업친화적인 의제를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3 10:44:11[파이낸셜뉴스] 서울 마포구에서 상수도를 교체하던 40대 남성 노동자가 흙더미에 깔려 다쳤다. 23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1분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상수도 교체 공사 현장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작업 중인 40대 남성 1명이 다쳤다. 남성의 하반신이 흙더미에 묻혀 3시간가량 구조작업 끝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1-23 10:27:37[파이낸셜뉴스]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주식회사'(이하 행복나래)가 ‘2024 사회적기업 기념행사’서 '사회적기업 성장 활성화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행복나래가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다년간 축적된 상품 육성·판로 노하우를 통해 민관협력 모델 개발하여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고용노동부 주최로 22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 및 협력사업 구축·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수상 기업 및 기관은 사회적 기업 육성 등에 기여한 기간, 규모, 성장기여도, 사업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됐다. 행복나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들을 발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 왔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599개 사회적 기업과 협력해 총 2158억 원에 달하는 매출 증대를 견인했으며, 상품 진단 및 개선 활동 등 약 250개 사회적 기업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지원했다. 또한 'SK프로보노' 프로그램을 통해 3301개 사회적 기업에 SK 구성원의 직무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무료 경영 자문을 제공해 왔다. 사회적 기업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성장을 위한 자문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 자립 기반 확보를 위한 도움을 이어왔다.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 제품의 판로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TV홈쇼핑, SOVAC 마켓(11번가, 네이버), 명절선물 기획전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업 상품을 홍보하고 매출 확대를 목표로 운영하며 최근 5년간 약 546억 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했다. 송영욱 행복나래 대표는 "이번 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은 사회적 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모든 분들과 이뤄낸 성과"라며 "행복나래는 앞으로도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복나래㈜는 SK가 설립한 구매서비스 회사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이익 전액을 사용하고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1-22 15:42:16[파이낸셜뉴스] 부산 사상구 소재 사업체 단체인 사상기업발전협의회가 ‘임금체불 없는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해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22일 북부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는 북부지청이 사상기업발전협의회 임원진을 초청해 진행된 것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협의회 임원 7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간담회는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임금체불 및 중대재해 발생 건수 증가세에 따라 각 사업주의 인식 개선과 관리 책임 강화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북부지청은 지역 사업체 체불 상황을 공유하고 내년 10월 23일 시행 예정인 ‘상습임금체불 근절법’의 주요 개정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또 사상공단 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조업 중대재해 사례 등을 공유하며 현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상습임금체불 근절법은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이다. 주요 내용은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20% 지급’ 적용 범위를 재직 중 근로자까지 확대하고 대상기업은 신용제재·정부 지원 제한과 공공부문 입찰 시 불이익이 주어진다. 또 상습 체불 사업장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체불상황이 심각한 경우 출국금지 요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해 반의사불벌죄(수사기관의 기소 상황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단 의사를 표하면 처벌할 수 없는 죄) 규정에도 적용 배제된다. 민광제 북부지청장은 “체불 근절을 위해 사업주의 인식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며 “근무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부처도 행정적 지원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11-22 13:43:49[파이낸셜뉴스] 철도 노동자들이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임금체불과 안전인력 외주화 등을 해결하라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다음달 5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레일이 지난해 성과급을 7개월간 체불하고 올해 다시 231억원을 체불했다"며 "여기에 지난 2005년 이후 매년 평균 2명의 직원이 작업 중 산재로 사망하는 것이 국내 최대 공기업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철도노조는 "올해 서해선과 중부내륙선, 동해선 등 9개 노선, 51개 역이 개통했지만, 신규 노선 개통과 함께 늘어나야 하는 안전인력은 증원되지 않았다"며 "철도 노동자의 안전이 담보돼야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코레일에 임금체계 개선과 안전인력 외주화 방지 등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기본급 2.5%인상 △임금체불 해결·성과급 지급 등 노사합의 이행 △안전인력 외주 중단 △4조 3교대 승인 등을 주장한다. 철도노조는 "우리의 요구는 소박하다. 다른 공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정부 기준대로 기본급을 인상하고, 노사합의를 이행하고, 신규 노선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임금체불을 그만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달 5일로 예정된 총파업이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9월 27일 노사 교섭이 결렬됐고 지난달 18일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를 찬성하는 의견이 76.59%로 가결됐다"며 "우리는 정부, 코레일과 계속 대화하겠지만, 대화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1-21 12:15:09[파이낸셜뉴스]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노동자들이 사측이 매각하며 작성했던 노사협의서에 명시된 ‘고용승계’를 지키라고 목소리를 냈다. 해운대그랜드호텔 전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21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텔 사장 손모씨와 엠디엠플러스 측과의 계약이 부당한 위장폐업이라고 주장하며 매각에 따라 의무 작성된 노사협의서에 명시된 고용승계 등 요건들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손련화 사장은 2019년 12월 폐업 당시 절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노사협의회에서 수차례 언급했다”며 “이는 철저히 계획된 거짓말로 폐업 10년 전부터 이미 엠디엠플러스와 호텔 철거 및 신축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엠디엠 측과의 매매 계약서에는 호텔 내 점유 없음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 위약금 10%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음에도 사측은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위협했다”며 “통장 내역을 확인한 결과, 총액 2480억원의 거액이 1분에 1억원씩 하루 만에 이체됐다. 이는 대규모 부동산 투기의 전형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엠디엠플러스 측은 호텔 매각과 철거 이후 줄곧 생활형 숙박시설 계획을 포함해 추진해 왔으며 오피스텔 비율 또한 높게 설정해 지역사회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해운대구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에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빠졌으며 5성급 호텔과 콘도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노조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옛 해운대그랜드호텔 노동자 중 15명은 아직 사직서를 내지 않았으며 자발적 퇴직으로 구청에 폐업 신고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 호텔 건설 후 노동자들의 정당한 고용승계를 요구한다”며 “엠디엠플러스는 호텔을 세우려면 최우선적으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청과 구청은 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철저한 조사를 해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엠디엠플러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해운대그랜드로부터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을 당시 전 소속직원 일부가 해당 건물 일부를 불법점거한 적은 있다”며 “이에 법원이 퇴거·인도 명령을 결정해 2020년 12월 모두 퇴거 조치한 바 있다. 법원 측은 ‘불법 점거 행위를 인정하며 매수자로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으며 부당해고 상대는 ㈜해운대그랜드’라고 선고했다”며 노조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11-21 11:15:12[파이낸셜뉴스]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이 환경안전에 힘쓴 결과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21일 신성이엔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주관하고 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2024년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총 606개사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은 지역 예선을 포함한 3단계 심사를 거쳐 제조 및 기타 분야 최고상을 받았다.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은 직원 36명 중 절반이 외국인 근로자인 특성을 고려해 스리랑카 국적 직원을 '안전 리더'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의사소통과 현장 적응을 지원하고 위험 요인을 그림 자료로 게시해 이해도를 높였다. 사업장은 안전보건 총괄책임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실시했다. 현장 안전관리자와 안전담당자, 관리감독자가 협력해 맞춤형 위험성평가를 진행하고 즉각적인 개선조치를 실행했다. 특히 전 직원이 참여하는 '환경안전서포터즈' 제도로 현장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조기 발견하고 예방하는 상향식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동훈 신성이엔지 환경안전센터장(부사장)은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안전 최우선 기업문화가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종사자 참여 활동을 강화하고 맞춤형 위험성평가를 고도화 하겠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11-21 09:53:23[파이낸셜뉴스] 걸그룹 뉴진스 멤버가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놨다. 노동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들이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뉴진스 하니는 지난 9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한 뉴진스 팬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라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를 조사한 서부지청은 해당 민원에 대해 "팜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이유로 꼽혔다. 또한 "일반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사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 제도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점", "일정한 근무 시간이나 근무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가 없는 점", "연예 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을 회사와 팜하니가 공동으로 부담한 점" 등도 원인으로 제시했다. 또 "지급된 금액이 수익 배분의 성격으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보기 어려운 점", "세금을 각자 부담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연예활동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 연예인 전속계약은 민법상 무명계약 해당" 판결 언급 대법원이 2019년 9월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을 언급한 서부지청은 이와 같은 이유로 뉴진스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재차 밝혔다.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연예인은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법원뿐만 아니라 정부도 2010년 연예인을 노동자보다는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예외대상자'라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하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뒤 여야가 아티스트의 '노동자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 보완을 한목소리로 요구해 보완책이 마련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0 09:17:491905년 4월 초 대한제국 정부는 최초로 이민법을 공포했다. 그 시기가 참으로 묘하다. 러일전쟁이 진행 중이었고, 한반도의 육지와 바다는 전쟁터로 변모한 상태였다. 대륙과 도서에 긴장이 발생하면 양쪽을 연결하는 반도는 긴장이 폭발하는 전장이 되는 것이 지정학적 문제다. 1904년 봄부터 진남포와 원산 그리고 인천과 부산 등의 항구에는 광고문이 붙었다. "녹금(綠金)을 캐러 갑시다"라는 문구다. 1903년 하와이 이민의 결과는 백금이라는 부를 캐러 가는 것이라는 인상이 심어졌는데, 이번에는 녹금이란다. 단 한 번의 하와이 이민은 사탕수수 농장의 계약노동자 모집에 응했던 것인데, 캘리포니아주의 일본 이민 반대 법안으로 조선인도 건너갈 수가 없게 됐다.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으로부터 노동자를 모집하는 광고에 녹금이라는 유혹 단어가 삽입되었다. 1905년 3월 말 인천에서 1031명의 조선인이 고국을 떠났다. 소위 계약노동이라는 조건이었다. 한반도 주변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국 화물선이 근접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인 중간상인의 개입이 가까스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네덜란드 화물선을 잡았다. 그 배를 보낸 다음, 곧 바로 4월에 이민법이 공포되었다는 사실은 중간상인과 대한제국 공무원 사이의 농간 냄새가 진하게 배어난다. 배삯을 비롯한 신청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에, 형편이 어지간히 되는 사람들이 나갔다. 배에서 어린이가 2명 출생했고(한 명의 이름은 인천에서 출발했다고 仁出이 되었다), 1명이 사망한 결과 1032명이 멕시코의 태평양 항구 아카풀코에 도착한 것은 그해 5월 말이었고, 육로로 베라크루즈항으로 이동해 다시 배를 타고 유카탄주의 메리다로 들어갔다. 그렇게 팔려 나간 그들을 기다렸던 노동 과정은 열대의 지옥이었다. 사람보다 훨씬 큰 에네켄이란 선인장의 잎사귀를 잘라서 다발로 묶고, 집하장까지 운반하는 중노동이었다. 그 잎을 삶아서 남는 줄거리가 밧줄의 원료가 된다. 선박에 필수적인 밧줄 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이었다. 에네켄 잎사귀에 솟아난 손가락 길이의 침에 찔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인 노동자들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 1898년 미서전쟁의 전쟁 배상으로 스페인이 미국에 필리핀을 양도했다. 미국은 필리핀에서 마닐라 삼이라는 양질의 밧줄 원료를 개발했기 때문에,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은 사양산업이 되었다. 조선인 계약노동자들은 망해가는 멕시코 산업의 막차를 탄 셈이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조선인들은 동포 인신매매업자 이해영의 꼬임으로 다시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팔려 나갔다. 현재 쿠바의 아바나와 마탄사스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는 그들의 후예다. 1979년 여름 나는 예일대학의 국제교류숙소에서 보냈다. 입소하는 날 초인종을 눌렀더니, 동양인 여성이 나왔는데 하마터면 한국말이 나올 뻔했다. 얼마 지난 후 일요일 응접실에 갔더니, 그가 가족과 함께 나와 있었다. 남편은 휴스턴대학 스페인문학 교수였고, 자녀 둘이 있었다. 소통을 하고 보니 그는 파나마 태생이며,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생김새가 전형적인 한국인 느낌 백퍼센트였다. 1986년 11월 나는 페루의 리마에서 그곳 한인회장의 안내로 '알레한드로 킴'이라는 사내를 만났다. 길거리의 코너에서 건물의 창문 틀에 담배 몇 개와 사탕 몇 알을 올려 놓고 팔고 있었다. 생김새는 안데스의 전형적인 꿰추아 인디오였다. 한사코 자신은 "꼬레아노"라고 목청을 높인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했다고. 1987년 1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울공대를 졸업한 광산무역업자를 만났다. 그 선배는 주사(朱砂, cinnabar)를 수입해 아시아로 판매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사 생산지로 알려진 곳은 세 곳이란다: 북아프리카의 마라케시산맥, 미국 남서부의 애리조나 일대 사막, 그리고 아르헨티나 북부의 후후이 사막. 이 지역의 공통점은 산의 돌이 붉은색. 볼리비아와의 국경지대인 후후이의 산악지대 답사를 하면서 만난 곳이 '뿌에블라 꼬레아노(한국인촌)'라고 했다. 후후이에 거주하는 최천명씨의 주소를 받아서 아내와 함께 방문하였다. 나의 가설은 유카탄 반도에서 흘러내린 한국인들 일부는 쿠바로 향했고(1920년 경), 일부는 파나마를 거쳐서 페루에 도착하였다. 그들 중 일부는 일자리를 찾아서 볼리비아 남부의 포토시와 수크레 등의 광산지대에 도달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932~35년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사이에 차코전쟁(Chaco War, 목마름의 전쟁)이 터졌다. 볼리비아가 패전해 엄청난 영토를 파라과이에 빼앗겼다. 볼리비아의 광산에 터전을 잡았던 한국 이민자들은 전쟁을 피해 아르헨티나 쪽으로 피난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러일전쟁 피난민이 30년 만에 다시 남미에서 차코전쟁의 피난민 신세가 되었다. 후후이는 아르헨티나 북부의 사막지대로 주변의 산들은 붉은색 일색이었다. 음식점을 찾으니 중국집이 있었다. 홍콩으로부터 이사 온 젊은 부부가 가게를 연 지 2년 되었다고. 이 동네에 한국인 옷가게를 하는 가정이 두 집. 그중의 한 분이 최천명씨였다. 그의 가게 이름은 '꼬레아(Corea)'. 해마다 인디오 행색을 한 뿌에블라 꼬레아노들이 남부여대하여 옷을 사러 온다고 했다. 최씨의 제안으로 우리는 뿌에블라 꼬레아노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최씨의 친구인 레바논 이민자 호세가 기꺼이 차량을 제공하고 운전을 했다. 풀 한 포기 없는 자갈길 산악을 오르는 과정에 재규어 한 마리가 차 밑으로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해발이 높아질수록 자갈의 크기가 커지면서, 드디어 '귀신의 목(garganta del diablo)'이라는 지점에 이르렀다. 바위 산의 협곡이 시작되는 곳이다. 지진 여파로 산이 무너져서 협곡은 바위 덩어리로 가득했다. 더 이상 진행은 불가능이었다. 조금 있으니 바위들 사이로 모자를 쓴 인디오 한 명이 나귀를 끌고 내려온다. '꼬까'를 얼마나 씹었는지 입 주위가 시퍼렇고, 절반은 취한 상태다. 뿌에블라 꼬레아노를 물으니, 연신 산 위로 손가락질을 하면서 횡설수설이다. 20세기 초 조선인들이 일본인 거간꾼이 개입된 인신매매 조직망에 걸렸던 사건이 멕시코로의 이민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한 난민 대열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내가 페루의 알레한드로 킴일 수도, 뿌에블라 꼬레아노의 난민일 수도 있다. 나에게 잠재된 내면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전쟁광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인간 세상이 원망스럽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8 18:34:22"중소기업이 바라는 것은 기업 격차와 노동 격차 해소입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경제 문제만큼은 여야가 정쟁하지 말고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동훈 당대표는 지난 8월 김기문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현안에 관심이 많은 만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기문 회장은 한동훈 당대표에 '격차 해소와 민생 회복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과제' 45건을 전달했다. 이후 중소기업 단체장들의 현장 건의가 이어졌다. 먼저 기업 격차 해소를 위해 △협동조합 공동사업 활성화 및 협의요청권 도입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을 주요 경비까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 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기업 상황에 맞는 근로시간의 합리적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일·가정 양립을 위한 대체인력 지원 확대 △외국인 근로자 취업방식 개선을 건의했다. 이 밖에 민생 회복을 위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 펨테크 산업 육성,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등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요청이 이어졌다. 한편 간담회에는 한 대표를 비롯해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인으로는 김 회장을 포함해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장 △김덕재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 △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 △권혁홍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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