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힌 대규모 불법 체류자 추방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추방을 통해 주택 위기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보수 법률 단체 '사법워치'의 폼 피턴 회장의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침공을 되돌리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사적 자산을 활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고 올린 게시물에 "사실이다(TRUE)!!!"라고 답했다. 피턴의 게시물 내용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며 불법 이민자 추방을 취임 첫날 할 일로 꼽아왔었다. 이 업무를 총괄할 '국경 차르(국경문제 총괄 책임자)'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내정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트럼프 당선자 측근들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취임 첫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 장벽 건설과 이민자 구금 및 추방에 국방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 급증한 불법 이민이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강조하며,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주택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 8명 중 1명이 주택 문제로 노숙자 신세에 처해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아동시민단체 AFC(Advocates for Childre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뉴욕의 공립학교 학생 14만6000명 이상이 안정적인 거주지 없이 노숙자 쉼터 등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AFC는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들의 유입 급증을 꼽았다. 교육부 자료에선 뉴욕시의 노숙자 학생 수가 9년 연속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이용 가능한 아파트가 적고 저렴한 주택을 찾기 어려운 지속적인 주택 위기가 지속되면서 이 수치는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9 16:51:50[파이낸셜뉴스] 영화 '소원', '터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가 노숙자였던 시절 자신에게 책을 선물해 준 은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 못읽으셨죠?"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건네준 직원 13일 소 작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21년 전 노숙자 시절 은혜를 베풀어주신 은인을 찾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소 작가는 20여 년 전 노숙 시절, 서울역 근처 서점에서 있었던 일화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20여 년 전 노숙 시절 서울역 근처 서점에서 사흘째 책을 읽었다. 달리 갈 곳도 없었고, 역보단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사흘째 되던 날, 한 직원은 소 작가에게 '냄새난다고 항의 들어왔으니 나가달라'고 했다. 소 작가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때 다른 직원이 '저기요'라며 서점을 빠져나가던 소 작가를 향해 달려왔다고 한다. 이에 소 작가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노숙자. 나는 예비 범죄자와 같은 낙인이 찍혀있던 것"이라며 "이런 내 행동을 눈치챘는지 그 직원이 '잠시만요'라고 소리쳤다"고 회상했다. 소 작가를 불러 세운 직원은 그에게 '이 책만 읽으시더라고요. 다 못 읽으셨죠.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책을 건넸다고 한다. 이에 소 작가는 "태생부터 가난으로 찌들었던 내가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생일 때도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며 "낯선이로부터 처음 받아보는 선물이 당황스러웠지만 거북하지 않았다. 눈물이 왈 쏟아졌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책을 선물한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 대신 '나중에 제가 제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소 작가가 서점 직원에게 선물 받은 책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절 되새기며 버텨왔다" 무척 보고싶다며 사연 쓴 작가 소 작가는 "그녀가 내 약속을 믿고 있었는지 노숙자의 허언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난 그녀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며 버텨왔다"며 "그 직원은 알고 있을까. 자신이 선물했던 책을 읽은 노숙자 청년이 어느새 기성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녀의 친절을 닮은 작품을 집필하며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얻었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소 작가는 그 직원을 향해 "잘 지내시나. 당신 덕분에 괜찮은 작가가 됐다. 여전히 흔들리거나 힘겨움이 찾아올 때면 그때를 떠올린다"며 "내가 과연 당신께 선물로 드릴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는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한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서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의 고마운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며 "당신의 친절로 이제 사람들은 절 노숙자가 아닌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고 부른다. 제게 처음으로 친절이란 감정을 알게 해 준 당신이 무척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15 08:33:48[파이낸셜뉴스] 원정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필리핀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던 개그맨 황기순(60)이 22년째 거리모금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사랑의열매 홍보대사인 개그맨 황기순과 가수 박상민은 제22회 '사랑더하기' 거리 모금 성금 2767만6200원을 지난 19일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황기순의 선행은 2002년 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일주해 모은 성금으로 휠체어 52대를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 데서 시작됐다. 황기순은 코로나19로 취소된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자전거 국토대장정과 길거리 재능기부 미니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성금을 모금해 전달해왔다. 황기순은 "사랑더하기가 22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해준 동료들과 선뜻 손을 내밀어주신 시민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20여 년을 넘게 이어온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모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황기순은 1982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해 큰 사랑을 받았지만 1997년 필리핀으로 원정 도박을 떠났다가 파산하고 한동안 현지서 노숙자로 지냈다. 이후 지인들의 도움과 정부의 해외 도박사범 사면 조치에 따라 귀국했고, 재기에 성공해 도박중독 방지 캠페인 등에 앞장서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2 07:35:49【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텐트촌 철거 행정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서 눈길을 끈다. 현재 공화당은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문제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까지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 성향이 짙은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문제를 방관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소속의 뉴섬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캘리포니아주 주 전역에 걸쳐 고속도로를 따라 늘어선 수천 개의 노숙자 텐트와 임시 대피소를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뉴섬 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위험한 노숙자의 야영지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우리의 거리에서 벌어지는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고 이제 모두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섬 지사의 이같은 행정 명령은 표면적으로 지난 달 28일 미국 대법원이 오리건주의 그랜츠패스의 노숙자 벌금 정책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직후 나왔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모호성이 사라진 것이다. 뉴섬 지사의 행정 명령에 강제권은 없다. 하지만 주정부는 카운티와 시에 대한 예산 집행을 보류해 노숙자 야영지 철거 명령을 집행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의 공공 기관들은 캘리포니아주 곳곳의 쇼핑 센터 주차장을 어지럽히고 공원을 가득 채운 노숙자 야영지를 철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뉴섬 지사의 이같은 조치는 정치적인 측면이 더 큰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문제를 해결해서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지방 검사, 법무 장관 및 상원의원의 길을 거치며 부통령에 오르고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수는 17만1521명이다. 미국 전체 노숙자 수 58만2462명의 29.45%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 뉴섬 주 지사는 올해 초 캘리포니아주가 4350채의 주택을 짓기 위해 64억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투표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7-26 05:47:34[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 노숙자가 수백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경찰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돕기 위해 하루만에 수천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1년6개월 째 노숙 생활을 해 온 하제르 알-알리(33)는 지난 23일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현금으로 바꿀 빈 병을 찾다가 거액이 든 지갑을 발견했다. 지갑을 발견한 하제르는 돈을 세어 보지도 않은 채 곧바로 경찰에 가져다줬다. 지갑 안에는 현금 약 2000유로(약 297만원)이 들어 있었으나 신분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제르가 거액이 들어 있는 지갑을 돌려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정직한 하제르에 대한 지원'이라는 모금이 열렸다.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약 2800명이 기부에 참여했으며, 일자리를 제안하는 등 그를 돕고 싶어 하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하루만에 3만4102유로(약 5065만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정직은 보상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당국은 좋은 영향력을 전파한 시민들에게 수여하는 '은 엄지손가락상'과 50유로(약 7만4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하제르에게 제공했다. 고펀드미는 "하제르가 기부금으로 임대주택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제르는 "항상 좋은 일이 좋은 행동에서 나온다고 믿었다"며 "모두에게 너무 감사하고 싶다. 지금 내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금된 돈으로 인생을 재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년 안에 지갑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지갑 분실을 신고한 하제르의 소유권이 인정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28 07:03:19[파이낸셜뉴스] 노숙자들을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하고,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다 1명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통영지원(김영석 부장판사)은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50대 피해자 B, C씨에게 수시로 폭행 및 갈취를 일삼고, 지난해 10월 거제시 옥포항 바다에 뛰어들도록 강요해 B씨를 익사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2010년 부산역 무료 급식소에서 일하던 중 노숙 생활을 하던 피해자들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자신이 부산지역에서 폭력조직원으로 활동했던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을 위협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사하구에서부터 부산진구까지 약 17㎞를 5시간 동안 걸어가게 하거나 막노동을 해 돈을 벌어오라고 강요했으며, 이들이 매달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를 자기 계좌로 이체하게 하거나 이들 체크카드를 빼앗아 돈을 인출하는 등 60여회에 걸쳐 약 17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기분이 나쁘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들을 수시로 폭행했으며, 지난해 10월2일에는 부산 사하구 소재의 한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피해자들에게 서로 싸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B씨에게 맞은 C씨는 응급실에 후송됐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0월11일 거제시 옥포항 수변공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소주 약 22병을 나눠 마시게 한 뒤 바다에 들어가 수영할 것을 지시했다. 피해자들은 A씨의 지시에 망설였지만 결국 바다에 뛰어들었고,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에서 수중 소용돌이에 휩쓸려 숨졌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가족이 없고 심리적, 정신적으로 취약해 반항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이 사건으로 A씨가 기소되자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에서 "A씨가 평소 B씨를 형님으로 깍듯이 모셨다", "B씨가 먼저 수영하겠다고 뛰어들었다"라는 등 허위 진술을 했다. A씨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는 장기간 피해자들을 지배하면서 돈을 갈취하고 가혹 행위를 했으며 바다에 들어가도록 해 B씨가 익사에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별다른 피해 회복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21 14:10:52[파이낸셜뉴스] 미국 노숙자 수가 올해 65만3000여명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2% 급증했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집 값 고공행진 속에 노숙자가 대폭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급됐던 정부 보조금이 사라진 것이 노숙자 급증을 부른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주택비용 상승, 싼 임대 주택 공급 제한, 오피오이드 중독 확산, 팬데믹 기간 보조금 만료 등이 노숙자 급증을 불렀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 매사추세츠주, 시카고시 등에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급속히 유입된 것도 노숙자 통계치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 가운데 하나다. 미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이 없어 떠돌아 다니는 미 노숙자 수는 지난해 이후 12% 증가했다. 증가폭과 규모 모두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최고 수준이다.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이전 노숙자 증가율 최고치는 2019년에 기록한 2.7%였다. HUD 공동체계획개발국 부국장 매리언 맥파든은 "공실률이 사상최저로 떨어진 임대주택 시장의 어려운 여건과, 팬데믹 기간 주택 프로그램 종료, 생애 첫 노숙자가 된 이들의 증가 등이 노숙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생애 첫 노숙자는 대개 은퇴로 소득이 사라진 베이비붐 마지막 세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노숙자가 팬데믹 기간 크게 늘었지만 통계에는 미처 잡히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팬데믹 기간 주택 퇴거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인해 집에서 쫓겨나지 않았던 이들이 지금 대거 무주택자가 되고 있는 것도 노숙자 급증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HUD는 매년 초기 미 전역의 노숙자 쉼터, 거리 노숙인 수를 하루 동안 집계해 노숙자 통계를 낸다. 제한적인 기간에만 통계를 내기 때문에 실제로는 노숙자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통계에서는 노숙자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성적으로 무주택 상황을 겪는 이들이 12% 폭증했고, 이 가운데에는 지난 3년간 최소 1년 또는 주기적으로 무주택자로 지낼 수밖에 없었던 장애인들도 많았다. 이들 장애인 가운데 3분의2가 올해 노숙자 통계로 잡혀 역대 최고 비율을 기록했다. 또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가장 어린 세대가 은퇴하면서 이들이 빠르게 노숙자가 되는 흐름도 포착됐다. 이른바 '실버 쓰나미'로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연령대인 54세 이상 성인 노숙자가 전체의 25%를 넘었다. 청년들과 아이가 달린 가족 노숙자 수도 각각 15% 늘었다. 인종별로는 남미계, 즉 히스패닉이나 라티노 노숙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55% 폭증했다. 뉴욕과 시카고 등 대도시 지역에 남미계 이민,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남미계 노숙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16 06:07:04[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맥도날드 직원이 매장 앞에 침구를 깔고 있던 노숙자에게 표백제가 담긴 물을 뿌려 논란이 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런던 빅토리아스트리트에서 대걸레를 든 맥도날드 직원과 매장 옆 은행 앞에 앉아있던 남성 노숙자가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직원은 노숙자가 앉은 자리를 표백제를 묻힌 대걸레로 닦았고 노숙자의 침구까지 적셔버렸다. 직원은 노숙자가 깔고 앉아있던 이불을 발로 차기도 했다. 다른 직원은 영상을 찍는 목격자를 막기도 했다. 해당 노숙자인 아일랜드 출신 아론 매카시(25)는 “나는 맥도날드 옆의 은행 앞에 앉아 있었다. 자리를 옮기라는 맥도날드 직원의 요구를 거절하자 내 물건을 걷어차고 역겹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 표백제를 뿌렸다”라며 “아직도 내 담요에서 세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이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은 “그 사람이 앉은 자리까지 걸레질할 필요는 없다”고 매카시를 두둔하며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한 사람은 매카시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SNS에 올린 A씨는 “한겨울(또는 다른 계절에도)에 직원들이 노숙자의 침낭을 물로 적시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역겨운 행동”이라고 맥도날드를 향해 비판했다. 이에 영국 맥도날드는 “문제를 알려준 것에 감사하다”라며 “해당 직원은 맥도날드 직원이 아니라 외주 보안요원이다. 영상 속 직원은 영구적으로 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상 속 남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해당 남성의 소재를 파악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12 20:22:51【 샌프란시스코=홍창기 특파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텐더로인. 마약과 노숙자, 악취로 악명이 높은 지역이다. 낮에도 혼자 돌아다니기 쉽지 않다. 그러나 8일(현지시간) 찾은 텐더로인에서는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거리 곳곳을 가득 메우던 노숙자들의 텐트가 사라졌다. 마약에 취해 누워있는 노숙자가 많아 악명이 높은 텐더로인 내의 터크 스트리트도 깨끗했다. 마약에 중독돼 길에 누워있는 노숙자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악취를 유발했던 그들의 배설물도 깔끔히 청소됐다. ■APEC 앞두고 대대적인 텐더로인 정비이날 거리에서 만난 노숙자들은 생필품이 든 것으로 보이는 손가방을 들고 마지못한 듯 텐더로인을 벗어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시가 텐더로인을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시내 곳곳에서 대대적인 '홈리스 스위핑(정리)'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숙자 무리 중 일부는 텐더로인의 남쪽 지역과 가까운 샌프란시스코시청(시빅센터) 쪽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시는 APEC 회의를 염두에 두고 노숙자 텐트촌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고민을 실행에 옮겼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은 "샌프란시스코시는 APEC 회의를 위해 노숙자 쉼터를 개소할 예산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모스콘센터에서 멀지 않은 나토마와 8번가에 총 30개의 노숙자 쉼터를 마련하는 동시에 노숙자를 위한 겨울 쉼터 프로그램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시장도 기자회견에서 "정신질환이나 마약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숙자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숙자 쉼터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노숙자들이 사라진 텐더로인 곳곳에서는 노숙자들이 남겨놓은 집기를 치우는 청소차를 볼 수 있었다. 깨끗이 치워진 텐더로인 거리에 노숙자들에게 쉼터 입소를 안내하는 '헬프 센터' 천막이 설치됐다. 쉼터 직원들이 유인물을 나눠줬지만 노숙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샌프란시스코 중심거리인 마켓 스트리트에서 텐더로인으로 진입하는 초입에는 소형 철제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2인 1조로 꾸려진 경찰이 경찰차에 탑승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기자임을 밝힌 뒤 경찰에게 잠복 이유를 질문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고 있다"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노숙자 쉼터 유도 성공할까샌프란시스코 시내 곳곳에서는 경찰과 쉼터 직원들이 노숙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6명의 경찰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모스콘센터와 맞닿은 미션 스트리트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숙자를 둘러싸고 쉼터 입소를 권유하고 있었다. 강제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이는 빌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청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노숙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APEC 회의 기간에 우리는 노숙자 수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브리드 시장은 "우리는 노숙자들을 거리에서 벗어나게 하고 있다"면서 "노숙자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시의 이런 움직임에 노숙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노숙자연합의 제니퍼 프리덴바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에 "APEC 회의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곳곳에서 노숙자에 대한 차별을 목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노숙자는 "경찰이 나가라고 했어. 나가야만 한다고 했어"라고 중얼거렸다. 샌프란시스코의 대대적 정비에도 모든 노숙자가 텐더로인을 떠난 것은 아니다. 텐더로인에서 만난 20대 히스패닉 남성 구티에레즈씨는 "(텐터로인) 북쪽 언덕 쪽으로 올라가보면 노숙자들의 텐트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 측에 텐더로인에서의 노숙자 이동과 노숙자들의 쉼터 입소 상황 등을 질의했지만 시장 측은 바로 답을 하지 않았다. theveryfirst@fnnews.com
2023-11-09 18:32:42【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미국 노숙자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택 비용 상승을 비롯해 저렴한 임대주택 부족,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용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자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전체 노숙자수는 지난해 말 보다 약 11% 증가한 5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2007년에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에 따르면 지난해 단 하루라도 노숙을 경험해본 사람은 미국 전역에서 약 58만2500명으로 벌써 지난해 수치에 육박했다. 미국 중부 덴버지역의 경우 올해 노숙자 수가 32%나 급증했는데 이는 미국 대도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뉴올리언스시의 경우에도 노숙자 수가 15% 증가했다. 이민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하면서 노숙자가 급증하는 주도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쉼터를 필요로 하는 이민자 가족이 급증하면서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번 달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SJ는 올해 노숙자수가 급증한 까닭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앤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때 적용되던 주거 지원 정책 종료를 꼽았다. 이와 관련, 미국 노숙자 단체인 전미노숙자연합(NCH) 도널드 화이트헤드 주니어 전무는 "우리는 이런 지원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을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구호 기금이 노숙자의 증가를 막는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기관인 노숙자합동위원회(USICH)도 NCH와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USICH는 급증한 미국 노숙자 수를 주택 부족과 주택 비용 증가로 풀이했다. 다만 USICH는 "올해 노숙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노숙자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정책 효과가 미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WSJ가 집계한 노숙자수 통계는 미국 전국 각지에서 개별적으로 노숙자 수를 집계하는 150개 단체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미국 노숙자수를 공식 집계하는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올해 말에 노숙자 수를 공식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8-15 09: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