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 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이 일본 도쿄돔에서 화려하게 빛났다. 문동주, 노시환, 문현빈이 그 주역들이다. 노시환은 이번 대회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대한민국이 염원하던 4번타자감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찾아냈다. 노시환은 대회 첫날 호주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3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노시환의 위력은 잘 드러났다. 노시환은 3회 이마이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연장 10회에도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분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 마키 슈고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이바타 감독은 "노시환은 지금 당장 일본에 들어와도 특급 타자" 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노시환은 18타수 7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베스트9에 선정되었다. 문동주는 이번 대회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2실점의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홈런 한방이 아쉬웠지만, 선발로서 제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이번 APBC 이전 항저우 AG 결승전에서 해준것만 해도 문동주는 한국야구의 영웅으로 등극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연령 무시 국가대표를 선발한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선발될 가능성이 큰 선수다. 대한민국이 그토록 염원하던 평속 150km. 최고 160km의 우완 파이어볼러를 얻었다. 문현빈은 비록 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이미 한화이글스에서 역대 신인 최다 경기 출장(137경기)을 경험한 선수이다. 류중일 호에서도 일본전에 좌익수로 선발출장할 만큼 꾸준한 기회를 얻었고, 첫 타석에서는 좌전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내년 시즌 한화의 주전 2루수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 한화 내부에서도 “문현빈 하나만으로도 작년 드래프트는 대성공이다. 신인급 이민준과 김서현도 충분히 내년에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한화 화이글스는 11월 19일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Yonathan Perlaza)를 영입했다. 계약규모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 100만불이다. 페라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1998년생 코너 외야수다. 우투의 스위치히터로, 175㎝·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또한,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젊은 팀 분위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컵스에 입단한 페라자는 지난시즌 트리플A까지 승격, 121경기에서 0.284의 타율, 0.534의 장타율(홈런 23개)에 0.922의 OPS를 기록한 선수다. 물론, 한국야구의 적응 문제를 살펴봐야겠지만, 컨택률이 나쁘지 않고 이정도급 선수라면 충분히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발도 빠르고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 젊음을 두루 갖춘 선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외야수비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수비보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데려온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타격에 대해서 심각한 골머리를 앓았다. 페라자가 중심 타선 한자리를 메워줄 수만 있다면, 수비는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반드시 전력보강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준우가 롯데 잔류를 확정지었지만, 아직 안치홍과 양석환 등이 시장에 남아있다. 수많은 소문이 한화이글스를 향하고 있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국가대표 경기를 뛰며 큰 경험을 쌓았다. 용병 교체도 가장 빠르게 이뤄냈다. 2024시즌을 준비 중인 한화 이글스에 조금씩 서광이 비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19 23:23:2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영광스럽지는 못해도, 최악은 면하고 싶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누구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화 팬들에게 이번 주말은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한화 이글스가 홈에서 롯데와의 2023년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비록, 상위권 팀들처럼 가을야구를 축하하는 멋진 피날레는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최근 4년간 가장 의미있는 피날레를 준비 중이다. 일단,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한화는 4년 연속 최하위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한화는 이번 롯데와의 3연전에서 전패를 하면 무조건 최하위다. 하지만 반대로 1승만 해도 지긋지긋하던 최하위를 벗어나게 된다. 키움은 이미 2023시즌을 끝마쳤다. 따라서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최하위를 결정짓는 순위 결정전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로서는 4년 연속 최하위는 끔찍한 악몽이다. 무엇보다 팬들이 한화의 최하위 탈출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마지막까지 싸워야할 의미는 충분하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최하위 뿐만 아니라 8위도 걸려있다. 사실, 삼성에게는 8위가 큰 의미를 갖기는 힘들다. 하지만 한화에게는 다르다. 한화는 8위로 올라갈 수 있다면 한 계단이라도 더 올라서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은 대구에서 SSG와 일전을 펼친다. SSG는 3위 자리 수성을 위해서 사정이 급박하다. 하지만 삼성도 8위 수성을 위해 에이스 뷰캐넌이 나선다. 그 다음에는 NC와의 마산 원정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해당 경기에서 삼성이 2패를 하고, 한화가 2승 1패를 하면 순위는 뒤집힌다. 한화가 8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삼성이 1승이라도 하게 되면 한화는 롯데에게 3전 전승을 해야 8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한화는 이번 3연전의 선봉으로 ‘페냐’를 내세운다. 롯데는 현재 용병 선수들을 모조리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힘을 빼고 있다. 그래서 탈꼴찌에 대한 가능성은 일단 더욱 높아진 상태다. 여기에 이번 3연전에는 노시환의 3할 30홈런 100타점도 걸려있다. 한화 팬들은 이번 시즌에 문동주와 신인왕과 노시환의 MVP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현재 MVP 경쟁은 NC의 외국인 에릭 페디가 워낙 강력하다. 따라서 노시환도 이에 대항할 무기가 필요하다. 한화 이글스는 역대 2명의 홈런왕을 배출 한 바 있다. 장종훈과 김태균이다. 여기에 노시환은 홈런뿐 아니라 타점(99점)과 장타율(0548)도 1위다. 타격 3관왕이 가능하다. 전신 빙그레 포함 이글스 타자의 타격 3관왕은 1992년 홈런·타점·장타율 1위에 올랐던 장종훈 위원이 마지막이다. 노시환이 31년 만에 이 대기록을 노린다. 현재 노시환은 0.299에 99개의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2위 최정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사실상 홈런왕을 확정한 가운데, 3할과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도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는 중요한 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3할에 30홈런-100타점 그리고 3관왕을 확정한다면 MVP 경쟁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한 여지가 생긴다. 과연, 한화의 마지막 순위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노시환은 의미 있는 대기록을 달성할 것인가.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마지막 3연전을 앞둔 한밭벌로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14 12:35:32대한민국이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결승 진출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박세웅, 일본은 도요타 소속의 우완 가요 슈이치로가 선발로 나섰다. 이번이 4번째 성인 국가대표인 박세웅은 이 대회 전까지 국제 무대에서 7경기 1승 1패 12⅔이닝 17탈삼진 평균자책점 1.42를 거뒀다. 한국은 김혜성(2루수·키움 히어로즈), 최지훈(중견수·SSG 랜더스), 윤동희(우익수·롯데 자이언츠), 노시환(3루수·한화 이글스), 문보경(1루수·LG 트윈스), 강백호(지명타자·kt wiz), 김주원(유격수·NC 다이노스), 김형준(포수·NC), 김성윤(좌익수·삼성 라이온즈)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투수전이었다. 박세웅과 가요 슈이치로의 투수전이 불을 뿜었다. 박세웅은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포심과 커브, 슬라이더를 조합하며 4회까지 77개를 던지며 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1회 1사 13루의 위기를 잘 넘긴 것이 큰 힘이 됐다. 1사 1,3루 상황에서 문보경이 펜스에 부딪히며 파울플라이를 잡아냈고, 다음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어갔다. 반면, 타선은 예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1회부터 한국은 불운이 계속됐다. 1회 김혜성이 볼넷으로 살아나갔지만, 최지훈의 타구가 가요 슈이치로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더블아웃이 됐다. 3회에도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노시환이 바깥쪽 공에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윤동희가 2루에 도루를 하다가 기나미 포수의 빠른 송구에 아웃됐고, 문보경이 투수 가요 슈이치로의 직선타구에 아웃이 되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번째 점수는 6회 말에 나왔다. 선취점은 대한민국의 몫이었다. 가요의 투구수가 80개가 넘어가면서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혜성이 중견수 방면의 안타를 때려냈고 중견수의 포구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최지훈이 절묘한 번트로 김혜성을 3루까지 보냈고, 윤동희가 볼넷으로 나가면서 맞이한 1사 1,3루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노시환이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가요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서 좌익수쪽 깊숙한 희생 플라이를 만들어냈다. 대한민국의 선취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7회초 최지민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최지민은 사사가와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대타 무코야마를 상대로 유격수쪽 땅볼을 유도해내며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8회에 박영현을 투입했다. 2사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박영현은 시모카와를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박영현이 분위기를 잡아주자 8회말에 추가점이 나왔다. 대한민국은 김혜성의 볼넷과 최지훈의 번트로 만든 2사 2루 찬스에서 노시환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아냈다. 9회초에도 위기가 왔다. 일본에게 1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병살타로 마무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대한민국은 큰 고비를 넘겼다. 한국은 대만이 중국을 이겨주고, 6일 열리는 중국전마저 잡으면 대만과 함께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훈갑은 박세웅이다. 박세웅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만을 내준 채 삼진 9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태극마크를 단 박세웅의 역투는 처음이 아니다. 특히 '참사'로 기억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박세웅은 한국 마운드의 자존심을 지켜준 투수였다. 1번 김혜성이 2개의 득점, 4번 노시환이 2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박영현은 2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5 15:25:0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삼성의 영건 에이스 원태인이 홍콩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홍콩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원태인을 선발로 전격 예고했다. 원태인은 올 시즌 145이닝에 3.1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토종 에이스다. 2019년 삼성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래 단 한번도 100이닝 이하를 던진적이 없다. 특히 2020 시즌부터는 전부 140이닝 이상을 던지며 삼성의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국제 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원태인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은 바 있다. 145km 이상을 넘나드는 포심과 체인지업이 특히 일품이다. 타순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장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1번 타자 2루수를 맡는 가운데 최지훈(SSG 랜더스·중견수)이 2번 타자로 나선다. 노시환(한화 이글스·3루수), 강백호(kt wiz·지명타자), 문보경(LG 트윈스·1루수)은 3∼5번 클린업 트리오를 맡는다.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우익수), 박성한(SSG·유격수), 김형준(NC 다이노스·포수), 김성윤(삼성·좌익수)은 6∼9번 타순에 배치됐다. 한국은 말 공격, 홍콩은 초 공격을 펼친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규정을 따르며 5회 이후 15점 이상, 7회 이후 10점 이상 벌어지면 콜드게임(Called Game)이 선언된다. 한국 이날 경기 이후 내일 숙적 대만을 만나게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1 19:21:48[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경북고 3학년 전미르(18)는 고교야구에서도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올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가진 출중한 재능 탓이다. 전미르는 올 시즌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물론, 고교에서 투타를 병행하는 것은 흔한 광경이지만, 전미르는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투수와 타자 중 하나의 재능이 더 출중하기 마련인데, 전미르는 그 재능이 상당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뛰어나다. 일단, 투수 쪽에서 보면 큰 경기에 강하고 제구력도 우수하다. 37이닝 동안 사사구는 11개뿐이다. 2학년 당시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홀로 7이닝을 버티며 대전고를 꺾기도 했다. 명문고야구열전에서는 단 1점도 주지않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덕수고, 광주일고, 대구고전에서 보여준 피칭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 강호 대구고전에서는 9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이마트배 마산용마고전에서는 149.4km를 아로 새겼다. 손 감각이 좋고, 제1변화구인 슬라이더도 나쁘지 않다. 성격도 투수 성격이다. 승부욕이 강하다. 전국대회에서 전미르는 한 번도 자신의 역할을 못한 적이 없다. 많은 관계자들이 이런 전미르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본다. 문제는 투수로서 메커니즘.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는 공을 많이 던져야 한다. 그런데 전미르는 팔이 상당히 많이 벌어지는 투구 형태다. 이를 근력으로 안으로 끌고 들어오기는 하지만, 부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현장의 지적이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프로에 들어오면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전력투구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선발이 120개를 전력으로 던질 수가 없다. 즉 메커니즘으로 부드럽게 던질 줄 알아야 선발을 할 수 있다. 불펜 투수도 매일 공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힘으로 욱여넣어서 던지면 프로에서는 얼마 못가서 부상을 당하기가 쉽다. 투구폼 수정은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가 윤영철이다. 프로구단 해당 관계자는 “윤영철은 충분히 145km를 던질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윤영철은 영리해서 그 스피드를 계속 내면 팔이 못 버틸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130km 후반의 스피드로 계속 밸런스로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전미르의 자질을 타자로서 보는 관계자도 꽤 많다. 프로에서 희소한 거포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꽤 큰 선수다. 신장이 좋은데다가 공을 때리는 감각이 상당히 좋다. 타구 스피드가 고교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타구 스피드를 거짓말을 하지 않는 지표다. 여러 가지면에서 노시환(한화)의 고교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타격도 배트스피드나 파워는 높지만 정교하지는 못하다. 프로의 빠른 공이나 변화구를 어느 정도로 대처할 수 있을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스윙이 퍼져나오는 편이기에, 몸쪽 공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 바깥쪽이나 높은 공은 걸리면 새카맣게 넘어간다. 경남고 시절의 노시환과 비슷한 문제를 전미르도 갖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나는 이 선수를 타자로 본다. 그런데 포지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개인적으로는 발이 느리지 않고, 어깨도 좋으니 3루수로 한번 키워보면 잘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전미르는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고려되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선발도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다. 재능 자체가 출중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지명 순번은 1라운드 상위권이 될지, 하위권이 될지 아니면 더 밀리게 될지 아직 쉽게 감을 잡기가 힘들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확연하게 달라지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작년 6번에 지명된 김건희보다 투타에서 모두 낫다”라며 1라운드 지명을 예측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1라운드급 선수는 맞다. 하지만 타자로보면 포지션이 없다. 또한, 육성 기간을 필요로 한다. 즉 투수에서 높은 평가를 못하고 타자로만 본다면 그의 지명 순번은 예상보다 많이 밀릴 수도 있다”라고 예상한 관계자도 있다. 분명 재능은 있다. 하지만 장단점이 뚜렷하다. 그런 점이 야구예능 최강야구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래서 재미있다. 과연 그는 1라운더로서의 자격을 증명할 것인가. 이번 청룡기가 전미르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7-04 22:35:50[파이낸셜뉴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8년 여름. 당시 드래프트는 뜨거웠다. 역대급 재능의 출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도 그럴것이 경남고에 1차지명급 선수가 2명이나 나왔다. 서준원(당시 경남고 3학년 - 전 롯데 자이언츠)과 노시환(23, 한화이글스)이 그들이었다. 하지만 노시환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서준원이 전국 최대어급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1차지명에서는 완전히 소외되었다. 은사인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시환이가 고교 시절 당시 타격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중학교때부터 야구를 잘했던 녀석인데, 준원이한테 워낙 가리다보니 멘탈이 무너지기도 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노시환은 중학교 시절 이미 140km/h를 던졌던 최준용에게 백스크린을 맞히는 대형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재능이 탁월한 선수였다. 그뿐 아니었다. 서울에는 타자로서 김대한(당시 휘문고 3학년 - 두산)이 있었고, 대구에는 원태인(23,삼성라이온즈), 광주에는 김기훈(23, 기아타이거즈)이 있었다. 노시환은 그들보다 아랫급으로 평가받았다. 약점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타순은 6번이었다. 하지만 다르게 평가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정훈 전 한화이글스 팀장(현 두산 베어스 2군감독)과 당시 신진 팀원이었던 정민혁 스카우터(현 한화 이글스 팀장)이었다. 스카우트 팀장을 맡고 있었던 이 감독은 “아직 사람들이 타자를 잘 볼 줄 모르는 것 같다. 약점이 많다? 노시환은 임팩트 순간의 파워와 유연성이 정말 뛰어난 타자다. 타고난 홈런 타자다. 수비도 좋다. 어깨가 좋고, 공을 낚아채는 순발력도 좋다”라며 그에게 강한 확신을 가졌다. 이정훈 팀장은 드래프트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노시환을 뽑겠다"라고 대놓고 공개적으로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파격 중에 파격이었다. 물론, KT와 삼성이 해외파인 이대은과 이학주를 지명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노시환은 한화의 3루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핵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시환은 시범경기에서 최준용·원태인 등에게 홈런을 때려내는 등 무려 5개의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그뿐 아니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 2연전에서 10타수 6안타 타율 6할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2연패했지만, 채은성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스미스의 이탈 속에서 키움과 이틀 연속 명승부를 이어갔던 것은 노시환의 맹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는 채은성의 활약 여부와 무관하게 채은성의 영입이 노시환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주장 정우람은 미디어데이 당시 “시환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저 어린 친구가 혼자서 뭘 해보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보니까 버거워하더라. 하지만 채은성이 들어와서 그런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지 않는가. 많이 편해졌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화 프런트 관계자는 노시환의 우산 효과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채은성의 돈값은 하고도 남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노시환의 홈런은 맞는 순간 뻗어 나간다. 그 누구도 홈런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거기에 밀어치기 능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몸쪽 바싹 붙는 공을 잡아당길 수 있는 소위 ‘티라노 타법’을 장착했다. 이것이 가장 크다. 몸쪽과 바깥쪽에 모두 장타를 때려낼 수 있다면 노시환의 홈런 개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는 스미스의 이탈로 마운드가 구멍이 생겼고, 수비도 불안하다. 하지만 타력만큼은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노시환-채은성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제 한화 팬들 그 누구도 포스트 김태균 후보가 노시환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당시 악바리 이정훈 팀장을 위시한 한화 스카우트팀의 확신은 현실이 될것인가. 이제 고작 2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4-03 21:32:132022 프로야구를 지배하는 현상은 ‘투고타저’다. 올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은 25일 현재 3.38로 지난해(4.44)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팀 타율 역시 2021년 0.260에서 0.242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보인다. 넓어진 S존의 최대 수혜자는 빠른공 투수들이다. 150㎞ 강속구에 핀 포인트 제구를 갖추면 이상적이겠지만 대부분 투수는 그렇지 못하다. 강속구 투수들이 1군 무대서 견뎌내지 못하는 이유다. 조금 어긋나면 볼넷이고 가운데 넣으면 얻어맞았다. 올해는 달라졌다. 약간 벗어나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기 때문이다. 시속 150㎞ 불같은 강속구 투수들이 유리해졌다. 덕분에 보기 드물게 빠른 볼 투수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난 23일 대전 한화구장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놀라웠다. 148㎞. 빠르긴 하지만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직구가 아닌 변화구라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직구와 변화구의 중간 구종인 커터였다. 마운드에 선 투수의 이름이 알쏭달쏭 기억에 맴돌았다. SSG 조요한(22), 누구지. 191㎝, 100㎏의 좋은 체격에서 펑펑 꽂아넣는 빠른공이 인상적이었다. 어디서 저런 투수가 나왔을까. 그는 1이닝 동안 13개 공을 던졌다. 직구 7개, 커터 6개였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4㎞, 최저는 152㎞였다. 커터는 146~148㎞. 도무지 거침이 없었다. 마운드에 올라서 처음 상대한 타자는 노시환(한화). 이 둘을 보는 순간 문득 기억이 떠올랐다. 초구는 직구. 첫 타석에 홈런을 때린 한화 4번 타자에게 초구 몸쪽 직구를 던질 신인급 투수가 몇이나 될까. 안으로 말려들며 볼. 멈칫하며 노시환의 몸이 뒤로 빠졌다. ‘내가 아는 그 조요한이 맞나?’ 그런 눈빛이었다. 동기생인 노시환과 조요한은 경남고와 광주일고 시절 ‘제5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 함께 출전했다. 예선리그서 맞붙었다. 당시만 해도 조요한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0㎞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노시환은 2학년 때부터 경남고 4번을 친 장거리포였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도 몸쪽 직구였다. 이번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왔다. 노시환이 힘껏 배트를 휘둘렀으나 약간 타이밍이 늦어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노시환의 배트가 늦을 정도로 위력적인 공이었다. 5번 하주석에게는 커터만 내리 3개 던졌다. 2루 땅볼 아웃. 6번 김태연을 맞아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커터로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승부구인 커터의 스피드는 148㎞였다. 조요한은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2년제인 동강대를 거쳐 프로의 관문을 뚫었다. 고교시절 140㎞에 간신히 턱걸이하던 스피드가 최고 157㎞로 일취월장했다. 그러니 4년 만에 만난 노시환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요한뿐 아니다. ‘투고타저’인 올 시즌 유난히 강속구 투수들이 눈에 띈다. 24일 키움전서 마수걸이 승을 올린 한승혁(29·KIA)도 파이어볼러다. 7회까지 탈삼진 6개를 기록하며 2실점 KIA에 위닝시리즈를 안겨줬다. 최고 구속은 153㎞. 이밖에도 김시훈(NC), 최건(롯데), 백승현(LG), 김윤수(삼성), 이르면 다음달 첫선을 보일 슈퍼루키 문동주(한화) 등 각 팀의 150㎞대 투수들이 비상을 꿈꾸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2-04-25 14:11:44제4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은 부산 구덕야구장서 열린 마지막 공식대회였다. 부산 야구의 요람 구덕야구장은 이 대회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대회 경남고 4번 타자는 노시환(21·한화)이었다. 당시 노시환은 2학년. 원래 포지션은 3루수였다. 하지만 3루에는 터줏대감이자 3학년 한동희(22·롯데)가 버티고 있었다. 노시환은 1루를 보았다. 둘 다 강한 어깨에 훌쩍 담장을 넘기는 강력한 파워를 장착했다. 노시환은 가끔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이듬해인 제5회 대회선 부산고와의 결승서 경기 후반 마운드에 올랐다. 선배 한동희는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성했다. 다음은 노시환 차례. 하지만 최고 150㎞를 던지는 동기생이자 투수 서준원이 있었다. 롯데엔 같은 포지션에 1년 선배 한동희가 이미 입단해 있었고. 결국 노시환은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다. 노시환의 부모들은 롯데 아닌 한화에 선택되자 부산에서 대전으로 이사를 단행할 만큼 뒷바라지에 열성이었다. 노시환은 입단 첫해 91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1할대 타율(0.186)에 그쳤다. 2년차인 지난해 홈런 12개로 주목받았다. 타율은 0.220으로 높지 않았다. 노시환이 타격에 제대로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입단 3년차인 올해다. 공교롭게도 1년 선배 한동희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한동희는 1,2년 차 때 가능성만 인정받았다. 3년차인 지난해 1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포스트 이대호’라는 높은 평점이 주어졌다. 이대호(39·롯데)는 어땠을까. 이대호는 한동희, 노시환에게 경남고 3루수, 4번 타자라는 공통점을 물려준 대선배다. 이대호는 고교시절 투수, 1루수, 3루수를 번갈아 보았다. 이대호는 이들보다 한 해 늦은 4년차 때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2년차 8개, 3년차 4개로 감질나던 홈런 수가 4년차에 20개로 크게 늘어났다. 이와함께 경남고 4번 타자에서 롯데 4번 타자, 나아가 ‘조선의 4번 타자’로 탈바꿈했다. 한동희, 노시환은 선배 이대호보다 한박자 빠르게 ‘거포 선언’을 했다. 특히 올해 노시환의 성장이 눈에 띈다. 26일 현재 홈런 3위(6개), 타점 1위(23개)에 올라 있다. 타율도 3할대(0.328)로 한화 타선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노시환은 고교시절 1학년 때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학년 때는 4번에 기용될 만큼 타격을 인정받았다. 뛰어난 파괴력을 지닌 선배 한동희조차 노시환과 비교되면 “정확도에선 앞서지만 파워는 뒤진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지난해 두 자리 수 홈런으로 힘을 과시한 노시환은 올해 KBO리그를 뒤흔들어 놓을 만큼 확 달라졌다. 대개 홈런타자들이 그렇지만 노시환은 몰아치기에 능하다. 올해 6개의 홈런은 3경기서 나왔다. 경기당 두 방씩이다. 3경기서 쓸어담은 타점만 17개다. 24일 LG전서는 공격력의 한계점까지 보여줬다. 연타석 홈런 포함 4안타 5타점. 한동희는 느리지도 급하지도 않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타율 0.292, 홈런 3개, 15타점이다. 이들 경남고 4번타자 3루수 출신들은 모두 타격 3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들 셋이 시즌 마지막에 받아들 성적표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4-26 13:55:19한동희(21·롯데)와 노시환(20·한화)은 경남중·고를 졸업했다. 한동희가 1년 선배다. 이 둘은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다. 2018년 한동희가 졸업하면서 3루 포지션을 노시환에게 물려주었다. 노시환의 1, 2학년 때 포지션은 1루. 한동희도 그랬다. 한동희는 3학년 때 4번 자리를 줄곧 지켰다. 노시환도 그랬다. 2017년 3월 부산 구덕야구장서 열린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경남고 중심타선은 3번 1루수 노시환, 4번 3루수 한동희로 짜여졌다. 일 년 내내 그랬다. 이 둘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선배 한동희가 펄펄 날면 노시환의 눈빛이 달라진다. 후배 노시환이 적시타를 터트리면 한동희는 홈런을 때렸다. 이들을 길러낸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일 년 차이지만 분명 경쟁의식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동희가 6일 KT전서 2회 시즌 13호 홈런을 터트렸다. 4일 롯데와의 경기서 노시환이 10호 홈런을 때린 후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을 지켜 본지 48시간 만이다. 뿐만 아니다. 노시환이 1일 두산전서 9호 홈런을 날리자 다음날 한동희는 한화전서 12호를 쏘아 올렸다. 노시환은 올 시즌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롯데전서 4개를 때려냈다. 한동희의 13개 아치 중 5개는 한화 투수로부터 얻어냈다. 야구장서 서로 상대의 활약 모습만 지켜보아도 자극이 된다. 올해 먼저 손맛을 본 쪽은 한동희다. 5월 17일 한화전서 1호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자 4일 후 노시환이 KT를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6월 말까지 노시환이 4개로 앞서 가자 한동희는 7월 7개의 홈런을 양산해냈다. 2020년 7월 한달은 한동희가 롯데 미래의 주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간이다. 9일 한화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한동희가 펑펑 홈런을 터트리자 이번엔 노시환이 달라졌다. 노시환은 5월 타율 0.209, 6월 0.169, 7월 0(3경기 출전)의 부진을 보였다. 8월에는 0.288로 확 바뀌었다. 8월 1일 6번 타자로 시작한 노시환은 한달 후 5번으로 올라왔다. 9월 16일 LG전서는 3번 타자로 출전해 홈런을 터트렸다. 3번 타자는 노시환의 고2때 타순이다. 노시환은 단숨에 한화의 미래로 떠올랐다. 한동희와 노시환은 같은 듯 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한동희 쪽이 좀 더 부드럽고, 파워는 노시환이 앞선다. 공격과 수비 공히 그렇다. 한동희가 어려운 타구를 더 잘 건져내지만 노시환의 어깨가 좀 더 강하다. 타격에서 한방 능력은 노시환이 뛰어나다. 정확도 면에선 한동희의 우세다. 그 차이는 미세하지만. 둘 다 수비와 공격 능력을 두루 갖춘 3루수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 롯데는 여전히 가을 야구 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화는 일찌감치 리빌딩에 들어갔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10-07 18:24:01【 군산(전북)=성일만 기자】 지난해 2월 말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취재를 위해 부산에 갔을 때 일이다. 서울은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이었지만 남녘 부산에는 막 개나리가 노란 꽃망울을 머금고 있었다. 한동희(롯데), 예진원(넥센), 최민준(SK) 등 주축선수들을 취재하기 위해 전광열 경남고 감독을 만났다. 전 감독은 얘기 도중 불쑥 "진짜 비밀 병기는 따로 있습니다"며 묻지도 않은 말을 꺼냈다. 2학년 노시환(18.경남고-한화 2차 1지명)을 주목해 보라는 귀띔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느 정도 클래스이기에 한동희, 예진원을 제치고 노시환을 주목하라고 할까. 최민준은 투수. 노시환은 2학년 1년 동안 공식 대회서 4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3학년이던 한동희는 5개, 투타를 겸한 강백호(서울고-kt)는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강백호는 프로 입단 첫해 29개, 한동희는 4개의 홈런을 각각 기록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올 3월 부산의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 제5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을 지켜보기 위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했다. 한화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과도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노시환이 화제에 올랐다. "지난 한 해 지켜봤는데 좋은 타자더라"는 기자의 말에 "에이, 우리한테까지 순서가 오겠습니까"라며 손사래를 쳤다. 마음속에 있다는 의미로 새겨들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한화는 2차 1번으로 노시환을 지명했다. 바로 앞 순위였던 삼성은 해외파 이학주(28)를 선택했다. 한화는 이범호(37.KIA.2000년 2차 1지명) 이후 3루수 흑역사에 시달려왔다. 마땅한 후보가 나타났나 싶으면 도중하차하기 일쑤였다. 장거리포를 갖춘 내야수. 한화의 18년 소망에 딱 들어맞는 선수가 노시환이다. 한화가 2차 1번 카드를 망설임 없이 던진 이유다.올해 한화는 151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7위였다. 두 자리 수 이상 홈런을 기록한 타자 수는 5명뿐이었다. 두산과 롯데, kt, SK는 10개 이상 홈런을 때린 타자가 8명이나 됐다. LG와 삼성은 7명, 넥센과 KIA, NC는 각각 6명씩이었다. 한화의 홈런포 수가 가장 적다. 다이나마이트 타선으로 불리던 한화의 가장 아픈 부위다. 노시환은 한화의 미래 4번 타자다. 주전을 차지할 시점은 점치기 힘들지만 한 번 그 자리에 오르면 장기집권을 할 수 있는 재목이다. 유격수까지 맡아 볼 수 있어 유틸리티 플레이 역할도 가능하다. 노시환은 경남중 시절 유격수였다. 그만큼 글러브를 사용하는 감각이 좋다. 간간이 투수로도 나설 만큼 어깨가 강하다. 본인의 말로는 최고 구속 146㎞를 기록했다고 한다. 183㎝, 95㎏의 체격 조건도 뛰어나다. 노시환은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베스트 9에 선발됐다. 무려 6할대(0.692)의 강력한 화력으로 한국을 4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려놓았다. 노시환은 김대한(휘문고-두산)과 함께 중심타선을 지켰다. 노시환은 올해 고교야구 공식대회서 타율 3할9푼7리, 홈런 4개를 기록했다. 본인의 기억으로는 홈런 5개를 때렸다고 한다. 한 개의 오차는 공식대회와 연습 경기를 혼돈한 듯. 노시환의 롤 모델은 이대호(롯데)와 이승엽(전 삼성)이다. "이대호 선배의 타격과 이승엽 선배의 인품을 닮고 싶습니다. 3루수 시절 이대호 선배가 보여준 강한 어깨와 파워를 늘 동경해왔습니다. 이대호 선배처럼 부드럽게 쳐서 담장을 넘기는 홈런 타자가 됐으면 합니다."노시환은 전북 군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99회 전국체전을 끝으로 고교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꽃범호'에 이어 18년 만에 한화 '꽃시환'의 신화를 기대해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18-10-15 17: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