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들은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한 헬스장에 '아줌마 출입 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었다. 업주 "진상고객들이 빨랫감까지 싸와요" 안내문에는 빨간 글씨로 '아줌마 출입 금지'라고 쓰여있으며,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 가능'이라는 다소 황당한 문구가 적혀있다. 또 해당 안내문에는 '아줌마와 여자 구별법'이라는 8가지 항목도 기재되어 있다. 안내문에 적시된 아줌마와 여성을 구별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①나이를 떠나 공짜 좋아하면, ②어딜 가나 욕먹는데 왜 욕먹는지 본인만 모르면, ③대중교통 이용 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면, ④둘이 커피숍 와서 커피 1잔 시키고 컵 달라고 하면, ⑤음식물 쓰레기 몰래 공중화장실이나 변기에 버리면, ⑥자기 돈 아까워하면서 남의 돈은 아까운 줄 모르면, ⑦기억력과 판단력이 부족해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⑧넘어져 자빠지면 주님 말고는 아무도 안 도와줄 때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헬스장 측은 헬스장 운영 과정에서 아주머니들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많아 '노아줌마존'을 시작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헬스장 업주는 "진상 고객들이 헬스장으로 빨랫감을 챙겨와 오랜 시간 동안 빨래를 하는 탓에 수도비가 배로 나왔다"며 "샤워실에서 젊은 여성 회원에게 "애 잘 낳겠네"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변호사 "일부 손님 제한, 법률적으로 가능" 제보자 A씨는 "업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글을 올렸을까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성별과 연령을 기준으로 헬스장 입장을 제한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에 따르면 노키즈존·노시니어존처럼 업주가 일부 손님을 제한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법률적으로 가능하다. 계약자유의 원칙이란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한 상대방과 그 법률관계 내용을 자유롭게 합의하고 그 합의를 법이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을 승인하는 원칙을 일컫는다. 원칙의 내용엔 '상대방 선택의 자유'도 포함돼 있으나 상대방 선택의 자유도 재판 혹은 노동관계법 등 법률에 따라 어느 정도 제한받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11 09:31:24“버스터미널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노인들이 무리를 만들어 옆쪽으로 새로운 줄을 만들어서 먼저 탔어요” “놀이공원에 놀러 갔는데 할머니와 5살쯤 보이는 남자아이가 새치기해서 따졌더니 원래부터 앞에 있었다고 오히려 화를 냈어요” “영화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줌마가 혼자 서 있다가 입장할 때 되니깐 10명이 우르르 몰려와서 먼저 입장했어요” 버스·지하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놀이공원·영화관 문화생활을 즐길 때,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할 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줄 서기 전쟁(?)을 치른다.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순서를 지키는 이유는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는 ‘새치기족’ 때문에 불편한 상황들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더구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양보를 강요하고, 자신들의 편리함을 위해 저지른 생각 없는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줄을 못 본 건지, 못 본 척하는 건지, 줄을 설지 모르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급한 일이 있는 건지 그들의 파렴치한 행위에 기가 찰 노릇이다. ■ 새치기하며 되레 큰소리, 부끄러움 모르는 어른들 평일 오후 김주희(가명·33)씨는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 후 지하철이 도착해서 탑승하려는데 60대 보이는 할머니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새치기해서 먼저 탑승했다. 주희씨는 조심스럽게 “할머니, 제가 먼저 서 있었는데요”라며 말을 건넸다. 그러자 할머니는 주희씨를 노려보더니 “뭐라고? 뭐라고 했어?”라며 화를 냈다. 이에 주희씨가 재차 “제가 먼저 줄 서 있었다고요. 순서를 지키셔야죠”라고 말했는데 할머니는 “참 별나다 별나. 뭘 그런 걸 따져? 먼저 탈수도 있지”라며 막무가내였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50대 아주머니 두 분이 주희씨를 대신해 다시 할머니에게 따졌다. “우리가 봤는데 할머니가 새치기하셨잖아요, 어른이 어른답게 행동해야지. 나이만 먹었다고 다 어른인가요? 요즘 애들은 이런 거 다 지켜요. 우리 어른들도 지켜야지”라며 면박을 줬다. 그 후 할머니의 반응은 정말 가관이었다. 할머니는 “뭐라고? 나보다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라며 육두문자를 쓰며 노발대발했다. 할머니는 지하철을 내릴 때까지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다른 줄은 사람 한 명도 없었는데 거기서 타면 되지”라며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주말에 친구들과 뷔페를 간 강형식(가명·32)씨는 초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줄은 지그재그로 꼬여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형식씨 순서가 다가왔는데 갑자기 중년 부부가 그릇을 들고 주위를 맴돌았다. 눈치를 보던 중년부부는 형식씨가 음식을 뜰려고 하자 대뜸 끼어들었다. 이에 형식씨는 정중하게 “뒤쪽으로 가서 줄 서셔야죠. 뒤에 기다리는 사람 안 보이세요?”라고 말했다. 중년부부는 형식씨를 째려보며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런데 잠시 후 주위를 계속 살피더니 기어이 더 앞으로 가서 새치기에 성공(?)했다. 형식씨는 “새치기를 하는 어른들을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알 것 다 아시는 분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이어 “새치기도 습관인 것 같다”며 “제발 좀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운 줄 알고 반성하고 순서를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 새치기 대처법도 등장.. ‘노어른존’ 만들어야 하나? 새치기족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새치기에 대한 대응법도 있어 화제다. 유튜브에서 새치기를 검색한 결과, ‘새치기 응징’, ‘새치기 사이다’, ‘새치기 당했을 때’ 등 많은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1년 전에 업로드된 ‘새치기 당했을 때 대처법’이 눈길을 끌었다. 조회 수 287만회를 기록한 이 영상은 새치기 대처법으로, ‘새치기에는 새치기로 대응’, ‘여러 사람의 동조를 이끌어 내며 대놓고 면박하기’, ‘새치기 불가능하게 줄을 타이트하게 서기’ 등이 있었다. 2,000개 이상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새치기는 너무 짜증 나고 치사해요”, “나이가 깡패다”, “새치기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새치기하면 싫어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은 다양하지만 중장년층·노인들의 새치기가 특히 심하다. 이런 현상 때문에 노키즈존(영유아와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곳)처럼 ‘노어른존’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채종민(가명·39)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무임승차를 하는 노인들의 새치기가 활발하고 눈에 띈다”며 “출퇴근 시간대에는 무임승차를 없애고 요금을 받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100세 시대에 65세 이상은 더 이상 노인이 아닌 것 같다”며 “나이 드신 만큼 어른답게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4년 여행 가격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는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공항 에티켓’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행객 10명 중 6명(62.7%)이 새치기를 가장 불쾌한 행동으로 꼽았다. 2017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출근길 꼴불견 유형’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치기하는 사람(10%)’이 3위를 차지했다. ■ 경범죄로 처벌 가능.. “나이는 벼슬 아냐, 기본 상식 지켜야” 새치기는 경범죄 처벌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제3조 36호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승차·승선, 입장·매표 등을 위한 행렬에 끼어들거나 떠밀거나 하여 그 행렬의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은 5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신고 방법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담당자는 “신고하는 사람도 없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법은 만들어져 있지만 생활질서를 책임지는 담당자조차 어떻게 처벌할 수 있는지 방법을 모르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젊은 사람은 무조건 양보해야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나이는 벼슬이 아니다. 새치기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인데 모른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양보는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는 돈 내고 양보를 강요받고, 누구는 돈 안 내고 양보를 강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기본을 지키면 꼰대 소리 듣지 않고, 최소한 중간은 간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2019-01-24 16:40:20#1. 휴일에 아이를 데리고 모처럼 동네 맛집을 찾은 주부 A씨(35)는 기분만 상했다. '유모차 출입금지'라는 주인의 말에 '아이가 잔다'며 양해를 부탁했지만 돌아온 것은 "유모차는 밖에 세워두라"는 냉정한 답이었다. A씨는 "식당이 좁아 유모차가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사람도 별로 없었고 아이가 자고 있다는데도 '절대 안된다'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며 씁쓸해했다. #2. 경기도 광교신도시 주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B씨(22)는 "애들이 정말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주부 손님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 각종 사고를 치기 때문이다. B씨는 "아이가 카페를 뛰어다녀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다가 어디에 부딪히거나 사고가 나면 카페 탓을 한다"며 "저번에는 치킨까지 시켜서 4~5시간을 놀다간 아줌마들도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일부 식당과 카페 등이 '미취학 아동 출입 금지'를 선택하면서 '노키즈 존(No Kids Zone)' 논란이 뜨겁다. '노키즈 존'이란 5세 미만.미취학 아동.유모차 등 조건은 다소 다르지만 어린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을 말한다. 서울의 일부 카페나 식당, 술집이 많은 유흥가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것이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늘고 있다. 이들이 '노키즈 존'을 선택하는 것은 부모와 함께 찾은 아이들이 뛰고 울고 소란을 피우면서 사고 발생 위험이 크고, 다른 고객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키즈 존'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향한 차별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번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제를 '노키즈존 논란, 차별일까 구별일까'로 정하고 그 실태를 짚어봤다. ■"기저귀 갈고 싸우고…민폐" 최근 한 포털의 커뮤니티에 '호프집에 갓난아이 데리고 온 부부' 사연이 올라오면서 '노키즈 존'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호프집 알바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갓난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가 '아기 의자'와 '아이가 먹을 음식'을 요구하면서 결국 실랑이로 번진 사연을 전했다. 이를 두고 "왜 술집에 애를 데리고 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술집이 노 키즈 존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 것.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 몇 군데만 들어가 봐도 이런 사연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사례가 '식당에서 기저귀를 갈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갔다', '카페에서 전시된 상품을 깨부수고 오히려 애 다쳤다고 비난했다', '아이가 뛰어다니는데도 전혀 제지하지 않더라' 등이다. 최근 경기도 수원의 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한 김모씨는 "뜨거운 불판이 오가는 식당에서 5~6살 되는 아이들이 고성을 지르면 뛰어다는데 부모들이 쳐다보지도 않았다"며 "불편이라기 보다는 안전 때문이라도 '노키즈 존'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키즈 존'에 찬성한다는 주부 한모씨는 "얼마 전 친구들과 카페를 갔었는데 옆 자리의 한 엄마가 4~5살짜리 남자아이 소변을 그 자리에서 페트 병에 보더라. 아이가 있는 나도 눈살이 찌푸려지던데 아직 미혼인 친구들은 경악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안산의 한 디저트 카페는 이달부터 미취학아동은 출입이 안된다는 공지문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이 카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난처한 상황들이 많았는데 그 중의 상당수가 영유아를 동반한 손님들이었다"며 "많은 고민 끝에 11월부터 아동 동반한 손님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편 이해하지만 결국은 차별" '노키즈 존'에 찬성하거나 이해한다는 어린 아이들 둔 부모도 많았지만 "지나친 것 아니냐"며 씁쓸하다는 의견도 상당수였다. 주부 조모씨는 "오히려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있는 곳을 구별할 수 있으니 효과적"이라면서도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하지 못하겠다는 세상이 참 각박해졌다"고 털어놨다. 3세 된 딸을 둔 워킹맘 이모씨는 "같은 돈을 주고 서비스 받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출입 자체를 막는 것은 사실 굉장한 차별 아니냐"며 "술집이나 공연장 등은 출입 제한이 당연하지만 식당이나 카페 등은 흡연 구역처럼 '아이들 전용·보호 구역을 만들면 되지 않나"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씨는 "며칠전 아기와 함께 지하철을 탔는데 아기띠 안의 아기가 자고 있었음에도 어린 여자들이 '미쳤다고 아기데리고 공공장소에 왔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당황했다"며 "너도나도 노키즈존이 되면 애 엄마들은 집안에만 있으라는거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회사원 최모씨는 "노키즈존의 진정한 의미는 결국 '무개념 부모 출입금지' 같다. 얼굴만 봐서는 알 수 없으니 아이들을 출입금지시킨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때문에 아예 모두를 출입금지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지 않나"고 꼬집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는 일상생활에서 겪은 불합리한 관행이나 잘못된 문화,제도 등의 사례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파이낸셜뉴스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fnnewscom?ref=hl) 또는 해당 기자의 e메일로 받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제보를 바랍니다.
2014-11-06 15:08:54수년전 나는 상하이 선물거래소가 상하이 푸디안로(路)의 자사 건물에서 자사 깃발을 펄럭이는 가운데 개최한 콘퍼런스의 선전부스 뒤에 서 있었다. 그때는 토요일 아침이었고 우리 일행 3명은 각자 세계의 다른 곳에서 왔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서 온 우리는 거래소 상품을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우리는 토요일 오전에 열린 콘퍼런스가 과연 무슨 타당성이 있을까 의아해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주로 차 한잔 마시면서 신문을 읽었을 뿐 다양한 상품이나 설탕, 석유, 고무 등에 관한 경제적 담론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콘퍼런스에 참석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장에 타이를 맨 신사부터 아줌마 아저씨, 젊은 학생, 손을 마주 잡은 부부 등 모든 이들이 속속 들어와서는 팸플릿을 모으고 정보를 구하고 묻고 배워 나갔다. 9시가 되자 실내는 꽉 메워졌다. 중국내 기관투자와 일반 개인투자 모두 급속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1월 9일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는 학수고대하던 금 거래를 시작했다. UBS 런던의 귀금속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상하이 금선물 거래 개시를 2003년 금괴시장에 상장펀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1월 거래량은 119만8716계약으로 2월 5일 익월물은 1만7456계약에 이른다. 이는 지난 수년간 가장 성공적인 상품계약 출발이라고 주장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얼마 정도가 개인 투자이고 기관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거래 참여자들의 스펙트럼을 넓게 하고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기관투자가, 투기꾼, 개인투자 등 말이다. 어느 한 쪽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가격 왜곡을 부를 수 있고 상품계약이 해당상품에 대한 적절한 지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개인투자 거래가 확대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썰물 빠지듯 빠졌을 때 거래 규모가 급감했던 도쿄상품거래소(TOCOM)의 전철을 밟게 될까? 많은 투자자들은 SHFE의 석유선물 거래에 미온적인 대신 장외거래(OTC)를 선호한다. SHFE의 선물가격이 상품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잣대가 아니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금선물 역시 그럴까? 현재 SHFE의 금계약은 국제시장 기준으로 간주되고 있는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보다 온스당 100달러 이상 높다. (COMEX는 지난 1994년 NYMEX에 인수됐다. 지금은 NYMEX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지만 NYMEX 가운데서도 옛 COMEX 부문이 귀금속 등 거래의 중심이어서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역주) 확신할 수는 없다. 중국이 외환시장을 내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개방하지 않는 이상 답을 알 수는 없다. 중국인들이 거래에 참여함으로써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은 중국 상품시장만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중국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홍콩을 통해 주당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2만계약을 거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키 메탈 인터내셔널 그룹(MMIG)에 따르면 2007년 22% 성장세를 기록했던 중국의 구리 소비는 신용억제 정책으로 인해 올해 8% 확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정제 구리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로 인해 거래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중국인들의 역내, 역외 거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약10년 전인 1998년 2월 12일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이자 아시아 지역 회장인 스티븐 로치는 “이번의 중국은 다르다”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나와 우연히 말을 나눴던 열정적이고 문제 해결에 정열적이던 중국 관리들의 눈에는 뭔가 있다. 대화는 직설적이고 활력에 넘쳤으며 이기주의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중국은 지금과는 너무나도 확연히 다르다.” 로치가 10년 전에 본 중국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또 우리가 내일 마주하게 될 중국이다.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8-02-11 16:29:28A few years ago I stood behind a promotional booth at a conference hosted by the Shanghai Futures Exchange at their flagship building on PuDian Road, Shanghai. It was a Saturday morning and three of us had made the trip from different parts of the world; Singapore, Japan, United States, to flog our exchange-traded commodities products. We questioned the validity of a conference held on a Saturday morning. My Saturday mornings are usually spent with a cup of tea and a newspaper, not attending a conference to gather information about various exchanges, trading platforms and economic perspectives on sugar, oil and rubber. Attendees began to file in. Everyone from gentlemen dressed in suit and ties, aunties and uncles, young students and married couples holding hands, filtered in, gathering pamphlets, asking for information, questioning and learning. It was a full house by 9am. Trading, for both institutional and retail in China continues to grow at a rapid pace. On January 9 2008, the Shanghai Futures Exchange launched a long awaited gold contract. John Read, precious metals strategist at UBS in London, considered the launch of the Shanghai gold futures the most important development in the bullion market since the introduction of exchange-traded funds in 2003. Volume in January 2008 totaled 1,198,716 contracts, with front month volume on 5th February 2008 totaling 17,456 lots. This is arguably one of the most successfully launched commodities contract in years. But how much of this trading is retail, and how much is institutional? Exchanges look to get a broad balance of trading participants; institutional, speculators, retail. One dominating sector can be seen to skew prices and lead to contracts that are not indicative of the underlying commodity. If SHFE is largely retail trading, will it go the way of the Tokyo Commodities Exchange (TOCOM) whose volumes dropped drastically when retail participants pulled out of the market? Many physical traders shy away from the SHFE fuel oil contract, preferring to take business over-the-counter, as they believe it is not a true benchmark of the underlying product. Is the SHFE gold the same? Currently the SHFE gold contract is trading somewhat more than USD100/oz higher than the gold contract listed on the COMEX exchange in New York, widely viewed as a global benchmark. I’m not sure we’ll truly know the answer until China opens its currency markets and both Chinese and international players can freely trade both markets. It’s not just the Chinese commodities markets that are benefiting from Chinese trading. Some claim that Chinese investors and end users are trading up to 20,000 lots of LME copper a week through Hong Kong. While China’s copper consumption is expected to grow only 8% in 2008, after a 22% rise in 2007, due to credit tightening policies according to Maike Metal International Group, the recently removed import tax on refined copper will likely encourage trading activity. So where does it go from here? Chinese trading, on and offshore, will continue to grow. Almost ten years ago, on February 12 1998, Stephen Roach, Morgan Stanley economist and Asia Chairman, wrote an essay entitled “This China is Different.” “There is something in the eyes of the Chinese officials I encountered that spoke of an engaging sincerity and a passion for problem-solving. The discussions were direct, vigorous, and far from self-serving. They spoke of a new china that is very, very different.” The China Mr Roach saw ten years ago is the China we see today, and the China we’ll see tomorrow. 수년전 나는 상하이 선물거래소가 상하이 푸디안로(路)의 자사 건물에서 자사 깃발을 펄럭이는 가운데 개최한 컨퍼런스의 선전부스 뒤에 서 있었다. 그때는 토요일 아침이었고 우리 일행 3명은 각자 세계의 다른 곳에서 왔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에서 온 우리는 거래소 상품을 팔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우리는 토요일 오전에 열린 컨퍼런스가 과연 무슨 타당성이 있을까 의아해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주로 차 한잔 마시면서 신문을 읽었을 뿐 다양한 상품이나 설탕, 석유, 고무 등에 관한 경제적 담론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다. 정장에 타이를 맨 신사부터 아줌마 아저씨, 젊은 학생, 손을 마주 잡은 부부 등 모든 이들이 속속 들어와서는 팸플릿을 모으고 정보를 구하고, 묻고 배워 나갔다. 9시가 되자 실내는 꽉 메워졌다. 중국내 기관투자와 일반 개인투자 모두 급속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1월 9일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는 학수고대하던 금 거래를 시작했다. UBS 런던의 귀금속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상하이 금선물 거래 개시를 2003년 금괴시장에 상장펀드가 도입된 이후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1월 거래량은 119만8716 계약으로 2월 5일 익월물은 1만7456계약에 이른다. 이는 지난 수년간 가장 성공적인 상품계약 출발이라고 주장할만하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얼마 정도가 개인 투자이고, 기관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거래소는 일반적으로 거래 참여자들의 스펙트럼을 넓게 하고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기관투자가, 투기꾼, 개인투자 등 말이다. 어느 한 쪽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가격 왜곡을 부를 수 있고 상품계약이 해당상품에 대한 적절한 지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개인투자 거래가 확대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썰물 빠지듯 빠졌을 때 거래 규모가 급감했던 도쿄상품거래소(TOCOM)의 전철을 밟게 될까? 많은 투자자들은 SHFE의 석유선물 거래에 미온적인 대신 장외거래(OTC)를 선호한다. SHFE의 선물가격이 상품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잣대가 아니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SHFE의 금선물 역시 그럴까? 현재 SHFE의 금계약은 국제시장 기준으로 간주되고 있는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보다 온스당 100달러 이상 높다. (일키가 칼럼에서 쓰고 있는 COMEX는 지난 1994년 NYMEX에 인수됐다. 지금은 NYMEX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지만 NYMEX 가운데서도 옛 COMEX 부문이 귀금속 등 거래의 중심이어서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역주) 확신할 수는 없다. 중국이 외환시장을 내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개방하지 않는 이상 답을 알 수는 없다. 중국인들이 거래에 참여함으로써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은 중국 상품시장만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중국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홍콩을 통해 주당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2만계약을 거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키 메탈 인터내셔널 그룹(MMIG)에 따르면 2007년 22% 성장세를 기록했던 중국의 구리 소비는 신용억제 정책으로 인해 올해 8% 확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최근 정제 구리에 대한 수입관세 면제로 인해 거래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중국인들의 역내, 역외 거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약10년 전인 1998년 2월 12일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이자 아시아 지역 회장인 스티븐 로치는 “이번의 중국은 다르다”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나와 우연히 말을 나눴던 열정적이고 문제 해결에 정열적이던 중국 관리들의 눈에는 뭔가 있다. 대화는 직설적이고 활력에 넘쳤으며 이기주의와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중국은 지금과는 너무나도 확연히 다르다.” 로치가 10년 전에 본 중국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또 우리가 내일 마주하게 될 중국이다. /정리=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2008-02-11 13:05:22