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딱 봐도 고비였다. 경기는 1-0의 살얼음판이었다. 투수는 신인이나 진배없는 황동재(21·삼성). 2020년 입단해 모두 7경기, 선발로는 5경기에 등판했다. 6회까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까지는 퍼펙트였다. 대개 신인 선발투수에게 가장 어려운 이닝은 5회다. 선발투수는 5회를 채워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5회만 되면 저절로 어깨 힘이 들어가는 이유다. 첫 타자 한화 노시환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어렵게 이닝을 마감했다. 6회에도 터크먼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넘어갔다. 7회 선발 투수들은 또 한 차례 고비를 겪기 십상이다. 마라톤으로 치면 마의 35㎞ 구간에 해당된다. 정은원과 노시환을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두 타자에게 1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이때까지 투구 수는 94개. 이전 자신의 최다 투구(5월 5일 NC전 90개)를 넘어서고 있었다. 삼성 벤치는 꿈쩍하지 않았다. 2사니까 한 타자만 더 처리하면 된다. 분명 황동재는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다. 그런 판단 같았다. 그러나 35㎞를 넘어선 그의 심장은 이미 터질듯 한 상태였다. 황동재는 이진영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위기였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적절한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다. 그러나 투수 코치의 손에는 새 공이 들려 있지 않았다. 대부분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감독이나 코치는 새 공을 손에 쥐고 있다. 이어진 타자 노수광에게 볼넷. 역시나 투수 교체는 없었다. 황동재는 하주석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서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수 교체는 야구 감독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다. 결과론으로 따지자면 당해낼 감독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상황은 좀 아쉬웠다. 아마도 삼성 벤치는 황동재에게 더 성장할 기회를 준 듯 보인다. 35㎞ 고비를 넘어서면 앞으로 완주(42.195㎞)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하주석에게 맞은 한 방으로 황동재는 자칫 성적과 함께 성장 기회까지 놓쳐 자신감을 잃지 않을까 염려된다. 신인 투수는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 오늘 35㎞를 던지고 난 경험은 내일 완주로 연결된다. 경험 많은 야구 감독들은 “신인 투수들은 더 던지고 싶어 할 때 내려야 한다. 그래야 자꾸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진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삼성은 9회 초 역전승으로 4위에 올라섰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기 후 “황동재의 승을 챙겨주지 못해 아쉽다. 이 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5-19 10:49:07지난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재미도 덜했다. 김진욱(20·롯데)과 이의리(20·KIA)의 2021년 신인왕 본 게임은 잔뜩 설렘을 주었던 예고편에 비해 싱거웠다. 김진욱은 예상보다 부진했고, 오히려 최준용(롯데)이 이의리와 막판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결과는 이의리의 승리였다. 프로 2년 차, 올해는 어떨까. 출발은 둘 다 좋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이들의 경쟁을 지켜보면 저절로 김광현(34·SSG)과 양현종(34· KIA)의 코뿔소 대결이 떠오른다. 김진욱은 5일 NC전서 빛을 발했다. NC가 지난겨울 정성과 돈을 투자해 영입한 박건우, 손아섭 등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2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마수걸이 승을 따냈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볼넷은 줄고 탈삼진 능력은 더 좋아졌다. 마운드 위에서 뿜어 나오는 자신감에서 카리스마까지 풍겼다. 대 투수의 느낌이 감지됐다. 이의리에 대해선 약간 염려가 있었다. 지난해 말 부상과 신인왕의 2년생 징크스 등이 그의 발목을 잡지 않겠느냐는 노파심이었다. 6일 한화와의 홈경기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는 불안했다. 저러다 염려가 사실로 되지 않을까 싶었다. 1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의리는 2021년 94⅔이닝을 던져 56개의 볼넷을 내줬다. 뛰어난 스피드만큼 안정된 제구력을 지녔다. 그런데 첫 타자 볼넷. 안타에 이은 3번째 타자에게도 볼넷. 1번 정은원에게 6개, 3번 터크먼에게 7개의 공을 던졌다. 무사 만루, 불안했다. 그러나 4번 노시환 내야플라이, 5번 하주석을 삼진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싸움닭은 위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이런 기질은 타고 난다. 6번 김태연을 내야 플라이로 솎아내며 아무 일 없다는 듯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에도 1사 3루의 위기에 쳐했으나 김태연과 노수광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들을 보면 동갑나기 양현종과 김광현의 라이벌 시대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이의리와 김진욱은 14년 선배들보다 1년 빨리 라이벌 시대를 열고 있다. 선배들은 입단 3년차부터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둘 다 나란히 12승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이듬해엔 17승 7패 평균자책점 2.37(김광현), 16승 8패 4.25로 팀은 물론 한국야구 간판 투수로 우뚝 섰다. 지난해엔 함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만큼 대 투수로 성장했다. 김진욱과 이의리는 고교 3학년이던 2020년 황금사자기 1회전서 맞붙었다. 선발로 나온 이의리(당시 광주일고)는 5⅔이닝 9K, 김진욱은 6이닝 7K의 무시무시한 투구를 선보였다. 두 라이벌의 본격 대결은 이제부터다. 신인왕 이의리가 한 발 앞섰지만 김진욱의 최근 기세를 보면 당장이라도 추월할 것 같다. 둘의 다음 경기, 언제일지 모를 맞대결이 기다려진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4-07 11:01:21[파이낸셜뉴스] 트레이드, 선발 교체, 타순 변경, 2군 콜업. 어떤 처방도 소용없다. 10위 한화와 9위 SK가 속절없이 4연패를 당했다. 이미 두 팀은 18연패와 10연패의 깊은 수렁을 경험한 바 있다. 이후 간신히 살아나나 했는데 최근 4연패. 한화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서 구창모에 막혀 1-3으로 패했다. 한화는 김범수를 오랜만에 선발로 내세웠으나 구창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구창모는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째(무패)를 따냈다. 평균자책점 0.82. 김범수는 2019년 7월 28일 삼성전 이후 327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4⅓이닝 3실점. 시즌 네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한화는 18연패 이후 두산에 2연승을 거두었으나 LG전 3연패에 이어 또 하나의 패배를 추가했다. 한화는 최근 25경기서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버틴 경우가 8번에 불과했다. 이에 김범수를 선발로 투입하는 변화를 주었으나 통하지 않았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룬 한화는 이후 획기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18일 LG전을 앞두고는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있던 이성열, 최진행 등 고참 선수들을 다시 1군무대로 불러 올렸다. 이날 장시환을 선발로 내세웠으나 5이닝 2실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4번 타자로 나선 최진행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 SK는 19일 키움전서 1-2로 패했다. 선발 문승원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마무리 하재훈이 한 점 차 승리를 지키지 못해 역전패했다. 하재훈은 ⅓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 4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화와 SK는 지난 18일 투수 이태양과 외야수 노수광을 맞트레이드했다. 9,10위 팀 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을 찾은 것. 이태양은 첫 날 KT전에 바로 투입돼 1이닝 무실점으로 그 간의 부진을 털어냈다. 노수광은 LG전서 1번 좌익수로 기용돼 5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LG에 당한 7-9 패배를 막아내진 못했다. 한화와 SK의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염려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06-20 08:13:14[파이낸셜뉴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수 제러드 호잉의 입지가 갈수록 더 줄어 들고 있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수광까지 영입되면서다. 호잉이 벤치까지 밀리면서 호잉의 거취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시즌 시작 전 만해도 이글스에게 호잉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쉰 이용규와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정진호는 물음표였다. 좌익수를 보던 최진행은 부상을 당했다. 호잉없는 외야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에도 호잉이 이글스 외야의 중심축이었던 이유다. 기대와 달리 호잉은 이글스 외야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용규가 제몫을 해주고 있다. 정진호도 쏠쏠하게 활약하고 있다. 최진행도 최근 건강하게 돌아왔다. 노수광까지 합류하며 외야 자원은 더 풍족해졌다. 허구연 야구해설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채널 '구독허구연'에서 "노수광의 영입으로 이글스는 외야의 한 축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글스는 양성우, 장운호, 장진혁 ,이동훈에 김문호, 김민하까지 선수를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호잉이 외국인 선수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과 팬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허구연 위원은 '구독허구연'에서 "1루수나 내야 수비를 하며 홈런을 생산하고 타점을 올리는 선수는 미국에서 구하기 쉽다"면서 "노수광의 영입은 이런것을 계산한 트레이드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글스 팬들은 구단에게 호잉 거취를 정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호잉 교체에 대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호잉의 거취는 구단 프런트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판단이 내려지는 것은 생각보다 짧아질 수 있다. 호잉이 뭔가 보여줘야 할 때다. 상황은 점점 더 호잉에게 불리해지고 있다. 삼진을 당한 뒤 헬멧을 집어 던지고 욕을 하는 호잉의 자리는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06-19 11:21:02SK텔레콤이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T타워 1층에서 SK와이번스 힐만 감독과 이재원·김광현·한동민 선수 그리고 300여명의 구성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행사를 15일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류준열 SK와이번스 사장이 참석했다. SK와이번스 선수단에서는 트레이 힐만 감독과 박경완 코치, 손혁 코치 등 코칭 스탭과 이재원(주장), 김광현, 한동민(MVP) 박종훈, 노수광 선수 등이 참석해 한국시리즈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SK텔레콤은 올해 SK나이츠가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데 이어, SK와이번스가 2018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쥠으로써 최고의 한해를 만들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SK와이번스와 SK나이츠의 승리는 고객과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로 고객과 팬 여러분에게 큰 보답을 해 주신 모든 코칭 스탭과 선수 여러분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설영 기자
2018-11-15 16:47:45SK텔레콤이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T타워 1층에서 SK와이번스 힐만 감독과 이재원·김광현·한동민 선수 그리고 300여명의 구성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행사를 15일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류준열 SK와이번스 사장이 참석했다. SK와이번스 선수단에서는 트레이 힐만 감독과 박경완 코치, 손혁 코치 등 코칭 스탭과 이재원(주장), 김광현, 한동민(MVP) 박종훈, 노수광 선수 등이 참석해 한국시리즈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힐만 감독과 주장 이재원 선수는 T타워 1층을 가득 매운 SK텔레콤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달했다. 이어 SK 나이츠 문경은 감독이 힐만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코칭 스탭과 선수들은 박정호 사장과 SK와이번스 류준열 사장과 함께 우승 축하 케익을 커팅한 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가졌다. SK텔레콤은 올해 SK나이츠가 2017-2018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데 이어, SK와이번스가 2018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쥠으로써 최고의 한해를 만들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SK와이번스와 SK나이츠의 승리는 고객과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로 고객과 팬 여러분에게 큰 보답을 해 주신 모든 코칭 스탭과 선수 여러분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18-11-15 13:36:11NC 다이노스 이호준과 SK 와이번스 정의윤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지명타자로 맞대결을 펼친다.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7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호준은 NC의 5번 지명타자, 정의윤은 SK의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격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베테랑 이호준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77경기 타율 0.299 7홈런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112경기에서 타율 0.321 15홈런 등을 달성했다. NC는 박민우(2루수)와 김성욱(중견수)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렸다. SK는 노수광(중견수)과 나주환(유격수)이 1·2번 타자로 나선다. NC는 나성범(우익수)-재비어 스크럭스(1루수)-이호준-박석민(3루수)으로 3∼6번 중심타선을 짰다. 박석민은 지난 3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을 치고 담 증세로 교체됐지만, 이날은 컨디션이 괜찮다는 판단에서 선발 명단에 올랐다. 7∼9번 타자는 권희동(좌익수)-손시헌(유격수)-김태군(포수)이다. SK는 '홈런왕' 최정(3루수)-정의윤-제이미 로맥(우익수)-박정권(1루수)으로 3∼6번 타자로 나선다. 김동엽(좌익수)-김성현(2루수)-이성우(포수)가 7∼9번 타자로 나선다. 선발투수는 NC 제프 맨쉽, SK 메릴 켈리다. 연합뉴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17-10-05 14:07:42가을야구를 향한 5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20일 프로야구 경기서 유의미한 변동이 있었다. 롯데가 이겼고, 넥센이 패해 5, 6위 팀이 자리바꿈을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롯데의 역전승과 넥센의 한 점차 패배다. 이 두 팀은 오는 26일과 27일 부산에서 운명을 건 연전을 벌인다. 4위 LG는 최근 10경기서 4승6패로 부진하다. 8월 15경기의 성적은 7승8패. 반면 7위 SK는 3연승의 호조다. 4위와 7위의 승차는 불과 두 경기. 연전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출렁일 수 있다. 여전히 '오리무중'인 2017 프로야구 중원 싸움이 흥미롭다. 롯데는 20일 한화전서 또 한 차례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35번째 역전 드라마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역전승이다. 후반기 들어서만 15번째 역전의 기쁨을 맛보았다. 드라마의 주역은 전준우(사진). 1-2로 한 점 뒤진 8회 초 전준우는 한화 불펜 투수 송창식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뽑아냈다. 드라마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9회 다시 한 번 전준우 타임이 찾아왔다. 3-3 동점이던 9회 초 2사 2루. 한화 심수창은 좌타자 손아섭을 고의사구로 걸렀다. 까다로운 좌타자를 만나 수비하기 쉽도록 비워있던 1루를 채운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이날 전준우의 펄펄 끓는 타격감을 간과했다. 전준우는 좌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마무리 손승락이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28세이브째를 챙겼다.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롯데는 8월 4일 넥센 전에서 1회 5점을 내주고도 10-8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후 12경기서 9승 3패의 상승세를 탔다. 롯데는 후반기 17승1무10패로 6할3푼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4년 연속 실패에 그친 롯데의 가을야구 꿈이 무르익고 있다.반면 4년 연속 가을 야구에 성공한 넥센은 위기를 맞고 있다. 20일 NC전서 3-4로 패했다. 시즌 20번째 한 점차 패배다. 넥센은 한 점차 승부서 12승20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 3할7푼5리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넥센은 3회까지 3점을 얻었으나 이후 6이닝을 무득점에 그쳤다. 1회 초 NC 나성범과 이호준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얻어맞고 일찌감치 그로기에 몰렸다. 이후 원종현, 임성민 등 4명의 NC 투수들에게 완벽하게 막혔다. SK는 후반기 10승18패로 부진했다. 이 기간 승률이 3할5푼7리로 전체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3연승으로 살아나고 있다. 특히 노수광과 최항의 테이블 세터가 호조다. LG는 꾸준히 중위권의 리더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롯데와 넥센, SK의 만만찮은 기세에 최근 팀의 걸음은 더디다. 24, 25 양일간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날 롯데 전이 고비가 될 듯. 4위 LG부터 7위까지 4팀은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3위와 4위의 승차는 5경기. 7위와 8위의 경기는 무려 9.5경기다. 남은 프로야구 2017 시즌의 백미는 역시 4팀이 벌이는 5위 다툼이다. texan509@fnnews.com
2017-08-21 20:39:40부산-후쿠오카 왕복 5만 9000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상민은 비행기 대신 배를 이용했다. 배 타는 시간만 9시간. 타서 기다리고, 내릴 때 또 기다리고. 부산을 출발한 배는 총 13시간 반 걸려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비행기 타면 한 시간에 가는 그 곳을.메이저리그가 비행기라면 마이너리그는 배다. 그만큼 선수에 대한 대우가 다르다. 지난 달 6월 8일(한국시간) 무려 7년을 기다려 배에서 비행기로 옮겨 탄 선수가 있었다. 마이너리그 7년이면 웬만한 선수는 한국이나 일본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직업을 택한다. 제이콥 파비아(24.탬파베이 레이스)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생애 첫 승을 거두었다. 6⅓이닝 1실점. 혹 운이 아닐까. 6월 1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붙어 다시 6⅓이닝 1실점 2승째. 파비아를 보던 의혹의 눈길이 차츰 감탄으로 바뀌었다. 파비아는 10일 현재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부상 선수 대신 자리를 메꾼 투수가 어느 듯 팀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7년, 역시 행운이 찾아오는 해일까?롯데 조정훈(32)이 9일 사직 구장 SK 전서 마운드에 올랐다. 자그마치 7년 만에 밟아 보는 마운드다. 조정훈은 2010년 9월 13일 한화전 이후 마운드에 서보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 탓이다. 날수로는 2583일 만에 홈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조정훈은 첫 타자 김성현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승부구는 자신의 주무기 포크 볼이었다. 다음 타자 이성우에겐 시속 145㎞ 빠른 공을 던졌다. 직구의 스피드와 포크볼이 모두 건재했다. 역시 포크볼로 삼진처리. 노수광을 실책으로 내보내줬으나 나주환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완벽한 1이닝이었다. 조정훈은 7년 동안 팔꿈치 수술만 세 차례 받았다. 포크볼은 제대로만 구사되면 마구에 가깝다. 그러나 두 가지 치명적 약점을 지녔다. 자칫하면 밋밋한 구질이 돼 난타를 당한다. 또 하나는 부상 우려다. 포크 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볼을 끼우고 털어내듯 던진다. 팔꿈치 부상이 많은 이유다. 그래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나 맥스 슈워즈(워싱턴 내셔널스) 같은 특급 투수들은 포크볼을 기피한다. 넥센의 새 마무리 김상수(29)는 14.15 양일간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첫 출전한다. 삼성은 그의 원 소속팀이다. 삼성에서 2년 동안 거의 활약이 없었다. 2010년 넥센으로 이적한 후 조금씩 기회를 잡아갔다.넥센에서 7년 차인 올 해. 김상수는 시즌 도중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고 1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5월 27일 삼성전서 첫 세이브를 올린 후 현재까지 블론세이브가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올스타에 합류했다. 7년, 확실히 뭔가 좋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해다. texan509@fnnews.com
2017-07-10 17:01:09한 달 전만해도 한화는 10위였다. 7월 1일 현재 한화는 딱 승률 4할을 기록하고 있었다. 5위 롯데와는 5경기차. 가을 야구 초청장은 시작부터 멀어 보였다. KIA는 7위에 머물러 있었다. 롯데와는 불과 한 경기 차. 조금 더 힘을 내야했지만 부상자들이 발목을 잡았다. 그로부터 한 달 뒤. 8월 1일 현재 KIA는 4위에 올라 있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 꿈을 키우고 있다. 한화는 꼴찌에서 탈출했다. 탄력을 받은 한화는 7위까지 성큼 내달았다. 5위 SK와의 승차는 2.5경기. 멀기 만하던 컷오프 라인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7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7월 한 달 KIA는 13승(7패)을 올렸다. 한화는 13승 1무 7패. 두 팀의 활약으로 중위권은 맹렬한 지각 변동을 겪었다. LG가 하위권으로 내려앉았고 롯데는 5위 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철옹성 같았던 선두권도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두산은 7월 1일 현재 2위 NC와 6경기, 3위 넥센과는 11.5경기 차이로 앞서 있었다. 독주는 독재체제로 굳어질 전망이었다. 하지만 한 달 뒤 NC와는 2.5, 넥센과는 7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3연전의 결과에 따라 1, 2위는 당장에라도 뒤집힐 수 있게 됐다. 2016 프로야구 중추(仲秋)의 초대권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중심에는 KIA와 한화의 뒤늦은 돌풍이 자리하고 있다. KIA는 지난 7월 31일 외국인 투수 헥터의 완투승에 힘입어 SK에 6-5로 승리했다. 최근 6연승의 호조다. 전날 양현종에 이은 선발진의 이틀 연속 완투승. KIA 불펜은 두 경기를 대기 상태로 보내며 느긋한 휴식을 즐겼다. 3위 넥센을 넘보긴 까마득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탄탄해 보인다. KIA는 2011년 이후 가을 잔치 구경꾼에만 머물렀다. 5년 만에 잔치상 음식을 맛볼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 KIA는 양현종, 헥터, 스프루일로 이어지는 단단한 선발을 자랑한다. 윤석민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마운드 높이는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바닥이었던 타격도 살아났다. 특히 노수광(0.304), 강한울(0.282), 김호령(0.280) 등 젊은 방망이들이 화끈하게 터져주고 있다. 20개씩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이범호와 나지완의 무게감도 여전하다. 김주찬의 부상 회복, 안치홍과 김선빈의 군 제대 합류가 예정대로 착착 진행되면 올 가을 대형 사고를 터트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화는 시즌 초 김성근 감독 퇴진론에 시달릴 만큼 엉망이었다. 4월 한 달 간 3할(0.261)에도 못 미치는 승률을 기록했다. 이제는 포스트 시즌을 준비할 만큼 달라졌다. 한화는 지난 주말 천적 두산에 2승1패로 '위닝 시리즈'를 이끌어 내며 프로야구 판을 흔들어 놓았다. 한화와 KIA는 투자에 앞장 서 온 팀들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이 당연하다. texan509@fnnews.com
2016-08-01 17: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