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검찰이 80대 노모를 둔기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제11부(이동식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여성 정모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징역 30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씨는 최후 진술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 저지른 범행"이라며 "어머니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울먹였다. 정씨 측 변호인은 "검사가 말한 것처럼 정씨의 죄질이 나쁘므로 엄벌이 필요하다는 말에 이의는 없다"며 "다만 정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번성하는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정씨가 사회에 복귀해 살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 7월 21일 자정께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신에게 잔소리하는 80대 어머니를 프라이팬과 냄비 등 주방 도구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선고 공판을 다음달 8일 오전 10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15 11:32:05[파이낸셜뉴스] 80대 노모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제11부(이동식 부장판사)는 27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여성 정모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정모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냐는 판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는 지난 7월 21일 자정께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신에게 잔소리하는 80대 어머니를 프라이팬과 냄비 등 주방 도구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어머니가 어릴 적부터 남동생과 자신을 차별한다고 생각해 어머니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술을 마시고 어머니가 잔소리하는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정씨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다음달 15일 오전 10시 25분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9-27 11:26:07[파이낸셜뉴스] 집에서 술을 마시다 80대 노모를 살해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23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지난 21일 4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50분께 중랑구 소재의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 잔소리를 하는 80대 노모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약 2시간 뒤 A씨는 119에 직접 범행 사실을 신고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의 어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그동안 쌓인 게 터졌다", "술을 마시자 어머니가 남자 형제와 차별한 기억이 떠올라 범행을 저질렀다"등의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23 10:13:10[파이낸셜뉴스] 80대 노모를 넘어뜨리고 폭행한 60대 아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대구지법 제1형사단독(배관진 부장판사)은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며 80대 노모를 폭행한 혐의(특수존속폭행 등)로 기소된 A씨(63)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0월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에서 노모 B씨(86)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어머니 B씨에게 "생활비 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B씨가 이를 거절하자 지팡이로 B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현관문을 향해 도망치는 B씨를 손으로 잡아당겨 바닥에 넘어뜨린 뒤 발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A씨에게 'B씨 주거지에서 100m 이내로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임시조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A씨는 열쇠 수리공을 불러 B씨 집 앞에 찾아가고 열쇠 수리공의 휴대전화를 빌려 B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지만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09 20:39:56[파이낸셜뉴스] 70대 노모가 늦둥이 딸이 먹고 싶다는 유명 햄버거를 사주려고 오픈런을 시도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사연이 알려진 가운데, 뜻밖의 후기가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70대 엄마가 나 햄버거 하나 받아주겠다고 1시간 거리 왔다 갔다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집안의 늦둥이라고 소개하며 "내가 사는 곳에 고든 램지 버거가 문을 열었다. 첫날이라 선착순 50명에게 버거 무료로 주는 행사를 한다더라"고 했다. 그는 지나가는 말로 엄마에게 "먹고 싶었던 햄버거집이 생기는데 행사한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70대 노모는 A씨 몰래 개장 첫날 아침 비를 뚫고 해당 버거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노모는 입구를 헤매다 50명 안에 들지 못했다. 이에 딸을 위해 햄버거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메뉴가 너무 많았고 결국 노모는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먹고 싶은 메뉴를 물었다. 노모는 "햄버거 무엇 살까. 줄 50명 끈(끝)났네"라며 서툰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당시 회사에 있던 A씨는 모친의 메시지를 1시간 뒤에야 확인했고 노모는 결국 버거 구매를 망설이다가 빈손으로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A씨는 "엄마 몸도 안 좋고 무릎도 안 좋아서 계단도 잘 오르내리지 못하는데 비까지 와서 더 안 좋다. 내가 '맛있다'고 한 게 뭐라고"라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이어 "처음에는 엄마 아픈 데 간 게 너무 속상해서 '아픈데 대체 왜 갔냐'고 뭐라 했다"며 "엄마는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엄마 반응 보고 울 뻔한 거 참았다. 엄마한테 더 잘해야겠다"고 했다. A씨 사연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고든 램지 버거측에서 사연을 보고 A씨 가족을 인천 롯데백화점 매장에 초대한 것이다. 지난 24일 A씨는 같은 커뮤니티에 "직원분들도 전부 너무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해 주셨다. 인천 롯데백화점 실장님까지 내려오셔서 기사 보셨다고 따뜻한 말씀 전해주고 가셨다"고 전했다. 이어 "정말 맛있었다. 엄마, 아빠도 맛있게 드셨다. 까다로운 아빠도 계속 드셨다"고 덧붙이며 기념사진도 공개했다. A씨는 "처음 글 쓸 땐 고생만 하며 살던 엄마가 일흔이 돼서도 늦둥이 딸 때문에 고생한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한 마음뿐이었다"며 "푸념 섞인 글에 그렇게 많은 댓글이 달릴지 예상치 못해 놀랐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엄마가 소식을 들으시고 너무 행복해하시고 감사해하셨다. 많은 사람이 당신을 위해 해준 얘기에 감동하시고 꼭 감사 인사 전해달라셨다. 미안하다며 풀이 죽어있던 엄마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밝아지고, 행복해하시던 그 시간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슬픔이 행복으로 바뀌는 기적 같은 순간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많지는 않지만 100만원을 기부했다"며 홀몸 어르신에게 우유배달을 하는 봉사 단체에 기부금을 보낸 사실을 알렸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26 07:07:17[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의 미성년 아들에 이어 90대 노모까지 성폭행 했다는 혐의로 60대 남성이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60대 후반 남성 A씨의 성범죄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2017년부터 B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B씨는 이혼 후 친정어머니와 딸, 아들을 돌보며 살고 있었다. B씨는 A씨와 교제 중 생계 유지를 위해 돈을 벌러 미국으로 떠나게 됐고 이때 A씨가 먼저 B씨의 노모와 아이들을 돌봐주겠다고 나섰다. B씨는 A씨를 믿고 고마워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B씨의 딸이 A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A씨가 당시 13세였던 B씨의 아들 C군을 2년 넘게 10차례 이상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C군보다 열 살 많은 누나는 활발했던 성격의 C군이 중학생이 되면서 눈에 띄게 어두워지자 이상함을 느꼈는데, 어느 날 C군의 휴대전화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발견해 그를 추궁했다. C군은 A씨가 자신을 가족탕과 무인 모텔, 차 안 등에서 성폭행한 뒤 과자나 현금 몇 푼을 주며 "남자끼리 비밀이니 엄마나 누나에겐 절대 말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고 털어놨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B씨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따져묻자 A씨는 "내가 미쳤었다. 내가 죽일 놈"이라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경찰 진술에서 A씨는 말을 바꿔 "C군이 먼저 유혹해 응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학교를 자퇴한 C군은 "이 일로 우울증과 조울증이 왔다. 신체적으로는 치질(에 걸렸고), 잠들기도 어렵고 잠에 든다고 해도 그 행위가 악몽으로 나온다"라며 "가장 힘든 건 제가 유혹했다고 하는 점이다. 본인이 먼저 그렇게 저한테 행위를 해놓고 뻔뻔하게 제 탓으로 돌리는 게 당황스럽다"라고 분노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90대 노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변을 보지 못하는 노모를 손으로 도와주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B씨와의 통화에서 이 또한 범행을 인정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또 말을 바꿨고 노모가 숨져 기소되지 않았다. 현재 A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취재진에 "내가 그 가족 때문에 억울하다. 너무 기가 찬다. 법정에서 누가 믿든 안 믿든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100% 처벌을 달게 받겠다. 다만 터무니없이 부풀렸다는지 그런 건 인정할 수 없다"라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18 07:45:12[파이낸셜뉴스] 80대 노모를 살해한 뒤 피시방에서 음악방송을 시청하며 춤을 추는 등 기행을 벌인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1심의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그대로 인용했다. A씨는 지난 1월 25일 오후 5시18분께 전북 전주시 자택에서 80대 어머니의 머리와 얼굴 등을 둔기로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신질환을 앓던 그는 범행 직후 피시방으로 이동, SNS로 음악방송을 시청하면서 춤을 추는 등 기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이튿날 첫째 아들이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숨진 모친과 함께 있던 A씨를 집에서 긴급체포했다. 발견 당시 모친의 손과 발은 테이프로 묶여 있었다. 머리에는 외상 등 폭행의 흔적이 있었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둔기도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으나 그의 옷과 둔기에서 피해자 DNA가 검출돼 덜미를 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정신병원 입원 문제로 어머니와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정신 질환을 앓아온 정황이 있어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한다"라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다"라고 판시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07 06:46:19【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겨울에 노모의 옷을 벗겨 밖으로 내쫓은 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여)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9일 오후 6시50분께 치매를 앓는 노모 B씨(70대)를 전북 전주시 자택에서 알몸으로 내쫓고 1시간30분가량 방치해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계절은 겨울이었고 밤이라 추운 날씨였다. 이를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B씨는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노모에게 옷을 입히지도 않고 거실에 방치했고, 결국 B씨는 같은날 오후 9시50분께 숨을 거뒀다. 조사결과 A씨는 어머니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A씨는 법정에서 "옷을 벗겨 밖으로 내보낸 건 학대 목적이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사인은 ‘저체온증 또는 급성 심장사로 보인다. 당뇨합병증이나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저체온증 외에 다른 기저질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피해자는 집 안에서 담요를 덮고 있었고, 피해자가 옷을 입지 않으려 했다는 피고인의 말에 수긍이 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판결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기 말에 따르도록 하려고 집 밖으로 내보낸 행위 자체만으로도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외부 인자(원인) 없이 갑작스레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왔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신을 오랜 기간 돌봐 준 고령의 모친을 학대한 행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3-11-08 13:48:32[파이낸셜뉴스] 추운 겨울, 치매에 걸린 70대 노모를 알몸 상태로 내보낸 뒤 1시간이 넘도록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지난달 18일 존속학대치사 혐의로 법정에 선 A씨(49·여)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은 결과다. 12월 날씨에 '알몸상태'로 쫓겨난 치매 노모 A씨는 지난해 70대 노모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으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의 학대는 지난 2021년 12월9일 전북 전주시의 A씨 자택에서 발생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50분쯤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의 어머니 B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했다. A씨는 이후 알몸 상태인 어머니를 집 밖으로 내보냈다. 당시 기온는 10.6도였다. 지나가는 이웃 주민이 B씨를 발견했을 당시 B씨는 추위에 온몸을 떨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은 B씨를 집 안으로 들여보내기 위해 A씨 집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A씨는 묵묵부답이었다. 또 다른 주민도 A씨 집 초인종을 눌렀지만 반응은 없었다. 그렇게 B씨는 1시간30분가량 밖에 방치돼 있었다. 주민 신고로 집안에 들어갔지만.. 이내 숨져 보다 못한 이웃 주민이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이 B씨를 데리고 A씨 집을 방문해서야 A씨는 문을 열어줬다. 1시간 뒤쯤 경찰의 연락을 받고 A씨 집을 찾은 B씨 담당 사회복지사는 B씨가 나체로 엎드려 누운 채 담요를 덮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B씨가 왜 옷을 벗고 있느냐'는 사회복지사의 물음에 A씨는 "B씨가 자꾸 옷을 벗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사회복지사는 B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B씨 몸을 돌렸다. 하지만 B씨는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사회복지사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B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저체온증 또는 급성 심장사로 보인다"라면서도 "당뇨합병증이나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1심선 "고의로 학대 한 것 아니다" 무죄 선고 A씨는 1심 재판에 법정에 서서 "어머니에게 옷을 다 벗고 밖으로 나가라고 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고의로 학대한 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봤다. B씨가 원래 지병이 있는 상태에서 저체온이 악화인자 또는 유발인자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부검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서 "그 자체가 학대" 징역 1년 6개월 항소심 재판을 맡은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충격을 줘 자신의 말에 따르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피해자를 집 밖으로 내보냈다. 이 자체만으로도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다른 외부인자 없이 갑작스럽게 심장마비가 온 것이 아니다"라며 "전문가들이 '고령의 치매환자로 당뇨까지 있는 피해자가 밖에 있었다면 얼마든지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학대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 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20대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왔고 정상적인 판단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학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오로지 피고인만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08 07:59:07[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삼국시대 오나라의 3대 군주로 손휴(孫休)가 즉위를 했다. 손휴에게는 일찍이 스승이 있었는데, 바로 성충(盛冲)이었다. 성충은 손휴가 즉위하자 곧바로 박사(博士)로 임명되었고, 손휴는 성충과 함께 독서와 강독을 즐겼다. 이후 성충은 중서랑(中書郎)이라는 관직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성충에게는 왕씨(王氏) 성을 가진 노모가 있었다. 노모는 1년 전쯤에 심한 배탈이 난 이후로 식욕이 없어 거의 먹지를 못했다. 고작 먹는 것은 흰쌀밥이나 쌀죽에 간장 한 종지뿐이었다. 성충은 높은 관직에 있어서 집안의 살림은 넉넉했고 항상 좋은 음식을 어머니 밥상에 올려 드렸지만 왕씨는 도무지 먹지를 못했다. 어느 날 밤, 계집종이 잠자리를 봐 드리려고 방안에 들어왔는데, “누가 왔는가? 자네는 누군가?”라고 하는 것이다. 계집종이 황급히 호롱불 몇 개를 더 밝혔는데도 왕씨는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지 못했다. 야맹증이 생긴 것이다. 왕씨는 낮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보였지만 밤만 되면 달이 휘영청 떠서 마당이 환함에도 불구하고 돌부리나 사물을 잘 분간하지 못했다. 그래서 밤이면 잘 넘어지고 부딪히는 일이 잦았다. 이렇게 한 달포 정도 지나자 왕씨는 이제 낮에도 점차 눈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밝은 대낮에도 눈이 어두워져 사람과 사물을 분간하지 못했다. 흔히들 말하는 청맹(靑盲)이 된 것이다. 청맹은 눈이 겉보기에는 멀쩡하면서도 점점 보이지 않아 나중에는 실명하게 되는 병증을 말한다. 하인들은 “아들이 중서랑이면 뭐하나. 어미는 청맹과니가 되셨네.”라고 놀리는 듯하면서도 안쓰러워했다. 성충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실명이 단지 노환(老患)으로만 생각했다. 성충은 바쁜 관직 일로 인해서 며칠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계집종에게 어머니를 잘 보살펴 드릴 것을 당부하고 집을 나섰다. 당시는 늦가을이었다. 집안의 하인들이 대궐 집에 있는 초가집들의 지붕을 새로 얹는 작업을 했다. 초가지붕을 새로 얹는 것은 오래된 짚을 내리고 새로운 짚으로 올려야 비와 눈을 막아주기 때문에 가을이면 한번씩 작업을 해 왔다. 초가집 지붕의 볏짚을 새로 얹는 날이면 굼벵이 잔칫날이었다. 지붕의 푸석거리는 볏짚을 내려 펼치자 그 안에는 많은 굼벵이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당시 일반 백성들에게 굼벵이는 좋은 간식거리였다. 굼벵이는 구워 먹거나 쪄서 먹으면 맛이 좋았다. 먹을 것이 없어서 모유가 안 나오는 산모에게 먹이면 젖도 잘 나왔다. 굼벵이는 말려서 약으로도 사용했기에 인근 양방의 의원도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벌써 와 있었다. 왕씨를 모시는 계집종도 항아리 가득 굼벵이를 얻어 담았다. 작은 항아리에 굼벵이가 금세 가득찼다. 항아리 안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굼벵이들이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항아리 속의 굼벵이들이 뒤엉켜 꿈틀거릴 때는 신기하게도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났다. 계집종은 굼벵이를 익혀 먹고자 마당 한 켠에서 작은 옹기에 굼벵이들을 넣고 향유(香油,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서 익혔다.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겼다. 그때 마침 마루에 나와 앉아 있는 왕씨가 “이 맛있는 냄새는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계집종은 차마 굼벵이라고 말을 못하고 “마님, 초가집 볏짚 속에 사는 작은 고기입니다.”라고 했다. 왕씨는 평소 식욕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익어가는 굼벵이의 향에 식욕이 돋았다. 그래서 한입 먹어보았는데,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속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았다. 계집종은 자신도 먹고 싶었지만 왕씨가 맛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이것을 눈치채고 미안했던 왕씨는 “네가 먹으려고 했던 작은 고기를 내가 먹게 생겼으니, 대신 아들이 보내 주는 좋은 육고기를 먹게 해 주마.”라고 했다. 계집종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계집종은 하루에도 여러 번씩 왕씨에게 정성스럽게 굼벵이를 익혀줬다. 열흘 정도 지났다. 그날도 왕씨는 마루에서 향유를 넣어 익힌 굼벵이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때마침 성충이 집을 비운 지 한참 만에 돌아왔다. 성충이 마당을 지나 거의 마루의 디딤돌까지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노모는 아들이 왔는지를 알지 못했다. 성충은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그렇게 맛있게 드시고 계십니까? 어머니가 모처럼 이렇게 잘 드시니 제가 마음이 흡족합니다. 제가 드시는 것을 거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어머니가 들고 있는 그릇을 받아들어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굼벵이들이 가득했다. 성충은 깜짝 놀라며 “어머니, 제가 불효를 했습니다.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돌보지 못하니 눈이 멀고 이제는 이런 하찮은 미물(微物)까지 드시다니요.”라고 하면서 어머니를 끌어안고 한참을 통곡했다. 성충은 거의 한 식경(食頃) 동안 소리 내 울었다. 왕씨의 윗옷이 성충이 흐른 눈물에 젖어 어둡게 물들어갔다. 마당에는 계집종은 고개를 떨군 채 벌벌 떨며 양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자신은 이제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계집종은 자신이 왕씨에게 굼벵이를 먹게 해서 성충이 화가 난 것으로 생각했다. 성충의 통곡하는 울음소리를 듣고 하인들이 몰려왔다. 하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했다. 그런데 갑자기 왕씨가 “보인다. 이제 보이는구나. 하인들은 왜 이렇게 모여 있는 것이냐? 네 얼굴을 보니 전에 비해 많이 상했구나.”라고 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눈이 멀었던 왕씨가 다시 보인다니 말이다. 모두들 성충의 효성이 지극해서 하늘이 감복한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성충은 깜짝 놀라서 의원을 불렀다. 의원은 자초지종을 듣고 진찰을 마치고 나서는 “보아하니 어머니는 잘 드시지 못해서 청맹(靑盲)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밤에도 보지 못하고 결국 낮에도 눈이 어두워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눈이 밝아지신 것은 바로 계집종이 삶아 준 굼벵이 때문입니다.”라고 설명을 했다. 의원은 이어서 “의서에 보면 굼벵이는 제조(蠐螬)라고 했는데, 눈 속에 살이 자라나는 것과 청예(靑瞖), 백막(白膜)에 주로 쓴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청예(靑瞖)란 눈 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증상을 말하며, 백막(白膜)이란 눈에 하얀 꺼풀이 생기는 병증으로 요즘으로 보면 백내장을 의미한다. 굼벵이가 다양한 눈병에 좋다는 말이었다. 성충은 놀라면서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굼벵이가 눈을 뜨게 하다니요?”하고 되물었다. 그러나 의원은 “고서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선비가 3일 동안 먹지 못하여 귀에는 들리는 소리가 없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침 그때 우물가에 굼벵이가 반이 넘게 파먹은 오얏나무 열매가 있었는데, 엉금엉금 기어가서 그것을 주워 먹은 뒤 세 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나자, 그때서야 귀에 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선비는 오얏 때문이 아니라 바로 굼벵이를 먹어서 좋아진 것입니다. 아마도 오얏(자두)과 함께 배불리 먹은 굼벵이가 간의 기운을 길러 눈을 밝게 했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성충은 다시 “잘 먹지를 못해도 눈이 멀 수 있습니까? 어머니는 최근 전혀 드시지를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은 차분하게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골고루 잘 먹어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서 먹지를 못하면 자칫 실명합니다. 눈은 밝은 기운과 관련이 있으니 색이 노랗고 붉은색을 띠는 화려한 빛깔의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고, 간간이 육고기나 조류의 알도 먹어야 합니다. 특히 못 먹어서 생긴 청맹에는 동물의 간이 특효합니다. 이제 어머니는 눈이 보이니 굼벵이인 것을 알고 나면 징그럽다고 안 드시려고 할 수 있으니 그때는 신선한 소나 양의 생간을 기름장에 찍어 드시게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성충은 계집종에 상을 내리고 어머니에게는 어떻게든지 음식을 골고루 드실 수 있도록 했다. 성충의 이야기는 후세에 ‘성충의 효심이 노모의 눈을 뜨게 했네.’라고 전해지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왕씨의 실명은 계집종이 삶아준 굼벵이를 통해서 영양분을 충분하게 섭취해서 회복된 것이다. 시력에 필수적인 영양성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비타민 A인 레티놀이다. 레티놀이 부족하면 야맹증이 나타나고 심하면 실명하게 된다. 굼벵이에는 레티놀이 풍부했다. 레티놀은 굼벵이 이외에도 가자미, 동물의 간, 달걀노른자에도 많고, 카로틴 형태로 당근, 시금치, 호박, 고구마 등과 녹황색 채소에도 많다. 비타민 A(레티놀)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을 넣고 조리하면 더욱 좋다.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만으로도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 제목의 ○○○는 ‘굼벵이’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본초강목> 按陳氏經驗方云, 晉書吳中書郎盛沖母王氏失明. 婢取蠐螬蒸熟與食, 王以爲美. 沖還知之, 抱母慟哭, 母目卽開. 與本草, 治目中靑翳白膜, 藥性論, 汁滴目中去翳障之說相合. 予嘗以此治人得驗, 因錄以傳人. (진씨경험방에서는 ‘진서에 오나라의 중서랑인 성충의 어미 왕씨가 실명하였다. 계집종이 굼벵이를 잡아서 쪄 익혀 먹였는데, 왕씨는 그것을 맛있다고 하였다. 성충이 돌아와 그 일을 알아차리고는 어미를 끌어안고 통곡을 하자, 어미의 눈이 곧바로 뜨였다라고 하였다.’고 했다. 본초서에서 ‘눈 속의 푸른 예막과 백막을 치료한다.’는 것과 약성론에서 ‘즙을 내어 눈에 점안해 주면 예장을 제거한다.’라고 한 설과 서로 부합한다. 내가 일찍이 이것으로 다른 사람을 치료하여 효험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기록하여 남들에게 전한다.) <맹자> 滕文公下. 匡章曰, 陳仲子豈不誠廉士哉. 居於陵, 三日不食, 耳無聞, 目無見也. 井上有李, 螬食實者過半矣. 匍匐往將食之, 三咽然後, 耳有聞, 目有見. (등문공하. 광장이 말하기를 “진중자는 어찌 참으로 청렴한 선비가 아니겠습니까. 그가 오릉에 살 적에는 3일 동안 먹지 못하여 귀에는 들리는 소리가 없고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침 그때 우물가에 굼벵이가 반이 넘게 파먹은 오얏나무 열매가 있었는데, 엉금엉금 기어가서 그것을 주워 먹은 뒤 세 번 목구멍으로 삼키고 나자, 그때서야 귀에 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동의보감> ○ 靑盲者, 瞳子黑白分明, 直物而不見者也. (청맹이란 눈동자의 흑백은 분명하나 사물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 蠐螬. 主目中淫膚, 靑瞖白膜, 又去瞖障, 療靑盲. 取汁滴目中, 又焙乾作末服. 盛彦母, 食之眼復明. 雖是孝感, 亦物性宜然. (굼벵이. 눈 속에 살이 자라나는 것과 청예, 백막에 주로 쓴다. 또, 예장을 없애고 청맹을 치료한다. 즙을 내어 눈 속에 떨어뜨리거나, 불에 쬐어 말려서 가루내어 먹는다. 성언의 어머니가 이것을 먹고 눈이 다시 밝아졌다고 한다. 비록 효심이 통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또한 약성이 그렇기 때문이기도 하다.) ○ 牛肝. 明目. 作膾食之, 煮食亦可. 小兒雀目生食之. (눈을 밝게 한다. 회로 먹는 데, 삶아 먹어도 좋다. 소아의 야맹증에는 날로 먹는다.) ○ 靑羊肝. 主靑盲, 能明目, 去昏暗. 目赤暗痛, 羊肝薄切, 以五味和食之, 神效. (청맹에 주로 쓰고, 눈을 밝게 하며 눈이 흐린 것을 없앤다. 눈에 핏발이 서고 어두우며 아픈 데는 양의 간을 얇게 썰어 양념하여 먹으면 신효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0-30 19: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